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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진대첩 '키세스'는 어떻게 탄생했나... 숨은 주역들 이야기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눈보라 속에서도 밤샘 농성을 한 시민들 ⓒ 송경동

한강진 윤석열 공관 앞. 텅 빈 광장에 잠시 서 있었습니다. 3박4일 몇 시간 못 자며 몽유병 환자처럼 그 광장에서 먹고 잤습니다. 이곳에 울려 퍼지던 노래와 춤들과 함성들, 모든 시대의 고통과 억압과 차별을 고발하며 터져 나오던 새로운 시대의 발언들, 새벽 폭설을 맞으며 한 사람 한 사람이 눈부처가 되어가던 경이로운 광장. 겨울비가 내려도 겨울 나목들처럼 처연히 그 자리를 비키지 않던 사람들의 존엄한 광장.

그 소리 없는 견인과 호소에 응답해 오병이어처럼 끊임없이 밀려들던 사람들. 끊임없이 밀려들던 연대의 물품들. 자발적으로 나서서 그걸 받고 분류해서 바구니에 담아 들고 한밤의 메밀묵 장수나 찹쌀떡 장수처럼 나누러 다니던 수많은 이들. 보건의료단체연합의 의료지원단, 민변의 인권지킴이, 형광색 안전조끼를 입고 그 광장의 동맥이 되고, 실핏줄들이 되어 주던 이름 없는 자원봉사단과 비상행동 상황실 사람들, 힘겹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많이 감동적이고 유쾌했던 또 하나의 코뮌.

낙담하지 않고, 또 나아가리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집회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려, 참가자들이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하고 있다. ⓒ 권우성

그 광장에 잠시 서서 눈을 감아 보았습니다. 윤석열 체포·구속의 시간은 잠시 미뤄졌지만 우리는 역사에 길이 남을 또 하나의 '광장의 시간'을 함께 만들어 냈습니다. 새로운 사회의 주체와 의제를 세워내는 또 한 번의 소중한 전진이었습니다. 결국 윤석열은 체포·구속·파면되고, 그 자리에 우리 모두가 함께한 3박 4일 한강진 대첩에 대한 기억이 이 공동체의 소중한 역사적·정신적 자산으로 오랫동안 기억되고 기록될 것입니다.

어떤 '장'들이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그 완강한 광장에서 이름 없이 버티며 반짝이던 은박의 젊은 천사들과 수많은 눈부처들, 빛나던 응원봉들, 때가 되면 길을 열던 노동자 민중들의 대열이 기억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오늘 기운 빠져 하거나 낙담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국민의힘 나경원, 김기현 의원 등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앞에서 ‘내란수괴’ 혐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대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그리곤 또 나아가야겠죠. 또 한 번 반복된 내란에 대한 응징까지 해야 되겠죠. 윤석열과 그의 사설용병에 불과한 경호처가 헌정의 집행을 위해 간 공수처와 국가수사본부에 맞서 실탄을 사용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이는 주권자와 헌정에 다시 친위 쿠데타의 총구를 들이민 것입니다. 이는 용서할 수 없는 헌정 파괴 행위이자 2차 내란 행위입니다.

헌정의 정의를 지키고 회복시켜야 할 국가적 책무를 가진 최상목 대행과 국무회의 위원, 국민의적들 역시 다시 반복된 친위쿠데타에 공모·동조·부역하며 계속되는 내란 행위를 이어가는 반헌정세력에 불과함도 재차 확인했습니다. 기다리되, 용서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는 11일, 광화문을 뒤덮자

‘내란수괴 윤석열 대통령 체포, 구속’을 촉구하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앞 도로에서 노동자, 시민들이 밤샘 농성을 하는 가운데, 지난 5일 오전 농성자들을 위해 기도실과 화장실 등이 휴식공간으로 공개된 관저 부근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 시민들이 쉬고 있다. ⓒ 권우성

수만 명이 3박 4일을 살아야 했던 이 벅찬 광장을 위해 공간 전체를 개방해 주었던 '일신홀'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찬가지로 공간과 모든 편의를 내주셨던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뎅과 핫도그와 꿀떡과 라면과 커피와 차와 죽과 김밥과 여러 각색의 빵 등을 실컷 먹을 수 있게 해주신 수많은 연대자들, 봉사자들께도 늦었지만 고마웠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며칠 동안 단 한번도 꺼지지 않던 무대를 지켜주셨던 무대음향 노동자분들, 새벽까지도 한달음에 달려와 언 손 언 몸으로 노래부르고 춤춰주던 여러 동료 문화예술인들께도 고맙습니다.

그리고 그 새벽에 어디선가 잠 못 들고 실시간 유튜브 화면을 통해 그 광장에 참여하며 긴급하게 보내주신 당신의 매트와 핫팩, 무릎담요, 은박덮개 등이 있어서 우리 모두 따뜻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 늦은 새벽에도 눈길과 빗길을 달려 그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우리에게 최대한 빨리 안전하게 전달해 주시기 위해 수고해 주신 수많은 택배기사님들, 퀵서비스 노동자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당신도 힘들 텐데 나서서 우리 모두를 대신해서 도로와 거리 곳곳을 깨끗이 청소해 주신 분들께도 정말 고맙습니다. 그 모든 이들이 모여 함께 만들었던 해방의 광장, 투쟁의 광장, 연대의 광장이 한강진이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1월 11일 토요일에는 이 모든 분노를 모아 광화문광장을 뒤덮자는 계획입니다. 최소한 100만의 주권자들이 모여 모든 지연된 정의를, 훼손된 정의를 바로 세우자는 제안입니다. 사회대개혁의 첫 과제는 내란 세력에 대한 분명한 단죄와 응징, 사회적 퇴출이어야 할 것입니다. 12월 14일의 여의도 광장, 12월 21일부터 22일까지의 남태령 대첩, 그리고 오늘 1월 3일부터 6일까지의 한강진 대첩을 이어 1월 11일의 광화문 광장을 거대하게 다시 여는 일에 주권자 모두가 함께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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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대통령관저#송경동의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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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트럼프, 위험인가 기회인가?

이제훈기자

  • 수정 2025-01-08 06:00
  • 등록 2025-01-08 06:00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 제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한겨레 자료사진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 제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한겨레 자료사진

 

오는 20일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복귀는 한반도에 위기다. ‘시스템 파괴자’를 자임하며 ‘공짜 안보는 없다’를 외치는 트럼프의 귀환이 몰고 올 불확실성은, ‘위기’(危機)라는 한자어 그대로 위험이자 기회라는 뜻에서 위기다. ‘돌아온 트럼프’에 대응해 한국은, 한반도 8천만 시민·인민은 위험을 회피하고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로 갈 기회의 창을 열 수 있을까?

■ “한국은 현금인출기” 트럼프는 한국을 “현금인출기”(money machine)라 부른다.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한해에 100억달러는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미가 2024년 10월4일 합의한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따른 한국 분담 몫의 10배 가까운 금액이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로 올리라는, 대만엔 “방위비용을 (GDP의) 10%는 써야 한다”는 압박과 다르지 않다. ‘안보 무임승차’는 안 되니 미국의 보호를 받으려면 ‘돈’을 내라는 것이다. 정작 미국의 국방비는 지디피의 2.5~2.9% 선이다. 트럼프식의 ‘비용을 들이지 않는 패권 유지 전략’, ‘약탈적 거래주의’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다시 하겠다는 예고나 마찬가지다. 이 문제는 주한미군의 지위와 규모에 영향을 끼칠 불씨를 품고 있다.

트럼프의 ‘돈’ 중심 세계관은 통상에도 먹구름을 몰고 올 위험이 있다. 2024년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557억달러로 역대 최대다. 트럼프 1기 마지막 해인 2020년 227억달러의 두배가 넘는다. 관세를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 추어올리는 트럼프가 이를 빌미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압박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은 세계 1위의 대미 투자국(2023년 215억달러)인데,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배제 공급망 재구성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반도체산업육성법(CHIPS) 등의 영향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탈탄소·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지원금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을 “녹색 사기”(Green New Scam)라 폄훼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과 지원책에 이끌려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한국의 자동차·2차전지·전자 업체들은 진퇴양난이다. ‘돌아온 트럼프’에 맞서 한국의 통상·안보 이익을 지켜야 할 정부는 ‘유고’ 상태다.

■ “김정은과 잘 지낼 것” 트럼프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과의 인연을 강조한다. “나는 김정은을 매우 잘 안다”, “난 김정은과 매우 잘 지낸다”, “핵을 가진 자와는 잘 지내는 게 좋다”는 식이다. 말을 현실화할 포석에도 재빠르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실무 준비팀에 참여한 앨릭스 웡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2인자인 부보좌관으로 발탁하고, 핵심 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일대사를 북한 문제를 포함한 ‘특별임무를 위한 대통령 특사’로 지명했다. ‘트럼프 정권인수팀이 김정은과 직접 대화 추진을 검토한다’는 언론 보도를 뒷받침하는 인사다.

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의 ‘변심’에 상처받은 김정은의 반응은 아직은 싸늘하다. 김정은은 미국 대선 직후인 지난해 11월21일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 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며 결과에 확신한 것은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 정책”이라며, 짐짓 트럼프의 복귀에 기대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정은은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선 “최강경 대미 대응 전략”을 천명했다. 아직은 접점이 없다. 트럼프 취임식 직후인 22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2024년 6월19일 평양 금수산영빈관 정원을 함께 걷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2024년 6월19일 평양 금수산영빈관 정원을 함께 걷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푸틴이라는 ‘열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는 2025년 한반도 정세와 ‘트럼프 2기’의 대외정책 기조를 가늠할 핵심 변수다. 정전 또는 종전을 둘러싼 트럼프-푸틴 전략게임에 북-러 및 북-미 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은 “북·미·러 삼각관계가 정세를 결정한다”고,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북-미 협상이 시작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푸틴”이라고 짚었다.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한반도 정세 변화 과정에서 ‘한국 패싱’(한국 따돌리기)을 피하려면 러-우 전쟁과 윤석열식 냉전외교가 겹쳐 망가진 한-러 관계의 복원이 급선무”라고 주문했다.

■ 한국의 선택 한 원로는 “한국의 국가 전략 목표는 한국전쟁 이후 군사정전체제를 항구적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며 “그 이유가 무엇이든 현상변경 의지가 강한 트럼프 시기에 평화체제 전환을 가능케 할 기회의 창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시스템 파괴’ 의지가 역설적으로 한반도 평화의 씨앗을 품고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1기’를 상대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관계자는 “트럼프는 자신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면 다른 문제엔 상대적으로 무관심·관대한 경향이 있다”며 “한국이 ‘내어줄 수밖에 없는 것’과 ‘반드시 얻어내야 할 것’을 나눠 전략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 근본적 잣대는 ‘국익’과 대미 자율성의 확장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압박하면, 이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연계해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아울러 군사주권을 제약해온 한-미 미사일 지침의 사거리·탄두중량 제한을 역대 정부가 집요한 협상으로 2021년 5월 종료시킨 것처럼, 장기적으론 한국의 농축·재처리 권리를 제한한 한-미 원자력협력협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무엇보다 다수 전문가들은 “‘약탈적 거래주의’를 앞세우는 트럼프를 한국이 효과적으로 상대하려면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민주정부의 구성이 선결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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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체포영장 재발부…공수처장, 이번엔 믿을 수 있을까

  • 법조

  • 입력 2025.01.07 23:15

  • 수정 2025.01.07 23:23

  • 댓글 0

윤석열 측 반발, 국힘 압박에도 법원 다시 발부

영장 유효기간은 수사 기밀상 공개 안 하기로

이르면 8일, 늦어도 주말까진 2차 집행 전망

또 실패할 경우 수사 동력 상실…총력전 예고

경호처, 겹겹 차벽에 철조망 등 관저 '요새화'

오동운 공수처장 "국민께 진심 사과, 책임 통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비상한 각오, 철저 준비"

민변 "피를 토하는 심정 규탄…조직 명운 걸라"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7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굳은 얼굴을 하고 있다. 2025.1.7. 연합뉴스

법원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했다. 첫 번째 영장 집행에 실패하고 유효기간 1주일을 아무 소득 없이 탕진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공수처와 경찰은 이르면 8일,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2차 집행에 나설 전망이다. 두 수사기관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며 조직의 명운을 걸고 윤 대통령 체포에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내고 있다.

공수처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참여하는 공조수사본부는 7일 오후 7시쯤 "공조본이 피의자 윤석열에 대해 재청구한 체포영장을 서울서부지법이 발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31일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으로부터 발부받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유효기간이 전날 만료된 데 따른 것이다. 경호처 측의 필사적인 저항으로 체포 과정에 상당한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체포영장 유효기간을 1차 때의 7일보다 늘려 잡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조본은 영장 발부 판사와 집행 기한 등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수사 기밀상 (영장 기한을)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집행 성공을 위해서도 당분간 유지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서부지법 역시 수사 밀행성으로 인해 체포영장은 공보 대상이 아니라며 담당 재판부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의 극렬 반발과 국민의힘의 노골적인 압박으로 법원도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영장을 다시 발부해준 만큼 공조본은 이번엔 임전무퇴의 결기로 조만간 2차 집행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내란 잔당 세력을 제외한 대다수 국민이 하루라도 빨리 윤 대통령을 체포하길 염원하고 있어 공조본이 당장 8일 오전에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진입할 가능성도 있지만, 또 실패할 경우 수사 동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도 있기 때문에 철저한 전략‧전술적 대비를 갖추느라 좀 더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유효기간 만료일인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가 버스들로 가로막혀 있다. 2025.1.6. 연합뉴스

내란 수괴의 사병(私兵)이자 순장조(殉葬組)로 전락한 경호처 직원들은 박종준 경호처장과 김성훈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의 지휘 아래 관저 정문에 3중, 4중으로 차벽을 치고 곳곳에 철조망을 두르는 등 관저를 '요새화'하며 결사항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이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양한 상황에 단련된 베테랑 요원들의 저지선을 뚫고 윤 대통령을 체포하려면 공수처와 경찰도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압도적 물리력으로 제압하는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 이미 경찰특공대와 기동대, 장갑차와 헬기 등의 투입이 거론되고 있다.

1차 집행 때의 안이하고 무기력한 태도로 엄청난 국민적 지탄을 받은 오동운 공수처장은 이날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국민에게 사죄하며 '비상한 각오'를 밝혔다. 그는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사법부에 의해 정당하게 발부된 체포영장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해 법치주의가 훼손되는 모습을 보이게 한 점에 대해 공수처장으로서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국민들한테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나름대로 공조수사본부 차원에서 열심히 준비했지만 예측하지 못한 부분이 많이 발생했고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2차 집행에 있어서는 그런 차질이 없도록 매우 준비를 철저히 해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2차 영장 집행이 마지막 영장 집행이라는 비상한 각오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공조본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 처장은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지적에 "책임을 통감한다" "2차 집행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준비하겠다"고 여러 차례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이 그 자리에서 방해하면 현행범으로 체포하라. 헌법상 불체포특권도 현행범은 예외"라고 주문하자 "유념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7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한남동 관저 앞을 지켰던 44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을 규탄하고 있다. 2025.1.7. 연합뉴스

야권과 시민사회단체는 공수처와 오 처장에게 두 번 실패는 용서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수처가 국민의 열렬한 응원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을 허비했다. 매우 실망스럽다"며 "체포영장이 재발부되면 경찰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내란 수괴 윤석열을 반드시 체포하라. 법 집행을 방해하는 자는 그가 누구든 즉각 현행범으로 체포하라. 무너진 공권력의 권위를 바로 세우지 않는다면 범죄자들이 날뛰는 무법천지가 지속될 것이고, 그 책임의 큰 부분을 공수처가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윤재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수처의 어이없는 블랙코미디에 대한민국이 분노하고 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국민의힘 추천으로 공수처장 자리에 앉혀준 자에게 보은하려는 마음이 아니었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언행으로 일관했다"면서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의 최종 결과와 상관없이 오동운 공수처장의 이해하기 힘든 무능력은 따져볼 구석이 많다. 만약 무능력을 연기한 것이라면, 의도한 무능력자에게 관용은 있을 수 없다. 오 처장은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성명을 내고 "공수처는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너무나 무책임하고, 무능하며,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국민은 공수처가 얼마나 허약하고 나약하며 취약한 조직인지 똑똑히 지켜보았고, 이제는 독립적인 수사·기소 기관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신뢰마저 없어지는 상황"이라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규탄한다"고 이례적일 정도로 강한 표현으로 질책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좌고우면하지 말고 국민의 뜻을 받들어 조직의 명운을 걸고 내란범 윤석열의 신병확보에 매진하라.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키지 말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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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과 미국의 체제 안정화 전략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01/07 11:19
  • 수정일
    2025/01/07 11:2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1. 12.12 전두환 쿠데타와 다르다

2. 비상계엄, 뛰는 놈 위의 나는 놈

3. 내란 처리와 미국의 한국체제 안정화 전략

4. 지지부진한 ‘내란 제압’의 본질

5. 장기전략이 필요한 한국진보

 

1. 12.12 전두환 쿠데타와 다르다

윤석열의 내란이 시작된 지 한 달이 넘게 지나고 있다. 대부분 국민이 윤석열의 불법 비상계엄과 내란에 놀라고 분노했으며 하루빨리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 구속하여 이 사태가 정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100만 시민이 다시 여의도에서 탄핵 촛불과 응원봉을 들었으며, 수만 명 의 시민들이 눈 내리는 한남동 아스팔트에서 밤새 윤석열 체포를 외쳤다.

그럼에도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내란 연장 거점으로 삼은 윤석열은 원래 본색을 다시 드러내며, 서울구치소를 거부하며 격렬히 저항 중이다. 체포 의지와 결기가 없는 ‘공수처’는 시간과 내란 진압의 중요 계기만 소모하고 속수무책이다. 공수처의 체포 시도는 차라리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며 공수처는 없느니만 못한 기관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국민들은 내란수괴의 체포영장조차 집행 못 하는 대한민국이 과연 법치국가인가를 묻고 있다.

윤석열 내란은 과연 어떻게 제압될 것인가? 내란의 주요 과정이 거의 공개적으로 폭로되었음에도, 내란을 완전히 진압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정세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 정치적 격변기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는 한국 민중의 정치적 준비상태와 윤석열의 최후 그리고 미국의 향후 태도는 무엇일까?

필자는 지난 칼럼(“12.3 내란’은 제압 중이며 촛불은 승리한다”)에서 한국의 정치적 격변기나 정변(5.16쿠데타, 12.12 쿠데타, 6.29 선언, 박근혜 탄핵)의 중심에는 늘 미국이 깊이 개입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미국은 한국 정변에서 외부자가 아니다. 미국은 종속적 한-미관계에서 구조적으로 정변에 개입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내부자’이다. 그럼에도 한국 주류언론은 이 미국 문제를 외교적으로만 다룰 뿐 한국 주권 침해의 구조적 문제와 내정간섭(공작)의 문제로는 절대 다루지 않는다. 이번 사태 역시 예외가 없다.

한국 진보진영에서는 이번 비상계엄에 개입된 미국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누가 주도적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해석은 다양한 것 같다. 정확한 해명은 구체적 사료를 가지고 역사가 증명할 것이지만, 여기서는 드러난 정황과 공개된 언론보도를 종합하여 추론해 본다. 즉 계엄을 준비하는 시기 윤석열과 미국의 입장 차이, 계엄 이후 한국민중의 급진적 진출을 저지하는 전술, 미국의 최근 대조선(북한) 전쟁 전략, 한국 민주당의 내란사태에 대한 대응, 미국의 국민의힘 수습 재건계획 등, 향후 전개될 정세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차례로 살펴본다.

간단히 결론을 말하자면 이번 쿠데타는 미국이 유도한 박정희의 5.16쿠데타나 전두환의 12.12쿠데타와 비교하면 그 성격이나 질이 다르다. 따라서 내란 후 미국의 대응 방식도 과거와 다르다. 미국과 계엄을 주도한 내란 세력 간에 차이와 갈등이 존재한다. 윤석열이 계엄을 비밀리에 준비하는 동안, 미국은 윤석열의 계엄을 어떻게 처리할 지 대비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모든 정황에 부합한다.

미국은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그들이 가진 정보망과 한미연합사의 상급 군사 권한으로 제어하고 통제한 것으로 보인다(이에 대해서는 지난 칼럼 참조). 미국은 용도와 수명이 다한 윤석열과 그의 ‘목적을 벗어난’ 비상계엄 계획을 이전부터 경계하고 있었으며 사실상 윤을 정리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계엄이 실패해서 버린 것이 아니다. 윤석열의 비상계엄과 내란은 광주항쟁 이상의 유혈 내전과 한반도 핵전쟁을 촉발하는 위험천만한 계획이었다.

2. 비상계엄, 뛰는 놈 위의 나는 놈

1979년 12.12 전두환 쿠데타와 45년 후 2024년 12.3 윤석열 쿠데타를 대하는 미국의 입장은 왜 달랐을까? 두 가지 결정적 요인 때문이다. 한국 국민의 지난한 투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정치의식 수준이 높이진 것이 첫 번째 이유이다. 두 번째는 다양한 전력 전술핵으로 무장한 조선(북한)의 한국에 대한 전쟁전략(점령, 평정, 수복, 편입 전략) 확정과 핵전쟁 대비 태세 때문이다.

첫 번째 요인을 보자면, 한국 민중은 독재정권과의 전민항쟁 경험이 축적되어 있으며 군사 쿠데타를 용인할 수준을 넘어섰다. 불법 쿠데타나 내란이 전민항쟁이나 내전으로 충분히 발전할 수 있는 나라이다. 두 번째 요인과 연관하여 보자면, 과거와 다르게 한국 내전은 필히 조선-한국 간 핵전쟁이나 조-미 전쟁을 부르게 되어있다. 이것이 지난 반세기 동안 한반도에서 새롭게 조성된 기본 정황이다.

윤석열의 내란 모의 시기는 2024년 초부터 시작된 조선(북한)의 남북 적대관계 선언,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의 여파로 한반도 전쟁위기가 증대되고 역대급 규모의 위험한 한미연합훈련 진행되던 시기와 겹친다. 따라서 윤석열의 비상계엄 준비는 미국도 예상하는 대북 전쟁대비와 그에 따라 허용되는 전쟁준비 과정의 일부분으로 볼 수 있다.

윤석열의 계엄 대비는 전쟁대비의 연장선이며 미국이 이를 모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제는 계엄자체가 아니라 계엄의 주된 목적과 방식이다. 즉, 계엄에 대한 동상이몽이다. 핵심 문제는 비상계엄의 목적(친위쿠데타와 내란), 계엄의 주도권, 계엄의 조건과 방식에 대한 차이였다. 따라서 미국은 이를 긴밀히 감시하고 있었다고 보는게 상식이다.

윤석열은 4.10 총선 완패와 김건희 특검으로 정권 몰락 위기에서 벗어날 길이 없었으며, 업친 데 덥친 격으로 윤석열정부가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꺼리던 트럼프 정부가 등장했다. 윤석열은 조급해 졌으며 한 시가 급했다. 허나 미국은 미국이 상정하는 대북 전시관리 조건과 미국의 의도에 맞지 않는 윤석열의 다급한 대북 국지전 시도나 내란(친위쿠데타)과 결합된 전시계엄 계획을 심히 경계했을 것이다. 국지전, 전면전을 해도 미국의 계획과 의도에 따라 미국이 개시하는 것이고, 비상계엄을 해도 미국의 계획에 따라 허락하는 것이지 미국이 윤석열을 따라 핵 전쟁위기에 휘말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경우의 수이기 때문이다.

북(조선)의 전략변화로 인해, 미국도 과거 연평도 포격전 같은 국지전이 즉각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음을 알고 있다. 만약 미국이 전면전을 감안하여 비상계엄을 윤석열과 공모하고 북과의 국지전이나 전쟁을 강행하려 했다면, 윤석열의 비상계엄 양상은 시작부터 판이하게 달랐을 것이다. 당연히 북에 대해 더 자극적 도발을 허용하는 안보위기가 미국의 용인 아래 사전에 조성되었을 것이고,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의 출발점인 국회의사당 난입은 그 시작부터 무자비한 유혈참극이 되었을 것이다. 지난 한국 현대사와 팔레스타인 전쟁에서 보듯이 미국은 자신의 목적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한국인의 유혈참사와 희생 같은 것은 전혀 안중에 없는 나라다.

미국이 조선(북한)과 전쟁을 벌이고자 한다면, 굳이 윤석열 정권의 쿠데타나 내란을 통하지 않아도 방법은 대단히 많다. 2024년 평양 무인기 침투사건 이후 조성된 ‘10월 전쟁위기’ 시기에서도 미국이 정말 전쟁의도가 있었다면 전쟁을 개시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하지 못했다. 미국은 매우 호전적이지만, 현재 조선과 전쟁을 감히 벌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실제로는 전쟁을 통제 관리하고 있는 형국이라는 점이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전쟁 의도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조선(북한)의 전쟁 억제력이 사실상 더 큰 힘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만약 국회의사당 난입 과정부터 유혈참사가 유발되었다면, 윤석열 내란은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전민항쟁과 통제불능의 출발점이 되었을 것이다. 국민들의 정치의식 수준과 정황으로 볼 때 한국은 서울, 부산, 대전, 광주 할 것 없이 전국 전역이 80년 광주항쟁과 같은 전민중항쟁으로 뒤덮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유혈참사가 민중항쟁으로 발전하고 그 결과가 다시 유혈진압의 내전으로 반복되었다면, 그것은 반드시 한반도 전면전쟁과 핵전쟁의 도화선이 되었을 것이다. 윤석열이 촉발한 계엄은 1945년 해방 이래 전례 없는 내전과 전쟁의 통제불능의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당시 이러한 사태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전쟁위기와 후속 처리에 대비했던 당사자는 한국내부 보다 이를 예의 주시하던 미국과 북(조선)이었다.

현재 한국 정변은 미국이 예상 못 한 상황 전개가 아니며, 이 같은 정변을 처리하여 한국정치를 재구성하는 것도 미국에게는 매우 익숙한 일이다. 따라서 미국의 향후 한국 정책에 대한 기본 방향은 첫째, 윤석열의 쿠데타로 촉발된 한국 국민과 민중의 급진적 정치적 진출을 저지하고 동시에 윤석열의 내전 확전 기도를 통제하면서 다시 한국을 기존 보수 양당 체제로 안전적으로 회귀시키는 것이다. 둘째, 대북(조선) 전쟁위기 관리를 정상화하고 골치덩이 윤석열을 합법적으로 정리하는 것이다.

미국 의도에 대해 알아서 길들여진 한국의 조중동 등 수구보수 언론의 기조도 이와 거의 같다. 심지어 조갑제조차 윤석열을 제거하고 윤의 내란을 제압하며 국민의힘을 수습 재건하려는 미국의 입장을 거들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태극기 부대’를 버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미국에게 국민의힘도 태극기부대도 용도는 서로 다르지만 매우 유용한 전략 자산들이다. 미국의 의도는 ‘목욕물’을 버리려는 것이지 ‘아이’를 버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3. 내란 처리와 미국의 한국체제 안정화 전략

미국이 쓸모가 다한 내란수괴 윤석열을 다시 한국 대통령으로 복귀하는 것을 지원하면, 필연적으로 한국은 지속적으로 내란과 통제 불능의 지역으로 된다. 그렇게 된다면 윤의 대통령 복귀 성공으로 미국이 얻는 이익이 무엇일까? 가치? 의리? 미국에게 그런 것은 원래 없다.

미국의 대한국 정책(정치공작)은 다음과 같은 방향과 목적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1) 대통령을 ‘합법적’으로 교체한다.

-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으로 내란사태를 종결하고 새로운 친미정부를 구성한다.

- 한국 헌법재판소의 탄핵과 윤석열 내란 수사로 윤과 내란 핵심세력만 제거한다.

2) 윤석열을 제거하되 친미 극보수의 근거인 국민의힘은 재정비한다.

- 수명이 다한 국민의힘도 폐기하고, 신당을 창당하여 재정비한다

- 민주당, 국민의힘 양당제 구도를 복원 유지한다.

3) 대중 시위가 반미, 민중전선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혁명 차원에서 통제 제압한다.

- 대중 시위 성격과 양상 변화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유혈진압과 테러를 통제 관리한다.

- 윤석열의 저항과 내란지속이 유혈내전 사태로 비약하는 것을 통제한다.

4) 민주당, 국민의힘 중심의 보수양당 체제를 복원 유지한다.

- 미국이 국민의힘을 선호하지만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 국민의힘은 폐기후 신당 재건정비에 주력하고, 민주당 집권 가능성도 대비한다.

- ‘민주당 길들이기’를 본격 추진한다. (한미동맹, 비북(批北) 또는 반북, 국보법유지, 한국진보와 분리)

5)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가능성 준비

- 미국은 이재명의 정치적 입장을 문재인에서 노무현 사이 정도로 인식한다.

- 미국이 이재명을 꺼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재명을 길들이지 못할 인물로 보고 있지 않다.

- 이재명은 위험한 인물이 아니라 불편한 인물이다. 노무현과 김대중도 미국의 벽을 전혀 넘지 못했다.

- 이재명을 가능하다면 법적으로 제거한다. 가능한 이재명 이외의 인물로 민주당 대선후보를 도모한다.

- 이것도 여의찮을 경우, 이재명 후보와 이재명 집권(이재명 길들이기)을 동시에 준비한다.

6) 한반도 전쟁가능성은 억제되고 있다.

-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과 내란 전후 북과 미국의 태도를 보면 실제 전쟁가능성은 낮다.

- 내란이 내전이나 전쟁으로 발전되는 가능성은 통제되는 방향에서 처리되고 있다.

현실은 언제나 더 가변적이며 유동적이다. 현실은 계획이나 예상보다 복잡하고 예상을 벗어나기도 한다. 따라서 하나의 상황을 가정하는 어떤 정치집단의 시나리오나 전술은 현실에서 무용하다. 여러 힘이 충돌하며 발생하는 돌발적 상황과 예상을 벗어난 상황을 목적에 맞게 통제해 나가는 것이 유능한 정치세력의 현실적 방법론이다.

미국은 쿠데타와 내란을 수없이 조직한 프로 내란 전문가이자 공작집단이다. 미국이 쓰는 시나리오나 전술도 매우 다층적이다. 미국의 당면 목표는 하나지만 미국은 절대 하나의 시나리오로 움직이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 방향의 상반된 정보를 동시에 흘리기도 한다. 하나가 안되면 차선책, 차선이 안되면 차차선 책을 병행해 준비해 쓰며, 전략적 목표에 맞게 움직인다. 미국의 행태나 발언을 부분과 단면만 보고 확대하거나, 하나의 시나리오라 단정할 필요는 없다.

4. 지지부진한 ‘내란 제압’의 본질

공수처의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보며 많은 국민이 탄식했다. 내란수괴 피의자를 체포조차 못 하는 국가가 도대체 나라인가? 대한민국이 과연 법치국가인가? 그러나 어찌 보면 내란을 ‘진압하는 것도 하지않는 것도 아닌’ 이 상황은 당연한 결과 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윤석열 내란 공조, 부역 세력이 내란수괴를 진압하는 기이한 형국이기 때문이다.

내란 제압의 힘은 어디서 나와야 정상인가? 내란 동조 부역 세력이 내란을 진압하는 것이 가능한가? 경찰 수뇌부는 내란 핵심 공범이고 검찰 역시 사실상 내란의 공범이다. 대통령 경호처는 내란세력과 한 몸이다. 공수처는 ‘가재는 게편’인 내란세력과 동족 관계이다. 지금 윤석열 비난에 열을 올리는 조중동 등 보수언론도 원래는 윤석열 내란의 모태(母胎) 공범이다. 최상묵 권한대행이나 국무위원 모두 초록이 동색인 내란 공조 부역세력이다.

미국은 한덕수, 최상목 권한대행 등 내란 공조 부역 세력을 왜 지지할까? 윤석열을 복귀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다. 합법적으로 대통령을 교체한 후 내란공조 부역 세력도 수습하여 재정비하여 다시 쓰는 것이 미국의 궁극적 목표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내란세력을 발본색원하려는 시도에 전혀 관심이 없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한국의 친미 사대주의 세력을 그대로 두고 대통령만 다시 바꾸는 것이 목표이다. 박근혜처럼 윤석열이 정치무대에서 사라지면 되는 것이다. 윤석열과 내란 핵심세력만 쪽집게로 제거하는 것이 목표이지 효율적인 친미체제의 안정을 흔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국민이 원하는 내란 세력과 내란 공조, 부역세력의 근본적 척결 요구는 필연적으로 ‘한국 사회대개혁’ 문제로 발전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국민의힘뿐 아니라 미국과 정면 충돌한다. 한국보수와 미국이 이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대중은 시간이 갈수록 급진적이며 혁명적 요구를 제기하게 된다. 따라서 미국은 윤석열 탄핵이란 합법적 수단으로 급진적 에너지와 경로를 차단하고 그 열기를 선거로 돌려 대선을 치르는 것이 가장 안정적 방법으로 된다.

탄핵과 대통령 선거는 내란의 공조, 부역 세력이 자신의 죄를 합법적으로 덮거나 털고, 새로이 정치적으로 출발하고 인정받는 공간이다. 현재 미국은 국민의힘이나 내란부역 세력은 대선에서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선전하면 된다. 이길 가능성이 없지만 지면서 세탁하고 새로운 ‘또 다른 윤석열’을 만들고 준비하는 것이 목표이다.

만약 윤석열의 내란을 제압하는 힘이 한국진보와 민주당을 중심으로 아주 강력하게 형성되었다면, 비상계엄과 내란에 공조한 윤석열 내각을 처음부터 전면 부정하고 새로운 진보세력과 야당 연합 내각을 새로 구성하였을 것이다. 늦어도 12.14일 국회의 탄핵 가결 후 내각 전원사태를 요구하고 실현하며 국민과 함께 본격적 개혁을 시도했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윤석열의 내란을 국민과 함께 제압한 후 사회대개혁을 추진할 전략이나 의지가 있는 정치세력이 아니다. 크게보면 내란 정세의 편승 세력이다. 민주당의 전략은 윤석열 내란 세력과 반개혁의 배후세력인 미국과의 대결이 아니라, 처음부터 탄핵 이후 조기 대선에 무게 중심이 가 있었다. 한국진보의 열세와 민주당의 한계 이것이 국민들의 내란제압 염원과 민중들의 줄기찬 투쟁에도 불구하고 정세를 제약하는 기본 한계이다.

윤석열의 내란은 현재 진행형이고 이 윤석열의 내란 난동에 대해 최고의 경각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럼에도 미국의 처지와 의도 그리고 한국보수가 처한 상황을 바로 파악하지 못하고 민중승리를 과대 평가한다면, 다음 국면에서 한국진보는 촛불항쟁 후 문재인 시기와 마찬가지로 필히 다시 소외된다. 반윤석열 연대연합은 필수지만 민주당과 이재명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평가는 냉정해야한다. 퇴진전선에서 민주당(이재명)과 연대를 반대하는 것은 좌편향이고 이재명을 노무현 정권 이상으로 과대하게 평가하는 것은 우편향이다.

현재 한국진보, 민주당, 분리된 보수세력 (보수언론, 탄핵찬성, 내란반대보수), 미국 등 여러 이질적 집단의 힘이 각자의 이해관게에 따라 교차하고 결합하면서 현재 윤석열 퇴진정국을 만들고 있다. 만약 탄핵이 인용되고 조기 대선이 시작된다면, 하나로 연결된 이 힘은 각자 목적과 이해관계에 따라 전부 분리될 것이 분명하다. 아니 1월부터 새로운 정세를 각기 예상하며 이미 분리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향후 새로운 정세발전은 각 정치세력의 힘의 역학관계에 의해서 규정된다. 그것이 정치의 법칙이다.

현 상황에서 다양한 정세발전 가능성을 예측해 보자.

1) 탄핵 인용 (2~4월)과 4~6월 조기 대선 가능성

2) 윤석열 복귀 성공 가능성

3) 내란 혼돈의 확대 장기화 가능성

4) 한반도 전쟁 가능성

팔자는 앞서 설명한 이유를 근거로 ‘1)’의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본다. 만약 그 이외의 상황으로 진행된다면, 불행히도 한반도는 유혈내전과 전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 .

5. 장기전략이 필요한 한국진보

한국 정치위기를 새로운 재정비 기회로 삼는 것은 미국의 대한국 정책(정치공작)의 기본이다. 한국의 정변이나 정치위기 이후 미국의 한국 지배력은 언제나 더욱 공고해졌다. 4.19혁명은 5.16 군사쿠데타로, 박정희를 제거한 10.26은 12.12 전두환 쿠데타로, 87년 6월항쟁은 노태우의 6.19 선언과 대통령 선거로, 박근혜 탄핵은 문재인 정권으로 교체하며 미국의 대한국 지배 방식은 진화되었다. 매 위기 이후에 한국 보수정치 체제는 안정화되었으며 미국의 영향력은 변함이 없었다. 민중은 희생을 감수하며 진출했으나 근본적 사회혁명이나 개혁까지 쟁취한 역사는 아직 없다.

국민들은 다시 불의한 권력에 맞서 용감히 나서 투쟁했다. 그럼에도 윤석열 탄핵과 구속은 문제 해결의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알 수 있다. 여러 세력이 일시적으로 결합된 광폭 반윤석열 전선은 분리될 것이며, 한국진보에게는 미국과 보수와의 본격 싸움이 오롯이 기다리고 있다. 냉정하게 보면 한국진보 앞에는 사회대개혁이 아니라, 박근혜 이후 ‘문재인 시즌 2’가 더 가깝게 기다리고 있다.

역사적 격변기에서 한국진보와 민중은 언제나 그랬듯이 헌신적이고 줄기찬 투쟁으로 또 한 단계 도약할 것이다. 최근 투쟁에서 박근혜 탄핵 촛불투쟁 때와 다르게 변한 것은 시위 참여 대중들의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에 대한 인식이 우호적으로 크게 변화된 것이다. 어렸던 ‘세월호 세대’가 성인으로 성장했음을 느낀다. 구세대가 풀지 못한 묵은 민주주의 문제를 이제는 새로운 세대가 합류하며 같이 풀기 시작했다. 연대라기 보다는 동질감에 가깝다. 민주화 투쟁 경험이 많은 40~60 세대와 새로 합류하는 20~30 세대의 에너지가 결합되어 새로운 대중투쟁의 양상이 창조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갈 길은 멀다. 한국진보의 대중적 지도자, 대표적 진보정당, 대중단체연합(전선)에 대한 대국민 영향력은 여전히 취약하다. 근본적 사회개혁으로 가는 장애물인 국가보안법 문제, 미국과의 자주권 문제, 노동문제, 평화체제와 조선(북한)문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여전히 초보적이다. 그럼에도 승리는 새세대의 것. 자주와 민주주의 편이다. 우여곡절과 진퇴는 있어도 자기 문제를 구조적으로 인식하고 자각한 새세대의 이 도도한 흐름을 막을 힘은 세상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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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기 끊은 극한의 49일...강인석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건강 악화로 단식 중단

조선하청지회, '직접 단체교섭' 촉구하며 한화그룹 서울 본사 앞 노숙농성 시작

지난해 11월 20일부터 단식 농성에 들어간 강인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 2025.01.06.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 페이스북
원청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에 '단체교섭 2024년 연내 타결'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인 하청노동자 강인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49일째 이어온 단식을 7일 멈춘다.

조선하청지회는 전날 밤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진행한 강 부지회장의 단식 중단을 알렸다. 지회에 따르면, 강 부지회장의 건강은 위험할 정도로 악화한 상황이다. 전날 창원 지역 시민사회 원로들과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진보당 정혜경 의원이 한화오션 측과 면담한 뒤, 농성장을 찾아 강 부지회장의 단식 중단을 강력히 요청했다.

조선하청지회는 "강 부지회장은 건강에 대한 의료진의 권고와 창원 지역 시민사회 원로들의 요구를 수용해 7일 49일째 계속해 온 단식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강 부지회장의 딸 강새봄 씨(진보대학생넷 전국대표)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를 살려달라"며 "작업복 위에 입고 있는 '단식 몇 일차'라는 숫자가 올라갈수록 아버지의 생명이 꺼져가는 카운트다운이 빨라지는 것 같다"고 적었다. 강 씨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싶다"며 "바퀴벌레 취급받지만 사실 세상을 굴러가게 하는 우리 사회의 모든 하청노동자들이 인간으로 정당하게 대우받는 나라에서 함께 살고 싶다"고 시민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대신 조선하청지회는 '원청 직접 단체교섭'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이날부터 서울 중구 한화그룹 본사 앞에서 사측의 결단을 촉구하는 농성에 돌입한다.

지난해 11월 13일부터 한화오션 경남 거제 사업장 내에서 노숙농성을 해온 조선하청지회는 "하청노동자의 진짜 사장인 원청 한화오션이 결단하지 않는 한 하청업체와의 단체교섭은 아무런 내용 없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장소를 서울 본사 앞으로 옮겨 농성을 이어간다.

앞서 조선하청지회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19개 한화오션 하청업체와 5개월 만에 대표교섭 형태로 단체교섭을 재개했으나, 하청업체 교섭위원들이 임금인상을 비롯해 단체협약 모든 조항에 대해 "단 하나도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교섭은 다시 중단된 상태다.

조선하청지회는 이날 오후 1시 한화그룹 본사 앞에서 강 부지회장의 단식 중단과 조선하청지회의 농성 돌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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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기자 “尹 비민주적 권력욕…북·중·러 독재자 전략”

12·3 내란사태, 한미 외교장관 공동 기자회견 주요 현안으로 다뤄져…양국 참사에 대한 애도 표해

기자명노지민 기자

  • 입력 2025.01.07 09:57

  • 수정 2025.01.07 09:58

한미 외교장관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2·3 내란사태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조치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고 이에 대해 직접 전달을 했다”며 “동시에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에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 국민의 헌법을 지키고 법치를 지키는 노력을 통해 모든 상황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평가한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와 전제주의의 전쟁을 강조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가들의 민주주의 실현에 충분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한 이유’를 묻는 취지의 한국일보 기자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기자회견에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오판을 꼬집는 질문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 기자가 블링컨 장관에게 “장관과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옹호자(수호자)라고 했고 민주주의 정상회의도 한국에서 개최하도록 했다”며 “대통령과 장관은 윤 대통령이 비민주주의적 권력욕이 있다는 것은 왜 간과했나”라고 물었다. 국내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공유되며 많은 화제를 부르고 있는 내용이다.

해당 기자는 또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하얏트 호텔(미국 기자들 숙소) 주변에서 계속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 사인을 들면서, 미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와달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1월6일 사태와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라며 “민주주의적인 힘이 미국에서 약화되는 것이 대한민국 등에 어떤 악영향을 주고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20년 트럼프 지지자들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을 부정한 구호와 이들이 이듬해 미 의회에 난입해 벌어진 폭력 사태를 언급한 것이다. NYT는 최근 <‘스톱 더 스틸’은 어떻게 한국에서 시위 구호가 됐나> 기사에서 “한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이런 음모론(부정선거)을 소셜미디어 알고리즘 도움을 받은 극우 유투버들이 퍼뜨리는 온라인 선동이라 일축한다”며 “트럼프 당선인에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내건 운동이 있다면 윤 대통령에겐 ‘태극기 부대’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모든 국가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지금 한국에선 긍정적인 대처를 볼 수 있고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것이 평화적이고 헌법에 충분히 부합되며 법치주의를 따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마찬가지이고 다른 민주주의 국가도 도전이 있다. 개방적이고 투명한 대처를 하고, 우리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서럼 하지 않고 직면한다면 긍정적이라고 본다. 이런 도전을 통해 우리는 더욱 더 강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NYT 기자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도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관련 “북한, 러시아, 중국의 독재자들(autocrats)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과 유사한 방식으로 보인다”며 “왜 적국과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갔나. 이것이 미국과의 관계에 초래한 긴장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조태열 장관은 거듭 ‘특수한 상황’을 강조하며 모호한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한 달 전에 일어났던 일을 이해하려면 일반적인 맥락보다 우리 사회의 특수한 정치 문화, 한국이 걸어온 민주주의의 역사, 수많은 갈등과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다라는 특수한 한국적 상황을 좀 살펴보셔야 될 것 같다”면서 “일반적인 민주주의에 대한 이론이나 객관적인 시각에서 특수한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바라볼 때에는 정확한 답이 찾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024년 3월 민주주의 정상회의 당시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 2025년 1월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 쓰인 물품. 사진=금준경 기자

조 장관은 “이러한 일을 해결하는 건 단시일 내에는 어렵고, 끊임 없이 우리 정치권이 각성을 하면서 더 나은, 더 완벽한 민주주의를 향해 노력해야 되고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극복하고 화합과 통합, 치유의 정치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러기 위해 우리나라의 정치 문화를 바꾸기 위한 지지층의 각성도 필요하고 그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불행한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의 미래는 밝고 굳건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어떤 두려움이라든가 불안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블링컨 장관은 제주항공 참사에 대해 “미국 국민을 대표해서 깊은 애도를 표한다. 지난주 무안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와 관련해서 희생자들의 유가족, 생존자, 이 비극에 영향을 받은 모든 분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 연방항공청, 보잉사 전문가팀이 조사 지원을 위해 한국 현장에 나와 있으며 미국은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 또한 미국 ‘트럭 테러’ 참사를 두고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분께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우리는 항상 미국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전한 뒤 “카터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서도 깊은 애도를 표한다. 존경받는 원로 정치가로서 민주주의와 인권, 국제평화를 위해 전 생애를 바친 카터 전 대통령은 전 세계에 큰 귀감이 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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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트럼프 2기 본격 준비하나…괌 타격 가능한 미사일 시험 발사

 "극초음속미싸일, 태평양지역 임의의 적수들을 믿음직하게 견제하게 될 것"…北, 협상 대비한 몸값 높이기?

 
 
 
 
 

북한이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신무기를 선보이면서 트럼프 정부 2기에 대비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7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상으로 시험 발사를 참관한 가운데 "미싸일총국은 1월 6일 신형극초음속중장거리탄도미싸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평양시교외의 발사장에서 동북방향으로 발사된 미싸일의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는 음속의 12배에 달하는 속도로 1차정점고도 99.8㎞, 2차정점고도 42.5㎞를 찍으며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비행하여 1500㎞계선의 공해상 목표가상수역에 정확히 탄착되였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번 미사일에 대해 "신형극초음속미싸일의 발동기동체제작에는 새로운 탄소섬유복합재료가 사용되였으며 비행 및 유도조종체계에도 이미 축적된 기술들에 토대한 새로운 종합적이며 효과적인 방식이 도입되였다"고 설명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미사일의 속도를 높이고 요격을 피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과 러시아, 중국 외에 시험 발사에 성공한 국가가 거의 없을 정도로 현재 한창 개발에 나서고 있는 신무기 유형 중 하나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극초음속 미사일에 고체연료를 탑재하는 방식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4월 3일 통신은 '화성포-16나' 형의 발사를 성공했다며 이러한 기술을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시험 발사 결과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며 "이번 시험발사는 현 시기 적대세력들에 의하여 국가에 가해지는 각이한 안전위협에 대처하여 우리가 극초음속중장거리탄도미싸일과 같은 위력한 신형무기체계들을 부단히 갱신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의심할 바 없이 증명"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러한 무기체계를 보유한 나라는 세계적으로 몇 안될 것"이라며 "신형극초음속미싸일개발의 기본목적은 모든 군사강국들의 지향적인 목적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수단, 즉 누구도 대응할 수 없는 무기체계를 전략적억제의 핵심축에 세워 나라의 핵전쟁억제력을 계속 고도화하자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우리는 결코 쉽지 않은 기술력을 획득하였다. 이것은 마땅히 자부해야 할 자위력강화에서의 뚜렷한 성과이며 하나의 특대사변"이라며 김 위원장이 "신형전략무기체계의 성공적개발에 기여한 모든 연구사들과 기술자, 군수공업기업소의 로동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뜻을 보였다고 밝혔다.

 

▲ 북한은 지난 6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이 7일 공개한 미사일 발사 모습. ⓒ로동신문=뉴스1

 

북한은 이번 미사일 성과를 과시하면서 미국을 의식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북한에서 미국령 괌을 타격할 수준인 3000~5500㎞에 달하는데, 통신은 "극초음속미싸일체계는 국가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태평양지역의 임의의 적수들을 믿음직하게 견제하게 될 것"이라며 괌 등을 표적으로 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것은 공격적인 구상과 행동인 것이 아니라 명백히 자체방위를 위한 구상과 노력"이라며 "우리의 최신형극초음속중장거리미싸일체계의 성능은 세계적판도에서 무시할 수 없으며 그 어떤 조밀한 방어장벽도 효과적으로 뚫고 상대에게 심대한 군사적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번 전략무기시험을 통하여 우리는 전망적인 위협들에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무진장한 자체국방기술력의 잠재성과 발전속도를 과시하였으며 자기의 합법적 리익을 수호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하고있고 또 임의의 수단도 사용할 만반의 준비가 되여있음을 적수들에게 똑똑히 보여주었다"고 말해 미국에 전하는 메시지 성격이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23∼27일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 제8기 11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대외 문제와 관련, 남한에 대한 언급 없이 미국에 대해서만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당시 전원회의에서 "국익과 안전보장을 위해 강력히 실시해나갈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이 천명되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는 예년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미국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이었고, 구체적이지도 않았다. 이에 트럼프 정부가 실제 협상과 압박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 확신할 수 없는 가운데, 북한이 트럼프 2기 출범 전 일단 자신들의 군사 능력을 최대한 과시하면서 이후 전개될 협상 또는 대치 국면에서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북한은 지난 6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본인의 딸인 김주애(이름추정, 왼쪽)와 함께 미사일 발사 모습을 참관하고 있다. ⓒ로동신문=뉴스1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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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믿은 게 잘못이다

[이충재의 인사이트] 윤석열 체포 오락가락한 오동운 공수처장, 처음부터 수사 의지 없어...공수처 무용론 커져

25.01.07 06:32최종 업데이트 25.01.07 06:55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출근하고 있다.남소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체포 집행을 놓고 오락가락하면서 애초 공수처를 믿어선 안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수사 능력도 의지도 없으면서 조직살리기 차원에서 윤석열 체포라는 중대 사안을 떠맡고도 이를 해결하지 못한 공수처를 탓하는 목소리입니다. 공수처는 경호처 저항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를 돌파할 어떠한 대응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 일주일을 허비했고, 그사이 극우세력의 기세만 올려주는 잘못을 범했습니다. 야권에선 차제에 윤석열 수사 전체를 아예 경찰에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공수처가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맡기기로 결정한 것은 5일 밤입니다. 실질적으로 영장 만료 하루를 앞두고 경찰에 책임을 떠넘긴 셈입니다. 단 한차례 영장 집행 시도끝에 포기한 것도 한심하지만 자신들이 체포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 진작 경찰에 권한을 이관해 실효성을 높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공수처는 경찰이 반대하자 현재의 공조수사본부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윤석열 측에 시간만 벌어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안이한 인식과 리더십 부재, 윤석열측 시간만 벌어줘

공수처는 지난달 18일 검찰로부터 윤석열 수사를 이첩받은 뒤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시 공수처가 내란 사건을 넘겨받은 건 검찰정권 우두머리인 윤석열 수사를 검찰 손에 맡길수 없다는 국민적 여론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공수처는 윤석열의 거듭된 출석불응에도 체포하지 않고 "더 지켜보겠다"며 한가한 행태로 일관했습니다. "체포는 아직 먼 일"이라고 했다가 여론의 비난에 뒤늦게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이미 신뢰는 깨진 상황이었습니다.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도 공수처의 전략 부재가 불거졌습니다. 영장을 발부받은 지난달 31일 곧바로 집행에 들어가지 않고 사흘이 지나서야 나선 것부터가 실책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공수처가 미적대는 틈을 타 경호처가 대비 태세를 갖추는 등 상황이 악화됐습니다. 실제 지난 3일 체포 집행에 투입된 인원은 경호처 측의 절반도 되지 않았고,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체포되거나 연행된 경호처 직원도 없었습니다. 공수처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경호처의 격렬한 저항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무능과 무기력을 실토했습니다.

법조계에선 체포영장 집행 무산과 관련해 오동운 공수처장의 안이한 인식과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오 처장은 윤석열이 공수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자 국회에서 "대통령께서 공수처에 출석하시는 소중한 시간을 꼭 내주시기를 거듭 요청드리고 원하는 바입니다"라고 말해 빈축을 샀습니다. 내란 주범을 수사해 법의 심판대에 올려야 할 수사기관장이 처음부터 꼬리를 내렸으니 이후 과정이 제대로 진행될 리 만무합니다.

오 처장 임명 직후 본격화한 채 상병 사건 외압 수사도 1년 3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은커녕 윤석열과 대통령실 근처에도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채 상병 사건 외에도 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 마약사건 세관 직원 연루 의혹 등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굵직한 사건이 상당수지만 성과가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수사인력이 부족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수사력 부재, 지휘부의 리더십과 의지 부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수처가 윤석열 체포 집행 과정에서 드러낸 무능력과 취약성은 법 집행의 신뢰도와 국가기관의 위상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습니다. 윤석열에 대한 신속·엄정한 단죄를 바라는 국민여망을 배신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친위 쿠데타'를 시도했던 내란 우두머리가 별일 없다는 듯 대통령 관저에 머물고 있는 비정상적 상태를 결과적으로 용인한 셈입니다. 공수처는 이달로 출범 4년을 맞지만 이대로라면 무용론이 더 비등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국민 다수의 시각입니다.

#오동운 #윤석열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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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계엄 사태’로 알게 된 한미동맹의 본질과 북의 전쟁억제 전략

윤석열, ​​​​​​​4차례 국지전 도발 시도

계엄선포 사후 명분 쌓기 공작

북, 전략적 인내와 전쟁 억제력

한미동맹은 반공‧전쟁동맹

내란수괴 윤석열은 국지전을 일으켜 계엄선포의 명분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4차례의 대북 교전 시도는 북의 ‘전략적 인내’로 불발됐다.

급기야 윤석열은 비상계엄부터 먼저 선포하고 사후 내란 조작을 통해 계엄 요건을 충족시키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한미동맹의 본질이 구시대 반공동맹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4차례 국지전 도발 시도

윤석열이 계엄선포의 명분으로 삼으려 했던 국지전 도발과 내란 공작은 군대를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다. 군사작전통제권을 가진 주한미군의 승인 없이 계엄선포가 불가능한 이유다.

처음 윤석열은 대북 전단을 이용해 교전을 유도했다. 지난 2023년 11월 윤석열은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기구·무인기 등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9·19 남북군사합의 1조3항을 콕 집어 효력을 정지시켰다.

총선을 앞둔 지난해 3월 대북 전단이 집중 살포됐다. 북은 대북 전단을 원점 타격할 대신 대남 오물 풍선으로 응수했다. 덕분에 윤석열의 교전 기도는 좌절됐다.

윤석열의 2차 교전 시도는 7년 만에 재개한 휴전선 부근 포사격 훈련이다. 지난해 7월 육군은 군사분계선 5km 이내 사격장에서 K-9 자주포 6문과 차륜형 자주포 6문을 동원해 실탄 140여 발을 발사했다. 이 지역은 주한미군의 방조가 필수다.

윤석열은 9.19 남북 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에 따른 훈련 정상화 조치라고 했지만, 북의 대응 사격 유도가 주된 목적이라고 봐야 한다.

당시 김여정 부부장은 포사격 훈련을 "자살적인 객기"라고 비난하면서 윤석열이 국내 정치 상황 때문에 전쟁위기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의 교전 기도를 정확하게 파악한 것이다.

참고로 2010년 ‘연평도 포격전’ 때는 국군이 80여 발의 대포병 사격에 대해 조선인민군은 170여 발의 포로 응수한 바 있다.

윤석열의 3차 시도는 무인기 평양 침투를 통한 국지전 유발이었다. 지난 10월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 지시로 평양에 무인정찰기를 침투시켰다.

당시 김여정 부부장은 ‘한국군부의 3차례 무인기 침투’ 사실을 폭로하면서 “다시 발견되는 그 순간 끔찍한 참변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도의 인내력을 발휘한 것이다.

김용현이 무인기 평양 침투를 주한미군과 사전 협의했음은 자명하다. 김여정 부부장도 “핵보유국의 주권이 미국놈들이 길들인 잡종개들에 의하여 침해당하였다면 똥개들을 길러낸 주인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미국에 경고했다.

4차 시도는 대남 오물 풍선에 대한 원점 타격 지시다. 계엄선포 1주 전 김용현 당시 국방장관이 김명수 합참 의장에게 ‘북에서 오물 풍선이 날아오면 경고 사격 후 원점을 타격하라’고 지시했다.

원점 타격은 오물 풍선을 띄우는 황해도 지역을 국군이 공격하는 것이어서, 국지전 도발을 위한 선제공격을 의미한다. 다행히 핵보유국과의 전면전을 우려한 한미연합사가 이를 허용하지 않아 미수에 그쳤다.

계엄선포 사후 명분 쌓기 공작

국지전 유발이 번번히 실패하자 인내력을 상실한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먼저 선포하고, 사후에 내란 공작을 꾸며 계엄 요건을 충족하려고 했다.

12.3계엄 당시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북파공작원 특수부대 HID 요원들이 ‘체포되어 이송되는 한동훈을 사살한 후 북한군 소행으로 위장’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한동훈 전 대표가 계엄선포 당일 “체포되면 사살되니 피하라”는 전화를 받고 국회 본회의장으로 몸을 피해 미수에 그쳤다.

아울러 체포되어 호송되는 이재명‧조국·김어준 등을 구출하는 시늉을 하다가 도주하고, 특정 장소에 북한군복을 매립해두었다가 일정 시점 후에 발견해 북한 소행으로 발표한다는 작전까지 세웠다. 실제 정보사가 비상계엄 3주 전에 북한군 군복 300벌을 구매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정치인, 종교인, 판사 등 ‘수거 대상’ 16명을 체포해 납북으로 위장한 뒤, 백령도 인근에서 그 배를 폭파한다는 내용이다.

계엄 준비 과정에 작성된 이런 계획을 미국은 미리 알고 있었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다 국회에서 계엄이 해제되면서 쿠데타가 실패로 끝나자 미국은 뒤늦게 이런 사실을 김어준 뉴스공장 공장장 등을 통해 공개했다.

전략적 인내와 전쟁 억제력

윤석열의 국지전 도발에 북이 한 번이라도 말려들었다면 지금 세상은 어떻게 됐을까? 만약 3월 대북 전단에 원점 타격을 가했다면, 7월 포사격에 대응 사격을 가했다면, 10월 무인기를 휴전선 일대에서 박살냈다면, 상상만 해도 끔직하다.

북이 12.3내란사태 과정에 보여준 전략적 인내는 한반도 전쟁을 억제하고, 내란을 진압하는 데 결정적 힘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북이 남침 의사가 없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지금까지 발표된 모든 남북공동선언에는 평화통일 노선과 적대행위 금지가 적시돼 있다. 7.4남북공동선언, 6.15공동선언, 10.4선언, 4.27판문점선언, 9.19평양선언 등.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모든 선언은 파기되고 말았다.

어느 쪽, 누가 약속을 어겼나?

누가 평화통일 주장을 탄압하고 선제공격 운운하며 전쟁연습을 강화했나. 어느 쪽이 상대를 반국가세력이라 적대하고 민족연대를 범죄시했나.

한미동맹은 반공‧전쟁동맹

계엄선포 과정에 드러난 한미동맹의 본질은 전쟁동맹이자 반공동맹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비단 12.3계엄에 국한되지 않는다.

1948년 제주도를 레드아일랜드(빨갱이섬)로 규정하고 계엄을 선포해 도민 3만명을 학살할 때도, 1950년 예비검속을 이유로 보도연맹 가입자 120만명을 학살할 때도, 1961년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켜 4.19혁명을 뒤집을 때도, 1972년 유신 계엄 반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민청학련 사건을 일으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40명을 긴급체포할 때도, 전두환이 5.17계엄선포로 광주시민 2800여명을 향해 총을 난사할 때도 모두 미국의 지시와 승인이 있었고, 그때마다 한미는 늘 반공동맹, 전쟁동맹을 강화했다.

전쟁동맹은 필연적으로 반공동맹을 부른다. 전쟁을 일으키려면 먼저 적대국을 선정하고, 필요에 따라 도발을 유도해 선제공격 명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북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80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연공‧연북을 주장하면 빨갱이‧종북세력으로 매도됐다. 독재정권은 민중의 저항에 부닥칠 때마다 내란세력을 등장시켜 반국가세력 척결에 나섰다. 난데없이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그때마다 대북 적대와 한미동맹이 강조돼왔다.

요컨대 12.3계엄사태를 계기로 한미동맹의 실체가 드러났다. 반공을 앞세워 독재정권을 유지해 왔다. 북은 남침 의사가 없음이 분명해졌다. 때문에 '한미동맹과 민족동맹', '반공과 연공'에 대한 새로운 설정이 필요해졌다.

데스크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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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이 남아돈다는 거짓말…윤석열이 저지른 또 다른 실책

 [경제뉴스N시선]남태령 연대와 농업정책의 미래

남태령에서 농민과 시민의 연대가 추운 겨울을 녹였다. 트랙터를 몰고 올라온 농민들의 투쟁이 더욱 의미 있었던 이유는 '사회대개혁을 위한 폐정개혁안 12조'라는 이름의 요구안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과거 동학농민운동을 연상시키는 폐정개혁안 12조에는 △내란수괴 윤석열 처벌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 △군대·경찰·검찰 민주화 △농산물 공정가격 실현 △경자유전 원칙 △국가 책임 농정 실현 △노동기본권 보장 △대기업 경제력 집중 해소 △이태원 참사 등 진실규명 △여성, 장애인 등 차별 철폐 △선거연령 하향 △종속 외교 청산과 한반도 전쟁 종식 등이 담겨 있었다. 즉 농민들은 농업 정책을 포함해서 사회 전반의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폐정개혁안 12조에 등장하는 국가 책임 농정이라든가 농산물 공정가격 같은 개념을 시민이 접할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우선 경제뉴스에서 농업 관련 보도를 찾아 읽으며 느낀 점을 정리해 본다.

 

윤석열 정부의 농정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농산물 가격 낮추기에 방점을 찍으면서 농민과 도시민을 갈라치기 하는 방식으로 농업 정책을 집행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 2년 반 동안 벌어진 일은 상상을 초월했다.

 

윤석열 정부는 고물가에 대응한다면서 저율할당관세(TRQ)를 늘리고 또 늘렸다. TRQ는 원래 일정 물량까지만 저관세로 수입하고 그 이상의 물량은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인데, 애초 취지와 달리 윤석열 정부는 수시로 시행규칙을 개정해 저관세 수입 물량을 늘렸다. TRQ 물량만이 아니라 품목도 늘렸다. 심지어는 국내 농민들의 마늘, 양파 수확을 앞둔 시기에 마늘과 양파의 TRQ 물량을 증량해서 가격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TRQ 증량 정책은 수출업자와 유통업자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국내의 농업 기반을 훼손하는 정책이다. 농산물 물가를 근본적으로 잡지도 못한다. 며칠 전 동네 슈퍼마켓에 갔더니 체리 한 팩에 1만900원, 딸기 한 팩에 1만2900원이었다. 2000원 덜 내고 농약이 도포된 체리를 사먹을 것인가? 2000원 더 내고 싱싱해 보이는 국내산 딸기를 사 먹을 것인가? 소비자 입장에서 윤석열 농업정책의 효과는 이런 것이다. 사실 이건 농업정책도 아니다. 기재부가 주도하는 보여주기식 물가 억제 정책이다.

 

쌀의 경우 매년 40만8700톤을 의무 수입한다. 이렇게 매년 낮은 관세로 수입되는 쌀이 시장을 교란해서 쌀값이 하락한다. 농민들은 40만8700톤이 신성불가침의 숫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정부의 의지에 따라 관련 5개국(미국, 중국, 태국, 베트남, 호주)과 재협상을 해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만약 재협상 노력을 해봤는데도 안 된다면 수입쌀의 활용 방안이라도 농민들과 협의하자고 요구한다. 일본의 경우 수입하는 쌀의 70퍼센트 정도를 사료용으로 돌린다. 반면 한국은 수입쌀의 3% 내외만 사료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식품 대기업 등에서 가공용으로 쓴다. 지난해에는 대한한돈협회에서도 수입산 옥수수 가격이 크게 올랐으니 수입쌀을 가축 사료로 사용하자고 제안했으나, 정책의 변화는 없었다. 정부는 매년 40만8700톤의 쌀 수입을 기정 사실화한 토대 위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국내의 쌀 재배 면적을 그만큼 줄이려고 한다.

 

'공급 과잉'이라는 프레임

 

언론은 TRQ라든가 수입쌀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대신 쌀의 '공급 과잉'이라는 프레임을 사용한다. 양곡관리법과 쌀에 관한 최근의 언론 보도를 보자.

 

[사설] 쌀 보관에만 연 4500억원 드는데 정부 매입 더 늘리자는 野(24.10.03 한국경제)

쌀 매입·관리에 혈세 3조…농망법 폭주 멈춰세워야 [사설](24.11.28 매일경제)

'쌀 과잉생산' 확 줄인 일본… 비결은 '시장논리'에 맡긴 쌀값'(24.12.10 매일경제)

필리핀 쌀 인플레, 15년 만에 최고치…"가격상한제 무용"(24.02.07 뉴시스)

 

<매일경제>의 11월 28일자 사설은 양곡관리법을 '농망법'이라 부른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의 표현을 제목에 그대로 넣었다. 사설은 "정부가 과잉 생산된 쌀을 매입·관리하는 데 쓰는 돈만 3조 원이 넘는다"면서 "남는 쌀"을 정부가 매입하기 때문에 농업의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그래서 대통령이 양곡관리법에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일경제>가 보기에는 세상의 모든 것이 수요와 공급이다. 쌀의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서 생긴 "남는 쌀"을 정부가 매입한다는 것은 시장 논리에 어긋난다. 그러나 농민의 시각에서는 "남는 쌀"이 아니라 막대한 수입 물량 때문에 "남게 된 쌀"이다. 구조적으로 한국 농업은 벼농사 위주였는데 갑자기 수입쌀이 밀려 들어왔고, 그런 상황에 맞게 농민을 보호해 주는 정책은 수립되지 않았다. 농민들은 쌀 과잉생산의 주범이자 경쟁력 없는 산업의 종사자로 몰렸다.

 

쌀값은 단순히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2024년만 해도 폭염과 폭우, 이상고온 피해가 있어서 쌀 수확량이 줄었는데도 쌀값은 하락했다. 통상 7월부터 9월 사이에는 산지 쌀값이 오르는데, 2024년의 경우 8월 초에 17만 원대(80kg 기준)까지 떨어졌다. 통계청 국가포털에 게시된 2024년산 11월 5일자 산지 쌀값은 18만2700원. 2023년 수확기 평균 산지 쌀값 20만2797원보다 낮다. 1만 원으로 비빔밥 한 그릇도 사 먹지 못하게 된 지 오래인데 쌀값은 오히려 내려갔다.

 

2022년에는 즉석밥의 대표격인 햇반의 가격이 7% 올랐는데, 그해 쌀값은 45년 만에 최대 하락이라고 할 만큼 많이 내려갔다. 햇반의 제조사인 CJ제일제당은 연료인 LNG 가격과 포장재 가격이 올라서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럼 농민들은 어떨까? 비료 가격과 면세유 가격 등 모든 생산비가 올랐지만 쌀값에 반영할 길은 없었다. 이거야말로 경제신문들이 외치는 시장 원리에 어긋나는 일이다.

 

▲지난 5년간의 수확기 산지 쌀값과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지수화한 '농가구입가격지수'(2020년=100)를 나타낸 표. 2022년의 경우 농가구입가격지수는 크게 뛰었지만 쌀값은 폭락했음을 볼 수 있다. ⓒ안진이

 

<한국경제>는 2024년 10월 3일자 사설에서 쌀 수입을 이야기했다. "쌀 수입을 위해 외국에 지급한 돈은 올 들어 8월까지 2억4000만 달러, 연말까지는 4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라며 "쌀이 부족하면 몰라도 넘쳐나는 상황에서 수입한다고 하니 이런 부조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부조리하긴 하다. 그런데 쌀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수입한다"는 표현은 부정확하다. 한국의 쌀 자급률은 2022년에만 104.8%를 기록했을 뿐 평년에는 100%에 못 미친다. 국내산 쌀의 일부에 대해 시장격리와 공공비축이라는 수단을 사용하는 이유는 수입 물량이 너무 많아서다.

 

식량주권과 기후위기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2022년 기준 46%밖에 안 된다. 정부와 언론의 시각은 '식량자급률은 낮지만 쌀은 남아돈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식량주권이라는 개념을 염두에 둔다면 '식량자급률이 그나마 46%인 것은 쌀 덕분이다'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곡물 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서도 우리의 식생활이 비교적 온전했던 것은 주곡인 쌀 생산이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수입 물량이 있으니 쌀 생산을 줄여야 하지 않느냐고? 지금도 쌀 생산량은 매년 줄어들고 있으며 정부 정책도 쌀 생산을 줄이는 방향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내 농민들에게 쌀 생산을 줄일 것을 강요했다. 다수확 품종이라는 이유로 품질 좋은 신동진쌀 재배 면적을 강제로 줄이는 정책을 도입해 농민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가루쌀(분질미) 사업을 시행하는가 하면, 논과 밭의 오랜 구분을 깨뜨리고 논에다 벼 대신 논 콩을 심으라고도 했다. 그리고 올해는 벼 재배면적을 8만ha나 감축한다는 목표를 잡고 모든 벼 재배 농가에 논 면적 10%를 의무 감축하라고 통보했다. 지금은 윤석열이 직무 정지된 상황인 만큼 이런 정책들도 일단 멈춤이 필요하다.

 

무작정 재배면적을 줄이면 쌀마저도 수입에 의존하게 된다. 또한 우리는 기후변화라는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이상기후가 세계 곳곳을 강타하면서 주요 곡물 생산량이 감소하는 일은 이미 현실이다. 농식품부는 2027년 쌀 자급률 98%를 목표로 한다면서 목표 재배면적을 68만ha로 잡았지만, 2023년 감사원의 지적에 따르면 이 수치는 미래 기후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과거 쌀 생산성만을 토대로 설정한 것이다. 모의실험 결과를 반영할 경우 목표 재배면적은 78만2000ha로 상향해야 한다.('감사보고서: 기후위기 적응 및 대응실태I(물·식량 분야)', 2023.7, 감사원) 2024년의 벼 재배면적은 69만8000ha. 감사원의 지적대로라면 쌀 생산량 줄이기가 아니라 오히려 생산량 지키기에 나서야 한다.

 

사례 - 일본과 필리핀

 

2024년 12월 10일자 <매일경제>는 '쌀 과잉생산 확 줄인 일본… 비결은 '시장 논리'에 맡긴 쌀값'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한국보다 앞서 국가적으로 쌀 과잉생산을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국가"가 일본이라면서, 1970년 약 1200만 톤의 쌀을 생산하던 일본이 2023년 660만 톤 수준으로 생산량을 대폭 줄인 것을 모범 사례처럼 제시했다. 기사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초기에는 각 농가에 일괄적인 쌀 감산을 강제했고, 2004년부터는 아예 쌀 생산을 '민간 주도'로 전환했다. 쌀 재배 시 지급하는 보조금도 폐지하고 다른 밭작물에 대한 보조금을 늘렸다. 아마도 한국의 고위 공무원들이 일본 정부의 쌀 감산 정책을 베껴온 것 같다.

 

그런데 <매일경제>가 일본의 정책을 칭찬하던 시점에 일본은 쌀값 폭등으로 난리를 치르고 있었다. 2024년 3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일본의 쌀값은 11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63.3퍼센트나 올랐다. 일본 가정에서는 주곡인 쌀을 사재기하기 시작했고, 슈퍼마켓 매대에서 쌀 품귀 현상이 일어났다. 일본의 쌀값이 오른 원인은 쌀의 재배 면적이 감소하고 이상기후로 고온 피해를 입은 지역의 1등급 쌀 비율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밖에 엔저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외식산업에서 쌀 소비량이 급증했고, 난카이 트로프 지진에 대비해서 비축용 쌀 수요가 늘었다. 쌀값 폭등으로 일본의 가계가 어려움에 빠지자 최근 이시바 시게루 총리도 쌀 생산 정책 재검토를 약속했다. 쌀 생산량을 늘리고 농민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도 다시 언급했다.

 

한때 쌀 수출국이었다가 쌀 농사를 포기했던 필리핀의 사례도 있다. 필리핀은 1년에 4모작이 가능한 조건을 바탕으로 아시아 농업혁명을 주도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국제 쌀값이 1톤당 200달러(장립종 기준)로 안정세를 보이자 필리핀 정부는 '부족한 식량은 수입하면 된다'는 기조를 채택했다. 농지는 골프장·휴양시설·공장 등으로 바뀌었고 농민들은 도시로 떠나거나 관광가이드로 나섰다. 국제 비교우위론에 따라 필리핀은 쌀 수입국이 되었다.

 

그런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곡물 가격과 석유 가격이 불안정해지면서 2023년 쌀값이 치솟았다. 인도 같은 나라들은 자국산 쌀 수출을 규제하고 나섰다. 쌀값이 급등하자 필리핀 정부는 쌀 가격 상한제를 실시했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쌀값은 높게 유지되었고, 2024년 필리핀에서는 물가 전반이 안정되었는데도 쌀값만 급등하는 '쌀 인플레이션'이 나타났다. 2024년 1월 필리핀의 쌀값은 전년 동월 대비 22.6% 올랐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쌀과 옥수수 등의 식량 생산을 늘리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필리핀도 일본도, 쌀농사 포기의 결말은 행복하지 않았다.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와 식량 위기에 대비해 농업을 지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럼 우리는? 농업을 시장에 맡길 것인가, 아니면 전략산업으로 대우할 것인가? 농민과 시민이 남태령에서 만났던 것처럼 이후에도 농업정책의 방향을 함께 토의해 나간다면 좋은 해답을 찾을 것이라 생각한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봉준 투쟁단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등을 촉구하며 트랙터 상경 시위에 나섰다가 서울 서초구 남태령에서 20시간 이상 대치를 이어간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 인근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안진이

안진이 더불어삶 대표는 더불어삶 회원들과 함께 해고노동자 지원, 인터뷰, 강연 기획 등 노동 현장에 도움 되는 활동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모순을 파악하고 공론화하는 일에도 기여하고 싶어서 경제 뉴스와 각종 문헌을 뚫어져라 들여다본다. <김헌동의 부동산 대폭로>, <톡 까놓고 이야기하는 노동>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더불어삶 뉴스레터 구독 링크 https://livetogether.substa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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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오늘은 체포할까…한겨레 “국민 믿고 체포하라”

[아침신문 솎아보기] 공수처, 재집행·영장 기한 연장·구속영장 3가지 갈래

법원, ‘체포영장 집행 이의신청’ 기각하면서 대통령 주장 명분 잃어

조선일보가 1·3면·사설에서 ‘법이 무너졌다’고 한 이유는

기자명정민경 기자

  • 입력 2025.01.06 07:41

  • 수정 2025.01.06 07:43

▲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촉구 집회에서 은박담요를 덮고 있는 시민들. 사진=금준경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유효기간이 6일 만료되는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다시 집행에 나설지 주목된다. 공수처는 지난 3일 윤 대통령 체포를 시도했다가 대통령경호처 등에 막혀 실패했고 5일까지 영장 집행을 재시도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6일 대통령 체포를 다시 시도하거나, 영장 기한을 연장하거나, 체포 영장 집행 없이 구속영장으로 넘어가는 등 3가지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6일 주요 일간지 1면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 실패 이후 6일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에 대해 주목한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오늘 영장 만료…공수처, 윤석열 체포 재시도 가능성>

국민일보 <‘체포영장 이의신청’ 기각 尹 거부 논리 명분 잃었다>

동아일보 <尹 체포영장 오늘 시한…공수처, 재집행 검토>

서울신문 <민주당 “6일까지 체포하라” 경호처장 “사법 책임 감수”>

세계일보 <尹 체포 불응에…구속영장 검토>

조선일보 <法이 무너졌다>

중앙일보 <윤 체포, 오늘 데드라인>

한겨레 <끝까지 ‘내란 호위’ 하겠다는 경호처>

한국일보 <尹 버틸수록 경제 암울…최상목 ‘결단의 시간’>

6일 다시 대통령 체포 시도하나…재집행·영장 기한 연장·구속영장 3가지 갈래

동아일보는 1면 기사 <尹 체포영장 오늘 시한… 공수처, 재집행 검토>에서 “공수처는 곧장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피의자 조사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공수처는 지난해 12월10일에도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수감 중)에 대해 조사 없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공수처 관계자를 인용해 “체포영장 재집행, 체포영장의 기한 연장, 혹은 체포영장 집행 없이 구속영장으로 넘어갈지 등 크게 3가지 틀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6일 동아일보 1면.

언론은 공수처가 대통령 체포를 다시 시도할지, 영장 기한 연장할지, 구속 영장 청구로 갈지에 대한 각자의 예상을 내놓았다.

경향신문은 6일 1면 기사에서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되면 공수처가 곧바로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며 “공수처는 체포영장 유효기간이 6일까지인 만큼 재차 체포 시도에 나서는 방안을 최종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호처와 윤 대통령 측이 ‘불법 체포’라며 반발하고 있어 1차 시도 때와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이 기사에서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하지 못한다면 체포영장을 재청구하지 않고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며 “공수처 내부에서는 지금까지의 수사만으로도 구속영장 발부가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고 전했다. 이어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건너뛰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번 수사의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6일 경향신문 1면.

세계일보는 1면 기사 제목을 <尹 체포 불응에… 구속영장 검토>라고 뽑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1면 <민주당 “6일까지 체포하라” 경호처장 “사법 책임 감수”> 기사 역시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이날도 체포영장 재집행이 불발된 가운데 윤 대통령이 경호처와 지지자, 여당 일부에 의존해 ‘버티기 농성’에 들어가면서 영장이 만료되는 6일에도 집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버티는 윤 대통령에 대해 공수처는 6일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날도 경호처의 저지를 뚫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영장을 재청구해 다시 발부받거나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이라는 언론들도 있었지만 체포 재시도를 할 것이라 본 언론도 있다.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공수처는 체포영장 유효기간인 6일 윤 대통령 체포를 재시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며 “공수처는 3일에 1차 집행이 무산될 경우 5일에 2차 집행을 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날 폭설 등 날씨 상황을 고려해 일정을 하루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 <공수처, 국민을 믿고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하라>에서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에 불응하는 윤 대통령과 경호처의 불법적 행태에 대한 분노는 이미 임계치에 다다랐다”며 “무기력한 철수 결정에 허탈감을 느끼는 국민이 많았을 것”이라 전했다. 이어 “공수처와 경찰은 국민을 믿고 압도적인 물리력을 동원해 지체 없이 영장 집행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원, ‘체포영장 집행 이의신청’ 기각하면서 대통령 주장 명분 잃어

중앙일보는 이날 1면 <尹 체포 오늘 데드라인> 기사에서 “공수처가 재집행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는 건, 법원이 5일 체포·수색영장에 대한 윤 대통령 측 이의신청을 기각해 영장의 적법성을 재확인해줬기 때문”이라 전했다.

이처럼 법원이 5일 ‘체포영장 집행 이의신청’을 기각하면서 윤 대통령의 주장에도 명분을 잃었다는 시각이 중론이다. 국민일보는 1면 기사 <‘체포영장 이의신청’ 기각… 尹 거부 논리 명분 잃었다>은 법원이 5일 윤석열 대통령 측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수색영장 집행을 불허해 달라며 낸 이의신청을 기각했다고 전하며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거부 논리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이 기사에서 “이번 결정으로 윤 대통령 측의 체포영장 거부는 사실상 명분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1면 기사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는 주장은 5일 법원에서 기각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에 비춰볼 때 탄핵소추 사유 정리에도 문제가 없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라 전했다.

▲6일 중앙일보 1면.

조선일보가 1·3면·사설에서 ‘법이 무너졌다’고 한 이유는

대부분의 주요 일간지가 공수처의 6일 대통령 체포나 구속영장 청구에 관한 예상 기사를 1면에 실었으나, 조선일보는 1면에 <法이 무너졌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라는 수사 주체의 적법성 논란, 법원이 발부한 체포 영장의 ‘입법권 침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은 속도전을 내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재판은 지연하면서 사법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기사의 골자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법원이 진행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위증교사 사건 2심의 속도가 더딘 것도 ‘사법 체계가 기울었다’는 불만을 누적시키고 있다”며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자 정치 논리 앞에 법이 무너지고 대통령과 국회, 사법부가 스스로 권위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수사 주체 문제, 체포 영장 내용 등을 둘러싼 논란이 윤 대통령에게 빌미를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수처설치운영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내란죄에 대한 수사 권한이 없다”며 3면으로 이어지는 기사에서 “내란죄 수사 권한은 경찰에 있다”고 전했다.

▲6일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는 3면 기사 <대통령·국회·사법부 스스로 권위 떨어뜨려… ‘법적·정치적 내전’으로>에서도 “대통령은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 공수처가 기소할 수도 없는 직권남용 수사를 고리로 내란죄를 수사하는 것이 ‘불법’이란 것”이라며 여권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사건 2심 선고 등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기 전에 탄핵 결정을 이끌어내 조기 대선으로 직행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의 3면 기사 후반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2심을 비롯한 사건을 열거하면서 법조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속도전, 법원의 이 대표 사건 재판은 지연전으로 흐른다면 국민의 사법 체계에 대한 신뢰가 매우 저하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6일 조선일보 3면.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매일 “내란범” 공격하더니 정작 탄핵 소송선 뺀다니>에서도 1면, 3면 기사와 같은 논조를 보였다. 이 사설은 “민주당이 내란죄를 철회한 것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최대한 빨리 끝내 대선으로 직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래야 이재명 대표가 현재 받고 있는 선거법 위반 2심 재판을 포함해 이른바 ‘사법 리스크’에 영향을 받지 않고 대선에 출마할 수 있기 때문”이라 썼다.

이 사설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수사를 두고 나라 전체가 갈라졌다. 불씨 하나만 던져지면 갈등은 들불이 될 수 있다”며 “헌재의 심판이 공정성과 중립성, 그리고 절차적 완결성을 갖춰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 썼다. 이어 “헌재가 내란죄를 판단하지 않은 채 탄핵 심판 최종 판단을 한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불씨를 남겨 놓게 될 것”이라며 “탄핵 심판 결정에 모두 승복하려면 헌재는 효율보다 절차적 공정성에 더 큰 무게를 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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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조선일보 사설.

반면 국민일보는 1면 기사에서 “법조계에서는 야당 측이 쟁점에서 내란죄를 제외하고 헌법 위주로 정리하겠다고 한 것에도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말을 인용해 “형법상 내란죄를 독자적 탄핵 사유로 삼으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같은 사실을 헌법적 측면에서만 보겠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한겨레는 이와 관련해 4면 기사 <내란죄 빼면 탄핵 재의결 필요?…그때그때 다른 권성동의 논리>에서 “야당은 물론 전문가들도 사실관계는 변함 없고 그 평가에 있어서 형법 위반 여부는 제외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며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발언을 인용해 “탄핵심판은 형사재판이 아니고 일종의 징계 절차라, 감옥에 보낼 것을 목적으로 하는 형법 위반 여부 판단까지 헌재가 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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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설마했지만... 윤석열과 추종세력의 '불편한 진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01/06 07:52
  • 수정일
    2025/01/06 07:5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강명구의 뉴욕 직설] '한미동맹과 안보는 보수'라는 신화의 붕괴

25.01.06 07:01최종 업데이트 25.01.06 07:01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관저 인근에서 보수단체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체포 반대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정민

지난 한 달, 우리는 믿기 힘든 현실을 목격했습니다. 특히 12.3 내란 사태 이후의 전개 과정은 더욱 참담했습니다. 집권당은 자당 대표마저 체포하려 한 대통령을 옹호하며 탄핵 찬성 의원들을 '배신자'로 낙인찍었고,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와 특검법 거부권 행사, 체포 영장 거부로 이어지는 움직임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많은 분들이 이번 사태를 윤석열 개인이나 일부 소수 세력의 일탈적 망상으로 치부하려 합니다.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한 심정입니다. 우리 사회 전체에 뿌리 깊은 문제가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인정하고 마주하는 것은 분명 고통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시각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군부독재의 권위주의적 유산이 한국 보수 세력의 정치적 유전자에 깊이 각인되어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이들의 반민주적, 반헌법적 행태를 '보수'라는 이름으로 용인하며, 민주주의의 한 축으로 인정하고 타협하며 협력해야 한다고 믿어왔습니다. 새가 보수와 진보의 양 날개로 난다는 비유가 흔히 쓰였듯 말이죠.

이제는 현실을 직시할 때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보수세력의 극우화 징후를 일시적 일탈이나 무시해도 될 백색소음 정도로 여겨왔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습니다. 구체제와의 단호한 결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보수의 일탈이나 예외? 그들의 본질은 '반민주 세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14일 본인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한남동 관저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과학사의 위대한 혁명들은 '예외'로 치부되던 현상들에서 시작됐습니다.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현상들이 쌓여갈 때,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를 '예외적 사례'로 무시하거나 임시방편적 설명으로 덮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과학혁명은 바로 그 '예외적 현상들'에 주목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이뤄졌습니다.

천동설 시대의 금성 위상 변화나 뉴턴 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던 수성의 궤도처럼, '예외적 현상'으로 취급된 관찰들이 결국 새로운 이론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토머스 쿤이 지적했듯, 과학혁명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기본 가정들을 근본적으로 의심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현상을 바라볼 때 가능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국 정치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서는 그동안 '예외적 현상'이나 단순한 일탈로 치부하며 외면해 왔던 것들을 재고해야 합니다. 지난 수십 년간 우리는 심각한 반민주적 행태들을 일부 보수세력의 '일탈'이라는 이름으로 예외 취급해 왔습니다. 예외들이 반복되면 그것은 더 이상 예외가 아니라 본질입니다.

1997년 전두환, 노태우에 대한 사면은 결정적 전환점이었습니다.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 학살의 주역들이 '국민 화합'이라는 미명하에 석방되면서 과거 청산은 미완으로 남았고, 이는 반민주 세력이 되살아날 토대가 되었습니다.

이후 반민주 세력은 더욱 대담해졌습니다. 5.18 왜곡이 공공연히 이뤄졌고, 군부독재는 '산업화의 영웅'으로 미화됐습니다. '유신'은 '조국 근대화'로 포장되었고, 광주 학살은 '불가피한 진압'으로 둔갑했습니다. 과거사 진상규명은 '정치보복'으로 매도되었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은 계속 미뤄졌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민간인 사찰과 언론 장악을 시도했고, 국정원과 기무사령부는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세월호 진실이 은폐되고 국정농단으로 헌정 질서가 훼손됐으며, 계엄 계획까지 드러났지만 제대로 된 조사나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반민주적 행태들은 매번 '개인의 일탈'이나 '예외적 사건'으로 치부되어 왔습니다. 검찰권력의 비대화도 보수정부 시기의 예외적 현상으로 간주했습니다.

원인 없는 결과 없듯이, 12.3 내란 사태는 이런 '예외 취급'의 필연적 귀결입니다. 이번에도 이들은 같은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국가위기'를 명분으로 4700여 명의 군경을 동원했고, '안보'를 내세워 정적 제거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비상계엄이라는 극단적 수단을 동원하면서도, 이를 '불가피한 선택'으로 포장하려 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시도가 개인의 망상이 아닌, 조직적 움직임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군과 검경, 국정원 지도부가 내란에 가담했습니다. 이후 극우 개신교계와 반공이념단체는 조직적으로 정당한 법집행을 방해하고 있고, 여당 지도부마저 이를 옹호하고 있습니다. 이는 반민주적 기득권 체제가 얼마나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제 한국 정치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진정한 혁신은 이런 '예외들'의 본질을 직시하고, 우리의 이른바 '보수'에 대한 기본 가정과 정의 자체를 다시 생각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 이러한 행태들을 일부 보수의 '일탈'이나 '예외'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단호한 법적 처벌과 반민주적 기득권 체제의 해체만이 이 악순환을 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이번보다 더 위험한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한미동맹과 안보는 보수'라는 신화의 붕괴

지난 2024년 11월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워싱턴에서 열린 하원 공화당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와 보수 세력은 한미동맹 강화를 최우선 외교 과제로 내세워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비상계엄 시도는 이러한 주장이 허구임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당선으로 새 행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한국 대통령의 비상계엄 시도는 미국의 신뢰를 잃는 극단적 선택이었습니다. 트럼프 1기 출범 당시 박근혜 탄핵으로 주한 미국대사직이 1년 반 동안 공석이었던 것처럼, 2기를 앞두고 또다시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시각에서 보면, 한국은 자신의 두 임기 시작을 모두 정치적 혼란으로 맞이한 동맹국일 것입니다. 두 번에 걸친 탄핵 정국은 한국이 과연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인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의 대외 행보를 보면 더욱 뼈아픕니다. 대선 전에도 아소 전 총리와의 만남을 갖고, 지난 12월에는 아베 전 총리의 부인을 정중히 맞이하고, 재일교포 손정의 회장의 1000억 달러 투자 약속에 2000억 달러로의 증액을 역제안하는 등 일본과의 관계는 돈독히 하고 있습니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반중, 반북 기조를 내세우면 군부독재식 통치도 용인받을 수 있을 것이라 오판했습니다. 이는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몰이해를 보여줍니다.

방송인 김어준씨에 따르면 비상계엄 계획에 북한군으로 위장한 암살조의 주한미군 공격 가능성까지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나아가 북한을 자극해 국지전을 유도하려 했다는 계획도 드러났습니다. 이는 동맹국에 대한 적대 행위이자 국제법 위반으로, 한국의 외교적 고립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입니다.

진정한 한미동맹은 민주주의 가치의 공유, 법치주의 존중, 그리고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합니다. 비상계엄과 같은 극단적 조치는 이 모든 가치를 훼손하며 동맹의 근간을 흔듭니다. 한미동맹은 결코 특정 정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결국 '안보는 보수'라는 오랜 신화가 허구였음이 드러난 셈입니다. 정권 유지를 위해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동맹 강화'를 외치면서도 동맹의 기본 가치를 무너뜨린 이번 사태는 단순한 외교적 실수가 아닌, 국익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중대한 과오입니다.

깨어 있는 시민의 힘이 희망이다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4차 범시민대행진’이 지난 2024년 12월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응원봉 불빛을 밝히며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권우성

우리는 그동안 군사독재의 후예들을 '보수'라는 이름으로 잘못 인식해 왔습니다. 윤석열과 그 추종 세력은 보수가 아닌 퇴행적 반동 세력입니다. 이들은 더 이상 타협의 대상이 아닌, 엄중히 다루어야 할 대상입니다.

'윤석열 현상'은 개인의 특성을 넘어, 보수 정치에 깊이 뿌리 박힌 권위주의적 사고방식과 비민주적 태도, 권위에 대한 맹종의 문화를 보여줍니다. 이는 단순히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의 문제가 아닌, 정치 구조 전반의 문제입니다. 민주적 가치와 법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혁신이 필요합니다.

12월 3일의 비상계엄을 좌절시킨 깨어 있는 시민의 힘은 이를 위한 희망입니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의 용기 있는 사직, 계엄군의 소극적 저항, 국회 보좌관들의 기지 있는 대응, 그리고 2030 세대의 적극적인 참여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증명했습니다.

12·12 사태와 달리, 이번 위기에서 우리 시민들은 깨어 있었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과거의 교훈을 배우고 성장했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우리는 개인의 용기와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더욱 강한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입니다. 그리고 그 여정의 주인공은 바로 깨어 있는 시민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큰 희망이자, 새로운 출발점입니다.

#비상계엄 #시민의힘 #계엄옹호 #수구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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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을 체포하라!”…대통령 관저 앞 55시간째 투쟁

 

“윤석열을 체포하라!”…대통령 관저 앞 55시간째 투쟁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5/01/05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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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을 체포하라!”…대통령 관저 앞 55시간째 투쟁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5/01/05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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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7시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집회가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렸다. 

 

  © 노동과세계

 

집회장에는 길게는 2박 3일 동안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체포를 외치며 자리를 지킨 시민들 그리고 집회 소식을 듣고 새로 합류한 시민 등 연인원 5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참가자로 가득 찼다. 

 

인천에서 온 50대 황성룡 씨는 어린 시절 전라남도 보성군까지 계엄군이 쫓아와 군청 앞에서 시민군을 끌고 가던 모습을 보았다고 떠올리며 “12월 3일 그날 밤, 윤석열 무리가 계엄에 성공하였다면 45년 전 남도 땅 광주의 학살이 2024년 서울 한복판에서 재현될 뻔했다”라고 했다.

 

초등학교 특수교사이며 전교조 조합원인 김다원 씨는 “참교육 강령에 따라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기 위해, 아이들에게 사회의 모습을 제대로 설명해 주고 싶어 거리에 나왔다”라고 했다. 

 

‘최저임금’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민은 “인재를 유발하는, 민정당을 계승한 한나라당, 새누리당, 국민의힘, 이들이 집권하는 대한민국이 내 트라우마다. 윤석열도 체포하고 국힘당도 해체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의왕에서 온 유신하 씨는 “어제 경찰이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끌고 가자 ‘나도 혹시 끌려가면 어쩌지? 맞으면 어쩌지?’ 하고 무서워했다. 하지만 동지 여러분이 내 옆에 있다고 생각하니 무섭긴 해도 도망칠 정도의 두려움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여러분이 연대의 의미를 마음 깊이 깨닫게 해줬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브라질리언 퍼커션 앙상블 팀 호레이의 공연.  © 이호 작가


용산에서 온 이재우 씨는 “국가의 위정자들은 국민을 지키기는커녕 죽게 만들고 그걸 개인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무릎 꿇고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놀다가 죽은 게 자랑이냐, 귀족 노조냐’ 하는 말로 사회의 분열과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라고 했다. 

 

수원에서 온 강새별 씨는 “12월 3일 계엄령 이후로 오늘 이 집회가 처음”이라면서 “아마 나처럼 오고 싶어도 못 오는 사람도 많을 거다. 그러나 멀리서나마 수많은 마음이 모이고 모여 국회, 남태령, 한남대로까지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라고 하였다. 

 

20대 치료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민은 언론을 향해 “내란세력의 입이, 스피커가 되어 전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전하지 마시오. 그것은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라고 경고했다. 

 

‘까미’ 씨는 “우리 조상님들이 우리나라를 사랑하셨기에 일제 강점기로부터 독립하려고 많은 목숨을 바치시고 포기하지 않으셨기에 지금 우리가 있다. 나는 사랑이 이기고 진실한 사랑만이 남는다고 믿는 사람이다. 광주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신 분들도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주최 측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시민 건강과 안전을 우려해 이날 집회를 10시 30분까지만 진행하고 비상행동 대표단이 남아서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또 6일 오후 2시에 집회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 이호 작가

 

  © 이호 작가

 

  © 이호 작가

 

  © 이호 작가

 

  © 이호 작가

 

  © 이호 작가

 

  © 이호 작가

 

  © 이호 작가

 

  © 노동과세계

 

 ©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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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7시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집회가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렸다. 

 

  © 노동과세계

 

집회장에는 길게는 2박 3일 동안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체포를 외치며 자리를 지킨 시민들 그리고 집회 소식을 듣고 새로 합류한 시민 등 연인원 5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참가자로 가득 찼다. 

 

인천에서 온 50대 황성룡 씨는 어린 시절 전라남도 보성군까지 계엄군이 쫓아와 군청 앞에서 시민군을 끌고 가던 모습을 보았다고 떠올리며 “12월 3일 그날 밤, 윤석열 무리가 계엄에 성공하였다면 45년 전 남도 땅 광주의 학살이 2024년 서울 한복판에서 재현될 뻔했다”라고 했다.

 

초등학교 특수교사이며 전교조 조합원인 김다원 씨는 “참교육 강령에 따라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기 위해, 아이들에게 사회의 모습을 제대로 설명해 주고 싶어 거리에 나왔다”라고 했다. 

 

‘최저임금’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민은 “인재를 유발하는, 민정당을 계승한 한나라당, 새누리당, 국민의힘, 이들이 집권하는 대한민국이 내 트라우마다. 윤석열도 체포하고 국힘당도 해체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의왕에서 온 유신하 씨는 “어제 경찰이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끌고 가자 ‘나도 혹시 끌려가면 어쩌지? 맞으면 어쩌지?’ 하고 무서워했다. 하지만 동지 여러분이 내 옆에 있다고 생각하니 무섭긴 해도 도망칠 정도의 두려움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여러분이 연대의 의미를 마음 깊이 깨닫게 해줬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브라질리언 퍼커션 앙상블 팀 호레이의 공연.  © 이호 작가


용산에서 온 이재우 씨는 “국가의 위정자들은 국민을 지키기는커녕 죽게 만들고 그걸 개인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무릎 꿇고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놀다가 죽은 게 자랑이냐, 귀족 노조냐’ 하는 말로 사회의 분열과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라고 했다. 

 

수원에서 온 강새별 씨는 “12월 3일 계엄령 이후로 오늘 이 집회가 처음”이라면서 “아마 나처럼 오고 싶어도 못 오는 사람도 많을 거다. 그러나 멀리서나마 수많은 마음이 모이고 모여 국회, 남태령, 한남대로까지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라고 하였다. 

 

20대 치료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민은 언론을 향해 “내란세력의 입이, 스피커가 되어 전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전하지 마시오. 그것은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라고 경고했다. 

 

‘까미’ 씨는 “우리 조상님들이 우리나라를 사랑하셨기에 일제 강점기로부터 독립하려고 많은 목숨을 바치시고 포기하지 않으셨기에 지금 우리가 있다. 나는 사랑이 이기고 진실한 사랑만이 남는다고 믿는 사람이다. 광주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신 분들도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주최 측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시민 건강과 안전을 우려해 이날 집회를 10시 30분까지만 진행하고 비상행동 대표단이 남아서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또 6일 오후 2시에 집회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 이호 작가

 

  © 이호 작가

 

  © 이호 작가

 

  © 이호 작가

 

  © 이호 작가

 

  © 이호 작가

 

  © 이호 작가

 

  © 이호 작가

 

  © 노동과세계

 

 ©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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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32] 새해를 맞는 남·북·미의 모습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5/01/04 [23:40]

 

북한

 

북한은 2019년부터 연말마다 조선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 한 해를 평가하고 새해 국정 기조를 결정해 발표했습니다. 이게 기존의 신년사를 대체합니다.

 

지난해에도 북한은 12월 23~27일 전원회의를 진행하고 29일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국가 경제 전반이 장성 추이를 확고히 하고 인민들의 복리와 직결된 실제적인 결실들을 이룩”했다고 평가하며 ‘인민경제발전 12개 중요 고지’의 구체적인 목표 달성률을 열거했습니다.

 

▲ 북한은 매년 연말 수많은 간부가 모여 한 해를 결산하고 새해 노선을 수립한다.

전원회의를 마친 다음 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함경남도 신포시 풍어동지구의 바닷가양식사업소 준공식에 참석했습니다. 이곳은 북한이 ‘선진적 바닷가양식업의 새로운 표본기지’로 내세우는 곳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준공 기념 연설에서 “전국적 판도에서 동시다발적인 진흥을 지향하며 사회주의 건설의 착실한 진전을 이룩해가고 있는 중대한 사업이 첫걸음을 뗀 것”이라며 “지방이 변하고 흥성하는 시대에 신포시가 번창하고 말 그대로의 ‘부자시’가 되어 이 고장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주기를 충심으로 기원”하였다고 합니다.

 

▲ 사업소 벽에 큰 글씨로 “모든 것을 인민생활 향상을 위하여!”라고 써 붙여 놓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곧이어 29일 강원도 갈마해안관광지구를 방문했습니다. 막 준공을 한 이곳은 올해 여름 개장할 예정이며 북한이 10년이나 걸려 조성할 정도로 신경을 쓴 ‘국보급의 해양 공원’이라고 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곳 건설사업을 지도하면서 명사십리가 인민의 웃음소리 넘쳐나는 기쁨과 낭만의 십 리 해안으로, 인파 십 리가 될 것 같다고 했는데 이제는 그 이상이 눈앞에 현실로 펼쳐지게 되었다”라며 “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은 나라의 관광 산업을 획기적인 발전 공정에 올려놓는 데서 의미가 큰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제와 함께 갈마해안관광지구를 방문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곳에 있는 주요 봉사기지들은 국가의 중요한 대외사업과 정치문화 행사들도 품위 있게 주최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수준에서 꾸려졌다”라고 만족을 표했다고 한다.

 

▲ 갈마해안관광지구 전경.

 

북한은 매년 12월 31일 밤부터 신년경축공연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번에도 수많은 평양 시민이 모인 가운데 신년경축공연을 크게 진행했습니다. 수용인원 기준 세계 2위의 초대형 경기장인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열린 이날 신년경축공연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제도 참석해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공연에는 「우리는 조선사람」, 「조국과 나의 운명」, 「강대한 어머니 내 조국」, 「길이 사랑하리」 등 애국심과 자긍심을 강조하는 노래들이 인기를 끌었고 관객들은 응원봉을 흔들며 밝은 표정으로 공연을 즐겼습니다. 1월 1일 0시에 맞춰 축포가 터지자 우렁찬 함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특이하게 북한 국가를 마지막에 부르며 공연을 끝냈는데 아마 공연 후에도 애국심을 간직한 채 1년을 살아가자는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 신년경축공연.

 

▲ 신년경축공연.

 

▲ 신년경축공연.

신년경축공연 외에도 연말·연초를 맞아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12월 31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신년경축연회가 열렸습니다. 여기에는 2024년에 여러 분야에서 공을 세운 노력혁신자, 공로자들이 참가했습니다. 박태성 내각총리는 축하 연설에서 “오직 자력으로, 우리 식으로 비축해 온 부흥의 굳건한 토대와 더욱 장성한 인민의 자존심과 애국 정신력은 반드시 5개년 계획의 완수를 안아오고 당 제9차 대회를 영광의 대회로 청사에 떠올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 신년경축연회.

또 김일성광장에서는 31일 밤 청년 학생 경축야회가 열렸고 1월 1일 0시에는 국기 게양식도 진행되었습니다.

 

▲ 경축야회.

 

▲ 국기 게양식.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일 노력혁신자, 공로자들을 노동당 중앙위 본부 청사에서 만나고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이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국제축구연맹(피파)이 주최한 2024 U-17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축구선수와 감독을 만나서 그들을 고무 격려했습니다. 지난해 북한은 U-17 여자 월드컵과 국제역도연맹(IWF)이 주최한 2024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5년 설맞이 공연에 참여한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 성원들을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여자 축구 선수들을 만났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 성원들을 만났다.

 

이처럼 북한은 다채로운 행사를 하며 흥성이는 분위기에서 연말·연초를 보냈습니다. 북한은 번영, 화려함, 신념, 희망, 열정, 희열 등의 표현을 써서 행사들을 소개했습니다.

 

또 갈마해안관광지구 현지지도와 신년경축공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제가 등장한 부분도 주목이 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제에 관해 핵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박사라는 말도 나옵니다. 북한은 번영, 화려함, 신념, 희망, 열정, 희열 등이 대를 이어 항구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지와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한국

 

한국은 윤석열 일당이 저지른 12.3내란사태를 수습하지 못한 채 2025년을 맞았습니다. 여기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벌어지고 환율에 비상이 걸리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 연초부터 투쟁을 쉬지 못하는 국민들. 사진은 1월 4일 열린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22차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 ©문경환 기자

 

12.3내란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내란 수괴 윤석열, 김건희는 아직도 대통령 관저에서 개 산책이나 시키며 여유를 부리고 있습니다. 윤석열은 탄핵을 당하고도 극우 유튜브를 보며 2차 계엄을 꿈꾸고 있으며 태극기부대를 선동해 연일 탄핵 무효를 외치는 시위를 대통령 관저 앞에서 이어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힘당도 언제 내란 같은 게 있었냐는 듯이 뻔뻔한 태도로 국민과 야당을 공격합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한덕수 총리가 내란 특검법 등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헌법재판소 판사 임명을 거부하는 등 적극적인 내란 동조를 하다 야당 국회의원에게 탄핵당했습니다. 헌정사상 유례없는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에 전 세계가 놀랐습니다. 외국인들은 내란에 실패했는데 왜 내란범을 체포 못하는지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새해 들어 드디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3일 공수처는 윤석열 체포를 시도하다 경호원들이 가로막자 무섭다며 6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돌아섰습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국민들은 분통을 터뜨렸으며 민주노총은 윤석열 체포를 주장하며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집회를 시작했습니다. 대통령 관저 앞에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 수십만 명의 시민들은 수십 시간 시위를 이어가며 윤석열을 기어이 체포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 4일 저녁 대통령 관저로 행진하는 시민들과 이를 막는 경찰. © 국민주권당

이런 와중에 제1야당 대표를 향한 암살 협박이 이어지고, 제2야당 대표는 표적 수사를 당해 감옥에 갇히는 등 그야말로 한국 정치는 대혼란 속에서 2025년을 맞았습니다.

 

국민들은 내란에 이어 내전이 일어날지 우려합니다. 아침마다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뉴스를 찾아보며 밤사이에 윤석열과 국힘당이 뭔가 또 사고를 치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어쩌다 대한민국이 내란과 쿠데타가 빈번한, 후진국보다 못한 꼴이 되었는지 개탄합니다. 아무리 후진국이라고 해도 실패한 내란범이 한 달 넘게 체포도 되지 않고 떵떵거리며 국민에게 호통치지는 않습니다.

 

이런 와중에 한국 경제가 파국을 향해 가고 있다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발견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일 국무회의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비판한 일부 국무위원들을 향해 작심 발언을 했습니다. 이 총재는 “고민 좀 하면서 이야기했으면 좋겠다”라며 “국정에 책임 있는 입장이라면 임명을 하지 않았을 때 경제에 미칠 영향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정부는 한국은행을 간섭하지 않고 한국은행도 정부 일에 왈가왈부하지 않는 관례를 깨고 이 총재가 정부를 향해 강한 발언을 한 것입니다.

 

이 총재의 작심 발언은 한국 경제가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라서 나온 겁니다.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고 물가는 끝도 모르고 치솟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보다 더 힘들다는 말이 나온 지도 한참 됐습니다. 사실 지금의 경제 위기는 12.3내란사태가 원인이 아니고 윤석열 정권이 들어설 때부터 생긴 문제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오로지 전 정권 탓, 야당 탓만 하면서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아 결국 한국 경제를 파국으로 몰아갔습니다.

 

한국 경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환율입니다. 4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70.5원입니다. 2024년 1월 4일 환율이 1,315원이었으니 1년 만에 155.5원이나 오른 셈입니다. 환율이 1,450원대를 돌파한 건 1997년 IMF 사태와 2009년 미국발 세계 금융 위기 때밖에 없습니다.

 

▲ 환율 그래프를 보면 12.3내란이 일어나기 전인 9월부터 이미 환율이 치솟고 있었다. [출처: Daum금융]

환율이 높다는 건 원화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1달러를 1,300원에 살 수 있었는데 이제는 1,400원을 줘도 못 삽니다. 이건 그만큼 한국 돈이 쓸모가 없다, 즉 한국 경제가 비관적이라는 평가이기도 합니다.

 

환율이 높으면 수입에 불리하고 수출에 유리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원자재를 수입해서 물건을 만드는 중소기업들이 손해를 봅니다. 수입 가격이 오르니 국내 물가도 오를 것입니다.

 

대신 수출 기업은 이익을 보니까 국가 전체로는 괜찮은 걸까요? 실제로 작년 수출액이 역대 최대라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이 문제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를 대폭 올리겠다고 예고했으며 특히 역대 최고의 대미 무역 흑자를 내는 우리나라가 직격탄을 맞을 예정입니다.

 

지난 11월 20일 IMF는 2024년 우리 경제성장률을 2.2%, 2025년은 2.0%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나쁠 것이라는 뜻입니다. IMF가 전망한 2025년 세계 경제성장률인 3.2%보다 한참 낮습니다.

 

이처럼 2025년을 맞는 한국의 분위기는 투쟁, 혼란, 우울, 불안, 절망 등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미국

 

미국은 새해 첫날을 총기 난사로 시작했습니다. 1일 밤 11시 20분께 뉴욕시 퀸스의 한 나이트클럽 인근에서 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최소 11명이 부상했습니다. 피해자는 대부분 10대라고 합니다. 이날 새벽에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번화가에서 픽업트럭 한 대가 군중 속으로 돌진해 15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치는 큰 사건이 있었습니다. 범인의 차량에서는 폭발물이 발견되어 더 큰 참사가 있을 뻔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연말에도 총기 난사 사건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 가운데 미국인에게 가장 충격을 준 건 성탄 연휴를 앞둔 16일 위스콘신주 매디슨의 한 학교에서 15세 소녀가 총기를 난사해 학생 한 명과 교사 한 명이 숨지고 본인도 권총 자살을 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으로 6명이 다쳤습니다.

 

오는 20일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일입니다. 취임식이 열리는 워싱턴 D.C.는 테러 위험으로 경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6일 의회에서 대선 결과를 최종 인증하는데 이 때문에 의회 의사당 경찰도 경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제2의 의사당 점거 사태라도 날까 봐 긴장한 듯합니다.

 

한편 트럼프가 취임 즉시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트럼프가 “임기 첫날에만 독재자가 되겠다”라고 말해왔는데 이걸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일단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트럼프 공약이었던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위해 군대를 동원해 불법 이민자를 체포, 군 기지에 임시 수용한 뒤 군용기로 추방한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계엄이나 다름없는 조치인데 미국은 상·하원을 모두 여당이 장악했기 때문에 계엄 해제도 불가능합니다. 현재 미국에는 추방 명령을 받은 이민자만 약 130만 명에 달하고 불법 이민자는 1천만~2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2025년을 맞는 미국은 설렘이나 희망보다는 증오, 폭력, 불안 등의 분위기가 만연해 보입니다.

 

만약에…

 

2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 씨는 내란세력이 “일관되게 어떻게든 북한이 도발하도록 계속 자극하려고 했다”라면서 “지금 되돌아보면 북한이 엄청난 인내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만약 북한이 참지 않았으면 이미 핵전쟁이 발발해 엄청난 일이 벌어졌을 것입니다.

 

▲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방송 장면. ©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나아가 만약 북한에 핵무기가 없었다면 윤건희가 직접 전쟁을 일으켰을 수도 있습니다. 윤건희가 계속 북한의 공격을 유도한 건 핵보유국인 북한을 단독으로는 상대할 수 없어서 미국의 개입을 끌어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니 만약 북한이 핵보유국이 아니었다면 재래식 전쟁은 단독으로도 해볼 만하다는 윤건희의 판단 아래 그냥 전쟁을 일으켰을 것입니다. 물론 미국도 자기들이 손해 볼 게 없으니 막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날 재래식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는 우크라이나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전쟁이 났다면 우리의 연말연시는 우크라이나와 비슷했을 것입니다. 수십만 명이 죽고 다치고, 곳곳이 파괴되어 폐허만 남았겠지요. 길 가다 납치되듯 징집되는 일도 매일 같이 일어났을 것입니다. 그리고 ‘통일 대통령’을 꿈꾸는 김건희가 군부대에서 손가락으로 장성들을 지휘하는 꼴을 목격했을지도 모릅니다.

 

▲ 마포대교에서 경찰을 지휘하는 김건희. ©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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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령 방불케 한 한남동대첩, 연행 소식에 달려온 20만

  • 김준 기자
  •  
  •  승인 2025.01.05 02:59
  •  
  •  댓글 0
 
 

조합원 연행 소식에 연대한 20만 명
민주노총 철야 농성 연장, "체포까지"
"민주노총의 투쟁이 비로소 현실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민주노총 1박 2일 투쟁이 연장된다. 영하의 날씨에 윤석열 관저 앞에서 하룻밤을 꼬박 새웠지만, “내란범 윤석열 체포”를 내건 만큼 고삐를 더 당기는 모양이다. 이들은 하루라도 빠른 윤석열 체포를 위해, 더 가열차게 의지를 관철한다.

1박 2일로 예정됐던 민주노총 ‘윤석열 체포 투쟁’이 하루 더 연장됐다. 윤석열 체포에 고위공직자수사처를 비롯한 경찰이 의지를 보이긴커녕 오히려 조합원 체포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4일 경찰은 신고된 집행, 행진을 하던 민주노총을 막아섰고, 이에 항의하던 조합원 세 명을 체포했다. 

민주노총은 분개했다. 코앞에 있는 내란죄 피의자 체포는 5시간 30분 만에 포기해놓고, 내란범 체포를 촉구하는 민주노총 조합원 세 명을 연행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연대하기 시작했다. 15시 광화문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생각한 사람들이 대거 한남동으로 모이기 시작한 거다. 때문에, 민주노총은 공간확보를 위해 한남동 전차선을 사수했다.

민주노총은 1박 2일의 철야 농성에 더해 하루를 더 눈 오는 거리에서 보내기로 했다. 이들을 버틸 수 있게 해준 건 연대였다. 수많은 시민이 응원봉으로 이들의 밤을 밝게 비췄고, 함께 하지 못한 시민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따뜻한 밤을 선물했다. 

추운 날씨에 몸을 녹일 난방 버스 4~7대가 대기했고, 허기진 배를 채울 어묵 차량이 자리를 채웠다. 꼬박 밤을 새운 뒤에는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던 교민이 밥차를 보내 끼니를 챙겨주기도 했다.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광화문 집회를 마치고 한남동으로 합류하는 시민들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밤, 광화문 집회를 마치고 한남동으로 연대한 이들의 행진은 ‘남태령대첩’을 방불케 했다. 이태원을 행진하고 온 대오 끝에 불빛은 끝이 없었고, 한남동 전차선을 꽉 채운 응원봉은 밤하늘을 밝게 비췄다. 예상치 못한 참석자들에 한남오거리 방향 육교는 안전 문제로 잠시 사용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한남동에 모인 사람은 집회 측 추산 20만 명이다.

예상치 못한 많은 시민이 한남동에 모인 이유는 시민 발언에서 드러났다. 많은 참석자가 낮에 있었던 민주노총 조합원 연행에 대해 발언했다. 

3일 밤에 집에 돌아갔다던 참석자는 “(4일 점심께) 연행됐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화가 났다”며, “어쩔 수 없이 다시 이 자리에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참석자도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연행됐단 소식을 들었다”며 “민주노총이 해가 지면 2030 응원봉 동지들이 올 거라 그랬는데, 안 올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화답하듯 “그간 민주노총이 걸어왔던 길이, 그간 민주노총이 만들고자 했던 투쟁이 비로소 현실이 된 것 같아 벅차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을 가득 채워주신 동지들, 민주노총이 불러서 왔다는 시민들의 이야기에 뭉클했다”고 말하며 “윤석열이 우리를 하나로 모았고, 그 보답으로 “윤석열을 체포, 구속하자. 그에 동조했던 내란세력을 싹 쓸어버리자”고 외쳤다.

민주노총은 예정된 1박 2일에 더해 5일까지 윤석열 체포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광화문 집회를 마치고 한남동으로 합류하는 시민들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광화문 집회를 마치고 한남동으로 합류하는 시민들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광화문 집회를 마치고 한남동으로 합류하는 시민들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 김준 기자
4일 윤석열 관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 쓰레기를 정리 중인 민주노총 간부들 ⓒ 김준 기자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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