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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탄핵심판 분수령, 공범들 대질…윤석열의 적은 윤석열

[놓친 뉴스20250131]

-내란특검법 또 거부한 최상목에 야권 “특검 칼날 두렵나”

-내란수괴 윤석열 사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 배당

-진보당 정혜경 “서울구치소가 내란수괴의 ‘옥중 정치’ 창구로 전락”

-국정원, 윤석열 부정선거 주장 반박…“부정선거 판단 내리지 않아”

-헌재, 국힘 재판관 공격에 “탄핵심판 본질 왜곡” 반박

-진보당, "서부지법 폭동 모의"‥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진·이용자 경찰 고발

-'1천억' 미 F-35 전투기 또 추락...공군 39대 보유

이슈+ 탄핵심판 분수령, 공범들 대질…윤석열의 적은 윤석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가 중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다섯 번째 변론이 열리는 다음 달 4일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을 시작으로 여인형 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잡혔기 때문이다.

정치인 체포조와 국회 봉쇄 등 내란수괴 윤석열이 부인한 불법 지시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특히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일 밤 윤석열이 "이번에 다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해라",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홍 전 차장은 여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등 14명의 체포 명단을 전해 들었다고 진술했다. 홍 전 차장에게 체포 명단을 읊었다는 여 방첩사령관의 증인신문도 같은 날 이뤄진다.

이 수방사령관은 계엄 당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직접 지시를 받았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6차 변론 증인인 곽종근 특전사령관 역시 "(계엄 해제) 의결 정족수가 아직 안 채워진 것 같다. 당장 들어가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대통령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반면 윤석열 측은 모르쇠 전략으로 변론에 임해 왔다. 윤석열은 포고령 1호 작성도, 이른바 '최상목 쪽지'도, 국회의원 끌어내리기도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책임을 김용현 당시 국방장관에게 떠넘긴 것이다.

이번에는 윤 대통령 측에 불리한 증인이 대거 출석하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설전을 벌일 수도 있다.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을 수도 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일찌감치 내란 가담자들의 진술이 오염됐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증인심문에 참석한 공범들이 대통령의 지시 없이 국회를 침탈하고, 국회의원의 출입을 통제할 경우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가 될 수 있는 만큼 증인신문에서 윤석열의 지시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처지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증인신문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당시 MBC, 한겨레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를 지시한 사실과 국무위원 전원이 계엄선포를 반대했다는 진술이 내란수괴 윤석열과 엇박자가 나고 있어 대질신문이 주목된다.

[놓친 뉴스]

내란특검법 또 거부한 최상목에 야권 “특검 칼날 두렵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또 ‘내란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내란특검법을 거부함으로써 자신도 내란 가담 또는 동조 세력이라고 자인한 꼴이 됐다”라며 “국민의힘이 줄기차게 주장했던대로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고 비판했다. 최 대행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 윤 대통령이 전달한 지시 문건(쪽지)을 읽지 않았다며, 내란 가담 가능성을 부정해왔는데, 특검 수사 과정에서 반대의 정황이 드러날까봐 특검에 반대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내란수괴 윤석열 사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 배당

12·3 내란 사태의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의 1심 재판부가 정해졌다. 서울중앙지법은 윤석열의 내란혐의 사건을 형사합의25부에 배당하고 조만간 심리에 착수할 예정이다.

피고 윤석열은 김용현 등과 공모해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무장한 계엄군을 국회에 투입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사건도 같은 재판부에 배당됐다.

진보당 정혜경 “서울구치소가 내란수괴의 ‘옥중 정치’ 창구로 전락”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등 대통령실 참모들이 내란수괴 윤석열을 접견했다. 국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원내외 인사들도 줄줄이 접견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에 진보당 정혜경 의원이 서울구치소가 내란 수괴의 ‘옥중 접견정치’ 창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란수괴 윤석열의 메시지는 소음 공해”라며 “윤석열은 그동안 헌법부정, 법치부정, 부정선거 가짜뉴스, 야당공격, 극우세력 결집 등 우리 사회에 하등의 쓸모없는 궤변만을 쏟아냈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정부여당의 주요 정치인들이 윤석열의 스피커가 되어 사회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고, 내란종식을 방해한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국정원, 윤석열 부정선거 주장 반박…“부정선거 판단 내리지 않아”

내란수괴 윤석열이 12.3비상계엄 선포의 주요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부정선거와 관련해 국정원은 부정선거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윤석열은 지난해 12월 12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선관위 시스템에)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하였고 방화벽도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며 "저는 당시 대통령으로서 국정원의 보고를 받고 충격에 빠졌다"고 말해 부정선거를 확신하게 된 이유로 국정원의 조사를 언급한 바 있다.

헌재, 국힘 재판관 공격에 “탄핵심판 본질 왜곡” 반박

국민의힘이 재판관 성향을 문제삼으며 무분별한 공격에 나서자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 탄핵심판의 심리 대상은 피청구인의 행위가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되는지와 그 위반의 정도가 중대한지 여부”라며 “이에 대한 판단은 헌법과 법률을 객관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이뤄지는 것이지, 재판관 개인의 성향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권과 언론에서 재판관의 개인 성향을 획일적으로 단정 짓고 탄핵심판의 본질을 왜곡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서부지법 폭동 모의"‥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진·이용자 경찰 고발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사전에 모의하고 선동했다는 혐의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진과 이용자들이 경찰에 고발됐다. 진보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준비위원회는 오늘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와 '국민의힘 비대위 갤러리'·'미국정치 갤러리', 그리고 일간베스트 저장소 운영진 등을 내란 방조 또는 선동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진보당은 고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동 전부터 이미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법원 침투 경로와 방법이 논의됐다"며 "이는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진 폭동으로, 내란 음모·내란 선동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부지법 담장 높이와 경찰 배치 현황 등 구체적인 정보와 함께 폭력행위를 선동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1천억' 미 F-35 전투기 또 추락...공군 39대 보유

미군 전투기 F-35A가 동력을 잃은 듯 낙엽처럼 빠르게 회전하며 수직으로 고꾸라졌다. F-35가 비행 중 통제를 잃고 추락한 사례는 최근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작년 5월에는 뉴멕시코에서, 2023년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F-35가 추락했다.

2018년 처음 실전 투입된 록히드마틴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는 1대당 약 8100만 달러로 우리 돈으로 1180억에 달한다. 2024년 4월 기준, 한국 공군은 F-35A 전투기를 39대 보유하고 있다.

강호석 기자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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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이 편향적이라 탄핵심판 결과 못 믿는다? 국힘 공세가 억지인 이유

전례·판결 절차 보더라도 과도한 트집…헌재 “사법부 권한 침해 우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01.31. ⓒ뉴스1
국민의힘이 특정 헌법재판관들을 공격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불복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십수년 전에 쓴 헌법재판관의 SNS 게시물과 가족 신상까지 들먹이며 헌재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주장은 그간 헌재의 판결이나 판결 절차 등을 비춰볼 때 선동성 주장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표적 삼은 헌법재판관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 정계선 헌법재판관 등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 3명이다. 이들이 진보성향 판사들이 모인 연구회 소속이었으며, 과거 발언과 동생과 남편 등 가족의 성향으로 볼 때 “편향적”이기 때문에 탄핵심판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탄핵심판의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이 직접 지명하고, 윤 대통령이 탄핵안 표결 직전 임명한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의 제부인 정형식 재판관은 물론 국민의힘이 추천한 조한창 헌법재판관 등 보수성향 재판관의 중립성에도 의문을 제기할 법하지만,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국민의힘은 8인 체제에서 처음으로 나온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의 기각 결정에 대해선 “당연한 결과”라며 모순된 입장을 낸 바 있다.

앞선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심판을 보더라도, 재판관 성향과는 무관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확인된다.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에는 각 재판관들의 찬반 의견이 공개되지 않고, 탄핵 기각이라는 다수 의견과 결정 이유만 공개했다. 하지만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재판관 성향과 관계없이 기각과 인용 결정이 나뉘었다고 한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에는 8명의 재판관 중 6명의 재판관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됐지만, 8명 만장일치로 파면 결정이 나왔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헌법재판관들이 15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청구 사건에 대한 3회 변론에 참석해 있다. 2025.1.15 ⓒ뉴스1

탄핵심판의 결론을 내는 과정을 보더라도 특정 재판관들의 성향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 헌재가 발행한 실무 지침서인 ‘헌법재판실무제요’와 그간 이뤄진 대통령 탄핵심판의 사례를 보면, 헌재는 탄핵심판 변론을 끝낸 뒤 일정 기간 평의를 거치고, 최종적으로 탄핵 찬반을 표결하는 평결을 하게 된다. 평결에서는 주심재판관이 의견을 내고 최근 임명된 재판관부터 차례로 의견을 밝힌 뒤, 마지막으로 재판장이 의견을 내는 것이 관례다. 재판장이 먼저 이야기할 경우, 다른 재판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여기서 재판관 6명 이상이 인용 결정을 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된다.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이날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법관들은 (개개인의 성향보다는) 법리적인 판단이 우선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의 공세를 일축했다.

노 변호사는 “일반적인 탄핵심판 과정을 보면, 헌법연구관들의 보고서를 토대로 평의를 거치고, 변론 과정에서 증인들의 증언이나 제출된 증거를 전체적으로 다 심리한 뒤 평의 과정에서 자신의 결론을 얘기하게 된다”며 “‘결론을 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서열이 가장 낮은 분부터 의견을 표시하고, 서열이 가장 높은 재판장이 마지막에 하는 게 관례다. 경험이 많거나 선배인 재판관이 먼저 이야기를 했을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변호사의 설명대로, 헌법재판관들은 평의에서 연구 보좌 조직인 헌법연구관들의 보고서와 각자 검토 결과를 토대로 의견을 주고받는다. 이 과정에서 각 재판관들은 자신의 의견을 밝히면서 다른 재판관들이 납득할 만한 법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결정문에는 다수의견 외에 소수의견까지도 재판관 실명으로 전부 기록된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대로 재판관 개인의 성향이나 사정에 따라 편파적인 결과가 나올 수 없는 구조다. 

헌재 역시 공개적으로 국민의힘의 공세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천재현 공보관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정치권과 언론에서 재판관의 개인 성향을 획일적으로 단정 짓고 탄핵 심판의 본질을 왜곡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사법부의 권한 침해 가능성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천 공보관은 “대통령 탄핵심판의 심리 대상은 피청구인의 행위가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되는지와 그 위반의 정도가 중대한지 여부”라며 “이에 대한 판단은 헌법과 법률을 객관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이뤄지는 것이지, 재판관 개인의 성향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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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요청 무시하고 ‘강제동원’ 또다시 숨긴 일본 군함도 후속조치 보고서

신형철,박민희기자

  • 수정 2025-02-01 01:50
  • 등록 2025-02-01 01:47
    •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의 현장 군함도. 연합뉴스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의 현장 군함도. 연합뉴스

      일본이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하시마(군함도) 탄광을 포함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을 201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했던 약속을 이행하는 데 여전히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이하 위원회)는 31일(현지시간) 일본이 제출한 메이지산업혁명 유산 관련 후속조치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은 강제동원된 조선인의 증언 등을 전시해달라는 등의 한국의 요구사항은 무시하면서 오히려 한일 강제병합이 합법이라고 주장하는 전시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은 일본 내 8개 현에 걸쳐 있는 메이지 시대의 철강·조선·탄광 산업 현장으로,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군함도로 불리는 하시마섬 등 많은 곳들이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이 강제동원돼 일했던 곳이어서 등재 과정에서 한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샀다. 일본은 이를 감안해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유산 현장이 아닌 도쿄에 만들었고, 전시물에 조선인 차별이나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각하지 않아 역사를 왜곡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 한국을 비롯한 회원국들은 줄곧 일본의 약속 불이행을 비판하면서 후속 조치를 요구해왔다.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 정부는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 증언 전시 △‘다수의 한국인 등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 아래서 강제로 노역’한 전체 역사 설명 △일본이 지난해 9월 일방적으로 도쿄 센터에 설치한 한일 강제병합 합법성 전시물 즉각 철거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 증언 전시 및 진정한 추모 △나치의 강제동원 사실을 가감없이 드러낸 독일 졸페라인 탄광 전시와 같은 국제 모범사례 참고 등을 반영해달라고 일본에 요청했다. 당시 위원회는 유산 등재 후속 조치에 대해 관련국과 대화하고 약속 이행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결정을 채택하고 일본에 추가 조치에 대한 진전사항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보고서는 그 결과로 나왔는데도 한국의 요구 사항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일본은 2020년 6월 도쿄 신주쿠에 문을 연 ‘산업유산정보센터’에 “‘한국병합 재검토 국제회의’에서 국제법의 귄위자인 구미의 법학자로부터 일한병합조약은 당시의 국제법관행에 비춰 ‘무효’였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견해가 제시됐다”는 한일병합의 합법성을 주장하는 전시물을 설치해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의 증언’은 공개적으로 전시하지 않고 한국어 자료집 서가에 참고자료로 꽂아둔 것으로 드러났다.

    • 일본은 그러면서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관련 공통 해석 설명 △해설사 역량 강화 훈련 △도쿄센터 개관일 확대 등을 ‘후속 조치'로 내세웠다. 이와 함께 △2차대전 당시·전후 가혹한 노동환경을 나타내는 1차 사료 수집을 위해 지역 박물관, 정부기관 등과 협업 △일본 정부의 징용정책 관련 1차 사료 전시 △한국인 등 광산 노동자의 봉급·복지 비교연구 지원 등의 간접적 조치를 취하는 데 그쳤다. 일본은 ‘ 의미 있는 대화'를 하자는 한국 측 요청에 대해선 “ 45차 세계유산위 이후 한국 정부와 대화를 지속해왔고 한국 정부와 해당 보고서의 해석 정책 설명을 포함한 대화를 지속할 의지가 있다 ” 는 취지로 보고서에서 답했다.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내고 “세계유산위원회의 거듭된 결정과 일본 스스로 약속한 후속 조치들이 충실히 이행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면서 “정부는 일본이 국제사회에 스스로 약속한 바에 따라 관련 후속 조치를 조속히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에 성실히 (우리와)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할 것이고 정부 차원에서 앞으로 한일 양자뿐 아니라 유네스코 틀 내에서도 일본의 약속 불이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 그러나 사도광산에 이어 군함도까지 일본의 ‘강제동원’ 지우기가 계속되면서, 일본이 과거사 반성에 진정성이 없다는 점이 재확인됐다는 평가다. 특히 군함도 전시시설에 대한 일본의 후속조치가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동의해준 것은 스스로 지렛대를 포기하는 행위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외교 당국이 일본의 결정에 동의해주면서 선의를 바랄 것이 아니라 향후 일본의 근대유산이 유네스코에 등재될 때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거나, 이미 등재된 세계유산의 폐지를 주장하는 등 더 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등재 취소 제안'도 고려하냐는 취재진 물음에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러 조치 다 검토해야 할 것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걸 하겠다고 말하긴 그렇다”며 말을 아꼈다. 세계유산위원회 규정상 등재 취소는 유산 자체가 훼손되거나 제대로 보전되지 않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이 앞으로도 계속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다면 한국인 강제동원 역사가 있는 유산의 추가 등재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또 다른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아시오 광산과 구로베 댐에 대해서도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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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또 거부권' 최상목에 "무책임·기회주의, 사퇴해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02/01 08:51
  • 수정일
    2025/02/01 08:5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내란수괴 윤석열과 동조자 비호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2차 내란특검법에도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이 "내란수괴 옹호", "무책임하고 기회주의적인 행태"라고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1700여 개 단체가 모인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31일 입장문에서 "최 권한대행이 재차 내란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권한을 남용하는 것이자 내란수괴 윤석열과 그 동조자를 비호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내란에 대한 특검 수사를 방해하고 권한을 남용한 최상목은 더 이상 대통령 권한대행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비상행동은 최 권한대행을 향해 "주권자 시민의 명령으로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최 권한대행이 계속해서 버틴다면 국회가 탄핵을 통해 책임을 물을 것 역시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국회는 즉각 내란특검법 재의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도 같은 날 성명에서 "최 권한대행은 '여야 합의'를 요구하며 1차 내란특검법을 거부하며 시간을 끌더니, 국민의힘의 요구를 상당수 반영해 수정안이 통과됐음에도 이 핑계 저 핑계로 끝내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결국 시간 끌기로 내란 특검 수사를 무산시키려는 것"으로 이번 선택을 규정했다.

 

 

이어 "끝까지 무책임하고 기회주의 행태를 보이는 최상목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또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에 "최상목의 책임을 엄중히 묻고, 모든 역량을 발휘해 내란특검법 재의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최 권한대행이 "비상계엄 관련 수사가 진전돼 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군·경의 핵심인물들이 대부분 구속 기소되고 재판절차가 시작됐다"며 특검 도입의 필요성을 부인한 일을 집중 반박했다.

 

비상행동은 "기존 수사기관의 수사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독립성을 갖고 공소유지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특검 도입의 필요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부화수행자를 비롯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국무위원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부화수행자 및 내란 가담, 방조, 묵인세력에 대한 수사, 각 수사기관에 흩어져 있는 내란수사를 총괄해 내란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는 점에서 특검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야권 주도로 2차 내란특검법이 통과됐다. 1차 내란특검법과 비교하면 △특검 후보 추천권 야당 아닌 대법원장에게 부여 △외환 유치, 내란 선전·선동, 계엄해제 결의안 표결 방해 등 수사 범위에서 삭제 △안보기관 압수수색 관련 '수사와 무관한 자료 즉시 반환·폐기' 단서조항 신설 등 국민의힘 요청을 상당부분 받아들인 것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인지수사 조항이 남아있어 이를 통한 내란 선전·선동 등 수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주 이유로 들어 2차 내란특검법 통과에 반대했다.

 

최 권한대행도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여전히 내용적으로 위헌적 요소가 있고 국가기밀 유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헌법질서와 국익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는 등 이유를 들어 2차 내란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법안 통과 과정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서도 그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관련기사 : 최상목 또 거부권 행사, 이번엔 '특검 무용론')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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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의 음험하고 더러운 전략

이 글은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것으로,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편집자말]

▲김용현 전 장관 직접심문하는 윤석열 대통령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직접 심문하고 있다. ⓒ 헌법재판소 화면 캡춰

윤석열의 뜬금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우리 국민이 겪은 정신적 트라우마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그동안 공들여 쌓아 왔던 민주헌정질서가 한 사람의 부질없는 탐욕으로 인해 송두리째 무너져 버릴 뻔한 위기를 맞았으니까요.

비상계엄이 선포된 날 밤 풍전등화의 위기에 직면한 민주헌정질서를 수호하려고 수많은 시민들이 추위를 무릅쓰고 잠까지 설치면서 여의도로 달려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 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은 구치소에 갇히고서도 반성의 빛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반성의 빛은커녕 쉬지 않고 내란 동조자들을 규합하기 위한 선동을 일삼고 있습니다.

자신의 언행이 우리 사회를 얼마나 심하게 갈갈이 찢어놓아 두고두고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게 만들지에 대해서는 손톱만큼의 생각도 없이 말입니다.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의 허언퍼레이드

그가 헌법재판소에 나가 변명이랍시고 늘어놓은 말들을 들어 보면 하나 같이 말이 안 되는 것들뿐입니다.

예컨대 비상계엄을 선포한 목적이 단지 야당에게 경고를 주려는 데 있었다는 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불법으로 무력을 동원해 지금의 정치판을 싹쓸이 해보겠다는 야욕이 진짜 목적이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비상계엄 상황을 오래 끌고 갈 의도가 없었다는 발언 역시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언입니다. 그런 의도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준비가 제대로 되지 못해 몇 시간 만에 불발로 끝난 것이 진실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죽은 사람이나 다친 사람 하나도 없이 끝났으니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모습을 볼 때, 사람이 어떻게 저리도 뻔뻔스러울 수 있느냐는 생각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국민의힘 의원과 변호사)들이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기 위해 내뱉고 있는 허언의 퍼레이드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계엄령이 아니라 '계몽령'이었다는 말이나, 의원을 끌어내라 한 것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 한 것이라는 도대체 말 같지도 않은 말들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모습을 보면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힐 지경입니다. 그들은 그런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는 자신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봅니다.

그들의 언행이 위험한 진짜 이유

▲권선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헌재 항의방문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헌재에 대통령 권한대행 중 탄핵소추된 한덕수 국무총리 심판 사건의 조속한 처리 등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와 같은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이 벌이고 있는 허언 퍼레이드는 하나의 코미디극으로 치부해 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구차하게 변명을 해서라도 책임을 면해 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한편으로 측은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이 보이고 있는 언행에서 정말로 위험한 부분은 우리의 사법제도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입니다.

윤석열이 구치소에서도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고 떵떵거리는 것은 자신을 현재의 상태로 이끌어간 사법절차의 정당성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와 내란 동조자들은 공수처가 내란사건 수사를 한 것 그 자체에 대해서부터 시비를 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중앙지법이 아닌 서부지법에 신청한 것에도 시비를 겁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듯, 이런 절차가 모두 불법이기 때문에 자신이 구치소에 갇혀 있을 이유가 없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이지요.

만약 그들의 주장이 맞아 그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면 서부지법에서 영장 신청을 당장에 기각하지 않았겠습니까? 서부지법에서 영장을 발부했다는 것은 그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인정했다는 것이지요.

공수처가 내란사건 수사를 하고 그 수사와 관련된 영장을 서부지법에 신청한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사법부가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은 의문을 제기할 수 없는 당연한 사실입니다.

이렇게 아무런 근거 없이 정당한 사법절차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은 민주헌정질서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검찰총장까지 역임한 그가 이 사실을 모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뻔히 알면서도 단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런 짓을 한다는 것은 일개 시민이 아닌 대통령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일이고요.

그들의 뻔뻔한 사기극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이 우리의 민주헌정질서에 가하고 있는 위협은 이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공수처와 검찰에 융단폭격식의 공격을 가하고 있으며, 사법부의 권위를 깎아내리려는 더티플레이를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판사나 헌법재판관에 대한 인신 공격까지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일생동안 명예 하나로 그 직책을 묵묵히 수행해 온 그 분들이 이들의 저질스런 공격을 받고 얼마나 마음이 상했을까요?

이들의 공격은 단지 권위를 깎고 망신을 주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탄핵 인용과 유죄 판결에 불복하기 위한 준비작업의 일환이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한층 더 음험하고 위험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폭도들의 서부지법 난입이 폭동이 아니라고 응답한 사람이 30% 정도나 되던데, 이들에게 은근한 신호를 보내기 위해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닐까요?

자신들에게 이득이 된다고 생각되면 폭력적 사태에까지 눈을 감는 그들이 우리 사회를 어디까지 망치려 들지 심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극도의 갈등과 혼란의 모든 책임이 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에게 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 윤석열이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정당한 권한 행사를 한 사람이 불법적인 사법절차로 인해 억울하게 구치소에 갇혀 있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웃기는 일은 우리 국민 중에서 그런 뻔뻔한 사기극에 보기 좋게 넘어간 사람들의 수가 결코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이간질, 선동 계속되면... 핵폭탄급 후폭풍 직면

▲'윤석열 구속'에 지지자들 폭동 흔적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새벽 구속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서부지법)에 침입해 외벽을 부수고 유리창을 깨는 난동을 부려 법원 청사가 심하게 파손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부지법 외곽에서 바라 본 폭동 흔적. ⓒ 남소연

지금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이 국면의 반전을 위해 감행하고 있는 이와 같은 더티플레이는 그들이 기대한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지극히 희박하다고 봅니다. 당연히 헙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는 인용이 될 것이고, 형사법정에서 내란의 우두머리로서 중형을 선고받을 것이 뻔합니다.

그가 내란의 우두머리 역할을 함으로써 민주헌정질서를 파괴하려 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어떻게 아무 잘못도 없다는 판결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윤석열이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남은 애국심을 발휘한다면 이런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여 후세의 경종(警鐘)으로 삼을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음험하고 위험한 더티플레이로 국민을 이간질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 민주헌정질서에 씻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셈입니다.

만에 하나 그들이 헌법재판소와 형사법정의 결정에 불복하고 이에 대한 저항을 선동하는 행위를 자행한다면 우리 사회는 핵폭탄급의 후폭풍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제발 이런 비극적인 일만은 결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불행히도 이런 바람이 이루어질지는 잘 모르는 일입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덧붙이는 글 | *여론조사 개요 :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 지난 1월 27일~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에게 전화 면접 방법으로 물은 결과. 응답률 18.9%, 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는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윤석열#탄핵#내란#동조자#이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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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괴물'... 현대사의 쓰레기"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 김병기

▲ [이 사람, 10만인] “얼빠진 ‘국힘’, 보수의 종말이 눈앞에”...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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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의 아집, 박정희의 독선, 전두환의 폭력성, 이명박의 교활성, 박근혜의 무지. 이런 역대 대통령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이어받은 것 같아요."

우리 근현대사의 인물을 깊이 있게 탐구해왔던 노학자는 단호했다.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평전 50여 권을 펴낸 '평전의 대가' '인물 연구의 대가'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공동대표)의 말이다. 김 전 관장은 "윤석열이라는 '괴물'은 현대사의 쓰레기"이고, "세계사적으로도 보기 드문 빈 깡통"이라고 혹평했다.

지난 21일,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김 전 관장의 자택에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이기도 한 그를 만났다. 김 전 관장은 최근 단재 신채호 선생의 삶과 사상, 열정과 고뇌를 담은 첫 실록 소설 <네 칼이 센가, 내 칼이 센가>(달빛서가 출판)를 펴낸 뒤에도 '광복 80주년 명문80선'을 오마이뉴스에 연재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책의 숲] 장서 3만5000여권, 가혹할 정도의 독서와 집필 노동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하루에 8시간씩 책 속에 파묻혀 산다. ⓒ 김병기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원고를 쓰고 있다. ⓒ 김병기

김 전 관장의 자택은 작은 도서관이다. 아파트 현관문을 들어서면서부터 천정까지 닿은 책장을 빼곡하게 채운 책에 압도된다. 장서가 무려 3만 5000여권. 웬만한 동네 도서관보다 많다. 4개의 방과 거실 벽면의 책장에 가득한 책들. 부엌과 화장실을 빼고는 온통 책이다. 거실 바닥에도 수천 권의 책들이 수북하다. 아파트 바닥이 무너질지도 몰라서 무게를 분산하기 위한 비상 조치였다.

그의 집필실은 책으로 둘러싸인 소파 위 두세 뼘 남짓 되는 자리이다. 한 사람이 간신히 앉을만한 공간이다. 책상은 따로 없다. 그의 오른손 중지와 검지에 박힌 굳은살은 책 더미 위에 원고지를 올려놓고 볼펜으로 꾹꾹 눌러 한자씩 채워 넣는 노동의 흔적이다. 이 원고를 1차 교열해서 컴퓨터에 입력하는 작업은 딸의 몫이다.

82세. 하던 일을 정리하고 그간 살아온 삶과 학문을 조용히 관조하는 인생의 황혼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허리께까지 차오른 책 더미 사이로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책의 숲엔 작은 오솔길도 나 있다. 독재정권 시절의 고문 후유증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하루에 몇 번씩 이 오솔길을 오가며 8시간씩 앉아서 독서를 하고 집필을 한다.

포털사이트에 이름을 검색하면 170여권의 저서가 따라붙는다. 오마이뉴스에 '김삼웅의 인물열전'을 연재하기 시작한 2008년부터 17년째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써왔다. 이게 가능했던 건 방대한 독서량과 가혹할 정도로 왕성한 집필 노동 때문이다. 남한강이 바라보이는 거실 통유리창을 배경으로 안경을 쓴 채 고즈넉하게 집필하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고 있으니 책 속에 파묻힌 그 자체가 근현대사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인물탐구① : '괴물' 윤석열] "빈 깡통뿐인 형이하학적 잡배"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 김병기

김 전 관장과 마주앉아 지난 1월 9일부터 오마이뉴스에 연재하는 '광복 80주년 명문 80선'(https://omn.kr/2bswf)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이 연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김 전 관장은 "우리나라가 일제의 잔혹한 식민 통치로부터 해방, 광복된 지 80주년이 되었다"면서 그 취지를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지난 80년은 다른 나라 같으면 800년에 해당하는 그런 시공이었요, 해방, 분단, 전쟁, 백색 독재, 4.19 혁명, 박정희 쿠테타, 전두환 폭동, 민주화, 문민정부 정권 교체... 800년 가까운 시간에 일어날 사건을 80년 동안에 겪으면서 후진 국가에서 중진 국가, 선진국으로 들어서는 문턱에 윤석열이라는 괴물이 나타나서 헌정을 짓밟고 국가를 불안과 위기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래서 80년 동안에 우리 사회를 바꾸거나 현실을 냉혹하게 비판하거나 미래를 내다보는 선견지명 있는 글을 모아 전하고 있습니다."

김 전 관장은 "윤석열 정권이 폭주를 하면서 대북관계, 특히 '국지전' 등의 변고가 생기지 않을까 항상 새벽에 뉴스를 틀었다"면서 "다음날 새벽 12.3 비상계엄 소식을 듣고, 미망에 빠진 몽상가가 드디어 일을 저지르고야 말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권력 중독자가 자신을 망치는 것은 둘째 치고 국가 사회를 이렇게 위기로 몰아넣을 줄은 미처 상상을 못했다"고 개탄했다.

근현대사 인물탐구를 해 온 김 전 관장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어떤 기질이 이런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게 된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김 전 관장은 "권력 중독이 강한 윤석열은 이승만의 아집, 박정희의 독선, 전두환의 폭력성, 이명박의 교활성, 박근혜의 무지 등 부정적인 측면만을 이어받은 것 같다"면서 "빈 깡통 속에 극우 이데올로기를 채워넣은 윤석열과 그의 추종자들, 수구 엘리트 집단 등 형이하학적 잡배들은 극우의 틀 속에 갇혀서 빈 깡통을 채워나갔다"고 비판했다.

[인물탐구② : 고대사의 '장님무사'] "세계사에서도 보기 드문 '법꾸라지'"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병기

김 전 관장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쿠데타를 일으켰던 전두환과 박정희도 그럴듯한 속임수로 이유를 만들었는데, 결국은 탐욕스러운 권력욕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비유했다.

"성서나 불경을 읽으려고 촛불을 훔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죠. 윤석열과 그 집단들은 북한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려고 거사를 했다는 망언을 퍼붓는데, 이를 위해 헌법까지도 헌신짝같이 버린 대통령이죠. 폭력 정치 대통령이 있었지만 검찰 출신이 실정법을 위배하고, 조롱하고, 역행하는 사례는 초유입니다. 법꾸라지, 법비, 법을 악용하는 비적과 같은 이런 행태는 제가 공부했던 우리 현대사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에서도 드뭅니다.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을 엎은 아돌프 히틀러 같은 자들이 성서를 읽기 위해서 촛불을 훔친다는 걸 정당화시키려고 유태인들을 600만 명이나 박해하고 살상을 했는데,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그런 유전자에 박정희, 전두환, 이승만의 유전자가 더해진 것 같습니다."

김 전 관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보면서 고려 무신 정권 시절의 정중부 뒤를 이은 경대승이라는 인물을 떠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중부보다는 한참 모자란 친구인데, 자신을 추종하는 100여 명을 국가 요직에 앉히고 도방정치를 했던 인물이며, 무속도 아닌 무당에 경도됐던 정치인"이라는 설명이다.

김 전 관장은 "명태균이 '장님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라는 말을 했는데, 그야말로 근거 없이 부정선거론을 맹신하고, 헌법상 기관인 국회와 야당, 그리고 시민단체와 민주노총 등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가는 무지몽매함이 경대승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시대를 완전히 역행하는 반동이며, 지금도 이를 추종하는 세력이 있다는 게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김 전 관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추종자들을 '더듬이를 잃은 곤충'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더듬이를 잃은 곤충은 곤충으로서 비극적이죠. 생존 자체를 부정하는 거거든요. 윤석열과 그를 추종하는 형이하학적 무리들을 곤충에 비교하면 더듬이를 잃은 집단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시대탐구① : 파시즘 말기] "한 편의 비극성 희극 드라마... 현대사 쓰레기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 김병기

김 전 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지 1년 3개월여가 지난 시점인 2023년 8월에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파시즘' 초입... 망치 들고 반대세력 패고 있다" (https://omn.kr/25icc)고 일갈한 바 있다.

이번에 만난 김 전 관장은 "파시즘의 말기, 독일로 치면 2차 대전에 패망해서 히틀러가 자신의 애첩과 함께 수상 관저 지하실에서 자살하기 직전 상황과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히틀러의 권력은 종언을 고했는데, 그런 비극적이고 불행한 사력을 2000년대 대한민국 위정자가 모방했다"고 해석했다

"헤겔이 말했죠. 역사는 되풀이 된다.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우리는 그간 많은 비극을 겪었는데요, 이제 정상으로 발전할 시점이죠. 12.3 쿠데타 양상을 보면, 윤석열은 마치 '2시간짜리 내란이 어디있냐'고 허튼 소리를 합니다. 망상에 사로잡힌 빈 깡통이 구상한 한 편의 희극 드라마, 사실 비극성 희극 드라마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호처를 동원해 법원의 체포영장을 막았고, 그의 추종자들은 서울 서부지법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백골단'을 국회로 들이고, 폭동을 '성전'으로 비유한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있다. 김 전 관장은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승만 시대에 백색테러를 자행했던 서북청년단과 대동청년단, 박정희 시대의 중앙정보부, 전두환 시대의 백골단을 떠올렸다"고 했다.

김 전 관장은 "혹독한 일제 강점기에도 '일왕 만세'를 부르고, 창씨 개명을 하고, 손가락을 잘라가면서 일본군이 된 반역자들, 언론계에 기레기가 있듯이 우리 사회 도처에 인간 쓰레기들이 있었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근저에서 서식하는 형이하학적인 잡배들을 보면 하나같이 인간의 탈을 쓴 사람이 아니라 현대사의 쓰레기들"이라고 일축했다.

"참, 한심하고 얼빠진 언행들을 보면서 우리 보수 세력의 종말이 이런 식인가,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면 참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시대탐구② : 새 역사] 키세스단과 의열단... "신채호 정신"

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희망봉을 들고 윤석열 탄핵 집회에 참석했다. 트랙터를 몰고 남태령으로 간 농민단체의 손을 잡아준 것도 젊은이들이었다. 영하의 날씨에 차디찬 아스팔트 광장에서 은박지를 뒤집어쓰고 버틴 '키세스단'의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용기와 위로를 받았다. 후대의 사가들은 이들을 어떻게 기록할까?

김 전 관장은 "서부지법 폭동 사건에 젊은이들이 많이 참여한 것을 보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자들은 무단 정치 때에도, 일제 식민지 시대에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청년들이 애국, 독립을 위해 광복군과 의열단에 가입해서 피흘리며 투쟁하며 역사를 지킨 사례가 더 많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관장은 이어 "무고한 유대인들을 죽인 나치 집행관들은 하나같이 히틀러나 아이히만이 시켜서 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최근 윤석열의 지시에 따른 군 사령관이나 정부 요직에 있는 사람들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역사는 나치를 엄단했고, 지금 '양의 탈'을 쓴 윤석열의 잔당들도 엄단해야만 비극적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할까? 김 전 관장은 "신채호 정신"이라고 단언했다.

"바르게 살고, 바르게 쓰고, 바르게 행동하는 단재 신채호와 같은 삶이죠. '필부유책' (匹夫有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에 대한 책임은 권세가 높은 사람, 지식인들뿐만 아니라 '필부'들, 즉, 소시민, 일반시민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이의 책임이라는 말입니다.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의 책임은 시민에게 있습니다."

김 전 관장은 "현대에 와서 역사를 가르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고, 특히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역사 관련 정부의 기관장에 뉴라이트 계열이 지배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내가 평전을 썼던 것은 이런 이유에서였고, 최근에 단재 신채호 선생을 주역으로 한 첫 소설인 '네 칼이 센가, 내 칼이 센가'를 펴낸 것도 좀 더 일반 독자나 학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대중서적을 쓰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네 칼이 센가, 내 칼이 센가] "사실 90%, 가공 10% 실록 소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최근에 낸 첫 소설 '네 칼이 센가, 내 칼이 센가'를 들고 있다. ⓒ 김병기

김 전 관장은 "이 책은 90%의 사실과 10%의 가공이 들어간 실록소설"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를 이 책의 '들어가는 말'에 다음과 같이 썼다.

"단재 신채호 평전(2005년)을 쓴 바 있고, 단재 신채호 전집(1995년)을 출간한 적도 있고, 논문도 몇 편 썼고... 그럼에도 여전히 다 담지 못한 사연이 켜켜이 쌓였다. 활자나 문장 너머에 있는 단재 선생의 생각과 모습을 찾고 싶은 욕망도 그만큼 쌓였다. 러시아, 만주, 대만을 거치는 긴 망명 기간, 8년여의 혹독한 감옥살이라는 '문자 없는 공간'을 메우고 싶었다. '전집'과 '평전'의 주석 대신 상상의 나래를 펴고 싶었다."

김 전 관장은 "감히 역사를 들먹여서는 안 될 자들까지 자신의 행위를 역사에 맡기겠다는 따위의 말을 곧잘 하는 데, 역사는 그렇게 만만한 쓰레기통이 아니다"면서 "독재자들의 행위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자들, 역사와 민심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은 반드시 역사의 필주(筆誅. 남의 허물이나 죄를 글로 써서 꾸짖음)를 받고 하늘의 징벌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채호 선생은 평생을 반제·반봉건·반식민 투쟁의 전위가 되면서도 '그 이후'를 대비하여 무강권·무지배·무착취의 아나키적 이상을 추구했던 사상가"라며 "온갖 역경 속에서도 청고한 기품과 기상을 잃지 않으면서 엄숙하고도 순정한 노력으로 언론·사학·독립운동에서 일가를 이루고 사생활이 근검하고 엄결하여 선비의 환생을 보여주신 분"으로 평가했다.

김 전 관장은 "인간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면서 다음과 같은 말로 맺었다.

"을사년인 올해는 단재 선생이 가장 비통하게 여겼던 을사늑약의 이주갑(을사 늑약 120년) 되는 해입니다. 을씨년스럽다는 말은 이 때문이 유래가 됐는데, 지금 또 다른 을사 역적들에 의해서 민주 헌정이 짓밟히고 있죠. 당시의 치욕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신채호 정신으로 국민이 깨어 있고, 더불어함께 사는 세상, 정의가 살아있는 국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삼웅 전 관장은 전 대한매일(현 서울신문) 주필, 제7대 독립기념관장, 성균관대학 겸임교수, 민주화 명예회복과 보상심의위원회 위원, 제주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위원회 위원, 친일반민족행위진상조사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고,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공동대표(현)를 맡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김삼웅#평전#네칼이센가내칼이센가#윤석열#비상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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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는 좌파일 수 없다"는 문형배와 내란세력의 망동

"좌편향? 나는 대선 때 한나라당 후보 찍은 사람"

"학술단체 우리법연구회…이념 놓고 얘기 안 해"

4대강 사업 이명박 정부 손들어준 판결 등 입증

"판사는 기본적으로 우파이지, 좌파가 될 수 없어"

인사청문회 땐 "동성혼 반대" "이석기 사면 자제"

헌법재판관 돼서도 이상민·이정섭 탄핵 기각 의견

'진보·좌파' '민주당 편' 도식적 틀로 규정 안 돼

오히려 이재명에 타격주기도…'친분' 허구성 명백

'문형배 죽이기' 여권 총공세, 극우 폭동 또 부추겨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심판' 원칙대로

김호경 에디터

조선일보보다 더 극단적인 월간조선은 이명박 정권 시절인 지난 2009년 9월호에 <[정밀분석] 법원 內 판사 모임 '우리법연구회'>라는 장문의 기획 기사를 실은 적이 있다. 매체의 성격대로 '우리법연구회'가 좌편향 판사들의 사조직 아니냐는 의심을 깔고 모임 구성원의 명단과 성향 등을 집중 해부한 보도였는데, 당시 우리법연구회 회장이던 문형배 부산지법 부장판사와의 인터뷰도 담고 있다.

"나는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찍었던 사람"이라며 월간조선 기자의 추궁성 질문과 몰아가기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문 판사의 단호한 언설은 현재 국민의힘과 극우 진영의 '문형배 죽이기'가 얼마나 모략으로 가득한지와 관련해 여러 시사점을 준다. 주요 대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명박 정권 때 월간조선 인터뷰 "한나라당 대선 후보 찍어"

"우리법연구회는 재판 잘하기 위한 헌법 중심의 학술단체"

-우리법연구회를 정의한다면.

"학술연구단체입니다. 우리 판사들이 헌법에 대해 연구가 부족합니다. 헌법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헌법을 연구하자는 것이죠. 남들이 별로 연구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판사가 꼭 알아야 할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토론합니다."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지난번에 난민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법원 내에 이런 내용의 논문이 거의 없더군요. 통일 이후의 사법부가 어떻게 해야 할지도 연구 대상입니다. 남북이 하나가 되면, 양쪽의 법제가 서로 달라 복잡한 문제가 전개될 겁니다. 이런 문제들을 사전에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이죠. 독일 통일 사례를 보고 우리가 원용할 수 있는 부분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우리법연구회를 두고 '법원 내 사조직'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동의하지 않습니다. 헌법을 잘 봐야 합니다. 우리 헌법은 잘돼 있어요. 그런데 헌법에 대해 판사들이 연구를 잘 안 해요. 예를 들어, 경제와 관련해 공공성에 기초해 일정 부분을 제한하도록 돼 있어요. 복지 제도도 마찬가지고요. 아무튼 그런 부분을 연구하는 겁니다. 우리 모임을 좌파라고 한다면 우리 헌법을 좌파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회원으로 있는 일부 판사의 판결 내용을 보고 우리법연구회 전체를 좌파 성향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박시환 대법관이 송두율 사건에서 내놓은 의견이 사례가 될 수 있겠군요.

"전임 이회창 대법관이 낸 소수의견을 본 적이 있습니까? 박시환 대법관과 이회창 대법관의 의견이 다르다고 보지 않습니다. 원정화 간첩 사건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간첩 혐의로 구속된 그의 계부에 대해 재판을 맡았던 신모(신용석) 부장판사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 부장판사가 좌파입니까. 저는 어떤 판결을 가지고 좌파적이라고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또 이정렬 판사의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 좌파라고 하던데,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 연구해 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종교적 신념에 기초해 병역을 거부하는 것을 허용하는 입법례와 허용하지 않는 입법 사례를 따져 봐야지요. 가령 독일의 경우 (병역 거부를) 인정하고 있는데 그런 것을 먼저 정의하고 좌파냐, 우파냐를 따져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법연구회 회원들의 이념적 성향이 진보적이라는 견해에는 동의합니까.

"그것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진보라는 개념이 좌파와 구별되지 않고 사용되고 있어요. 저는 한나라당 후보를 찍었던 사람입니다. 제가 이 모임의 회장입니다. 우리 모임의 회원 성향은 다양합니다."

-우리법연구회가 일부 판사들의 사모임은 맞습니까.

"법원 내 민사판례연구회라는 게 있는데 그게 사조직입니까? 법원 내에는 이런 단체들이 많습니다. 민사판례연구회는 판사와 교수들이 모인 학술연구단체입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가장 많은 인재를 배출하는 곳이 바로 민사판례연구회입니다. 대법원장도 민사판례연구회 출신입니다. 그 단체가 사조직이라면 모르겠지만…. 사모임의 정의가 판사들의 친목 도모를 위한 단체라면 우리법연구회는 사모임이 아닙니다. 우리법연구회는 학술연구단체입니다."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니 우리법연구회의 '박시환 정신' '한기택 정신'을 강조하고 있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입니까.

"박시환 대법관은 우리법연구회의 이름을 만든 분입니다. '외국법만 연구하지 말고, 우리법 좀 연구하자. 외국의 금과옥조 같은 이론만 소개하지 말고 좀 떨어지지만 우리의 법을 우리 실정에 맞게 해석하자'는 취지입니다. 그의 정신을 본받자는 뜻에서 박시환 정신을 강조한 겁니다. 고인이 되신 한기택 부장판사의 좌우명은 '목숨 걸고 재판하자'입니다. '재판을 잘하기 위해서는 목숨까지 걸어야 한다'는 거죠. 재판을 잘하기 위해 연구하는 것이 우리법연구회의 목적입니다."

-신영철 대법관의 문제에 대해 우리법연구회 회원들이 사퇴를 주장했습니다.

"법원 내부 게시판에 30~40건의 글이 올라왔는데 그중 우리 회원이 쓴 글은 30%에 불과해요. 70%는 비회원입니다. 비회원들이 왜, 무슨 이유로 글을 올렸는지 분석해 봐야 해요. 회원과 비회원이 쓴 글의 내용에 질적인 차이가 있다면, 우리법연구회가 조직적으로 뭐를 했다, 안 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올라온 글을 보면 회원과 비회원을 구분할 수 없어요. 판사회의에서 논의된 결과를 봐도 큰 틀에서 비슷합니다."

-요즘 세미나에서 토론된 주제는 무엇입니까.

"사이버모욕죄와 판사 임용 제도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사이버모욕죄 조항을 신설하는 데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판사 임용 제도에 대해서는 연수원을 졸업하고 바로 판사가 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변호사 경험을 쌓은 후 판사로 임관되는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내용이었지요."

 

월간조선 2009년 9월호에 실린 '[정밀분석] 법원 內 판사 모임 우리법연구회' 기사. 월간조선 홈페이지 갈무리

정작 '사법부 하나회' 민사판례연구회 막강 위세엔 눈감은 언론

우리법연구회가 신영철 대법관 사퇴 몰아? 역대 최대 '사법 파동'

월간조선 인터뷰 당시 문형배 판사가 언급했던 민사판례연구회도 법원 내 학술단체이긴 하다. 하지만 우리법연구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위세와 네트워크가 강력한 보수 엘리트 판사 모임으로서 1977년 창립 이래 법원 주요 요직을 장악해 흔히 '사법부 하나회' '법조계 최대 사조직' '전관예우의 통로'로 지칭되곤 했다. 이용훈 대법원장도 민사판례연구회 회원이었고 양창수 대법관은 이 모임 회장이었으며 박근혜 정권 시절 양승태 대법원장도 민사판례연구회 출신이었다.

그러나 수구보수 진영은 민사판례연구회 소속 판사들 성향에 대해서는 일절 문제 삼지 않고 우리법연구회 또는 국제인권법연구회를 대상으로만 마녀사냥을 일삼아왔다. 이들 단체의 어떤 활동이 심각한 폐해라는 아무런 실체적 근거도 없었다. 이명박 정권 때 촛불집회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해 특정 재판부에 '몰아주기 배당'을 했던 신영철 서울중앙지법원장이 대법관이 되자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 일부가 사퇴를 주장했다고 하지만, 해당 사안은 전국 17개 법원 500여 명에 달하는 법관들이 연쇄 판사회의를 통해 들고일어났을 만큼 역대 최대 규모의 '사법 파동'이었다. 그럼에도 조선일보 및 월간조선 같은 수구 매체들은 신 대법관을 싸고돌며 다수 판사의 행동을 싸잡아 '좌파' '인민재판식 집단 몰매' '사법부 파괴 공작'이라고 맹비난했다.

우리법연구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한 법조인 또한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우리법연구회의 성격에 대해 "재판을 잘하는 방법을 같이 모색해 보는 모임"이라고 전했다. 기자가 "우리법연구회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좌파 성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견해가 있다"고 유도성 질문을 하자 이 법조인은 이렇게 답했다.

"판사 집단은 굉장히 보수적이며 좌우를 따진다면 우파 집단입니다. 우파와 중도우파만 있지요. 우리법연구회는 판사 집단 내에서 약간 진보 성향을 보여 왼쪽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회 전체로 볼 때는 중간에서 오른쪽에 있는 분들입니다. 중도우파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우리법연구회를 좌파 집단이라고 딱지를 붙이는 것은 부정확하다고 봅니다."

판사들이 기본적으로 사회 평균보다 훨씬 보수적이며 우파 집단이라는 설명은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저서 <불멸의 신성가족>에서 묘사했던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법원에서 '여러 필터링'을 거친 분들이어서 보수적인 분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들은 '바늘구멍을 뚫고 들어온 사람들'인데, 원래 보수적인 법원에서 그 바늘구멍을 뚫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보수적인 사람임을 의미한다는 것이지요."

문형배 판사는 우리법연구회가 학술단체로서 '외국법만 연구하지 말고 우리법 좀 연구하자'는 취지 아래 헌법을 기둥 삼아 재판을 잘하기 위한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이 대선 때 한나라당 후보를 찍었던 사실까지 밝혔다. "우리법연구회는 이념을 놓고 얘기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모든 토론의 출발점은 '판사'라는 점이다. 우리의 세미나에 직접 참여해 본다면 우리에 대한 시각이 잘못됐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그 뒤에도 맹목적인 낙인찍기는 계속됐다.

 

문형배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오른쪽)가 9일 오후 속개된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여상규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한 뒤 악수하고 있다. 2019.4.9. 연합뉴스

"본의 아니게 '좌파'란 딱지가 붙었는데 판사는 기본적으로 우파"

27년 법관 생활에 본인 재산 불과 4억…"정치적 이념 추구 안 해"

그는 부산지법 행정2부 부장판사를 맡고 있던 2010년 12월 환경단체를 비롯한 진보 진영 시민사회의 간절했던 바람과는 달리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낙동강 살리기' 하천공사 시행계획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홍수 예방과 수자원 확보라는 사업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이를 위한 사업 수단의 유용성이 인정된다"면서 원고 1819명이 참여한 국민소송단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것이다. 그때도 문 판사는 "판사는 사실과 법률, 결론이라는 프로세스를 따를 뿐"이라며 "정해진 법에 따라 판결하는 것이고 그에 대한 평가를 받으면 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본의 아니게 '좌파'라는 딱지가 붙었는데 판사는 기본적으로 '우파'지, 좌파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판사는 2019년 4월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 자리에 섰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 후보자 인사검증 7대 기준'을 모두 통과한 최초 사례였고, 특히 국회에 제출한 재산 공개 내역은 총액이 6억 7000만 원에 불과했다. 그나마 부친 재산인 2억 7000여만 원을 제외하면 문 판사 부부의 재산은 부산 양정동 소재 아파트(3억 800만 원)를 포함해 4억 원이 채 되지 않았다. 기존 헌법재판관들 재산 평균은 20억 원대였다.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헌법재판관이 되면 가장 적은 재산을 가진 재판관이 되겠다. 27년간 법관을 했는데 너무 과소한 거 아닌가?"라고 의아해하자 그는 도리어 '반성'의 뜻을 나타냈다.

"제가 결혼할 때 다짐한 게 있습니다. 평균인의 삶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최근 통계를 봤는데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재산이 한 3억 원 남짓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 재산은 한 4억 조금 못 되는데요. (백 의원이 '신고하신 6억 7000이 아니고요?'라고 캐묻자) 그건 아버님 재산이 (포함된 것이)고요. 제 재산은 4억이 안 됩니다. 평균 재산을 좀 넘어선 거 같아서 제가 좀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에 백 의원은 기가 찬 듯 멋쩍게 웃으며 "청문회를 하는 저희들이 오히려 좀 죄송한 느낌"이라고 했고, 뒤이어 박지원 의원도 질의를 하면서 "거듭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해 존경을 표한다"고 했다. 문 판사는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전관예우를 비판하면서 "퇴임 후 영리 목적의 변호사 개업은 하지 않겠다"고도 다짐했으며,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을 묻는 질문에는 '겸손함'을 꼽았다. 도덕성 문제를 꼬투리 잡을 게 없자 당시 야당인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은 또 이념 성향을 물고 늘어졌다. 이에 문 판사는 모두발언과 답변 등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스스로 나태와 독선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부산판례연구회나 우리법연구회 등의 학술단체에 가입했을 뿐, 결코 정치적 이념을 추구해 단체에 가입한 적은 없습니다. 1996년 (우리법연구회) 가입 당시 편향적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직전 회장이 사법연수원 17기였는데, 18기 중에서 회장을 할 사람이 없다고 해서 여러 번 제의를 받고 맡게 된 것입니다. 회장 재임 시절 회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회원 명단을 공개했을 뿐만 아니라 논문을 내고 공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학술단체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는 법관으로 재직하는 기간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였다' 그렇게 감히 자부합니다. 오로지 증거에 의해서 사실을 인정하고 헌법과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법리를 도출한 다음 당해 사건에 적용하였을 뿐 그 외의 것은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제까지 (이념적으로) 편향됐다는 지적을 받은 판결은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임명권자를 포함한 사회의 모든 세력으로부터 독립된 상태에서 공정한 재판을 하는 데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다는 점은 이 자리를 빌려 명확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제로 문형배 판사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명시한 헌법 제103조를 벗어나 '진보·좌파' 진영에 유리한 판결만 내렸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 식의 규정은 악의적이거나 무지한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일 뿐이다. 앞서 거론한 대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진보·좌파' 진영을 낙담케 했던 그는 인사청문회 때도 "동성결혼에 반대한다" "군대 내 동성애 처벌은 합헌이다"라는 견해를 드러냈다.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돼야 하지만 종교활동은 보장돼야 한다"며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게다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고,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사면은 자제돼야 한다"고 사실상 반대했으며, 천안함 폭침에 대해서도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를 신뢰한다"고 확언했다. 오히려 '보수·우파' 진영이 쌍수를 들고 환영할 입장 개진이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미임명 관련 권한쟁의심판 1차 변론에 참석해 있다. 2025.1.22 [공동취재] 연합뉴스

헌재 들어와서도 민주당에 불리한 결정…이재명에 직접 타격 주기도

내란 사태 이전엔 '친분설' '불공정' 시비로 윤 정권 표적 된 바 없어

헌법재판관이 돼서도 그는 여러 헌법소원과 탄핵심판 사건에서 진보·좌파와 민주당 편을 들기는커녕 보수·우파와 윤석열 정권이 쾌재를 부를 의견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2019년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15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시켰던 12·16 부동산 대책을 두고 헌법재판소는 "주택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문형배 재판관은 과잉금지원칙 위반을 들어 반대 의견을 냈다.

10·29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물어 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탄핵 소추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사전 예방 조치 의무, 사후 재난 대응, 국회에서의 사후 발언 등 모든 쟁점에서 탄핵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사건을 기각하고 이 장관의 직무 복귀 결정을 내릴 때 문형배 재판관은 이에 동참해 윤석열 정부 측 손을 들어줬다. 야권이 강력 반발했음은 물론이고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대한민국이 무정부 상태임을 공식적으로 확인시켜준 결정"이라며 절망 속에 울부짖었다.

역시 민주당 주도로 국회가 의결한 이정섭 검사 탄핵 소추 사건에서도 문 재판관은 진보 진영의 기대와는 반대로 갔다. 이 검사가 처남에 대한 경찰의 마약 수사를 무마해주고, 서울 강남구 도곡동 거주지에서 딸의 진학을 이유로 인근 아파트로 위장 전입을 했으며, 남의 전과 기록을 무단으로 조회하고, 호화 리조트에서 재벌기업 임원으로부터 각종 접대를 받는가 하면, 선후배 검사들에게 골프장 편의를 봐주는 등 숱한 비위를 저지른 구체적 사실과 정황이 제기됐는데도 파면할 사안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국회는 이 검사가 과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죄 형사재판에서 증인신문 전 증인 최모 씨를 면담해 무죄 선고의 빌미를 줬으므로 국가공무원법·검찰청법 등을 위반했다고 탄핵소추 사유에 포함시켰지만 문 재판관은 "이 검사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와 헌법상 공익 실현 의무를 위반한 것은 맞지만 사전 면담이 파면할 정도의 행위는 아니다"라는 별개 의견을 내는 데 그쳤다.

이처럼 문 재판관의 판단은 도식적으로 '진보·좌파'라는 틀로 규정 짓기 힘들고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는 법관의 직무상 의무에 충실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도 없다. 그래서 내란 사태 이전까지는 문 재판관이 특별히 윤석열 정권의 표적으로 부각되는 일은 없었다. 더군다나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친분 때문에 불공정한 판결을 내린다는 따위의 흑색선전이 횡행하지도 않았고 여론에 먹힐 리도 없었다.

일례로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던 시절 벌어진 경기도와 남양주시의 첨예했던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문 재판관은 "경기도가 남양주시 권한을 침해했다"고 인정해 이 대표를 정치적으로 큰 낭패에 빠뜨린 바 있다. 경기도는 남양주시가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지 않자 2021년 4월 종합감사를 위한 자치사무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이에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지방자치 권한 침해라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는데, 2022년 8월 헌재 결정 때 문 재판관이 결과적으로 조 시장 주장을 지지하면서 5대 4로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헌재 측이 최근 환기한 대로 문 재판관이 개인적 사정에 의해 헌법 재판 심리에 영향을 받을 사실이 결코 없음을 입증하는 사례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우리법연구회 출신이고 이재명 대표와 친분이 있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측 주장을 전하는 언론 기사들. 포털 다음 화면 갈무리

윤석열은 과동기를 헌재소장 임명…권성동 동기는 '주심' 정형식

악랄 선동에도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심판" 꼿꼿이 고수해야

문 재판관은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이 2024년 10월 퇴임하면서 공석이 된 소장의 직무를 대행하는 중이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가 본격화하자 내란 수괴와 그 잔당 세력의 '헌재 흔들기'는 최우선적으로 '문형배 죽이기'에 집중되고 있다. 여론 선동 및 헌재 내부 갈라치기를 겨냥해 가히 총공세를 벌이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이재명 대표와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라서 공정성이 의심스럽다고 호들갑을 떨고 상당수 친윤 언론도 맞장구를 치고 있지만, 그런 소리는 윤 대통령이 자신의 서울 법대 79학번 동기인 이종석 헌법재판관을 소장으로 지명했을 때 했어야 최소한의 설득력이라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헌재에 입성해 윤 대통령이 임명한 이종석 소장이 낙태죄에 대한 시대착오적 합헌 의견 제시와 안동완 검사 탄핵 기각 등 시종일관 수구보수적 노선을 견지할 때 국민의힘은 박수를 보냈을 뿐 공정성 문제 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다. 비슷한 성향의 김형두·정형식·김복형·조한창 재판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노골적인 가짜뉴스 전파에 대해 헌재 측이 "명백히 사실에 반한다. 문형배 권한대행은 이재명 대표의 모친상에 문상을 한 적이 없으며 조의금을 낸 사실조차 없다" "문 권한대행은 공정성을 의심받을만한 어떤 언동도 한 적이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지만 권 원내대표는 '아니면 말고' 식으로 그 뻔뻔한 낯빛을 조금도 바꾸지 않았다. 헌법재판관의 '친분'이 제척 사유가 된다면 권 원내대표 자신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과 사법연수원 17기 동기인데도 그 어처구니없는 부조리에는 눈을 감고 오직 '문형배 축출'에만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급기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은 문 대행을 직권남용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헌재 앞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열릴 때마다 극렬 시위대가 몰려와 문 대행을 향해 적나라한 욕설을 내뱉고 "탄핵을 인용하면 절대 가만히 못 있는다" "윤석열을 파면하는 판사(재판관)들은 그날로 죽음"이라고 외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등 극우보수 성향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그런 위협이 난무한다. 여권과 언론의 물어뜯기에 문 대행도 견디기 어려웠는지 X(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 이 같은 내란 동조 세력의 악랄한 공격을 지켜보는 대다수 국민은 초조한 가운데 단 한 가지 소망을 품고 문 대행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다. 법치주의를 능멸하고 폭동을 부추기는 숱한 망동에도 불구하고 문 대행이 지금까지 그래왔듯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는 원칙을 꼿꼿이 실행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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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남 열패감? 이런 기사 때문에 더 똘똘 뭉칠 것... 기름 붓나"

2025년 1월 16일 서울서부지방법원 맞은편 인도에서 '윤석열 구속 촉구! 대학생 철야농성 돌입'을 하고 있는 심규원씨의 모습이다. ⓒ 심규원

"기사 제목이 지나치게 자극적이에요. 언론이 이렇게 자극적인 워딩을 쓰는 것 자체가 오히려 그들을 더 똘똘 뭉치게 하는데 기름 붓는 격 아닌가요."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탄핵' 집회에 총 22차례 참석했다는 20대 남성 심규원(23)씨. 그는 지난 21일자 <한겨레> '밀려났다' 믿는 이들의 열패감이 '새 극우 연합' 동력 [긴급진단] 기사를 읽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언론의 역할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언론은 (20대 남성을 대상으로 한) 갈라치기가 너무 심한 것 같다"며 "언론이 그렇게 할수록 오히려 '왜 자꾸 우리를 이렇게 몰아가?'라면서 그들끼리 더 뭉치게 하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퇴진너머차별없는세상 전국대학인권단체연대(아래 퇴진너머 대학연대)'에서 활동 중인 심씨를 지난 22일 만났다.

"서부지법 20명이 20대 남성 전체를 대변할 수 있나"

심씨는 <한겨레>기사에 대해 "특히 '열패감'이라는 단어가 자극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앞서 <한겨레>는 한승훈 한국학중앙연구원 종교학과 교수와의 인터뷰를 보도하며 "2030 남성들은 최근 페미니즘의 대중화·제도화에 강력한 저항감을 갖고 있다. 이들 모두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좌절감과 열패감이 커져 있고 그것이 윤 대통령 탄핵을 기점으로 묘하게 결합했다"고 전한 바 있다.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질문을 통해 "밀려났다고 '믿는' 이들의 악다구니가 이번 '1·19 폭동'의 원인이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심씨는 "기본적으로 2030 남성이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건 명확한 현실이다. 윤석열 탄핵 찬성집회에 젊은 남성이 많이 없는 것도, 이번 서부지법 폭동 과정에서 2030 남성이 연루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19일) 현장에서 붙잡힌 20대가 20대 남성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지 않나. 언론이 20대 남성의 극우화된 지점을 계속 프레임으로 잡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이번 서부지법 폭동 사태에 대해 "단순히 '이 사람들 상식 없고, 멍청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보면 안 된다"며 "내 주변을 보면 윤석열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민주당도 아닌 것 같아서 윤석열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심씨는 이어 "살기 힘든 이들의 이야기가 전혀 정치에 반영되지 않았고, 정치적 의사 표현을 이런 행위로밖에 할 수 없는 사회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해 증폭된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럴수록 언론의 역할이 되게 중요한데 지금 언론은 (20대 남성) 갈라치기가 너무 심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핫팩 위에 은박지 위에 담요 위에 침낭... 그래도 춥다"

심규원씨가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탄핵집회에 참석한 날짜를 세고 있는 모습이다. ⓒ 김예진

심씨는 '서부지법 폭동사태'로 체포된 20대 남성들의 정반대편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탄핵 집회에 참석한 횟수만 해도 22회에 달한다고 했다.

"(이제까지) 세어 볼 생각 못 했는데, 진짜 스물 두 번이나 갔네요."

그는 '퇴진너머 대학연대' 소속 대학생들과 함께 지난 16일 서울서부지방법원 맞은편 인도에서 '윤석열 구속 촉구! 대학생 철야농성'에도 참여했다. 심씨는 그날 오후 2시부터 자정까지, 17일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자리를 지켰다고 했다.

"'퇴진너머 대학연대'는 철야농성을 대규모로 하지 않고, 3~4명 정도만 있었어요. 그러자 경찰이 '더 있으면 위험할 것 같다'고 해서 17일에 자리를 정리했거든요. 만약 19일 서부지법 폭동 사태 때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면 큰일이 날 수도 있었겠다는 싸한 기분이 들었어요."

지난 16일과 17일 모두 영하 5도까지 떨어지며 한파가 계속되던 때였다.

"패딩 주머니와 바지 양쪽에 핫팩을 넣으면 몸의 온기가 어느 정도 유지돼요. 앉는 방석에 핫팩을 넣고 발바닥에도 핫팩을 붙인 뒤, 은박지로 몸을 감싸고 담요로 다시 감싸고 그 위에 침낭을 덮으면 춥긴 해도 죽을 정도는 아니더라고요. (집회) 하다 보면 추위에 익숙해지긴 하는데 지난 4일 한남동 관저 앞에서 '윤석열 체포 촉구' 시위할 때는 진짜 힘들었습니다. 그때는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현타(현실 자각 타임)도 좀 오더라고요."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이유에 대해 그는 "사실 제가 거리에 나오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정말 이 문제에 분노하고 내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지금 이 과정은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함이고, '내가 그 역사의 한순간에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하나 하나씩 얘기를 풀어가야 해요"

심씨는 일종의 제언을 했다.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그만의 생각이기도 했다.

그는 "나도 20대 남성이다. 물론 진보적인 활동을 하고 있지만, 내 주변 친구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며 "그 친구들에게 하나하나씩 얘기를 풀어가면 그들이 이해를 못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에서만 사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그냥 일상을 살아가는 제 주변의 20대 남성들은 다 이해해요. 페미니즘이라든가 국민의힘이 뭘 잘못했는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명하면 못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거죠. '계엄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그런 얘기를 한 친구도 있었는데 커뮤니티 정보가 아니라 차근차근 일반론적인 설명을 했죠 . 그러니까 제 말을 이해하던데요."

심씨는 현재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언론이 '저들은 갈등을 만들어내고 있어'에만 집중하는 현상이 갈라치기를 부추긴다고 생각한다"며 "갈등 자체가 아니라, '20대 남성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가 언론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자꾸 갈라치기 하잖아요?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어도 탄핵하자고 할 거고, 사회 공동체의 근간이 무너질 것 같아요. 서부지법 사태만 봐도 법치주의의 근간이 무너진거잖아요. 이런 갈라치기가 계속되면 (서부지법 사태가) 최고치를 찍은 게 아니라 (그 이상이) 계속 발생할 것 같아요."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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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폭동사태#서부지법20대#20대남성#언론#갈라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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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유치한 국제스포츠대회 계기에 체육교류 재개하자"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01/31 06:27
  • 수정일
    2025/01/31 06:2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인터뷰] 17년만에 국가보안법 굴레 벗은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01.31 03:09
  •  
  •  수정 2025.01.31 03:21
  •  
  •  댓글 0
지난 18일 고양시 원마운트 소재 남북체육교류협회 사무실에서 최근 17년만에 국가보안법 위반 협의 항소심 무죄판결을 맏은 김경성 이사장을 만나 깊은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18일 고양시 원마운트 소재 남북체육교류협회 사무실에서 최근 17년만에 국가보안법 위반 협의 항소심 무죄판결을 맏은 김경성 이사장을 만나 깊은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18일 뜻밖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2025년 1월 16일 오후 2시 수원지방법원 603호실...국가보안법 위반혐의 항소심 무죄"

2014년 10월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대응으로 벌어진 경기도 연천군 사격전, 2015년 8월 DMZ 목함지뢰 폭발사건의 와중에도 평양에서 남북유소년축구대회를 진행했던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 전해 온 소식이다.

"무죄선고가 내려지는 순간,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는 사법부에 깊이 감사드렸다. 가슴으로 몇번이고 고개 숙였다"고 한 문구에선 그의 회한이 고스란이 전해진다.

김 이사장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사건은 그가 40대 후반이던 2008년 7월 4일, MBC 사장을 지낸 최문순 국회의원(전 강원도지사)과 함께 '경평대항축구전' 평양 개최에 합의한 '조선일보-노동신문 금강산 실무회의'를 주선한 일로부터 시작된다.

1929년 제1회 경평대항축구전을 주최했던 [조선일보]는 승인배 문화사업단장과 최정태 위원을 금강산에 보내 북측 [노동신문] 관계자들과 접촉해 경평대항축구전을 양사 주최로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1946년 3월 서울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경평축구'를 평양에서 재개하면서 개막식에는 [조선일보] 사장의 방북을 추진한다는 합의도 이루어졌다.(김경성 저 『불굴의 스포츠 아리랑』  188~194p)

당시 김 이사장은 2006년 5월 처음으로 북측과 남북스포츠 정기교류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이후 2008년까지 3년간 매년 봄·가을에 여섯번 방북 경기를 했고, 같은 기간 북측 선수들을 남측에 4번 초청해 총 10차례의 정기교류를 할 만큼 북측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성사 가능한 일이었다. 

이 합의는 일주일 뒤 금강산관광객 피격사건으로 인해 실행되지는 못했지만, 국내 정보기관은 이때부터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대북 정책기조가 달라지자 그를 다른 시선으로 보기 시작했다.

북측과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던 그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고 이에 응하지 않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를 진행했다. 

그때부터 시작된 국가보안법 사찰과 수사, 기소와 재판이 17년을 끌어오다 찬양·고무(제7조)의 굴레를 마침내 벗게 된 것.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원마운트 사무실에서 만난 김 이사장은 "무죄! 정권의 성격에 따라 대북정책은 들쭉날쭉이었다. 어떤 정권에서는 평화상을 주고 어떤 정권에서는 수사와 기소를 했다. 저와 같이 남북교류협력과정에 성과를 냈던 사람들은 특히 국가보안법이 옭아매는 피해를 견디며 살아야만 했다. 이런 시대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그러나 그는 '남북관계는 눈앞에 벌어지는 현상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보이는 너머를 보아야 한다'는 것을 온몸으로 겪으며 체득한 사람이다.

지난 이야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앞으로 한반도에서 개최가 확정된 메이저 국제스포츠대회를 통한 남북교류협력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2027년 충청권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2028년 평양 아시아탁구 선수권대회를 남북교류 재개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구상이다.

대회 준비과정에서부터 남과 북이 국제사회와 함께 3각 대화를 하면 지금과 같은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곧 한반도평화교류위원회도 출범시키려고 한다.

모처럼 홀가분한 심정으로 진솔하고 과감하게 털어놓은 그의 격정적인 토로가 반갑다.

17년만의 국가보안법 무죄..."이제 자신있게 일할 수 있겠다"

지난 2018년 8월 18일 국제유소년축구대회 결승전이 끝난 후 김일성경기장에 모인 4만여 관중들이 '우리는 하나', '통일아리랑' 등 반주에 맞추어 대합창으로 선수들을 격려했다.[통일뉴스 자료사진]
지난 2018년 8월 18일 국제유소년축구대회 결승전이 끝난 후 김일성경기장에 모인 4만여 관중들이 '우리는 하나', '통일아리랑' 등 반주에 맞추어 대합창으로 선수들을 격려했다.[통일뉴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으로 고생하다가 17년이 지나서야 드디어 2심 무죄판결을 받았다는 건데, 먼저 그 과정을 설명해 주시죠.

■ 김경성 이사장 : 2007년 8월부터 9월까지 우리나라에서 17살 미만 월드컵(2007 FIFA U-17 World Cup) 이 열렸어요. 제가 그때 북측 선수단 단장 자격으로 선수들을 데리고 서울로 들어왔거든요. 그때가 노무현 정부때였는데, 국가정보원에서는 그 점을 의아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제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각각 두번씩 우리 유소년 선수들을 데리고 평양에 올라갔고, 2007년엔 북측 선수들을 4번 서울로 데려왔어요. 그러니까 2006~2008년까지 북에서 6번, 남쪽에서 4번, 총 10차례 경기를 했죠. 전부 다 2006년 5월에 체결한 남북체육교류 계약에 따라서 진행이 된 거예요.

특히 2007년 3월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북측 17살 미만 청소년축구대표팀이 한달동안 제주도 등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거꾸로 남북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게 됐거든요.

2006년 10월 9일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뒤 미국은 물론 중국까지 북한을 제재하고,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던 때니까 군사적 긴장도 높고 남북관계가 경색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잖아요.

그런 점에서는 북한 청소년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남쪽에서 한달간 전지훈련을 하고 한 여름에 경기를 치렀으니까,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10.4공동선언을 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아무튼 북한 선수단이 내려올 때는 항상 정보기관이 상황실을 운영하면서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 같은 곳에서 실무자들이 나와서 편의제공을 하기도 합니다.

어떨때는 서로 모르는 척하고 넘어갈 때도 있지만, 그 사람들하고 부딪힐 때가 있죠. 그런게 조금씩 문제가 됐던 것 같아요. 이제 와서 뭐 그런 걸 다 공개할 수는 없죠.


□ 많이 알려지기도 했지만,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셔야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 북한 여자축구가 피파(FIFA, 국제축구연맹)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게 2006년 8~9월에 러시아에서 열린 'FIFA U-20 여자 월드컵'이었어요. 그게 아시아 국가에서 처음 FIFA 월드컵에서 우승한 거예요.

그때 1차 핵실험으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이 심각했던 북한은 굉장히 고무됐던 것 같아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우리 여자축구가 민족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공로를 세웠다.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김경성 교장선생을 위해 뭘 준비해라'고 해서 2007년도에 저한테 17살 미만 월드컵 단장을 맡긴 거예요.

월드컵에서 우승한 선수들이 제가 운영하던 중국 쿤밍(昆明) 소재 홍타스포츠센터에서 훈련을 받았던 애들이니까요.

그렇게 해서 17살 미만 월드컵 출전 선수 선발에도 일부는 제가 관여하기도 했어요.

북에서는 저한테 평양시 동평양 지역 송신역에서 얼마 안떨어진 곳, 지금은 신시가지가 들어선 곳에 35만 평방미터의 부지를 50년 사용허가 조건으로 주기도 했고, '김경성체육인초대소'를 지어 주는 등 많은 특전을 주었어요. 

2007, 2008년에 이런 일들이 막 생기니까, 정보기관에서 2007년 8월부터는 슬슬 통제를 하기 시작하더라구요.

2007 FIFA U-17 월드컵 북측 선수단장으로 내려왔는데, 우선 저는 성적을 내야 되잖아요.

그때 8월 기온이 35~40도를 오르내릴 정도였거든요. 아시아에서는 한국도, 일본도 다 떨어지고 북한만 16강에 올라갔어요. 16강전 상대는 우승 후보인 스페인이었어요

저로서는 아시아에서 북한팀만 올라왔기 때문에 8강까지 올라가면 북 당국으로부터 좀 더 인정을 받아서 앞으로 남북교류에도 더 크게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 컨디션을 관리하는게 아주 중요한 일이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정보기관에서는 북 선수들이 공원에 가는 것도 너무 심하게 통제를 하고 방안에만  처박아 두려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북) 선수들이 어느 정도는 자유롭게 바깥에 나갈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하면서 조금 부딪히게 된 거죠.

새벽에 문을 따고 들어오는 일이 있어서 항의했더니 사과 대신 위협을 가하기도 해서 '철수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따지기도 했어요.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도 친분이 생겨서 2008년 금강산관광 중단 전까지는 정보기관의 호의와 협조를 받기도 했어요.


□ 그 정도의 갈등은 있을 수 있고, 이후 협조가 이어졌다면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었을텐데요.  

■ 2008년 7월 4일 조선일보와 노동신문이 금강산에서 실무회의를 하게 되는데요. 최문순 국회의원(전 강원도지사)과 제가 조선일보와 노동신문의 만남을 주선했는데, 제가 그때 운전을 했고 최 의원이 옆 좌석에 앉았어요. 뒤에는 조선일보 승인배 문화사업단장과 최정태 위원이 탔구요.

남북 양쪽의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두 신문이 서로에 대한 적대감을 줄이고 우호적인 보도를 한다면 남북이 동질감을 회복하고 남북교류에도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됐죠.

1, 2회 경평대항축구전을 조선일보가 주최했었는데, 1946년 서울대회를 끝으로 중단됐거든요. 그 경평축구를 평양에서 다시 열고 경기장에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조선일보 사장이 인터뷰를 한 뒤 그 내용을 가감없이 조선일보에 보도하기로 기본적인 합의를 했어요. 굉장히 만족스러운 합의였죠.

그런데 7월 11일에 금강산관광객이 피격되는 사건이 벌어졌어요. 합의는 없었던 일로 되어 버렸죠. 당시 정보기관에서 저에게 편의를 보장하던 북측 고위급 인사를 거론하며 대단히 부적절한 요구를 해왔습니다. 제가 그 요구를 단칼에 거절한 것이 빌미가 된 거죠.

'나름대로는 남북체육 교류에서 독보적인 대한민국의 자산이라고 자부하고 있는데, 나한테 그런 일을 하도록 해서 그게 국가에 무슨 실익이 되겠느냐', '나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도 북한 선수들을 데리고 와서 남북 관계를 개선시키고 또 남북 관계의 위기마다 축구를 통해서 남북대화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해 온 사람이다'라고 정면으로 반박을 하니까 '이 놈은 사상이 이상하다'고 해서 불법사찰을 시작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2008년 연말부터 불법사찰이 시작된 건데, 나중에 기소당했을 때 보니 그 내용만 1m 50cm 정도 높이로 쌓여 있었어요.

그는 불법사찰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중국 등지에서는 드러내놓고 사진 촬영을 하거나 차량 미행을 하고, 지인들과 포천시, 경기도 등 관련 공무원들에게는 노골적으로 사찰 사실을 알리는 식으로 심리적 압박을 가해왔다고 말했다.

또 2014년 수사로 전환된 후 2015년에 자택과 사무실을 동시에 압수수색을 한 이후에는 직원과 거래처, 가족까지 조사하고 자신에 대해서도 8차례 걸쳐 매번 20시간씩 조사를 했다고 했다.

"여기서 꼭 말하고 싶은 건 남북교류의 실적이 많은 사람들은 그 국가보안법이라는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워요."

그는 "정권의 성격에 따라 들쑥날쑥한 대북정책 때문에 우리처럼  남북교류 성과가 많은 사람들은 늘 불안하게 서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일을 과연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힘겹게 말을 꺼내고는 "이번에 무죄가 나온 건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자신 있게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이정표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자신의 무죄를 계기로 '남북교류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분명히 세워서 이들에게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 혐의를 적용하는 일은 없애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 2008년 조선일보-노동신문 사이에 경평축구부활을 위한 금강산 실무회의가 당시 보도가 됐었나요?

■ 당시 비공개로 하기로 했어요. 조선일보는 주 독자층이 보수층인데, 어느 정도 가시적 성과도 없이 덜컥 보도했다가 역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노동신문도 마찬가지이고. 양측 모두 비공개 진행으로 가기로 했던 거죠.

지난 2018년 8월 10일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한 남측 방북단이 평양 양각도호텔에 도착해 기념촬영을 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지난 2018년 8월 10일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한 남측 방북단이 평양 양각도호텔에 도착해 기념촬영을 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사찰이 있었다는 기간에도 이사장께서는 계속 축구교류를 하시지 않았나요?

■ 물론 약 7년정도의 사찰기간에도 저는 남북교류를 한반도 중단하지 않았지만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모두 중단됐어요. 제가 인천공항을 드나들때마다 매번 조사를 받게 됐는데요. 그러면서 불법 사찰의 강도도 아주 심해졌어요.

2009년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에는 스포츠교류를 모두 불허해서 중국으로 장소를 옮겨서 2013년까지 '인천평화컵'이라는 명칭으로 축구대회를 네번 했어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게 된 것도 이런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일텐데, 당시 박근혜 정부가 남북대화 재개로 연결시키지는 않았죠.

그해 10월 10일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삼아 연천 일대에서 남북간 사격전이 벌어지면서 최악의 군사적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에 당초 연천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1회 국제유소년축구대회-아리스포츠컵 대회도 무산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결국 해냈잖아요.

다들 북한 선수단이 99%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11월에 김경성이 데리고 오니까 또 난리가 난거죠.

정보기관에서도 '저 놈은 이제 수사로 전환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탈북자를 회유해서 근거서류를 만들어서는 제 사무실과 집을 압수수색하고, 참 난리도 아니었어요.


□ 국가보안법 제7조 찬양·고무 혐의외에 다른 법적 제약은 없었나요? 

■ 제일 심각하게 말하고 싶은 게 뭐냐 하면 국가보안법 위반 수사로 전환이 되니까 바로 출국금지가 되는 것 같더군요.

중국이나 평양에서 축구대회를 할 때 여권이 있어야 되잖아요. 여권을 받으려면 경기북부경찰청, 담당 검사, 판사한테 다 허가를 받아야 되니까 시간이 많이 걸려요.

구청에 여권을 받으러가면 주민등록번호를 딱 넣어보고는 국가보안법 관련 기소 사실이 확인되니까 담당공무원들이 쑥덕거려요. 그런 말못할 불편함이 있죠.

압수수색할때는 집에 새벽부터 들이닥쳐서는 수사관 20~30명이 파란 박스를 들고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물건을 다 싣고 가니까 그걸 본 주변에서 저한테 접근을 하지 않으려고 해요. 결국 집도 이사하고 아이는 놀림받으니 유학 보내고, 저는 2014년 경기도 공무원할 때인데 사직서를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죠.

불법 사찰과 동시에 저를 위험인물로 만들었기 때문에 아예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서 굉장히 일하기가 힘들었어요. 대부분 사람들이 남북체육교류협회에 등을 지는 거예요. 

2007년 노무현 정부 때까지만 해도 남북체육교류협회 후원회원이 500명이 넘어서 연간 후원금도 10억원이 넘기도 했는데, 그 뒤로는 한명도 안남았어요.

내가 누구한테 피해를 준 건 하나도 없는데, 자기네한테 협조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법 사찰을 시작한 것 아니에요. 1m도 훨씬 넘는 사찰 자료를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국민 예산을 썼겠어요.


□ 국가 상대 민사소송도 생각하고 계신가요?

■ 과연 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 더 생각해 봐야 합니다. 또 무슨 한풀이를 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예요.

전 15년동안 불법사찰, 압수수색, 수사, 기소, 재판을 받는 압박속에서도 한번도 남북교류를 중단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제 무죄를 받았잖아요.

남북체육교류협회를 떠났던 사람들이 '아, 이제 괜찮구나. 새롭게 힘을 합해서 이제 새로운 남북교류 시대를 맞이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난 일에 대해서는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면 안된다는 차원에서 법·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사찰은 법에 정한 요건에 따라 정해진 기간안에 끝내야 하고, 압수수색과 조사도 같은 내용에 대해서는 반복적으로 할 수 없도록 하며, 기소도 기한을 정해서 할 수 있도록 해야 피의자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2027 하계 유니버시아드·2028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는 절호의 기회 

김 이사장은 2027년 충청권에서 열리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2028년 평양에서 열리는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를 남북협력사업의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 이사장은 2027년 충청권에서 열리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2028년 평양에서 열리는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를 남북협력사업의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원래 역량을 발휘했던 남북체육교류 분야에 대한 새로운 구상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제 트럼프 시대에 들어와서 북미 정상회담이 재개될텐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가 고민거리이겠죠.

러시아가 북한에 손을 벌렸는데, 북한은 이 과정에서 과거 박정희 정권이 베트남전 파병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로 경제5개년계획의 기틀이 될만한 자금을 확보한 것과 유사한 경제적 효과를 볼 거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ICBM 개발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마지막 고리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보구요.

지금 북한은 49년만에 2028년 평양 아시아탁구선수권 대회 유치를 확정했어요. 정상국가로 나아가겠다는 거예요.

핵을 가졌고, 핵을 실어나를 장거리미사일을 완성시켰어요. 극초음속미사일도 개발했고. 그 다음에 돈도 어느 정도 있어요. 그러면 이제 국제대회 유치를 통해서 교통 인프라 개선 같은 곳에 눈을 돌리겠죠.

우리는 2027년도 충청권에서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가 확정됐어요.

우리나라에서 2027년에 열리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2028년 평양에서 열리는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라는 거의 같은 시기에 열리는 메이저 국제스포츠대회를 남북협력사업의 계기로 삼아야 할 절호의 기회라고 보죠.


□ 남북이 몇년 이내 유치를 확정한 메이저 국제스포츠대회를 계기로 어떤 협력모델이 가능할까요?

■ 먼저, 2027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는 대전, 세종, 충남·북 지역에서 2027년 8월 1~12일까지 150개국 대학생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에요.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무주 동계), 2003년(대구 하계), 2015년(광주 하계)에 이어 4번째 개최됩니다. 아시는대로 2003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에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참가했어요.

2028 평양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는 북한이 지난 1979년 평양 탁구세계선수권대회 이후 49년만에 유치를 확정한 메이저 국제대회에요. 내년에는 아시아 주니어 탁구선수권대회도 열립니다.

제가 갖고 있는 계획은 2027년과 2028년 남북 지역에서 개최되는 국제 스포츠대회에 아프리카 등 취약 국가에 대한 지원사업 프로그램을 접목시켜서 남북 교류와 대화의 길을 열자는 거에요.

충청권에서 서해안 길로 올라간다면 개성, 동해안 길을 열면 금강산을 경유해서 평양이나 원산으로 가는 육로가 있을 수 있고, 그 다음 항구와 공항을 통해 남북을 오갈 수 있는 하늘·바다·땅을 이용한 교통로를 모두 열자는 거죠.
 
이 길을 연다면 앞으로 남쪽에서 북한지역을 관광하는 데 있어서나 향후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으로 보아서나 남북에 엄청난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대회기간 중 취약 국가 지원 사업에 쓰는, 남북 지역을 왕래하는 지원 비용은 경제적 효과에 비해서는 아주 미미한 거에요.

저는 이미 2024 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 준비위원장 자격으로 이같은 구상을 가지고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의 지지도 약속받은 바 있고, 아프리카 대륙 IOC 총회에도 참석해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실제 실행도 된 일이구요. (관련기사 https://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5918)

북한 입장에서도 받아 들이기가 좋은 게 남한 사람들이 오는 것도 아니고 북에 우호적이거나 관계개선의 필요가 있는 아프리카 선수들과 관광객들이 들어오는 거니까 마다하지는 않겠죠.

지난 2024년 강원도 동계청소년올림픽 지원프로그램으로 평창을 방문한 아프리카 선수들. [사진-아프리카대륙 IOC 발간물]
지난 2024년 강원도 동계청소년올림픽 지원프로그램으로 평창을 방문한 아프리카 선수들. [사진-아프리카대륙 IOC 발간물]

□ 가능하기만 하다면 우리에게도 나쁜 일은 아니죠.

■ 당연히 그렇습니다. 조심스럽지만 이제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 우리도 북한과 교류하는 흐름으로 가야하지 않겠나하는 생각입니다. 변화하는 국제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도 미국과도 보조를 맞춰야 할테니까요.

이런 시기에 잘못하다가는 우리만 도태됩니다. 지금 북한이 받을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야겠죠.

저는 지금 서울과 평양이 할 수 있는 일은 정치회담이 아니라 동질성을 확대하는 스포츠교류와 경제교류라고 생각합니다.

스포츠교류를 통해서 경제교류를 재개하고, 경제교류가 확대되면 사이가 나빠지더라도도 그것 때문에 관계를 끊을 수 없잖아요.

비핵화나 대북제재 해제를 따지는 일은 남과 북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실익도 없이 군사적 긴장만 높아지니까. 특히 논란은 있지만 트럼프가 북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 버린 상황에서 우리가 그 앞에 비핵화 목표를 가로막아 놓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래서 정부간 대화만 추진할 일이 아니라 스포츠 교류같은 분야에서는 민간에 넘겨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또 남북교류는 진보정권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요. 보수를 싸악 무시하고 자기들만의 성과로 가져가니까 보수정권은 들어서자마자 확 뒤집어 버려요. 괜히 나같은 사람은 보수정권에서 앙갚음을 당하게 되는 거에요.

남북교류는 보수정권에서 추진해도 더 후퇴하지 않습니다. 만약 진보정권이 남북교류를 한다면 조금 더디더라도 보수의 동의를 얻어서 추진해야 일관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남북교류가 활발해져야 북한의 변화도 오는 것이고, 북의 변화가 남북한 경제를 키우고 그렇게 성장한 경제가 정치를 지배하는 거예요.

북한은 압박해서 절대 망하지 않습니다. 보수는 남북교류야말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하고, 진보는 남북교류를 보수와 나눠야 한다는 대승적 차원을 견지해야 합니다.


□ 한반도평화교류위원회를 준비하고 계신다구요.

■ 남북체육교류협회 조직을 중심으로 곧 한반도평화교류위원회를 만들 계획입니다. 대표는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가 하시고, 제가 부대표를 맡을 거예요.

남북 평화교류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전부 다 모실 계획입니다.

거기서 2027·2028 국제스포츠대회 교류사업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이번에 무죄도 나왔고해서 자신있게 출발할 겁니다. 국내 정치상황도 많이 바뀌고 있지 않습니까. 대선공약으로도 받아준다면 여야 구분없이 도울 생각도 있어요.

그래서 다음 정권에는 누가 됐든 이 사업을 반드시 같이 추진해서 한반도의 평화를 꼭 가져오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초 ‘1120 2024 FIFA U-17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후 기쁨을 만끽하는 북한 여자축구 선수들. [사진-FIFA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해 11월 초 ‘1120 2024 FIFA U-17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후 기쁨을 만끽하는 북한 여자축구 선수들. [사진-FIFA 홈페이지 갈무리]

□ 북측 17살, 20살 미만 여자축구가 세계 1위의 경기력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누구보다 잘 아는 분야이어서 특별한 계획도 갖고 있을 것 같습니다만.  

■ 제가 제일 크게 기여한 게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북한의 아홉살부터 성인까지 훈련지원을 한 거잖아요.

북한 여자 축구의 경우, 아홉살 때는 남자애들하고 똑같이 10m 왕복달리기를 하는데, 그때는 여자애들이 키도 더 크고 기록도 더 좋아요. 경기를 해도 남자애들하고 대등하게 합니다.

고학년이 되면 남녀 차이가 나긴 하는데, 여자애들이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많이 하니까 인프라는 여자축구가 더 좋아요. 훈련량도 어마어마합니다.

아홉살짜리가 스스로 오전 5시에 일어나서 줄넘기도 300개씩하고 알아서 뜁니다.

'저 언니들 보면서 나도 열심히 해서 대표가 돼 가지고 꼭 우승을 해서 우리 부모님 잘 모시겠다'는 편지를 쓴단 말이에요.

그런 각오를 가지고 훈련을 하다 보니까 15살짜리 여자 중학생들이 서울시청 여자축구단이나 프로축구단 선수들을 다 이겨요.

우리쪽 관계자들이 '나이를 속인 거 아니냐'고 하지만, 실제 북쪽 여자축구선수들은 기술이나 체력면에서 남자선수 못지 않아요.

그런데다가 우승경험이 많으니까 인프라도 좋아지고 자신감도 커지죠. 

또 하나는 요즘 여자축구가 미국이나 중국이 잘하다가 유럽이나 남미로 넘어갔거든요. 그런데 북한 여자축구선수들은 체격이 상대적으로 작잖아요. 

대신 빠르고 짦은 패스 위주의 공간활용으로 남미와 유럽의 축구를 이겨낸 거에요.


□ 당분간 여자축구의 추세는 크게 변동없겠네요.

■ 북한은 늘 그런 축구를 추구해왔어요. 유럽과 남미선수들은 몸이 커서 회전반경도 크고 순발력은 작은 애들보다는 떨어진단 말이에요.

따다닥 뛰는 선수와 성큼성큼 뛰는 선수가 비교가 되죠. 제공권 장악이나 롱패스, 운동장을 넓게 활용하는 측면에서 보면 유럽이나 남미선수들의 드리볼이 강력하지만 지금은 드리볼 축구가 아니라 패스가 중요한 속도축구이거든요.

빈 공간으로 뛰고 그 공간으로 차주고 그러는 건데, 드리볼로 하면 몇분씩 걸리던 것이 골키퍼가 상대편까지 공을 보내는데 2, 3초면 된단 말이에요. 

체격이 작고 순발력이 좋은 선수들이 공간 침투능력이 있다 보니까 이번에 북한팀 우승에도 역할을 했다고 봐요. 실제 훈련과정에서도 그렇게 해 왔고.


□ 미국과 북한 여자축구팀이 하는 친선경기 같은 것도 재밌을 것 같네요.

■ 2008년 11월 뉴질랜드 17살 미만 월드컵에서 북한이 우승을 했는데, 애들이 쿤밍에서 3년간 훈련을 받은 선수들이었어요. 

그때 미국을 결승전에서 2 대 1로 꺾고 우승을 했는데, 북한은 중국을 이기는 것 보다는 일본이나 미국을 이기는 걸 어마어마하게 큰 성과로 보더라고.

그런 경기를 트럼프가 추진할 것 같지는 않고, 우리가 추진했을 때 반대하지는 않을 것 아니에요.

분쟁을 겪은 우크라이나, 러시아, 남북 또는 이란, 이스라엘 같은 나라들을 서로 초청해서 평화대회를 여는 것도 괜찮겠지만 실현은 쉽지 않겠죠.

미국에는 전국유소년축구대회 우승팀이 시애틀에 있어요. 예전에 남북 유소년축구선수들이 시애틀에 가서 멕시코나 캐나다 등 주변국 팀과 함께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추진한 적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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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비상입법기구’가 만들었을 끔찍한 세상

전두환 ‘국보위입법회의’의 부활··· 친윤 입법의원 임명해 독재 맞춤형 무더기 입법

12.12 군사반란 당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았던 전두환과 12.3 내란의 시발점인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는 대통령 윤석열. ⓒ뉴시스 등
‘국가비상입법기구’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앞두고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상목 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넨 쪽지에 등장하는 단어다. 당시 윤석열은 최상목 부총리에게 건넨 쪽지를 통해 ‘○예비비를 조속한 시일 내에 충분히 확보하여 보고할 것/○국회 관련 각종 보조금 지원금 각종 임금 등 현재 운용 중인 자금 포함 완전 차단할 것/○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할 것’을 지시했다.

 

 

 

최상목에 쪽지 건네
국회 예산 차단하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지시


윤석열이 최 부총리에게 한 지시는 예산을 끊어 국회의 권한을 무력화하고 국회를 대체할 새로운 입법기구를 창설하는 것으로 12.3 비상계엄이 위헌이고 내란임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 가운데 하나다. 윤석열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차은경 판사와 탄핵심판 과정에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윤석열에게 비상입법기구와 관련한 질문을 던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파장을 잘 알기 때문에 최 부총리가 국회에서 2번이나 윤석열에게 쪽지를 받았다고 증언했음에도 윤석열은 자신이 작성하지도, 전달하지도 않았다면서 부인했다.

시민의 저항과 계엄군들의 머뭇거림, 그리고 야당 국회의원이 중심이 돼 국회 표결을 통해 계엄령을 해제하면서 비상입법기구는 설치되지 못했다. 만약 윤석열이 의도한 대로 국회를 해산한 뒤 비상입법기구를 만들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는 이미 1980년 전두환이 비상계엄으로 국회를 해산하고, 국가보위입법회의를 만들어 독재의 길을 닦았던 역사를 경험했다. 이를 바탕으로 비상입법기구를 통해 윤석열이 만들려 한 끔찍한 세상의 실체를 알아보자.

 

 

 

전두환이 만든 ‘국가보위입법회의’처럼
윤석열이 만들었을 ‘비상입법기구’도
친 윤석열 인사들로 구성됐을 것···
석동현 윤갑근 전광훈 등이 입법 의원?


전두환과 신군부는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비상계엄과 함께 계엄군을 동원해 국회의사당을 봉쇄했다. 보안사령부는 비상계엄 직전 주요 정치인들을 잡아들이며 사전 작업에 나섰다. 포고령을 통해 정치활동도 금지했다. 전두환은 행정부 역할을 대신할 임시기구인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를 만들고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이를 통해 행정부를 장악했고, 박정희가 장기 집권을 위해 만든 기구인 ‘통일주체국민회의’를 통해 1980년 8월 27일 11대 대통령 자리를 차지했다.

두 달 뒤인 10월 27일 전두환은 국보위를 통해 만든 5공화국 헌법을 공포했다. 대통령 간선제와 7년 단임제 등 전두환 독재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개헌이었다. 헌법 부칙을 통해 10대 국회를 해산하고, 새로운 입법기구인 국가보위입법회의를 설치했다. 정계, 학계, 종교계, 여성계 등 81명으로 구성된 입법회의 의원들은 전두환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채웠다.

 

 

 

MBC뉴스가 공개한 윤석열에게 최상목 부총리가 받았다는 쪽지 사본. 내용엔 국가비상입법기구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MBC캡쳐

윤석열의 비상입법기구도 전두환과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다만 차이는 있다. 1987년 헌법이 개정되면서 대통령의 국회해산권이 사라졌기 때문에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통해 국회를 해산할 수 없다. 그래서 윤석열은 국회를 봉쇄하고, 여야 주요 정치인을 체포해 국회를 마비시키려 했다.

아울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부정선거를 밝히겠다는 명분으로 계엄군을 보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방법사는 선관위 직원들을 체포하기 위해 야구방망이에 망치, 송곳, 안대와 포승줄, 수갑으로 사용할 케이블타이까지 준비했다. 고문과 같은 강압적 수사로 부정선거 증거를 조작하고, 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국회를 해산하려 한 것이다.

국회를 해산한 뒤 전두환과 마찬가지로 선거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정계, 학계, 종교계 등에서 친 윤석열 인사들을 뽑아 비상입법기구를 구성했을 것이다. 지금의 내란 수사와 탄핵 정국 속에서 윤석열을 변호하고 있는 석동현·윤갑근 등의 변호사와 전광훈을 비롯한 아스팔트 극우들도 입법 의원으로 뽑혔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세력 정치활동 금지한
전두환의 ‘정치풍토쇄신법’처럼
윤석열도 ‘반국가세력 정치금지법’
제정했을 수도


전두환의 국가보위입법회의는 1980년 10월 28일부터 1981년 4월 10일까지 156일 동안 활동한 한시적 입법기구였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동안 만든 법안은 무려 215건에 이르렀다.

입법회의를 구성한 지 1주일도 채 안 된 11월 3일 ‘정치풍토 쇄신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만들었다. ‘정치적 또는 사회적 부패나 혼란에 현저한 책임이 있는 자에 대한 정치활동을 규제함으로써 정치풍토를 쇄신하고 도의정치를 구현하여 민주정치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라는 거창한 명분로 만들어진 이 법안엔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내용이 담겨 있다. 대통령이 임명한 쇄신위원들이 정치인을 심사해 정당 가입은 물론 출마, 지지 및 반대 행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결국, 김영삼·김대중·김종필 등 ‘3김’을 비롯해 전두환이 반대세력으로 지목한 정치인 500여 명의 정치활동이 금지됐다.

 

 

 

1980년 11월 열린 국가보위입법회의 첫 회의 모습 ⓒ대한뉴스 캡쳐

윤석열도 비슷한 법안을 만들었을 것이다. 윤석열은 “북한 공산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러 차례 국회가 반국가세력에게 장악됐다고 이야기했고, 반국가세력이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는 주장도 했다.

윤석열이 평소 주장해온 대로 반국가세력의 활동을 금지한다는 명분으로 법을 만들어 반국가세력이라고 낙인찍은 야당 정치인과 일부 여당 정치인의 정치활동을 금지했을 것이다. 국회를 해산한 뒤에도 자신을 반대할 만한 정치인들이 다시 정당을 결성하거나, 후보로 나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제3자 개입금지’ 등
전두환의 ‘노동개악’처럼
노동개혁 부르짖던 윤석열도
노동권 후퇴 시도했을 것


전두환은 1980년 12월 31일 국가보위입법회의를 통해 각종 노동 관련법도 개악했다. 이때 개정된 법안은 노동조합법, 노동쟁의조정법, 근로기준법, 노동쟁의조정법, 노사협의회법, 노동위원회법 등이었다. 노동자들의 기본 권리인 노동삼권을 제약했다. 노동조합을 만들기 어렵게 만들었고, 가뜩이나 열악했던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더욱 나빠졌다.

노동자가 회사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유니언숍’(union shop) 제도를 없앴다. 노동조합은 산별에서 기업별 노조로 전환했다. 단체교섭의 위임을 금지했고, 제삼자 개입금지 조항을 만들어 노동조합이 외부 단체의 지원도 받을 수 없게 했다. 아울러 국가·지자체·국·공영기업체 및 방위산업체의 쟁의행위를 금지했고, 쟁의행위도 사업장 이외의 다른 장소에선 할 수 없도록 금지했다. 이러한 전두환의 노동법 개악은 1987년 노동자 대투쟁 등 노동자들의 거센 투쟁을 통해 하나씩 바로 잡았다. 하지만, 그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0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2023.10.31 ⓒ뉴시스

노동개혁을 부르짖어 온 윤석열의 행보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2023년 신년사에서 “가장 먼저, 노동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변화하는 수요에 맞춰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바꾸면서 노사 및 노노 관계의 공정성을 확립하고 근로 현장의 안전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럴싸한 표현들이지만 이른바 ‘강성노조’의 힘을 빼고, 기업이 노동자들을 쉽게 해고할 수 있고, 노동자들이 파업을 막기 위해 기업이 각종 손해배상 소송에 쉽게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을 것이다. 노사법치주의라는 명분으로 화물연대와 건설노조에 대해 검경을 동원해 총공세를 벌였던 것과 같은 노동조합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목적을 위해 노동관계법을 개정해 노동권을 후퇴시켰을 것이다.

 

 

 

국가보위입법회의 이후
관제야당 만들며 친 전두환 국회 세워
윤석열 비상입법기구 이후
친 윤석열 국회 통해 1당독재의 길


전두환의 국가보위입법회의는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새롭게 구성된 11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하며 마무리됐다. 입법회의는 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활동했지만, 그 영향은 오래 이어졌다. 국민의 직접 투표를 통해 구성된 11대 국회도 입법회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치풍토쇄신법으로 유력 정치인의 활동이 막혀있었고, 전두환은 자신에게 충성할 준비가 된 이들에게만 정치활동을 허락했다. 이렇게 정치인을 길들였고, 11대 국회는 집권당인 민주정의당과 전두환 정권이 세운 관제야당인 민주한국당, 신한민주당, 한국국민당 등이 의석을 차지해 사실상 1당독재와 다름없었다. 국회가 구성됐지만, 사실상 국가보위입법회의가 계속되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윤석열의 비상입법기구도 비슷한 길을 걸었을 것이다. 전두환처럼 216개의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의 무리를 하지 않고, 꼭 필요한 법안만 처리한 뒤 자신이 반국가세력으로 낙인찍은 정치인만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면 비상입법기구 이후 들어설 23대 국회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의원들로 구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전두환처럼 관제야당까지 만든다면 손쉽게 뜻을 이룰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친 윤석열 국회를 통해 마음껏 자신이 원하는 법률을 만들고, 어떠한 견제도 받지 않은 채 절대권력을 누렸을 것이다. 윤석열의 내란이 성공한 뒤 비상입법기구를 통해 만들었을 세상을 상상하면 아찔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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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심판, 헌법재판관들이 주목하는 핵심 지점은? [영상 뷰리핑]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수정 2025-01-29 21:52등록 2025-01-29 21:00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과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두 번의 탄핵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윤 대통령 쪽은 12·3 비상계엄이 국민을 계몽하기 위한 ‘계몽령’이었다는 주장을 하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에 임지봉 헌법학자는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사실상 포기한 것과 같고, 그의 논리는 자백과 다름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직접 한 진술 중 일부는 헌법재판관들이 판단을 내릴 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윤 대통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부정선거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갔다고 주장했지만, 계엄군을 보냈다는 사실을 부인한 발언은 논란을 가중시켰습니다.

임지봉 헌법 학자는 윤 대통령의 진술이 자백에 가까운 수준으로 보일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탄핵심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별도로 내란 수사 및 공수처 수사 거부와 관련된 논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법원 폭동 사건과 국무위원들의 수사, 사법적 처벌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임지봉 헌법학자와 권태호 한겨레 논설위원실 실장이 함께 하는 설 특집 뷰리핑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론, 그리고 윤석열 쪽의 진술이 탄핵재판에 미칠 영향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영상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책임 피디: 김도성

진행: 권태호

그래픽: 김수경

연출: 박승연

제작: 뉴스영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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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전쟁과 평화, 사대예속과 반미자주의 첨예한 대결이 펼쳐질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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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창준 객원기자
  •  
  •  승인 2025.01.30 08:23
  •  
  •  댓글 0
 
 

2025년 한반도 정세 전망 ④

내란의 명분이 되었던 ‘북한 위협론’ 

12.3 내란은 한국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드러냈다. 내란 세력들이 내란의 명분으로 삼으려 했던 것이 ‘북한의 군사 도발’, ‘종북 반국가세력’이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의 군사 도발’, ‘종북 반국가세력’이라는 프레임이 작동하는 한 내란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즉 내란 세력은 온갖 반민주, 반평화적 행위들을 하더라도 “북한 소행에 대한 대응”이라는 한 마디로 너무나 쉽게 정당화되는 우리 사회의 취약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내란 사건은 ‘북한의 소행’, ‘반국가소행’ 때문에 한국 사회가 위태로운 것이 아니라 ‘반북 적대’를 추구하는 정치 세력이 한국 사회를 위태롭게 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오히려 조선의 정책은 내란을 저지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12.3 쿠데타 발생 후에도 어떤 ‘군사적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한반도 평화를 파괴하려 했던 세력은 조선이 아니라 ‘북한 위협론’을 거론하는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었다. ‘북한 위협론’은 그들의 명분에 불과했다. 이번 내란 사태를 계기로 ‘북한 위협론’을 부추기는 세력이 한국 민주주의의 ‘주적’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내란 세력과 동맹 관계였던 미국

미국은 윤석열 내란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10월 무인기 침투는 세 번(3일, 9일, 10일)에 걸쳐 진행되었다. 한 번에 그쳤다면 국방부 단독 소행으로 볼 수도 있지만, 세 차례 침투했다는 것은 주한미군의 허가, 양해 적어도 묵인이 있었다는 증거다. 드론의 평양 침투는 ‘한미연합 위기관리’, ‘한미연합 정보관리’에 해당한다. 평시 작전통제권 환수 후에도 이런 ‘관리’는 여전히 주한미군사령관의 관할이다.

지난 해 3월 CIA가 대통령 집무실을 도청해 국가안보실 고위 관리들의 대화를 미 국방부에 보낸 사실이 공개된 바 있다. 우리나라 주요 정책결정자들을 CIA가 도청한다는 것은 비밀 아닌 비밀이다. 민주당의 국회의원들조차 윤석열의 ‘비상계엄’ 준비 정황을 오래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다면, 미국은 그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윤석열 세력이 12.3 ‘비상 계엄’ 전에 미국에 통보했을 가능성 역시 높다. 사전 통보 없이 결행했을 때 한미 관계에서 균열이 발생하고, 뒷감당 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국은 윤석열 탄핵 후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내란 이후 중지된 한미 외교 일정도 복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명백한 내정간섭이다. 한덕수는 내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또한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하는 인물이다. 

한덕수가 탄핵되자 미국무장관은 최상목 대행을 만나 한미 외교 정상화를 선언했다. 이 역시 내정간섭이다. 
한덕수가 탄핵되자 미국무장관은 최상목 대행을 만나 한미 외교 정상화를 선언했다. 이 역시 내정간섭이다. 

미국이 대놓고 한덕수 지지를 표명하는 것은 내란 후 정국 주도권을 민주당이 행사하는 것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권이 미국의 신냉전 정책의 돌격대 역할을 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은 12.3 내란 후에도 윤석열의 정책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탄핵 후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그 정책을 지속하는 정권이 탄생하기를 바란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 바라는 1순위는 민주당 정부가 아니다. 최소한 민주당과 국힘이 비등비등하게 향후 정국이 운영되기를 바란다. 그래야 민주당에 대한 미국의 개입력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었던 박정희 쿠데타, 전두환 쿠데타를 미국이 지지했던 것처럼, 미국은 윤석열 내란 세력을 지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은 한국의 내란 세력과 동맹 관계였다.

더욱 치열해질 조미 전략대결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출범 후 조미 사이에 평화국면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 트럼프 역시 “우리는 계속해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트럼프 외교 참모 로버트 오브라이언)면서 1기 때의 한반도 비핵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모두 알다시피 한반도 비핵화 협상은 종료되었다. 비핵화가 조미 대화를 촉진했던 2018년과 2025년의 상황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2018년 조미 정상회담이 가능했던 이유가 바로 조선의 유연한 비핵화 협상전략이었다. 그러나 2021년 8차 당대회 이후 조선의 대미 정책은 강대강 대결로 전환했으며, 2024년 “전쟁 준비 완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후인 2024년 11월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주로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나 “초대국의 공존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립장과 언제가도 변할 수 없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정책”을 확인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외교전의 일환으로 조미 대화는 진행될 수 있다. 트럼프는 2기 출범 전부터 조미 대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조선 역시 트럼프 정부의 약점을 파고들어 대적 협상을 진행하고, 그 협상과정에서 미국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으려는 시도의 차원에서 트럼프 정부와 대화를 모색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대화가 평화적 국면을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는 난망하다.

대화가 평화회담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대조선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즉 한미군사연습을 중단하고, 조선에 대한 핵전쟁 계획을 폐기하고 한국에 전쟁 무기를 판매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트럼프가 대조선 적대 정책을 중단할 것으로 기대되는 그 어떤 단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대조선 적대정책을 유지하고 오히려 강화해야 하는 필요성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모두가 인정하듯이 트럼프는 바이든보다 강경한 대중국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즉 정치경제군사적으로 대중국 봉쇄 정책을 강화할 것이다. 그 기본이 되는 것이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한미, 한미일 동맹 강화이다. 조선에게는 비적대적이고, 중국에게만 적대적인 그런 한미, 한미일 동맹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조선에게는 우호적이나 중국에게는 적대적인 그런 군사 연습도 존재하지 않는다. 

트럼프의 등장, 한국 사회는 더 위험해졌다

 

트럼프가 추진할 MAGA 혹은 아메리카우선주의는 미국의 동맹국 한국에게는 재앙과도 같다. 바이든 정부 때 체결했던 모든 협정이나 합의들을 무위로 돌리고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며, 재협상을 거부할 경우 강도높은 무역 제재 그리고 동맹 압박을 추진할 것이다.

대중국 봉쇄를 위한 한미, 한미일 군사 동맹을 더욱 강도높이 추진할 것이며, 한미, 한미일 군사연습을 더욱 빈번하게 진행할 것이다. 바이든과의 차이는 전쟁 연습 비용을 우리에게 전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 정부가 트럼프에 순응하면 “돈”을 요구할 것이며, 한국 정부가 트럼프에 저항하면 “전쟁 위협”을 부추겨 안보 불안을 조성할 것이다. 순응이건, 저항이건 트럼프가 제기하는 안보 프레임(국제적 이슈이건, 한반도 차원의 이슈이건)에서 벗어났을 때 트럼프의 함정에서 빠져 나올 수 있다.

특히 윤석열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지고, 한국에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면 그 자체로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에 상당한 파열구를 내는 결과가 된다. 새롭게 출범한 정부가 신냉전 돌격대 역할을 했던 윤석열의 정책을 있는 그대로 고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윤석열이 없는 조건에서 한국 정부에 무리수를 둘 가능성이 높고, 새로운 정부 길들이기에 착수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고강도의 전쟁 위기가 조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4년이 윤석열에 의해 한반도가 위험했다면, 2025년엔 트럼프에 의해 한반도가 위험해 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누구나 예측하듯이 트럼프는 가장 “예측불가능하고 위험한” 미국의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다. 트럼프로 인해 한반도가 위험해질수록, 트럼프의 무리수로 미국의 민낯이 드러날 수록, 반미 투쟁의 계기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새로운 정부, 윤석열의 모든 정책 폐기로 출발해야

내년 상반기에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민주당 정부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윤석열의 모든 정책을 전면 폐기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즉 윤석열이 집권했던 2년 반동안 한미, 한미일, 한일 사이에 체결한 모든 협정은 무효화해야 한다. 

새로운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운운하며 윤석열의 일부 정책(예를 들어 한일 관계 관련 정책“ 정도를 폐기하고, 그 외의 정책을 계승하려 하더라도 트럼프는 결코 그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의 모든 정책을 계승해야 한다고 압박을 넣을 것이다. 그러나 새로 출범한 민주당 정부가 ‘한일 관계 관련 합의’마저 계승하기는 어렵다. 결론은 트럼프의 압박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왕 트럼프와 맞서야 하는 상황이라면 일부 취사, 일부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윤석열의 모든 정책을 폐기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미 관계를 전면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직후 ‘굳건한 한미관계’라는 미명 아래 박근혜의 불법적인 사드배치를 수용한 후 미국의 압력은 작아진 것이 아니라 더 커졌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사드 배치가 한미 워킹그룹회의를 초래했고, 그것이 한일 지소미아 협정 유지로 귀결되었다.

일각에서는 혼돈의 시대를 헤쳐갈 유연한 균형을 강조한다. 그러나 한미 동맹 하에서 유연한 균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균형이 아닌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탈미를 대외정책의 기조와 원칙을 설정해야 ‘문재인-윤석열’로 이어지는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전쟁 vs 평화, 사대예속 vs 반미자주” 전선에서 가장 첨예한 대결 전망

내란 세력을 청산하는 것은 12.3 내란 이후 한국 사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그리고 광장과 국회가 하나가 되어 내란을 저지하고, 윤석열을 탄핵 소추하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내란 세력은 쉽게 소멸하지 않는다. 윤석열은 시간끌기에, 국민의힘은 버티기에 들어갔다. 미국은 내란에 동조하는 한덕수 권한대행 지지를 선언하는 것도 모자라, 12월 27일 민주당이 한 대행 탄핵 소추 표결 직전에도 한덕수 지지를 표명한 데서 확인되듯이 내란 세력과의 동맹을 지속하고, 한국 내정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이는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며, 내란 세력을 척결하고자 하는 한국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이다. 

헌재에서 탄핵 결정 후에도, 대선 과정에서도, 대선 이후 민주당 정부가 새롭게 출범하더라도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이다. 이들은 시간을 끌면서 광장을 없애려고 할 것이고, 광장과 국회를 분리시키려 할 것이고, 또 다시 ‘북한 위협’, ‘굳건한 한미동맹’이 지배하는 한국 사회를 유지하려 할 것이다. 즉 전쟁을 부추기는 대미예속적 사대세력은 사활을 건 저항을 시작했고, 미국 역시 자신의 이해관계를 철저히 대변해왔던 이 세력의 잔존과 재집권을 위해 내정 간섭을 강화할 것이다.

내란을 무력화시키는 과정에서 형성된 광장과 의회의 결합을 차단하기 위한 대대적인 이념공세와 ‘반북 소동’을 강화할 것이다. 윤석열 세력과 국힘은 그 본성상 정치적으로 위축될수록 전쟁과 사대예속에 매달리게 된다. 그들이 한국 사회에서 권력을 갖고, 그것을 유지했던 방식이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대대적인 이념 공세를 강화했을 때 민주당 또한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2025년 한국 사회는 ‘전쟁과 평화’, ‘사대예속과 반미자주’ 사이에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대결이 펼쳐질 것이다. 내란세력들은 국정원 등 여전히 굳건한 그들의 권력기관을 최대한 가동시켜 ‘평화와 반미자주’를 지향하는 모든 세력을 탄압하고, 민주당을 위축시키고, 전쟁 위기를 조성하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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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숙 칼럼] 비상계엄이라는 인권침해에 면죄부를 주지 못하도록 해야

독립성 훼손하고 극우정치 옹호하는 인권위에서 벗어나도록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제24차 전원위원회에 자리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대통령의 헌정질서 파괴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및 의견표명의 건'을 재상정해 논의할 예정이다. 2024.12.23. ⓒ뉴스1
1월 26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는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죄로 기소했다. 특수본은 “증거인멸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고,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특권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내란우두머리 혐의에 대해서만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군·경 관계자에게도 수차례 전화해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진술 등 정황 증거도 다수 확보한만쿰, 군과 경찰을 동원해 헌법기관인 국회를 봉쇄한 것은 형법상의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당시 방송을 통해 모두가 군대가 국회 창문을 깨고 들어가고, 국회의원을 국회 안에 못 들어가게 경찰이 막는 것을 직접 보았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과 그를 비호하는 세력들은 내란이 아니라고 우긴다, 심지어 헌법재판소 심판에 출석해서도 1월 23일 조대현 윤석열 대통령 대리인은 “국민은 이 사건 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이해하고 있는데, 반국가세력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죄라고 몰아서”라고 했다. 계몽령이라는 말은 극우단체의 집회에서 나온 말을 재판에서 사용하리라고 생각도 못 했다.

그런데 이러한 억지 주장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이라는 사람들도 하고 있다니 인권활동가로서 참담하기까지 하다. 헌법 77조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및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 선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2월 3일 당시에는 평화로운 상황이었고 재난 상황도 아니었다.

 

 

 

국내외 인권 기준에 반하는 비상계엄


비상계엄의 요건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군대의 힘, 즉 무력으로 헌법에 보장된 시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실제 당시 발표된 포고령 1호에는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만이 아니라 영장 없이 체포가 가능하다고 명시됐다. 심지어 비상계엄군의 권한에도 없는 위법적인 정치활동 금지까지 포고령에 담았다.

한국이 가입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약칭 유엔자유권규약)’ 4조 1항도 시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는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공공 비상사태의 경우’로 한정한다고 되어있다. 또한, 유엔자유권위원회 일반논평 제29호에서는 전시 상황에서도 ‘국가의 존립(life of the nation)’에 대한 위협을 구성하는 경우에만 필요한 지리적, 시간적, 실질적 범위 내로 엄격히 제한하여 이행정지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12월 3일 포고령처럼 대한민국 전체에 포괄적인 인권 제한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실제 비상계엄 선포 당시 한국은 자유권 규약에서 명시된 인권보장의 의무를 정지할만한 전쟁이나 비상사태가 없었다. 이렇듯 12.3 비상계엄 발포나 포고령은 헌법과 국제인권규약을 위반하는 신체의 자유,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 중대한 인권침해 행위인 12.3 비상계엄에 대해 그동안 국가인권위원회는 제대로 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발표한 가운데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부로 계엄군이 진입하고 있다. 2024.12.04. ⓒ뉴스1

실제 비상계엄 선포로 국회의원만이 아니라 국회의원 보좌관, 국회의사당에서 군대와 마주한 시민들의 인권이 침해됐다. 그뿐만이 아니다. 자신의 노동권을 주장하기 위해 농성하던 노동자는 ‘집회의 자유를 금지한’ 포고령을 근거로 농성 종료를 해야만 했고, 동덕여대 학생들도 학교에서 포고령을 근거로 협박을 받기도 했다.

 

 

 

시민의 인권을 준수해야 할 인권위원이 대통령의 특권을 주장


이렇게 모두가 방송으로 본 인권침해행위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위원이라는 사람들이 오히려 대통령을 옹호하기에 급급했다. 김용원 상임 인권위원은 공수청의 체포영장은 불법이고 내란이 아니라는 내용의 긴급안건을 5명의 인권위원들이 ‘긴급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이라는 이름으로 1월 13일 인권위 전원위원회에 상정하려 했다. 해당 문건에는 △한덕수 탄핵소추 철회 및 신속 기각 △윤석열에 대한 탄핵 심판 시 형사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헌법재판소의 심판 절차를 정지하고 심판 연장 검토, △계엄 관련 형사 사건 재판에서 적극적 보석 허가 △계엄 관련 범죄 수사 시 불구속 수사 등의 '방어권'을 보장 등이 담겼다. 이뿐만 아니라, 비상계엄은 내란죄가 될 수 없으며 대통령의 통치행위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과 동일했다. 국가권력으로부터 시민의 인권을 옹호해야 할 인권위원이 대통령에 의한 인권침해가 발생했는데 오히려 대통령을 옹호하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여러 인권단체 활동가들과 시민들이 이를 막기도 했고, 이후에 함께 안건에 이름을 넣었던 강정혜 씨는 내용을 자세히 몰랐다며 잡아땠고, 김종민(원명 스님)위원은 조계종의 입장과 다르게 해당 안건에 연명한 것이 문제가 돼서인지 인권위원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김용원 상임 위원은 여전히 인권과 무관한 행보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는 1월 13일 적법하게 발부된 체포영장을 거부한 대통령의 행태도 옹호하더니, 며칠 전에는 TV조선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구속 기한은 2025년 1월 25일 오전 10시 32분에 만료”되었으니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석방을 주장했다. 검찰이 구속 만료 기한을 1월 27일로 본 것은 잘못됐다며 “일(日) 단위가 아니라 시(時) 단위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용원 위원은 일관되게 반인권 비상계엄으로 침해당한 시민의 인권은 보지 않고, 대통령의 특권만을 주장하는 것은 인권위의 독립성에 반한다. '국가인권기구의 지위에 관한 원칙(소위 파리원칙)'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이 국가인권기구의 독립성이다.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감시해야 하는 것이 국가인권기구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이 지난해 8월 9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에서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관련 긴급 의견표명 기자회견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023.08.09 ⓒ뉴시스

실제 2001년부터 2023년까지 인권위에 진정 사안 182,345건 중 국가기관에 의한 인권침해는 139,500건으로 76.5%나 차지한다. 이 중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는 19.1%로 가장 높고, 검찰과 군, 국정원 등에 의한 인권침해다. 불법적인 12.3 비상계엄 선포는 군과 경찰의 초법적 권한 행사를 가능케 하니 만약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의결이 되지 않았다면 우리의 인권은 얼마나 침해당했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런데도 김용원 위원이 쓴 안건에는 비상계엄으로 심각하게 다친 사람이 없다며 비상계엄은 정당한 통치행위라며 옹호한다.

이에 인권단체들의 연대체인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은 비상계엄으로 인해 인권침해를 겪은 모든 시민들의 집단 진정을 받고 있다. 인권위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도록 촉구하려는 것이다.

 

 

 

인권위원 인선 절차 등 법 개정 필요해


김용원 위원의 이러한 반인권 행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의기억연대가 일본군위안부 성노예제 해결을 위한 수요 시위에 대해 혐오세력이 방해하는 것을 진정하자 이를 소위 전체의 의견을 묻지 않고 ‘합의가 안 됐으니 기각’이라고 일방적으로 기각을 선언했으며, 수해를 방지하러 갔다가 사망한 군인 문제를 해결하려면던 박정훈 대령에게 압력을 가한 사건이 긴급구제로 진정이 들어오자 핑계를 대며 회의조차 열지 않았던 인물이다. 항의하러 온 군 유가족에 대해 감금했다며 수사의뢰까지 한 인물이다.

그 외에도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안건을 넣은 강정혜, 이한별, 한석훈 등 모두 인권기준에 반하는 안건심의로 유명했던 위원들이다. 이번에 안건에 연명하지는 않았지만, 이충상 위원은 성소수자 혐오발언과 이태원참사 유족을 모욕하는 발언으로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또한, 이번 안건 외에도 그동안 전원위원회나 상임위원회 때마다 김용원, 이충상 위원은 막말과 반인권 발언을 일삼아서 회의가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이충상 위원은 법안에 대한 의견표명 안건이 나올 때마다 민주당이 지지한 안건인가를 묻고, 진정사안이 정부 비판적인 것이 아니냐는 말을 서슴지 않으며 인권위 독립성을 무시해왔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유엔인권기구가 수차례 권고한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한 인물이다.

이렇게 국내외 인권기준도 무시하고 정권 옹호적인 판단과 소수자 혐오발언을 일삼는 사람들이 인권위원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인권위원 인선 절차의 공백을 악용했기 때문이다. 하여하기 때문이다. 법에는 인권위원 인선은 국가기관(국회 4명, 대통령 4명, 대법원 3명) 지명권을 주는 것으로만 되어 있다 보니 각 권력기관들이 보은인사하듯이 인권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는 자를 인권위원으로 지명했기 때문이다. 인권위원장 등 대통령 지명의 경우 한시적인 후보추천위원회가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독립적이지도 않고 추천위원회의 짧은 운영기간과 권한으로 인권위원으로 추천되거나 자천한 인사들이 이력서에 자신의 반인권 전력을 숨기면 검증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또한, 인권위의 독립성을 위해 인권위원의 임기를 보장하도록 하다보니 반인권 언행을 일삼는 인권위원들이 임기를 다 채우며 인권을 후퇴시키고 있다. 이제 이러한 인권위원들을 독립성을 보장하면서도 제재하는 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더이상 극우정치인들이 인권기준에 반하는 인물을 인권위원으로 임명돼 그들이 국내외 인권기준을 무시하며, 한국의 인권기준을 뒤로 후퇴시키는 일을 막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윤석열의 파면과 처벌을 넘어서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12.3.비상계엄 선포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진정인 모집 ⓒ국가인권위바로잡기공동행동

 

[참여요청] 12.3.비상계엄 선포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진정인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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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세대가 '탄핵의 광장'으로 나온 이유

[인터뷰] 남태령 연설로 화제된 사저 "우리는 '가만히 있으라'는 말 들으면 안 되는 세대"

25.01.29 19:10l최종 업데이트 25.01.29 19:10l
 
2030여성들은 어떻게 살아왔길래 광장에 뛰쳐나올까. 우리 이야기는 우리가 기록한다. "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사라지나."[기자말]
12월 3일 윤석열의 비상계엄 시도 이후, 2030 여성들은 여의도, 남태령, 한강진 등지에서 철야와 집회를 이어가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 시위 초반, 일각에서는 '정치를 잘 모르는 여성들이 응원봉을 들고 놀러 나가듯 시위에 참여한다'는 비난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남태령에서의 자유발언으로 화제가 된 사저(가명)의 이야기는 그런 편견을 뒤집는다.
 
"엄마, 아무도 안 나서는데 니가 왜 나서냐고 했제. 엄마, 모두가 여 있다. 자랑스러운 엄마아빠 딸이 가장 앞서 나가고 가장 나중에 나가는 사람이 될 거다. 와 나여야 하냐고? 내가 안 될 이유는 어디 있는데!"

올해 대학교 2학년인 그는 초등학교 수학여행을 가려던 시기에 세월호 참사를 겪은 '세월호 세대'다. "아무도 안 나서는데 왜 네가 나서냐"는 물음에, "모두가 여기 있다"며 가장 앞서 나가고 가장 나중에 떠나는 사람이 될 것임을 당당하게 외쳤다. 지난달 30일 그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래는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스키 고글과 우유, 세월호 세대의 집회 준비

 
'윤석열 체포구속' '사회대개혁' '개방농정 철폐' 등을 요구하며 서울로 향하던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소속 ‘전봉준투쟁단 트랙터 대행진’이 2024년 12월 21일 오후 서울로 들어서는 서초구 남태령고개에서 경찰에 막혔다. 농민들이 길을 터줄 것을 요구하며 농성하는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열린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수백명이 합세해 함께 농성하고 있다.

- 집회는 처음이라고 하셨는데 어땠나요?

"많이 무서웠어요. 다치거나 잡혀갈까봐 걱정도 컸죠. 경찰이 캡사이신 희석액 888L을 구매했다는 기사도 봤어요(2024년 2월 23일 <동아일보> [단독]경찰, 집회 대응용 캡사이신 희석액 888L 대량 구매 - 편집자 주). 그것을 보자마자 스키 고글을 샀죠. 캡사이신을 뿌리면 눈을 닦을 우유랑 식염수도 챙겼고요. 신분증은 일부러 안 가져갔어요. 혹시라도 추적당하거나 잡혀갈까봐 평소에 쓰는 교통카드 대신 집회 이동용으로만 쓰는 교통카드를 만들었죠."

- 의외의 대답이네요. 남태령에서의 발언이 상당히 당당해서 두려움이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무엇이 그렇게 무서웠나요?

"저는 계엄이라는 걸 책으로 접했잖아요. 그리고 계엄이라는 게 항상 폭력적인 유혈 사태를 동반했잖아요. 책에서 보던 일이 제 눈 앞에 실제로 펼쳐질거라는 공포감이 컸어요. 실제로 시간이 지나면서 밝혀지는 사실들을 봐도 그렇고요. 선거관리위원회로 간 군인들은 니퍼를 소지했다고 했잖아요. 혹시 몰라서 도망칠 수 있도록 집 근처 성당과 집회 장소 근처의 성당을 알아두기도 했죠. 정말 많이 무서웠어요."

계엄보다 더 두려운 것은

- 그럼에도 계엄 직후 국회에서 철야를 이어나가고, 여의도·남태령 등 다양한 집회에 참여했군요.

"사실 계엄군보다 주변 사람들이 그런 폭력적인 사태를 보고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두려웠어요. 2024년 12월 28일에 부산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 사무실에 항의하던 날도 마찬가지였어요.
저도 서면 집회 마치고 참여했는데, 어떤 사람들이 계속 시끄럽게 뭐하는 짓이냐고 욕도 하고, 지나다니는 사람들 밀치고 그랬어요. 자기 잠을 못 자게 한다면서요. 제가 가만히 있으면 결국 그런 체제에 적응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상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만 남게 되잖아요. 그래서 무섭긴 했지만, 안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 혹시 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나요?

"네. 사실은 2022년 이태원 참사 때, 그때가 제 생일이었거든요. 10월 29일. 친구들이랑 놀고 집에 와서 쉬고 있는데, 참사 소식이 하나둘씩 올라오는 거에요. TV 뉴스에서도 소식이 계속 나오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그걸 보시면서 '저거 다 놀러 간 애들이 문제지', 이러는 거예요. 그때 너무 놀랐어요. '어떻게 놀러 간 애들이 문제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지?' 하고요."

- 특히 어떤 점이 그렇게 충격적이었나요?

"그 사람들은 그냥 일상을 보내고 있는 거였잖아요.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문제가 없었잖아요. 올해는 경찰이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그런거였잖아요. 신고도 계속 들어갔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그 사람들 책임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게 어떻게 피해자들 잘못이에요? 부모님이 그런 얘기를 하는데 어떻게 화를 안 내겠어요? 그때부터 가족들과는 생각이 많이 다르다고 느꼈던 거 같아요."

'왜 너여야 하냐'고 묻는 엄마에게

 
'윤석열 체포구속' '사회대개혁' '개방농정 철폐' 등을 요구하며 서울로 향하던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소속 ‘전봉준투쟁단 트랙터 대행진’이 2024년 12월 22일 새벽 서울로 들어서는 서초구 남태령고개 수도방위사령부앞 도로에서 경찰에 막혔다. 농민들이 길을 터줄 것을 요구하며 농성하는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열린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수백명이 합세해 함께 농성하고 있다.

- 남태령 발언에서 어머니께 하는 이야기로 화제가 됐는데, 그런 배경이 있었군요.

"사고 현장 뉴스들이 쏟아지는 걸 보면서 무력감이 너무 컸어요. 너무 슬프고 안타까운데,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고.. 가족들과 대화해도 내가 하는 말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느낌에 화가 많이 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가만히 있지 말자, 뭐라도 해보자, 이런 마음이 강하게 들었던 것 같기도 해요.

사실 발언하러 올라가기 직전까지도 그 부분은 말할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기다리는 동안 갑자기 그 얘기를 꼭 해야겠다 싶은 거예요. 부모님이나 친척들 모두 뉴스에 관심이 없긴 하지만, 한 명쯤은 뉴스를 보거나 인터넷에 퍼진 걸 보고 제가 무슨 마음인지 알게 되지 않을까, 그러면 우리 가족들도 내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 가족들에게 어떤 마음을 그렇게 꼭 알리고 싶었던 걸까요?

"처음에 집회에 간다고 했을 때, 엄마가 30분 넘게 화를 냈어요. '다들 안 나서는데 왜 네가 나서냐. 왜 네가 해야 되냐'는 얘기를 계속 하셨어요. 거기에 대답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은 제 이야기를 안 들어주셨지만, 지금 이 사람들은 저랑 같은 마음으로 보인 사람들이잖아요. 그래서 그 사람들 앞에서는 이야기할 수 있겠다 싶었죠. 여기에 다들 있다고, 내가 가만히 있어야 할 이유가 어디 있냐고."

"가만히 있으란 말을 들으면 안 되는 세대"

- 부모님은 사저님이 시위에 나가는 걸 지지하지 않았는데, 무섭고 두려운 상황 속에서 어떻게 많은 집회 현장에 나갈 용기를 얻었나요?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어요. 당시 많은 학교들이 수학여행을 취소했어요. 그런데 제가 다니던 학교는 수학여행을 다녀왔어요. 심지어 배를 타고 다녀왔어요.

그때 교장선생님이 학부모들을 설득하면서 '이건 어른들이 잘못해서 생긴 사고고, 어른들이 책임져야 할 사고다. 아이들이 피해를 봐선 안 된다. 아이들 수학여행에 동의해주시면 저희가 책임지고 인솔하겠다'라고 말씀하셨거든요. 그때 그 얘기를 들으면서 '그래, 이건 어른들의 잘못이지'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저희도 애들이라 잘은 모르지만 큰일인 건 아니까 걱정은 됐죠. 그래도 수학여행을 간다는 사실에 다들 엄청 신났던 것 같아요. 도착해서 별도 보고 바다도 보고 그랬는데, 그런 경험들도 다 너무 좋았어요. 교장선생님께서는 평소에도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달려오라고 말씀하셨던 분이에요. 그런 어른을 만날 수 있어서 제가 잘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정말 책임감 있는 어른의 모습이네요. 그런 교장선생님의 모습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나요?

"아이들을 위해 힘써주고 어른답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어른이 되면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이번 집회 때 고등학생들이 발언하는 모습을 보는데, 그게 너무 마음에 걸리는 거예요.

'이건 어른들의 잘못이잖아. 저런 아이들도 이렇게 나서서 말하고 있는데 어른인 내가 가만히 있는 게 맞을까?' 그런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지난 대선 때는 투표권이 없었지만, 이제 성인이 됐으니 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느꼈어요."

- 여전히 집회에 참여 중이지만, 그래도 이번 집회 참여 경험으로 바뀐 점이 있나요?

"저도 청소년 때 어른들에게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하고 싶었던 적이 많았어요. '여자애가 무슨 운동이냐' '여자애가 왜 이렇게 애교가 없냐'라는 말들을 들으면서요. 어른들이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에게 잘못을 돌리는 걸 들었을 때도 그랬고요.

그런데 이제는 제가 어른이 됐으니, 아이들을 위해 어른인 제가 목소리를 낼 수 있잖아요.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참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게 이번 집회 참여를 통해 가장 크게 바뀐 점 같아요."

진압의 공포 속에도 광장으로 나가는 힘

 
비상행동,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 1월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저는 스키 고글과 우유를 챙겨야 하는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집회에 나갔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가장 앞서 나가고 가장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말은 단순한 외침으로 들리지 않았다.

세월호 세대가 짊어진 책임감과, 과거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의 말을 들으며 침묵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어른이 돼 세상을 바꾸는 주체로 나서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제 이 세대의 목소리는 사회를 움직이는 변화의 동력이 되고 있다. 폭력적인 진압의 공포 속에서도 스키 고글과 우유를 들고 광장으로 나가는 이들의 연대와 책임감은, 치기 어린 행동이 아니라 과거의 아픔을 넘어 미래로 향하는 발걸음일 것이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
(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덧붙이는 글 | 해당 기사는 브런치에 아카이빙 목적으로 게시될 수 있으며, 추후 인터뷰집 출간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세월호#이태원참사#윤석열#남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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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뛰어넘은 중국 인공지능?…딥시크 출시 ‘파장’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5/01/29 [19:47]

 

최근 중국계 기업 딥시크가 출시한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인공지능 분야의 선두 주자로 알려진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충격을 던졌다.

 

중국 신생 기업 딥시크가 지난 20일(이하 현지 시각) 출시한 ‘딥시크-R1’(이하 딥시크)은 미국인들 사이에서 기존의 챗GPT를 제치고 최고 평가와 다운로드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비영리 단체 오픈AI가 개발한 기존의 챗GPT보다 비용이 저렴한데 성능은 오히려 앞선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딥시크 열풍의 중심에는 ‘가성비’, ‘오픈소스’(소스 프로그램이 공개돼 누구든 자유롭게 수정하고 재배포할 수 있는 프로그램)라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챗GPT 등 인공지능 기술에는 미국 대기업 엔비디아가 제작한 고성능·고가 반도체인 H100이 쓰인다. 조 바이든 정부 시기 미국은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며, 엔비디아를 향해 중국에는 성능을 떨어트린 H800 반도체만 수출할 것을 강제했다. 그런데 중국의 딥시크는 H800만으로도 챗GPT와 비슷한 성능을 이끌어낸 것이다.

 

인공지능은 수많은 정보를 학습하며 성장하는데 학습에는 큰 비용이 든다. 미국 대기업에서는 인공지능 학습에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보통 1억 달러(대략 1,445억 원)를 투자한다고 알려져 왔다.

 

그런데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딥시크는 2개월 만에 560만 달러(대략 81억 원)를 들여 학습을 마쳤다. 미국 대기업이 사용한 비용 대비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본래 지금까지 인공지능 칩 분야는 미국, 그 가운데에서도 H100 등 인공지능에 쓰이는 고성능 반도체를 제작한 엔비디아가 독점하다시피 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엔비디아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쓸어 담으며 전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대기업으로 올라섰다.

 

오픈AI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칩을 활용해 개발한 챗GPT는 더 좋은 기능을 쓰려면 유료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또 사용자의 편집 권한이 없는 클로즈소스(폐쇄형 프로그램)라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가성비와 오픈소스를 강조하는 중국의 딥시크가 오픈AI, 엔비디아가 주도하던 인공지능 산업의 분위기를 뒤집은 것이다. 딥시크는 중국에 본사가 있는 헤지펀드 ‘하이 플라이어 퀀트’를 설립한 량원평이 2023년 5월 설립한 신생 기업이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27일 엔비디아의 주가는 16.86%나 급락했고, 시가총액도 6,127억 달러(대략 880조 원)가량이나 빠져나갔다. 다른 미국 반도체 대기업인 브로드컴의 주가는 17.40%, 마이크론의 주가는 11.67% 급락했다.

 

이런 우려 때문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의견을 냈다.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옛 트위터)에 ‘딥시크가 비싼 엔비디아의 최신 칩 H100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공유한 것이다.

 

하지만 머스크가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라 해도 조건이 훨씬 불리한 딥시크가 가성비 측면에서 미국보다 앞서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출시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미국 CNN 방송은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AI 스타트업의 놀라운 성과는 미국이 지난 수년간 국가 안보를 이유로 고성능 AI 칩의 중국 공급을 제한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충격적”이라고 했다.

 

또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딥시크가 실제로 어느 정도의 AI 학습용 첨단 칩을 확보했는지는 베일에 가려졌지만, 딥시크의 성과는 미국의 무역 제재가 중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데 효과적이지 않음을 시사한다”라고 짚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딥시크의 ‘추론 인공지능’ 일부가 수학 문제를 푸는 성능 시험 등에서도 챗GPT 최신 버전보다 정확도가 앞섰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28일 TV조선의 장혁수 산업부 기자는 “(딥시크를) 직접 사용해 봤는데 생성형 AI 열풍을 이끈 챗GPT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질문을 하면 내놓는 결과도 챗GPT와 비슷”했다며 “일부 계산은 딥시크가 더 빠르기도 했다. 나는 한 달에 20달러, 우리 돈 3만 원 정도를 내고 챗GPT 유료 버전을 쓰고 있는데 (챗GPT의) 결제 취소도 고민할 정도”라고 사용 소감을 전했다.

 

SK증권에서 투자전략팀장을 지낸 이효석 씨는 2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효석아카데미’에서 “(인공지능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게 무섭다”라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 씨에 따르면 인공지능을 구성하는 3요소는 ▲데이터(자료) ▲알고리즘(입력된 자료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 ▲컴퓨팅(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한 계산, 정보 처리)이다.

 

데이터 분야에서는 이미 14억 인구의 정보를 취합한 중국이 미국에 ‘압승’한 상태다.

 

알고리즘 분야는 미국에 있는 인공지능 관련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조사해 봤더니 중국계가 49%로 드러났으며, 중국 정부가 이러한 핵심 인력을 자국으로 빼내려 해 불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컴퓨팅인데 자칫 이 분야에서마저 중국이 미국을 압도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딥시크의 등장으로 미국의 ‘인공지능 독점’ 시대가 끝나고 누구든 인공지능을 쉽게 활용하는 시대가 가속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26일 미국 실리콘밸리의 전설적 투자자인 마크 앤더슨은 딥시크를 두고 엑스에서 현 상황을 “스푸트니크 모먼트(계기)”로 정의하면서 “딥시크는 내가 지금까지 본 획기적인 기술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일로, 오픈소스라는 점에서 전 세계에 커다란 선물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푸트니크 모먼트’는 1950년대 소련이 미국보다 먼저 세계 최초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면서 우주 개발에서 앞서나간 사건을 가리킨다.

 

미국 해군은 이런 분위기에서 딥시크가 출시한 프로그램의 사용을 금지했다.

 

28일 미국 경제매체 CNBC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해군은 지난 24일 전체 대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딥시크가 출시한 프로그램은) 모델의 근원과 사용에 관한 잠재적 보안 및 윤리적 우려”가 있다며 “어떤 용도로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이를 볼 때 점차 ‘딥시크 사용 금지령’이 트럼프 2기 정부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가 중국계 기업인 틱톡을 제재하려 했음에도 미국인들 사이에서 틱톡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듯, 미국 정부 차원의 제재가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28일 중국 대기업 알리바바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Qwen 2.5-Max’ 버전을 선보였다. 개발자에 따르면 딥시크가 출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V3보다 성능이 우수하다고 한다.

 

앞으로도 중국발 인공지능 파장을 예의주시해야 할 듯하다.

 

한편, 국내 누리꾼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미국 AI 회사들은 폐쇄형인 데 비해 정작 중국 AI 회사는 오픈소스라는 게 정말 웃긴 대비점 같다”, “중국 연구진의 성과가 대단하네요”, “미국이 그렇게 후드려 패도 중국 AI가 이렇게 발전하는데 한국은 손가락 빨고 있다는 것에 개탄스러울 뿐”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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