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22일 조태용 국정원장이 ‘정치 중립의무 위반’을 이유로 자신을 경질한 것과 관련해 “국정원장이 저에 대해 인사권자(윤석열 대통령)에게 허위보고한 것”이라며 “무고이며 인사제청권의 남용”이라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이날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 종료 직전 “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제 이야기가 아니라 국정원장과 관련되고, 국정원의 앞날과도 밀접하게 관련되는 것이기 때문에 귀 기울여주시면 좋겠다”며 작심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국정원장께서 (제가) 야당 대표에게 전화하라고 말한 것을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으로 판단한 것은 국정원법에도 없고 국정원직원법에도 없고, 규정에도 없는 것”이라며 “(국정원장이) 임의적, 자의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법 제11조2항에 정치활동 관여 행위가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는데 자신의 발언은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홍 전 차장은 이어 “12월6일 있었던 저에 대한 경질은 원천 무효이고 불법”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국정원장을 고발하거나 행정소청을 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홍 전 차장은 조 원장을 쳐다보며 “원장님이 ‘아침 티타임에서 의견을 달라’고 해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말한 걸로 저를 정치관여 금지 위반이라고 해서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한다면), 앞으로 국정원이 창의적이고 자율적 사고(에 바탕한) 대화를 나눠서 소통할 수 있는 문화로 발전할 수 있겠느냐”라고 했다.
홍 전 차장이 말한 ‘아이디어’란 그가 비상계엄 다음날인 12월4일 조태용 원장에게 “야당 대표에게도 ‘한반도 안보상황을 국정원이 잘 관리하고 있고, 해외 쪽과도 소통하고 국내 사회질서 잘 관리하고 있다’고 전화 한번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한 것을 가리킨다. 홍 전 차장의 말은 ‘조 원장이 매일 아침 티타임 때 아이디어를 내라고 해서 브레인스토밍 차원에서 말한 것인데, 이를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몰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한 번 조 원장을 쳐다보며 “원장님, 국정원을 사랑하시잖아요. 우리 국정원을 위해서 ‘넘버2’를 이런 식으로 경질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국정원 발전을 위해서 (청문회 끝나고) 돌아가시는 길에 (제 말을) 충분히 고민해보셨으면 좋겠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러자 조 원장은 “저한테도 발언 기회를 꼭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안규백 특위 위원장은 “홍 전 차장에게 발언 기회를 주기 전에 조 원장에게도 발언 기회를 줬다”며 “2차 청문회에 나와서 발언하라”고 한 뒤 청문회를 산회했다.
첫째로 미국이 한덕수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지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한덕수와 최상목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이 두 사람을 탄핵하지 말라는 의미인가 ▲두 사람이 내란 특검법을 거부하고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것은 미국이 지시한 것인가 ▲미국은 한국에서 내란이 지속되기를 원하는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둘째로 미국은 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판하는지 물었다. 이어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의 내용이 윤석열과 검찰, 국힘당이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던 논리와 같은 것이 아닌가 ▲미국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격을 지시한 것인가 ▲미국의 입장은 친중·친러·친북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인가’라고 구체적으로 질의했다.
셋째로 미국은 왜 친일 반북 정책을 강요하는지 물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친일 반북 정책이 대한민국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미국의 친일 반북 정책 강요는 무너지는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려고 한국 국민을 희생시키려는 것 아닌가 ▲미국은 한국을 북한·중국과의 대결에서 앞잡이, 돌격대로 쓰려는 것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촛불행동은 공개질의서를 23일 주한 미국 대사관에 팩스로 보낼 계획이다.
아래는 촛불행동 공개질의서 전문이다.
[촛불행동 공개질의서] 미국 정부에 보내는 공개질의서
윤석열 탄핵안이 가결된 후 한국에 대한 미국 정부와 정치권의 내정간섭이 도를 넘고 있다. 이에 우리 한국 국민들이 미국 정부에 내정간섭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변화가 없다.
이에 우리는 미국에 다음과 같이 공개 질의한다.
1. 미국은 왜 한덕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지했는가?
윤석열 탄핵안이 가결된 후,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국가안보소통보좌관 등 행정부 관료들과 정치인들이 여러 차례 한덕수와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덕수와 최상목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비호하며, 내란 대행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으며, 한덕수는 결국 탄핵당했다.
* 대한민국 국민은 미국에 묻는다.
1) 한덕수와 최상목을 지지한다는 것이 이 두 사람을 탄핵하지 말라는 의미인가?
2) 한덕수와 최상목은 내란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했다. 이것도 미국이 지시한 것인가?
3) 미국은 한국의 민주적 질서를 파괴하는 내란이 지속되기를 원하는 것인가?
2. 미국은 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는가?
미국 의회 조사국(CRS) 보고서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부패 혐의, 공직 선거법 위반, 북한에 대한 불법 자금 송금 혐의로 기소된 인물’이라고 적시되어 있다. 이재명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한 것이다. 또한 이재명 대표가 ‘미국의 한·미·일 공조 체제를 반대했고 일본과의 관계 회복을 수치스럽다’고 했다고 기술했다.
* 대한민국 국민은 미국에 묻는다.
1) 미국 의회 조사국 보고서의 내용은 윤석열과 검찰, 국힘당이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던 논리와 같은 것이 아닌가?
2) 미국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격을 지시한 것인가?
3) 이러한 미국의 입장은 친중·친러·친북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인가?
3. 미국은 왜 친일 반북 정책을 강요하는가?
윤석열 정권은 동북아시아 평화를 훼손하는 한·미·일 동맹을 위해 굴욕적인 대일 정책을 추진했으며, 북한과 중국, 러시아와 대립하며 한반도 전쟁 위기를 고조시켰다.
미국이 한덕수, 최상목을 지지하고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는 것은 새로 들어설 대한민국 정부도 친일, 반북적이어야 한다는 자신의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하원 인도·태평양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영 김 연방 하원의원이 ‘윤석열 탄핵을 주도한 이들이 한미동맹과 한미일 3자 협력을 훼손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대한민국 국민은 미국에 묻는다.
1) 친일 반북 정책이 대한민국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2) 미국이 친일 반북 정책을 강요하는 것은 무너지는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 국민들을 희생시키려 하는 것이 아닌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최근 정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뒤진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자 더불어민주당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지도부는 ‘가짜 뉴스’와 ‘보수층 과표집’에 따른 ‘일시적 착시현상’임을 강조하며 ‘탄핵심판과 내란범 재판이 본격화하면 바로잡힐 것’이라고 안심시키지만, 이런 흐름이 2주 넘게 지속되자 당내에선 지도부의 ‘무사안일’과 ‘전략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21일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나와 최근 여당 지지율 상승세를 두고 “정치 고관여층이라고 할 수 있는 우파 세력이 결집하면서 여론조사에 적극 참여했다. 보수 지지층이 과표집되는 부분이 있는 거지 민심 저변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당 지도부의 이런 인식은 당 차원에서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개선 특별위원회’(여론조사 특위)를 꾸린 데서도 드러난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편향되게 설계된 여론조사들의 확산력을 차단하면 여론 흐름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란 인식이 읽힌다. 이날 첫 회의를 연 여론조사 특위에선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할 때 표본 표집 정보를 더 엄격히 명시하게 하고, 조작·왜곡이 의심되는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적극적으로 이의 신청을 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최근의 예상 밖 여론 흐름을 ‘편향된 조사’나 ‘보수 과표집’ 탓으로 돌리는 지도부에 대해 “지엽적 문제에 매달리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수도권 다선 의원은 “편향이니, 과표집이니 하다가 결과가 갑자기 좋게 나오면 그때는 뭐라고 할 건가? 더 잘하라는 질책으로 받아들이고 실력 있고 신뢰할 만한 수권정당의 비전을 제시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당 지지율이 흔들리자 비이재명계도 참았던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지지율이 정체된 건 중도층이 느끼는 이 대표의 스타일과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불안 때문인데, 당이 이 문제를 직시하길 꺼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친명계는 이런 문제제기 자체를 금기시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의원 텔레그램 방에선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고민정 의원이 “일시적 출렁임일 수 있지만, 이런 결과가 지속되는 것에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자 한 친이재명계 의원이 비꼬는 투로 맞받아치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진다.
친명계 안에서도 자성론이 나온다. 당직을 맡은 한 의원은 “여당은 위기가 닥치니 본능적으로 뭉치는데, 우리는 이 대표 지지율은 30%대고 나머지는 다 한자릿수로 나오니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당 전략기구에서 분석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상대로 실시해 17일 결과를 공개한 정례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6.3%)에선 국민의힘이 39%, 민주당은 36%의 정당 지지율을 기록했다(여심위 누리집 참조).
윤석열 어찌 법치와 애국 운운할 수 있나?
윤석열과 그 지지 세력은 법치와 애국을 거론할 자격이 없다
윤석열과 그 지지 세력은 법치와 애국을 거론할 자격이 없다
1. 윤석열이 어떻게 법치와 애국을 운운할 수 있단 말인가?
2. 물타기를 통해 논점을 흐리게 하면서 정쟁화시키는 방식은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지 못하게 하는 상투적 수법이다
3. 내란 폭동의 가담자들과 공범들을 처벌하여 법질서를 확고히 수립함과 동시에 애국과 개혁의 이름을 정명(正名)에 걸맞게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1. 윤석열이 어떻게 법치와 애국을 운운할 수 있단 말인가?
윤석열은 내란 범죄를 저질렀으면서도 말끝마다 법치를 운운합니다. 심지어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애국심에 호소하여 마치 자기 행동이 애국적 행위에 기반한 양 호도하는 이상야릇한 궤변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의 말을 듣다 보면 도무지 기가 막혀 어안이 벙벙할 뿐입니다.
실상 한국 사회에서 법치가 무너지게 된 것은 윤석열이 내란 사태를 일으켰기 때문이고, 법질서를 통해 국정을 안정시키고자 해도 그 자신이 법원에서 발부된 체포영장과 구속영장마저도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법질서의 확립을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윤석열의 선동으로 인해 정당한 법질서에 의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마저 난입 당하는 폭력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게다가 대통령이라고 한다면 누구보다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며 민의 생명과 재산, 권리를 지키기 위해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윤석열은 그러기는커녕 한미일동맹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요구만 앞세워 미국의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격화시켰습니다.
그뿐 아니라 한국의 경제는 주변의 여러 나라와 교역 관계를 원만하게 맺어가는 것이 중요한데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대항하지 못하고 중국과 러시아와의 경제 관계를 단절시켜 나갔습니다. 더욱이 한국 경제가 어려우니 재벌과 대기업이 한국에 재투자하도록 독려해야 하건만, 미국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전개했으니 한국 경제의 내수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더욱 어려워지면서 민생 또한 파탄 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울러 이태원 참사, 채 해병 사건, 노란봉투법, 김건희 특별법 등 한국 사회에서 잘못 벌어진 사태를 제대로 조사하고 바로 잡아가려는 민의 요구를 번번이 거부권을 행사하며 가로막았습니다.
이렇듯 민의 요구를 한사코 거부하고 나라와 민족 단위에서의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였기에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물론 경제적 위기도 초래되어 민생이 파탄되었고, 급기야 나라의 주인인 민에게 총부리까지 겨눔으로써 법치가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위기에 치닫게 된 것입니다. 한마디로 윤석열 정권이 매국파쇼의 모습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기에 이 모든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누구도 아닌 윤석열의 입에서 어떻게 법치와 애국을 운운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2. 물타기를 통해 논점을 흐리게 하면서 정쟁화시키는 방식은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지 못하게 하는 상투적 수법이다
상식적인 이치에서 볼 때 윤석열이 법치와 애국을 거론하는 것은 모순된 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왜 이런 방식으로 나오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를 분명히 파악해야만 이런 잘못된 현상을 고쳐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왜 이런 왜곡된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사회의 법질서를 확립해 정의를 세워가는 것을 한사코 가로막으려는 세력들이 쓰는 상투적 수법이 바로 물타기를 하면서 논점을 흐리게 하여 정쟁화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정의에 맞게 사회 질서를 세우자면 그 원칙이 명확히 확립되어야 합니다. 원칙이 확립되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은 정의로운 사회 질서가 수립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를 가로막으려는 세력은 정의로운 사회 질서의 원칙이 처음부터 확립되지 못하도록 훼방하고 나옵니다. 그런데 정의로운 사회 질서의 수립 자체를 방해하는 방식이 되면 자신들의 정체가 들통나기에 그 속내가 실현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나온 방식이 자신들도 정의 자체의 수립은 반대하지 않지만, 거기에는 여러 입장이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물타기 하여 논점을 흐리게 하면서 정쟁화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정쟁화되는 방식으로 되어 도저히 서로 합의할 수 없는 상반된 주장이 대립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결국 정의의 원칙은 세워지지 못하고 계속 혼란만 겪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백날 가도 정의로운 사회 질서는 세워지지 못할 것입니다.
윤석열이 법치와 애국을 들고나온 이치도 여기에 있습니다. 법치와 애국을 부정할 수 없으니 자신도 법치와 애국을 반대하지 않는 척합니다. 그러고는 자신과 같은 입장도 있다면서 물타기 하며 논점을 흐리면서 정쟁화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법치라고 한다면 말 그대로 법질서에 따라야 하건만 그것을 부정하고 법 위에 군림하려는 자가 누구입니까? 바로 윤석열입니다. 그리고 애국이라고 한다면 나라와 민족 단위에서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고, 민족이 분단되어 있다면 조국을 통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국제사회에서 나라의 주인인 민의 생명과 재산, 권리를 지키자면 주권을 제대로 행사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 민족이 분단되어 있다면 외세의 침략과 분열 책동에 대응하는 데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고, 또 전민족적 차원에서 주권 행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기에 조국통일을 이루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윤석열은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고 한미일의 동맹관계의 형성이라는 미국의 요구만 충실히 따르면서 조국통일로 나아가기는커녕 한반도에 전쟁 위기만 가중시켰는데 어떻게 그것이 애국적 행위일 수 있겠습니까?
더욱이 국제관계에서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것은 상식에 통하는 이치이건만, 어떻게 미국과의 동맹관계만 추구하는 게 애국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동맹관계를 맺더라도 주권부터 찾고 맺으라는 것입니다. 미국과의 불평등한 조약과 협정 때문에 주권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데, 동맹관계만 외친다면 이것은 결국 미국의 앞잡이인 매국노가 아니고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주권을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고 미국이 영원한 우방이나 되는 것처럼 여기는 행위는 결코 애국적 행위가 될 수 없고 매국노 짓거리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주권을 먼저 찾고 난 다음에 동맹관계를 어떻게 맺을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미국과의 동맹관계만을 주창하며 한국 땅에서 성조기를 들고나와 흔드는 자들은 미국의 이익을 앞세우는 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한국 땅을 떠나서 미국 땅에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한국 땅은 한국 민의 이익을 앞세우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지 미국의 이익을 앞세우는 매국노들이 사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이치가 분명하건만 정의로운 법질서의 확립을 방해하는 자들은 법치와 애국이라는 말만 정쟁화하는 데에서 머물지 않습니다. 그들은 민에 반하는 반민적, 반민주적 매국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자신들이 그 무슨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이자 민생 문제에 관심이나 있는 듯 포장하면서 자신들과 반대되는 입장을 견지하는 상대방을 도리어 사회 질서의 파괴자이자 반국가세력, 종북좌파 세력, 사회폭력 세력이라고 매도합니다. 한마디로 자신들이 사회 질서의 파괴 세력이자 반국가세력이면서 도리어 적반하장격으로 상대방을 그런 세력인 것처럼 공격합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뒤죽박죽 시켜 놓음으로써 서로 정쟁화되는 방식으로 되다 보니 도대체 무엇이 애국인지, 매국인지는 물론이고 어느 누가 반국가세력이자 사회 질서의 파괴 세력인지 헛갈려 버리고 서로 합의를 볼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치닫게 됩니다.
국민의힘이 윤석열의 내란 범죄자들의 탄핵에 반대하며 그 무슨 정쟁인 양 물타기 하고 논점을 흐리면서 공권력의 집행을 무력화시켜 한사코 훼방을 놓았던 것도 서로 합의하여 정의로운 법질서의 확립 마련을 사실상 방해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의로운 법질서의 수립을 한사코 반대하는 세력이 겉으로는 법치와 애국의 기치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 척하면서 실질적으로는 물타기 하고 논점을 흐리면서 정쟁화하는 방식이 통용된다면 언제 가더라도 서로 합의할 수 없을 것이며, 그러면 사회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고, 결코 개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3. 내란 폭동의 가담자들과 공범들을 처벌하여 법질서를 확고히 수립함과 동시에 애국과 개혁을 정명(正名)의 이름에 걸맞게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 윤석열의 내란 범죄자들을 한시바삐 단죄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내란 범죄의 가담자들과 공범들이 내란 범죄 행위를 물타기 하고 논점을 흐리면서 그 무슨 정쟁인 양 호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이름에 걸맞게 사용하는 정명(正名)의 원칙을 확립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매국노가 애국의 신성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반개혁적 세력이 개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지금껏 한국 사회에서 애국의 기치가 확립되지 못하고 사회 대개혁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은 애국과 개혁의 이름이 정명의 원칙에 걸맞게 사용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단적으로 이완용이 일제에 나라를 팔아먹고서도 우리 민족을 살리기 위한 애국심 때문에 그리했다는 식의 주장이 용인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만약 그리된다면 자신의 욕망을 위해 나라와 민족을 배반하는 모든 행위들이 용인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면 애국이라는 신성한 이름은 더 이상 이 땅에서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입니다.
그 때문에 매국적 주장이 애국적 주장으로 둔갑되어서는 안 되고, 반개혁적 입장이 개혁적 입장인 양 호도되어서는 안 되도록 이름에 걸맞게 사용되는 정명의 원칙을 확립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진정한 자유가 보장되자면 남의 자유를 억압할 자유를 허용해서는 안 되듯 애국적 입장이나 개혁적 입장은 매국적 입장과 반개혁적 입장과 양립되는 방식으로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애국과 개혁에 대한 정명의 원칙을 확립하자면 우선 이번 기회에 내란 범죄의 가담자들과 공범들을 단호히 응징하는 법질서의 확립을 확고히 세워가야 합니다.
나라의 주인인 민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행위는 그 어떤 말로 호도하더라도 대역죄이자 국가반역죄입니다. 그런데 이들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으며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그 무슨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이가 있다면 이들이야말로 법질서의 파괴자이자 국정 문란 세력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정의는 부정의를 용인하지 않는 데에서 세워지는 것이지 용인하게 되면 정의는 무너지게 됩니다. 그래서 정의의 원칙을 세우자면 이번 기회에 내란 범죄의 가담자들과 공범들을 단호하게 응징함으로써 법질서의 확립을 공고하게 세워내야 합니다.
내란 범죄의 가담자들과 공범들을 확고하게 처벌하면서 정의로운 사회 질서를 확립하자면 또한 사회 대개혁을 추진해가야 합니다. 그런데 사회 대개혁을 추진하는 입장에는 여러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하게 따져보아야 할 점은 사회 대개혁을 정말로 원하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갈라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회 대개혁을 바라는 입장이 아니라면 사회 대개혁을 훼방만 놓을 뿐이기에 사실상 사회 대개혁을 이룩할 수 없게 하는 주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혁적 입장인가, 아니면 반개혁적 입장인가를 갈라볼 수 있는 기준점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 기준점이 마련되지 않으면 앞에서 말했듯이 물타기 하고 논점을 흐리게 하면서 정쟁화하기에 서로 원칙을 합의하지 못할 것이며, 그러면 결국 사회 대개혁을 이룩할 수 없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회 대개혁은 광범위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를 제기함으로써 그것들이 반영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개혁적 입장인가, 아니면 반개혁적 입장인가의 기준점이 도출됩니다. 즉 광범위한 사람들의 이해와 요구가 자유롭게 제기되고 반영되어야 하니만큼 다른 사람의 권리를 억압할 자유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자유를 억압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반개혁적 입장이기에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한국 사회를 개혁하자면 주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권을 행사할 수 없는 조건에서 사회 대개혁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남의 자유를 억압하는 주장과 함께 미국과의 불평등한 조약과 협정을 바로 잡아 주권을 찾으려고 하는 애국의 기치가 아닌 매국적 입장은 반개혁적 주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회 대개혁을 추진하여 정의로운 사회 질서를 확립하려고 하는 세력은 바로 두 지점만큼은 확고히 견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물타기 하여 논점을 흐리면서 정쟁화시켜 합의가 도출되지 못하게 하는 현상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여러 기준도 있겠지만 최소한 이 두 지점만큼을 견지한다면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면서 누구나 다 자신들의 이해와 요구를 제기하고 주장할 수 있다는 합의의 지점이 마련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합의의 지점이 마련된다면 여러 우여곡절을 겪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기초로 일치와 입체, 통일의 방법론을 통해 풀어나간다면 궁극적으로 개인과 집단, 나라와 민족 단위의 모든 부분에서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사는 세상으로 한국 사회를 개혁해 나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故조성우 선생 민주통일사회장’ 추도식이 21일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소에서 열렸다. 박석운 상임장례위원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선배님께서 각종 거악에 대해 포효하시던 그 늠름한 기상과 호방한 웃음, 그리고 따뜻한 목소리가 벌써 그리워지기 시작합니다.”
‘故조성우 선생 민주통일사회장’ 추도식이 21일 오후 7시 고인이 안치되어있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소에서 열렸다. 이날 추도식에는 빈소는 물론 복도까지 300여명의 추도객들로 꽉 차, 평소 고인이 입버릇처럼 밝힌 ‘사람은 남길 수 있다’는 말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이날 추도식에는 빈소는 물론 복도까지 300여명의 추도객들로 꽉 찼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박 공동대표는 “선배님께서는 폐암 4기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내색하지 않으시고 지난 연말경까지도 빛의 광장에 직접 참여하시는 투혼을 발휘했었다”면서 “그러시던 선배님께서 윤석열 퇴진이라는 투쟁의 결실을 미처 보시지 못하고 그만 우리 곁을 떠나시게 된 것이 너무나 억울하다”고 분을 삭혔다.
이날 추도식에는 고인의 활동 역사와 영역을 보여주듯 노동자, 민중, 시민, 정치, 학생운동, 동문회, 통일, 진보 영역 등 각 분야의 인사들이 나서 추도사 행렬을 이어갔다. 추도사에서는 고인에 대해 이처럼 ‘거악에 포효하던 늠름한 기상’을 비롯해 ‘천하의 조성우’, ‘시대정신을 맘껏 살다간 사람’, ‘우리 시대의 호걸’ 그리고 ‘백두산 호랑이로 태어났어야 할 사람’ 등 말의 상찬이 이어졌다.
상임장례위원장인 진영종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상임장례위원장인 진영종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제가 사회운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소문으로 그 이름을 많이 들었다”면서 고인에 대해 “참 좋은 형이다, 그런데 좀 무섭다.”, “그 형 따라서 함께 운동을 하면 고생은 엄청하고 되는 일은 없다. 그래도 고집스럽게 끝까지 하니까, 조심해라.”, “잘못하면 한 대 주어 터진다.” 등의 세평을 전했다.
진 공동대표는 “윤석열이 구속되었고, 파면이 바로 코앞에 다가왔는데, 형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윤석열이 파면되는 모습을 어디서 지켜본단 말입니까? 사회대개혁이라는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형은 어디 계십니까?”하고 숨가쁘게 재촉하고는 “이렇게 웃는 모습으로 ‘니들이 알아서 해라’ 이래도 되는 겁니까?” 하며 원망을 가장한 진한 아쉬움을 전했다.
추도사를 하고 있는 국회부의장인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국회부의장인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인에 대해 “언제나 호탕하게 웃던 ‘천하의 조성우’”라고 부르고는 “지금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중대한 시기에 있다. 선생이 평생 추구한 민주, 통일, 평화의 가치는 우리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면서 “선생이 추구했던 민주와 통일, 평화는 이상이 아니라 실현될 것”이라고 기렸다.
이해학 겨레살림공동체 이사장은 고인에 대해 ‘시대정신을 맘껏 살다간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이 이사장은 고인이 2003년 평양 개천절 행사에서 던진 폭탄선언 “나는 단군이다. 너도 단군이다. 우리는 모두 단군이다”를 상기시키고는 이 일로 고인을 북쪽에서도 껄끄러운 존재로 좋아하지 않았고, 남쪽에서는 “아예 무시하고, 겁내고, 구속하고, 추방하고, 또 구속하고 패대기쳐도 되는 줄 아는 구박데기였다”고 알렸다.
이 이사장은 “그래서 조성우는 남과 북에서도 대접받지 못하는 ‘되는 일이 없는 일만 하다가 갔다’라고 스스로도 이야기한다”면서 “그러나 나는 감히 증언한다. 누가 뭐래도 조성우야말로 시대정신을 당당하게 살고 간 멋진 놈이라고!”하며 반전을 일으켰다.
도천수 긴급조치7호동지회 회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도천수 긴급조치7호동지회 회장은 “형은 이 땅의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네 차례나 징역을 사는 고초를 겪으면서 평생을 투쟁해 오셨다”면서 “그런 형의 투쟁이 밑거름이 되어, 이제 K민주주의는 자랑스러운 MZ세대의 폭발적인 참여로 기어이 내란수괴 윤석열을 감옥에 처넣었다”고 고인의 공을 기렸다.
김남수 고려대민주동우회 회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김남수 고려대민주동우회 회장은 고인의 전국비상시국회의에서의 왕성한 활동을 상기하고는 “이제 쉬셔야 할 나이에 젊은 우리 못지않은 활동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고 감탄을 표했다.
고인이 타계하기 직전까지 이사장으로 있던 ‘겨레하나’가 개칭한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의 이연희 공동대표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고인이 타계하기 직전까지 이사장으로 있던 ‘겨레하나’가 개칭한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의 이연희 공동대표는 “조성우 선생님께서 2015년 겨레하나 이사장을 맡게 되신 후 지금까지 10여년. 선생님은 항상 우리 후배들의 기둥이고 어른이셨다”고 회고했다.
특히 이 공동대표는 “선생님은 지난해 북의 대남노선 전환에 대해 유독 마음 아파하셨다. 평화통일을 위해 바친 당신의 삶 전체를 흔드는 것일 수 있었겠다, 짐작한다”면서 “그러나 선생님 사전에 중단과 좌절은 없었다”고 고인의 의지를 기렸다.
이 공동대표는 “겨레하나가 조직혁신을 준비할 때 ‘겨레하나’라는 이름에 담긴 숭고한 뜻, 20년 역사에 담긴 헌신을 계승해야 한다며 안타까워하셨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데 힘을 실어 주셨다”면서 “그렇게 함께 준비한 총회 당일,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다”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기나긴 추도사가 끝난 뒤 유족인사와 호상인사가 이어졌다.
유족인사를 하고 있는 고인의 큰딸 정연 씨.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고인의 큰딸 정연 씨는 유족인사에서 “아빠는 누군가에게는 투사였고, 또 누군가에게는 리더였고, 또 누군가에게는 욕쟁이 꼰대일 수도, 이상주의자로 기억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아빠는 내게 허당 아빠였다”고 정리했다. 허당(虛堂)은 고인의 호로 ‘어설프고 엉뚱하지만 인간적인 면모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어 정연 씨는 “아빠가 다른 건 몰라도 ‘사람은 남길 수 있다’고 자주 말씀하셨는데 오늘 정말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다. 너무 고맙다”면서 울먹였다.
호상인사를 하고 있는문국주 전국비상시국회의 운영위원장.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호상인사로 나선 문국주 전국비상시국회의 운영위원장은 “워낙 건강하고 의지가 강했던 분이다. 최근엔 술도 안 마셨다. 그런데 이렇게 급하게 가셨냐는 질문들이 많다”고는 “작년 말에 ‘잠이 잘 안 온다. 몸이 쉽게 피곤해진다’고 말해왔다. 여기에다 탄핵집회에 나가 찬바람을 맞아 더 상했다. 병원에 가니 폐암으로 나왔다. 그 이후 하루가 다르게 병세가 악화됐다”고 저간의 사정을 알렸다.
문 운영위원장은 “오늘 많은 분들이 오셨는데 장례위원회에 속한 단체와 개인들이 실무를 해줘서 일련의 절차를 큰 어려움 없이 잘 치르고 있다”며 감사를 표하고는 “고인이 황망하게 빨리 떠나 너무 슬프다”며 억누를 수 없는 슬픔을 삭혔다.
이날 최은아 자주통일평화연대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추도식은 행사 사이사이에 추모영상, 약력소개와 추도시 낭독, 추모공연이 진행됐다.
‘우리 시대의 호걸’이라는 제목의 추도시를 낭독하고 있는 서해성 시인.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서해성 시인은 ‘우리 시대의 호걸’이라는 제목의 추도시에서 “김대중내란음모조작사건 때 고문하는 신군부 수사관에게 왜 이런 말을 했소. / ‘니들 90년대 통일 대통령 될 사람을 이렇게 패다가 나중에 어쩌려고 이러냐.’ / 그런데 어쩌다 면서기 한 번 못 해보았소.”라고 따졌다.
시인은 계속해서 “어째서 어째서 가막소를 그리도 자주 갔소. 베를린 남북 해외실무회담 남측 대표로 / 범민족대회로 / 바르샤바 남북회담으로 / 또 무얼로 쫓겨다녔소. 짧은 한 생을 줄기차게 가막소와 수배와 항쟁으로 산 이유가 대체 뭐요.”라고 재차 따졌다.
이어 시인은 “내 삶이 노선이다! / 내 삶이 가장 뜨거운 노선이다! / 외치던 혁명가 조성우, 어째서 이렇게 함부로 길을 떠나는 거요.”라고 끝까지 따졌다.
추모공연을 하고 있는 가수겸 작곡가인 이지상 씨.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추모공연을 하고 있는 가수겸 작곡가인 손병휘 씨.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추모공연에는 가수겸 작곡가인 이지상 씨와 손병휘 씨가 나섰다. 이지상 가수는 “백두산 호랑이로 태어났어야 했다”며 고인의 기상을 기리면서 ‘흐린 눈빛으로는’과 ‘기차는 그 새벽을 떠났다’ 두 곡을, 손병휘 가수도 ‘그날이 오면’과 ‘언젠가 우리는’ 두 곡을 각각 열창해 추모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영결식은 22일(수) 오전 10시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진행되며, 영결식 후 오후 1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영면에 들어간다.
내란 우두머리는 결국 구속됐다. 그러나 윤석열이 열어젖힌 내란의 문은 좀처럼 닫히지 않는다. 우두머리의 구속이 확정된 그날 밤, 파시스트 폭도들이 법원을 습격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것은 혹시 기나긴 밤의 시작은 아닐까?
이런 어둠의 기운을 떨쳐내고 조금이라도 더 빨리 새날의 여명을 맞이하려면 과연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친위쿠데타가 벌어진 직후에 그 방법 중 하나로 '개헌'이 입에 오르내렸다. 나도 일단, 시점을 정해놓지 않고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논의가 진지하게 시작되기 전에 오염부터 되고 말았다. 내란 진압을 방해하며 파시스트들을 비호하는 '내란동조정당' 국민의힘 인사들이 '개헌'을 꺼내들었고, 극우 언론에도 비슷한 주장이 실린다. 처음에는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눈길을 돌리려고 '개헌' 운운하더니 요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선될 가능성이 큰 조기 대선을 어떻게든 피해보자는 의도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헛갈릴 수밖에 없다. 지금 상황에서 '개헌'은 그저 불순한 정치 공작의 산물은 아닌가? 그렇다면 이를 과연 탄핵 이후의 과제로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겠는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후문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경내로 진입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3시께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극도로 흥분해 법원 후문에서 경찰 저지를 뚫었다. ⓒ연합뉴스
개헌 필요성이 커졌지만, 어려움도 커졌다 - '단기' 개헌론의 맹점과 한계
12. 3 친위쿠데타를 겪으며 개헌의 필요성이 커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깊이 들어가지 않아도, 지난 50여 일 동안 우리가 목격한 황당한 일들만으로 충분하다. 가령 윤석열이 선포한 비상계엄(제77조)부터가 그렇다. 이제는 '계엄'이라는 제도 자체가 미래에도 꼭 필요한지 따져봐야 하고, 비록 존치하더라도 12. 3을 경험한 바에는 선포 '이후'가 아니라 '이전'에 국회의 동의(그것도 과반수 찬성이 아니라 최소한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를 얻도록 바꿔야 한다.
여러 논자가 지적했지만, 대통령 궐위나 유고 시에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하게 한 조항(제71조)도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대통령이 정말 중요한 직책이라면, 대통령과 같은 선출직이 아니라 임명직인 국무총리나 부총리, 장관들이 권한대행을 맡아서는 안 된다. 현 헌법 구조에서는,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선거로 당선됐을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가운데에서 다시 한 번 선출과정을 거친 국회의장이 권한대행을 맡는 게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다. 역시 개정이 필요하다.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도 그렇다.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3인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지 못해 내란 진압이 한참 지체됐다. 아직도 최상목 권한대행은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1인에게 임명장을 주지 않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의문을 던져야 한다.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이 왜 굳이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더 거쳐야 하는가? 국회가 선출했으면 그것만으로 이미 헌법재판관이다. 다른 나라 헌법들은 실제로 그렇게 돼 있다. 국회가 '선출'하면 그만이지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 따위는 덧붙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 헌법이 대통령의 위상과 권한을 쓸데없이 높고 넓게 잡은 탓이다. 권력분립 원리에 맞게 뜯어 고쳐야 할 대목이다.
이런 것들이 우리 눈에 훤히 드러난 현 헌법의 문제점들이라면, 전 국민적 토론을 통해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보다 근본적인 쟁점들도 있다. 우선, 한국식 대통령제를 과연 계속 유지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 12. 3을 통해 대통령이라는 헌법기관은 그 위험성이 충격적으로 드러난 반면 국회, 법원 같은 다른 헌법기관들은 그 중요성이 새삼 재발견됐다. 대통령이 이런 다른 헌법기관들보다 우위에 있고 그래서 다른 모든 기관을 통할한다는, 그래서 감히 국가 전체와 한 몸이라는 '환상'(이게 윤석열의 경우는 '망상'으로까지 발전했다)을 조장하는 한국식 대통령제는 21세기 현실과 맞지 않는다. 현행 대통령제는 어떻게든 개혁되어야만 한다.
또한 이런 대통령제가 승자독식 선거제도와 결합함으로써 굳어진 양당 독점 구조도 이제는 타파해야 한다. 이 구조에서 제도정치의 한 쪽 절반을 장악해온 정당(국민의힘)은 21세기 들어 배출한 대통령 세 명 모두 법의 심판을 받거나 받고 있다. 나머지 절반을 차지해온 정당(더불어민주당)이 배출한 대통령들은 모두 선거 중에 약속한 '개혁'에 실패하거나 이를 제대로 추진하지 않은 탓에 거대한 퇴행에 길을 내주고 말았다. 그럼에도 양쪽 모두 자기 한계를 넘어 좀비처럼 명줄을 이어간다. 이것이 제6공화국 정치가 도달한 막다른 골목이다. 선거법의 일부 개정 수준을 넘어서는, 이를테면 개헌 같은 충격을 통해 이 낡은 구조에 돌이킬 수 없는 균열을 내야 한다.
이렇게 개헌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그러나 개헌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양대 정당이 정치를 독점하는 지금 한국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아니, 12. 3 이후에 어려움이 더 가중된 측면마저 있다.
▲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계엄군이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프레시안(박정연)
우선 시민 사이에서 여전히 개헌 논의가 무르익지 않았다. 그간 정치인들이 간헐적으로 '개헌' 이야기를 꺼내기는 했지만, 대중이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인 적은 거의 없다. 더구나 개헌의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일 수밖에 없는 대안적 정부 형태, 즉 의회제(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에 관해서는 논의가 축적돼 있지 못하다. 과거의 부정적 경험들(제2공화국, 전두환 정부-민주정의당의 내각제 개헌 시도, 김종필의 내각제 개헌론 등)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만 있을 따름이다.
그리고 양대 정당 역시 개헌에 그다지 적극적이거나 진지하지 않다. 현실은 냉혹하다. 양당의 정치 독점을 바꿔보자고 개헌이 제기되지만, 그렇게 정치를 독점하는 두 정당이 개헌을 현실적 선택지로 고려하지 않는 한 개헌은 결코 성사될 수 없다. 물론 국민의힘이 12. 3 이후에 '개헌'을 떠들고 있고, 더불어민주당도 선거 때마다 반복적으로 '개헌'을 공약하곤 했다. 그러나 둘 다 꼼수나 수사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조기 대선 이전에 이런 상황이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이런 점에서 단기적 성과를 염두에 둔 개헌 구상이나 기대, 논의는 현실성이 없다. 그뿐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개헌은 그 성과만이 아니라 과정이 참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가장 뼈아픈 반면교사는 다름 아닌 현행 헌법이다. 제6공화국 헌법은 1987년 6월 항쟁 뒤에 당시 국회 내 주요 정당들이 주도하여 입안됐다. 그 주요 정당들 중 최대 세력은 6월의 거리에서 시민들이 맞서 싸운 대상인 군부독재 여당이자 광주학살 원흉, 민주정의당이었다. 타도돼야 할 반민주 세력이 새로운 민주공화국 질서에까지 긴 그늘을 드리운 것이다.
만약 지금 단기간에 헌법을 개정한다면, 이는 1987년 개헌의 판박이가 될 수밖에 없다. 비록 부분적 개헌이라 하더라도 현 국회가 몇 달(실은 몇 주)만에 개헌안을 마련할 경우를 생각해보자. 그럼 실질적인 입안 주체는 양대 정당이 된다. '내란동조정당'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으려 하는 국민의힘이 절반의 저자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에서 개헌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라면, 개헌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나부터 앞장서서 반대할 것이다.
그러니 현 국면에서 일단 필요한 정치적 과제는 탄핵 인용 이후 현행 헌법에 따라 조기 대선을 안정적으로 치르는 것이다. 이 정도의 '단기'만을 염두에 두고 개헌을 제기한다면, 이는 현실적이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장기' 개헌론 또는 '개헌의 정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한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단기'를 전제로 한 이야기다. 조기 대선을 넘어 차기 정부까지 염두에 둔 '장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정도 시간 지평을 바라보는 '개헌의 정치'는 충분히 현실적이면서 동시에 내란 이후에 열어갈 새로운 민주공화국 질서에 반드시 필요하기까지 하다.
차기 정부가 들어선 뒤에 개헌이 추진된다면, 무엇보다 현 국회의 한계를 넘어서는 개헌 논의 과정을 실험할 가능성이 현재보다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다음에는, 급박한 정치 일정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시간표에 따라 개헌 논의를 전개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최근 아이슬란드나 아일랜드, 칠레의 전례처럼 국회가 개헌 과정 전체를 책임지되 별도의 숙의 기구(가칭 '헌법개정 시민회의')를 소집해 개헌안의 구체적 내용을 마련하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도 열린다. 국회를 넘어 시민사회로, 시민들에게로 개헌 논의 과정을 개방하는 실험을 펼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21세기형 실험을 통해 헌법과 같은 '단단한' 근본적 제도들에 대한 개혁이 일상적으로 논의되는 '개헌의 정치'가 시작될 수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이 열리려면 조건이 있다. 조기 대선에서 전면 개헌을 주창하는 흐름들이 정치적 선택지로서 가시화되어야 한다. 양대 정당 후보가 먼저 그렇게 주장하고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승리 가능성이 큰 후보일수록 그럴 것이다. 오직 좌든 우든 개헌을 주장하는 정치 세력들이 경쟁에 뛰어들어 양당 후보를 압박할 경우에만 두 정당도 집권 후 개헌 논의에 더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다. 가장 바람직한 경우는, 내란을 진압하기 위해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희망과 열의를 지속시켜 사회대전환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흐름에서 이런 정치적 압력이 출현하는 것이다.
사실 사회대전환을 바라는 사회운동들에게 중요한 것은 좁은 의미의 개헌이라기보다는 '제7공화국' 건설이다. 서로 엇물려 있는 제6공화국의 정치 체제와 사회경제 체제를 함께 극복하는 새로운 민주공화국, 생태사회국가로서 제7공화국을 수립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제7공화국은 개헌만으로는 실현될 수 없다. 헌법이 아니면서도 한국 사회를 규정하는 준헌법적 법률들(선거법, 정당법, 노동법, 각종 기본법 등등)이 하나하나 바뀌어야 하고, 돈의 흐름을 실제로 움직이는 일상적인 개혁 또한 필요하다. 내란 진압 이후 이 모든 노력이 열정적으로 펼쳐져야 한다.
하지만 개헌이 제7공화국 건설의 '전부'는 아니어도 '필수적 부분'인 것만은 틀림없다. 개헌만으로 제7공화국이 열리지는 않지만, 제7공화국을 열려면 개헌이 반드시 필요하다. 굳이 의회제나 이원집정부제 개헌까지 안 가도 좋다. 이 정도 개정은 몇 년 안에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초집중적인 대통령 권한을 분산시키고 결선투표제 같은 당연한 제도를 뒤늦게나마 갖추기 위해서도 현 헌법은 개정해가야 한다. '개헌의 정치'가 일단 시작되어야 한다.
더구나 이렇게 '개헌의 정치'가 열린다면, 제7공화국 건설 운동도 전에 없던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제6공화국을 살아가는 보통 시민들은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규정하는 숱한 제도들이 헌법만큼이나 바뀌기 힘들다는 것을 '상식'으로 받아들이면서 제6공화국 질서를 어쩔 수 없이 이어간다. 이러한 상황에서, 헌법을 바꾸는 논의의 시작은 이런 일상적 체념을 뒤흔드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어떤 '단단한' 제도든 변화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열릴 수 있다. 어쩌면 지금 한국 사회에서 '개혁의 정치'는 '개헌의 정치' 정도는 동반돼야 시동을 걸 수 있는 것인지 모른다.
한데 12. 3뿐만 아니라 1. 19 파시스트 폭동까지 겪은 지금은, '개헌의 정치'가 필요한 이유를 한 가지 더 덧붙여야 하겠다. 오늘날 극우 반민주 세력은 스스로 노골적인 폭력을 자행할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폭력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음으로써 자신들의 행위와 집권의 정당성을 인정받으려 한다. 이들에 맞서려면 과거의 변혁 세력처럼 대항폭력이나 비폭력에만 머물 수 없다. 저들이 의도적으로 고양하는 사회 전체의 폭력적 분위기를 사려 깊게 진정시켜가는 '시민다움/시민윤리(civility)'의 정치 또는 '반폭력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여러 현대 정치철학자의 진단이다(E. 발리바르 등).
'반폭력의 정치'는 다양한 전략과 경로를 통해 추진되어야 하겠지만, 시민 참여형 숙의 과정을 중심에 둔 '개헌의 정치'는 분명히 이런 전략과 경로 중 중요한 한 사례가 될 수 있다. '개헌의 정치'를 통해 '정치의 중심이 무엇이고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정하는 정치'(N. 프레이저가 말한 '또 다른 정치', 혹은 '메타정치'라 불릴 수 있을)가 작동하기 시작할 때에 각 진영 지도자에 대한 애정과 증오에 지배되는 정치, 관성적 프레임에 갇힌 채 쳇바퀴 도는 정치의 위력이 그래도 전보다는 덜해질 수 있다. '개헌의 정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여러 필수 처방 중 하나임에는 분명하다.
그래서 강조하는 것이다. 긴 호흡으로 우리의 민주공화국을 치유하는 과정으로서 개헌을 바라보자고, 개헌 자체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더 긴요한 것은 '개헌의 정치'라고 말이다.
장석준 출판&연구집단 산현재 기획위원
장석준 전환사회연구소 기획의원은 오랫동안 진보 정당 운동의 정책 및 교육 활동에 참여해왔으며, 자본주의 위기에 맞선 진보적 사회과학을 재구성하고자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에서 연구 및 출간 사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레프트 사이드 스토리 : 세계의 좌파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사회주의>, <장석준의 적록 서재>, <신자유주의의 탄생 : 왜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막을 수 없었나>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국가 대 시장 : 지구 경제의 출현>, <안토니오 그람시 : 옥중수고 이전> 등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2025.1.21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자신의 탄핵심판에 직접 출석해 또다시 '부정선거 음모론'을 펼치며 12·3 내란 사태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도 '야당의 간첩죄 개정 반대' '국방부 장관 탄핵 시도' '예비비 삭감' '원전예산 삭감' 등으로 국헌문란 행위가 일어났다는 비상식적인 주장을 하며 계엄을 두둔했다. 반면 불리한 질문에는 부인하거나 회피성 발언을 했다. 법리 다툼이라기보다는 정치 선동에 가까웠다. 윤 대통령은 헌재의 모든 변론기일에 참석한다고 한 만큼, 수사기관의 수사를 거부하면서 탄핵심판 변론을 통해 계속해서 정치 메시지를 발신함으로써 지지층을 결속하는 데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 통합을 해야 하는 대통령이 자신의 궤변적 주장을 반복함으로써 오히려 국론 분열을 획책하는 꼴이다. 국회 탄핵소추단은 반드시 파면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무부 차량으로 호송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58분쯤 붉은 넥타이에 양복 차림으로 헌재의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직접 출석했다. 현직 대통령이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구치소에 수감됐음에도 머리까지 정갈하게 매만진 모습이었다. 그는 먼저 "여러 헌법 소송으로 업무가 과중한데 제 탄핵 사건으로 고생을 하시게 돼서 재판관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철들고 난 이후로 지금까지 특히 공직 생활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라며 "헌법재판소도 헌법 수호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우리 재판관들께서 여러모로 잘 살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필요한 상황이 되거나 질문이 계시면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며 발언을 마쳤다. 내란 사태로 인해 충격을 받은 국민에 대한 사과는 단 한 마디도 없었다.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가운데 오른쪽)이 출석한 가운데 윤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이 열리고 있다. 재판관석에는 정계선(왼쪽부터), 김복형, 정정미, 이미선, 문형배, 김형두, 정형식, 조한창 헌재 재판관이 앉아 있다. 2025.1.21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본격적인 심리에서도 확신범의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계엄 선포의 배경으로 주장해 온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선 "계엄을 선포하기 이전에 여러 가지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에 의문이 드는 게 많이 있었다"며 "2023년 10월 국정원이 선거관리위원회 전산 장비의 극히 일부를 점검한 결과 문제가 많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정 선거 자체를 색출하라는 게 아니라 선관위의 전산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스크리닝(점검)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지시한 것)"고 했던 것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하는 게 아니라 팩트를 확인하자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사실 확인을 위해 군대를 동원했다는 비상식적인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계엄군을 투입한 데 대해서도 "(국회 의결이) 막거나 연기한다고 막아지는 일이 아니"라며 "(국회가) 국회법에 딱 맞지 않는 신속한 결의를 했다. 그렇지만 저는 그걸 보고 바로 군을 철수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이진우 수방사령관,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계엄 선포 후 계엄 해제 결의를 위해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없다"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이는 검찰 수사와 국회 증언을 모두 무시한 발언이다. 검찰이 작성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이 이진우 사령관에게 "아직도 못 갔냐. 뭐하고 있냐.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명시돼 있다. 이같은 내용은 계엄 관계자들의 국회 증언과도 일치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해 피청구인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 [헌법재판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비상입법기구 설치와 관련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쪽과 입맞추기를 한 정황도 재차 확인됐다(☞관련기사 21일자, 비상입법기구 쪽지, 윤-김용현 말맞추기 정황 뚜렷). 검찰은 앞서 김 전 장관을 기소하면서 윤 대통령이 내란 당일 오후 10시 40분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비상 입법기구'를 창설하라는 취지의 문건(쪽지)을 건넸다고 공소장에서 밝혔다. 그러나 김 전 장관 쪽이 비상 입법기구 문건을 자신이 작성했다고 주장하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문 대행의 관련 질문에 "저는 이걸 준 적도 없고 나중에 이런 계엄을 해제한 후에 한참 있다가 언론에 메모가 나왔다는 것을 기사에서 봤다"며 "기사 내용도 부정확하고 이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국방부 장관밖에 없는데 장관은 그때 구속되어 있어서 구체적으로 확인을 못 했다. 그런데 (기사) 내용을 보면 내용 자체가 서로 모순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헌재가 비상 입법기구 관련 질문을 한 것은 윤 대통령이 계엄 당시 입법부인 국회 무력화를 시도했는지, 즉 내란의 요건을 갖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윤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울서부지방법원도 윤 대통령에게 "비상 입법기구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질문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김용현이 쓴 것인지 내가 쓴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 입법기구 창설 시도는 윤 대통령이 헌법이 보장한 입법 기능을 마비시켜 '국헌 문란'을 했는지 확인하는 중요한 증거다. '잘 모른다'는 식으로 얼버무렸던 윤 대통령이 갑자기 입장을 바꿔 "저는 준 적 없다"고 헌재에 적극 항변한 것은 내란 혐의를 회피하기 위해 김 전 장관 쪽과 '말맞추기'를 한 것 아닌지 강하게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해 차기환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2025.1.21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의 비상식적 궤변도 그대로 이어졌다. 대리인단 소속 차기환 변호사는 "포고령은 계엄의 형식을 갖추기 위한 것이지 집행할 의사가 없었고 집행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며 "집행의 구체적인 의사가 없었으므로 실행할 계획도 없었고, 포고령을 집행할 기구 구성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계엄사령부도 구성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포고령을 먼저 선포해서 집행 기구가 없었음에도 이를 뒤집어 실행계획이 없었다고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다. 또 차 변호사는 "포고령 1호는 외형의 형식을 갖추기 위해 김용현 장관이 초안을 잡아 피청구인(윤 대통령)이 검토·수정한 것"이라며 "굳이 말하자면 포고령 1호는 국회의 불법적인 행동이 있으면 금지하고자 하는 것이지, 결코 국회의 해산을 명하거나 정상적인 국회 활동을 금지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차 변호사는 '정치인·법조인 체포 지시'에 대해서도 "피청구인은 계엄 선포 당시 결코 법조인을 체포·구금하라고 지시한 바가 없다"며 "한동훈 여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고 지시한 바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대표를 사살하라는 터무니없는 지시를 한 바가 없는데 그런 황당한 주장을 탄핵소추 사유로 주장하는 것은 그 부당성에 대해 더 말할 필요가 없다"며 소추 사유를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계엄 당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며 주요 정치인과 법조인 체포 지시를 했다. 심지어 국회의 계엄령 해제 의결이 가까워오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3명에 대해서만 집중 체포 시도를 했던 방첩사령부 관계자들의 카카오톡 내용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그럼에도 사실 관계 자체를 부인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출석해 피청구인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 [헌법재판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차 변호사는 지난 변론기일에도 제지를 받았음에도 북한·중국 등 하이브리드 전쟁에 대한 위험, 야당의 간첩죄 개정 반대 등을 언급하며 비상식적인 궤변을 늘어놨다. 그는 "야당의 간첩죄 반대로 국가핵심산업 유출 방지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 중국은 드론으로 미국 항공모함 등을 촬영했다.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이 중국에 유출됐으나 중국인이라 처벌 못한다. 나아가 간첩으로 처벌할 길이 없다"며 "야당이 (간접죄) 개정을 반대하고 있고 이로 인해 중국 간첩은 활개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원전 예산 삭감' '대왕고래 프로젝트(동해 석유·가스전 발굴) 예산 삭감' 등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흔들리고 국가의 생존에 직결된다"고 주장했다. '깜깜이' 논란이 있는 '특활비 삭감'에 대해선 "국헌 문란행위"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무안 제주공항 참사까지 언급하며 '예비비 삭감'으로 피해자를 돕기 어렵게 됐다는 식의 궤변을 늘어놨다.
윤 대통령과 대리인단의 주장은 법리 다툼이라기보다는 단어 자체가 정치 선동에 가깝다.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와 극우 유튜버들이 퍼뜨리는 괴담 수준의 주장을 국가 단위 정책이라는 듯 언급하는 자체가 비상식적이다. 그럼에도 이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층 결집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지층을 자극하고 반대 쪽과 여론을 분열시키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소요 사태를 마치 의도하는 듯한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새벽 초유의 법원 폭동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겠다"면서, 자신의 계엄 정당성을 피력했다. 지지층 역시 이러한 윤 대통령의 발언에 실제 동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와 검찰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계속해서 변론기일에 참석하면서 국면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헌재 인근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5000명의 극렬 지지자들이 몰려 들어 폭력적 집회를 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 1명이 현행범(공무집행방해혐의)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3차 변론이 열리는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2025.1.21. 연합뉴스
윤 대통령 측이 지난 2차 변론에 이어 부정선거 음모론 등 비상식적인 주장을 이어가자 국회 쪽 대리인단은 헌재에 제한을 요구했다. 국회 쪽 대리인단 소속 김진한 변호사는 "피청구인(윤 대통령) 측의 선거 부정에 관한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이 사건 탄핵심판의 쟁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기이한 부정선거 주장을 그대로 방치하기는 어렵다"며 "더 이상 선거 부정 의혹 제기, 그와 관련한 증거 신청을 적절하게 제한해달라"고 헌재에 요청했다. 김 변호사는 "선거 부정의 음모론은 우리 공동체 자체를 파괴할 수 있다"며 "최근 서울서부지법에서 발생한 폭도들의 만행은 이와 유사한 무책임한 주장들이 초래한 결과"라고 했다. 아울러 "선거 부정의 사유는 피청구인이 스스로 발표한 계엄 선포 사유에는 등장하지 않았다"며 "(계엄이) 실패한 이후 비로소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사유로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쪽은 여인형 방첩사령관·곽종근 특전사령관·이진우 수방사령관 등 현직 군인들의 증인 신문과 관련해서도 윤 대통령과 증인 간의 분리 조치를 요청했다. 국회 쪽은 "피청구인이 앞으로도 심판정에 출석하게 되면 (증인들이) 면전에서는 사실대로 진술하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피청구인이 퇴정한 상태에서 신문이 이뤄지게 해주거나 적어도 피청구인과 증인이 직접 눈을 마주치지 않을 수 있도록 가림막 같은 걸 설치한 상태에서 증인 신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문 대행은 "재판부 평의를 거치겠다"고 답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웃으면서 직접 반박하기도 했다. 군통수권자로서 자신의 지휘로 인해 부하들이 처벌받을 위기임에도 일말의 죄책감도 없는 표정을 보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인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국회 측 법률대리인 송두환 전 인권위원장 등이 출석하고 있다. 2025.1.21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국회 탄핵소추단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변론이 끝난 뒤 심판정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피청구인 윤석열이 오늘 재판에 왜 참석하는가. 오늘 말고도 계속적으로 헌재 재판에 참석한다는 데 도대체 왜 참석할까 의문이 들었다"며 "본인이 직접 헌재에 참석해서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헌재 방향을 바꾸거나 억울해서가 아니라, 자기를 추종하는 이들의 선동 행위를 계속해서 이끌어가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도 "(피청구인이) 앞으로 계속 출석하겠다는 것은 자신의 지지자, 아스팔트 극우 지지자들에게 선전 선동일 수 있는 메시지를 계속보내서 국가 혼란을 일으키려는 것 아닌가 매우 우려스럽고 걱정된다"며 "국회 소추단은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반에 대해서 빠짐없이 입증하고 반드시 파면에 이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변론을 마친 뒤 병원에 들렀다가 오후 9시 9분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복귀했다. 윤 대통령은 구치소 복귀 전 국군서울지구병원에 들른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에는 오후 8시 43분까지 3시간여 머물렀다고 한다. 다만 윤 대통령은 특별히 건강에 이상이 있는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은 윤 대통령을 과천 공수처 조사실로 강제 인치하거나 현장 조사하기 위해 구치소에서 대기했다. 다만 인권 보호 규정에 따라 오후 9시 이후에는 당사자 동의 없이 조사할 수 없어 이날 인치나 조사는 어려워 보인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공수처가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됐다. 이번 임기 시작 전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는 관세도, 무역전쟁도 아닌 '영토'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파나마 운하·캐나다의 미국 편입 등 아메리카 대륙 전반에 걸친 영토 야욕을 드러내며 트럼프 1기 특징이었던 '미국 우선주의'가 2기엔 19세기 말 제국주의를 떠올리게 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토 위협이 현실적으론 거래를 위한 수단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실리적 측면에서도 남미의 중국 의존도가 이미 커진 상황에서 트럼프의 '채찍'이 역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린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덴마크령으로 관련 도발은 동맹국 간 신뢰를 깰 수 있어 북극권에서 러시아와 중국 견제라는 명분과 실리 모두를 저해한다는 이유다.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해 왔고 파나마 운하 반환 또한 언급한 트럼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이곳들을 장악하기 위해 군사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경악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는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반복 중이다.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다 트럼프가 공언한 캐나다 관세 대응에 대한 이견으로 최측근 동료와 결별하며 결정타를 맞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6일 사임 의사를 밝혔을 때도 트럼프는 "캐나다가 미국과 합병하면 관세는 없어지고 세금은 훨씬 낮아질 것"이라며 조롱을 이어갔다.
트럼프 내세운 관세 통한 보호무역·아메리카 대륙 야심 모두 19세기 말~20세기 초 미국 풍경
외신들은 트럼프 수사에서 19세기 말~20세기 초 제국주의를 떠올린다. 트럼프가 주창해 온 높은 관세를 통한 보호무역주의 또한 19세기 말~20세기 초에 성행했다. 즉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라는 트럼프 구호가 가리키는 '위대한 미국'이 이 시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8일 "전 세계가 트럼프의 복귀를 준비하면서 그의 뇌리를 사로잡은 생각과 19세기 후반 미 제국주의 시대 유사점 사이의 연관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트럼프는 이미 1890년대 미국이 관세 체계로 인해 가장 부유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한 바 있는데 이제 그는 19세기 및 20세기 초 영토 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에 대한 야욕을 구실로 중국 등을 위협하고 있는데 지난 8일 미 CNN 방송은 이는 1820년대 먼로 독트린 이래 미국 역사에서 반복된 주제라고 덧붙였다.
1823년 제임스 먼로 미 대통령에 의해 발표된 뒤 미국 오랜 기간 미국의 외교 정책 원칙으로 기능한 먼로 독트린은 유럽의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불간섭을 주장했고 이후 미국의 아메리카 대륙 내 확장과 라틴아메리카 개입 정당화에 이용됐다. CNN은 과거 유럽 식민주의 외국 세력 침입에 대응한 이러한 논리의 대상이 트럼프 정부에선 "중국, 러시아, 이란"으로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2018년 유엔 총회에서 "이곳 서반구에서 우리는 팽창주의 외세 침략으로부터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 반구와 우리 문제에 대한 외국 간섭을 거부하는 것이 먼로 대통령 이래 우리나라의 공식 정책"이라며 먼로 독트린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할 브랜즈 존스홉킨스대 국제학대학원(SAIS) 교수는 지난해 5월 <포린어페어> 기고에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재활성화된 먼로 독트린을 특징으로 할 것"이라며 "구세계 전초 기지에서 미국의 철수는 신대륙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보호하고 경쟁국이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더욱 강화된, 아마도 강력한 노력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대륙주의가 세계주의를 대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토 위협'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그린란드 등 획득을 위해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은 트럼프가 영토 야욕을 말 그대로 실현하려 할지는 분명하지 않다. 주요 7개국(G7) 소속 국가인 캐나다의 미국 편입은 물론이고 나토 동맹국인 덴마크령으로 유럽연합(EU) 경계 안에 있는 그린란드에 대한 무력 사용 및 편입 시도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AP> 통신은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마이크 오핸런이 나토 동맹국들은 공격을 받으면 서로를 방어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트럼프가 실제로 그린란드를 강제로 점령하려 한다면 "나머지 나토 회원국들은 덴마크를 방어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강력한 주장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것은 직접적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제기한다"고 우려했다.
그린란드는 북극권에서 전략적 중요성과 풍부한 자원으로 인해 트럼프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를 인지하고 있는 것은 EU 또한 마찬가지다. 2023년 11월 EU는 그린란드를 "EU에 대한 미래의 원자재 공급국"으로 칭하며 그린란드와 지속가능한 원자재 가치 사슬 개발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의 그린란드 영토 야욕에 대해 EU 중심국인 독일과 프랑스과 목소리를 낸 배경 중 하나로 보인다. 지난 8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트럼프 발언에 대해 "국경 불가침 원칙은 모든 국가에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도 "EU는 다른 국가가 EU의 주권적 국경을 공격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수든 침략이든 그린란드, 파나마, 캐나다 영토 자체에 대한 획득은 상식적인 수준에서는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에 거래적 성향을 가졌던 트럼프 1기 정부를 떠올리면 영토 위협 역시 협상을 위한 실리적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CNN은 트럼프가 캐나다, 파나마, 그린란드 영토를 미국으로 편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미국 선박 운행료 할인, 그린란드 희토류에 대한 미국의 접근성 확대, 미국 제조업에 유리한 쪽으로 캐나다와의 새 무역 협정 체결이 트럼프의 목적일 수 있다고 봤다.
실리 측면에서도 역효과…남미 중국에 기울고 북극권선 나토·EU 신뢰 저해 가능성
그러나 이러한 위협을 통해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과 북극권에서 실리를 챙길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만만찮다.
트럼프가 원하는 것이 먼로 독트린식의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전반적 영향력이라면, 미국과 인접해 경제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와 캐나다의 경우 위협의 효과가 크게 발휘될 수 있지만 다른 남아메리카 국가들은 이미 중국이라는 다른 선택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 외교협회(CFR) 라틴아메리카 연구원인 윌 프리먼은 지난 3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멕시코 수출의 80%가 미국을 향하는 등 멕시코와 중미, 카리브해 지역에선 미국의 영향력이 여전히 강하지만 남미의 경우 중국의 영향력이 막강하다고 설명했다.
남미에선 중국이 최대 무역 상대국이며 중국은 이 지역에 해외직접투자(FDI), 대출도 늘려 왔다. 프리먼 연구원은 콜롬비아의 경우 베이징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브릭스(BRICS) 은행에 가입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프리먼 연구원은 미국의 영향력이 아메리카 대륙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트럼프의 위협은 특히 남미에서 "역효과"를 내 남미가 중국으로 더 기울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경우 태평양 안보 역학, 주요 광물 및 희토류 원소 공급망까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리먼 연구원은 전문가들이 이런 상황에선 "채찍 뿐 아니라 당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미국 내 시장 접근성 확대, 풍부한 개발 자금 지원 등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라틴아메리카 내정에 개입한 역사가 있는 데 반해 중국은 내정 불간섭주의를 내세워 이 지역에서 미국보다 호감을 얻기 쉽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세 카발레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세계경쟁력센터(WCC) 선임 경제학자는 지난 9일 호주 학술전문매체 <컨버세이션> 기고를 통해 "각국의 주권과 스스로 발전 경로를 선택할 권리 존중"을 강조하는 중국의 "불간섭주의 접근"이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스스로를 전통적 서방 강대국의 대안으로 제시하며 스스로를 동료 개발도상경제로 묘사해 라틴 아메리카국가들과 연대감"을 보이는 것도 미국과 대조된다고 설명했다.
북극권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고자 하면서 그린란드 영토를 넘봐 중요 동맹인 EU 국가들과의 신의를 훼손하는 것도 합리적 전략은 아니라는 평가다.
스테판 볼프 영국 버밍엄대 국제안보 교수는 지난 9일 <컨버세이션> 기고에서 북극권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이 커지며 지정학적 안보 경쟁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서방 동맹을 약화시킴으로써 미국 안보 또한 약화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트럼프가 다른 나토 및 유럽 동맹들과의 협력 없이 미국 단독으로 이 지역에서 러시아와 중국과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엄청난, 그리고 불필요한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정부 때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마이클 맥폴 미 스탠포드대 프리먼 스포글리 국제학연구소장은 <AP> 통신에 트럼프의 발언은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반한다며 "우리는 이러한 위협에 동맹들과 함께 가장 잘 대처할 것이다. 동맹이 우리의 가장 강력한 힘(superpower)이다. 트럼프가 위협을 만들어내지 말고 진짜 위협에 집중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다만 내부적으로 트럼프의 위협은 주기적으로 그린란드를 흡수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던 미국의 일부 보수주의자들에 구애할 뿐 아니라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선거 운동 기조 중 하나였던 "남성성"을 강조하는 데도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AP>를 보면 트럼프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지난 7일 그린란드를 방문한 친트럼프 활동가 찰리 커크가 팟캐스트에서 미국의 그린란드 통제를 주장하며 "이는 남성적인 미국 에너지의 부활"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19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취임을 하루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워싱턴DC 캐피털원아레나 경기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주모자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일으킨 1.19 서부지법 폭동사태와 관련, 국민의힘 내에서도 일부 비주류·소신파를 중심으로는 비판 의견이 나왔다. 폭동사태 가담자들에게 동정적인 당 지도부·주류와는 결이 다른 목소리다.
국민의힘 내 탄핵 찬성파로, 친윤계로부터 탈당 압박을 받기도 했던 김상욱 의원은 20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있어서도 정말 안 되는 일"이라고 1.19 폭동사태를 강하게 규탄했다. 그는 "단순한 관공서 침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아주 중대한 큰 잘못"이라며 "너무나 충격적"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법치주의는 사회의 근간이고 사회가 있을 수 있는 기본"이라며 "마음에 안 든다고 판사를 겁박하고 법원을 파괴한다면 법치·헌정질서가 무너지는 것이고 사회의 근간 자체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특히 "사회 갈등·대립이 극화하는 것에는 책임있는 사람들의 무책임한 행동도 이유가 된다"며 "사회 갈등을 자극하고 이용해서 자신의 경제적·정치적 이익을 위해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변호인단을 통해 수사·사법기관의 권위를 부정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데 대해 "(이는) 선전·선동"이라며 "책임 있는 자로서는 적절하지 않은 처사였고 대한민국에 큰 상처를 남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수사 절차는 말 그대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라서 있는 대로의 사실만 얘기하면 되는데, 그것조차 피하면서 계속해서 해온 것이 국민들에 대한 선동"이라며 "'극우여 봉기해서 나를 지켜라' 그런 선동과 그런 선동을 이용하려는 정치집단들이 겹치면서 사회 갈등이 올라와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이 법원 담을 넘은 시위대 17명에 대해 '곧 풀려날 것'이라고 SNS에 쓴 것이 결국 폭동을 부추긴 결과가 되지 않았느냐는 지적과 관련 "일부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다"며 "물론 윤 의원이 '법원에 침입해서 부수라'라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저는 생각하지만 그 말씀 때문에 영향을 받은 분들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은 했다"고 했다.
그는 "정치하는 사람이 정치를 하는 이유는 자기 때문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께 봉사하려고 나선 것"이라며 "그렇다면 당리당략 또는 사리사욕이 먼저가 아니라 과연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판단이 먼저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면에서 이런 반성적 성찰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할 부분이 있다"고 에둘러 윤 의원의 언행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자체에 대해서는 "윤대통령은 중대한 반헌법적 비상계엄과 무장군인의 국회·선관위 투입을 실행했고, 그럼에도 수사기관의 반복되는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수없이 말을 번복하고 모르쇠·부인·궤변으로 임해왔고, 체포영장까지 발부됐는데 체포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며 "이번 구속 결정은 일반적인 법원의 구속심사 기준을 고려했을 때 지극히 상식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현직 대통령 구속이 국격을 저해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그는 "이번 일은 대통령이 헌정질서·법치주의·민주주의를 부순 행위"라며 "거기에 대해 대한민국 법치가 살아 있고 헌정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고 국민들이 주권자로서 주권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에 도리어 국격을 올리는 일이고 대한민국의 안정성을 대외적으로 보여준 일"이라고 반론했다.
당내 최다선 의원으로 친한(親한동훈)계 중진인 조경태 의원도 같은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구속에 대해 "(대통령) 본인으로서는 불행하고 참담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대신에 국가적 차원에서 봤을 때는 헌법질서 회복의 시작점"이라고 평가했다.
조 의원은 1.19 서부지법 폭동사태에 대해 "이런 폭력사태, 난동사태가 난 부분에 대해 정치권 모두가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측면(이 있고), 여당 중진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가의 근간을 무너뜨린 이 행위에 대해서는 어떤 세력이든, 어떤 진영이든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법부는 우리 법치국가의 최후의 보루"라며 "공권력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특히 매우 엄정하게 수사하고, 또 배후가 있다면 배후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수사하고 조사해야 된다"고 했다.
조 의원은 당 지도부에서 '경찰의 과잉대응'을 언급한 데 대해 "저는 경찰의 과잉진압이라는 표현에 대해 동의하기가 좀 어렵다"며 "사법 권능을 정면으로 부정한 이 행위에 대해 여당이 먼저 단호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경찰 42명이 다쳤고 중상자가 7명이나 나왔다. 이것은 국가 존립에 매우 심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 이번 폭력사태를 그냥 대충 넘어가는 식으로 (대응)한다면 더 심한 사태를 막을 수가 없다"고 경고하며 "이번 습격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은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엄중하게 처벌해야 된다"고 했다.
조 의원은 특히 "대통령이 '싸우자'는 표현을 쓰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추긴 측면도 없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많이 있지 않았나"라며 "더 이상의 폭력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통령 역시 수사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임하고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고 했다.
윤상현 의원 발언 논란에 대해 그는 "폭력사태에 대해서 '훈방할 것이다' 이런 표현 자체가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켰다. 사진은 지난 19일 오후 서부지법 내부가 파손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이 최신 전술 핵폭탄 B61-12를 유럽에 배치하며 NATO의 핵 억지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조치는 동맹국들의 안보를 보장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러시아와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군비 경쟁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B61-12: 첨단 전술 핵무기의 등장
B61-12는 기존 B61 시리즈를 대체하는 최신 개량형 전술 핵무기로, 활강 핀(Glide Fin)과 정밀 유도 시스템을 탑재해 고고도에서도 목표물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다. 활강 핀은 폭탄이 단순히 중력에 의해 낙하하는 것을 넘어 멀리 활공하며 비행 경로를 안정화하고 제어하는 데 사용된다.
현재 미국은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튀르키예 등 5개 NATO 회원국의 기지에 약 100개의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고 있으며, 이들 무기를 B61-12로 교체하고 있다.
질 흐루비(Jill Hruby) 미국 국가핵안보청(NNSA) 청장은 2024년 1월 16일(현지시각), 허드슨 연구소 회의에서 “새로운 B61-12 배치를 통해 NATO의 핵 억지력은 한층 더 가시성을 갖추게 됐다”며 이번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러시아의 반발: 강경 대응 천명
F-35A 스텔스 전투기가 B61-12를 투하하는 시험을 하고 있다.(2020.11.24)
러시아는 미국의 핵무기 배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024년 12월 29일, 러시아 관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핵무기 배치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위반하며, 이는 글로벌 안보에 대한 도발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중거리 핵전력조약(INF)과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의 정신을 훼손한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행동이 군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대응 조치로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2024년 9월에는 자국의 핵 독트린을 수정해 핵무기의 운용 범위를 확대하는 등 강경 노선을 이어가고 있다.
유라시아 핵 긴장 고조 심화
미국의 이번 조치는 NATO 동맹국들에게 ‘핵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크다. 이러한 움직임은 핵군비 경쟁을 촉진하고, 유럽 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되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새로운 핵 운용 지침(Nuclear Employment Guidance)을 승인했다. 해당 지침은 비밀 문서로 소수의 국가 안보 관리와 군사 지휘관들에게만 배포되며, 나토의 핵 전략 전환을 시사하고 있다.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해 6월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두 전선으로부터 심각한 핵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작전상 핵탄두가 얼마나 필요하고 어떤 핵탄두를 보관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 사항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최신 핵무기가 전진배치되는 불안한 안보상황이 유라시아 대륙에 걸쳐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한반도에서도 250차례 넘는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진행한 바 있고, 전략자산을 26차례 전개했다.
▲서울구치소 향하는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9시 40분께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종합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청사를 나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3차 변론에 직접 출석한다. 탄핵 소추된 대통령이 헌재에 출석하는 것은 이번에 처음이다.
또 윤 대통령은 20일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강제구인에는 끝까지 거부했다. 6시간 가량 버티며 법치주의 무시 행태를 보인 것이다.
20일 오후 9시 55분께 윤갑근 변호사는 취재진에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출석을 알렸다. 이때는 강제구인 시도가 무위로 돌아갔다는 공수처의 기자 대상 공지가 이뤄진 직후였다. 3차 변론에서는 국회 CCTV 등 재판부가 채택한 증거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알림대로 3차 변론에 출석한다면 윤 대통령은 탄핵 소추 헌재 심판에 출석한 첫 대통령이 된다. 노무현, 박근혜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폭동을 일으킨 바 있는 대통령 지지자들도 헌재에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 심판정 보안과 외곽 경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강제구인에 6시간 버틴 윤석열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 구인을 시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직원들이 20일 밤 구치소에서 철수한 뒤 경기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청사로 복귀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이날 오후 3시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들이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을 시도했지만 6시간 버틴 피의자 윤석열을 꺾지는 못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공수처·경찰이 함께 꾸린 공조수사본부(공조본)에 체포돼 공수처에 압송된 후 10시간 4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뒤에는 공수처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19일 구속영장 발부 뒤에도 조사를 계속 거부하자, 결국 공수처는 강제구인을 선택했다. 대법원은 지난 2013년 '구속영장 발부에 의해 적법하게 구금된 피의자가 피의자신문을 위한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면서 수사기관 조사실에 출석을 거부할 경우 수사기관이 구속영장의 효력에 의하여 피의자를 조사실로 구인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공수처의 강제구인 시도에 완강히 버텼다. 결국 공수처는 이날 밤 9시 54분경 "피의자의 지속적인 조사 거부로 구인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에 따라 오후 9시쯤 인권보호규정에 따라 강제구인을 중지했다. 재강제구인 등을 포함한 형사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9일 오후 서부지법 벽과 유리창 등이 파손돼 있다. 2025.1.19. 연합뉴스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침입해 폭력을 행사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린 폭도들에 대해 야권에서 사형까지 언급하며 강력 처벌을 요구했다. 서부지법 폭동으로 사회적 파문이 일고 있지만,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판사 개인 신상과 협박글까지 올라오는 실정이다. '제2의 폭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야권에서는 거듭 강경 대응을 요구했다.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서부지법 폭동과 관련 긴급 현안질의가 열렸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과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법무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현안질의에서는 초유의 폭동에 대해 격한 반응들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를 두고 "윤석열 지지자들은 서부지법 7층으로 가서 정확하게 영장 발부 판사를 찾아다녔다"며 "핸드폰 플래시가 아니라 일반 플래시(손전등)까지 준비했다. 누군가가 지휘를 한 것이고 목적을 가진 것이다. 그날 갑자기 흥분해서 들어간 게 아닌 것"이라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해당 사안을 두고 "단순히 폭동을 일으킨 사람을 잡아가는 것으로 끝나는 상황이 아니"라며 "대한민국이 붕괴 직전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법원을 침탈하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이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력행위처벌법) 4조에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구성하거나, 가입한 뒤 활동하면 수괴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라며 "이 사람들이 공무집행을 방해하면 (처벌이) 2분의 1 가중된다"고 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국가보안법(국보법) 2조에는 '국가변란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외의 결사 또는 집단'을 반국가 단체로 정의한다"며 "이런 집단을 구성하고 활동한 수괴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다. 형법 115조(소요), 형법 147조(도주 원조)로도 처벌이 가능하다"고 했다.
형법 115조는 '다중이 집합하여 폭행, 협박 또는 손괴의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되어 있으며, 형법 147조는 '법률에 의하여 구금된 자를 탈취하거나 도주하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의원은 "(폭도들이) 윤석열을 구출하려고 한 행동이면 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20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 시위대의 서울서부지법 청사 불법 진입 및 난동 사태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가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이 사태 경과보고서를 살펴보고 있다. 2025.1.20. 연합뉴스
김 의원은 폭동 배경에 대해 "부정선거와 영장 무효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윤석열, 정진석 비서실장, 권성동 원내대표, 윤상현 의원, 석동현 변호사, 전광훈 목사, 김민전 의원 등이 이런 주장을 해서 '낙수 공격'을 하는 것이다. 우연히 폭동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낙수 공격'은 윤 대통령 등의 주장을 폭도들이 듣고 그대로 이행한다는 의미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김 의원 주장에 동의하며 "권성동 원내대표가 '경찰이 과잉 대응했다'고 말했다"면서 "김민전 의원은 백골단을 국회에 데리고 왔다. 이 모든 것이 배후 조종이다. 법원이 파괴된 행위, 내란 행위에 대해서 법무부 차원에서 조치하시라"고 했다.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박 의원의 지적에 수긍하듯 끄덕였다.
온라인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폭도들의 위협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법원 판사들의 살해 협박이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돌아다니고 있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을 가만두지 않겠다고도 하고, 살해 협박에 (판사들의) 집 주소도 돌고 있다"고 했다.
정청래 위원장도 "극우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윤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를 계속 공격하고 있다"며 "각종 극우 사이트, 카톡으로 이것이 공유되고 있다. 이런 것들을 모두 색출해야 한다. 범죄 행위다"라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내란 선동에 대해 "앞으로 기준이 정해질 것"이라며 "기준에 어긋나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야당이 서부지법 폭동 주동자와 관련자에 대해 일관적으로 강력 처벌을 촉구한 데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은 폭도들의 처벌 수위를 다르게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 없는 민주노총도 불법 집회를 했다고 주장했다. 사태의 심각성에도 반성보다는 '여론 물타기'에만 집중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서부지법 폭동을 두고) 반국가단체라고 하는 것은 과하다"며 "민주노총도 집회 중에 차벽을 뚫은 적이 있다"고 했다. 민주노총이 정상적으로 집회 신청을 하고 난 뒤 우발적으로 경찰과 몸싸움을 하게 된 것과 폭도들의 공공기관 습격을 동일한 것처럼 설명한 셈이다.
이에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주 의원 발언을 듣고 "민주노총이 경찰과 다툰 적은 있지만 법원을 침탈한 적은 없다"며 "같은 선상에 두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한편 시민사회에서는 서부지법 폭동 배후로 전광훈 목사를 지목하면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 선동, 폭동 주도 전광훈을 구속하라"며, 전 목사를 내란 선동과 폭동 주도 등 혐의로 고발했다.
촛불행동은 20일 '내란 선동, 폭동 주도 전광훈을 구속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5.01.20. 사진 이호 작가
촛불행동은 기자회견문에 "이번 법원 폭동 사태는 군중들의 우발적인 사태가 아니라 극우세력들의 매우 조직적인 습격"이라며 "윤석열의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폭도들은 법원 담을 넘고 경찰 방패를 빼앗아 폭력을 휘두르며 법원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또한 판사들의 집무실을 찾아 판사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은 내란과 내전을 선동한 윤석열과 내란을 옹호하며 폭동을 선동한 전광훈을 필두로 한 극우세력들의 사주 때문"이라며 "특히 전광훈은 국민 저항권을 언급하며 폭동을 선동하고, 돈을 지급할 테니 탄핵 반대 집회에 1000만 명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광훈은 현장과 온라인에서 금품까지 살포하며 추종자들을 불러 모으고 폭동을 기획, 주동한 자"라고 비판했다.
촛불행동은 "법치주의 최후의 보루인 법원까지 습격한 충격적인 폭동은 지금까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끔찍하고 충격적인 사태"라며 "이들을 이대로 둔다면 대한민국은 불법, 무법, 폭력이 난무하고 법치와 민주주의 질서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폭도들은 법원 폭동 이후에도 반성하고 위축되기는커녕 헌재에까지 난입을 시도했고 이미 2차, 3차 폭동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경찰을 향해 "공권력을 총동원해 이번 폭동의 가담자들과 지휘 세력들을 모조리 발본색원하여 엄벌에 처해야 한다"면서 "폭도들을 조직하고 폭동을 선동하는 전광훈을 엄중하게 처벌하는 것이 대한민국 법치와 민주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경찰은 내란수괴 윤석열의 내란을 정당화하며 내란과 내전을 선동한 전광훈을 지금 당장 구속하라"고 촉구했다.
살다살다 이렇게 하찮은 이유로 자기 인생을 난도질하는 종족들은 처음 봤다. 19일 새벽 서부지법을 습격한 폭도들 말이다. 거기서 휘두르고 깨부수고 할 때에는 뭐라도 된 듯 싶었을 거다. 그런데 지금부터는 실전이다. 동영상과 사진을 보니 정신 나간 젊은이들이 적지 않던데 지금 소감이 어떤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베 같은 곳에서 악플 달던 종자들? 거기서는 항우나 여포 저리가라 할 정도의 전투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막상 고소를 당해보라. 눈물 질질 짜며 처참할 정도로 살려달라고 싹싹 빈다.
커뮤니티를 보니 체포된 폭도들 중에 윤상현에게 문자를 보내 살려달라고 비는 애들도 나왔단다. 그런데 윤상현은 미국으로 튀었다. 윤상현이 너를 구해 주겠냐? 인생은 실전이라고, 니가 이제부터 마주할 현실을 직시해라.
도대체 얘들은 왜 이러는 것일까?
이렇게 독특한 방법으로 죽으려고 용을 쓰는 자들의 심리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학문의 힘이다. 이들의 정신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 인지부조화 이론을 살펴볼 참이다.
이 이론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정을 하나 해 보자. 나는 두뇌 구조상 종교를 갖기가 매우 어려운 사람이다. 지금 기준으로는 내가 자발적으로 신을 믿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누군가 나에게 와서 “100억 원을 줄 테니 신을 믿으라”고 유혹을 했다고 치자. 그리고 그 100억 원의 유혹에 내가 홀라당 넘어갔다고 치자. 그래서 내가 신을 믿기 시작했단 말이다. 그것도 아주 열성적인 신도가 됐다고 해보자.
죽기 직전 우리 아이들이 내 손을 꼭 잡고 물어본다. “아빠, 이제 진실을 이야기해주셔요. 아빠는 정말 그 신을 믿었던 건가요?” 이때 내가 뭐라고 답을 할까? 내 답은 뻔하다. “미쳤냐? 믿긴 뭘 믿어. 돈 때문에 그랬던 거지!”
이까지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다. 이번에는 다른 가정을 해보자. 내가 종교를 믿기 어려운 사람인 건 똑같은데 누군가 나에게 와서 “100만 원을 줄 테니 신을 믿으라”고 유혹을 했다. 내가 가난한 편이긴 해도 100만 원에 홀라당 넘어갈 정도로 가난하지는 않다.
그런데 마침 그 시기에 그 돈이 너무 필요했다. 그래서 눈 딱 감고 100만 원을 받은 뒤 신도가 되기로 했다. 그렇게 평생 그 종교 신도로 살았다.
그리고 죽기 직전 우리 아이들이 또 내 손을 꼭 잡고 물어본다. “아빠, 이제 진실을 이야기해주셔요. 아빠는 정말 그 신을 믿었던 건가요?” 이때 내가 뭐라고 답을 할까? 이때의 답은 이랬을 것이다.
“당연하지. 너희들 설마 아빠가 100만 원 때문에 신념을 바꿨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이번에 믿은 신은 진짜로 존재해. 내가 직접 그분을 만났어. 그러니까 내가 그분을 믿은 거야!”
좀 변형을 하기는 했지만 이건 심리학에서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는 개념을 처음 정립한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의 실제 실험 내용이다. 인간의 뇌는 자기의 생각과 현실을 본능적으로 일치시키려 하는 습성이 있다. 그런데 자기 생각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걸 심리학에서는 ‘부조화 상태’라고 부른다.
문제는 우리의 뇌가 이런 부조화 상태를 싫어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부조화를 조화로 만들기 위해 뇌가 작동을 한다. 자기 생각을 고치건, 현실을 왜곡하건 둘 중 하나를 해야 부조화 상태가 해소되는 것이다.
이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대신 현실 왜곡을 선택한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면 자신이 너무 하찮아지기 때문이다. 대신 현실을 머릿속에서 조작해 조화 상태를 만든다. 정신승리를 하는 자들의 심리가 바로 이런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종교를 갖기 어려운 나’의 경우도 이렇게 설명이 가능하다. 나는 종교를 갖기 어려운 신념이 있다. 그런데 이때 돈으로 유혹을 받았다. 그래서 종교를 가졌다. 내 신념과 현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그런데 받은 돈이 100억 원쯤 되면 ‘이 정도 돈이면 내 신념을 꺾을 수 있지’라는 설득력이 생긴다. 그래서 이때의 나는 “내가 진짜 종교를 받아들인 게 아니라 받아먹은 돈이 워낙 커서 내 신념을 꺾은 거야”라고 진실을 말할 수 있다.
반면 받은 돈이 100만 원밖에 안 되면 고작 그 돈에 내가 신념을 꺾었다는 사실을 도저히 남들에게 말할 수 없다. 이건 너무 쪽팔린 일이기 때문이다. 이 부조화를 어떻게 해소하느냐? “내가 신을 만났어!”라는 식으로 현실을 왜곡해버린다. 신을 만나긴 개뿔을 만났겠냐? 꼴랑 100만 원에 신념을 꺾은 주제에!
한심한 인생들의 종말
내 짐작이지만 서부지법 폭도들은 평소 사회성도 없고, 친구도 없고, 인정도 못 받는 찌질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 같은 곳에서 욕 좀 하면 애국자라고 칭송을 받는다. 여기서는 빨갱이니 조선족이니 하는 멸칭을 마음껏 써도 괜찮다. 그러다 오프라인 집회에 나가보니 전광훈 따까리들이 “애국 백골 청년들이 왔다”며 치켜세운다. 이걸 또 머리 나쁜 얘들은 칭찬으로 듣는다. 기분 째지는 거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의 표지판이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파손되어 있다. 2025.01.19 ⓒ뉴시스
단지 그 이유만으로 폭도 짓을 한 건 아닐 것이다. 여기서 인지부조화 과정이 작용한다. 얘들이 받은 거라곤 고작 “우리 소중한 백골 애국 청년들”이라는 우쭈쭈 뿐이다. 받은 게 한 10억 원쯤 되면 ‘그래 내가 돈 때문에 이런 짓을 하는 거야’라고 솔직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유가 고작 그 우쭈쭈 덕분이라면, 그렇게 설명하기에는 이유가 너무 짜치다.
이 부조화를 해결하는 방법은 하나다.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서부지법 판사도 빨갱이, 경찰도 빨갱이, 검사도 빨갱이, 공수처도 빨갱이! 그러니 저 빨갱이 소굴을 박살내자! 나는 애국자다~! 신이 나서 폭도로 돌변을 한다.
이제 현실의 시간이다. 우쭈쭈 받을 때에는 좋았겠지. 하지만 당장 변호사부터 선임해야 한다. 여기서부터 몇 백만 원 깨진다. 얘들? 그런 돈이 있는 애들이 아니다. 거기다가 변호사를 선임해도 별 효과도 없을 거다. 법원을 박살냈는데 판사가 니들을 봐주겠냐? 니들이 직접 박살을 낸 서부지법에서 재판을 받아야 할 텐데?
안 그래도 불쌍한 인생, 빨간 줄이 그어지면 뭐가 되겠냐? 법원이 구상권도 행사한단다. 그때가 되면 얘들의 인지부조화는 더 강해져 현실을 또 왜곡할 거다. ‘나는 진짜 그때 애국을 한 거야’라고 말이다. 그러다가 변변한 직업도 없이 나이를 먹고 더 과격한 폭도가 될 거다.
너희들은 나중에 늙어서 자식들에게 “내가 2025년 1월 19일 서부지법을 습격한 그 영웅이다!”라고 자랑도 못한다. 왜냐고? 니들이 결혼은 하겠냐? 벌써 온라인에 니들 얼굴이 다 박제돼서 돌아다니던데? 그래서 지금 기분이 어때? 아직도 막 영웅이 된 것 같고 그래? 진짜 올해 지랄이 대풍년이시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있었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국회 예산을 끊고 '비상 입법 기구'를 창설하는 내용이 담긴 쪽지와 관련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쓴 것인지, 내가 직접 쓴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전 윤 대통령으로부터 쪽지를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최 권한 대행이 받은 쪽지에는 '조속한 시일 내에 예비비를 확보하고 국회에 각종 자금을 끊으라'는 내용, '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마련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최 대행은 이 쪽지를 수사 기관에 제출했다. 최 대행은 국회에 출석해 이 쪽지 내용을 두고 "언뜻 봤더니 계엄을 전제로 한 조치사항 같은 것으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차은경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과정에서 이 쪽지와 관련해 '비상입법기구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냐', '계엄 선포 이후 비상입법기구를 창설할 의도가 있었냐'는 질문을 윤 대통령에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이 쓴 것인지, 내가 쓴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며 '비상입법기구를 제대로 할 생각은 없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입법기구가 국회의 기능을 대신하는 것이냐. 정확히 어떤 성격이냐'는 질문에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 예산을 끊고 비상 입법 기구 창설을 지시했다는 것은 '계엄 성공'을 전제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직후 발표한 포고령 1호에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회, 정당 등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비상입법기구를 설치하려 했다면 그 자체로 위헌이다.
해당 쪽지 작성 주체조차 기억을 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윤 대통령의 태도는 앞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과정에서 포고령 작성 경위와 관련해 '김용현 전 장관이 과거 대통령의 의회 해산 권한이 살아있던 군사 정부 시절 포고령을 잘 못 베껴왔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과 맥이 통한다. 김 전 장관은 해당 포고령을 윤 대통령이 직접 검토하고 승인했다고 주장하는데,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이 '잘 못 베꼈다'고 책임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당시 포고령에 '지방 의회'의 활동을 금지한다고 돼 있는데, 군사 정부 시절에는 지방 의회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전공의 미복귀시 처단'도 과거 포고령을 베꼈다면 들어갈 수 없는 말이다.
차 부장판사가 질문한 '비상 입법 기구' 창설 시도는 불법 계엄의 위헌성을 가를 수 있는 중대한 사유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대로 계엄을 할 생각이 없었다", "경고성 계엄에 그친 것"이라는 윤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헌법에도 없는 '의회 해산'을 실제로 시도한 정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비상 입법 기구' 창설 쪽지를 누가 작성했는지조차 '기억이 안 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위헌적 행위에 대한 질문마다 자신의 부하인 김용현 전 장관을 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조사를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기자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시도지사협의회 신임 임원단 오찬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협상 결렬로 야당이 주도한 ‘내란 특검법’이 지난 17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또다시 특검 실시 여부를 가를 공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넘어가게 됐다. 최 권한대행은 내란 특검법의 전제로 ‘여야 합의’를 강조해온 터라, 이번에도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9일 서면 브리핑에서 “중립을 가장한 내란 동조를 국민께서 더 이상 용납하지 않으실 것”이라며 최 권한대행에게 “내란 특검법을 즉각 재가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야 6당이 발의한 내란 특검법의 수정안이 이틀 전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야당이 일방 처리한 위헌적인 특검법에 (최 권한대행은) 즉각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본회의 전 자신들이 제출한 수정안이 정부·여당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해, 더는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보고 있다. 애초 야 6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까지 통과시킨 특검법의 수사 대상은 북한 전쟁 유도 의혹 등 ‘외환 유치’를 비롯한 11개였지만, 수정안에선 이를 제외하는 등 모두 6개로 줄였다. 국민의힘이 ‘추경호 전 원내대표 등 겨냥용’으로 의심한 ‘계엄 해제 표결 방해’도 제외했다.
내란 특검법과 비상계엄 특검법 비교
하지만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발의한 ‘비상계엄 특검법’ 수사 대상 5개(국회 점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정치인 등 체포·구금, 무기동원·상해·손괴, 비상계엄 모의)에 ‘수사 중 인지한 관련 사건’이 더해졌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했다. “수사 범위를 무한대로 넓히려 한다”는 것이다.
법안 공포 또는 거부권 행사 시한은 2월2일이다. 이날 최상목 권한대행 쪽은 내란 특검법 처리 방향을 두고 한겨레에 “고심할 것”이라고만 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르면 21일 정기 국무회의에서 공포 또는 거부권 행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데, 숙고를 이어갈 경우 설 연휴 전후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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