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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홍장원에 말한 '싹 다 잡아들여'는 간첩 수사 얘기"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서 윤 대통령과 증인들이 각각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 연합뉴스

[기사 보강 : 5일 새벽 0시40분]

자신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여"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증언에 맞서 윤석열 대통령은 "(그 말은) 간첩 수사를 잘하게 도와주라는 것"이라며 "계엄 사무와 관계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4일 오후 헌법재판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선 홍 전 차장은 앞서 국회에서 여러 차례 증언한 대로 계엄의 밤 당시 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내용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8시 22분 당시 홍 차장에게 전화해 "한두 시간 뒤에 중요하게 할 이야기가 있으니 대기하라"고 한 뒤(1차 통화), 오후 10시 53분경 다시 홍 차장에게 전화했다(2차 통화).

그때 윤 대통령이 "봤지? 비상계엄 발표하는 거. 이번 기회에 싹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가정보원에도 대공수사권 줄 테니까 우선 방첩사 도와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라고 말했다는 게 홍 전 차장의 증언이다. 이후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자신에게 체포자 명단을 불러주며 위치추적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 변호인들은 "윤 대통령이 증인에게 '간첩들 싹 잡아들이라고 했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후반부 직접 발언에 나선 윤 대통령도 "(여인형 사령관이 홍 전 차장의) 사관학교 후배니까 도와주라. 간첩 수사를 잘하게 도와주라. 계엄 사무와 관계없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반박에 대해 홍 전 차장은 "제가 기억하는 부분과 좀 차이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계엄령이 해제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5일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메시지를 보내 윤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를 건의했다고 밝히면서 "진심으로 국민에게 사과하시고 심경을 말씀하셨다면 국민들이 대통령님을 이해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증언석에 선 홍장원 "12월 5일 김태효에게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 건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 헌법재판소

윤 대통령 쪽은 홍 전 차장 보좌관이 적은 메모의 신빙성을 공격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홍 전 차장이 여인형 사령관한테 들었다는 체포자 명단과 '검거', '방첩사 구금시설에서 조사' 등의 단어가 적혀있다.

증인 신문 마무리 직전 발언에 나선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을 직접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검거니 위치추적이니 하는데, 국정원은 수사권이 없고 검거는커녕 위치추적을 할 수 없다"며 "(그 사실을) 방첩사령관이 모를 리 없고 (메모 내용이) 말이 안 된다고 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부터 내란이니 모든 프로세스가, 저 메모가 12월 6일 국회에서 박선원 (민주당) 의원한테 넘어가면서 시작된 거라고 보고 있다"라며 홍장원-박선원 커넥션과 음모론도 펼쳤다.

홍 전 차장과의 1차 통화에 대해 윤 대통령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해외에 있는 줄 알고 처음으로 전화했다"면서 "(통화 때 홍장원이) 반주한(술을 먹은) 느낌이 들어서 '국정원을 잘 챙겨라. 전화할 일 생길 줄 모르니 비화폰을 챙기고 있으라'고 했다"라며 은연중에 홍 전 차장의 음주를 언급했다.

이후 조태용 원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하면서 국내에 있음을 알았다는 윤 대통령은 다시 홍 전 차장과 2차 통화한 이유에 대해 "아까(1차 통화 당시) 전화하겠다고 한 것도 있고, 해외 순방 때 경호를 도왔기 때문에 격려 차원에서 해야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여인형 사령관이 홍 전 차장의) 사관학교 후배니까 도와주라. 간첩 수사를 잘하게 도와주라. 계엄 사무와 관계없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방첩사령관한테 애로사항에 대해 국정원 1차장에게 전화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며 "계엄이 선포되면 방첩사가 국정원 우위에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 전 차장은 증인신문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 발언에 반박했다.

그는 "일단 제가 듣고 기억하는 부분에 대해서 설명했고 말씀드렸을 뿐"이라면서 "굳이 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나. 다만 당시 상황에서 있었던 부분을 얘기했는데, 사실을 얘기하는 게 이렇게 힘든 거구나 느끼게 된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자신을 격려하기 위해 전화했다(2차 전화)는 주장에 대해 홍 전 차장은 "조태용 원장 얘기하고 똑같다.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하신 건가"라며 "한참 비상계엄 국무회의가 진행 중이고 수방사, 특전사 난리 치는데, 옛날에 한번 해외 (같이) 나갔던 1차장한테 격려차 전화하신다? 그 시간에?"라고 반문했다.

윤석열의 말말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호수 위 달그림자 쫒아가는 느낌"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5차 변론에 피청구인으로 출석해 진술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 증언 때 뿐 아니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사령관 증인 신문 막바지에도 직접 발언에 나섰다.

여 전 사령관에게 정형식 헌법재판관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 꽃 등에 왜 병력을 보냈는지 묻자, 여 전 사령관은 "장관 지시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은 "선관위에 (병력을) 보내라고 한 것은 제가 김용현 장관에게 말한 것"이라면서 "계엄법에 따라 계엄 당국이 행정, 사법을 관장하게 돼 있기 때문에, 수사 개념이 아니라 선관위에 들어가서 국정원에서 보지 못했던 선관위 전산시스템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떻게 가동하는지 스크린 하라고 해서, 계엄군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 후 계엄군 철수 지시를 주장하며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라고 말했다. "합동수사본부 구성이 안 됐다"면서 "(계엄군이 선관위에 가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콘텐츠도 압수한 게 없다고 보고받았다. 계엄이 신속하게 해제됐기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했니, 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있는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맞은편에서 소추위원으로 앉아있던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반박했다. 그는 "아무 일도 없었으면 오늘의 헌재 재판은 없었을 것"이라며 "장교들이 재판받는 등 국가적 손실이 일어났고, 대통령이 탄핵 구속되어 탄핵심판과 형사재판을 받아야 하는 엄청난 일이 벌어졌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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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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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지난 정치권은 이미 '대선 모드'?…여야 주자 존재감 과시

임종석·김경수 '이재명 비판' 계속…여야 중진·원로, 개헌론 띄우기

설연휴가 지나고 2월로 접어들면서 정치권에 본격적으로 '조기 대선'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주모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심리가 본격 진행되는 가운데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윤 대통령 탄핵이 확정된 것도 아닌데 일부 주자들이 지나치게 성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비명계 "지금이라도 대선 평가·성찰", "문재인 폄훼 안돼"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은 3일 SNS에 쓴 글에서 "민주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윤석열 심판이 완성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지난 대선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성찰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패배로 끝난 지난 대선에 대해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임 전 실장은 "민주당은 공식적인 대선 평가를 하지 못했다. (대선) 두 달 뒤에 이재명 후보가 인천 계양(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고 다시 두 달 뒤에 당대표가 되었기 때문"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부족했고 당의 전략이 부재했음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비로소 이기는 길이 보일 것"이라고 이 대표를 정면 겨냥했다.

 

임 전 실장은 "패배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문재인 정부에 떠넘겨졌고 지금까지도 문재인 정부 탓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말 지지율이 40%를 넘었고 역대 유일하게 레임덕이 없는 정부였다는 사실에는 눈을 감아버렸다"고 친명(親이재명) 진영에 날을 세우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은 지난달 하순에도 "이재명 대표 혼자 모든 걸 다 잘할 수는 없다", "친명의 색깔만으로는 과반수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지난달 24일), "이재명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가"(같은달 21일)라고 연이어 이 대표를 겨냥했다.

 

임 전 실장과 함께 옛 친문(親문재인) 진영 주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지난 1일 SNS에 쓴 글에서 "민주당의 저력은 다양성과 포용성 속에서 발휘되는 통합의 힘"이라며 "내란세력에 대한 단죄는 헌재 판결이 끝이 아니다. 대선 승리만이 탄핵의 완성"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칼의 언어로 대응하고 조롱의 언어로 대처하는 것은 크게 하나되어 이기는 길이 아니다"라고 친명계를 간접 비판하며 "서로에게 고함치는 일을 멈추고, 사과하고 손을 내밀고 크게 하나가 되어야 이긴다"고 하기도 했다. 앞서 자신과 임 전 실장 등이 제기한 비판에 대한 친명계의 반발을 겨냥한 것으로 읽혔다.

 

김 전 지사는 지난달 29일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폄훼했던 언행들에 대해서는 발언 당사자의 반성과 사과는 물론 당 차원의 재발방지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박용진 전 의원은 이같은 비명계 주자들의 언행과 친명계 등 주류세력 양쪽에 모두 거리를 두며 "지난 20년 동안 민주당과 대한민국 정치에서 주도력을 행사해 왔었던 586 정치를 청산하고, 내로남불의 정치적 태도를 넘어서야 민주당이 달라지고 있다는 걸 분명히 보여줄 수 있다"며 "이재명 일극 체제만 극복되면 대선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일까"(1.31)라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지난 대선 이후 민주당 부동의 1위 주자인 이재명 대표는 이같은 당내 비판 여론 분출에 대해 이날 SNS에 올린 입장문에서 "다양성과 비판은 현대 정당의, 우리 민주당의 생명과도 같은 원칙"이라며 "한 목소리만 나오지 않도록 오히려 다른 목소리를 권장하면 좋겠다. 우리 안의 다른 의견을 배격하면서 내부 다툼이 격화되면 누가 가장 좋아하겠느냐"고 하면서도 "작은 차이로 싸우는 일은 멈추고 총구는 밖으로 향했으면 한다. 저 또한 여러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며 함께 이기는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2022년 12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특별사면을 하루 앞두고 경남 창원교도소 정문 앞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중진·원로 '개헌론' 띄우기…김부겸·이낙연 "先개헌", 안철수 "2026년"

 

김부겸·이낙연·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김진표·박병석·정세균 전 국회의장, 김무성·서청원·손학규·황우여·정대철 전 여야 정당 대표 등으로 구성된 '나라를 사랑하는 원로 모임'은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3차 오찬 간담회를 열고 개헌 논의에 나섰다.

 

이들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선하는 '원 포인트' 권력구조 개편 개헌을 제안하며 이르면 대통령 탄핵심판 도중, 늦어도 차기 대선과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는 '선(先)개헌 후(後)대선' 방안을 제안했다. 김·이 전 총리와 정 전 의장은 야권 대선주자 후보군으로도 꼽히는 이들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원로모임과는 별개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87년 헌법 체제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넘어 분권형 정치체제로 혁신해야 한다"며 대통령 4년 중임제 및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대통령 권한 분산 등과 함께 국민 기본권 조항 재설계까지 포괄하는 개헌 국민투표를 2026년 지방선거와 동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안 의원은 "조기 대선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개헌"이라며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생존을 위해 개헌을 더는 미룰 수 없다. 정치권은 국가의 명운을 걸고 개헌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이날 낸 입장문에서 "당장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개헌을 준비해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기하고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 권력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차기 대선 전에 새로운 권력 시스템을 만들고, 그 틀 속에서 새로운 정부가 탄생해야 한다"며 "지금이 개헌의 적기다. 여야는 정치를 복원시키는데 힘을 모으고, 새로운 체제로 전환하는 개헌 로드맵을 국민들께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前 국회의장·국무총리·당대표로 구성된 '나라를 걱정하는 원로모임' 제3차 간담회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려 김부겸 전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전 총리 외에 정대철 헌정회장. 김원기, 김진표, 박병석 전 국회의장과 정운찬, 이낙연 전 국무총리, 김무성, 손학규 전 당대표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선 분위기 부적절' 선 긋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통령 탄핵이 확정이나 된 것처럼 조기 대선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1.31)라고 공식적으로는 선을 긋고 있으나, 정작 지도부도 '이재명 때리기'에는 연일 적극 나서고 있다. (☞관련 기사 :국민의힘 지도부, 일제히 '이재명 때리기'…"조기대선 헛꿈" / "조기대선 분위기 조장 말라"는 국힘, 이재명엔 총력 견제?)

 

당 소속 개별 주자들은 대선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강점을 내세우며 최근 존재감 부각에 나서고 있다. 최근 라디오 방송 출연 등 대중·언론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윤 대통령과 단호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당 주류세력에 연일 날을 세우는 한편 "이재명 대표와 중도·중원에서 싸워서 누가 이기겠느냐"(2.3 MBC 라디오 인터뷰)고 중도 확장성을 자부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이날자 <세계일보>-한국갤럽 조사에서 실시한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함께 공동 선두를 차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당 주자만을 대상으로 전 응답층의 의견을 물은 결과 김문수·유승민 각 17%, 오세훈 13%, 한동훈 12%, 홍준표 11%, 안철수 8% 순으로 집계됐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1.31부터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4명 대상 무선전화 인터뷰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6796명 통화시도 1004명 응답완료로 14.8%. 기타 상세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서 확인 가능)

 

역시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윤 대통령과 선을 긋고 탄핵 찬성을 촉구했던 한동훈 전 대표는 정치 일선에 다시 나설 타이밍을 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당 대표직 사퇴 후 잠행해왔지만 지난달 24일 진종오 전 최고위원과 만나 식사한 사진이 진 전 최고위원 SNS를 통해 공개됐고, 지난 1일 친한계 박상수 전 대변인은 "73년생 이하 젊은 소장파 정치인들과 경쾌하게 보수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방송을 해보겠다"고 유튜브 채널 개설을 예고했다. 한 전 대표가 바로 1973년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대선 의제인 '미래 먹거리'에 대한 글을 설연휴 직후 SNS에 올렸다. 오 시장은 이른바 딥시크 충격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의 AI 3대 강국 진입의 희망을 본다", "'AI 인재 1만명 양성'을 서울시가 실현하겠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연일 SNS와 방송 출연 등을 통해 12.3 비상계엄이 내란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등 윤 대통령을 감싸고 있다. 한편 안티-페미니즘(反여성주의) 정치인인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올해 만 40세가 됐다며 "세대교체"를 내세우는 등 대선주자임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자료사진). ⓒ연합뉴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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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사태에 더 얼어붙은 소비심리…백약이 무효

  • 경제

  • 입력 2025.02.03 17:10

  • 수정 2025.02.0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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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소매판매 -2.2%…3년째 감소폭 확대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도 물가안정도 소용없어

반도체 회복으로 산업생산은 1.7% 늘었어도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로 경제심리 큰 타격

음식업 폐업률이 크게 오른 가운데 한 상인이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를 지나고 있다. 2024. 12. 26. 연합뉴스

지난해 연간 산업생산은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내수 부진으로 소매판매는 신용카드 대란이 났던 2003년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12월 월간 실적도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재화 소비는 부진이 이어졌다. 두 번 연속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소비자물가도 1%대의 안정세를 보인 상황에서도 국내 수요가 얼어붙은 것은 정치적 소요가 주범이라는 평가다.

정부는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와 통상환경 악화 등이 겹쳐 실효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내란 사태 처리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정치권의 극한 대립과 행정부의 방임이 지속될 경우 이미 큰 타격을 입은 내수는 더욱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어 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 지수는 113.6(2020년=100)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돼 전년(1.0%)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연도별 및 2024년 월별 산업활동 증감 추이

4분기 전산업생산은 0.4%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0.5%)보다는 조금 낮지만, 지난달 발표된 전분기 대비 성장률(0.1%·속보치)보다는 크게 높았다. 한은의 분기별 GDP 성장률 속보치에는 마지막 달 생산 지표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발표될 잠정치는 조금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이 4.1% 증가하면서 전체 산업생산 호조세를 견인했다. 전기장비·1차금속 등에서 줄었지만 반도체·의약품 등에서 늘었다. 광공업 출하는 수출이 4.0% 늘어난 반면, 내수는 2.0%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4.4% 늘었다. 2023년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2.6% 감소에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문제는 소비다. 서비스 소비가 반영된 서비스 생산은 작년 1.4% 증가했다. 전년(3.2%)에 비해 증가 폭이 절반 이하로 줄어, 코로나19 팬데믹이 몰아쳤던 2020년(-2.0%) 이후 4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다. 산업별로는 도소매 등은 줄고 운수·창고, 금융·보험 등은 증가했다.

재화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은 2.2% 줄었다.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소매판매액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 줄어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긴 기간 감소를 기록했다. 감소 폭도 2022년 -0.3%, 2023년 –1.5%, 2024년 –2.2% 등으로 커지고 있다.

소비재별로 보면 승용차 등 내구재(-3.1%),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4%), 의복 등 준내구재(-3.7%)에서 모두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내란 사태 이후 계속되는 정치 불안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과도한 관세 전쟁 등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기계 등 기계류(2.9%)와 운송장비(7.8%) 등에서 모두 늘어 4.1% 늘었다. 건설기성(불변)은 토목(1.8%)에서 늘었지만 건축(-6.9%)에서 공사실적이 줄어 4.9% 감소했다. 2021년(-6.7%)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지난해 건설업 불황이 실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12월 산업활동 동향. 자료 : 통계청

지난해 12월 월간 실적도 12·3 비상계엄 사태, 제주항공 참사 등 영향으로 재화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 판매는 부진을 이어갔다.

12월 산업생산(계절조정지수)은 전달보다 2.3% 증가했다. 작년 9월부터 3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보이다가 넉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산업별로는 광공업 생산이 반도체(5.6%), 자동차(10.7%) 등에서 늘며 4.6% 증가했다. 자동차 부품사 파업 종료로 생산 차질이 해소되고, 12월 반도체 생산 지수가 역대 최대(185.8)를 기록한 데 힘입은 결과다.

서비스업 생산은 1.7% 늘었다. 금융·보험(5.3%), 도소매(2.8%) 등이 증가세를 견인했다. 하지만 숙박·음식점(-3.1%),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6.9%) 등 대면 중심의 업종에서는 감소했다. 특히 숙박·음식점 생산은 2022년 2월(-6.0%)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소매판매는 내구재(-4.1%)·준내구재(-0.6%) 등에서 줄어 0.6% 감소했다. 내수 부진 장기화로 작년 9월 이후 넉 달째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비내구재(1.0%)는 소폭 증가했다.

정부는 12월 소매판매 부진은 11월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0월과 11월 연이어 기준금리가 인하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도 1%대로 안정세를 보였다. 이런 조건에서 소매판매가 줄어든 것은 내수 부진 장기화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내수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는 전혀 가능하지 않다.

 

2024년 12월 경기 순환변동치. 자료 : 통계청

경기 순환변동치 추이. 자료 : 통계청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변동이 없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작년 3월 이후 전달 대비 하락·보합 등을 반복하며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p 하락했다. 선행지수 하락은 12월 비상계엄 사태, 여객기 사고 등 악재에 따른 경기 심리 위축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제심리지수는 전달보다 3.5 하락하면서 선행종합지수를 끌어내렸다. 소비심리 위축 등 영향으로 향후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는 "18조원의 경기 보강 패키지, 재정 신속집행 등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있게 추진하고 추가적인 민생 지원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통상환경 불확실성에 대응을 강화하고 수출 지원에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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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의장 전방부대 점검…‘즉강끝 응징’ 대신 ‘정전협정 준수’ 확인

 

권혁철기자

  • 수정 2025-02-03 20:47
  • 등록 2025-02-03 20:45
    • 김명수 합동참모의장(가운데)과 데릭 맥컬리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오른쪽)이 육군 1사단 예하 일반전초(GOP)대대에서 북쪽을 바라보며,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방탄헬멧을 쓴 김명수 의장과 달리 맥컬리 부사령관은 천으로 만든 베레모 차림이다. 두 사람의 모자가 다른 것은 1사단 방문 목적이 김 의장은 군사대비 태세 점검이고 맥컬리 부사령관은 ‘남북 간 정전협정 준수’이기 때문이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김명수 합동참모의장(가운데)과 데릭 맥컬리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오른쪽)이 육군 1사단 예하 일반전초(GOP)대대에서 북쪽을 바라보며,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방탄헬멧을 쓴 김명수 의장과 달리 맥컬리 부사령관은 천으로 만든 베레모 차림이다. 두 사람의 모자가 다른 것은 1사단 방문 목적이 김 의장은 군사대비 태세 점검이고 맥컬리 부사령관은 ‘남북 간 정전협정 준수’이기 때문이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김명수 합동참모의장은 3일 서부전선 경기 파주 육군 1사단 일반전초(GOP)대대와 최전방 감시초소(GP)를 방문해 군사대비 태세를 점검했다고 합동참모본부(합참)가 밝혔다.

      지오피대대를 방문한 김 의장은 대대 관측소(OP)에서 최근 접적지역에서의 변화된 상황과 적 도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합참이 전했다.

      김 의장은 “적군과 아군 상황 변화에 따라 최적화된 감시·경계작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대비 태세에 만전을 기하라.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면 좌고우면 없이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말했다.

    • 김 의장은 지난해 6월,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 이후 부분 복원된 지피 현장을 찾아 과학화 경계시스템 등 접경지역 경계력 보강 결과를 확인하고, 최전방 감시·경계작전과 적 도발 대비 생존성 보장 대책, 타격장비 운용 등 최전방 제반 작전요소도 점검했다.

      김 의장은 2023년 11월 합참의장 취임 이후 전방부대를 현장점검할 때마다 북한이 도발하면 즉강끝(즉시 강력히 끝까지) 응징을 강조했으나 이날 합참 보도자료에는 ‘즉강끝 응징’ 언급이 빠져 있었다. 즉강끝 가운데 ‘강력히’는 유엔사·연합사 정전교전규칙의 비례성 원칙(무력행사는 과도해서는 안 되고 위협 요인의 제거 목적에 국한)과 충돌해, 유엔사가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문제 삼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 이날 김 의장의 서부전선 현장 점검에는 데릭 맥컬리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캐나다 육군 중장)이 동행했다. 김 의장은 맥컬리 부사령관과 남북 간 정전협정 준수 및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대한민국의 주권과 자주국방 역할을 강조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유엔군사령부는 정전협정상 정전체계 유지·관리를 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초기와 불안정한 한국 정치 상황을 감안할 때 맥컬리 부사령관이 언급한 ‘남북 간 정전협정 준수’는 남북 모두 서로를 자극할 무리한 군사행동을 하지 말라는 주문으로도 읽힌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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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장악한 보수, 성공할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이유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02/04 07:16
  • 수정일
    2025/02/04 07:1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완배 협동의 경제학] 길거리를 장악한 보수, 성공할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이유

보수가 길거리를 장악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현상이 혼란스럽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50년 넘게 살면서 길거리와 광장은 ‘우리의 자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그 자리에는 가스통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 현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의 영향력이 박근혜가 키웠다는 아스팔트 우파에 비해 압도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박근혜 시기 아스팔트 우파는 보수에서도 잉여 인력에 가까웠다. 이들과 손을 진짜로 잡으려 했던 정치 세력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여기다 줄을 대지 못해 안달이다.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길거리를 장악한 지금 우파의 폭도 정치가 별로 성공할 것 같지 않다. 내 예상이 잘 맞는 편은 아니지만 하여간 지금 내 심정은 그렇다.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이 설명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데, 독자분들께 이 생각을 공유하고 더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려 한다.

개족보를 감당할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하는 첫 번째 이유는 이들이 막 시작된 분열을 견뎌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점이다. 고등학교 때 암기하기 제일 싫어했던 대목이 한국사 조선시대 사색당파의 족보였다.

선조 때 이조전랑 자리를 두고 사림이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었다. 동인은 서인 정철의 처벌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남인과 북인으로 갈렸다. 서인은 숙종의 외척 처분 문제를 두고 노론과 소론으로 갈렸다. 동인 중 북인은 소북과 대북으로 갈렸다. 서인 중 노론은 시파와 벽파로 갈렸다. 이걸 외우면서 들었던 생각은 ‘그만 좀 싸워라, 니네 때문에 90만 수험생이 개고생 중이다’라는 분노였다.

그런데 지금 보수가 이런 분열의 전조를 보이고 있다. 일단 내란 국면에서 계엄 찬성파와 반대파로 갈렸다. 그리고 탄핵 국면에서 이 두 분파는 탄핵 반대파와 찬성파로 진화했다.

찬성파를 축출한 반대파 안에서도 단합은 요원해 보인다. 100% 확실해 보이는 헌재의 탄핵 인용이 결정될 경우 승복파와 불복파로 나뉠 것이다. 불복파 안에서는 부정선거 찬성파와 반대파가 구분될 것이다.

길거리로 몸을 던진 보수들 사이에서 벌써 여의도파(손현보)와 광화문파(전광훈)가 서로 코인팔이를 한다며 쌍욕을 퍼붓고 핏대를 올린다. 여기에 부정선거에 목숨을 건 황교안은 광화문도, 여의도도 아닌 서초동에 자리를 잡았다. 이 긴 이야기를 한 줄로 요약하면 지금 얘들이 조선시대 사색당파처럼 개족보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얘들 중 누가 누구인지도 구분을 못하겠다만 애들은 지금 나름 진지하다. 서로를 “쟤는 원래 좌파”라거나 “쟤는 원래 화교”라는 황당한 비난이 오고간단다. 아무나 힘내라. 그런데 누구 한 곳이 이 개족보를 정리할 힘을 가질 것 같지가 않다.

왜 이런 분열이 시작됐을까? 먹을 것이 생겼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국정원이 돈을 주고 어버이연합을 움직였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돈이 길거리에서 쏟아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길거리가 보수의 이념 결집 장소였다면, 지금은 그곳이 돈의 결집 장소다.

이게 왜 위험하냐? 가난하면 단합이 쉽다. 내 경험상 민주노동당 초창기 시절 우리나라의 수많은 정파들이 정당에 참여했지만 분열은 충분히 봉합 가능한 수준에서만 벌어졌다. 누가 어디서 출마할 것이냐를 두고 별로 싸우지도 않았다. 왜? 출마해봐야 당선이 안 되니까.
 

윤석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1.18. ⓒ뉴시스


그런데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입성한 다음부터 이 분열이 터져버렸다. 비례 순번을 결정하는 투표는 각 정파들의 사활을 건 콜로세움으로 변했다. 창고가 텅 비었을 때에는 서로 토닥일 수 있는데, 창고에 뭔가 먹을 것이 생기면 그때부터는 ‘저걸 누가 먹느냐’의 문제가 대두된다.

길거리 가스통들은 이 경험이 없다. 분열을 해 본 사람은 이걸 수습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안다. 막 시작된 저 분열은 내가 보기에 절대 쉽게 봉합할 수준이 아니다. 그나마 대의라도 있으면 억지로라도 봉합이 가능한데, 대의가 아니라 돈이 끼어버리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다음 대선 때 저들 중 누가 정국을 주도할 것인가? 여의도파인가 광화문파인가, 아니면 ‘탄핵반대 부정선거 색출하자’ 파인가 ‘탄핵은 반대했지만 부정선거는 말도 안 된다’ 파인가? 나도 헛갈리는데 쟤들도 헛갈릴 거다. 이 개족보를 저들이 쉽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재벌과 언론은?

두 번째 이유는 그간 한국 보수의 한 축씩을 맡았던 재벌과 보수언론이 이 사태를 어떻게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느냐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 역시 잘 될 것 같지가 않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조선일보는 지금까지 ‘우리가 아젠다를 설정하면 그게 보수의 의제가 된다’고 믿고 살았던 자들이다. 지금도 그 생각을 버리지 못할 것이다. 아니, 버릴 수가 없다. 종이매체 따위가 뭐라고? 지금 조선일보에게 저 의제 설정 기능조차 없다면 조선일보는 1등신문도 뭣도 아닌 그냥 폐지 무더기일 뿐이다.

그런데 그런 의식을 가진 조선일보가 길거리 폭도들의 목소리를 따라갈 것인가? 나는 이게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다. 조중동은 나름 지들이 품위 있는 보수인 줄 아는 애들이다. 길거리에서 난동이나 부리는 자들이 주도권을 잡는 세상을 상상해 본 적조차 없는 애들이란 말이다.

진보언론은 길거리를 존중한다. 진보가 길거리에서 가장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 여의도를 가득 매운 민주시민들의 응원봉 투쟁이나, 지난해 말 남태령 투쟁을 아름답게 다루지 않은 진보언론이 없었다. 길거리와 진보언론은 상생의 관계이지 주도권을 다투는 관계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조중동이 광화문파나 여의도파를 아름답게 보도할 수 있을까? 그들이 설정하는 의제를 미화할 수 있을까? 그러려면 ‘부정선거 특집’, ‘서부지법 투쟁은 왜 아름다운가?’ 이런 시리즈를 해야 하는데 이게 가능할까?

재벌도 마찬가지다. 나는 재벌이 지금 거리에서 발현되는 이 통제 안 되는 가스통들의 목소리를 보고 ‘봐라, 우리 우파도 이렇게 힘이 세다’라고 좋아할 것 같지가 않다. 재벌에게 제일 깔끔한 건 자기들을 밀어주는 대통령이 집권하고 보수언론이 자기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는 거다. 이러면 통제가 쉽다. 보수언론이야 광고 더 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 길거리 가스통들은 어떻게 통제할 건가? 저게 지금 돈 나눠먹기 게임에 머물러서 그렇지 진짜 쟤들이 보수의 주도권을 쥐면 인사권에 개입하려 할 거다. 이 불확실한 상황을 재벌이 과연 반길까? 나는 모르겠다. 도저히 그럴 것 같지가 않아서다.

이번에 윤석열이 내란을 일으키면서 나는 내 알량한 지식으로 함부로 미래를 예측하지 않기로 했다. 원래부터도 잘 안 맞았지만,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하는 순간 나 따위의 머리로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 칼럼은 예언을 하려는 게 절대 아니다. 다만 지금 내 머리의 한계를 인정한 상태에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 보수의 정국을 주도하는 저 길거리 가스통들의 위력은 지속될 것 같지가 않다는 생각을 말하고 싶었다. 어찌 되는지 함께 두고 보자. 아무튼 윤석열이 우리나라 정치사에 참 대단한 변화를 가져오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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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이상민에게 직접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했다

2024년 11월 7일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상가 한 가전제품 매장 TV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이 생중계 되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하는 폭동을 일으켰다"고 공소장에 명시했다. '폭동' 여부는 내란죄의 핵심적 구성요소 중 하나로, 그 정도가 꼭 전국이 아니라 특정 지역에만 미칠 정도의 위력만 있어도 성립된다.

또한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 집무실에서 이상민 전 행전안전부 장관에게 특정 언론사의 봉쇄와 단전·단수를 지시하는 문건을 직접 보여줬다고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했다. 지금까지 소방청장의 국회 증언을 통해 이 전 장관이 특정 언론사의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증언은 나온 바 있는데, 그 지시의 시작이 윤 대통령이었음을 가리키는 건 검찰 공소장이 처음이다.

검찰 "윤석열, 국헌문란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 결론

3일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윤 대통령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전후한 일련의 행위를 '폭동'으로 정의했다. 총 101 쪽에 이르는 공소장의 맨 마지막 문장은 "피고인은"이라는 주어 시작해 "폭동을 일으켰다"는 서술어로 끝난다.

검찰은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다수의 군인과 경찰을 동원하여 국회의원과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을 체포 구금 등으로 강압함으로써 그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함과 동시에 의회제도를 부인하고, 선거관리위원회와 정당을 장악하고 전산자료를 무단으로 확보하고, 영장주의 등 헌법과 형사소송법상의 기능을 소멸시킬 목적, 즉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기로 모의 및 준비하였다"라고 적시했다.

검찰은 구체적인 폭동행위로 ▲경찰의 국회 외곽 봉쇄 ▲수도방위사령부와 특수전사령부 병력의 국회 진입 및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시도 ▲주요인사에 대한 체포조 편성 및 운영 ▲선관위 점거·서버 반출 및 주요 직원 체포 시도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시도 등을 열거했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이 동원한 무력은 국군방첩사령부, 육군특수전사령부, 수도방위사령부, 정보사령부 소속 무장 군인 1605명과 경찰청, 서울경찰청, 경기남부청 등에 소속된 경찰관 약 3790명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1월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중 물을 마시고 있다. ⓒ 연합뉴스

"24:00경 언론사 봉쇄, 단전·단수하라" 적힌 문건, 윤이 이상민에게 보여줘

특히 검찰은 비상계엄 선포 직전 윤 대통령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를 취할 것을 직접 지시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비상계엄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밤 유명무실했던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대통령은 집무실에 들어온 이 전 장관에게 "24:00경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MBC, JTBC, 여론조사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단수를 하라"는 내용이 기재된 문건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지난달 23일 헌법재판소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출석해 했던 증언과 통한다. 당시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전후로 장관 등 내각 인사들에게 각기 하달된 지시 문건이 있었다고 진술하면서 "기재부 장관뿐만 아니고 외교부 장관도 있었고 경찰청장, 국무총리, 행안부 장관도 있었고..."라고 증언했다.

이 증언을 통해 소위 '계엄 문건'에 행안부 장관 몫이 있었음이 알려졌지만,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 '이상민 문건'에는 특정 언론사 봉쇄와 단전·단수를 지시하는 내용이 있었던 것이다.

다만 공소장에 따르면, '최상목 문건'과 달리 '이상민 문건'은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전해준 것이 아니라 보여줬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인 오후 11시 37분쯤 소방청장에게 "경향·한겨레·MBC·JTBC·여론조사꽃에 경찰이 투입될 것인데 경찰청에서 단전, 단수 협조 요청을 하면 조치해 줘라"고 지시했다. 이 지시는 소방청 차장을 거쳐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전달됐다. 다만 이날 경찰이 소방에 단전, 단수 협조 요청을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검찰의 결론이다.

앞서 이 전 장관은 경찰 조사에서 이런 내용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회에서도 관련 내용 증언을 거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증언을 거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이 콕 집어 "그 정도 병력이면 국회와 선관위에 투입하면 되겠네"

한편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계획하면서 1000명가량의 군 간부 병력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하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것이 검찰의 수사 결과다.

공소장을 보면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인 지난해 12월 1일 윤 대통령은 당시 김 전 장관에게 "지금 만약 비상계엄을 하게 되면 병력 동원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김 전 장관은 "수도권에 있는 부대들에서 약 2~3만명 정도 동원돼야 할텐데 소수만 출동한다면 특전사와 수방사 3000~5000명 정도 가능하다"고 보고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간부 위주로 투입하면 인원이 얼마나 되느냐"고 다시 물었고, "수방사 2개 대대 및 특전사 2개 여단 등 약 1000명 미만"이라는 김 전 장관의 답이 돌아오자, 윤 대통령이 "그 정도 병력이라면 국회와 선관위에 투입하면 되겠네"라고 말했다.

이는 두가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그동안 윤 대통령이 주장하는 병력 숫자와 큰 차이가 난다는 점이고, 둘째, 윤 대통령이 국회와 선관위를 콕 집어 정예 부대 병력 투입을 지시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국민께 드리는 글에서는 "부정선거 가동 시스템을 국민들께 제대로 알리고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 최소한의 병력 투입을 지시하였고 국회 280명, 선관위에 290명의 병력이 투입된 것"이라고 썼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윤 대통령 첫 공판준비기일을 오는 20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 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리는 이번 기일은 정식 심리에 앞서 재판의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다.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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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공소장#김용현#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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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칼럼] 언론이 퍼뜨리는 정치적 독극물

언론 엄호 속 전면 등장한 ‘비명계’ 민주당 정치인들

대중의 요구 반영하지 않는 ‘레거시 미디어’ 보도량

‘이재명 제거’ 속내 감추지 못하는 <조선> ‘양상훈 칼럼’

민주당 지지자들 본능적으로 독극물 판정한 칼럼

이미 분명해진 윤 파면-조기대선-이재명 ‘원 톱’

칼, 법, 펜으로도 죽지 않고 내란까지 제압한 이재명

다른 주자들 독극물 중독 상태론 그를 이길 수 없어

 

유시민 작가

길었던 설 연휴 기간 소위 ‘레거시 언론’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윤석열 기소와 탄핵 심리가 아니었다. 기자들은 윤석열보다 김경수한테 더 큰 관심을 보였다. 그의 SNS 글과 김부겸‧임종석‧김동연‧김두관 등의 발언을 연계 보도했다. 그들의 이름을 키워드로 넣고 기사를 검색해 보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기사가 뜬다. 언제 어떤 공직을 지냈는지 잘 알려져 있으니 도지사니 총리니 비서실장이니 하는 호칭은 모두 생략한다. 그리고 편의상 기자들이 쓰는 ‘비명계’를 그들을 통칭하는 말로 사용한다.

‘이재명 대안’ 아닌 총선 때의 ‘반명’ 정치인 경로 밟을 가능성 높아

‘비명계’ 정치인들은 민주당의 ‘일극체제’를 비판하면서 당의 통합과 포용적 리더십을 강조한다. 최근 여론조사 데이터를 근거로 들어 민심이 민주당을 떠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소위 ‘사법 리스크’를 은근히 거론하면서 자신이 이재명보다 나은 대안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견해가 논리적으로 타당하며 사실에 부합하는지 여부는 살피지 않겠다. 그들이 민심을 모을 수 있을지, 정권교체를 원하는 시민들의 마음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여부만 가늠해 보겠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왼쪽부터). 유튜브 '매불쇼' 캡처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것 같지 않다. 헌재의 윤석열 파면 결정이 임박한 시점에서 일제히 활동을 개시한 민주당의 자칭 타칭 대선주자들은 22대 총선의 ‘반명’ 정치인들과 비슷한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논리적으로 틀린 주장을 해서가 아니다. 대선에 임하는 방식이 민심의 흐름과 맞지 않아서다. 언론의 보도량은 대중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는다. 언론이 좋게 보도한다고 해서 시민들이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을 탈당해 국힘당으로 건너가거나 신당을 만들었던 정치인들은 큰 착각을 했다. 언론이 많이, 크게, 좋게 보도해주면 지지율이 올라간다고 믿었다. 최근 활동을 개시한 민주당의 ‘비명’ 대선주자들도 같은 착각을 하고 있다. 현실은 정반대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평소 이재명과 민주당을 비방해온 언론이 띄우는 정치인을 배격한다. 언론 보도를 정치적 독극물로 여긴다. 그런 혐의를 두지 않고 보는 신문과 방송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비명계’가 영양제로 여기는 독극물 <조선일보> 주필 칼럼

정치인이 언론의 정치 보도에 현혹되면 대중의 요구를 듣지 못하게 된다. 민심의 흐름을 읽지 못할 위험이 커진다. 그런 보도의 전형을 하나 가져왔다. 독성이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윤석열 파면과 정권교체를 간절히 바라는 시민들은 이것이 정치적 독극물임을 본능적으로 알아챈다. 그러나 민주당의 ‘비명계’ 정치인들은 이런 것을 영양제로 여기는 듯하다. <조선일보> 주필 양상훈은 1월 16일 칼럼에 다음과 같이 썼다. 칼럼 제목은 ‘尹·李 둘 다 없어졌으면’이었다.

 

조선일보 1월 16일자 양상훈 칼럼.

“생각이 많이 치우치지 않은 분들에게서 요즘 자주 듣는 말이 ‘윤석열‧이재명 둘 다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민주당에 오래 몸담았던 분들 중에서도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진 국민이 결코 적지 않다는 사실은 요즘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금 여론조사에서 정권 교체론은 60%를 넘는다. 현재 민주당에서 이 대표 외에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는 만큼 이 정권 교체론의 대부분을 이 대표가 흡수해야 맞는다. 그런데 이 대표 지지율은 다른 주자들에 비해선 압도적이지만 35% 안팎에 갇혀 있다. 서울에선 20%대다. 전국적으로 40% 선이 뚫기 힘든 천장처럼 보인다. 정권이 바뀌어야 된다고 답하는 국민 중에서도 이 대표를 적극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20% 이상으로 추정되는 것이다. 유권자 숫자를 대입하면 900만 명에 육박한다. 실제 대선에선 이들 중 상당수가 어쩔 수 없이 이 대표를 찍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더라도 최소한 현재로서는 이 많은 국민들이 ‘윤, 이 둘 다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사라진 윤석열과 싸잡아 이재명 없애고픈 검은 속내

실제 여론조사 결과가 정말 그런지, 데이터 해석이 논리적으로 타당한지는 따지지 않겠다. 여론조사에 따라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다. 이 칼럼을 가져온 것은 글의 내용이 아니라 글에 나타난 의도 때문이다. 양상훈은 너무 빤히 보여서 우스울 정도로 분명하게 속내를 노출했다. 독자를 바보로 아는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엔 그 자신이 바보다. 왜?

양상훈은 이 칼럼 원고를 1월 15일에 다듬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시점에서 윤석열은 이미 없어진 거나 다름없었다. 바로 그날 새벽 경찰과 합동작전을 시작한 공수처는 한낮에 윤석열을 체포해 조사실에 데려갔다.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공수처는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발부했다. 윤석열은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사건을 검찰 송부했고 검찰은 윤석열을 내란수괴 혐의로 기소했다. 서부지법 폭동처럼 예측하지 못한 사건이 있었지만 윤석열의 운명은 달라지지 않았다. 다시 말하지만, 권력자 윤석열은 1월 15일에 없어졌다. 헌재의 대통령직 파면과 법원의 내란혐의 유죄선고는 불을 보듯 훤하다.

양상훈은 독자를 속이려고 했다. 칼럼의 제목이 정직하지 않았다. ‘이재명도 없어졌으면’이라고 해야 정직한 제목이다. 다시 말하지만 양상훈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윤석열은 없어졌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기각해서 윤석열이 옥중에서 업무를 보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는다. ‘2말3초’쯤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윤석열을 파면할 것이다. 그러면 검찰은 직권남용과 정치자금법·선거법 위반 등 다른 죄목으로 그를 추가 기소한다. 내란수괴는 무기징역이 최소형량이다. 후임 대통령들 가운데 누가 사면하지 않는다면 윤석열은 죽은 뒤에야 교도소를 나올 것이다.

‘정치적 중립’이라며 민주당 ‘원 톱’ 죽이려드는 ‘레거시 미디어’

소위 ‘레거시 미디어’의 ‘저널리스트’들은 자기네가 ‘정치적 중립’이라는 저널리즘 윤리를 지킨다고 말한다. 착각 아니면 거짓말이다. 양상훈은 어느 쪽일까? 거짓말이라고 본다. 양상훈은 이재명을 없애버리고 싶다. 윤석열이 이재명을 정치 무대에서 제거하려고 검찰을 동원해서 벌였던 모든 공작을 정당하다고 인정한다. 그렇지 않고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할 수 없다.

“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집행유예)을 선고받은 이 대표가 조만간 2심에서도 유죄가 되면 ‘출마 반대’ 여론이 더 커질 수 있다. 이 대표는 앞으로 훨씬 심각한 재판을 앞두고 있다. 대북 불법 송금 사건은 공범인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가 이미 2심에서 징역 7년 8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재판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공범으로 적시돼 있는 이 대표 역시 유죄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 외에 대장동‧백현동 사건은 규모 자체가 초대형이다. 이 대표가 방탄 없이 이 재판을 다 받는다면 그의 최종 형량은 어쩌면 민주당이 윤 대통령이 내란죄 등으로 받기를 바라는 형량과 비슷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승복할 수 없는 국민들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나라가 평안할 날이 있겠느냐’는 걱정은 합리적이다.”

양상훈이 말하려고 하는 바는 분명하다. 민주당과 대한민국을 위해서 이재명을 대통령 후보로 뽑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혼란해진다고 중도층을 협박한다. 중도층이 지지하지 않아서 이재명이 본선에서 질 것이라고 민주당 지지자를 겁준다. 이렇게 하는 것은 오래 전부터 모든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이재명이 ‘원 톱’이기 때문이다. 김진성은 칼로, 윤석열은 법으로, 언론은 펜으로 죽이려 했지만 이재명은 죽지 않고 ‘원 톱’ 자리를 지켰다. 하루가 멀다 하고 법정에 끌려 다니면서도 민주당의 총선 압승을 이끌었다. 미리 대비하고 신속하게 대처해 윤석열의 내란을 제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15. 연합뉴스 자료사진

민주당 지지자들은 독극물 중독자들 가차없이 내칠 것

김진성에게 중형을 선고한 법원은 윤석열도 중형에 처할 것이다. 그러나 ‘저널리즘’이라는 보호막을 쓰고 활동하는 양상훈은 이재명을 죽이는 데 실패해도 벌 받을 일이 없다. 그래서 오늘도 변함없이 이재명에 대한 혐오감을 조장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민주당 ‘비명계’의 궐기를 선동한다. 그렇게 해서 이재명을 쓰러뜨리면 최선이다. 하지만 실패해도 괜찮다. 2022년 3월 대선 때처럼 이재명에게 상처를 입히고 민주당을 분열시키는 효과만 내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국힘당 후보가 당선할 확률이 조금이라도 높아진다. 지난번에도 그렇게 해서 윤석열을 당선시켰다.

총선에서 민주당 당원과 유권자들이 이낙연을 비롯한 '반명‘ 정치인들을 당내 경선과 본선에서 가차 없이 내친 것은 그들이 양상훈 같은 언론인들이 퍼뜨린 정치적 독극물에 중독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재명은 당원과 지지자들이 압도적으로 신뢰하는 민주당의 대표였다. 지금도 당원 대다수가 그의 리더십을 인정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압도적으로 그를 대선후보로 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은 중도층에서도 국힘당의 모든 정치인을 압도한다.

이재명은 시장‧도지사‧당대표로서 능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진보와 중도 성향 유권자의 압도적 지지 현상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 그는 민심의 흐름을 올라탔다.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부패를 끝내라는 대중의 요구, 내란을 완전히 진압하고 민주주의를 세우라는 시민의 바람을 수렴하는 정치적 아이콘이 되었다. 그러나 이재명은 성역이 아니다. 민주당 정치인 누구든 도전할 권리가 있다. 도전자가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고, 이재명과 민주당에게 나쁠 게 없다.

이재명에 도전하되 ‘사법 리스크’니 ‘일극체제’ 내세우면 실패할 것

그렇지만 이재명을 공격하는 방식으로는 이재명을 이기지 못한다. 이재명보다 더 치열하게 내란세력과 싸워야, 이재명보다 더 분명하고 설득력 있는 정책 비전을 제시해야 당내 경선에서 이길 수 있다. 지난 총선에서 목격하지 않았는가. 이낙연을 비롯한 민주당의 ‘비명’ ‘반명’ 정치인들은 윤석열과 싸우지 않고 이재명과 싸웠다. 당원과 지지자들은 그 책임을 물어 그들을 정치 무대에서 퇴출했다.

설 연휴 동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민주당의 ‘비명계’ 정치인들은 이낙연과 똑같은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내란세력의 언어인 ’사법 리스크‘라는 말로 이재명을 공격하고 극우언론의 무기인 ’일극체제‘라는 말로 민주당을 비방한다. 민주당 당원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그런 행위를 언론이 제조한 정치적 독극물에 중독된 것으로 간주한다. 오해가 없기 바란다. 그들이 틀렸다는 게 아니다. 그렇게 하면 실패한다는 말이다. 논리적 윤리적으로 옳든 틀리든, 현실에서는 실패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비평은 때로 힘든 일이다. 개인적으로든 공적으로든, 인연으로 치면 이재명보다는 김부겸‧김두관‧김경수‧임종석이 더 오래되었다. 나는 인생의 어느 한 구비를 그들 중 누군가와 함께 헤쳐 나왔다. 이재명과는 그런 인연이 없다. 김부겸‧김두관‧김경수‧임종석의 도전이 실패로 끝날 것이라 단언하려니 마음이 편치 않다. 하지만 속에 없는 말을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내 예측을 분명하게 말한다.

독극물 중독 상태로는 조기대선에서 기회 못 얻는다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을 파면한다. 벚꽃대선이든 장미대선이든 조기대선이 열린다. 민주당 후보는 이재명이 될 것이다. 그때까지 재판의 진도가 어떠하든, 대법원 확정판결로 피선거권을 박탈당하지 않은 한 이재명은 출마할 권리가 있다. 출마하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럴 리는 없지만, 만에 하나라도 피선거권을 빼앗기는 경우에는 이재명과 함께 윤석열의 내란을 제압하는 데 가장 크게 활약한 정치인이 민주당의 후보가 될 것이다. 양상훈 칼럼과 같은 정치 독극물에 중독되어 내란세력이 아니라 이재명과 민주당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도전하는 정치인은 기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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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김대중 이후 노무현이 등장하자

동교동잔당이 5년 영화를 못잊어

노무현탄핵에 앞장서고

윤석열에게 정권을 내줄때도

5년 단물을 맛본

낙지와 수박들이 뒤에서 총질

잠깐 잡은 정권도 이리 달콤한데

백년 기득권이 순순히 물러날까

그들은 안다

이재명이 자기들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사회를 여는 사건의 시작임을

그 사회엔 자기들 지분이 적고

'민'의 지분이 매우 커지리라는걸

침몰하는 배의 쥐새끼들처럼 안다

기성언론은 이미 기득권의 일부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데

이름도 쥐를 떠올리는 기레기가

이재명을 향해 이빨을 드러낸다

옛날 배운 과학지식으론

해뜨기 전이 하루중 가장 춥다했다

해가 뜬다고 바로 따뜻해지지 않고

춥다고 해가 안뜨지 않는다

내란세력과 싸우지 않고 이재명과 민주당(원)에 독극물을 쏘려는 자들에 대한 평가가 유시민과 최강강이 분명한 차이가 있군요. 저는 유시민의 비평에 한 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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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 결정 돼도 ‘마은혁 임명 거부’하라는 권성동... 야당 “최상목에 지침 내린 것”

진보당 “권성동, 참담하고 끔찍한 공개적 내란선동”

윤정헌 기자 yjh@vop.co.kr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헌재에 대통령 권한대행 중 탄핵소추된 한덕수 국무총리 심판 사건의 조속한 처리 등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1.22. ⓒ뉴시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마은혁 재판관 임명 거부를 두고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더라도 따르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 야당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권 원내대표가 사실상 최 대행을 향해 지침을 내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보당은 권 원내대표의 언행이 공개적인 내란선동이라고 참담해 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일 서면브리핑에서 “노골적으로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장본인이 여당 원내대표라니 할 말을 찾기 어렵다”며 “사실상 최 대행을 향한 지침 내지 지령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노 원내대변인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는 국회의 임명동의 의결을 거쳤음에도 최상목 대행이 임명을 거부하고 있다. 명백한 국회 권한 침해여서 헌법재판소가 곧 ‘임명 거부는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권성동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가 권한쟁의를 인용(위헌 판단)하더라도 마은혁 후보 임명을 거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최상목 대행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상목 대행은 내란특검법을 거부할 때도 국민의힘이 공개적으로 강조한 거부 이유를 그대로 받든 전력이 있다”며 “권성동의 입장은 사실상 최 대행을 향한 지침 내지 지령으로 이해된다”고 꼬집었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무시하라’며 권 원내대표가 내세운 이유에 대해서는 “한심하다”고 일축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권성동 원내대표는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한 국회의장의 자격부터 문제 삼았다. 심판을 제기하려면 국회 의결을 거쳐, 국회 명의로 했어야 한다는 논리”라며 “법률가 출신 맞나. 국회의장은 법적으로 국회를 대표한다. 국회 의결이 이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뭘 또 의결하나. 회사나 기관의 권한이 침해되었을 때 대표이사나 기관장 명의의 소송이 불가능하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노 원내대변인은 “권 원내대표는 과거 사례(2011헌라2)도 왜곡했다”며 “헌법재판소가 각하했던 국회 관련 권한쟁의심판 사례에서 국회의장이 독단적으로 청구한 것이 문제였다고 주장했지만, 그 사례는 국회의장이 아닌 개별 국회의원 명의의 청구였다”고 했다.

또 권 원내대표의 헌법에 대한 해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헌법재판관 중 3인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자를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헌법 111조 3항을 ‘임명해야 한다’가 아니기 때문에 임명 거부의 근거가 된다고 했다. (이 같은 헌법 해석은)여당 원내대표 발언이 말장난 수준에 불과하다”며 “권성동 원내대표는 박근혜 탄핵소추단장일 때 자신이 했던 말을 완전히 뒤집으며 국회의 윤석열 탄핵 사유 조정을 공격했다. ‘권성동이 권성동과 싸운다’는 비아냥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원내대변인은 “권성동의 법과 입은 어찌 이리도 가볍냐?”며 “여당 원내대표 자리가 어울리지 않는다. (자리에서)내려오라”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 ⓒ뉴시스

진보당 “헌재판결 불복 공개사주하는 권성동이야 말로 내란선동”

같은 날 진보당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헌재판결 불복을 공개 사주하는 권성동의 행태야말로 내란선동”이라며 즉각 철회와 대국민사과를 촉구했다.

홍성규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오늘 이른바 기자간담회를 빙자하여 ‘헌재 판단이 나오더라도 최상목 권한대행은 마은혁 후보자 임명을 거부해야 한다’는 참담하고 끔찍한 내란선동에 나섰다”며 “직접 보고 듣고도 눈과 귀를 다시 의심해야 할 작태”라고 지적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권성동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 공당의 원내대표로서, 아주 노골적으로 헌정질서와 법치주의에 따르지 말 것을 공공연하게 선동하면서, 동시에 최상목 권한대행을 강하게 협박하고 있다”며 “칼만 안 들었지, 조직폭력배 날강도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윤석열 내란세력에 대한 동조를 넘어 직접적인 내란선동이다. 엄중히 규탄하며 즉각 철회와 대국민 사과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이 같은 선동이 자칫 ‘제2의 내란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홍 수석대변인은 “헌재판단에 따르지 말자는 선동이 과연 헌법재판관 임명 건에만 그치겠느냐”며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헌재판단 불복 사주와 선동은 결국 '윤석열 파면' 결정에 대한 불복으로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또다시 스멀거리는 '제2내란'의 시도는 초기부터 그 싹을 철저하게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 수석대변인은 “권 원내대표는 내란특검법과 관련해서도 관련자들이 줄줄이 구속되었다며 '이제는 특검이 수사하고 싶어도 수사할 사람이 없다'고 거듭 맹공격을 퍼부었는데, 지나가던 소가 하품할 소리다”라며 “현재 구속된 군·경찰 관련자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행정부에서, 언론계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국회 내에서 공모하고 동조했던 자들은 아직도 버젓이 그 자리를 꿰차고 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누구보다 먼저, 비상계엄 해제를 적극 방해했던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부터 수사의 대상”이라며 “당연히 그 뒤를 이어 내란비호에 앞장서고 있는 권성동 본인도 수사의 칼날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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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일어선 윤석열 즉각퇴진 국민행동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02/03 08:37
  • 수정일
    2025/02/03 08:3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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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경준 기자
  •  
  •  승인 2025.02.0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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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우두머리 윤석열 파면,내란공범 국짐당 해체,사회대개혁'을 위한 창원시민대회가 2025년 2월 1일 오후 창원시청 앞 창원광장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이 윤석열 파면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내란우두머리 윤석열 파면,내란공범 국짐당 해체,사회대개혁'을 위한 창원시민대회가 2025년 2월 1일 오후 창원시청 앞 창원광장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이 윤석열 파면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궂은 날씨 속 창원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신속한 대통령 파면과 내란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내란우두머리 윤석열 파면, 내란공범 국짐당 해체, 사회대개혁'을 위한 창원시민대회가 비가 내린 1일 오후 5시 창원광장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을 포함해 시민 500여 명이 함께했다.

이과진(66·창원 성산구) 씨는 "12.3 내란 사태가 터진 뒤로 많은 국민이 여전히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해야 할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는 사람이 많은 만큼 헌재 결정이 하루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헌재 역시 내란 사태 청산 대상이 윤 대통령이라는 사실에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이(58·창원 진해구) 씨는 "탄핵 사유는 차고 넘친다"며 “늘 법치와 정의, 자유, 공정, 상식을 강조해놓고 다른 사람도 아닌 대통령이 내란을 일으켜 민주주의를 땅에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이 뱉은 말을 지키지 않아 국민 신뢰를 잃은 지 오래"라며 "대통령 존재 그 자체로 대한민국 치욕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김광순(57·창원 성산구) 씨는 “최상목 대행의 거부권 행사는 자신 또한 내란 주범이라는 걸 스스로 인정한 격"이라며 "어쩔 수 없이 권한대행이라 인정하고 있었는데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몇 번이고 특검을 다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내란 사태 진상을 낱낱이 밝혀 그 책임을 꼭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승(26·남해 남해읍) 씨는 "내란 전모를 밝히려면 특검은 꼭 필요한 일"이라며 "철저한 내란 진상 규명에 국민의힘 의원들도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발언대에 선 시민들은 내란 동조 세력들도 비판했다.

송철원(66·창원 성산구) 씨는 “내란 사태가 일어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내란은 진행 중”이라며 “그렇지만 국힘당 등 내란동조자들은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고 사회 곳곳에서 활개 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권분립 국가에서 독재를 위한 쿠데타가 일어났다”며 “그게 내란이 아니면 뭐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일 충북도청 서문 쌈지광장에서 성인길 구.롯데시네마로 200여 명의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하면서 '윤석열 즉각퇴진!'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1일 충북도청 서문 쌈지광장에서 성인길 구.롯데시네마로 200여 명의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하면서 '윤석열 즉각퇴진!'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윤석열 즉각퇴진 충북도민 시국대회가 1일 충북도청 앞에서 진행됐다.

김기형 전국농민회충북도연맹 의장은 설 연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기소에 대해 "농민과 충북을 대표해 저는 양곡법 개정을 촉구하고자 정부를 향해 남태령을 향했고 한강을 건너 한남동까지 트랙터를 전개했는데 이때 시민들의 연대와 응원봉 부대, 키세스 투쟁단 덕분에 윤 대통령의 체포와 구속이 있었다"며 "우리의 승리는 윤 대통령의 파면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라 광장의 힘으로 국민의힘, 내란 동조 세력 완전 척결, 탄핵을 넘어 정권교체로 사회대개혁을 이뤄 승리의 을사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진 충북노동자시민회의 활동가는 "지난달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3년을 맞았다"며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은 대선후보 당시 기업경영을 규제하는 대표적인 법이라면서 해당 법안을 무력화해 왔는데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경제 논리가 우리 사회에 내딛지 않고 권한이 있는 자들이 위험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서운 추위에도 많은 시민이 제주시청광장에 모여 반헌법적인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고 나섰다.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은 1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윤석열 즉각 파면.처벌 내란세력 청산 사회대개혁 제주도민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낮까지 많은 비가 내리면서 체감온도는 매우 낮았지만, 많은 시민이 광장에 모여 '내란주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헌법파괴 내란공범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 구호를 함께 외쳤다.

특히 윤석열 측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것이 아닌 요원을 끌어내라는 것' 등 발언이나, 계엄을 선포한 이유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데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자유발언에 이어 현장에서는 △광장 △연대 △응원봉 △무지개 △민주주의 △국힘해체 △평등세상 등을 주제로 즉석에서 2행시나 3행시, 4행시를 짓는 백일장이 마련됐다.

제주시 이도동에 거주한다고 밝힌 한 시민은 '민주를 가장해 독재를 꿈꾸고, 주권을 위임받아 입틀막 사법테러, 주인인 국민에게 총을 겨눈 내란수괴, 의로운 국민의 명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4행시를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민심이 천심이다, 주인은 국민이다, 주제로 모르고 날뛰지 마라, 의로운 세상 우리가 만든다', '국민이 명한다, 힘들게 용쓰지 말고, 해 넘기지 말고, 체념하고 물러가라' 등 시를 작성해 제출했다.

한편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오후 4시, 대전 은하수 네거리에서 오후 4시, 전북 정읍 시내 MLB앞에서 오후 6시 전남 순천 국민은행 사거리에서 오후 4시, 여수 이순신광장에서 오후 4시, 대구 CGV대구 한일에서 오후 5시, 경북 안동 문화의 거리에서 오후 5시, 경남 진주 차없는 거리에서 오후 4시, 경남 거제 고현동 신한은행 앞에서 오후 4시, 경남 김해 내외동 한국1차사거리에서 오후 4시30분, 각각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전국행동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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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반대 집회의 실상... 이런 희한한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연 탄핵 반대 광화문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해 '12.3 내란 사태'가 시작된 후 탄핵 찬성 집회보다 탄핵 반대 집회에 더 자주 나갔다. 오해할까 싶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머지않아 헌법재판관 전원 일치로 파면이 결정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이는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과 몰상식의 문제라서다.

그런데도 탄핵 반대 집회를 찾는 건, 그들의 속내를 들어보고 싶어서다. 함께 태극기를 열심히 흔들다 보면 이내 가까워지고 이물 없는 대화도 가능해진다. 설령 말을 섞지 못한다 해도 날 선 구호들과 현장의 분위기를 통해 그들의 공통된 인식과 정치적 소신을 대강 들여다 볼 수 있다.

'응원봉'으로 상징되는 탄핵 찬성 집회와는 대조되는 면이 많다. 당장 두 손엔 태극기와 성조기가 들려 있고, 흥겨운 음악보다 거친 구호가 많다. 참가자의 성비와 연령별 차이도 여전히 두드러져, 구호와 현수막을 가린다 해도 그곳이 탄핵 찬성 집회인지 반대 집회인지 쉽게 구분된다.

개인적으론, 탄핵 반대 집회가 더 재미있다. 물론, 주장에 끌리거나 분위기가 흥겨워서가 아니다. 예상치 못한 놀라움의 연속이어서다. 도무지 납득하기 힘든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있어 집회 내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확신에 찬 그들의 표정을 보노라면, 다가가 이유를 묻는 것조차 두렵다.

그곳에서 직접 보고 들었던 황당한 풍경과 이야기를 전한다. 몇몇과 나눈 대화일 뿐이지만, 그들이 외치는 구호와 손에 쥔 팸플릿 글귀를 통해 집회 참가자 다수가 공유하는 인식이라고 봐도 될 듯 하다.

윤석열 탄핵을 반대하는 황당한 이유

청년 남성들이 많다는 게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여성들은 대개 중년 이상인데, 남성들은 세대별 비율이 어금버금했다. 어딜 가든 10대 청소년부터 70대 어르신까지 섞여 있었다. 특히 무대 위에 올라 발언하는 이들은 주로 20~30대 남성이었는데, 어르신들과는 달리 나름의 논리를 갖춘 설득력 있는 발언을 이어갔다.

재미있는 건, 그들의 주장은 대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의 부당성보다 중국과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탄핵 반대를 명분으로 한 집회인데, 그들의 관심사는 다른 곳에 있었다. 모르는 외국인이 본다면, 마치 윤 대통령이 중국과 페미니즘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탄핵당한 것으로 오해할 듯하다.

"외교적으로 무례하고 안하무인인 데다, 뒷돈 써서 몰래 기술을 탈취해 가는 '악당 국가'인 중국에 굴복해서는 안 되죠."

"'페미'들이 탄핵 찬성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는데, 우리도 결집된 힘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곳에서 만난 청년 참가자들은 사전에 입이라도 맞춘 듯 이런 이유를 댔다. 세상에서 중국이 가장 싫다는 한 청년은 자신의 경험이라면서 중국의 '만행'을 열거했다. 기실 그가 근거 삼은 경험이란 유튜브 등을 통해 얻은 믿거나 말거나 식의 정보이거나 언론에 소개된 중국 관련 뉴스를 침소봉대한 내용들이었다.

'페미들이 나대는 게 싫어' 집회에 나왔다는 한 청년의 분노엔 할 말을 잃었다. 윤 대통령의 탄핵과 그가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것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그는 그저 '페미'들이 탄핵에 찬성하니 자신은 탄핵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읽혔다. 그는 '응원봉'을 든 젊은 여성들 대부분이 페미니스트라고 단정하며 주장을 이어갔다.

언제부턴가 '태극기 부대'로 명명되다 보니, 태극기는 집회 참가의 필수품이다. 굳이 준비하지 않아도 현장에서 입장권인 양 나눠주는 게 태극기다. 손에 들고, 가방에 꽂고, 심지어 슈퍼맨의 망토처럼 어깨에 두른 이들도 많다. '태극기 부대'라고 하면 대개 '아스팔트 우파'나 극우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그들은 나름 그 말을 자랑스러워하는 듯했다.

당황스러운 건, 성조기가 태극기 수만큼이나 많을뿐더러 다윗의 별이 그려진 이스라엘 국기와 십자가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극우라는 말을 꺼리는 자칭 보수 세력에게 조국과 민족은 절대적 가치다. 여러 언론에서도 탄핵 반대 집회를 흔히 보수 집회로 소개한다. 그런데, 남의 나라 국기와 종교적 상징물이 횡행한다는 건 기괴하다 못해 우스꽝스럽다.

집회 참가자의 다수가 개신교인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무대 위에서 발언자가 구호를 외칠 때, '할렐루야'나 '아멘'으로 화답하는 이들이 여럿이었다. 구호를 외치다 말고, 집회 장소 근처에 길을 오가는 시민들을 향해 "주 예수를 믿으라"며 선교하는 등 '잿밥에 관심을 둔' 중년의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태극기와 성조기가 동시에 펄럭이는 것도 황당한데,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가, 또 이스라엘 국기와 십자가가 혼재된 상황은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굳이 억지로 꿰맞춘다면, 미국이 윤 대통령을 구원해 줄 거라고 믿고, 그러한 미국의 지배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유대인들에게 도움을 갈구하는 모양새다.

설령 그렇더라도 십자가로 상징되는 개신교와 이스라엘의 유대교는 엄연히 다른 종교여서, 더는 해석이 불가하다. 관련성도 공통점도 찾기 힘들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개신교가 모두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교집합' 삼아 뭉친 셈이다. 미국인과 이스라엘인이 집회의 현장에 와 본다면, 모두 뜨악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접적 이유로 든 부정선거 주장은 집회 참가자들의 '다양한 분노'를 근거 삼아 힘을 키웠다. 상식적이라면, 누구든 검찰과 경찰, 국회와 법원 등 국가 기관의 공식 발표와 판결 등을 근거로 제시해야 옳다. 하지만 그들은 국가 기관 모두 종북 좌파 반국가 세력에 장악됐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대신 광범위한 중국 혐오 정서가 연결 고리로 작용했다. 근거가 뭐냐는 질문에 이구동성 부정선거의 배후에 중국이 있다고 답했다. 중국은 능히 그럴 나라이며 그럴 능력도 충분히 갖췄다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근거를 댔다. 그러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뿐이며, 미국의 힘을 빌려 중국에 맞서야 한다는 '단순명료한' 논리다.

설상가상, 중국이 자행한 부정선거로 인해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찬탈했으니, 입법 독재에 맞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정당했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중국이 민주당을 지원한 이유는 이재명 당 대표가 '빨갱이'여서란다. 이토록 황당무계한 논리를 두고, '빼박 증거'라며 기세등등해하는 어르신도 있었다.

윤 대통령과 그들의 공통점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국가수사본부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중인 지난 1월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보수단체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반대하고 있다. ⓒ 이정민

중국 혐오 정서가 부정선거 주장에 힘을 싣고, 중국이 공산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공산당이라고 하면 경기를 일으키는 개신교인들이 대거 합세한 것이다. 전쟁과 분단으로 인한 모순 속에 '주적' 북한과 중국에 맞선 '영원한 우방' 미국을 앞세운 뒤, 좌우의 이념 갈등으로 치환하며 내전 양상으로 몰아가고 있다.

여기에 페미니즘을 둘러싼 청년 세대의 성별 갈등은 '연료'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버젓이 '신남성연대'라는 이름을 내건 유튜브 채널이 탄핵 반대의 전면에 나서는가 하면, 최근 '1.19 서부지법 폭동'에서 보듯이 20~30대 남성들이 '돌격대' 역할을 자임하는 형국이다.

탄핵 반대 집회를 찾아다니며 깨달은 바가 있다. 그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했고, 살갑게 대해주신 분도 더러 계셨지만, 그 누구와도 소통이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믿음'은 확고했고, 상대를 향한 '적개심' 또한 완강했다. 뒤집어 보면, 그 자리에서 내색하지 않아서 망정이지 그들 역시 나를 그렇게 여겼을 테다.

안타깝게도, 그들의 맹목적인 '믿음'과 '적개심'은 오로지 유튜브에서 비롯된 듯했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정치와 사회, 역사와 문화 등에 관심은 컸지만, 책을 통해 공부하지 않았다. 그곳에서 만난 이들 중에 보수와 극우의 개념을 설명하고 개신교와 유대교의 차이를 구분할 줄 아는 경우는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비례대표의 의미조차 모르는 이들도 있었다.

거칠게 말해서, 그들은 유튜버들의 세 치 혀에 휘둘려 부지불식간에 자신의 정신을 노예화한 것이다. 어쩌면 이게 그들이 엄동설한에도 아스팔트에 누워 지키고자 하는 윤 대통령과의 가장 뚜렷한 공통점일지도 모르겠다. 조금 엉뚱하긴 해도, 누구든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게 탄핵 반대 집회에서 얻은 깨달음의 고갱이다. 갈 길이 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탄핵반대집회#부정선거주장#혐중정서#극우세력#반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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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또 폭동 조장? "국민들=냄비속 개구리…깨어날 수 있도록 싸우자"

尹 옥중 정치 베끼기?… "악의 무리가 중국·북한과 결탁" 망상적 거짓말 지속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옥중 편지'를 공개하며 부정선거 의혹을 재차 주장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옥중 선동'을 흉내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장관은 2일 변호인단을 통해 공개한 편지에서 "지금 자유대한민국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악의 무리들은 오직 권력욕에 매몰돼 중국·북한과 결탁해 여론조작과 부정선거로 국회를 장악하고, 의회 독재를 이용해 사법·행정을 마비시킴으로써 무정부 상태를 만들어 나라를 통째로 북한·중국에 갖다 바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부정선거는 대한민국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반역 행위"라며 "우리는 자유대한민국이 부정선거로 공산·사회주의 국가로 전락하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아직도 설마설마하며,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안주하고 있는 국민들께서 하루빨리 깨어날 수 있도록 더욱 힘차게 싸우자"라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1·19 서부지법 난입 폭동 사태 가담자들을 '애국 전사들'이라고 지칭하며 "과격한 행동으로 어려움에 처해있지만 그분들의 애국충정은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하고 불법 위헌적 계엄 포고령을 작성한 인물로 지목됐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함께 계엄군 지휘관들에게 국회와 중앙선관위 군 투입을 지시했고, 정치인들에 대한 체포, 구금을 지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4차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증인신문을 하자(사진 왼쪽), 김 전 장관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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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외신 인터뷰서 “민주당 주된 가치는 실용주의”

손지민기자

  • 수정 2025-02-01 20:36
  • 등록 2025-02-01 19:59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주된 가치는 실용주의”라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이코노미스트 ‘대한민국의 잠재적 차기 대통령 이재명은 누구인가’란 제목의 기사를 보면, 이 대표는 ‘성장의 회복과 파이(자체를) 성장시키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2일 진행됐다.

      이 대표는 외교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총선 유세 도중 정부의 대중 외교 기조를 비판하며 했던 이른바 ‘셰셰'(謝謝·고맙습니다)’ 발언에 대해 “실용외교 강조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당시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 그는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가 왜 신경 써야 하나. 우리부터 챙겨야 하지 않을까”라면서 “해당 발언은 단지 한국이 외교에서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의미로, 국익을 해칠 정도로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매파’들은 달갑게 여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일본에 대해서는 “현재 양국(한일) 관계가 적대적이지 않아 일본의 국방력 강화는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이코노미스트에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일원”이라면서 “현재의 지정학적 현실을 감안할 때 일본과의 관계를 심화하고, (한미일) 3자 협력을 지속하는 데 이의가 없다”고 밝혔다.

    • 그러면서 “일본은 한국을 침략해 끔찍한 인권 침해를 저질렀음에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은 아주 이상한 사람들로 가득한 나라라고 생각하곤 했다. 변호사 시절 일본을 방문한 뒤 일본인의 근면함과 성실함, 예의에 충격을 받고 결국 정치로 인해 관계가 왜곡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 외교는 ‘지나치게 복종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대북 문제에 대해선 ‘한국의 강력한 군대, 미국과의 동맹, 일본과의 안보 협력 확대’를 언급하며 “우리는 이미 북한을 억제할 만큼 군사적으로 충분히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소통과 참여를 통해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윤 대통령 탄핵소추 국면에도 여당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더 높거나 양당이 접전하는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서는 “현재 진행 중인 혼란에 좌절한 유권자들이 과거엔 민주당을 야당 세력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책임을 져야 하는 지도 세력’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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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잘못 되풀이할 수 없어...이번에 우리가 끝까지 가보자"

10만 시민 9차 범시민대행진..."내란특검법 거부 동조행위, 극우 선동정치 끝장내자"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02.01 22:44
  •  
  •  수정 2025.02.01 22:48
  •  
  •  댓글 0
 
2월 1일 오후 10만여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국립고궁박물관 옆 대로를 꽉 채운 가운데 비상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월 1일 오후 10만여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국립고궁박물관 옆 대로를 꽉 채운 가운데 비상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월 31일 내란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해 12월 31일에 이어 내란특검법에 대한 두번째 거부권 행사이다.

설 명절이 끝나기 무섭게 또 다시 거부권을 행사한 최 대행은 '야당 단독 통과', '국가기밀 유출가능성', '북한 도발에 대비한 군사대비태세 위축'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내란동조를 자인한 셈이라는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를 "내란수괴 윤석열과 그 동조자를 비호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하고 최 대행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설 명절 후 처음으로 맞은 주말(2월 1일)에도 변함없이 '윤석열 퇴진과 사회대개혁'을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광화문 일대에서 울려퍼졌다. 

다소 푸근해진 날씨에 명절을 지낸 10만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광화문 국립고궁박물관 옆 대로를 꽉 채운 가운데 비상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이 진행됐다.

박래군 비상행동 사회대개혁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래군 비상행동 사회대개혁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래군 비상행동 사회대개혁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아직도 진행중인 내란을 빨리 끝내고 윤석열을 파면해야 새해 복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비상행동이 준비하는 사회대개혁안 일정을 공개했다.

현재 11개 영역으로 나누어 사회대개혁안을 만들고 있는 비상행동 사회대개혁 특위는 2월 6일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플랫폼을 개설하고 2월 15일부터는 광장에서 사전집회 방식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다.

오는 3월 9일에는 온·오프라인으로 시민대토론회를 계획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현재 우리는 "내란 세력들을 몰아내고 민주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는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망가진 민주주의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재난 참사가 반복되는 특별히 위험한 나라 △대형 재난 참사로 사람들이 무더기로 죽어나가도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나라 △산업현장에서는 매일 노동자가 떨어지고 기계에 끼이고 중독돼서 죽어가는데도 위험을 알고도 법에 있는 작업 중지권도 쓸 수 없는 나라 △양극화가 문제여서 생계가 어려워 매년 1만 2천 3천 명이 자살하는 나라 △노인만이 아니라 자살이 청년 사망 원인 1위가 된 나라 △태어난 생명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저출산 예산만 퍼붓는 나라 △여성들을 출산 기계로만 여기고 성평등은 뒷전으로 밀어내는 나라 △지구 위기는 심화되는데 기후 악당 국가로 후퇴한 나라 △전쟁을 일으켜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는 독재자가 파시즘을 선동하는 나라. 

이런 나라에 계속 살 수는 없기 때문에 여의도와 광화문, 남태령과 한남동에서 혹한과 폭설을 무릅쓴 것 아니겠냐며, 매 순간 힘이났고 아름다웠던 그 길을 같이 걸어 온 우리가 이번엔 끝까지 함께 해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8년전 박근혜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광장의 시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간 뒤 촛불혁명 정부를 자처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은 흐지부지되었고 끝내는 윤석열같은 자가 대통령이 되는 걸 보아야 했다는 뼈아픈 자성을 드러내어 말했다.

그는 "8년전의 잘못을 되풀이할 수 없다. 우리의 삶을 바꿔야 한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달라야 한다"고 하면서 "우리는 이번에 달라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희망의 근거가 되자. 이번엔 우리가 마지막까지 함께 가보자"고 간절히 호소했다.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이미 증거가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윤석열의 변명은 정말 비열하고 구차하다. 법기술과 선동, 그리고 겁박으로 파면을 면하려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내란특검법에 대해 또 다시 거부권을 행사한 최상목 권한대행의 행위는 내란범죄자들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를 방해하는 것이고 국회의 입법절차를 무력화하는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국민의힘은 시민의 안위와 민생, 헌법질서 회복은 안중에도 없고 내란수괴 윤석열을 옹호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하면서 "위헌, 위법정당인 국민의힘과 극우 혐오, 선동정치를 시민들의 힘으로 끝장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어머니 임현주씨는 "생명과도 같은 사랑하는 아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은 심장이 갈기갈기 찢겨나가는 고통이며, 매일 매일이 피눈물로 얼룩진 절망의 시간"이라며, "참사 발생 827일. 분노하며 투쟁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가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절절한 심경을 토했다.

이어 "10.29 이태원참사와 12.3 내란사태는 서로 닮아있다"고 하면서 "죄지은 자가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다니며 악행을 저지른 죄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 어리석은 대통령의 지시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군대가 시민에게 총부리를 겨누었으니 내란수괴 윤석열은 반드시 파면당해야 한다"고 서슬 퍼런 목소리로 규탄했다. 

이주노동자노조 활동가 우다야 라이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주노동자노조 활동가 우다야 라이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주노동자노조 활동가인 우다야 라이씨는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한국말을 잘 못한다고 차별당하는 일이 많았던 260만명의 이주민들은 12.3 내란사태 이후 그런 일이 더 늘어나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며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뜻을 같이하며 이주민들도 평등사회를 위한 노동자 시민의 투쟁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도 시민들은 광화문에서 안국동을 거쳐 서울광장 인근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한편, 비상행동은 2월 8일 10차 범시민대행진은 윤석열도 없고 쓰레기도 없는 'No 윤 No쓰 범시민대행진'으로 진행하겠다고 안내했다. 새로 만든 피켓을 쓰지 않고 그동안 차곡차곡 모아 온 집회용품 등을 갖고 나와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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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수괴 지금 당장 파면하라. 피의자는 수사에 성실히 임하라는 구호를 붙이고 행진 대열을 뒤따라 가는 버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내란수괴 지금 당장 파면하라. 피의자는 수사에 성실히 임하라는 구호를 붙이고 행진 대열을 뒤따라 가는 버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깃발 입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깃발 입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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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화국이 낳은 '말로만 자유민주주의자' 尹 …제2의 비극을 막으려면

 [프레시안 books] <검사의 탄생 -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필요한 검찰 공부>

윤석열 대통령이 법적 요건에도 맞지 않는 비상계엄을 선포하기까지 한국이 처한 구조적 문제가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 있다. 거대 정당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 분단된 국가에서 필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적대적 의식 등이 사회 내 극심한 분열을 조장했고,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위기의식에 계엄까지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군인 출신이 아닌 민간에 정권이 이양됐던 김영삼 정부 이후 현재까지 대통령을 지냈던 인물 중에 상대와의 극심한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 군대를 보낸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유일하다. 이는 구조적 요인뿐만이 아니라, 윤 대통령이 다른 대통령들과 구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의 주요한 특성 중 하나는 그가 현실 정치 경험이 거의 없는 검사 출신이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현재의 이 사태는 한국에서 사실상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검사가 정치를 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윤 대통령이 몸소 보여준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출간된 <검사의 탄생 -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필요한 검찰 공부>는 "대통령이 검사 출신인 것이 문제일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책은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통치 방식은 검사의 특수 수사 방식과 유사하다.'아는 사람'을 요직에 임명하고, 정치적 타협이 필요한 일도 합법 또는 불법이라는 검사식 이분법 잣대로 판단한다"라는 답을 제시한다.

 

이어 책에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권한'만 보고 자충수를 두는 것도 검사의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며 검사라는 직업이 상대편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이야기도 하면서 절충점을 찾아 나가야 하는 정치와는 매우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대통령이 윤석열만 아니면, 또는 검사 출신만 아니면 될까요? 문제의 원인은 오히려 대통령이 집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검찰의 사고 틀을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는 데 있습니다. 모든 것을 법률적인 판단으로 처리하는데, 그 판단의 기준이 되는 법률은 자신이 해석하고 자신이 집행하는 법률인 것입니다"

 

▲ <검사의 탄생 -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필요한 검찰 공부>, '검찰연구모임 리셋' 지음, 윌북 펴냄. ⓒ윌북

이 책은 법학자, 활동가, 법조인, 언론인 등이 모인 '검찰연구모임 리셋'이 펴냈다. 검찰에 대한 77가지 질문과 답으로 구성된 책에서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켰던 검찰개혁이 왜 중요한 문제인지도 서술돼 있다.

 

책에서는 기소권을 가지고 있는 검찰이 어떻게 그들만의 카르텔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준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검찰은 현직과 전직이 얽히고설켜 '검찰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습니다. 검사는 평생 검찰 커뮤니티 속에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합니다. 검찰 커뮤니티의 대표적인 현상이 전관예우"라며 검찰이 우리 사회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설명한다.

 

검찰 조직을 장악하는 방법도 나온다. "인사권자는 '승진'과 '좋은 보직'이라는 당근을 손에 쥐고 검찰 조직을 손쉽게 통제합니다. 권력에 충성하는 검사를 발탁함으로써, 다른 검사들에게도 충성하면 승진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검찰 수뇌부의 명령에 따라 헌신하면 인사로 보답한다는 걸 각인시킵니다. 검사들의 충성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져 인사권자의 바람대로 수사와 기소 결과가 나오는 일이 발생합니다"라며 검찰이 스스로의 신용을 갉아먹으면서도 '선택적 기소'를 하는 이유를 분석한다.

 

검찰 내 내부 경쟁으로 인해 스폰서가 탄생하기도 하는데 책에서는 "우리나라 검찰의 서열 중심, 남성 중심 조직 문화는 스폰서 검사를 양산하는 원인으로 꼽힙니다. 검찰 내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자기 세력을 키우고 관리할 필요가 있는데, 그 비용을 충당하려면 스폰서의 돈이 필요한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검찰개혁에 저항하면서 문재인 정부와 대립하고 그 과정을 통해 대통령까지 당선된 윤석열 정부 하에서 검찰개혁은 "꺼내지도 못할 말"이 됐다. 책에서는 "검찰개혁의 주무관청인 법무부는 검찰에 장악되어 있고, 사법기관 수뇌부도 정부의 인사권 사정거리 내에 있습니다"라며 현실적 한계를 인정한다.

 

다만 "검찰개혁을 이루어내는 몫은 그래서 우리 시민들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나서서 정부를 압박하고 국회를 추동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바뀌지 않거나, 바뀌더라도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부질없는 짓이 반복될 것입니다. 이 시대 검찰개혁은 그들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라며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뜻이 모아져야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검찰개혁의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또 그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합리적이지도 않다. 다만 검찰개혁이라는 화두 자체가 일반 국민들이 접근하기에는 다소 무겁고 어려운 주제인데다가 이와 연관된 국민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 이 이슈가 관심을 받기 어려운 배경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검찰의 정치적 활용을 방지하고 보다 건강한 한국 정치, 나아가 보다 건강한 한국 사회를 만들기 위해 검찰개혁은 실행돼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국민들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상황에서 <검사의 탄생>은 한국 사회에서 검찰의 의미와 검찰개혁 이슈에 더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참고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2월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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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사출두요" 뼈때린 탄핵집회, 또 경찰 때리려 한 극우집회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연 9차 범시민대행진에서 수의를 입은 윤석열 대통령 인형이 등장했다. ⓒ 권우성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열린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피켓, 응원봉, 깃발 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암행어사 출두야! 출두야! 출두야! 윤석열을 파면 하랍신다!"

밴드 두번째달의 연주와 국악인 오단해씨의 '어사출두' 소리에 광화문과 경복궁역 사이를 메운 시민들이 "윤석열 파면" 구호로 화답했다. 두번째달 소속 김현보씨는 "그동안 외쳤던 구호들을 되짚어 봤다"며 "비상계엄 해제하라, 탄핵가결 투표하라, 윤석열을 즉각 구속하라. 한 발 한 발 여기까지 왔고 한 단계 더 오르기 위해 구호를 외친다. 내란 수괴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아래 비상행동)이 1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9차 범시민대행진을 진행했다. 집회에 모인 이들(주최 측 추산 연인원 10만 명)은 윤 대통령, 국민의힘 등의 헌법재판소 공격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내란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집회에 앞서 각양각색의 깃발을 든 채 모인 참석자들은 광화문에서 경복궁역 쪽으로 행진했고, 응원봉을 든 이들은 "퇴진 퇴진 윤석열 퇴진", "특검 특검 내란범 특검", "해체 해체 국힘당 해체"를 노래에 맞춰 외쳤다.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다양한 깃발을 흔들고 있다. ⓒ 권우성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가운데, 배트맨 복장을 한 시민이 '박근혜를 탄핵시켜본 사람들' 깃발을 들고 있다. ⓒ 권우성

[탄핵집회] "내란특검법 거부, 헌법·민주주의 부정"

김민문정 비상행동 공동의장(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포고령에 담겼던 처단이란 단어는 독재권력에 대한 윤석열의 의지와 열망을 상징한다. 헌정질서와 인권을 부정하고 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독재의 야욕이 비상계엄이고 포고령이었는데 이것이 내란이 아니고 무엇이겠나"라며 "이미 증거가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윤석열의 변명은 정말 비열하고 구차하다. 법 기술과 선동, 그리고 겁박으로 파면과 처벌을 면하려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최상목 권한대행은 또다시 내란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국민의힘은 자체 법안 발의를 운운하며 시간을 끌더니 이제는 특검이 필요 없다며 권한대행을 통해 거부권을 행사했다"라며 "이는 내란범죄자들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방해하는 것이자 국회 입법 절차를 무력화하는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다. 주권자 시민의 이름으로 최상목 권한대행의 즉각 사퇴를 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의힘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옹호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시민의 안위, 민생, 헌법질서 회복은 안중에도 없다"라며 "(국민의힘은) 거짓말과 궤변으로 내란을 옹호하고 판사와 헌법재판관을 공격하고 있다. 가짜 조작 정보로 시민들을 갈라치고 있다. 위헌·위법 정당 국민의힘과 극우·혐오·선동 정치를 시민의 힘으로 끝장내자"라고 덧붙였다.

'붕어빵 3개에 천원 연합' 깃발을 들고 집회를 찾은 황보현씨도 무대에 올라 "겨울 서민 간식의 대명사인 붕어빵 가격이 너무 올랐다. 우리 시장의 물가 모두가 올랐다"라며 "그 범인은 바로 경제에 무지한 대통령 윤석열이다. 우리가 윤석열을 반드시 탄핵해 경제를 안정시키고 서민 물가를 돌려놔야 한다"라고 말했다.

성소수자, 노동자, 여성, 장애인, 청소년, 청년, 노인, 동덕여대 학생, 이태원 참사 희생자 등을 차례로 언급한 황씨는 "(윤석열 정부에서) 너무 많은 것을 빼앗겼다. 끝까지 연대하고 싸우겠다. 윤석열을 탄핵하고 민주주의 돌려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9차 범시민대행진을 열었다. ⓒ 권우성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열린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피켓, 응원봉, 깃발 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열린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9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피켓, 응원봉, 깃발 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윤석열 법꾸라지 쇼, 절대 용서 못해"

'애니메이션 업계 종사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최원의씨는 "저는 여의도에서, 남태령에서, 한강진에서, 광화문에서 깨달았다. 동료 시민들과 함께 연대해야 소중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음을 지금 이 순간에도 깨닫고 있다"라며 "이러한 소중한 일상을 살다 보면 저도 언젠가 아이들이 마음 놓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박봉과 야근이 당연한 이 업계에서 애정과 보람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보통 전방 지역이라 불리는 경기 북부 지역에서 태어났다.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이 아니면 나라가 무너질 줄 알고, 여성 의원이 목소리를 내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고 자랐다"라며 "(저와 비슷하게 자란) 우리의 뿌리는 연약할지언정, 우리는 뿌리를 키워 아름드리나무를 키울 것이다. 그리하여 삼천리 금수강산을 우리가 물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에서 홀로 올라온 30대 직장인'이라고 말한 김동수씨는 "내란 세력이 모략과 음모를 꾸미고 폭동을 일으킨들 손바닥으로 우리라는 하늘을 가릴 수 있겠나"라며 "이들의 만행은 속속 드러나고 있고 머지않아 대가를 치를 것이다. 내란 세력들은 운명에 의해 패배할 것이다. 왜냐면 정의의 길을 걷는 것이야말로 운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족 임현주(고 김의진씨 어머니)씨는 "10.29 이태원 참사와 12.3 내란 사태는 서로 닮았다. 죄 지은 자가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다닌다. 악행을 저지른 죄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라며 "이태원 참사의 윤석열과 이상민, 내란 사태의 윤석열과 김용현이 국민을 우롱하는 법꾸라지 쇼를 보여주고 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의 품격을 추락시키는 행태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아들의 장례식을 치를 수 없어서 우리의 삶이 장례식이 됐다. 우리는 사랑하는 이태원 159명의 별들과 결코 작별하지 않겠다"라며 "그들이 꿈꿨던 아름답고 가치 있는 미래가 가족들과 지혜로운 민주시민의 삶 속에서 열매 맺기를 간절히 소원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촛불문화제를 진행한 촛불행동도 광화문 쪽으로 이동해 비상행동 집회에 합류했다. 윤석열 퇴진 전국대학생 시국회의, 이화여대 총학생회, 동덕여대 총학생회, 전국교육대학생연합도 오후 2시 30분 광화문 앞에서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지금 당장 파면하라' 시국대회를 연 뒤 비상행동 집회에 동참했다.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윤 대통령) 구속기소 소식으로 설 연휴를 맞이할 수 있었다. 이제 무엇이 남았나. 윤석열 파면까지 최고 속도로 달려야 한다"라며 "내란 대행 최상목이 결국 내란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본인을 향한 특검이 될까봐 거부한 게 아니겠나. 압도적인 국민들의 투쟁의 힘으로 제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은 각성해야 한다. 국민들은 목숨 걸고 계엄군을 막았고 사생결단의 의지로 내란 일당들과 싸우고 있다"라며 "특검을 방해하고 내란 진압을 방해하는 최상목을 즉시 탄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극우집회] 참석자 일부 또 폭력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고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고 부정선거 음모론 등을 주장하는 극우 집회 참석자들이 1일 오후 경찰에 폭력을 행사하려는 모습을 있다. 이들은 집회 장소인 광화문광장을 벗어나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측 집회 장소로 이동해 야유 등을 보냈고, 경찰은 이들을 제지했다. ⓒ 소중한

한편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고 부정선거 음모론 등을 주장하는 극우 집회도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인근에서 열렸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에서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 "윤석열 만세", "우리가 이겼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신고된 집회 장소에서 벗어나 광화문 쪽으로 이동했고, 경찰이 이들을 제지하기도 했다. 이들이 바리케이드 반대편 집회 참석자들을 조롱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자, 경찰은 "여러분의 집회 장소는 여기가 아닙니다. 신고한 집회 장소로 돌아가세요"라고 경고 방송을 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은 피켓 등으로 경찰을 폭행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고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고 부정선거 음모론 등을 주장하는 극우 집회에 참석한 이들이 1일 오후 경찰에 의해 집회 외 장소로의 이동을 제지받고 있다. 이들은 집회 장소인 광화문광장을 벗어나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측 집회 장소로 이동해 야유 등을 보냈고, 경찰은 이들을 제지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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