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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대선 후보로 김재연, 강성희 출마···차이점은?

진보당 대선 후보로 김재연, 강성희 출마···차이점은?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5/04/09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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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연 후보(왼쪽), 강성희 후보.  © 김영란 기자

 

김재연 상임대표와 강성희 전 국회의원이 진보당 대선 후보를 놓고 경쟁한다.

 

기호 1번은 김재연 후보, 기호 2번은 강성희 후보이다.

 

김 후보는 “내란 청산, 빛의 연대로 ‘새로운 평등공화국’ 건설”을 대표 구호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출사표에서 ▲내란세력 청산 ▲국힘당 해체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한 민주헌정수호세력의 연대연합 실현 ▲광장의 상상을 담은 ‘새로운 평등공화국’ 건설 ▲ 2026년 개헌 국민투표 추진 ▲진보정치의 새로운 전성기 등에 대한 전망을 담았다.

 

또한 12대 핵심 정책도 출사표에 담았다.

 

2022년 전주을 재보궐선거에서 ‘1석의 기적’을 창출했던 강 후보는 “끌려갈 것인가? 끌고 갈 것인가? 강한 진보 강성희”를 대표 구호로 제시했다.

 

강 후보는 출사표에서 ▲새로운 대한민국, 진보시대 ▲개헌으로 주권과 평등의 7공화국 시대 ▲내란 종식을 국힘당 해체로 완성 ▲남-북 수교로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시대 등의 전망을 밝혔다.

 

두 후보의 출사표를 보면 연대연합 정치와 개헌 등에서 차이가 있다.

 

김 후보는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해” 윤석열 내란에 맞서 싸웠던 제 정당과 연대연합을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는 국민이 요구하는 정권교체를 위해서 후보단일화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강 후보는 출사표에서 “거대 양당 사이에 여야의 자리만 바뀌는 정권교체로는 서민의 삶은 하나도 바뀌지 않는다”라고 밝혀 진보당의 독자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두 후보는 개헌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대선과 병행할 것인지에 대해서 차이가 있다. 

 

김 후보는 “대통령이 직접 ‘사회대개혁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하고, 국민적 토의에 기반하여 정책화, 입법화하고 헌법개정에 반영하겠다”라며 차기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 개헌을 준비해서 2026년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는 것이다. 

 

강 후보는 “각 당의 대선후보가 합의하여 대선 투표 때 개헌 일정 등을 명시하는 헌법 부칙 개정을 원포인트로 개헌”하고 “1년 동안 논의를 거쳐 2026년 6·3 지방선거 때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부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즉 이번 대선과 원포인트 개헌을 병행하자는 것이다.

 

진보당의 대선 후보는 오는 19일 확정된다.

 

선거운동은 10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고 전 당원이 15~19일 총투표로 대선 후보를 뽑는다. 

 

진보당은 “10일 저녁 7시에 광주 광산구 청소년수련관에서 호남권 유세가, 11일 저녁 7시 30분에 부산 벡스코에서 영남권 유세가, 12일 저녁 6시에 대전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중부권 유세가, 13일 오후 2시에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다목적강연장에서 수도권 유세가 진행된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오는 14일 저녁 8시에 두 후보의 온라인토론회가 생중계로 진행된다.

 

진보정치를 대표하는 진보당의 대선 후보로 누가 선출될 것인지 많은 사람의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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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 폭풍에 맨몸 노출된 중소 제조업 노동자

손정순 노동판

ksjso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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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 임금 삭감 국면에 고용 불안까지 덮쳐오고 있다

손정순 시화노동정책연구소 연구위원

2025년 4월 4일 11시 22분, 드디어 윤석열이 파면되었다.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30분에 시작된 윤석열의 친위쿠데타가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전면 부정되었다. 민주주의라는 제도가 평범한 국민의 상식에 기반할 때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를 잘 드러낸 것이다. 4.3, 세월호, 4.19, 그리고 5.18까지 대한민국의 봄은 탄식과 눈물없이 보낼 수 없었지만 2025년 4월 4일 만큼은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지난 4개월 동안 ‘내란세력 청산’ 함성이 광장을 울리는 동안 한국 사회 노동계에도 많은 일이 벌어졌다. 2025년으로 접어들면서 최저임금 1만 원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2025년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1만 30원으로 2024년 9860원보다 170원, 1.7% 오른 것에 불과하다. 1.7% 인상률은 1988년 최저임금제가 첫 시행된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2024년 소비자 물가 인상률이 2.4%, 2025년 1월에서 3월까지 물가 인상률이 2.0%를 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최저임금은 삭감된 셈이다. 2025년 월 최저임금인 209만 원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600만 명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따져 보면 내란 사태의 와중에 최저임금을 받는 600만 명의 노동자는 임금이 깎인 것이다.

내란 사태에 가장 앞장서서 싸운 노동조합이었지만 내란 진압과 가시화한 조기 대선 국면에서 노동자의 요구는 또다시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정치권의 노조법 2, 3조 개정 노력이 다시 안갯속에 빠진 것이 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한국도 트럼프 '관세 전쟁'의 영향권에 있다는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다. 사진은 3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 중인 모습. 2025.2.3. 연합뉴스

발주 물량 감소, 줄어드는 고용, 문 닫는 공단 식당, 줄어드는 식판

하지만 더 큰 파고가 남아 있다. 바로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전 세계 산업 생태계에는 커다란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이라는 정책 기조하에 출범하자마자 캐나다, 멕시코, 중국 제품에 대하여 10%~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세 개의 행정명령을 발표하였다. 이후 2월 18일에는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와 반도체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부과할 계획임을 밝혔다. 3월 4일부터는 중국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유예했던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도 다시 부과하고 있다. 4월 2일에는 한국 25%, 중국 34%, 베트남 46%, 일본 24%, 캄보디아 49% 등의 상호 관세를 부과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전쟁을 전면화하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관세 전쟁이 한국 사회 노동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미 시행되고 있는 한국산 철강, 반도체,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은 점점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시화공단 선전전을 위해 자주 방문했던 식당을 찾았다.

“식판이 계속 줄어요. 작년에도 어렵다, 어렵다 했는데 지금하고 비교해 보면 그때가 더 나았던 것 같아요. 보세요, 저기 건너편 식당도 문 닫았잖아요. 큰일이에요, 큰일…”

연구소가 만난 한 자동차 부품업체 사장은 암울한 표정으로 발주 물량이 줄었다는 걱정만 토로했다. 발주 물량이 감소하고 고용이 줄고 있으며 공동식당의 식판이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 트럼프발 관세 전쟁 효과가 하청구조를 타고 시화공단에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통계청의 월별 고용동향 자료로도 확인되고 있다. 2025년 1월 제조업에서만 전월 대비 5만 6000명의 취업자가, 2월에는 무려 7만 4000명의 취업자가 감소했다. 단지 품목별 관세만 적용하고 있는데도 제조업에서만 2개월 사이에 무려 13만여 명의 취업자가 감소한 것이다.

혼란에 빠진 전 세계 제조업 공급망 체인

트럼프발 관세 전쟁은 4월 2일에 발표한 상호 관세 부과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국에서 수출하는 모든 상품에 일괄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관세 전쟁으로 세계 제조업 공급망(supply chain)에 일대 교란과 혼란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만들어 낸 것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 금융위기와 강(强)달러화만이 아니었다. 핸드폰 하나 만드는 데에도 전 세계 노동자와 산업이 모두 그물망처럼 엮인 ‘공급망’이 같이 만들어졌다. 세계화라는 구호를 배경으로 모든 나라가 관세장벽을 없애고 자유무역을 실시하면 훨씬 풍족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거짓말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탄생시킨 건 다름 아닌 미국이었다. 그 세계화를 통해 미국 등 선진국 자본은 중국을 비롯한 저발전 국가들로 진출하며 저임금·무노조 혜택을 누렸고, 미국 자본주의는 싼값에 수입되는 상품 덕에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있었다. 전 세계 공급망 덕분이었다.

한국의 제조 대기업 또한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제조 대기업, 특히 전자업종의 경우 생산공장은 대부분 중국과 베트남 등 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 소재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핸드폰의 절반 이상은 베트남에서 생산해 미국과 유럽시장으로 수출한다. 문제는 한국 제조 대기업의 생산공장이 위치한 중국, 동남아 지역이 이번 상호 관세에서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게 되었다는 점이다. 미국이 베트남에 부과한 상호관세율은 46%이다. 베트남에서 제조해 미국에 수출하는 갤럭시 핸드폰 가격이 절반 가까이 급상승하는 셈이다. 상호 관세를 발표하자마자 애플, 나이키사의 주가가 폭락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애플의 아이폰 중 절반 이상은 중국에 있는 팍스콘사에서 생산하며 나이키 신발의 대부분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생산한다. 고율의 상호 관세를 피할 수가 없는 것이다.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천517만4천명으로, 전년도 같은 달보다 11만 5천명(0.8%)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 폭은 둔화 추세로, 2003년 '카드대란'의 영향을 받은 2004년 1월 7만3천명 이후 21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작다. 사진은 10일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를 인정받기 위해 상담대기중인 시민들. 2025.2.10. 연합뉴스

하청구조 타고 국내 중소기업을 때릴 상호 관세 부과 효과

이제 갓 시작한 상호 관세 부과 효과는 곧바로 중국과 동남아에 소재한 한국 제조 대기업의 수출물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며 그에 따라 하청구조로 연결된 국내 중소기업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품목별 관세 부과에 벌써 영향을 받고 있는데 한국 25%, 베트남 46%, 중국 34%라는 일괄 관세는 한국 중소 제조업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국 하청구조를 타고 관세 부과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퍼져 나갈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고용에 영향을 끼친다. 시화공단 같은 중소규모 제조업이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인건비 감소, 즉 고용 조정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는 관세 부과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만을 고려한 것이다. 간접적인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첫 번째는 미국 가계의 실질 구매력 약화에 따른 수입 수요 감소이다. 고율의 관세 부과에 따라 세계의 시장 역할을 하는 미국 가계의 실질 구매력은 감소할 것이며 상품 가격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미국 시장 자체가 교란되면서 한국으로부터의 수입 수요가 감소할 것이다.

두 번째는 미-중 간 관세 전쟁 때문에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대(對)한국 수입 수요, 특히 중간재 수입 수요 또한 감소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자본의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이 본격화할 우려도 있다. 수입차에 부과되는 25%의 관세를 견디지 못하고 GM이 한국 공장을 폐쇄하고 다시 본국으로 철수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느 것이든 국내 중소 제조업 고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한국 경제는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무역의존도가 100%에 달할 정도로 대외의존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다. 관세 전쟁의 직·간접적인 효과로 인해 성장과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가 없는 것이다.

900만 비정규직 포함 2100만 노동자 일자리 지켜낼 대통령

중소규모 사업장 내 비정규직의 낮은 사회보험 가입률을 고려하면 중소 제조업 노동자는 관세 전쟁의 고용 충격을 온몸으로 맞을 수밖에 없다.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산업구조 전환을 고민해 온 정책 담당자 입장에서 보면 관세 전쟁 대응이라는 또 다른 고민을 해야 하는 셈이기도 하다.

최저임금 삭감에 더해 고용까지 불안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예전에도 언급한 것처럼 노동 감수성이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앞으로 두 달여 동안 대선 정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노동정책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겠지만 관세 전쟁에 따른 노동의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할지에 대한 논의도 치열하게 벌어졌으면 한다. 900만 명에 이르는 비정규직을 포함해 한국 사회 2100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의 고용을 지켜낼 대통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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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없어진 지금, 가장 필요한 것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04/10 08:48
  • 수정일
    2025/04/10 08:4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지구를 위한 플랜 A] 대통령 없는 나라의 저속노화

25.04.09 18:43최종 업데이트 25.04.09 18:43
"우리에게는 Planet B(제2의 지구)가 없기에, Plan B(플랜 B)또한 없다." 기후위기와 관련된 유명한 표어 중 하나입니다. 끊임없이 생산하고 끊임없이 성장할 것을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어떤 플랜 A를 선택해야 할까요? 유일하고 유한한 지구를 함께 살아가는 행성으로 만들기 위한 지구를 위한 플랜 A를 제안합니다.[기자말]
2024년 12월 12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담화를 TV로 보고 있다.연합뉴스
"정치 뉴스만 보면 가속노화가 오는 것 같아."

최근 친구를 만났다가 들은 이야기이다. 가속노화의 반대말, '저속노화'가 일종의 밈이자 새로운 가치의 상징이 되어버린 시대이기에 다들 조금 웃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계엄과 탄핵의 기간을 거치며 정치 뉴스를 보다 신경질적으로 인터넷 창을 꺼버린 일이 많아졌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보아야겠다는 생각과 정신건강을 위해 뉴스를 차단해야겠다는 생각이 매번 충돌했다.
계엄령과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이후 많은 시민이 성장했다. 탄핵 시위에 나가며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도 "서로에게서 배웠다"라는 증언이었다. 광장에서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이야기로 모두 뭉뚱그릴 수 없는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자신이 살아보지 않은 삶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를 시민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서로의 정체성을 인정하는 방식의 성숙한 대화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여성과 농민과 노동자와 성소수자 등,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과연 그런 배움이 정치권에 반영되었는지 확신하기는 어려웠다. 여전히 광장에서 나온 다양한 이야기들이 정치권에 닿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이 더 크다. 오히려, 꼭 나와야 할 이야기가 탄핵 정국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는 생각도 든다. 차별과 모욕, 경제적 불평등과 기후 생태 위기는 어느새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로 급격히 정치권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지금까지 어떤 것이 문제였는지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응징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말하는 정치인도 늘어났다.

탄핵해야 하는 것들이 민주주의를 훼손한 대통령뿐만 아니라 일상의 문제라는 사실을 배운 광장에서 물러날 때, 변하지 않는 일상과 정치가 눈앞에 다시 펼쳐졌다. 그때마다 왜 시민의 성장이 정치의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았는지 쉽게 이해가지 않았다.

4일,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을 선고했다. 긴 시간 광장에서, 일상에서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시민의 승리로 이 시간은 마땅히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이 결정이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제부터는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회복해야 할 일상과 정치는 계엄령 이전의 모습이 아니라, 훨씬 더 많은 것을 달성한 모습일 것이다. 기후위기와 생태 위기를 극복하는 대한민국, 불평등과 차별이 시정되는 대한민국, 공정하게 나라의 재원이 사용되고, 사회적 연대감이 회복되는 대한민국 등, 이미 여러 비전은 시민들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이다.

정치의 저속노화를 위하여
 
봉황기 내리는 대통령실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관계자들이 봉황기를 내리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대통령이 없어진 지금, 필요한 것은 한 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 따위가 아니다. 늘 그렇듯 원래 한 술에 배부르기란 어려운 법이며, 배가 부르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숟가락질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불통의 정치가 초래한 거대한 위기 앞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눈앞의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하기보다 생물처럼 변화하는 민주주의의 역동을 느끼며 장기적인 비전을 만드는 일이 정치에도 세상에도 필요하다. 내 몸뿐만이 아니라 정치와 세상에도 저속노화가 필요한 것이다.

안티에이징의 시대가 가고, 늙음의 과정과 다투지 않아야 한다는 저속노화가 시대의 화두가 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자극과 중독, 더 빠르고 더 강한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행위 자체가 지속가능성을 훼손한다는 것을 우리 사회가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정치가 시민과 시대의 성장과 발맞추어 나아가야 한다면, 정치 또한 '느리지만 건강하게'라는 표어를 채택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기적인 승부와 감정적 동원에 집중하는 지금의 정치 방식에서 벗어나,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장기적 관점을 갖자는 의미이다.

느리지만 건강한 사회를 위해 가장 집중해야 하는 의제는 경제위기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 기후 생태 위기의 극복이 되어야 한다. 이 세 가지는 서로 다른 목표로 보일 수 있지만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어떠한 산업에 투자하여 경제를 살릴 것인지, 시민들의 참여를 어떻게 촉진할 것인지 정하는 과정은 기후 생태위기와도 연결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기후 생태위기가 산업과 민주주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특히 2025년은 기후 생태위기 문제에서 아주 중요한 해이다. 파리 협정이 체결된 지 10년이 되는 해이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해이며, 28년 만에 국제 환경의 날이 대한민국에서 개최되는 해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초조한 마음이 들 수 있지만, 어쩌면 이 모든 이벤트는 기후악당국가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대한민국이 오명을 벗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자연과 시민 모두의 행복을 위한 결단을 내릴 수만 있다면 말이다.

이를 위해, 나는 시민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민주적 거버넌스를 제안하고 싶다. 천천히 정치에 대한 신뢰를 형성해 나가고, 시민들의 삶 속에서 정치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요구들이 정치에 수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재정 운용에 있어 시민의 감시와 피드백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되고, 시민이 정책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고,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회가 필요하다. 대통령이 사라진 이후, 새로운 지도자의 모습이 불통이 아닌 포용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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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끌어들인 미 관세전쟁…“임시직 한덕수, 재협상은 월권”

박민희기자

수정 2025-04-10 08:16등록 2025-04-10 05:00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전쟁’이 마침내 막을 올렸다.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80여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가 9일(미국 동부시각 9일 0시1분) 발효됐다. 한국의 대미 수출품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세계 경제를 규율해온 자유무역 질서가 지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리 정부의 전략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엘엔지) 구매 확대, 알래스카 가스관 사업 합작 등 미국과의 산업 협력 강화를 통해 미국 정부의 대미 무역 흑자 감축 요구를 일정 부분 충족시키고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한국 상품에 대한 관세 인상의 폭을 최대한 낮추려는 데 맞춰져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통화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한국 대통령 권한대행과) 거대하고 지속 불가능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관세, 조선, 미국산 엘엔지의 대량 구매, 알래스카 가스관 합작 사업, 그리고 우리가 한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적 보호에 대한 비용 지불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한국의 전략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미국 행정부 안에서 관세를 둘러싼 강온파의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내세워 한국, 일본과 먼저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성과를 내야 하는 베선트 장관은 한국과 일본을 거세게 압박해 최대한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정상 간 통화에 정부 차원의 큰 그림과 치밀한 전략이 담겨 있었는지 의문이다. 경제 부처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정상 통화 사실을 보도를 보고야 알았다. 사전에 경제부처와 의제 협의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주목할 지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경제와 무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상대를 압박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 상대국과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수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군사적 보호에 대한 비용 지불”에 대해 논의한다고 한 것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관세와 관련된 협상 현안으로 논의하겠다는 뜻이다. 한국 처지에선 관세와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연동시키는 게 적절한지, 6·3 대선으로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가 이를 결정해도 되는지부터가 논란거리다.

무엇보다 2026년도 방위비 분담금 규모와 2030년까지 적용될 분담금 증가율을 담은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의 국회 비준동의까지 받은 상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에 한국이 부담해야 할 분담금 규모를 100억달러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 양국이 지난해 합의한 분담금의 9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주장에 한덕수 권한대행이 8일 통화에서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9일 ‘관세와 방위비를 묶어 협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엘엔지, 조선 등) 전체가 관세하고 패키지로 간다고 봐야지 방위비만 떼서 (관세와 묶으려고) 하는 건 아니다”라는 모호한 답변만 반복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상호관세 발효가) 걱정”이라며 “보복관세로 강경 대응하는 나라도 있지만, 한·미 동맹을 안보동맹이자 경제동맹으로 격상시켜 나가는 것이 보다 슬기로운 해법”이라고 했다.

하지만 방위비 분담금 인상은 이미 국회 승인까지 마친 양국 간 협정을 바꾸는 것이어서 ‘두달짜리 임시직’인 한덕수 대행의 권한을 넘어선다.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장 관세 문제가 엄중하기 때문에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미국과 협상을 할 필요가 있지만, 한덕수 권한대행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 최소한의 결정만 해야 하고, 그 역시 국회와 반드시 소통을 하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재협상 요구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 한·미 동맹의 성격 변화와도 맞물린 문제”라며 “권한대행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와 탐색적 대화는 이어가야 하지만, 재협상까지 나아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필요에 따라 미국 정부와 협상하더라도 범위는 무역과 산업 분야에 국한하고,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트럼프 정부의 의중을 명확히 파악해 차기 정부가 대비책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박민희 선임기자, 장나래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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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친구 헌법재판관 지명한 한덕수, 한겨레·경향 “탄핵할 수밖에”

[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일보 “한덕수 왜 표변, 모순적 행보 정국 더 어지럽게”

중앙, 한덕수 대선 차출론 조명…“트럼프 ‘대선 나갈 것인가’ 물어”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5.04.10 07:37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상계엄 국면 이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행보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다. 특히 한 대행이 ‘윤석열 전 대통령 친구’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한 것을 두고 경향신문·한겨레는 “한 대행을 탄핵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한 대행 대선 출마론에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한 대행 대선 출마에 관심을 보였으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한 대행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비상계엄 후 한 대행의 행보는 도마 위에 올랐다. 한 대행은 지난해 12월26일 국회가 민주당 주도로 선출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보류해 8인의 재판관이 탄핵심판을 진행하게 했으며, 탄핵 선고 이후 마 후보자를 임명하고 ‘윤 대통령 친구’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12·3 비상계엄이 해제된 직후인 지난해 12월4일 대통령 삼청동 ‘안가회동’에 참석한 4인 중 한 명이다.

▲4월10일 한겨레 사설 갈무리

한겨레·경향 “이완규 철회 않으면 탄핵”

한 대행이 이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탄핵될 수 있다는 비판이 경향신문·한겨레에서 나왔다. 조선일보는 10일 지면에서 한 대행의 이 후보자 지명에 대한 비판적 기사와 사설을 내지 않았다.

경향신문은 <‘헌법 위’ 헌재 인사하고 버티는 한덕수, 또 탄핵하란 건가> 사설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 후폭풍이 일파만파다. 한 대행의 기습 지명이 대통령 고유 권한을 남용하고 헌법 질서를 흔든 행위라는 것”이라며 “끝까지 민심과 엇가면, 한 대행은 ‘내란 대행’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고 또 한번의 탄핵소추 화살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이완규 철회 않으면, 한덕수 탄핵할 수밖에 없다> 사설을 통해 “한 권한대행의 헌법 수호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내란을 저지른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되자마자, 그 대통령의 최측근을 헌법재판관으로 지명하는 것을 어떤 국민이 이해할 수 있겠나. 헌재에 보복이라도 하는 건가”라고 했다. 한겨레는 “한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 계속 거부한다면 ‘내란 동조자’로 또다시 탄핵당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중앙일보는 사설·칼럼을 통해 한 대행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헌법재판관 ‘임명’조차 거부하던 韓대행은 왜 표변했을까> 사설에서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해야 할 한 대행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선 형국”이라며 “대체 무슨 곡절이 있길래 한 대행이 지명권을 행사했는지, 그것도 논란이 큰 인물을 지명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정치권에선 ‘윤 전 대통령 관련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차출론’ 등과 맞물려 온갖 억측마저 나오고 있다. 한 대행의 모순적 행보가 혼란스러운 정국을 더 어지럽히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4월10일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정효식 중앙일보 사회부장은 칼럼 <출구 없는 ‘내란의 밤’이 끝나려면>에서 “한 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권(나아가 임명권) 행사만이 아니다. 한 대행이 지명한 둘 중 한 명인 이완규 법제처장이 헌법 수호와 국민 기본권 보장이라는 헌법재판관의 책무를 ‘공정하게’ 수행할 자격이 있느냐도 문제”라며 “한 대행이 자격 논란까지 제기된 이 처장을 지명해 내전의 불쏘시개를 자초한 배경은 여전히 미스터리”라고 했다.

트럼프도 관심 갖는 한덕수 출마론

이런 가운데 중앙일보는 한 대행 대선 차출론에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8일 한 대행과 통화에서 출마 의향을 물었다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1면 <“대선에 나갈 것인가” 트럼프, 한덕수에 묻다> 보도에서 “한 대행은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 대행은 대화를 매끄럽게 이어 나가기 위해 즉답을 피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 대행 대선 차출론을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일보는 6면 <“한덕수, 무소속 출마 뒤 국민의힘과 단일화 땐 흥행 도움”> 보도에서 “보수 진영에 한덕수 대선 차출설이 확산하고 있다. 아직 뚜렷한 1강 후보가 보이지 않는 것과 맞물려 있다는 평가”라며 국민의힘 몇몇 지도부와 박덕흠·박수영 의원 등 일부 현역 의원들이 한 대행 차출론에 힘을 싣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1면 <팔면봉>에서 한 대행에 대해 “국내선 대선 후보와 탄핵 대상으로 동시 거론. 末年(말년)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향신문은 한 대행 출마설에 대해 “이재명 대항마 없다는 위기감”이라고 표현했다. 경향신문은 6면 <선 넘은 김에 대선까지? 한덕수 대망론 불 지피는 친윤계> 보도를 통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등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지 못한 데 대한 당내 위기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한 대행 출마론에 대한 당내 우려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4월10일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한국일보 역시 국민의힘이 이재명 전 대표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해 한 대행 대선 차출론을 꺼내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15룡에 단체장 출마 러시… 대선 의미 격하 국민의힘>에서 “당내 경선 흥행으로 이재명 전 대표의 독주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 국민의힘 구상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부인했음에도 ‘보수 차출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라며 “헌법이 참정권을 보장한다지만, 대선의 의미와 대통령의 자리를 이렇게 가볍게 만들어선 안 된다”라고 했다.

우원식 개헌 국민투표 철회

우원식 국회의장이 개헌 국민투표 방안을 철회했다. 이재명 전 대표가 ‘내란 종식이 먼저’라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일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이를 두고 “국회 수장으로 무책임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우 의장이 개헌특위를 설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사흘 만에 백기 우 의장, 이게 ‘이재명 세상’ 모습인가>에서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을 것 같으면 나라에 필요한 일도 이렇게 내치고 깔아뭉개는 것이 ‘이재명 세상’의 모습인가”라며 “우 의장도 이렇게 물러설 것이 아니다. 대선과 개헌 동시 투표는 포기하더라도 국회에 개헌 특위는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4월10일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국민일보는 사설 <민주당 반발하자 사흘 만에 개헌 제안 거둬들인 국회의장>을 내고 “국민 다수가 공감하는 개헌 제안이 이런 식으로 비난받고 거부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다른 의견은 허용치 않으려는 것이나 합리적 토론 대신 공격하고 망신을 줘 굴복시키는 문화도 잘못됐다”며 “비록 우 의장 제안이 철회됐지만 정치권이 개헌 논의를 계속 이어나가기 바란다”고 했다.

美中 관세전쟁 불똥 튄 한국 “정쟁 멈춰야”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에 달러·엔화 환율이 일시 급등하는 등 한국에도 영향이 가해지고 있으며, 향후 한국 경제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동아일보는 1면 <‘104% 대 84%’ 美中 관세 핵전쟁> 보도에서 “두 패권국의 대립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을 시장에 안긴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1면 <때리면 더 때리는 美中 ‘관세 보복전’… 한국, 벼랑 끝으로>에서 “2차 대전 이후 자유무역을 발판으로 성장해 온 세계, 그리고 한국 경제에 위기가 닥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진다”고 했다.

관련기사

▲4월10일 조선일보 1면 갈무리

중앙일보는 정쟁을 멈추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백척간두 한국 경제…상호관세 발효에 환율전쟁 조짐까지>에서 “국경 앞에서 정쟁은 멈춰야 한다는 말은 괜한 소리가 아니다”며 “미국과의 협상 내용을 정치권과 국민에게 수시로 투명하게 공개한 멕시코 사례와 미국의 무례한 공격을 국민 통합의 계기로 삼은 캐나다 사례를 잘 참고해 두 나라처럼 자유무역협정(FTA)의 틀 안에서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거국 합의체를 제안했다. 조선일보는 <관세·방위비 협상 위한 거국협의체 설치를> 사설에서 “여야와 민관이 모두 참여하는 거국협의체를 설치하고 이곳에서 전략 논의와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며 “대선 이후 어떤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정책의 연속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해야 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정쟁을 중단하고 최대치의 국익을 확보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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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친구’ ‘안가회동’ 이완규 지명에 한겨레 “한덕수, 말 못할 약점 잡혔나”

[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중앙 “朴탄핵 때 황교안도 대통령몫 지명 안 해”

韓 비판한 언론들 사이 조선일보만 “헌재가 정당 간 전쟁터 된 듯”

트럼프, 韓과 8일 밤 28분 통화... 조선일보 “정상회담 한 번 못해”

기자명박서연 기자

  • 입력 2025.04.09 07:36

▲8일 오전 한덕수 권한대행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총리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8일 문재인 전 대통령 추천 몫의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해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됐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고 대법원장 제청과 국회 동의 과정을 마친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도 임명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완규·함상훈 후보 임명을 두고 “이 중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한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국회가 지난해 12월26일 민주당 주도로 마은혁 후보자를 새 헌법재판관 후보로 선출했지만, 한 대행이 임명을 보류해놓고, 103일 만에 마 후보를 임명하면서 ‘윤 대통령 친구’ 이완규를 지명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12·3 비상계엄이 해제된 직후인 지난해 12월4일 대통령 삼청동 ‘안가회동’에 참석한 4인 중 한 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 대행을 향해 “자기가 대통령이 된 거로 착각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 대행이 이·함 후보자를 지명한 것과 관련해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9일 아침신문들은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추천을 강행한 한덕수 권한대행을 향해 한목소리로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전후 재판관을 임명해달라던 민주당과 임명하면 안 된다는 국민의힘이 목소리가 서로 바뀌었다며 “헌법재판소가 정당 간 전쟁터가 된 것 같다”라고 평했다.

▲9일 동아일보 3면.

동아 “법조계 월권 행사로 봐” 조선 “법조계 의견 갈려”

동아일보는 3면 <재판관 임명 거부했던 韓대행, 전례없는 대통령 인사권 행사> 기사에서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한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재판관 지명을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를 넘어선 월권적 권한 행사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100여 명의 헌법학자로 구성된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회의’는 성명을 내고 ‘대통령 몫 재판관 후보자 지명 및 임명은 선거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직접 부여받은 대통령이 갖는 헌법상 고유 권한’이라며 ‘(이는) 권한대행이 할 수 없는 월권적·위헌적 행위’라고 지적했다”라고 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법조계의 의견이 갈렸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2면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에 법조계 의견 갈려> 기사에서 “한 헌법 전문가는 ‘대통령 직무 정지 때와는 달리 대통령이 파면된 궐위 상태에서는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 범위도 넓어진다’며 ‘과거 황교안 권한대행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헌재 재판관 임명권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직무 복귀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권한대행이 더 적극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보도했다.

▲9일 조선일보 2면.

반대로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조선일보에 “헌법학 교과서에서는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 범위에 대해 ‘현상 유지’를 기본 원칙으로 들고 있다. (대통령 파면으로) 후임 대통령이 60일 내에 정해지는 상황에서, 권한대행이 적극적으로 권한을 행사해선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동아·중앙 “朴 탄핵 때 황교안도 대통령 몫 지명 안 해”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통령 추천 몫의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사례를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韓, 헌법재판관 지명… 권한 의문인데 ‘안가 회동’ 尹 측근을> 사설에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한 것은 전례가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도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헌재소장 후임자를 지명하지 않았다. 게다가 한 대행은 작년 말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후보 3명에 대해 ‘여야가 합의할 때까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했다가 국회로부터 탄핵 소추당했다. 국회 몫 재판관에 대한 형식적 ‘임명’마저 거부하더니 이번에는 대통령 몫 재판관 2인에 대한 적극적 ‘지명’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9일 동아일보 사설.

▲9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도 <한덕수 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 부적절하다> 사설에서 “지난해 12월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을 임명하지 않으며 소극적 태도를 보였던 한 대행이 이제 와서 대통령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당한 직후인 2017년 3월 황교안 당시 권한대행이 이선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한 적이 있지만, 이때는 양승태 대법원장 추천 몫이었다. 당시 황 대행은 대통령 몫인 박한철 전 헌재 소장의 후임은 지명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도 <안가 회동 ‘윤석열 친구’를 헌법재판관 지명하다니> 사설에서 “대행이 지명한 헌법재판관이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46년 지기’이자 내란 공모 혐의를 받는 이완규 법제처장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처분 취소소송 및 윤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사건 변호를 맡기도 했다. 법제처장으로 있으면서도 줄곧 ‘윤석열의 법리적 방패’ 노릇으로 일관했다. 더욱이 12·3 계엄 다음날 삼청동 안가 비밀회동에 참여한 법조계 출신 친윤 측근 ‘4인방’ 중 한명이다. 이런 인물이 헌법재판관이라니, 헌법재판소에 대한 모독”이라며 “윤 전 대통령 의중에 따른 결정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한 대행은 말 못 할 약점이라도 잡힌 건가”라고 비판했다.

▲9일 한겨레 사설.

韓 비판한 언론들 사이 조선일보만 “헌재가 정당 간 전쟁터 된 듯”

조선일보는 다른 매체들과 다른 논조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헌법 보루’ 헌재 놓고 끝없는 충돌> 사설에서 “작년 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소추 이후 정부와 민주당, 국민의힘이 벌인 헌재 갈등이 석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라며 “한 대행이 국회 추천 마 후보자 임명을 거부하자 민주당은 곧바로 한 대행을 탄핵소추했고, 최상목 부총리도 탄핵하겠다고 위협했다. 윤 전 대통령 조기 탄핵을 위한 목적이었다.

이번엔 한 대행이 대통령 궐위 상태에서 헌재 결정 지연 사태를 막아야 한다며 재판관 후보 지명을 강행했다. 국힘은 환영했지만, 민주당은 ‘월권이자 정신 나간 일’이라고 반대했다. 양측이 서로 선호하는 재판관을 임명하기 위해 기존 입장을 뒤집으며 힘겨루기에 나선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정당 간 전쟁터가 된 것 같다”라고 했다.

▲9일 조선일보 사설.

트럼프, 韓과 8일 밤 28분 통화... 조선일보 “정상회담 한 번 못해”

한덕수 권한대행이 8일 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8분간 통화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양국 정상이 통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가 세계적으로 관세 전쟁을 선포했는데, 12·3 내란으로 인해 그간 한미 정상회담 한 번 하지 못하고 제때 대처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선일보는 <‘비싼 계엄 대가’ 트럼프 못 만나고 통화만 하는 처지> 사설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 관세 부과일(9일)이 목전에 다가오자, 각국 정상들이 그와의 담판 협상에 목을 매고 있다. 가장 발 빠른 것이 일본이다. 지난 2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1조달러 투자를 약속하고도 상호 관세 24%를 맞은 이시바 일본 총리는 7일 트럼프와 25분간 통화해 일본이 5년 연속 최대 대미 투자국임을 강조하면서 ‘일방적 관세가 아닌, 투자 확대를 포함해 양국에 이익이 되는 폭넓은 협력 방안을 추구하자’고 제안했다”라고 했다.

▲9일 조선일보 1면.

이어 “통화가 만족스러웠는지 트럼프는 ‘일본과 새 무역 황금기라는 비전을 실현하는 협상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허 결정을 재검토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은 계엄 사태로 인한 대통령 부재 속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두 차례 미국을 방문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안 장관은 미 상무장관에게 ‘타국보다 불리한 대우는 안 된다’고 읍소했으나, 유럽연합(20%), 일본(24%)보다 높은 상호 관세율을 부과받았다”라며 “한미 우호 증진을 위한 비영리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 토머스 번 회장이 ‘비상계엄 이후 한국이 안게 된 가장 큰 비용은 지금까지 한미 정상회담을 갖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 뼈 아프다. 작년 11월 당선 축하 양국 정상 통화에서 트럼프가 한국 조선업의 협력을 먼저 제안했던 점을 떠올리면 기회 선점의 상실이 특히 더 아쉽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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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덕수와 관세·방위비 대화"…관세·방위비 2중 압박 본격화

 한덕수-트럼프 첫 통화…트럼프 "상황 순조롭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전화통화를 갖고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논의했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전화통화는 이날 오후 9시 3분부터 31분까지 28분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그들의 엄청난 (대미) 흑자, 관세, 조선, 미국산 천연가스(LNG) 대규모 구매,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합작 투자,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 보호에 대한 비용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도 논의했다는 의미로 풀이돼 조만간 분담금 인상 압박이 가시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는 지난해 10월 향후 5년간 적용되는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를 체결했다. 올해 분담금은 전년 대비 8.3% 인상한 1조5192억 원으로 책정하고 2030년까지 매년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키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내 첫 임기 동안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방위비를 지불했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협상이 종료됐다"고 했다.

 

한 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은 통상 현안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세계 주요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한국에 9일부터 추가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의 최고 팀이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있으며 상황은 순조롭게 보인다"고 했다. 이날 방미길에 오른 산업통상자원부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을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과 무역과 관세가 적용되지 않는 다른 협상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지연됐던 한미 정상 간 접촉이 시작되면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통상 압박이 본격화 된 셈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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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변호인단의 황당한 '공짜 변론' 실토…"뇌물 자백"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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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5/04/09 07:39
  • 수정일
    2025/04/09 07:39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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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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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

  • 입력 2025.04.08 21:00

  • 수정 2025.04.08 23:00

  • 댓글 2

"우리 모두 수임료 한 푼 안 받고 탄핵심판 임해"

현직 대통령 윤석열 위한 무료 변론 스스로 밝혀

형법상 뇌물공여죄 또는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

석동현·윤갑근·김계리·황교안 등 총 23명 활동

노무현‧박근혜 땐 변호사들 보수 사비로 지급해

조국혁신 "직무‧대가관계 뚜렷" 공수처에 고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에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 윤갑근 변호사 등이 착석해 있다. 2025.4.4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윤석열 탄핵심판 사건의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했던 변호사들이 '공짜 변론'을 했다고 스스로 실토했다가 무더기로 고발됐다. 현직 대통령이던 윤석열을 위해 수임료를 받지 않고 무료 변론을 해준 행위는 형법상 뇌물공여 또는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

앞서 이데일리는 지난 6일 <尹 탄핵심판 대리인단 수임료 0원…"나라 위해 무료봉사">라는 제목의 단독 기사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사건을 맡은 변호사 23명이 수임료를 전혀 받지 않고 윤 전 대통령을 대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탄핵심판 초기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 합류한 A 변호사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우리 모두 나라를 구한다는 마음으로 수임료 한 푼 받지 않고 탄핵심판에 임했다"고 밝혔다.

탄핵심판 청구인인 국회 측 대리인의 보수는 국가 예산으로 지급되지만, 피청구인인 윤석열은 본인에 대한 탄핵 사건인 만큼 변호사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이 법률 대리인단에게 지급한 보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심판 변호사 보수를 사비로 해결했다. 노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대리인단 참여 변호사 1인당 500만 원 정도의 수임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결정문에 수록된 '피청구인 대리인 명단'에는 정상명·김홍일·석동현·윤갑근·조대현·배보윤·배진한·이길호·도태우·김계리·황교안·서성건·최거훈·차기환·송해은·송진호·이동찬·박해찬·오욱환·김지민·전병관·배진혁·도병수 등 총 23명의 변호인 이름이 적시돼 있다. 이들은 탄핵심판 내내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의 정당성을 적극 주장하는 변론 활동을 활발하게 펼친 바 있다.

 

헌법재판소 윤석열 탄핵 결정문 중 피청구인 대리인 명단

이에 조국혁신당 차규근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변호인단 뇌물죄 고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사건 변호인들이 '우리 모두는 나라를 구한다는 마음으로 수임료 한 푼 받지 않고 탄핵심판에 임했다'고 범행을 자백했다"며 "대통령에 대한 공짜 변론은 뇌물공여다. 변호인들의 비뚤어진 애국심은 가상하나, 수임료를 받지 않았다는 발언은 그 자체로 뇌물공여 범행에 대한 자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임무는 매우 포괄적이다. 따라서 파면 이전 헌법재판소 탄핵 재판 당시 현직 대통령에게 제공된 금품은 직무행위에 대한 대가로서의 실체를 가진다"면서 "직무 관련성 내지 대가 관계가 뚜렷하다"고 단언했다. 또 "윤석열 변호인단의 궤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김계리 변호사는 '나는 계몽됐다'고 주장했다. '경고성 계엄' '호소용 계엄' 등 반헌법적 계엄 옹호 변론도 터무니없다고 판명 났다"며 "변호인단은 계엄 선포를 감싸면서 국민은 물론 헌재 대심판정을 모욕했다. 그리하여 역설적이게도 윤석열에 대한 만장일치 파면 결정에 복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뇌물죄 법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윤석열도 공짜 변론 뇌물수수로 처벌받는 데에 아무런 이의가 없을 것"이라며 "조국혁신당은 이들 23명의 윤석열 탄핵 심판 사건 변호인들을 뇌물공여 혐의로, 윤석열을 뇌물수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다. 공수처는 뇌물공여와 뇌물수수 혐의자들의 자백이 있는 범죄증거가 명백한 사건이므로 신속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이 뒤늦게 이들 변호사에게 사비로 수임료를 지급하더라도 청탁금지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청탁금지법 제8조(금품 등의 수수 금지)에 따르면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 직무 연관성이 있으면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인 윤갑근 김계리 변호사 등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5.3.24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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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목 윤석열의 몰락...그에게 충성한 자들이 아직 요직에 있다

[조성식의 통찰] 윤석열 정권 3년이 드러낸 검찰개혁의 필요성

25.04.09 06:30최종 업데이트 25.04.09 06:30

2020년 2월 10일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대비 전국 지검장 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유성호

안국동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선고를 지켜보면서 법으로 무장한 '폭력조직' 서초동파를 떠올렸다. 윤석열은 서초동파의 명실상부한 두목이었다.

국가의 기원에 관한 학설 중 실력설(force theory)이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국가는 약한 부족에 대한 강한 부족의 정복이나 억압의 산물이다. 폭력설도 이와 비슷한 개념이다. 힘이 센 자들이 약한 자들을 합법적 폭력으로 지배하는 기구가 바로 국가라는 주장이다.

폭력설에 비춰 보면 공권력은 국가 폭력의 수단이자 도구다. 경찰, 검찰, 군 등 무력을 갖춘 조직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국민의 기본권을 합법적으로 침해하는데, 그것이 불법적으로 행사될 때 국가 폭력이 된다. 우리 현대사의 어두운 장면은 대부분 야만적인 국가 폭력에서 비롯됐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12.3 비상계엄 내란 사건도 마찬가지다. 윤석열은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고, 주요 정치인과 진보 인사, 전·현직 법관들을 체포하려 했다. 자칫 5.18 이후 최대의 국가 폭력이 빚어질 뻔했다.

조폭과 검찰의 속성, 비슷한 측면 있어

심우정 검찰총장이 지난 3월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초동파 '바지사장' 심우정 검찰총장은 법원의 위법적 윤석열 구속 취소 결정을 기다렸다는 듯이 즉각 수용하면서 재항고 또는 항고라는 정상적이고도 정당한 형사소송법 절차를 포기했다. 상황과 대상에 따라 잣대를 달리하는 공권력의 이중성을 잘 보여준 사례다.

조직이 배출한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 충성심에서 비롯된 심 총장의 일탈은 법치에 대한 국민 신뢰를 무너뜨리고 결과적으로 내란 세력에 동조한 셈이 됐다. 내란 우두머리에게 일반인과 완연히 다른 잣대를 들이댄 것은 명백한 특혜였다.

수사기관과 견원지간인 조폭은 검찰 행태가 자신들과 다르지 않다고 비난한다. 과거에 내가 알고 지낸 원로 전국구 주먹은 "우리가 밤의 폭력 집단이라면 검찰은 낮의 폭력 집단"이라며 "똑같이 폭력을 행사하는데 우리만 맨날 당한다"라고 '하소연'했다.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강력한 검사동일체 원칙과 조직이기주의, 지독한 제 식구 감싸기는 조폭과 비슷한 면이 있다. 조직의 위상을 흔들거나 이익을 해치거나 검사들에게 '감히' 맞서려는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응징과 보복만 봐도 그렇다.

차이가 있다면 검찰은 합법적인 폭력 조직이고 조폭은 불법적인 폭력 집단이라는 점이다. 조폭 시각에서 하는 얘기지만, 일리가 없지는 않다. 흥미로운 것은 검찰에 그토록 적대적인 조폭들이 틈만 나면 검사들에게 줄을 대려 한다는 사실이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조폭의 생리다.

접대 문화가 검찰을 지배하던 시절에는 검사들이 기업가형 조폭 두목을 후원자(스폰서)로 두거나 유착관계를 형성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향응과 뇌물은 기본이고, 이권을 공유하거나, 고소나 고발, 심지어 폭력을 청부한 검사까지 있었다.

검찰과 조폭의 속성이 비슷하다고 해서 직업적 사명감으로 조폭 소탕에 매진했던 조승식, 남기춘 등 전 강력통 검사들의 노고를 폄훼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검찰 수사권 축소가 시대적 요구인 만큼 경찰의 조폭 수사를 검사가 법률적으로 점검하고 감독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무슨 파 따위의 폭력조직 이름은 자체적으로 지은 것도 있지만, 대체로 수사기관에서 임의로 만들었다. 주로 활동 지역이나 근거지, 두목의 이름 또는 별명에서 따왔다. 윤석열을 서초동파 두목이라고 부르는 것은 검찰 지휘부인 대검과 최대 화력인 서울중앙지검이 서초동에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평생 단죄권력을 누리며 합법적인 폭력을 행사했다. 무소불위의 수사권과 기소권으로 누군가의 죄는 먼지 털듯이 들춰내고 누군가의 죄는 적당히 덮어줬다. 누구는 멸문지화에 이를 정도로 가혹하게 단죄하고 누구는 관대하게 봐줬다. "검사가 수사권으로 보복하면 깡패"라는 그의 공언은 허언이었다.

서초동파의 이권은 확실하게 챙기고 조직원은 철저하게 보호했다. 검찰이 한국 사회에서 최고 엘리트 집단이고 가장 정의로운 집단이라고 믿는 검찰주의자의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 정권을 잡고 나서 자신과 가까운 전·현직 검사들을 정부와 권력기관 곳곳에 배치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검찰에서 누군가의 이름을 딴 '사단'은 대형 정치적 수사나 특별한 인사 인연에서 비롯된다. 김영삼 정부 말기 실세인 대통령 아들을 구속했던 심재륜 사단, 노무현 정부 초기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안대희 사단은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박근혜 정부 때 검찰 인사를 좌지우지한 우병우 사단은 부정적 이미지를 풍긴다. 여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을 거칠게 수사하고 민정수석으로서 박근혜 정권 쇠망에 책임이 있는 우병우 전 검사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작용한다. 윤석열 변호인단으로 활약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도 우병우 사단의 주요 인물이다.

'서초동파' 두목, 결국 대형 사고 쳤다

2017년 3월 6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박영수 특별검사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특검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홍정석 부대변인, 윤석열 수사팀장, 이규철 특검보, 박충근 특검보, 박영수 특검)유성호

윤석열 사단의 주축은 윤석열을 비롯해 2016년 말 국정농단 특검에 파견된 현직 검사 20명이다. 거기에 문재인 정부 초기 적폐 청산 수사를 주도한 검사들이 합류했다.

우두머리인 윤석열이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에 오르자 윤석열 사단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검찰 지휘부와 요직을 차지하며 특수통 전성시대를 열었다.

조국 수사 후유증으로 한동안 좌천되거나 한직으로 밀려났던 이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화려하게 복귀했다. 윤석열식 '의리 인사'의 결정판이었다. 다시 검찰을 장악한 윤석열 사단은 검찰정권의 수호자를 자처했다.

검찰 내부에서 김건희씨 의혹 수사를 두고 파열음이 새어 나온 것은 윤석열 사단의 황태자인 한동훈 전 대표가 용산과 같은 문제로 갈등을 빚기 시작한 때와 거의 일치한다. 한 전 대표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원석 검찰총장이 총대를 멨고, 대검과 중앙지검의 핵심 간부들이 동조했다.

조폭 세계로 치면 부두목이 뜻이 맞는 부하들과 함께 두목에게 반기를 든 꼴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한꺼번에 중앙무대에서 사라졌다. '좌천성 영전'이라는 말이 나왔다.

2인자 그룹의 반란을 진압한 두목은 그들에게 밀렸던 부하들을 새로운 심복으로 삼았다. 윤석열 사단 2기라 할 만한 이들은 대체로 윤석열이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지낼 때 보좌했던 검사들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벌어진, 이른바 추-윤 갈등 때 노골적으로 윤 총장 편에 서거나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찰개혁에 반기를 든 검사들이 주축이다.

물론 '원조' 윤석열 사단 중에도 건재한 검사가 적지 않다. 주가조작에 연루된 김건희씨를 무혐의 처분했다가 탄핵 소추당한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명태균 게이트 특별수사팀을 이끄는 이지형 부산지검 2차장이 대표적이다.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 합류한 최순호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과 최재순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도 윤석열 사단에 속한다. 네 검사는 모두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활약했다.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 사태 때 대검 지휘부가 보인 비상식적 행태는 조폭 집단의 의리를 떠올리게 한다. 조폭 세계에서는 우리 편 아니면 적이다. 철저한 이분법이다. 우리는 무조건 선이고 우리와 맞서는 쪽은 무조건 악이고 제압해야 할 대상이다.

서초동파 두목 윤석열은 대통령이 된 후에도 이런 조폭스러운 기질을 버리지 못하고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을 적대시하고 그 대표를 범죄자 취급했다. 세상 모든 사람을 잠재적 피의자로 여기고 심판자를 자임하는 그는 민주공화국의 지도자임에도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고 철저하게 힘의 논리에 기댔다.

그러다 결국 대형 사고를 쳤다.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명태균 게이트 등으로 부부에게 비상사태가 발생하자 국가 비상사태라고 둘러대며 외침에 맞서야 할 군을 사조직처럼 동원하고 나아가 장기 집권을 꿈꾸었다. 돈키호테 뺨치는 망상가이자 맥베스를 능가하는 모략가였다.

게다가 자신의 지시를 따랐다가 구속되거나 재판을 받게 된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발뺌하는 모습은 3류 조폭 두목의 전형이었다. 그런 비겁한 자의 명령을 거부하지 못하고 친위 쿠데타에 동원됐다가 불명예스럽게 군복을 벗게 된 고위 장교들이 불쌍할 따름이다.

'조폭 대통령' 탄생시킨 검찰의 자성 필요해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열린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내란공범 검찰해체'가 적힌 대형 깃발을 흔들고 있다.권우성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만큼 윤석열은 이제 내란죄 외에 직권남용죄나 공직선거법 위반죄 등으로도 수사받아야 할 처지다. 그에 따라 서초동파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대역죄를 저지른 자에게 충성한 자들이 여전히 요직에 앉아 있는 만큼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

서초동파의 쇄신은 마땅히 시민사회의 숙원인 검찰개혁 완성으로 귀결돼야 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서초동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활용하지 못하게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그래서 다시는 정치검찰의 칼춤으로 민주주의가 퇴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검찰개혁의 목표는 말 그대로 검찰권력 해체이고 검찰 정상화다. 검찰의 긍정적 기능은 살리되 부정적 기능은 없애야 한다. 임무와 역할을 대폭 조정하고, 불필요한 직책과 기구를 줄이고, 조직과 인원을 재정비해야 한다.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 외에도 검토할 게 많다. 이를테면 대검찰청을 해체하거나 축소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전국 검사들이 총장의 지휘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조폭 조직과 닮았다는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차관급인 대검 검사급(고검장, 검사장, 고검 차장) 자리가 너무 많고, 집무실도 지나치게 넓다. 상대적으로 한직인 고등검찰청이 존속할 필요가 있는지도 고민해 봐야 한다.

고등검찰청이 사라지면, 각 지방검찰청장이 독립적이고 대등한 위치에서 검찰 사무의 최종 책임을 지면 된다. 그 경우 검사장 직선제도 검토할 만하다. 다만 사전에 장단점을 따져본 다음 판단하는 게 좋겠다.

검찰의 부정적 면을 조폭에 비유하기는 했지만, 대다수 검사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늘 문제가 되는 것은 정의보다 출세를 지향하는 정치검사들이고 조직의 이익을 국민의 이익보다 중시하는 검찰주의자들이다. 비록 소수지만 조직의 실세인 그들이 권력과 야합하기에 검찰 전체가 욕먹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법치를 철저하게 파괴한 '조폭 대통령'을 배출한 검찰은 자성부터 해야 한다. 헌재의 탄핵 심리가 한창일 때 검찰 특수통 출신 법조인은 내게 "윤석열이 검찰을 완전히 망가뜨렸다"며 "검찰의 직접 수사권은 폐지하고 수사 지휘와 기소에 전념하게 해야 한다"고 탄식하듯이 말했다.

다가올 새 시대를 맞아 서초동파가 정의롭고 공정한 국가 기관으로 거듭나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게 되기를 바란다.

#윤석열 #검찰 #조성식의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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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월권 논란 알면서도, 한덕수 ‘대통령몫 헌법재판관’ 기습 알박기

윤 최측근이자 내란 공범 의심받는 이완규 지명도 파장…민주당 법적 조치 예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4.08 ⓒ뉴시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을 두고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는 최소한의 현상 유지에 머물러야 한다는 게 중론임에도, 한 대행이 8년 전 전례도 스스로의 발언도 뒤집는 전횡을 일삼으면서다. 

더욱이 한 대행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내란 공범’으로 지목된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또 다른 내란행위”라는 비판도 거세게 일고 있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권한대행이 행사?
헌법학자들 “위헌·월권” 입 모아 지적


이날 한 대행은 국회가 선출한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오는 18일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한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이다.  

문제는 대통령 권한대행에 불과한 한 대행이 대통령에게 부여된 인사권을 행사할 권한이 있느냐는 점이다.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에는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3명씩 인선해,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 구성 권한을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과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 그리고 견제와 균형을 위해 사법부에 각각 부여한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적극적인 인사권도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정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권한대행은 소극적인 권한 행사에 그쳐야 한다는 게 주된 법 해석이다.

헌법학자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날 민중의소리에 “한 대행은 권한대행이지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 교수는 “헌법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은 현상 유지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고, 여기서 현상 유지란 대통령이 복귀할 경우나 차기 정부의 정책 수행에 부담이나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더욱이 헌법재판관은 임기가 보장돼 있기 때문에 차기 정부에서 해임을 할 수도 없다. 결국 이 상황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차기 정부의 인사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조치를 한 것이고,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제 50여일 사이에 새 정부가 들어선다”며 “만약 재판관 임명이 절실하다면 정치권에 합의를 먼저 구하는 절차를 밟으며 자신의 월권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전혀 없이 독단적으로 임명한 것은 위헌이라고 봐야 한다”고 직격했다.

100여명의 헌법학자들이 구성한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회의’도 입장을 내고 “헌법분쟁에 관한 최종적 결정권을 가진 헌법재판관 임명과 같이 헌정질서에 중차대한 효과를 초래하는 창설적 결정권은 국민의 신임을 받은 새로운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 헌법정신에 부합하다”며 “권한대행의 월권적·위헌적 재판관 지명은 주권자 국민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 행사하려는 간접적 헌재 구성권과 새로이 선출될 대통령의 직접적 재판관 지명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은혁 임명 거부 땐 “대통령 고유권한 행사 자제가 헌법 정신”이라더니
3개월여 만에 말 바꾸고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한 한덕수


이미 8년 전 지금과 같은 논란 끝에 헌법재판관 지명을 포기한 사례도 존재한다.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대법원장 몫인 헌법재판관은 임명하면서도 대통령 몫이었던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당시 황 전 총리는 “권한대행으로서 헌법기관을 형성하는 직접적 인사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법학자들 의견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시기 대통령 탄핵심판 소추위원장이었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당시에는 “(대통령 몫인) 헌재소장은 대통령이 실질적인 임명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권한대행이 임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은 앞선 자신의 기존 입장을 뒤집는 것이기도 하다. 한 대행은 지난해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며 “대통령 권한대행은 나라가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전념하되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고 직접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만약 불가피하게 이러한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면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여야 합의가 먼저 이뤄지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 헌정사에서 단 한 번도 깨진 적 없는 관례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한 총리는 헌재가 마은혁 재판관 임명 거부는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뒤에도 형식적인 인사권도 행사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끌어 왔다. 그런데 돌연 3개월여 전 입장과 달리 국회와 협의하는 절차도 없이 대통령의 실질적인 인사권까지 행사했다. 

 

 

 

국회의장 “인사청문 요청 안 받을 것”
민주당 등 야당도 법적 대응 예고


당장 국회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위헌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헌법재판관이 임명되려면 국회의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청문회 개최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긴급 입장문을 내고 한 대행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국회는 인사청문회 요청을 접수받지 않겠다.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한 대행이 자기가 대통령이 된 것으로 착각한 것 같다”며 “토끼가 호랑이굴에 들어간다고 호랑이가 되는 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헌재의 구성은 선출된 대통령, 선출된 국회가 3인씩 임명하고 중립적인 대법원이 3인을 임명해 구성하는 것“이라며 ”한덕수 총리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다. 오바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이완규 법제처장의 경우 윤 전 대통령과 40년 지기이자, ‘내란 공범’으로 의심받는 인물이다. 이 처장은 비상계엄 이튿날 삼청동 안가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과 회동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로부터 내란방조 및 증거인멸 혐의로 고발까지 됐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를 “내란 동조세력의 헌재 장악 시도”라고 규정하며, “권한쟁의 심판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이번 지명이 원천 무효임을 밝힐 것”이라고 예고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도 기자회견을 열고 “한덕수 씨는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랬더니 내란 행위만 대행하고 있다”며 “특히 이완규 처장은 내란 공범으로 의심받고 있는 사람이다. 누가 그를 헌법재판관으로 추천했나. 관저에서 버티는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인가. 아니면 다음 대선에 나가보려고 보수의 눈도장을 받으려는 몸부림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대행은 “국회는 법적 권한을 총동원해 한덕수 씨의 망동을 막아야 한다. 즉각 본회의를 열어 한덕수 씨를 탄핵할 것을 촉구한다”며 “권한쟁의 심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직권남용 고발 등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도 보도자료를 통해 “한 총리는 대통령 놀음 당장 중단하라”며 “한 총리가 이완규 법제처장을 지명한 것은 내란 세력을 헌재에 심고자 하는 또다른 내란 행위다. 한 총리는 내란세력의 헌법재판관 알박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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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안을 18일 만에 발의하자?…우원식의 헛발질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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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5.04.07 20:45

  • 수정 2025.04.07 21:58

  • 댓글 1

윤 파면 뒤 모처럼 평온하던 국민에 '개헌 폭탄'

내용상 부적절, 절차상으로도 불가능한 '오발탄'

조기 대선 6월 3일로 확정…앞으로 불과 56일

법정 공고 기간 최소 38일 빼면 남는 건 18일

권력구조 개편까지 여야 합의? 졸속 야합 불가

이재명 "내란 종식이 먼저, 대선 뒤 신속 개헌"

사전투표 불가능한 현행 국민투표법도 장애물

조국혁신당도 반대…"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개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4.6.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일요일 낮에 느닷없이 투척한 '개헌 폭탄'은 윤석열 파면 뒤 모처럼 평온한 휴식을 취하던 시민들에게 잠시 황당함과 짜증을 안겼을 뿐 '불발탄' 또는 '오발탄'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입법부 수장의 '대선·개헌 동시 투표론'은 비록 그 의도가 순수했다고 해도 내란 종식이라는 민주 진영의 최우선 당면 과제에 필요한 동력과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대선 프레임을 '헌정 파괴 세력 심판'이 아닌 '개헌 대 반개헌 대립'으로 물타기 할 수 있으며, 주권자인 국민의 숙의 절차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즉각적인 반대 및 시민사회의 거센 비판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내용상의 여러 문제를 따지기 이전에, 대통령 선거까지 남은 기간이 너무 촉박해 애초에 개헌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은 근본적인 한계라고 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에 따라 60일 안에 실시돼야 하는 조기 대선의 선거일은 8일 열리는 국무회의를 통해 오는 6월 3일로 확정될 예정이다. 8일을 기점으로 불과 56일 뒤에 대선이 치러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헌법과 국민투표법상 헌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개헌안을 마련하고 재적의원 과반수로 발의를 한다고 해도 국민투표에 부쳐지기까지는 최소 38일간의 공고 기간을 거쳐야 한다. 국회 의결 전 헌법 개정안 최소 공고 기간 20일과, 국민투표 전 국민투표안 및 투표일 최소 공고 기간 18일이 그것이다. 그래서 우원식 의장 본인도 6일 기자회견에서 "(국민투표까지) 최소한 38일이 필요하다. 개헌특위에서 내용을 논의해야 하니까 이에 맞춰 해보려면 특위를 빨리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헌법 개정안 제안 및 의결 결과 이송에도 최소 각 1일씩 2일이 소요되지만, 편의상 이 부분을 생략한다고 해도 38일은 무조건 필요하다.

그러면 6월 3일 대선일까지 총 56일 중에서 법정 소요 기간 38일을 빼면 남는 건 18일뿐이다. 겨우 2주 남짓한 기간에 여야가 개헌특위를 구성해 각당 입장이 첨예하게 충돌할 수밖에 없는 권력구조 개편까지 포함한 헌법 개정안을 채택‧발의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계산이다. 말 그대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여야가 졸속으로 추진한다면 이론적으로 가능할지 모르지만 민주당이 '내란 잔당' 취급하는 국민의힘과 그런 야합을 할 리 없고 시민들이 수용할 리도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4.7. 연합뉴스

무엇보다 개헌의 열쇠를 쥔 제1야당 사령탑이자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개헌은 필요하지만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는 요지로 우 의장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전에 말씀드렸다. 개헌,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5년 단임제라고 하는 이 기형적 제도 때문에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부터 레임덕이 시작된다. 재평가받을 기회도 없기 때문에 국정에 안정성이 없다"며 "그래서 4년 중임제로 바꾸자, 전 국민이 공감하지 않나? 또, 때만 되면 국민의힘도 하는 이야기가 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자, 몇 년째 말만 하고 있다. 이번에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문제는, 지금은 정말 내란 종식이 먼저다. 군사 쿠데타를 통해서 국가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는 대통령이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통째로 파괴했다. 국민들의 힘으로 간신히 복구하는 중"이라며 "지금 당장은 민주주의의 파괴를 막는 것이 훨씬 더 긴급하고 중요하다. 우선은 내란 종식에 좀 집중해 줬으면 좋겠다. 개헌으로 적당히 넘어가려는 생각을 국민의힘이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사전투표가 불가능한 현행 국민투표법이 장애물로 작용하는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현재 국민투표법상으로는 사전투표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대선과) 동시에 개헌을 하려면 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본투표일에만 (투표를) 할 수 있고, 사전투표하는 사람은 개헌 투표를 할 수가 없다. 그렇게 되면 (개헌에 필요한) 과반수가 안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그러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이것이 또 시한이 있다. 이번 주 안에 처리가 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60일 안에 대선과 동시에 개헌을 하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선을 다해 국민투표법 개정을 해 보도록 노력하겠다. 만약에 국민투표법이 신속하게 합의돼서 개정이 되고 시행이 된다면 개헌이 물리적으로는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여지는 열어놨다. 또 "개헌 문제를 가지고 일부 정치 세력이 기대하는 것처럼 논점을 흐리고, 내란의 문제를 개헌 문제로 덮으려고 하는 그런 시도를 하면 안 되겠다"면서 "그러나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게재하는 문제, 또 계엄 요건을 강화해서 함부로 친위 군사 쿠데타를 할 수 없게 하는 것, 이것은 국민의힘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前文) 수록과 계엄 요건 강화 정도는 국민투표법 개정을 통해 개헌이 가능하다면 이번 조기 대선일에 바로 처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같은 극히 제한적인 '원 포인트 개헌' 수준을 넘어 우 의장이 제안한 것처럼 '권력구조 개편'까지 이뤄내는 건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결국 6월 3일까지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니 일단 대선을 치르고 난 이후에 개헌을 최대한 빨리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4년 연임제 또는 중임제, 감사원의 국회 이관, 국무총리 추천제 도입, 결선투표제, 자치분권 강화, 국민의 기본권 강화, 이런 것들은 매우 논쟁의 여지가 커서 실제로 결과는 못 내면서 논쟁만 격화되는, 어쩌면 국론 분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며 "이런 복잡한 문제들은 각 대선 후보들이 국민에게 약속을 하고, 대선이 끝난 후에 최대한 신속하게 그 공약대로 개헌을 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지금은 개헌도 중요하고 더 나은 민주주의도 중요하지만 민주주의 파괴를 막는 것, 파괴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 내란 극복이 훨씬 더 중요한 과제라는 데 초점을 맞춰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민의힘 윤상현, 나경원, 김기현 의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최소한 방어권 보장 촉구 및 불공정성 규탄과 관련해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면담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2.17 [공동취재] 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의 다른 구성원들도 반대 의사를 뚜렷하게 나타냈다. 내란 동조 세력이 개헌론을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내각제 논의'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은 데다, 위헌 정당으로 해산돼야 마땅한 국민의힘과 한 테이블에서 개헌 협상을 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거부감이 매우 강하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내란 수괴 윤석열 탄핵 이후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무엇인가? 바로 단호하고도 철저한 내란 종식"이라며 "개헌은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기득권 세력이 자신들의 권력을 연장하고 주도권을 잡으려는 내각제, 이원집정부제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개헌 논의에 참여하려면 국민의힘의 내란 종식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은 개헌을 논의하기 전에 1호 당원인 내란 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즉각 출당 조치하라. 대선후보 공천은 꿈도 꾸지 말라. 내란 종식을 위한 내란 특검, 김건희·명태균 특검 통과에 동참하라"고 엄포를 놨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지금 개헌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 매우 부적절하고 기간도 60일 정도로 대단히 부족해 졸속으로 진행될 수 있다. 국민투표제로 봤을 때 어렵다"며 "대선에서는 사전투표와 본투표가 있는데 국민투표에서는 사전투표와 본투표를 할 수가 없다. 한 곳에서만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50% 넘기도 어렵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내란 종식"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개헌에 대해서는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으로 발전시키고 실제 집권 시 임기 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하더라도 방향은 내각제가 아니라 대통령 연임제, 또는 중임제가 해답"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개별 의원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채현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은 지금 조기 대선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놓여 있다. 60일 안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민주주의 회복과 국민 통합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오롯이 감당해내야 할 시간"이라며 "이 상황에서 개헌까지 병행하자는 제안은 현실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국민 정서상으로도 무리다. 두 달 내에 경선과 본선을 치르며 동시에 권력구조 개편까지 논의하고 국민적 합의까지 이루자는 것은 지나치게 조급한 선택이다.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새로운 민주정부가 출범한 이후, 2026년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를 추진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순서"라고 짚었다.

강득구 의원은 "우원식 의장님이 정말 뜬금없이 개헌을 주장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계엄 못지않은 충격이었다. 한 번 뱉은 말씀이니 지울 수는 없겠지만 지금이라도 스스로 거두어 달라"면서 "내란의 큰불은 껐지만 대한민국은 나라도 국민도 상처투성이다. 개헌보다 먼저 무너진 민주주의를 온전히 회복하고, 국정을 회복하고, 민생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지금 국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개헌이 아니라 심판이고 회복이다. 개헌 프레임에 휩쓸리면 심판도 회복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민형배 의원은 우 의장의 개헌 주장에 '단호하게' 반대하는 이유로 크게 네 가지를 꼽았다.

첫째, 물리적으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1987년 개헌안 마련에 90일이 걸렸다. 여당과 야당, 국민적 합의 수준이 높았던 시기에 최소 석 달이 걸렸는데 정치권과 국민적 분열이 극대화한 지금 60일 동안 개헌안을 마련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만약 기어코 마련한다면 지금보다 좋은 헌법이기는커녕 더 나쁜 졸속 개헌안이 나올 수도 있다.

둘째, 정치적 선택과 집중이라는 점에서 우원식 의장의 제안은 잘못됐다. 지금은 내란 종식과 민주 정부 수립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이런 중차대한 과제에 개헌 논의를 얹어 버리면, 내란 종식과 민주 정부 수립의 역량이 분산된다. 더욱 걱정인 것은, 개헌 내용에 대한 의견 차에 따라 우리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다.

셋째, 지금 개헌 논의를 시작하는 건 내란 세력에게 도피처를 제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개헌안 마련은 모든 정당이 함께 모여 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현재 의석수만큼의 지분을 가지고 개헌 논의에 참여하게 된다. 내란당 해체는커녕 그들을 국가의 백년지대계에 정중히 참여시키는 꼴이다.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

넷째, 헌법의 주인이 국민이듯 개헌의 주인도 국민, 곧 주권자 시민이라야 한다. 지금 개헌을 한다는 것은 정치권이 제 맘대로 개헌안을 마련하고, 주권자에게는 찬반투표만 맡기겠다는 거다. 정치인보다 더 똑똑하고 더 열정적인 대한민국 국민이 이런 방식을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거꾸로 가야 한다. 주권자 시민들의 지혜와 열정에서 논의를 시작해 개헌안을 만들고,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그것을 다듬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개헌이 탄생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일인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윤석열 8대0 파면을 위한 끝장 대회' 참가자들이 거리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2025.4.4. 연합뉴스

원내 3당인 조국혁신당도 민주당과 비슷한 기조를 보였다.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우선 내란 종식과 내란 세력 일소가 우선돼야 한다. 조국혁신당은 반헌법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제안한 바 있다. 독립적인 기구로 반헌특위를 발족해 내란의 실상을 낱낱이 조사하고 내란 특검도 함께 실시해야 한다"며 "그런 연후에 국민이 안심할 수 있고 개헌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 개헌특위를 조기 대선 직후 띄울 것을 제안한다"며 "개헌 국민투표는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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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YD, 테슬라 앞질러

중국 BYD, 테슬라 앞질러

 

이인선 기자 | 기사입력 2025/04/0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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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비야디)가 테슬라를 추월해 실적을 내고 있다.

 

BYD의 1분기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 대비 58% 증가한 98만 6,098대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순수 전기차는 41만 6,388대(순수 전기차 기준 39% 증가)였다.

 

BYD는 2022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고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만 생산하고 있다.

 

반면, 순수 전기차만 생산하고 있는 미국 테슬라의 1분기 판매량은 월스트리트 증권가 등을 통해 34만~37만 7천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1분기 38만 7천 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테슬라가 시장 전망치를 달성했어도 BYD 판매량보다 4만 대 이상 뒤처지는 셈이다.

 

올해 테슬라 판매 전망치가 지난해보다 낮은 배경으로 유럽 각국에서 1~2월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이 꼽혔다.

 

실제 테슬라의 3월 프랑스와 스웨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6.83%와 63.9% 줄었다.

 

지난 3월 말 실적 발표에 따르면, BYD의 2024년 전체 매출은 7,771억 위안(약 156조 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이는 달러 기준 1천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테슬라가 977억 달러 매출을 기록한 것보다 많았다.

 

또 BYD는 올해 들어 주가가 약 45% 상승했지만 테슬라는 약 36% 하락했다.

 

BYD는 한 달 새 대대적인 신제품 출시와 기술 발표로 주목을 끌었다.

 

대부분 모델에 스마트 주행 기술을 추가 비용 없이 적용했으며, 5분 만에 400킬로미터 주행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기술도 공개했다.

 

BYD의 신형 블레이드 배터리(길고 얇은 형태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10C 충전 속도를 지원하며, 최대 1천 킬로와트의 충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10C는 배터리를 충전하고 방전할 때의 속도를 나타내는 ‘충·방전율(C-rate)’의 값으로, 10배 용량의 전류로 충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10C면 6분 만에 충전 또는 방전할 수 있다.

 

이는 테슬라 슈퍼차저(500킬로와트)의 두 배 수준이며,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고속 충전기(350킬로와트)를 크게 앞선다.

 

BYD는 올해 550만 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으며, 이 중 80만 대는 수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과 미국의 관세에도 불구하고 국제 시장 진출을 지속하겠다는 BYD의 의지를 보여준다.

 

BYD는 현재 미국에서 중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고율 관세와 스마트 주행 기술이 탑재된 전기차에 대한 금지 조치로 인해 승용차를 판매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제약 속에서도 BYD는 국제적 확장을 위한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YD는 지난 3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유럽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대규모 공급망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380개 주요 부품 공급업체에서 500명 이상의 대표가 참석했다.

 

BYD는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피하기 위한 ‘유럽 내 생산’ 전략을 강조하며 현지 부품업체와의 협력 의지를 분명히 했다.

 

왕촨푸 BYD 회장은 3월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기차 100인 포럼’에서 “전기차의 후반전 변혁 속도는 매우 빠를 것이고, 대략 2~3년만 있으면 될 것”이라며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변화도 2년이면 됐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중국 신에너지 차량 기술과 제품, 산업망은 세계를 3~5년 선도하고 있고 중국 자동차기업들은 응당 이 ‘기회의 창’ 시기를 잘 붙잡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BYD 차량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BYD코리아는 4월 3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처음으로 공식 부스를 열고, 무려 8종의 주요 전기차 모델을 공개했다.

 

연합뉴스는 6일 「중국 BYD(비야디) 인기」라는 제목으로 BYD 스포츠카를 구경하는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한국경제는 이날 “실제로 이날 BYD 부스에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해 BYD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기대감을 가지고 온 사람도, 불신을 가지고 온 사람도 실제로 차량을 둘러보고 난 후에는 놀랍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라고 보도했다.

 

BYD가 1월 16일 한국 시장에 출시한 아토3의 국내 판매가는 기본 모델 3,150만 원, 플러스 모델 3,330만 원으로 경쟁차종인 기아 EV3(기본형 3,995만 원), 현대 코나 일렉트릭(4,142만 원)에 비해 8백만~1천만 원가량 낮게 책정됐다.

 

우리나라 정부·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아토3의 실 구매가는 2,900만 원대로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국산 전기차의 경우 각종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과 달리, 아토3은 플러스 모델이 모든 옵션이 장착돼 추가 비용 부담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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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파면’ 말로만 사과하고, 징계도 없어…이런데도 대선 나서는 국힘

‘위헌’ 비상계엄 문제는 덮어두고 대선 열차부터 탑승, 윤과 절연 목소리도 소수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무처당직자 조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5.4.7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뒤에도 국민의힘은 제대로 된 사과나 후속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조기대선 열차에 오르고 있다. 헌재의 선고 직후 사흘이나 지난 시점에도 당 지도부는 “사과드린다”, “책임지겠다”는 말만 반복할 뿐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과하는 것인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내란 동조·옹호로 일관한 국민의힘을 겨냥해 대선 후보를 내서는 안 된다는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거리낌 없이 ‘대선 승리’까지 운운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집권 여당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엄중한 사태를 불러온 것에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헌재의 결정을 무겁게 수용하면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이후 대부분의 발언은 헌법재판소의 결정문 속 극히 일부분에 해당하는 야당에 대한 언급을 확대해석하며,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파상공세로 채워졌다. 심지어 권 원내대표는 “다가오는 조기 대선은 이재명과 민주당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이재명 세력의 폭주를 막아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사과를 하면서도 위헌으로 결론 난 비상계엄에 대한 언급은 철저히 피하고 있다. 이들이 하는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이유다.

탄핵 인용 선고가 나온 지난 4일에도 당 지도부는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국민의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나게(권성동 원내대표)” 된 부분을 사과했다.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민주주의를 짓밟은 점이나 비상계엄이 사회 전 분야에 미친 악영향, 무엇보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난 4개월을 광장에서 싸워야 했던 시민에 대한 사과는 전혀 없었다.

사과에 따른 후속 조치도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해 비상계엄 직후 추진됐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출당 조치는 비대위 출범 후 없던 일이 됐고, 대통령 파면 뒤에도 이 같은 분위기는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당 차원의 조치를 언급한 목소리는 극소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전히 조경태, 김상욱 의원 등 일부 의원만 윤 전 대통령의 출당 등 당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회의 후 기들과 만나 “저희 당의 주류적인 분위기는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며 “대통령과의 관계는 명시적으로 하는 것보다 물 흐르는 대로 갈 것이다. 여론과 지지자들의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보고 저희도 결단할 부분이 있으면 그때 가서 판단하는 것이고, 윤 전 대통령 본인 생각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권 비대위원장은 “해당 행위에 대해 아주 엄격하고 가혹하게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는데, 신 대변인은 ‘해당행위’의 예시로 “당의 공식 입장에 현저히 반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거나, 대선 과정에서 우리 후보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해 왔던 일부 의원들을 겨냥한 경고성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비상계엄 국면에서 ‘윤석열 호위무사’로 거듭난 윤상현 의원은 아예 ‘윤 전 대통령의 선택에 맡기자’는 주장을 폈다. 윤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에게 시간을 드리면 그분이 다 알아서 한다”며 “탈당하라 뭐 하라 그렇게 얘기하지 않는 게 우리가 모셨던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고 말했다.

극우단체 집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헌재 등을 때려 부수자’고 선동한 의원들에 대한 조치가 이뤄질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당 의원총회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의견을 밝혔던 의원들이 당론을 어겼다며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상욱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대통령이야말로 우리 당의 당헌에 정면으로 위배한 경우”라며 “당연히 징계가 이뤄져야 할 최우선 대상자”라고 꼬집었다. 조경태 의원 역시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헌·당규에 법률을 위반할 경우 제명 또는 탈당을 권유하게 돼 있는데 법률보다 상위에 있는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에 대해서는 좀 더 단호함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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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종식 먼저” 이재명에 중앙일보 “개헌이 진정한 내란 종식”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기 대선 개헌 투표 거절한 이재명 대표

조선일보 “대선 승리에 장애물 될까 개헌 반대하나, 입장 달라져”

경향신문 “당장 대선·개헌 병행 물리적으로 쉽지 않아, 비현실적”

지지층 결집 나선 尹, 조선 “상당수 국민 눈에 거북하게 보일 것”

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5.04.08 07:29

▲ 7일 당 최고위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 사진=민주당

조기 대선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하자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을 놓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조선일보·중앙일보는 이재명 대표의 결정을 비판하며 개헌 추진을 촉구했고 경향신문·한겨레는 60일도 남지 않은 ‘장미대선’에서 개헌을 추진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봤다. 한국일보는 개헌을 할 것이 아니라면 이 대표가 “극단적 대결 정치를 끝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은 민주주의의 파괴를 막는 것이 훨씬 더 긴급하고 중요하다”며 “개헌은 필요하지만,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투표법 개정으로 “5·18 광주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방안이나 계엄 요건을 강화해 함부로 군사 쿠데타를 할 수 없게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여지를 뒀다.

중앙 “무엇보다 개헌은 내란을 덮으려는 시도가 아니다”

조선일보는 8일자 6면 <수차례 개헌 제안한 이재명, 집권 가능성 커지자 “다음에”> 기사를 내고 이 대표의 입장이 지난 대선 때와 달라졌다고 비판했다. 8일 <李 대표, 대선 승리에 장애물 될까 개헌 반대하나> 사설에서도 “3년 전 대선 때 4년 중임제 개헌과 이를 위한 임기 1년 단축을 약속하며 개헌에 적극적이던 모습과 달라졌다”고 했다.

▲ 8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역대 개헌 논의를 보면 유력한 대선 주자들은 ‘개헌은 대선 이후에 논의하겠다’고 한 뒤, 당선되고 나면 자기 임기 중 개헌에 반대해왔다”며 “이 대표가 눈앞에 다가온 선거 승리에 개헌론이 장애물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고려를 하는 것이라면 그야말로 기우라고 할 수밖에 없다. 상당수 국민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개헌에 동의하는 것이 왜 대선 경쟁에 방해가 되겠나”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개헌이 진정한 ‘내란 종식’이다>에서 “이 대표의 동의가 없으면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이런 인식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 8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무엇보다 개헌은 내란을 덮으려는 시도가 아니다. 우원식 의장은 비상계엄 당일 국회 담장을 넘어들어가 계엄 해제를 위한 본회의를 개최한 인사다. 이런 사람이 왜 내란을 덮으려 하겠나”라며 “개헌은 후진적 권력 시스템을 개선해 국가 발전을 도모하려는 초당적 대계(大計)이지 특정 정파의 정략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지만, 이 대표와 민주당은 아직도 입만 열면 ‘내란 종식’을 얘기한다. 당 일각에선 국민의힘을 내란정당으로 몰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마치 민주당의 장기 집권이 내란 종식이란 뉘앙스”라고 지적했다.

이는 국민의힘을 놓고 <헌법 파괴범 옹호 정당은 개헌 말할 자격 없다> 사설을 낸 한겨레 논조와 엇갈린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국민의힘은 ‘헌법 파괴범’ 윤석열과 결별하기는커녕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길 바란다’는 그의 말을 전파하는 등, 옹호 행태를 버리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 당론도 사과하지 않고 있다. 헌법을 보호하지 못한 정당, 헌법 위반자를 옹호하는 정당이 헌법을 고치겠다고 큰소리치는 건 언어도단”이라고 했다.

▲ 8일자 한겨레 사설.

아울러 한겨레는 “개헌은 내용과 시기뿐 아니라, 국민적 공감대와 논의 주체의 정당성까지 두루 따져서 추진할 문제”라며 “헌법 개정을 속도전처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고 기간 등 절차를 압축하더라도 한달 안에는 헌법 개정안이 마련돼야 한다. 그 기간 내에 국민적 공감대를 거쳐 정치권이 합의안을 도출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경향신문도 8일 <개헌, 대선 공약과 로드맵 내놓고 구속력있게 논의하길> 사설에서 “당장 대선·개헌 병행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개헌 국민투표를 위해선 최소 38일간의 공고기간이 필요해 늦어도 이달 말까진 개헌안이 마련돼야 한다. 87년 개헌안 마련에도 두 달 넘게 걸린 것을 감안하면, 권력구조 개편과 분권적 개헌안을 그때까지 속전속결하기 쉽잖고 자칫 졸속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이재명, 개헌이 아니라면 극단적 대결 정치 끝낼 대안 뭔가> 사설에서 “물론 진정한 내란 종식은 12·3 비상계엄 선포의 실체적 진실이 명백히 밝혀지고 단죄가 이뤄져야만 가능하다”면서도 “내란 종식과 개헌을 선후 문제로 볼 일도 아니고 파괴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공통된 여정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선·개헌 동시투표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면, 이 대표는 극단적 대결 정치를 끝낼 대안이 뭔지 구체적 방법론과 로드맵을 제시하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고 했다.

‘사저정치’ 尹에 조선 “당에도 도움 되지 않을 것”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후에도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를 내는 등 ‘사저 정치’를 할 가능성이 나오자 조선일보도 “상당수 국민 눈에 거북하게 보임은 물론 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8일 <野는 점령군 행세, 與는 네 탓 삿대질, 尹은 사저 정치>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국민의힘에 ‘정당 해산’을 주장하는 민주당이 “벌써 대선에서 승리한 양 점령군 행세를 하는 모습으로 비칠 것”이라고 비판한 뒤 “국민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기는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해당 행위에 ‘엄중 대응’을 밝힌 권영세 비대위원장을 언급하며 “그 이면에는 최근 김상욱 의원이 윤 전 대통령 파면 당일을 민주주의 기념일로 삼자고 주장하자, 친윤 측에서 징계를 요구하면서 불거진 당내 갈등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양측 모두 할 말이 있겠지만 지금 국민의힘이 다소간 이견도 포용하지 못하고 친윤(親尹)·비윤(非尹)으로 나뉘어 분열할 만큼 여유 있는 처지인가”라고 했다.

▲ 8일자 한국일보 6면 사진기사.

그러면서 “이런 국민의힘의 내분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윤 전 대통령 스스로 행동을 삼가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야기한 국정 혼란으로 국민은 이미 유무형의 수많은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그 때문에 대통령 탄핵심판을 거쳐 조기 대선까지 치르게 됐다. 이 모든 일을 초래한 윤 전 대통령이 사저 정치에 시동을 건 것처럼 비치는 것은 상당수 국민 눈에 거북하게 보임은 물론 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6면 <승복 대신 사저정치 시동… ‘위험한’ 尹의 행보> 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행보가 “8년 전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사하다”며 “하지만 파장을 감안하면 훨씬 더 위험한 상황이다. 파면 직후 구속된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윤 전 대통령은 당분간 불구속 상태라 행동반경이 넓다. 특히 일부 극렬 지지층이 확고한 데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국민의힘 당권을 쥐려는 보수 유력 주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호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 검찰 소환 초읽기… 동아 “수사 서둘러라”

이제는 ‘일반인’이 된 김건희 여사를 향한 검찰의 수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한겨레는 1면에 <‘공천개입 의혹’ 김건희, 검찰 소환 초읽기> 기사를 내고 “검찰이 김건희 여사 직접 조사 방침을 정하고 지난 2월부터 김 여사 쪽과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7일 확인됐다”며 “김 여사가 명씨와 나눈 텔레그램 등 메시지와 통화 녹음이 앞서 여러차례 공개된 만큼 검찰 내부에서도 김 여사에 대한 대면 조사는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관련기사

▲ 8일자 조선일보 3면 기사.

동아일보는 <명태균, 채 상병, 도이치… 尹에 막혀 지체된 의혹 수사 서둘라> 사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의혹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 의문을 가진 이들이 많다. 정치 일정과 무관하게 검찰과 공수처, 이들이 못하면 특검 수사를 통해서라도 묵은 의혹들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를 정치적 프레임으로 해석했다. 3면 <尹 재구속, 김건희 특검, 내란 공범 수사… ‘적폐청산 시즌2’ 예고>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내란 종식’ 앞세운 이재명” 부제목을 달면서 “이 대표와 민주당이 내건 내란 종식은, 정치 보복과 사정 광풍으로 나라를 뒤집었던 문재인 정권 적폐 청산 시즌 2가 될 것”이라는 국민의힘 관계자 인터뷰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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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오디션까지…윤석열 탄핵 최종변론 막전막후

[국회 법률대리인단 총괄 김진한 변호사 인터뷰 ①] "재판부뿐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서 설명하는 게 중요했다"

사회 박소희(sost) 사진이정민(gayon)

25.04.08 06:48최종 업데이트 25.04.08 07:03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사건'의 국회 측 법률대리인단 실무 총괄 김진한 변호사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정민

더 이상 대통령은 없다. 중대한 헌법 위반으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해 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만 있다. 하지만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말은 호락호락 나오지 않았다. 국민들이 지켜낸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를 법의 언어로 통역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김진한 변호사(57·법무법인 클라스한결)는 국회 쪽 법률대리인단 실무 총괄을 맡아 그 통역 전반을 주도했다. 12년 간 헌법연구관으로 재직하고,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내다 뒤늦게 독일 유학까지 다녀오는 등 평생 헌법에 천착한 그에게 대통령 탄핵심판 참여는 소명처럼 다가왔다. 그만큼 '헌법을 지켜내야 한다'는 절박감도 컸다. 결과는 '8대 0,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모든 탄핵소추 사유가 받아들여졌다.

선고 후 주말을 지내고 7일(월)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 변호사는 "(선고 후) 푹 잤다"며 후련하다는 듯 웃었다. <오마이뉴스>는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대통령이 오염시킨 헌법을 그와 동료들이 어떻게 지켜내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속사정을 들었다. 탄핵심판 선고 후 첫 인터뷰였다.

"몰카로 알았던 계엄… '소명' 이겠거니 해서 법률대리인단 총괄 수락"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오후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경찰 병력이 여의도 국회를 에워싸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유성호

- 12월 3일 밤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집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무슨 프로그램인지는 기억 안 나는데, 전혀 상관없는 프로그램에 자막으로 '비상계엄 선포'라고 떠서 '몰래카메라인가?' 하던 중에 기자들로부터 계속 전화가 왔다. 그 다음에 채널을 돌려가며 상황을 보는데 TV조선에서 '국회에 국회의원들이 지금 못 들어가고 있다. 아마 비상계엄 포고령에서 정치 활동 금지라는 내용이 있어서 그에 따른 조치인 걸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마침 한 기자한테 전화가 와서 '이런 보도가 나가는데 명백한 오보다. 다른 기자들에게 이렇게 보도하면 안 된다고 알려달라. 국회는 비상계엄을 선포해도 절대 건드릴 수 없는 기관이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를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는 기관이 국회이고, 그러려면 국회의원들이 국회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를 막는 것 자체로 중대한 헌법 위반이다. 포고령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공유해달라'면서 밤을 보냈다."

- 그리고 12월 14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국회 쪽 법률대리인단이 됐다.

"제가 헌법전문가이고 헌법재판 사건도 제법 해서 연락 올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고, 그러면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만났더니 총괄을 맡아달라고 해서 고민했다. 제가 변호사 경력은 길지 않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이 커다란 사건의 대리인 구성을 법원장 출신이라든가 유명한 변호사로 하게 되면 중요한 헌법적 관점을 놓친 채 진행될 수 있다. 그러면 제가 중심을 잘 잡고 가라는 소명이겠거니 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맡았다.

그 다음 요청은 '팀을 구성해달라'였는데, 더 부담이었다. 일단 제가 좋아하고, 실력도 제일 좋고 믿을 수 있는 장순욱 변호사가 떠올랐다. 장 변호사는 판사 출신이고 변호사 경력도 많으니 증거조사 부분은 아예 맡겨도 됐다. 또 아주 성실한 사람들로 팀이 만들어졌다. 정말 팀워크가 좋았다. (탄핵심판 기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주 토요일 오전 9시에 모여서 3시간씩 회의를 했고 증거조사팀과 본안팀으로 나눠서 증거조사팀은 장 변호사, 본안팀은 저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영상 공개 없었다면 설득력 떨어졌을 것… 전 국민 다 봤다"

- 사실상 첫 기일이었던 2차 변론 PPT가 화제였다.

"전 국민이 다 보는 재판이라는 점을 계속 염두에 뒀다. 재판부 설득만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이 사안이 어떤 사안이고 대통령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국민 눈높이에서 잘 설명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여겼다. 쉽고, 중요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설명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헌정질서, 국헌문란 등을 굉장히 커다란 일로 이야기하지 않나. 정작 그게 무엇인지는 법률가한테 물어봐도 막연하다. 국헌문란이 중대한 범죄, 중대한 헌법 위반인 까닭은 단지 헌법이 최고법인데 위반해서, 국가기관을 침범해서가 아니다. 헌법은 우리를 지키는 시스템인데 이 시스템을 가장 해로운 방법으로 붕괴시키는 것이 국헌문란이고, 중대한 범죄이자 중대한 헌법 위반이다. 이걸 막지 않으면 또 다른 권력자가 비슷한 행위를 할 것이 너무나 명백하다. 다시 한번 우리와 자손들의 자유가 침범당한다. 지금 막지 않으면 큰일이다. 그것이 헌법의 기능이다. 이 설명을 하고 싶었다."

- 박근혜 사건과 다르게 이번에는 전체 변론이 유튜브로 공개됐다. 부담스럽진 않았나.

"그렇지는 않았다. 국민들이 혹시나 영상을 볼 기회가 있다면, 헌법을 좀더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교육자료가 됐으면 했다.

또 헌재가 전체 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면 이 헌법재판의 설득력은 상당히 떨어졌을 거다. 상대방(대리인단)도, 피청구인 스스로도, 자기가 갖고 있는 생각을 충분히 밝힐 기회를 줬고 영상이 국민 모두에게 전달되는 통로였다. 적법절차 원칙이 굉장히 중요했고, 헌법재판의 결론이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중요한 포인트였다는 점에서 (영상 공개는) 꼭 필요했다. 다만 변론준비절차는 양측이 재판을 어떻게 진행할지 협의하는 과정인데 그것까지 공개되니 저쪽에서 선동의 장으로 활용했다. 공개할 부분과 하지 않을 부분을 나누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맨날 우는 사람 아닌데…" 그가 울컥했던 이유

"(경고성 계엄은) 원래 논박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국민들이 보고 있기 때문에 방치할 수 없었다. 또 선거 부정은 쟁점이 아니었다. 그런데 가만 놔둘 수 없었다. 국민들이 점점 부정선거 주장에 끌려들어가고 있었다. 지식인들조차."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사건'의 국회 측 대리인단을 총괄한 김진한 변호사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났다.이정민

- 윤 대통령 쪽이 '경고성 계엄'을 운운하고 부정선거에 하이브리드전까지 말하는 모습은 재판관을 설득할 목적이 아닌 것 같았다. 그럼에도 상대방으로서 여기에 논박을 해야 했는데.

"(경고성 계엄은) 원래 논박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너무나 비헌법적인 이야기였고, 그 주장을 하는 사람들조차 너무 부끄럽지 않을까 생각하며 들었다. 하지만 국민들이 보고 있기 때문에 그냥 방치할 수 없었다. 언젠가 제가 헌법 위반의 중대성에 관한 PPT를 한 다음 어느 기자가 전화해서 '감사하다. 이번 PPT를 보고 역시 (윤 대통령은) 탄핵돼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더라. 그래서 '이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라면 전문성이 있는 분인데 왜 이제야 느꼈냐'고 물었더니 '저쪽에서 계속 저런 얘기를 하니까 헷갈린다'더라. 그러니 국민들은 얼마나 더 헷갈리겠나.

더군다나 헌법 전문가라는 분들이 글 쓰고 인터뷰하면서 '대통령이 그럴 수도 있지'라고 하는 상황이니까, 우리가 재판과정에서 국민들을 설득해야겠다는 생각에 경고성 계엄 이런 부분은 따로 떼어냈다. 진술보다는 효과적인 PPT로 했고, 저쪽이 하도 엉뚱한 비유를 들어서 공격하니 우리도 '맥베스가 왕을 칼로 찌르고 5분 있다가 다시 빼라고 해서 뺐는데 무슨 죄라고 하냐고 주장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또 선거 부정은 쟁점이 아니었다. 만약 선거 부정이 만연했다면 수사와 재판을 통해 교정되어야 하는데 군 병력을 선관위에 침입시킨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가만 놔둘 수 없었다. 국민들이 점점 부정선거 주장에 끌려들어가고 있었다. 지식인들조차. 본격적인 문제를 제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선거 부정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는 대통령이고 권력이다. 선관위야말로 선거를 지키기 위해서 만든 기관인데 지금 거꾸로 권력자가 선관위에 선거 부정 혐의를 뒤집어씌워서 민주주의를 파괴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관련 기사 : 직접 나와 '부정선거' 꺼낸 윤석열...국회측 "기이하고 무책임" https://omn.kr/2byhr).

효과가 있었는지, 당시 대통령 윤석열이 출석한 첫 기일이었는데 '제가 음모론을 제기하는 게 아니라 팩트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가보라고 했다'고 하고, 대리인단의 톤도 낮아지더라. 아마 선거 부정 주장이 본인에게도 유리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피청구인 스스로 볼륨을 조절한 것 같다. 그래도 계속 그 주장이 나와서 이원재 변호사가 증인신문을 제대로 준비해서 상대방을 공박했다."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제1경비단장이 2025년 2월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헌법재판소 제공

- '국회에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지시를 증언한 조성현 대령(수방사 1경비단장)에게 감사를 표했다. 재판 후 재차 소회를 밝히며 눈물도 보였더라.

"조성현 대령이 아니었다면, 그와 같은 군인들이 아니었다면 정말 위험했다. 부하를 지키고자 하는 지휘관의 마음, 시민들도 지켜야 하는 마음, 그런 마음들이 군인으로 평생 살아온 사람이 '명령을 지켜야 한다'는 갈등을 이겨내게 만들었다. 그 결단이 너무 고마웠다. 그들이 혹시나 잘못된 길로 갔다면 순식간에 상황이 뒤바뀌고 우리나라 헌법은 거기서 무너져버릴 수 있었다. 심한 갈등 속에서 그 판단을 해줘서 꼭 고맙다는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조 대령 이전에 이진우 전 사령관 증인신문을 보며 깊은 연민을 느꼈다. 동생 같은 사람이, 나라를 위해 평생 군 복무를 열심히 했던 사람이,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서 구속됐다. 또 증언을 들어보니까 나름 균형을 지키려고 애를 썼던 측면도 있더라. 그게 안타까워서, 헌법에 규정된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무시하고 명령을 내린 권력자들에게 여러 감회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불행한 군인'이란 표현을 썼다. 그런데 굉장히 반발하더라. 이 전 사령관도 처음에는 반성하는 입장이었고 수사기관에서도 그런 진술을 했는데, 구도가 출렁인다고 생각하니 입장을 바꾼 걸로 보였다.

반면 조 대령은 훨씬 더 당당하게 진실을 밝혔고, 처신도 너무나 용감해서 꼭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때는 울컥했다. 하지만 밖에 나왔을 때 눈물은, 사실 그날 바람이 많이 불고 날이 차서 글썽글썽한 거였다. 그런데 '눈물을 보였다'는 동영상이 나오면서 '울보 변호사'가 됐다."

- 선고 날 장순욱 변호사랑 포옹하면서는 안 울었나.

"그때는 안 울었다. 제가 맨날 우는 사람은 아닌데(웃음), MBTI 검사를 해보면 아마 F는 확실할 것 같다. 감정이 풍부하긴 하다."

화제의 최종변론, 사실은… "오디션 합시다"

"제일 자랑스러운 부분이 최종변론 기획이다. 제가 좀 혼날 각오를 하고 '다양하게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각각 원고를 읽고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키워달라고 했고 다들 고쳐줬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사건 국회 대리인단 총괄을 맡은 김진한 변호사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정민

- 최종변론도 화제였다. 민주공화국과 헌법의 가치와 원칙만이 아니라 군인 아들을 둔 아버지의 걱정, 아이들과 역사, '시인과 촌장'의 노랫말까지 언급했는데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하다.

"제일 자랑스러운 부분이 최종변론 기획이다. 우리는 항상 저쪽이 언제든, 어떻게든 소송을 파탄시켜 정당성을 떨어뜨리는 시도를 하리라고 우려했다. 그런데 변론 막바지에 문형배 재판관이 '다음 변론에서 중간 정리를 하면 좋겠다'고 하기에 '재판부는 상대방의 최종변론 거부를 미리 준비한 것'이라고 예측했고, '그렇다면 실질적인 최종변론으로 준비하자'고 계획해서 그동안 못했던 쟁점 주장 PPT를 하고 김이수 대표가 마지막 발표를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저쪽에서 최종변론에 순순히 응하더라. 또 박근혜 탄핵사건에선 최종변론에 1시간을 줘서 우리는 거기에 맞추기로 계획했다. 그런데 저쪽이 '2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문형배 재판관이 '그러면 여기(국회 쪽)도 2시간 하세요' 했다. 고민이 시작됐다. '이미 최종변론을 했는데 같은 내용을 반복하면 국민들한테 예의도 아니고 아무런 설득력이 없다. 어떻게 채우지?'

그런데 저는 예전부터 대표 세 분(송두환, 김이수, 이광범)만 하면 너무 밋밋하겠다고 생각했다. 민주주의 문제, 헌법을 지키는 문제는 다음 세대한테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또 거리에서,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분들의 구성을 봐도 젊은 여성이 많다. 그들의 목소리를 담기에는 세 분 대표만으로는 상징성이 부족하다 싶어서 젊은 사람들을 넣고, 여성 변호사들도 같이 최종변론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변론) 시간이 탁 늘어나니까. 제가 좀 혼날 각오를 하고 '다양하게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 왜 혼날 각오까지 했나.

"불쾌할 수도 있지 않겠나. 하지만 다들 흔쾌히 동의해서 제가 '대표 세 분 제외하고 나머지는 오디션 합시다' 했다. 최종변론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각자 원고를 보내라고. 대표까지 총 17명인데 모두 다 사실은 참여하고 싶지 않겠나. 하지만 다 할 수 없으니까 이 사건에 대한 자신의 관점, 개인적인 이야기,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각각 써서 보내달라고 했다.

그런데 탄핵심판에 관해 이야기하라고 하면 다 비슷하다. 비상계엄이 느닷없이 있었고, 민주주의를 지켜야 하고, 헌법을 사랑한다고 끝난다. 이대로면 8명이 다 똑같은 얘기를 하는데 아무런 설득력이 없고 지루한 변론이 된다. 그런데 도착한 원고들에서 그런 방향이 느껴졌다. '또 중복되고 있구나.' 그래서 각각 원고를 읽고 제가 거기서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여태까지 하지 않았거나 설득력 있는 부분, 국민에게 감동 줄 부분을 지적하면서 키워달라고 했고 다들 고쳐줬다."

- 반면 대통령 쪽 대리인단에선 김계리 변호사의 '저는 계몽됐다'는 말이 주목받았다.

"그쪽 주장은 우익들, 어쩌면 극우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호소력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변론을 하고자 하는 의도였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변론을 하는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무너뜨리는 변론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윤리적으로도 옳지 않다. 저쪽 변론 중 일부는 그런 변론이었다. 선거 부정이라든지, 계몽령이라면서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려는 변론들은 헌법에 대한 국민들의 신념 자체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변론이다. 더군다나 온 국민이 보는 변론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런 변론을 해선 안 됐다."

[인터뷰 ②]"내란죄 철회 입구 넘는 순간… 이기겠구나"로 이어집니다.

국회측 변호인단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이 선고 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영민, 전형호, 이원재, 김현권, 성관정, 장순욱, 이광범, 김정민, 김이수, 김남준, 송두환, 서상범, 박혁, 김진한, 김선휴, 이금규, 권영빈 변호사.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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