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으로 노리는 트럼프의 딴 주머니
동북아까지 3개의 전쟁은 없다고 하면, 결국 중동으로 제한된 지역전 확전이다. 그러나 확전은 세계 최대 국가채무 40조 달러를 짊어진 나라, 미국의 능력을 넘어선다. 언제부턴가 미국은 직접 참전을 삼가고 전쟁을 틈타 경제 실익을 챙기는 쪽으로 돌아섰다. 이번에도 전쟁 위험을 고조시키고 상대방의 잠정 위협을 각인시킨 후 갹출(방위비 공동분담)하는 방식이다. 전쟁은 돈을 쓰든, 벌든 결국 실익이 누구한테로 들어가느냐의 문제다. 네타냐후는 전쟁 확대로 자기 정권의 수명 연장을 도모하는 전쟁광들의 국수주의를 재건하고, 미국은 핵위협 제거를 명분 삼지만,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되지 않은 이라크 침공 사례로 보면 이란 핵시설의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위협의 확장, 큰 그림 만들기, 딴 주머니를 노리는 속셈이 보인다.
2024년 미국 국방전략위원회의 미 국방전략검토보고서(NDS), 거기에는 그간 거론되지 않았던 ‘이란’이란 나라 이름이 드디어 등장한다. 즉 중국 러시아 북한과 이란이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단기적 대규모 전쟁 가능성을 지적하며 총력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대비책으로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인 갈등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비하는 다중 전역 군사 구조(Multiple Theater Force Construct)를 달성하기 위한 가령 미일 합동사령부를 제안한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시절 한반도 역사상 단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한일 군사협력 또는 한미일 동맹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던 것은 아마도 이런 보고서의 영향일 것이다.
그런데 이 장면은 어디서 본 듯한 오래된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독일과 일본 군비를 GDP 대비 5%, 각각 2천억 달러,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으로 올린다는 시나리오. 이건 마치 다중이라는 이름으로 2차대전 동맹국, 전범 독일과 일본의 재무장을 허용한다는 소리가 아닌가. GDP 4800억 달러, 미국의 1/80에 못 미치는 경제 약국, 이란을 끼워서 전범들의 재무장이라니 너무 막 나가는 것 아닌가. 세상은 별일 다 있으니 이 보고서가 이런 시나리오를 한 번쯤 상상한다고 해서 그네들 입장을 뭐라고 하지는 못한다.
그 뒤에 역시 석유자본의 이익이 숨어있는 것 아닌가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작전을 전격 감행할 다른 직접적인 이유가 또 있을 것 같은데, 우리가 중동 하면 알기 쉽게 떠오르는 경제적 실익을 상징하는 단어는 석유 또는 에너지 아닌가. 석유 값, 그와 연관된 석유자본의 문제라면 앞뒤가 꿰인다. 다음은 양대 전쟁이 발생했던 2022년 이후 최근 6월까지 3년간 석유값 변동 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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