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트럼프가 윤석열 살려낸다? 그들이 단단히 착각하는 것

[강명구의 뉴욕 직설] 트럼프와 네오콘의 외교노선 차이 분명... 한미동맹, 장기적 관점으로 봐야

25.01.20 06:57최종 업데이트 25.01.20 06:57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관저 인근에서 보수단체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체포 반대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정민

"부자 나라 한국을 우리가 왜 지켜줘야 하는가?"

트럼프의 이 도발적 질문이 다시 현실로 다가왔다. 2기 행정부는 취임 첫날부터 충격적인 행정명령을 쏟아내며, 100일 이내에 동맹국들을 상대로 강력한 압박을 시작할 전망이다. 젊은 충성파들로 구성된 내각과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는 트럼프의 구상을 신속하게 실행에 옮길 태세다.

하지만 트럼프발 위기론에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 지금은 오히려 급할수록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트럼프 2기 정부는 독립 250주년이 되는 2026년 7월까지 경제, 이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해 있다. 내년 11월 중간선거까지 결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정치적 위기는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트럼프가 동맹국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겠지만, 결국 성과를 위해서는 양보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동맹관계에도 '거래적 접근법'을 취하는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거래 자체가 깨지는 것보다는 성사되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단기적인 가시적 성과 달성에 유리하다.

그런데 현 탄핵 국면에서 일부 계엄 옹호 세력은 오히려 트럼프 진영에 로비를 시도하며 한국 내정에 개입해 주길 바라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의 협상력을 떨어뜨려 국익을 훼손하는 대단히 부적절한 처사다. 물론 광장에서 성조기 흔든다고 트럼프나 미국의 환심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판이다.

이들의 오판은 트럼프와 전통적 공화당 주류인 '네오콘'을 동일시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둘 다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하지만, 외교안보 정책의 목적과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트럼프는 비개입주의를 선호한다. 한국 정치에 개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미국의 국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미국 보수주의의 두 흐름: 네오콘의 탄생

2019년 5월 23일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열린 '고 노무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트럼프와 네오콘의 근본적 차이는 역사적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은 1776년 독립 이후 오랫동안 해외문제 불개입 원칙을 고수했다. 1930년대까지도 의회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유럽과 아시아 개입을 막고자 '중립유지법 (Neutrality Act)'을 네 차례나 통과시켰다.

제2차 세계대전 참전을 계기로 미국의 대외정책은 급변했다. 전후 대영제국을 대체하며 패권국으로 부상한 미국은 냉전기에 압도적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개입주의로 선회했고, '공산권 봉쇄'를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1947년 '국가안보법'으로 국방부, 중앙정보국(CIA),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을 설립해 대통령 중심의 통합 국가안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1950년대 한국전쟁과 아이젠하워 행정부를 거치며 군수산업과 정보·군사 조직이 긴밀하게 연계된 '군산복합체'가 탄생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1961년 고별 연설에서 군산복합체의 막강한 영향력을 경고한 이유다.

이런 배경 속에서 1960년대 중반, 베트남 전쟁을 계기로 네오콘이 등장했다. 이들이 신보수주의라 불린 이유는 전통적 보수주의자들의 고립주의 노선과 달리, 적극적인 해외 개입과 미국의 세계적 지도력 행사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던가. 흥미롭게도, 이들 상당수는 원래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진보적 지식인이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을 둘러싼 논쟁 과정에서 신좌파(New Left)의 급진적 반전운동에 반발하며 보수화됐고, "공산주의 확장을 막으려면 군사력 사용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취하게 됐다.

1970년대 네오콘의 입장은 더 체계화됐다. 정치철학자 레오 스트라우스의 영향으로 국제정치를 "절대적 선과 악"의 구도로 해석했고, 랜드연구소와 헤리티지재단 같은 보수적인 싱크탱크를 통해 영향력을 키웠다.

네오콘이 실질적인 정책 영향력을 갖게 된 것은 레이건 행정부 시기다. 많은 네오콘 인사들이 국방부와 국무부의 요직에 진출했고, "힘을 통한 평화"라는 레이건 대외정책을 정책적,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며 군산복합체와의 결합을 공고히 했다.

1990년대 냉전 해체 후 잠시 주춤하던 네오콘의 영향이 새로운 탄력을 얻은 것은 2001년 9·11 테러였다. 부시 행정부의 '테러와의 전쟁'을 주도하며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이끌었고, 워싱턴의 외교안보 정책을 장악했다.

오바마 정부도 아프가니스탄 증파와 드론 작전을 확대했으며, 바이든 정부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형적인 네오콘 노선을 보여줬다. 이는 네오콘을 중심으로 한 기존 국가안보 카르텔이 민주당과 공화당을 넘어 워싱턴 전반에 깊이 뿌리내려 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와 네오콘의 대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24년 11월 19일 텍사스 브라운스빌에서 열린 SpaceX 스타십 로켓의 여섯 번째 시험 비행 발사를 관람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이런 네오콘 체제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 트럼프다. 그는 1기 정부 시절, "미국이 왜 세계의 경찰이 되어야 하나"라며 장기적인 해외 군사개입을 비판하고, 시리아·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추진했으며, CIA와 FBI 등 정보기관과도 정면으로 충돌했다.

트럼프 진영과 이들의 갈등은 러시아 게이트 특검수사(2017-19)와 첫 번째 탄핵 과정(2019)에서 절정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기관 관계자들이 주요 역할을 했고, 이로 인해 트럼프 진영은 기존 워싱턴의 국가안보 기득권 세력을 더욱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가 말하는 '딥스테이트'는 바로 이들을 지칭한다.

트럼프와 네오콘의 핵심적 차이는 미국의 세계적 역할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다. 네오콘은 미국이 세계 질서를 주도해야 한다고 믿으며, 이를 위해 군사력 사용과 동맹 강화, 자유무역 추진을 지지한다.

반면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는 굳이 비교하자면, 제2차대전 이전의 전통적 미국 보수주의의 비개입주의에 더 가깝다. 도덕적가치나 세계 질서보다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거래-비용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외교, 안보, 무역 등 모든 정책은 당장의 손익계산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고 보며, 이는 기존 워싱턴 외교가 중시해 온 장기적 전략이나 가치 동맹의 개념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의 주요 네오콘 인사들이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은 것은 이러한 노선 차이를 잘 보여준다. 2024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는 워싱턴 D.C.에서 10% 미만의 득표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워싱턴 기득권 세력의 강력한 거부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는 2기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에 '딥스테이트' 영향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젊은 충성파들을 임명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44세),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43세), 캐시 파텔 FBI 국장(44세) 등은 워싱턴의 기존 권력 네트워크와 거리가 멀고, 트럼프의 'MAGA' (미국을 위대하게) 비전에 동조하는 인물들이다.

젊은 충성파 참모진의 등장은 트럼프 2기 동안 트럼프와 네오콘 세력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2기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성패도 이 근본적인 대립을 어떻게 관리하고 풀어가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세대, 한미동맹의 중심으로

토니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연합뉴스

F1 레이서가 시속 300km로 질주할 때 시야는 바늘구멍처럼 좁아진다고 한다. 이를 '터널 비전'이라 부르는데, 생존을 위해 뇌가 가장 긴박한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12.3 비상계엄 내란 이후 우리 사회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이런 위기 상황일수록 더 멀리, 더 넓게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미동맹도 마찬가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당장의 위기에 매몰되지 않고, 긴 호흡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자신감과 지혜다. 이를위해 문화적 자신감과 기술적 역량을 갖춘 새로운 세대의 시각으로 한미관계의 미래를 구상할 필요가 있다.

BTS의 빌보드 석권과 블랙핑크의 글로벌 성공, 넷플릭스를 점령한 <오징어 게임>과 K-드라마, 아카데미를 석권한 <기생충>까지, K-콘텐츠의 세계적 성공을 직접 목격하며 성장한 새로운 세대는 한미관계를 더 이상 '보호자와 피보호자'의 관계로 보지 않는다. 물론, 트럼프나 그가 임명한 젊은 내각 진용도 마찬가지다. 이 공통된 인식이 실용주의로 수렴해 상생의 기회를 넓혀 갈 수 있다.

실제로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에서 한미는 이미 중요한 파트너다. 세계 9위 국으로 부상한 우리 군수산업은 미국과 우주·사이버 안보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미 우리의 우수한 선박 건조 능력을 인정하고 방산 협력을 타진한 상태다.

트럼프가 단기 성과에 집중할수록, 우리는 오히려 장기적 비전을 가져야 한다. 트럼프의 '거래적 접근'은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트럼프 정부의 단기 성과를 위한 요구를 중장기적인 한국의 전략적 이익과 연계시켜 패키지 딜을 만들어 내야 한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우리 방산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이나 첨단 무기체계 공동 개발로 연계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역흑자해소를 위한 한미FTA 개정협상을 통해 오히려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더 안정적이고 호혜적인 틀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이제는 "친미냐 반미냐"는 진영 논리를 넘어,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실용적 접근이 필요한 때다. 최근 비상계엄 위기 극복 과정에서 보여준 시민들의 성숙한 민주주의 의식은 우리 사회가 이런 변화를 이끌어낼 충분한 역량이 있음을 증명했다. 한미동맹의 미래, 이제는 첨단기술과 문화 역량으로 무장한 신세대가 이끌어 갈 때다.

#한미동맹 #트럼프2기 #네오콘 #군산복합체 #딥스테이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유시민 칼럼] ‘자유우파’라는 이름의 ‘망상 공동체’



  • 유시민 관찰

  • 입력 2025.01.20 06:00

  • 수정 2025.01.20 06:34

  • 댓글 1

 

그들은 미친 것처럼 보일 뿐 미친 게 아니다

 

"비상계엄은 자유 헌정질서 수호 위한 조처"

 

그렇게 믿는 국민 25%를 미쳤다고 할 수 있나

 

가상현실이란 망상과 실제상황 구별 못할 뿐

 

‘망상 공동체’ 미디어 생태계의 핵 ‘5대 유튜브’

 

관용의 땅에서만 꽃 피우는 민주주의이지만

 

폭력 부추기는 불관용은 관용의 대상 아니다

유시민 작가

1월 19일 새벽 법원이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윤석열은 영장실질심사에서 비상계엄 선포행위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늘어놓았다고 한다. 윤석열의 친구이자 변호사인 석동현은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를 ‘반헌법‧반법치주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계엄령 선포를 옹호하는 윤석열 지지자들은 경찰을 공격하고 서울서부지법 청사를 파괴했다. 내란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제정을 한사코 반대하면서 윤석열을 보호해 왔던 국힘당 원내대표 권성동은 과잉진압이 서부지법 폭동을 촉발했다고 경찰 탓을 했다. 탄핵소추 피청구인 윤석열의 법률대리인은, 헌법재판관은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 여부를 심사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2025.1.18 [공동취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9일 오후 서부지법 내부가 파손돼 있다. 2025.1.19. 연합뉴스

윤석열은 미친 것 아니고 자기에게 필요한 일 하는 것일뿐

 

도대체 왜들 이러는 걸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서 그런지, 어떤 이들은 그냥 ‘미쳤다’고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그들은 미치지 않았다. 나름의 상황 인식을 토대로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일을 한다. ‘미쳤다’고 하기 전에 그들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들어보라. 내 진단에 공감할 것이다. 다음은 윤석열이 담화문이나 서신에서 내놓은 말이다. ‘의미 있다’고 판단한 문장만 추렸다. 원문 그대로가 아니라 발췌 요약했음을 밝혀둔다. 윤석열의 말과 글은 워낙 두서가 없어 그래야만 했다. 취지는 하나도 바꾸지 않았다.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된 국회는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려고 한다.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는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령 선포 제1차 담화)

 

“지난 6월 중국인 3명이 부산에서 드론으로 미국 항공모함을 촬영하다 적발되었다. 지난달 10일에는 40대 중국인이 드론으로 국정원을 촬영하다 붙잡혔다. 외국인의 간첩행위를 처벌하려고 형법의 간첩죄 조항을 수정하려 했지만 야당이 가로막았다. 국정원이 선거관리위원회 시스템의 일부만 점검했는데도 상황이 심각했다. 해커가 얼마든지 데이터를 조작할 수 있었고 방화벽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선거 관리 전산시스템이 엉터리인데 국민이 어떻게 선거 결과를 믿을 수 있겠는가. 선관위는 판사들이 위원으로 있어서 압수수색이나 강제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계엄을 선포해 국방장관더러 선관위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라고 했다.”(2024년 12월 12일, 비상계엄 관련 제4차 담화)

 

“나라의 법이 모두 무너졌다. 수사기관과 법원이 불법을 저지른다. 불법 무효인 영장으로 강압적 체포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개탄스럽지만 유혈사태를 막으려고 공수처에 출석하기로 결심했다. 현실은 어둡지만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깨닫고 열정을 보이고 있으니 나라의 미래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2025년 1월 15일, 체포 직전 공개한 영상)

 

윤석열이 1월 15일 체포 직전 급하게 촬영해 공개한 영상.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라며 서울서부지법 체포영장을 문제 삼았다. 윤석열 제공.

그가 진지하게 하는 말 “내가 구속되면 대한민국 망할 것”

 

“전체주의 국가는 주변국을 지배하거나 영향력 아래 두려 한다. 국내 정치세력이 이러한 외부의 주권 침탈 세력과 손잡으면 정치권력을 획득하는 데 유리하지만 우리의 국익을 대가로 치러야 한다. 국가기밀 정보와 산업기술 정보, 원전 같은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내주게 되고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연대를 무너뜨려 외교적 고립을 자초한다. 이것은 명백한 반국가행위다.

 

이런 세력은 집권 여당일 때뿐 아니라 국회 다수 의석을 가진 거대 야당인 경우에도 반국가행위를 계속한다. 국회 독재로 입법과 예산을 봉쇄해 국정을 마비시킨다. 견제 차원을 넘어 국익을 해치고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반국가행위를 밀어붙인다. 이것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유권자의 눈치를 봐야 한다면 패악을 계속하기 어렵겠지만 선거를 조작해 국회 의석을 마음대로 차지하고 행정권을 접수할 수 있다면 못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2025년 1월 15일, 자필 편지)

 

이런 말들이 논리적으로 타당해서 ‘의미 있다’고 한 게 아니다. 윤석열이 왜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사법 절차를 거부하는지, 국힘당 계열의 정치인‧변호사‧종교인‧언론인‧유튜버들이 왜 윤석열의 행위를 옹호하면서 법원을 폭력으로 공격하기에 이르렀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에 ‘의미 있다’고 했다. 무게를 잡으려는 심리 때문인지 대통령 윤석열은 검찰총장 시절과 달리 이야기를 에둘러 하는 때가 많았다. 그럴 때는 ‘통역’이 필요하다. 위에서 소개한 문장들을 종합해서 그가 국민에게 말하려고 했던 바를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표현해 보겠다. 이런 주장이다.

 

“민주당은 중국 공산당과 손잡고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있다. 선관위 전산시스템을 조작하는 부정선거로 의회권력을 장악했다. 국회 다수 의석의 힘으로 장관과 검사와 감사원장 등 고위 공직자들을 탄핵하고 정부예산을 난도질해 국가 운영을 마비시켰다. 나는 북한을 추종하는 반국가세력 민주당을 일거에 척결하려고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을 가동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하지만 범죄자들이 장악한 국회를 제압하지 못해서 헌법에 따라 계엄을 해제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여당의 일부 배신자들과 함께 아무 잘못이 없는 나를 탄핵했다. 경찰·검찰·공수처·법원마저 장악해 불법적 폭력을 행사하며 관저에 쳐들어왔다. 내가 구속되면 대한민국은 망할 것이다. 나를 지지하는 청년들이 있다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다.”

 

윤석열 둘러싼 그들도 ‘망상(妄想) 공동체’일뿐 미친 것 아냐

 

윤석열은 진지하다. 미치지 않았다. 윤석열의 모든 행위를 옹호하는 국힘당 정치인과 변호사‧종교인‧언론인‧유튜버도 머리에 꽃을 달고 다니지 않는다. 지난 며칠 동안 한남동 대통령 관저와 과천 공수처,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법과 체포 적부심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을 순회하면서 시위를 벌인 태극기 부대원들과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의 이름을 외치며 서부지법 청사를 때려 부셨던 청년들도 미치지 않았다.

 

그들은 단지 특이할 뿐이다. 신뢰할만한 여론조사 결과로 추정하면 대한민국 국민 넷 가운데 하나는 그들과 생각이 비슷하다. 국민의 25퍼센트를 미쳤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특이한가? 보통 수준의 사유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는 허구를 그들은 사실로 여긴다. 사실과 거짓을 섞어 꾸며낸 이야기를 진실이라고 받아들인다. 그런 이야기들을 조합해서 만든 가상현실과 실제상황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한다. 현실과 무관한 망상을 올바른 사상이라 확신한다. 그런 망상을 전파하는 자를 지도자로 모시면서 돈과 열정을 바친다.

 

이것은 미친 짓이 아니다. 사람은 대부분 어떤 형태로든, 많든 적든, 그와 비슷한 행위를 하면서 산다. 게다가 그들의 지도자는 제법 그럴듯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정치학 박사, 목사, 언론인 같은 타이틀을 달고 있으며, 유튜브 방송만 하는 게 아니라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에도 나온다. 그들이 공유하는 신념체계를 알면 비상계엄 선포에서 구속영장 발부까지 윤석열이 벌인 모든 일을 한 줄에 꿰듯 이해할 수 있다. 윤석열과 그들은 모두 같은 집단에 속해 있다. 그들 스스로는 ‘자유 우파’라고 하고, 관찰자인 나는 ‘망상(妄想) 공동체’로 간주하는 정치적 진영이다.

 

전광훈 목사가 유튜브 전광훈 TV에서 "광화문 광장에 1000만 명이 모여야 윤석열 대통령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2025.01.02. 전광훈TV 유튜브 갈무리

전광훈TV 등이 전파하는 ‘대한민국 멸망 시나리오’

 

자료가 많은데 아주 괜찮은 것 하나를 전광훈TV에서 얻었다. 1월 16일 업로드한 ‘광화문 천만 동원을 위한 5대 유튜브 특별 생방송’을 보다가 그 자료를 발견했다. 전광훈이 사회를 맡고 고성국, 이봉규, 신의한수 신혜식, 펜앤드마이크TV의 내가 알지 못하는 기자, 그렇게 다섯 명이 한 대담이었다.

 

유튜브 썸네일에 여러 격문이 걸려 있었다. ‘국민이여 일어나라 국가가 위험해졌다.’ ‘이재명에 속아 북한처럼 될 것인가?’ ‘걸을 수 있는 사람은 다 나오라!’ ‘2025년 1월 18일(토) 총궐기로 대한민국을 지킵시다.’ 전광훈TV는 라이브 방송을 할 때 매번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든 그 영상을 보여준다. ‘대한민국 멸망 시나리오’라는 제목을 붙이면 좋을 영상이다. 최근 극우 유튜브 방송들은 비슷한 영상을 수없이 송출했다.

 

굳이 시청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핵심 메시지를 아는 것으로 충분하다. 영상은 ‘브금’과 화면 특수효과 때문에 문자 텍스트보다 훨씬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굳이 볼 필요까지는 없다. 흑백 자료화면에 맥락을 허위로 조작한 문재인‧이재명의 발언과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말을 이어 붙여 마치 대한민국이 멸망 직전에 놓인 것 같은 망상을 전파하는 그 영상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 시위와 태극기 세력이 충돌한다. 촛불시위는 윤석열 탄핵, 주한미군 철수, 평화협정·종전협정, 연방제 통일을 외치고 태극기 세력은 문재인·이재명 구속, 한미동맹 강화, 주사파 척결, 자유 통일을 주장한다. 북한 간첩들이 경찰복과 군복으로 위장하고 빌딩에 올라가 촛불시위대를 저격한다. 이성을 잃은 촛불 시위대는 총을 빼앗아 경찰을 공격한다. 북한이 전국에 구축해둔 지하 조직이 좌익 성향 국민을 선동해 전국 동시 무장봉기를 일으키고 국내에 들어와 있는 중국인과 조선족 백만 명이 가세한다. 그들은 파출소와 무기고를 습격해 무장하고 내전을 일으킨다. 북한 특수부대가 걷잡을 수 없이 혼란해진 대한민국을 침략한다. 좌경화된 국민은 김정은을 환영해 연방제 통일을 이룬다. 1946년 대구 폭동에서 시작해 제주 4.3, 여순반란, 5.18광주로 이어진 북한의 공작을 완성하는 것이다. 김정은은 권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 자유 시민 천만 명을 학살한다. 천만 명은 보트 피플이 되어 일본으로 탈출한다. 이것은 소설이 아니라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되어 정권교체를 이루지 않았으면 벌써 일어났을 일이다. 일본 국회는 이런 사태를 예상하고 난민 대책을 논의했다. 대한민국 국민만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다.”

 

윤석열이 혼돈에 빠뜨린 ‘망상의 공동체’의 미디어 생태계

 

이것이 가상현실이 아니라 실제상황이라고 믿는 사람이라면 비상계엄을 선포해서라도 촛불 세력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1년 전 이재명 대표의 목을 찔렀던 김진성이 그런 사람이었다. 윤석열도 그런 사람이다. 언론의 펜으로 죽이지 못했고 김진성의 칼로 죽이지 못했으며 한동훈의 법으로도 죽이지 못했던 이재명과 민주당을 제거하려고 윤석열은 특전사와 HID의 무장 병력을 동원했다. 민주당이 부정선거로 다수의석을 차지한 국회를 해산하고 선관위를 장악하려고 했다. 칼을 뽑은 김에 한동훈과 일부 판사들까지 해치우려 했다. 윤석열과 똑같은 망상을 가진 사람들은 온오프라인에서 교신하고 협력하면서 스스로를 ‘자유 우파’라고 한다.

 

전광훈이 ‘자유 우파의 5대 유튜브’라고 한 고성국TV‧전광훈TV‧이봉규TV‧신의한수‧펜앤드마이크TV의 구독자는 최소 20만 최대 160만, 최근 업로드한 동영상의 첫 24시간 재생회수는 최소 10만 최대 100만 회 정도다. ‘대한민국 멸망 시나리오’라는 가상현실을 전파하는 미디어는 그밖에도 많다. 성창경TV나 배승희변호사 등 널리 알려진 유튜브 방송은 구독자가 백만이 넘으며 유명하지 않은 유튜브 방송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들이 ‘자유 우파라는 망상공동체’의 1선 공격수다. 2선에는 <뉴데일리> <데일리안> <스카이데일리> 같은 극우성향 인터넷 언론이 있다. ‘망상 공동체’의 바깥 경계 완충지대에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매일신문> <한국경제>를 비롯해 ‘레거시 언론’이라고 콧대를 세우는 보수 언론이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이 윤석열 정권을 세우고 지켰던 미디어 생태계다. 그런데 윤석열이 그 생태계를 혼돈에 빠뜨렸다. 극우 유튜버들은 윤석열의 내란을 공개 찬양하면서 후원금을 모으고 광고 수입을 불리는 데 혈안이 되었다. 극우 인터넷 언론은 여전히 후방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발 하나를 뺐다. 보수 언론은 ‘중립’과 ‘균형’을 내세워 내란세력과 야당 모두에게 동등한 발언권을 제공하면서 생존을 도모하는 중이다. 그들은 윤석열이 자기네 말을 듣지 않고 1선의 ‘수준 낮은 극우 유튜버’를 추종한 탓에 망했다고 본다. 윤석열의 자리에 다른 보수 정치인을 갈아 끼우기 위해 앞으로는 이재명을 흠집 내는 작업에 집중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한 19일 오전 서부지법 앞에 태극기가 버려져 있다. 2025.1.19. 연합뉴스

폭력으로 다른 생각 말살하려는 불관용도 관용 대상인가

 

다시 말한다. ‘자유 우파’는 ‘망상의 공동체’다. 그들은 미친 게 아니라 위험하다. 내 생각과 다르다고 배척하려는 게 아니다. 민주주의는 표현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보장한다. 표현의 자유는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터무니없다고 여기는 사상도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한다. 비록 소수라고 해도, 다수가 망상으로 간주하는 생각이라도, 무엇이든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관용의 땅에서만 꽃을 피울 수 있다.

 

그러나 무제한의 관용이 선은 아니다. 예외가 하나 있다. 불관용이다. 불관용은 관용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최악의 불관용은 물리적 폭력으로 이견 집단을 배제하고 말살하는 것이다. 윤석열은 바로 그 짓을 하려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군대의 무력으로 정치적 반대 진영을 제거하려 했다. 서부지법에서 폭동을 저지른 윤석열 지지자들의 행위도 똑같은 것이었다. 관용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자유 우파의 5대 유튜브’ 운영자들은 비상계엄을 찬양하고 윤석열의 내란에 동조했으며 공수처와 법원에 대한 공격을 선동했다.

 

그들의 행위에 대해 관용을 베풀어야 하는가? 그들의 말을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보호해 주어야 하는가? 이 질문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이렇게 긴 칼럼을 썼다. 나는 보호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아무도 폭력 행동을 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어야 하겠지만, 대통령이 불법으로 군대를 동원하고 추종자들이 폭력으로 법원을 짓밟는 상황에서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을 내란 선전 또는 내란 선동 혐의로 처벌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가 되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개의 댓글

회원로그인

댓글 내용입력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저들 모두들 내란 선전 또는 내란 선동 혐의로 단호하게 처벌해야 하며

서부지법 난동자들 모두 엄격한 법의 단죄를 받아야 한다.

 

많이 본 뉴스

1

윤석열 마침내 구속됐다…내란 사태, 새 국면으로

2

각종 여론조사 뜯어보니 '아스팔트 보수' 결집 최고조

3

서부지법 최악 폭동 사태…윤석열·석동현이 촉발 배후

4

계층으로 쪼개 차별 만들어내는 한국의 공교육

5

광장에 나온 시민들 "윤 구속이 전부 아냐…이제 시작"

민들레 광장

[유시민 칼럼] ‘자유우파’라는 이름의 ‘망상 공동체’

‘문명전환국가’ 대한민국이 온다

부정선거에 매달려도 ‘현타’의 시간은 온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윤석열 마침내 구속됐다…내란 사태, 새 국면으로

  • 법조

  • 입력 2025.01.19 03:45

  • 수정 2025.01.19 07:21

  • 댓글 0

공수처, 윤석열 강제구인 등 수사에 탄력 전망

구속 윤석열, 일시 체포에서 장기 투옥 처지로

구속적부심 청구할 듯…인용 가능성은 없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돼 첫날 조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2025.1.15 [공동취재] 연합뉴스

 

현직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차은경 판사는 전날 내란죄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후 8시간만인 19일 새벽 3시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청구한 윤석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차 판사는 윤석열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추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이 구속됨으로써 12.3 내란 사태는 이제 새로운 단계로 들어섰다. 앞서 체포적부심 기각에 이어 구속영장까지 발부되면서 공수처의 수사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된 반면, ‘불법 영장’ 등의 억지를 동원해 반발해온 윤석열 측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었다.

공수처는 구속 이전까지 윤석열의 조사 불응에 대해 현직 대통령 신분을 감안해 강제 구인까지 강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단 구속이 된 이상 이전보다 강경한 자세로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체포 상태의 피의자에 대해서는 강제 구인을 할 근거가 모호하지만 구속 피의자의 경우 2013년 대법원 판례에 따라 강제 구인하여 조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윤석열은 강제 구인 후에도 이전처럼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있다.

또 48시간의 일시적 체포 상태가 아니라 최소 20일간의 구속 수감이 시작됐고 이어 구속 기소까지 이어지면 장기간의 수감 생활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최소 무기징역 형이 선고된다. 이렇게 윤석열의 장기 투옥이 예정된 상황에 따라 정치적 지형도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직후 서울서부지법 앞에 모인 극우 지지자들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고, 일부는 서부지법 청사에 침입해 난동을 부렸다. 반면 구속 촉구 집회에서는 큰 환호성이 쏟아졌다.

공수처는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직후 “법과 절차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지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2025.1.19 [공동취재] 연합뉴스

 

구속 윤석열, 일시 체포에서 장기 투옥 처지로

윤석열은 ‘체포 피의자’에서 ‘구속 피의자’ 신분으로 바뀐다. 대우도 달라진다. 일단 정밀신체검사를 받고 수형자 번호가 달린 미결수용 수의를 입게 되며 ‘머그샷’도 찍게 된다. 또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서 일반 수용동으로 옮기게 된다.

구속기간은 기소 전 단계에서 최대 20일이다. 이는 체포 일자인 15일부터 기산되기 때문에 2월 3일까지다. 구속된 상태로 기소가 되면 1심에서 6개월, 2심에서 6개월간 구속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1심 재판이 6개월이 넘어가면 원칙적으로 석방되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는 원칙일 뿐 법원이 하기에 따라 이보다 훨씬 길어질 수 있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경우 확정 판결 이전에 총 1년 8개월, 602일이나 구속되어 있었다. 특히 계엄 포고문을 비롯한 윤석열의 유죄 증거들이 너무도 명확해 재판 기간을 길게 끄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날 구속 이후로 적어도 무기징역의 유죄 판결 가능성이 매우 큰 윤석열이 구치소 바깥 하늘을 볼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 대통령 전용 방탄차량에 탈 일도 다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구속영장실질심사 출석차 구치소를 나섰을 때도 경호처 차량이 아닌 법무부 호송 차량으로 이동했다.

앞서 윤석열은 18일 오후 2시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했다. 당초 윤석열 측은 전날 저녁만 해도 불법영장이라는 이유로 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이날 오전 변호인 접견 후 마음을 바꿔 출석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피의자가 출석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강제되지는 않는다. 윤석열과 변호인들은 서부지법이 관할 법원이 아니어서 ‘불법 영장’이라고 주장해왔지만 이날 서부지법에 출석함으로써 기존의 불법 운운하던 고집에서 스스로 크게 물러선 모양새가 됐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종료된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대통령측 윤갑근 변호사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5.1.18 [공동취재] 연합뉴스

 

구속적부심 청구 예상, 인용 가능성은 없어

한편 윤석열은 지난 17일 체포적부심을 청구한 데 이어 구속 이후 구속에 대한 적부심도 청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윤석열이 직접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또 윤석열은 이번에도 또다시 구속영장이 발부된 서울서부지법이 아닌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구속적부심은 구속된 직후 청구하기는 어렵다. 체포적부심과 구속적부심은 사실상 단 한번만 청구할 수 있고, 재차 청구할 경우 법원은 심문 없이 그냥 기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속적부심의 인용 요건은 당연히 구속영장 발부 요건과 같은 데다, 기존의 구속 사유(도주의 가능성이나 증거인멸 가능성)에 상당한 사정 변경이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용률이 구속영장 기각 가능성보다 훨씬 낮은 5~6%에 불과하다.

따라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구속 사유에 별다른 사정 변경이 없이 곧장 청구하는 경우 적부심이 열리더라도 판사가 별 고민 없이 기각할 가능성이 지배적일 수밖에 없다. 섣불리 청구했다가는 단 한번뿐인 석방 가능성의 기회를 허투루 날리게 되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20년 2월 구속됐던 전광훈 목사는 구속된 바로 다음날 곧바로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이틀 후 열린 구속적부심에서 기각 결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전 목사는 그 이후로도 네 차례나 더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는데, 법원은 매번 바로 다음 날에 심리 없이 기각 결정을 내렸다. 물론 법조계의 비웃음거리가 됐다.

그래서 통상 구속적부심은 계속 구속 여부에 중대한 사정 변경이 있었다고 주장할 수 있을 만큼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청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기소 전 구속기간 최대 20일 안에 구속 사유에 중대한 변경이 생길 가능성은 없다고 할 수 있다. 20일 사이에 이미 존재하는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어졌다고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윤석열은 법원의 영장이라는 헌법상의 법 집행 행위를 경호처라는 위력을 동원해 한 차례 막은 심각한 전력이 있다. 구속 시점에서도 중요하게 고려했을 테지만 구속적부심에서도 마찬가지다. 석방한 후 관저에 틀어박혀 또다시 경호처를 앞세워 재판 출석이나 재판 후 법정 구속을 거부할 가능성이 매우 큰데, 그 경우 모든 책임은 구속적부심에서 석방한 판사를 향할 수밖에 없다. 이미 전례가 있어서 뻔히 결과가 예상되는 데도 석방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구속적부심을 청구하면 구속 기간도 그만큼 늘어난다. 기소 전 구속 기간에 쫓기는 공수처와 기소를 맡을 검찰로서는 오히려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병역조차 경험하지 않은 윤석열로서는 난생 처음으로 자유를 제약받게 되는 것인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구속적부심을 청구할 수 있겠지만, 물에 가라앉는 몸뚱이를 지푸라기 위에 띄울 수는 없다.

 

 

관련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尹 지지 폭도들, 대한민국 사법부 공격…법원서 폭력 난동

경찰·공수처 수사관 폭행하고 차량 파손하고…무더기 체포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인근에 밀집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에 무단침입해 폭력을 행사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을 폭행하는 등 난동을 피워 무더기 체포됐다.

 

18일 오후 2시부터 시작한 윤 대통령 영장심사가 오후 6시 50분 종료된 가운데, 서울서부지법 인근에서는 영장심사가 시작하기 전부터 대규모로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거친 욕설과 함께 "윤 대통령 석방", "탄핵 무효", "빨갱이들을 XX라" 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격렬한 시위를 이어갔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출석한 가운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앞 마포대로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윤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장에 몰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펜스를 흔들며 경찰에게 욕설을 내뱉는 등 과격한 행동을 일삼았다. 경찰에게 폭력을 가한 이들도 있었고 경찰 버스에 올라가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아울러 이들은 마포대로를 무단 점거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가했다.

 

 

경찰은 이날 최대 3만6000여 명의 인원이 법원 인근에 밀집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오후 5시 24분경 첫 현행범이 체포됐다. 남성 한 명이 "빨갱이가 죽든 내가 죽든 끝장을 보겠다. 대통령님을 구속하려고 해 나라가 위기에 빠졌다"고 소리치며 서부지법에 무단 침입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마포경찰서는 이 남성 이후에도 22명의 22명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법원에 무단 침입해 건조물침입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사태는 이후 더 과격해져 걷잡을 수 없는 양상으로 돌입했다. 시위가 과격해지면서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들은 수백명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폭도로 돌변해 한국의 사법부를 정면 공격하는 충격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과거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대통령 당선자) 지지자들이 선거 결과에 불복해 입법부를 공격한 사건이 한국에서 재현된 셈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가운데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현판이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19일 새벽 윤 대통령 구속이 확정되자 새벽까지 집결해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기다리던 시위대는 더 거센 폭력을 행사했다.

 

극히 과격한 이들은 새벽 3시 20분경 청사에 창문을 깨고 무단 침입해 소화기를 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하며 난동을 부렸다. 이어 입구에 내려진 철문을 여러 명이 위력으로 뜯어내 수백명이 청사로 진입했다. 법원 집기 다수가 파손됐고 유리창 여러장이 깨졌다. 법원 외벽과 현판도 훼손됐다.

 

구속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판사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며 돌아다니는 이들도 있었다. 상당수 지지자들은 난동을 저지하는 경찰을 폭행하는 등 과격한 행위를 일삼았다.

 

시위대를 저지하는 경찰을 거칠게 폭행하는 이들도 많았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의 방패를 빼앗아 경찰을 폭행했다. 이 같은 장면은 극우 유튜버들을 통해 생중계됐다.

 

청사 내는 이들 난동꾼의 거친 행동과 욕설로 난장판이 됐다. 법원을 점거한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같은 행동을 "국민 저항권"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다.

 

사태가 과격해지면서 경찰은 오전 3시 40분경 시위자 진압을 시작해 법원 청사에 무단 침입한 이들을 청사 밖으로 밀어냈다. 다만 아직 현장 상황이 완전히 종료되지는 않았다. 경찰은 경고 방송을 계속하면서 시위대에게 자진 해산을 요구했다.

 

워낙 많은 이들이 불법적인 폭력 행사를 벌인 탓에 앞으로 체포되는 이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지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량을 공격한 10명도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공수처는 언론 공지를 통해 "공수처 검사 등 인원들이 탑승한 차량 두 대가 오후 8시쯤 서울서부지법 인근에서 시위대의 저지로 차량이 파손되고 공수처 인원들이 위협을 받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한 방해 행위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경찰에 "이 같은 행위에 대한 채증자료를 토대로 강력한 처벌을 요청"할 방침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관 한 명이 시위대들로부터 구타당해 옷이 찢어지는 사태가 벌어졌다고도 밝혔다.

이대희

독자 여러분의 제보는 소중합니다. eday@pressian.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미국은 내정간섭 즉각 중단하라!”…13개 팀의 열띤 공연, 124차 촛불문화제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5/01/18 [22:55]

 

윤석열을 체포한 기쁨을 안고 구속과 파면을 촉구하는 ‘파면 콘서트’가 헌법재판소 인근인 안국역 1번 출구에서 연인원 2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 이인선 기자

촛불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24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가 18일 오후 7시 촛불 예술인이 총출동해 성대히 진행됐다.

 

이날 많은 참가자가 태극기와 ‘자주독립’ 문구가 적힌 깃발을 흔들었다.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극우내란세력이 더럽힌 태극기를 되찾고 ‘태극기부대’를 ‘성조기부대’로 부르자고 제안하며 구호를 외쳤다.

 

“윤석열을 파면하고 구속하라!”

“특급범죄자 김건희를 즉각 구속하라!”

“내란정범 국힘당을 해산하라!”

 

콘서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12.3내란에 관한 미국의 책임을 묻는 내용의 기획 영상 「쿠데타와 미국」을 시청했다.

 

또 공연 중간에 배우 류성 씨가 격문을 낭독했다. (아래에 격문 전문)

 

▲ 격문을 낭독하는 배우 류성 씨. © 이인선 기자

류 씨는 “그만하라. 끝없는 내정간섭, 끝없는 훈수와 악담들 /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부정부패한 독재자들만 이식해 온 그 역사를”이라고 명령하며 “대통령실을 도청하고 안보실에는 충복을 심어 두고 내란의 음모와 군대의 이동까지 그 모든 것을 다 들여다보고 있던 너희 미국의 계산을 우리는 너희보다 더 투명하게 읽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는 우리 국민이다. 우리는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그 어떤 것도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미국은 한덕수, 최상목 지지 철회하라!”, “미국은 내정간섭 즉각 중단하라!”라고 외쳤다.

 

이날 콘서트에는 무려 13팀이 출연해 밤 10시까지 공연했으며 참가자들은 노래가 나올 때마다 응원봉을 흔들고 흥겹게 따라 부르며 크게 호응하였다.

 

▲ 촛불합창단이 「그날이 오면」, 「내 나라 내 겨레」를 불렀다. © 이인선 기자

 

▲ ‘김미화와 호세윤밴드’가 「Come together」, 「키세스! 키세스! 키세스!」(「Quizas, quizas, quizas」 개사곡」), 「We will rock you」를 개사해 불렀다. © 이인선 기자

 

▲ 가수 성국 씨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질풍가도」, 「촛불행동 그대에게」(「그대에게」 개사곡)를 불렀다. © 이인선 기자

 

▲ 밴드 타카피가 「해뜰날」, 「아파트」, 「한국을 빚낸 18인의 친일파」, 「살아야겠다」를 불렀다. © 이인선 기자

 

▲ 가수 최도은 씨가 「불나비」, 「파면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 이인선 기자

 

▲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노래단 ‘빛나는청춘’이 「다시 만난 세계」, 「김건희 특검가」, 「불꽃이 되어」를 불렀다. © 이인선 기자

 

▲ 노래그룹 ‘노래로 물들다’가 「외쳐봐」, 「세상에 지지 말아요」,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불렀다. © 이인선 기자

 

▲ 김찬영 청년촛불행동 회원이 「Don’t Cry」, 「파면으로 떠나는 여행」(「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개사곡)을 불렀다. © 이인선 기자

 

▲ 시민 김수근 씨가 「발라버려」(「몬스터」 개사곡)를 불렀다. © 이인선 기자

 

▲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남양위원회 노래패 작은노래가 「누가 죄인인가」, 「사노라면」을 불렀다. © 이인선 기자

 

▲ 극단 경험과상상이 「벨라 차오」, 「바위처럼」,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를 불렀다. © 이인선 기자

 

▲ 가수 백자 씨가 「촛불찬가」, 「가자 통일로」, 「파면이 답이다」, 「촛불 함께」(「님과 함께」 개사곡)를 불렀다. (기타리스트 신희준) © 이인선 기자

 

▲ ‘백금렬과 촛불밴드’가 「뱃놀이」, 「아리랑」을 불렀다.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가수 백자 씨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대학생들.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격문] 우리나라는 우리의 것, 미국의 내정간섭 끊어내자!

아메리카여, 너희는

이런 국민을 본 일이 있는가?

수류탄이 그득한 트럭이 도로를 질주하고

검은 헬기가 하늘을 가르고 무장한 군인들을 쏟아놓을 때

헐레벌떡 달려 나가 장갑차와 총구를 막던 사람들을 보았는가?

국회로 국회로 밀려들던 사람들을 보았는가?

누군들 그 밤에 죽음을 생각하지 않았겠는가?

찬 바람 몰아치는 여의도에서 저마다 가슴으로

유서를 써 내리지 않았겠는가.

우리에게 계엄은 그런 것이다.

죽음을 무릅쓰고 막아야 하는 것.

 

아메리카 너희들처럼

아무나 죽이자고 저지르는 총기난사가 아니다.

분노조절에 실패해 저지르는 폭동이나 일시적인 반항이 아니다,

우리의 항쟁은 내 나라를 살리기 위해

죽음을 불사하는 것이다.

엄동설한에 맨몸으로 추위를 견디는 것이다.

그럼에도 노래하고 춤추며 소리 높이 웃는 것이다

아메리카여, 너희는

이런 국민을 본 일이 있는가?

너희가 그토록 공들여 세운 윤석열 김건희

그들의 아메리칸 파이 광대짓을 비웃으면서

기립박수로 오냐오냐 두둔하며 이용하던 그 탐욕을

훤히 꿰뚫어 보고 용납하지 않은 대한민국의 양심.

너희는 이런 국민을 억누를 수 있다고 믿는가?

 

그만하라.

끝없는 내정간섭, 끝없는 훈수와 악담들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부정부패한 독재자들만 이식해 온 그 역사를

우리는 이미 교훈으로 새기고 있다.

반민특위를 짓밟고 등용한 친일파의 뒷배가 미국이었다.

이승만의 여생을 돌봐준 것이 미국이었고

박정희의 쿠데타를 사주한 것이 미국이었다.

80년 광주 전두환의 학살을 승인한 것도 미국이었으며

내란수괴 윤석열을 만든 것이 바로 너희 미국이 아니냐?

대통령실을 도청하고 안보실에는 충복을 심어 두고

내란의 음모와 군대의 이동까지 그 모든 것을

다 들여다보고 있던 너희 미국의 계산을

우리는 너희보다 더 투명하게 읽고 있다.

 

그러니 가만히 있어라

아무도

승승장구하는 국민,

탄핵으로 체포로 파면으로

따박따박 이겨나가는 우리를 막을 수 없다.

개목걸이와 상장을 주며 윤석열을 지지했느냐?

그러나 우리는 그를 파면한다.

내란공범 한덕수 최상목을 신뢰한다 했느냐?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믿지 않는다

외환죄는 건드리지 말라는 압력이냐?

그러나 내란과 외환은 한 몸이다.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헛된 욕망 버리고 가만히 있으라.

또 다른 윤석열을 찾느라 동동거리지 말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최고 권력자는 우리 국민이다.

우리는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그 어떤 것도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한덕수, 최상목 지지 철회하라!”

“미국은 내정간섭 즉각 중단하라!”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윤 대통령, 현직 최초로 구속... 강직한 검사에서 가장 몰락한 대통령으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나온 윤 대통령 탑승 호송차가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결국 감옥에 갇힌다. 전직 대통령들은 이미 네 차례나 구속된 사례가 있지만, 현직 대통령이 '내란우두머리'로 구속된 일은 대한민국 헌정사 처음이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차은경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2시 50분경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12.3 내란사태가 발생한 지 47일 만이다.

서울구치소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서 결과를 기다렸던 윤 대통령은 이제 미결수 신분으로 수용동에 옮겨진다. 수형복도 입어야 한다. 또 앞으로 최장 18일 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친정' 검찰에서 각각 조사를 받은 뒤 '피고인 윤석열'로 재판에 넘겨질 예정이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던 그 검사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 '상부보고' 논란으로 업무에서 배제된 윤석열 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이 2013년 10월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참철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등 검찰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국정원 직원의 압수수색과 체포 과정에 대해 설명한 뒤 제자리로 향하고 있다. ⓒ 유성호

윤 대통령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사건 수사팀장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사건은 수사 단계부터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이 혼외자 의혹으로 물러나는 등 순탄치 않았다. 그럼에도 수사팀은 버텼고, 윤 대통령은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정원 직원 긴급체포를 강행, 공소장 변경까지 마친 뒤 보직해임됐다. 그해 10월 21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그는 "위법한 지휘·감독은 따를 필요 없다"며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 '윗선 지시 거부' 윤석열 팀장 보직 해임 https://omn.kr/4osr

- 윤석열, 댓글수사 '장관 압력' 주장 https://omn.kr/4ps9

이때까지 '특수통'으로 굵직굵직한 사건을 맡으며 꽃길을 걷던 윤 대통령은 좌천에 좌천을 거듭했다. 하지만 2016년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으로 합류하며 다시 기회를 잡은 그는 고검 검사에서 곧바로 검사장으로 승진, 검찰의 핵심 보직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그치지 않고 고검장급이 맡던 검찰총장 후보로 윤 대통령을 전격 발탁한다. 수사 외압 의혹, 처가 논란 등이 청문회에서 불거졌지만 여권은 그를 엄호했다.

- 문재인 대통령,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 임명 https://omn.kr/nca2

- 고검장 안 거치고 총장 직행... 윤석열 "무거운 책임감" https://omn.kr/1jqqa

'부패완판' 외치며 정치 입문… 모든 것이 달라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9년 10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법사위 국정감사를 앞두고 회의장 앞에서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를 총괄지휘하는 한동훈 검찰 반부패강력부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이희훈

2019년 8월, 조국사태가 터지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윤 대통령도 확실하게 변모했다. 검찰 수사는 조국을 넘어 청와대 담벼락까지 타올랐고, 문 대통령은 고심 끝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임명했다. 이후 '추윤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민주당과 검찰의 대립은 더욱 격화했다. 후임으로 '동기' 박범계 장관이 와도 상황은 변함없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3월 4일 결국 검찰총장에서 물러난다. 표면적 이유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은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었다.

- 추미애 2번째 수사지휘 "라임 사건, 윤석열 관련성 배제 못해" https://omn.kr/1ps7g

- '정치인 윤석열' 암시한 사퇴의 변 "자유민주주의 수호 위해 최선" https://omn.kr/1saig

석 달 후 윤 대통령은 "무너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며 대통령 후보로 나섰고, 2022년 3월 9일 제20대 대선에서 승리한다. 0.73%p, 24만 7077표라는 역대 최소 득표 차 '신승'이었다. 한국갤럽 대통령 직무수행평가 역시 취임 첫 해 1분기에 '긍정 50%'를 기록한 뒤로 줄곧 하락, 30%대를 넘지 못하다 내란 사태 직후인 12월 2주차(12월 10~12일) 조사에선 역대 최저치인 11%를 찍었다.

- 윤석열 출마선언 "정권교체 확실하게 해내겠다" https://omn.kr/1u7go

'책임'보다는 '남 탓'만... 2024년 12월 3일이 정점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2월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녹화를 마친 뒤 박장범 KBS 앵커에게 집무실 책상에 놓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선물인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명패를 소개하고 있다. ⓒ 대통령실

인기 없는 대통령이 찾은 돌파구는 '거대 야당과 전임 정권 탓'이었다. 급기야 2023년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고 말했다. 2024년 총선 참패 후 마지못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가졌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같은 해 광복절에도 비판세력을 "반자유세력, 검은 선동세력"이라고 표현했다.

- 윤 대통령 "공산전체주의 세력, 늘 민주·인권·진보로 위장" https://omn.kr/257gp

- 반쪽이 된 광복절에 윤 대통령은 '통일'을 외쳤다 https://omn.kr/29t8t

민주당의 거친 대응도 문제였지만,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선물이 무색할 정도로 윤 대통령은 반대자들을 포용하지 않았다. 이례적으로 국회 개원식과 시정연설에 불참한 이유 또한 야당 탓을 댔다.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명태균씨 녹취록 논란과 김건희 여사의 각종 문제를 해명하긴커녕 '사과하라니까 사과는 한다'식으로 대응했다. 국민을 헤아리기보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일만 반복했다. 12. 3 내란사태는 그 정점이었다.

- 빈 말 된 대통령 '끝장토론'...사과 이유 묻자 엉뚱 답변 https://omn.kr/2avu1

-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국회 통과... 3시간도 못간 '한밤의 쿠데타' https://omn.kr/2b8iy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2024년 12월 3일 서울역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비상계엄 선포 요건을 단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라는 계엄의 전제 조건은 당시 상황에 전혀 들어맞지 않았다. 사전 절차인 국무회의는 정족수를 채우자 5분 만에 끝나버리는 등 제대로 열리지 않았고, '계엄 선포 후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한다'는 헌법 조항도 지켜지지 않았다. 반면 헌법과 법률 어디에도 없는 '국회 활동금지'가 담긴 포고령이 선포됐다.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막고자 군까지 동원됐다.

시민들이 국회로 달려가고, 의원들이 담을 넘은 끝에 가까스로 친위쿠데타를 막았지만 윤 대통령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현직 대통령마저 빠져나갈 수 없는 내란죄 혐의를 적용받으면서도 공수처의 수사권을 문제삼아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영장 관할 법원부터 기재 문구까지 따져가며 법 집행을 무시했다. 심지어 체포되기 직전에도 끝까지 '자진출석' 모양새를 취하고자 협상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수처는 "체포영장을 집행하러 간 것"이라며 마침내 집행을 완료했다.

끝까지 '법기술' 구사... '현직 대통령 최초로 구속'만 남겨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을 둘러싸고 “불법 체포 기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윤 대통령은 체포 후에도 '공수처 수사는 불법'이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했으나 '이유가 없다'며 기각, 공수처의 수사권과 서울서부지법의 영장 관할권을 인정했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가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18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는 직접 출석, 총 45분 간 비상계엄 선포는 정당하고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열변을 토로했다. 이 기간 내내 대국민 메시지를 내며 지지자 결집을 시도하기도 했다.

- 윤석열, 계속 거짓말 "불법 수사, 인정 안해" https://omn.kr/2bvd5

- 구치소 돌아온 윤석열, 지지자들 "돌격 앞으로!" https://omn.kr/2bwsy

"계엄 선포와 관련하여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12월 7일 대국민 담화)",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서겠다(12월 12일 대국민 담화)"던 약속은 단 한 차례도 지켜지지 않은 채 윤 대통령은 영어(囹圄)의 몸이 됐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몰락한 현직 대통령이 됐다. 내란우두머리에게는 사형 아니면 무기징역, 무기금고라는 무거운 형벌만이 기다리고 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윤석열#내란#구속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새로운 길' 가는 북한... 한반도 우발적 전쟁을 막을 방법

[정욱식의 진짜안보] 윤석열 이후 한국의 선택, 비핵화 내려놓고 비핵지대 공론화해야

25.01.17 16:53최종 업데이트 25.01.17 16:53

제 의견을 피력할 때에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혹은 '조선'으로 표현하고자 합니다. 조선에 대한 인식은 달라도 많은 사람들은 대화와 평화의 필요성을 말합니다. 대화는 말 그대로 상대와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인데, 상대가 반감부터 갖게 되는 표현은 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무너진 남북관계와 위기에 처한 한반도 평화를 재설계하기 위해서는 적대성의 완화와 대화 재개가 필수적입니다. 서로 '제 이름 부르기'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구합니다.[기자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한 피트 헤그세스가 지난 14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는 모습.AP/연합뉴스

'한반도 정세의 판이 바뀌고 있다.' 미국 현지 시각으로 1월 14-15일에 걸쳐 진행된 2기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고위직 지명자들의 인사 청문회 보도를 보면서 더욱 강하게 든 생각이다. 청문회 내용을 상세히 보도한 <연합뉴스>의 지적처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 등 외교안보 분야 3인방 중 누구도 '한반도 비핵화'를 2기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할 정책 목표로 거론하지 않았다.

심지어 헤그세스는 조선(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칭했다. 곧 취임할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도 대선 기간 내내 비핵화는 입에 올리지 않고 "핵보유국 지도자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2기 트럼프 행정부가 비핵화를 포기할 것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지만, 긴장 완화와 군비통제 쪽으로 방점이 찍힐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루비오는 "우리가 남북한, 어쩌면 일본, 그리고 궁극적으로 미국을 포함하는 우발적 전쟁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동북아에서 전쟁 예방을 위한 긴장 완화가 대북정책의 핵심 기조가 될 것임을 예고해 주는 대목이다.

동시에 그는 "다른 나라들이 각자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구하도록 자극하지 않으면서 위기를 막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라고 자문한 뒤 "이것이 우리가 찾는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의 자체 핵무장론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면서 이들 나라의 핵무장론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북핵 군비통제를 추구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비핵화를 앞세운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 조선의 핵 능력이 비약적으로 강해졌고 이것이 한국의 독자 핵무장론을 강화시킨 상황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청문회에서 나온 루비오의 발언 가운데 주목할 점은 또 있다. "어떤 제재도 북핵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막지 못했고 핵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것도 못 막았다"라며 대북 제재의 한계를 명확히 짚은 것이다. 이는 민주당 상원의원인 브라이언 샤츠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는데, 샤츠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라고 했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환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CVID에 근거해 제재 위주의 대북정책을 추구했던 것에 대해 비판적 인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판은 바뀌고 있는데

지난 2024년 9월 23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남측 대성동 마을 태극기와 북측 기정동 마을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연합뉴스

기실 판은 이미 바뀌고 있었다. 비핵화도 협상 의제로 삼으면서 대미 관계 정상화를 최대 목표로 삼았던 조선은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2019년이 지나면서 기존의 목표를 접고 '안보는 핵으로, 경제는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으로, 외교는 중국·러시아 중심으로 삼겠다'는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다. 중국은 조선의 핵무장을 사실상 묵인해 왔고, 러시아는 북핵을 사실상 인정했다.

심지어 일본조차도 조선과의 정상회담을 타진하면서 비핵화 요구 수위를 크게 낮춰왔다. 이 와중에 돌아온 트럼프 진영은 물론이고, 의회에서도 비핵화를 '죽은 단어'처럼 취급하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지난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발표한 정강정책에서 '비핵화'를 포함시키지 않은 것에서도 이러한 기류를 읽을 수 있다. 미국 내 여러 싱크탱크와 전문가들도 비핵화보다는 군비통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이러한 상황 전개는 '윤석열 이후 한국'의 선택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확정되어 조기 대선이 실시될 경우, 차기 정부의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과거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비핵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입구'나 '중간 단계'에 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비핵화 달성은 물론이고 협상조차도 불가능해진 현실과 너무나도 동떨어진 것이다. 특히 '선 비핵화' 노선을 고수할수록 북미대화 국면에서 소외될 공산도 커진다.

둘째는 비핵화를 장기적이고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히면서 이를 '출구' 쪽에 두고는 우선은 긴장완화와 군비통제에 방점을 찍는 것이다. 2기 트럼프도 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여러 전문가들도 이러한 주문을 하고 있는 만큼, 차기 정부가 이런 방향으로 움직일 공산은 크다. 다만 이러한 입장은 비핵화는 끝났다는 조선의 입장과 여전히 거리가 멀어 비핵화라는 종착지에 도달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또 조선의 핵무장을 사실상 용인하는 것이라는 반발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끝으로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접근을 도모하는 것이다. 30년째 실패를 반복해 온 비핵화 대신에 비핵무기지대(비핵지대)를 핵 문제 해법으로 삼는 것이 그 골자에 해당된다. 나는 이 선택이 여러모로 유의미하다고 본다.

우선 한반도 비핵화에는 '합의된 정의'가 없었고 이것이 협상에 실패한 핵심적인 요인이었던 반면에, 비핵지대에는 명확한 정의가 있다. 해당 지역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공식 핵보유국들이 해당 지역의 국가에 대해 핵무기 사용 및 사용 위협을 하지 않으며, 핵무기를 배치하지 않겠다고 국제법적으로 약속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비핵지대는 비핵화 불가론을 외치고 있는 조선에 생각해볼 여지를 줄 수 있다. 조선이 과거에 주창했던 '조선반도 비핵화'와 친화력이 있기 때문이다. 제재를 앞세운 '압박을 통한 비핵화'가 실패한 만큼, '공감을 통한 비핵지대'를 도모해야 할 때라는 뜻이다.

물론 한반도 핵문제 해법의 방식으로 비핵지대를 추구한다고 해서 이것이 실현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또 하나의 새로운 접근이 요구된다. 지금까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이었다면, 앞으로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통한 비핵지대 실현'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이자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 쓴 책으로는 <청소년에게 전하는 기후위기와 신냉전 이야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북한이 온다> 등이 있다.

#트럼프 #비핵화 #비핵지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윤석열 구속영장 청구…발부 안 될 가능성 '제로'

  • 법조

  • 입력 2025.01.17 22:30

  • 수정 2025.01.17 22:55

  • 댓글 0

‘판사가 구속영장 발부 않을 도리가 없다’

국힘, 체포적부심 기각 후 ‘불법’ 언급 회피

권성동 ‘도주 우려 없다’? ‘도주 우려 100%’

관전 포인트는 단지 ‘얼마나 빨리 발부되느냐’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이뤄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17일 오후 5시 40분 경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는 15일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된 후 이틀만으로, 전날 밤 윤석열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에 대한 기각 결정이 내려지고 연이어 이뤄졌다. 영장실질심사는 18일 오후 2시에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리며, 차은경 부장판사가 맡는다. 따라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18일 늦은 밤이나 19일 새벽 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예상되는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주차장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2025.1.17. 연합뉴스.

 

공수처가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강력 반발해온 서울서부지법에 또다시 영장을 청구한 것은 당초의 방침이기도 했지만, 전날 윤석열이 청구했던 체포적부심이 기각된 결과도 큰 힘이 됐다. 서울서부지법 영장이 불법이라는 윤석열 등의 논리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공수처의 이번 윤석열 구속영장 청구에는 경찰과 검찰의 적극적 협조도 큰 힘이 됐다고 알려졌다. 경찰 국수본과 검찰 특수본은 핵심 피의자에 대한 신문조서 등 관련 수사서류들을 충분히 제공해줌으로써 영장청구서에 반영됐다. 그 결과 공수처가 서부지법에 제출한 영장청구서 등의 서류는 총 150여쪽에 이른다.

‘구속영장 발부 않을 도리가 없다’

윤석열은 지금까지 시종일관 수사에 철저한 비협조 태도로 일관했다. 지난해 12월 검찰 소환 통보에 두 차례 불응, 공수처 소환 통보에 세 차례 불응했으며, 12월 31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후 지난 3일에 영장 집행도 경호처 경호관들을 앞세워 동원해 불응했다.

이후 2차 시도에서 체포되기 전까지도 소총을 소지하고 다니라고 하거나 칼이라도 동원하라는 등 경호관들을 사병처럼 부리며 법 집행을 철저히 막아왔다. 체포된 후로도 윤석열은 지난 이틀 동안에도 수사에 진술거부권 행사는 물론이고 구치소에서 버티며 조사 참석조차 거부해왔다.

심지어 윤석열은 18일 구속영장실질심사에도 불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실질심사 불출석은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이미 소환 불응, 체포 불응, 위력 행사, 조사 불응까지 행한 데 이어 다시 불출석까지 한다면 앞으로도 수사와 재판에 불응할 가능성을 극한으로 높다고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철저한 수사 비협조, 법 집행 위력 차단 행위들이 고스란히 구속영장 발부의 핵심적 사유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을 경우 다시 공관에서 경호관들을 앞세워 법 집행을 거부할 가능성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사법부 법관들도 포함하여 전 국민이 2주간이나 가슴 졸이며 윤석열의 위력 행사를 목도했고 그 과정에서 사상자가 생기지 않기만을 바랬다.

아울러, 통상적으로 구속영장 발부 결정 과정에서는 혐의의 중대성도 도주 우려의 주요 요소로 본다. 윤석열에게 제기된 혐의는 내란죄, 그중에서도 우두머리 혐의다. 대한민국 형법이 규정한 다른 어떤 혐의보다도 압도적으로 중한데다, 이미 드러난 증거와 혐의사실들만도 내란죄 우두머리 혐의를 입증하는 데에 충분하고도 남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윤석열은 내란죄의 가장 핵심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인 포고문 내용에 대해서도 어처구니 없는 변명을 내놓으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국회 활동을 금한다는 포고문 내용은 김용현이 잘못 베낀 것일 뿐 자신은 그 내용을 제대로 못봤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역시 담당 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될 수밖에 없는 주요 사유가 될 전망이다.

심지어 윤석열은 ‘재범 위험성’까지도 높다. 검찰의 김용현 공소장에 따르면 윤석열은 국회의 계엄해제 결의 이후에도 3시간 이상 시간을 끌면서 이진우 수방사령관에게 "계엄이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2번, 3번 계엄령을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하라"라고 지시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불구속이 될 경우 개인적으로 최악의 위기에 몰린 윤석열이 어떤 수를 써서라도 다시 계엄을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담당 법관의 성향과 무관하게 윤석열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아니 발부하지 않으려 해도 발부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수준이다.

더욱이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청구됐던 체포적부심이 불과 4시간만에 기각됨으로써 이번 영장 심사를 맡게 된 차 부장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받을 부담도 크게 줄어들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7일 서울서부지법에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오후 공수처 수사관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자료를 가지고 들어가고 있다. 2025.1.17 연합뉴스.

 

국힘, 체포적부심 기각 후 ‘불법’ 언급 회피

서부지법의 체포영장은 불법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던 국민의힘은 전날 밤 체포적부심이 기각된 후로 관련 공식 입장을 회피하거나 수위를 크게 낮추고 있다.

17일 오전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전히 공수처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반복하면서도, 슬그머니 ‘불법’ 대신 ‘위법’이라며 반발 수위를 낮췄다. 바로 전날만 해도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구속영장을 서부지법에 청구하면 불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형법에서 ‘위법’은 법을 위반했다는 사실만을 가리키는 반면 ‘불법’은 위법 중에서도 형법상 금지된 위법 행위를 가리킨다. 다시 말해 박 부대표가 ‘불법’이 아닌 ‘위법’이라고 말을 바꾼 것은 적어도 처벌을 주장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실제 박 부대표는 이 주장에 이어 공수처장에게 ‘사퇴하라’는 정치적 요구만 덧붙였을 뿐이다. 앞서 국힘이 체포영장이 불법이라고 주장할 당시에는 ‘판사 탄핵’, ‘대통령 체포는 범죄’라는 주장을 지겹도록 반복했었다.

이 원내대책회의 직후 박수민 원내대변인의 입장에서는 더욱 수위가 내려갔다. 박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체포적부심 기각에 대해 “특별한 입장이 없다”라며 입장 밝히기를 회피하고는 “대통령 체포에 대한 불법, 반헌법적 부분은 이미 말했다”라며 “소송 과정에 대한 개별적이고 세밀한 대응은 저희 역할이 아니다”라며 발을 뺐다.

'불법' 주장은 체포적부심 기각 전인 전날까지 이미 말했다면서도 더 이상 불법을 운운하는 것에 난처함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당의 이런 입장 변화로 인해 서울서부지법과 공수처가 받는 부담도 전날까지보다 크게 줄어들게 됐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MBC 뉴스 영상 캡처.

 

‘도주 우려 없다’? 위력 체포 거부, ‘도주 우려 100%’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현직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면서도 역시나 ‘불법’이나 ‘위법’ 주장은 입 밖으로 꺼내지도 못했다. 이 역시 서울중앙지법에 청구됐던 체포적부심이 단칼에 기각된 효과다.

한편 권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도주우려나 증거인멸 우려가 전혀 없다’며 구속영장이 발부돼선 안된다는 나름의 주장을 늘어놨지만, 이는 명백하게 거짓이다.

구속영장 발부 사유인 ‘도주 우려’는 정확하게는 사전적 의미의 ‘도주’를 우려하는 것이 아니다. 구속영장 발부 사유로서의 ‘도주 우려’란, 법원이 피고인의 재판 참석을 강제할 수 있느냐, 그리고 재판 종료 후 형벌 집행을 할 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따지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윤석열이 사전적 의미의 ‘도주’를 하지 않더라도 구속영장 발부 사유로서의 도주 우려는 100%라고 할 수 있다. 윤석열은 경호처라는 위력을 동원해 영장 집행을 한 차례 막아낸 바 있고 체포 후에도 수사에 불응하고 있는 행태는 법원에게 기소 후에도 ‘재판에 불참할 우려’를 더 이상 높을 수가 없을 정도로 최대치로 올렸다.

따라서 ‘도주 우려’가 다른 어떤 사건 전례보다도 높은 최악의 피고인이 바로 윤석열이다. 윤석열이 스스로 행했던 행태가 바로 당연히 구속해야 하는 사유인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재판 참석을 거부하거나 선고 후 법정 구속을 거부하고 관저에서 다시 경호관들을 내세워 집행을 거부할 가능성이 단순히 ‘있다’ 정도가 아니라 ‘지배적’이고 ‘당연히 예상되는 행태’인 것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1차 시도한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내에서 경찰 병력과 공수처 수사관 등이 내려오고 있다. 2025.1.3 연합뉴스.

 

관전 포인트는 단지 ‘얼마나 빨리 발부되느냐’

이런 상황에서, 만에 하나라도 영장판사가 구속영장을 기각한다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될 윤석열이 멋대로 재판 참석을 거부하거나 형 집행마저 거부할 경우 그 결과는 고스란히 영장판사의 책임이 된다.

 

관련기사

 

고분고분하던 피의자의 예상치 못한 돌발 행태라면 몰라도 윤석열은 이미 전국민이 보는 앞에서 동일한 불응 행태를 이미 수없이 보여준 상황이라, 판사가 법 집행을 무책임하게 방기했다는 엄중한 책임을 조금도 피할 길이 없게 된다.

따라서 이번 구속영장 청구 절차의 관심사는 발부될 것이냐의 여부가 아니다. 단지 얼마나 빨리 발부되냐 정도만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법 집행을 우습게 여기며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에 크나큰 생채기를 내어버린 내란 피의자 윤석열에 대한 구속영장은, 과감하게 전례 없이 빠르게 발부하는 것만이 윤석열의 ‘사법 도전 의지’를 꺾고 법치주의 회복을 모색할 수 있는 길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내란특검법, '외환 혐의' 빼고 野 주도 본회의 통과…국민의힘 반대·항의

여야 협상 끝내 결렬…민주당, 국민의힘 주장 일부 수용한 수정안 처리

국회가 17일 기존의 야6당 발의 '내란특검법'에서 '외환 유도 사건' 등을 수사범위에서 삭제한 내란특검법 수정안을 의결했다. 내란특검법을 둘러싼 여야의 협상은 결렬됐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의 요구대로 '외환 및 내란 선전선동 혐의'를 수사 대상에서 뺀 수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올려 처리했다.

 

국회는 이날 밤 11시 20분쯤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수정안'(내란특검법)을 재석 274명 중 찬성 188명, 반대 86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에선 안철수 의원만 찬성표를 던졌다.

 

내란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내란혐의 수사를 목적으로 한다. 이날 통과된 특검법은 야6당이 낸 원안에 국민의힘의 요구를 일부 반영한 수정안으로, 수사 대상이 기존 11개에서 6개로 대폭 축소됐다.

이에 따라 특검의 수사대상은 △비상계엄 당시 군경의 국회 장악 시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시도 △정치인 등 체포·구금 시도 △관련해 실탄 동원 및 유형력 행사 통한 물적 피해 △비상계엄 관련 중요 임무 종사 및 사전모의 △수사과정에서의 인지 사건으로 한정됐다.

 

수사팀 규모와 수사기간도 여당의 요구를 반영해 축소했다. 파견검사 숫자를 원안 30명에서 25명으로 줄였고 파견수사관 숫자도 60명에서 50명으로 줄였다. 수사 기간 역시 최장 130일에서 100일로 줄였다. 압수수색 특례조항에 대해서도 대법원의 요구를 받아들여 수사와 무관한 자료는 즉시 반환하고 폐기하도록 했다.

 

 

특검 추천권은 원안대로 제3자인 대법원장이 행사하도록 했다. 대법원장이 2인의 후보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는 것이다. 앞서 국회 재표결에서 폐기된 첫 번째 내란특검법의 경우 특검 후보 추천권을 야당이 행사한 바 있다.

 

앞서 민주당 등 야 6당은 지난달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내란 특검법을 발의해 통과시켰으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며 재표결 끝에 자동 폐기됐다. 이에 야당은 국민의힘의 요구를 담아 수정안을 발의한 것으로 보인다. 최 권한대행이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재표결 상황에서 이탈표를 의식한 것이다.

 

▲우원식 국회의장 및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 및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국민의힘 권성동,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이날 밤 8시 30분까지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여러 차례 회동을 가졌으나 끝내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특검법에서 수사 대상을 야당 안의 11개에서 5개로 대폭 축소한 안을 발의했다. 야당안에 포함된 외환죄, 내란 선전·선동 혐의 등을 삭제했고 수사 기간도 야당 안에 비해 최장 150일에서 110일로 줄였다. 수사 인원은 155명에서 58명으로 축소했고, 피의사실 공표를 막기 위해 언론브리핑 규정도 뺐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우리는 협상하기 위해 우리 자체 법안을 만든 게 아니라 야당의 특검법에서 위헌·독소 조항을 빼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럼 그대로 받아야지 무슨 주고받기식으로 흥정하듯이 하냐, 시장에서 무슨 참욋값 깎고 뭐 더 달라는 식으로 하냐. 그래서 ‘그렇게 되면 우리는 이건 할 수가 없다’ 해서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당초 '고육지책'으로 낸 법안이기에 협상할 의지가 없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 직후 "민주당은 수사 범위와 대상에 대해 국민의힘이 요구했던 사항을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어떤 것도 합의하지 않겠다고 해서 현재는 결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의 주장을 수용해 수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주장한 것을 수용하겠다고 말씀드린다"며 "특검을 마냥 미룰 수 없다는 게 민주당의 중대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상 국민의힘 주장을 전폭 수용한 수정안으로서 합의안 수준"이라고 밝혔다.

 

수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위헌 특검법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정부에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미국, ‘윤석열 내란특검’ 방해‥뭐가 찔려서?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01/18 01:15
  • 수정일
    2025/01/18 01:1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5.01.17 22:19
  •  
  •  댓글 0
 
 
ⓒ뉴시스
ⓒ뉴시스

미국이 대한민국 국회가 추진 중인 ‘윤석열 내란특검법’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미국 국영방송 VOA는 워싱턴 전문가들의 주장을 인용해 “야당의 특검법안에 대북전단 살포, 확성기 가동, 우크라이나 파병 등이 포함된 것”을 지적하며 “이는 합법적인 안보 정책”이라고 옹호했다. 그러면서 특검 대상에서 이 3가지를 빼지 않으면, 한미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겁박했다.

주권국가 헌법기관의 입법절차에 대한 노골적인 내정간섭이다.

애초에 대북전단 살포가 특검 대상이 된 이유는 지난해 3월 총선을 앞두고 대북전단을 집중 살포해 북의 원점 타격을 유도한 국지전 도발 시도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북이 원점 타격 대신 오물 풍선으로 응수해 교전은 발생하지 않았다.

확성기 재가동도 마찬가지. 9.19군사합의에 따라 확성기 방송이 중단된 지 6년만에 돌연 재가동한 것. 당시 ‘대남 오물 풍선에 대한 경고’라고 했지만, 북의 확성기 원점 타격 유도라는 의혹이 강하게 일었다. 실제 대남 오물 풍선은 대북 전단 살포만 중단하면 간단히 해결될 사인이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파병’ 문제를 특검 대상에서 빼라는 요구는 더 이해하기 힘들다. 북풍 공작으로 국지전을 유도해 계엄 명분으로 삼으려 했던 당시 김용현 장관은 ‘평양 무인기 침투’, ‘접경지역 포사격 재개’, ‘대남 오물 풍선 원점타격’ 등 모든 음모가 수포로 돌아가자, 급기야 우크라이나에 파병하겠다고 억지를 부린 것.

지난해 10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우크라이나에 협조를 구해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해 심리전에 써먹자'고 제안하는 내용의 문자가 공개된 바 있다.

당시 김용현 장관은 “파병 문제는 검토된 바 없다”고 답했지만, 살상무기 지원과 참관단 파병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사실이 드러났다.

요컨대 미국이 빼라고 압박한 특검 대상 3가지 모두 윤석열의 내란을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들이다.

 

물론 이것이 없다고 윤석열의 위헌 내란을 입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12.3계엄 사태가 단순한 친위쿠데타 수준을 넘어 북풍 공작으로 전쟁위기를 조장하고, 냉전시대 유물인 ‘반공’을 국시로 부활시키고,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을 내세워 정적을 제거함으로써 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윤석열의 내란 만행은 빠짐없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그런데 미국은 왜 대북전단 살포, 확성기 가동, 우크라이나 파병만 콕찍어 특검 대상에서 빼라고 했을까?

이 3가지 모두 윤석열 정부가 미국의 직접 지시에 따라 실행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대북전단 살포는 미국 의회가 승인한 미 국무부 예산이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을 통해 탈북자 단체에 전달돼 실행되었다.

대북확성기도 유엔군(미군)이 관할하는 비무장지대(DMZ)에 설치된 것으로 2018년 철거되기 전에는 주한미군 소유였다.

우크라이나 파병 문제는 바이든 미 행정부가 한국에 집요하게 요청한 사안이다.

결국 내란특검을 통해 윤석열의 북풍 공작과 전쟁위기 조장 사실이 밝혀지면 자연히 미국의 실체가 드러날 터, 그때 가서 발뺌하기보다 미리 압력을 가해 특검 대상에서 빼보자는 계산으로 읽힌다.

윤석열 내란 사태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한미동맹의 실체와 미국의 민낯을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가짜뉴스 척결하겠다더니, 황색언론 거짓말 퍼 나르는 국힘당

기자명

  •  김준 기자
  •  
  •  승인 2025.01.16 18:34
  •  
  •  댓글 0
 
 

강제로 관인 취득? “그런 분위기 아냐”
선거연수원 중국인 체포? “사실 아니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들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16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민원실 앞에서 오동운 공수처장 규탄 기자회견을 마치고 민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 뉴시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들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16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민원실 앞에서 오동운 공수처장 규탄 기자회견을 마치고 민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 뉴시스

가짜뉴스를 색출하겠다던 여당이 보수 언론의 ‘가짜뉴스’를 재생산해 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16일 논평을 통해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가 위조 공문서까지 만들어 대통령을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수처는 “그런 문제 없다”고 잘라 말했고, 국방부 역시 공문 위조는 아니란 취지로 답했다.

여당은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에 “출입허가 공문서위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공수처가 대통령실 외곽 경호를 담당하는 55경비단장을 압박해서 강제로 관인을 취득했고, 이를 통해 공문을 ‘위조’했다”는 내용이다. 해당 주장은 ‘스카이데일리’가 윤석열 측의 입장을 그대로 담은 보도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수처와 국방부의 입장은 결이 다르다. 공수처는 “공문을 강압적으로 (승인하도록) 했다는데 상황이 그게 가능하겠느냐”며 “상식적으로 판단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국방부 역시 “55경비단장이 공문 문구를 확인한 뒤 관인 날인에 동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관인 날인 당시 강압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관인에 앞서, 55경비단장이 수방사 법무실에 자문을 구했는데, ‘적법한 영장 집행 과정이니 협조해도 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 스카이데일리 로고

여당의 가짜뉴스 재생산은 이뿐만이 아니다. 5일 스카이데일리의 ‘[단독] 민노총 던진 둔기에 경찰 ‘의식불명’ 제보 잇따라’ 기사가 나오자, 국민의힘은 같은 날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경찰청 직원 명의로 ‘우리 직원 머리 맞아서 혼수상태입니다’란 글이 올라왔다”며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피해 경찰관은 경상”이며 “혼수상태나 뇌사 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사실확인도 되지 않은 커뮤니티 글을 보수 언론이 받아써 주고, 이를 사실인 양 여당이 재생산하고 있는 거다. 이 정도 되니 국회 직원들 사이에서는 해당 언론사는 거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16일, 스카이데일리 ‘[단독] 선거연수원 체포 중국인 99명 주일미군기지 압송됐다’는 기사가 나왔다. ‘미군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당일 우리 계엄군은 미군과 공동작전으로 선거연수원을 급습해 중국 국적자 99명의 신병을 확보했으며 검거된 이들을 미군 측에 인계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서도 선관위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계엄 당시 선거연수원에서는 총 119명을 대상으로 5급 승진자 과정과 6급 보직자 과정 등 2개의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었는데, 계엄군은 선거연수원 청사 내로 진입하지도 않았다”는 설명이다.

해당 언론사는 그간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부정선거설에 힘이 보태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자유언론국민연합·미디어연대·공정미디어연대 등 보수 성향 단체가 주최하는 가짜뉴스·언론 관련 세미나’에서 공로패를 받기도 하는 등 극우적 성향이 뚜렷한 언론사로 알려져 있다.

2015년 한국광고주협회가 발표한 ‘2015 유사언론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유사언론(사이비언론)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준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전직 헌법재판관도 음모론... "좌익세력이 부정선거로 국회 권력 탈취"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이 진행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변론기일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정계선, 김복형, 정정미, 이미선, 문형배, 김형두, 정형식, 조한창 헌재 재판관. ⓒ 공동취재사진

대한민국 헌법재판소가 부정선거 의혹 제기 세력이 열변을 토로하는 장이 됐다.

1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에서 윤 대통령 쪽 법률대리인단의 핵심 주장은 '부정선거'였다. 배진한 변호사는 "이 사건 비상계엄의 이유에 대해서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고, 재판관들도 가장 관심이 많을 것"이라며 "대통령은 현 상황을 국가 비상상황으로 확신했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 "왜 국가비상사태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는가"라며 "첫번째, 최대 국정문란사태 상황인 부정선거"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부정선거에 대한 제보를 워낙 많이 받았고, 부정선거가 의심되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부정선거 의혹을 밝히는 것은 대통령의 책무이다. 증거에 의해서 명백하게 알아야지만 계엄을 선포하는 게 아니라 충분히 의혹이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 부정선거 증거 확보다."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채운 "부정선거, 부정선거…"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인 배진한 변호사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배 변호사는 '부정선거 증거 확보'를 위해 비상계엄 선포라는 수단을 쓸 수밖에 없던 "안타까운 상황"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책임으로 돌렸다. 그는 "작년 하반기에 선관위를 비롯한 헌법기관과 정부기관에 대해서 북한의 해킹공격이 있었고, 국정원이 이를 발견해서 국가기관 전부에 대해서 안전 점검을 했다"며 "모든 기관이 다 응했는데 선관위만 헌법기관이라고 거절했다. 이후 국정원 점검을 받았는데 너무나도 부실하고, 도대체가 의혹투성이인 결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국민들의 의혹에 대해서, 한두 해 벌어진 일이 아니지 않나. 국론 분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선관위는 당연히 국민 의혹 해소에 앞장서 나서야 한다. 그러지 않은 것이 결국 이런 불행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어 배 변호사는 선관위 서버 관리 업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북송금 대납 의혹과 연관 있는 쌍방울 계열사이고, '계엄 당시 선관위 연수원에 있던 중국인 90명이 부정선거를 자백했다'는 뉴스가 있다며 "그런 의혹을 밝히기 위한 비상계엄이 국헌문란이고 (대통령이) 퇴직해야 할 사유라는 것은 극히 의문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해당업체는 2023년 선관위 사업 위탁이 끝났고, 선관위에 따르면 연수원에는 중국인이 아니라 선관위 직원 88명과 외부강사 6명만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이 진행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피청구인 법률대리인단이 착석해 있다. 왼쪽부터 조대현 전 헌법재판관, 배보윤 변호사 ,배진한 변호사, 차기환 변호사. ⓒ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인 조대현 변호사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그럼에도 전직 헌법재판관마저 '부정선거'를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새로 선임된 조대현 변호사는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위법 여부는 사법심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 헌법질서를 수호하고, 국가를 보위하기 위해서 헌법이 허용한 비상대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국외 공산주의 좌익세력이 대한민국 선거의 부정을 획책해서 국회 과반수 권력을 탈취"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 좌익세력이) 그 과반수 권력을 자의적으로 휘둘러서 국회 입법권과 탄핵소추권, 예산심의권을 남용해서 국가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헌법질서를 붕괴시켰다. 그래서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라 판단하고 자유민주주의 헌법질서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헌법에 따라 비상대권을 행사했다."

조 변호사는 또 "국가비상사태인지 여부, 비상계엄이 필요한지 여부 이것은 국가원수로서 국내외 모든 정보를 가장 잘 아는 대통령이 가장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고 국회나 법원이나 헌재는 그것을 심판할 정보도 없고, 능력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건 탄핵소추는 헌법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을 그 직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것"이라며 "(민주당이야말로) 헌법의 취지를 위반하면서 대통령의 지위를 흔들고 모욕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배진한 변호사가 부정선거론에 30분, 민주당과 전 정권 비난에 30분 등 총 1시간 15분이나 변론을 길게 하자 재판장인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잠시 휴정을 선언하며 "(속개하면) 10분 내에 피청구인 의견 진술을 마쳐달라"고 했다. 하지만 차기환 변호사는 또다시 부정선거론을 꺼내며 "왜 언론은 보도하지 않고 음모론이라고 몰고, 시민들만 피해봐야 하나. 이 문제는 대통령이 아니면 아무도 접근할 수 없고 밝힐 수 없는 상황"이라며 10분을 다 채웠다.

문형배 대행 : "마무리해달라. 마무리해달라."

차기환 변호사 : "(국회 탄핵소추단은) 이 사건을 내란으로 규정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인 차기환 변호사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보다 못한 문 대행은 "지금부터 발언을 제한하겠다"며 착석을 명했다. 이어 주요 쟁점 정리와 양쪽에서 신청한 증거들의 채택 여부 등을 정리한 다음 1월 23일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2월 4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증인신문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 쪽에서 신청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증인으로 부르되, 2월 4일로 예정했던 증인신문 일정을 앞당겨달라는 요구대로 논의해보겠다고 정리했다.

2월 6일부터는 하루 종일… 속도 내는 재판부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윤석열)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에서 변호인단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문형배 대행 : "추가로 2월 6일 오전 10시부터 하루 종일, 2월 11일 오전 10시부터 하루 종일, 2월 13일 오전 10시부터 하루 종일로 (기일을) 지정하려고 한다."

차기환 변호사가 곧바로 "이의 있다"며 "아무리 대통령 직무정지 기간을 짧게 해야할 사유가 있다손치더라도, 세계 10위권 국가인데 대통령의 인권이 남파된 간첩보다도 못한가"라고 말했다. 문 대행은 또 단호하게 "재판부에서 충분히 논의를 거쳤다"며 끊었다. 그는 "(기일 지정) 근거는 전례이고, 2월 6일부터 하루 종일 진행한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은 오는 1월 2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한편 윤 대통령은 조대현 전 재판관 외에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형사사건도 맡고 있는 송진호 변호사, 박근혜씨 형사재판과 김태우 전 서울강서구청장을 변호했던 이동찬 변호사, 송해인 변호사 등을 추가로 법률대리인에 선임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 쪽 법률대리인은 총 14명이며 국회 탄핵소추인단 법률대리인 17명과 비슷한 규모를 갖췄다.

▲ 정청래 “윤석열 체포 천만다행… 사법 정의 보여주도록 최선 다하겠다”

ⓒ 유성호

관련영상보기

정청래 국회 탄핵소추단 단장과 의원들이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인 16일 국회 측 탄핵소추대리인단 공동대표인 송두환 전 인권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대리인단인 조대현(사진 왼쪽부터), 정상명, 배보윤, 차기환 변호사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윤석열#탄핵심판#헌법재판소#부정선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12·29 여객기 사고 피해자 지원단’ 20일부터 가동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01/17 09:12
  • 수정일
    2025/01/17 09:1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장나래기자

  • 수정 2025-01-17 09:02
  • 등록 2025-01-17 09:02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외교·안보 분야 주요현안 해법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외교·안보 분야 주요현안 해법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12·29 여객기 사고 피해자 지원단’을 오는 20일부터 공식 가동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9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렇게 밝혔다. 지원단은 정부 통합지원센터 업무를 이어받아 피해자 지원 업무를 총괄하게 되고, 국토교통부 국장이 단장을 맡아 국조실·행안부·복지부·지자체(전남·광주)·공공기관 등 32명 규모로 구성된다.

      또한 희생자를 기리는 합동 추모식은 18일 유가족, 정부, 국회, 지자체가 참여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사고 원인 조사와 관련해 정부는 진행 중인 현장 조사를 이달 중 최대한 마무리하고, 이후 기체조사는 시험분석센터 등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2월부터 수집된 자료를 본격적으로 분석하고, 사고조사 단계별 중요 시점에 유가족에게 정보를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 최상목 대행은 “다가오는 설 명절이 유가족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홀로 남은 어르신과 어린이를 비롯한 유가족 지원에 한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세심하게 지원하겠다”고 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상황관리' 목표 정부 외교안보 업무계획...탄핵 후 전면 재검토 불가피

최상목 주재 외교안보 분야 '2025 주요 현안 해법회의' 개최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01.16 18:41
  •  
  •  수정 2025.01.16 18:52
  •  
  •  댓글 0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9층 대회의실에서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2025 주요 현안 해법회의'가 진행됐다. [사진-기획재정부]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9층 대회의실에서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2025 주요 현안 해법회의'가 진행됐다. [사진-기획재정부]

대통령 윤석열의 내란수괴혐의 수사와 탄핵 재판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비상 상황에서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9층 대회의실에서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2025 주요 현안 해법회의'가 진행됐다.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가보훈부 등 외교안보 관련 부처의 올해 정책 과제와 주요 업무계획이 반영된 것이지만 통상적인 연초 '업무보고'가 아니라 '주요현안 해법회의' 형식으로 열렸고, 회의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주재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조가 반영될 수 밖에 없는 과제들이어서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 파면이 결정되면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한 계획이라는 한계가 있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날 발표한 공동보도자료에서는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이 전례없이 증대되고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관계' 주장 등 남북관계 단절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외교·안보 분야에 한치의 공백도 없도록 하기 위해 당면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부처별 핵심과제를 논의하였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흔들림없는 외교 기조 하에 안정적으로 대외 관계를 관리"한다며, △미국 신행정부와의 경제협력과 북핵공조를 위해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본격적인 협의채널 조기 구축 △일본과 한일관계 개선 흐름이 정체되지 않도록 금년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사업 착실히 추진 △국내에서 개최되는 최대 다자외교 행사인 APEC정상회의 성공적 개최 △주요국들과 경제안보 외교강화 등을 주요 업무계획으로 제시했다.

통일부는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글로컬 통일역량 강화와 북한이탈주민 맞춤형 지원 확대'를 핵심과제로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북한의 도발·위협·선전선동 등 잘못된 행동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되 대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남북관계 상황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했다.

또 "북한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남북 접경지역에서의 긴장고조 방지를 위해 대북전단 유관기관, 민간단체와의 소통강화 등 안정적 상황관리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지난해 10월 처음 열린 '한미일 북한인권 3자회의'의 실무급 협력을 심화하고 4~5월 '북한인권 국제회의'와 '억류선교사 선방운동 해외인사 초청 국제대회'를 개최하며, '국제한반도포럼(GKF)'을 통일 관련 국제협력의 대표브랜드로 확대·발전시키는 한편, 경기권(7월, 의정부)과 충청권(11월, 홍성)에 권역별 '통일+센터'를 추가 신설하는 등 '북한인권 문제를 다자화·국제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개정한 '북한이탈주민법'에 따라 탈북민 '자녀'까지 학자금지원을 확대하고 고령 탈북민들을 위해 국민연금에 조기가입하도록 지원하는 등 사회안전망도 확충하겠다고 했다.

국방부는 △계획된 한미연합훈련 정상 시행, '핵기반 한미동맹'의 확장억제 공조체계 정상 가동 등 '한미동맹·연합방위태세'에 기반한 군사대비태세 유지 △상반기 내 폴란드 K2전차 2차 이행계약 추진 등 방산수출의 성과를 창출해 방위산업이 안보와 경제를 동시 견인하도록 지속 노력 △장병들의 복무여건 및 처우 개선 등을 주요 과제로 내놓았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미국 국방장관과 국무장관이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언급한 '북 비핵화 목표 수정'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북핵공조'와 '한미 핵기반 동맹'에 기반한 계획을 내세우고 있어 공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12.3 비상계엄' 이후 내란죄 주요업무 종사자들의 증언으로 확인된 무인기 평양침투, 오물풍선 원점 타격 등 북의 군사적 대응을 유도한 외환유치 혐의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는 것도 문제이다.

위헌·위법한 민주주의 파괴행위와 내란 및 외환유치에 대한 사법적·정치적 결론이 지체되고 있는 것이 외교·안보의 결정적인 불안요소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 해법은 탄핵 후 실시될 대통령선거로 들어설 새 정부에 의해 마련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지향을 무시하고 남북관계를 '적대'로 돌려놓은 윤석열 정부의 정책기조는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12.3비상계엄 이후 상황을 반영한 업무 계획은 국방부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하여 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본연의 사명에 매진하면서, 군 안정화와 군심 결집에 집중하여 대국민 신뢰회복에도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한 대목이 유일하다. 

이 역시 구체적 내용은 차기 정부가 채워 나가야 할 일이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중앙지법, 尹 체포적부심 기각… ‘불법영장’ 주장 치명타

  • 법조

  • 입력 2025.01.17 06:00

  • 수정 2025.01.17 06:54

  • 댓글 0

‘불법의 불법의 불법’ 주장, 중앙지법마저 부정

심사 진행 후 4시간만에 차가운 기각 결정

중앙지법 에워싸고 석방 외친 극우 시위대 찬물

자의적 법해석, 검사 출신 윤석열ㆍ석동현 추태

16일 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는 윤석열의 체포적부심 청구를 기각했다. 소 판사는 이날 오후 5시부터 7시경까지 2시간 동안 심사를 한 후 불과 4시간만인 11시 10분에 기각 결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소 판사는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고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며 윤석열의 석방을 불허했다. 형소법의 이 조항은 적부심 청구를 받은 법원은 48시간 내에 피의자를 심문하고 기각 혹은 석방을 결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적부심사에 불출석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2025.1.16 [공동취재] 연합뉴스.

이렇게 서울중앙지법의 판사가 윤석열의 체포적부심을 기각함으로써 윤석열과 그 변호인단, 국민의힘이 끈질기게 고수해온 ‘불법영장’ 주장은 힘을 잃게 될 전망이다. 이들은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청구해 발부받은 체포영장이 관할을 벗어난 불법영장이며 서울중앙지법이 관할법원이라며 끈질기게 주장해왔다.

앞서 윤석열이 경호처의 무력을 앞세워 관저 내에서 버티며 체포영장에 불응했던 명분들 중 가장 주요한 것도 바로 이 ‘불법영장’ 주장이었다. 영장이 불법이니 체포에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형사소송규칙 제106조에 따라 법원은 피의자의 체포적부심 심문 이후 24시간 이내에 결정을 내리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소 판사는 당일 자정도 넘기지 않고 불과 4시간만에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는 주요 인사에 대한 인신구속 관련 결정 과정에서 판사들이 흔히 일부러라도 고심하는 제스처를 연출하며 시간을 끌던 관행도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존중이나 배려를 보일 가치도 없는 억지 청구라고 판단한 것으로 짐작되는 것이다.

특히 이날 저녁부터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많은 극우 시위대들이 서울중앙지법을 둘러싸고 윤석열을 석방하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그런 ‘포위’ 상황 가운데서도 소 판사는 단시간에 냉정하게 기각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렇게 탄핵 의결부터 체포영장 집행에 이어 체포적부심 기각까지 연달아 나오면서, 극우 시위대들의 집결 동력도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기각 결정으로 인해 서울서부지방법원이 공수처의 관할 법원이 아니라며 줄기차게 ‘불법영장’ 주장을 이어가던 윤석열 측으로선 명분상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공수처가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측은 체포적부심에서 “수사권 없는 공수처는 관할권 없는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불법 체포영장으로 대통령 관저에 불법 침입해 기어이 대통령에 대한 체포를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억지로라도 불법을 운운할 명분을 잃은 것이다.

이들이 문제 삼던 공수처법 제31조는 서울중앙지법만이 아닌 범죄지 등 형사소송법 상의 토지관할 법원도 관할로 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음에도 윤석열과 국민의힘 등은 법조문의 뒷 부분은 멋대로 잘라먹고 앞부분만 내세우며 고집을 부려왔다.

윤석열은 15일 체포 직전에 휴대폰으로 촬영해 공개한 서툰 영상에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라며 검찰총장 출신 답지 않은 추한 모습을 연출했던 바 있다. 더 이상 검사들이 똘똘 뭉쳐 지켜내자던 의연한 검찰의 수장의 모습이 아니라 스스로 대대손손 이어질 모든 검사들의 망신거리가 된 결과다.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적부심사에 불출석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2025.1.16. 연합뉴스.

한편, 16일 저녁 체포적부심을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을 나서던 윤석열 측 석동현 변호사는, 서울서부지법이 발부한 체포영장에 대한 불복 성격인 체포적부심을 엉뚱하게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한 데 대해, 기자들 앞에서 의기양양한 얼굴로 아래와 같이 주장했던 바 있다.

"저도 모든 법조문에 익숙하지는 않은지라, 체포적부심을 한다면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방법원에 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관계법상 그렇지가 않구요. 체포적부심의 관할법원은 체포된 사람, 피체포자의 현재지를 관할하는 법원에 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대통령께서는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에 구금이 되어 있고, 그 서울구치소의 관할법원이 서울중앙지방법원이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에게 서부지방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의 위법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더 정확한 판단을 받아보기 위해서 종합적인 고려 끝에 청구를 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석동현의 이런 주장은 명백한 법 조문이나 주류 법해석에 의한 것이 아닌, 스스로 몇몇 법 조문들을 멋대로 조합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1항에서는 적부심 청구 법원에 대해 ‘관할법원”이라고만 명시하고 있다. 석동현은 여기에 상식적 해석인 ‘체포영장 발부 법원’이라고 되어 있는 대신 그저 ‘관할법원’이라고만 규정된 ‘외견상의’ 빈틈을 파고들려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해당 형소법 조항에서 ‘관할법원’의 실제 의미는 새로이 관할법원을 판단하라는 것이 아니라, ‘체포영장 발부 법원’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서부지법은 상하관계가 아닌 동격의 지방법원들이므로 한 법원에서 발부받은 영장을 다른 법원에 불법이라고 호소하는 것은 그 자체로 어불성설이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을 미국에 가서 불법이라고 판단해달라 요구하는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적부심사에 불출석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윤석열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16 [공동취재] 연합뉴스.

게다가 석동현은 윤석열의 ‘현재지’를 서울구치소라고 주장했는데, 형소법과 형소규칙에서 적부심에 대해서는 ‘피체포자의 현재지’와 같은 조건을 따지는 규정은 없다. 석동현이 거론한 ‘피체포자의 현재지’ 부분은 형사소송법 제4조 제1항의 규정을 자의적으로 적부심에다 가져다 끼운 것으로 보인다.

이 형소법 제4조의 조문은 ‘토지관할’에 대한 규정으로, 특정 사건에 대한 관할법원은 지역별 지방법원들 중 ‘피고인의 주소, 거소, 또는 현재지로 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뭔가 그럴싸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형소법 제4조는 체포 혹은 구속된 이후 상황에서의 ‘구치소 주소’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체포나 구속 이전의 주소나 현재지 등을 규정한 내용이다. 구치소 주소를 토지관할로 해서 서울중앙지법이 관할이 되려면, 해당 형사사건 자체가 구치소에서 벌어진 사건이어야 가능할 것이다.

석동현의 이런 괴상한 논리는, 아마도 체포영장이 불법이라는 자신들의 주장을 미리 기정 사실이라며 전제로 깔고는, ‘불법체포’까지 진행된 현재까지의 단계는 불법이라는 이유로 무시하고 윤석열의 ‘현재지’를 서울구치소라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체포적부심의 결론으로 얻어내려는 ‘서울중앙지법이 적법한 관할법원’이라는 주장을 미리부터 대전제로 깔고는 다시 그것을 결론으로 이끌어내려는, 뱀머리가 자신의 꼬리를 무는 식, 혹은 ‘영구기관’식의 논리인 것이다.

이와 다르게 해석하기 힘든 상황에서, 이는 수십 년 검사로서 검사장까지 오르고 이후로도 변호사 경력을 이어온 전문 법조인의 법 논리 주장이라고는 믿기 힘든 어처구니 없는 제멋대로 법해석이 아닐 수 없다.

더 가관인 것은, 석동현의 의뢰인인 윤석열도 이런 억지 의견에 흔쾌히 동의함으로써 사례도 극히 드문 체포적부심을 청구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석동현은 13년이나 전에 검찰을 떠난 데 비해, 윤석열은 대통령 당선 직전 해인 2021년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형사 사건을 지휘하는 검찰총장이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법조문들을 멋대로 끼워맞춘 자의적 법해석 주장이 법원에서 통할 수 있다는 황당한 생각에 윤석열도 동의함으로써 체포적부심까지 청구했다는 데에 경악할 지경이다.

 

 

관련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