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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 연기부터 수사관 교체 요구까지...뻔뻔한 윤석열, “당장 구속해야”

  • 한경준 기자
  •  
  •  승인 2025.06.3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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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28일, 출석 1시간 연기
수사관에겐 “가해자가 피해자를 조사하냐”
2차 출석 요구에 “건강권 보장과 방어권 준비에 부족한 시한”

내란특검 대면조사를 마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서 나와 귀가하고 있다. ⓒ뉴시스
29일 내란·외환특검 대면조사를 마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귀가하고 있다. ⓒ뉴시스

내란·외환 수괴 윤석열이 특검 수사 과정에서 출석 시간 미루기, 비공개 수사, 수사 담당 거부 등으로 어깃장을 놓고 있다. 1차 수사 후 기자가 “본인이 검사 시절에 수사 담당 변경 요청이 있으면 받아들이셨겠냐?”고 묻자 윤석열은 급히 자리를 피했다. 수사 과정에서 특권을 요구하고 소송 남발로 지연 전략을 쓰는 윤석열을 반드시 구속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출석 시간 늦추기, 비공개 출석 요구

지난 25일, 내란·외환 혐의로 특검이 윤석열을 대상으로 청구한 체포영장을 법원 기각했다. 법원은 윤석열이 수사에 출석할 의사를 표현했다며 체포영장 발부 이유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윤석열에게 6월 28일 오전 9시까지 자진 출석할 것을 요구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특검팀은 또한 출석에 불응할 시 추가 영장을 발부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은 특검이 제시한 6월 28일 오전 9시 출석 요구에 조건을 걸었다. 오전 9시는 부적절하다며 1시간 늦춘 오전 10시 출석을 요구했고, 지하 주차장을 통한 비공개 출석을 허용하라고 요구했다.

특검은 공정성과 투명성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윤석열 측은 비공개 출석을 허용하지 않으면 출석하지 않겠다고 공식 의견서를 제출했다. 특검은 일부 동선 조정만 허용하고 지하 주차장 출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사관 교체 요구로 3시간 수사 지연

28일 오전 10시 14분, 윤석열은 내란·외환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검은 불법 계엄 문건 작성 지시와 군 수뇌부에 사전 보고 여부 등을 두고 오전 수사를 진행했다. 윤석열은 이에 대해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수사를 마친 특검은 오후 1시 30분부터 2차 신문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윤석열은 점심 식사 후 박창환 총경을 지목해 “불법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던 인물”며 수사관 교체를 요구했다. 또한 “박창환 총경이 자신을 체포하려 했던 인물”이라며 “가해자가 피해자를 수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수사가 3시간 가량 지연됐다.

연이은 일정 변경 요청… ‘시간 끌기’ 논란

 

특검은 28일 1차 수사 직후, 수사 공백 최소화와 핵심 쟁점 보완을 이유로 6월 30일 오전 9시 재출석을 통보했다. 윤석열 측은 건강권과 방어권 보장을 위해 7월 3일 이후로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검은 하루 늦춘 7월 1일 오전 9시로 다시 출석을 통보했지만, 윤석열 측은 7월 3일을 재차 요구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출석 일정 결정 권한은 특검에 있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 요구 불응 시 강제수사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석열은 비공개 출석, 수사관 교체, 일정 연기를 요구하며 수사 무력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박지영 특검보는 6월 30일 공식 브리핑에서 “수사관 교체와 수사 지연이 수사 방해 혐의에 해당할 수 있다”며 윤석열의 몽니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석열, 구속수사해야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국민을 기만한 꼼수 출석이고 또 하나의 쇼에 불과했다”며 “이제는 구속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특히 "특검은 즉각 강제 수사에 나서야 한다"며 "이제는 단호하게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는 ”(윤석열은) 군대를 동원해 내란·외환의 죄를 범하고도 뻔뻔하다“며 ”특검 90일만 피하면 될 거라는 생각부터 버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내란·외환 특검은 조사를 거부하는 윤석열을 당장 체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은 이미 구속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더 이상의 시간 끌기는 국민 모욕일 뿐이다. 특검은 즉각 구속수사로 전환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한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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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조약, 12만 북 노동자 송출 합의가 핵심

[통일뉴스 월례강좌] 박종수 전 북방경제협력위원장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5.06.29 15:14
  •  
  •  댓글 0
 
박종수 동북아공동체문화재단 상임대표는 6월 10일 오후 6시 서울 청계천로 전태일재단 2층 공연장에서 열린 통일뉴스 월례강좌에서 ‘러시아의 대외정책과 북러관계’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박종수 동북아공동체문화재단 상임대표는 6월 10일 오후 6시 서울 청계천로 전태일재단 2층 공연장에서 열린 통일뉴스 월례강좌에서 ‘러시아의 대외정책과 북러관계’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대러 제재 1402개 품목 빨리 해제해야”

“2024년 6월에 푸틴이 평양을 방문해서 (북러)조약을 체결할 때, 바로 일주일 전에 모스크바에 있었다. 그때 제가 확인한 게 뭐였냐?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것은 러시아에 북한 노동력 송출 문제다. 12만 명 정도 된다고, 북한이 그걸 강하게 요구했다고 들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박종수 동북아공동체문화재단 상임대표는 6월 10일 오후 6시 서울 청계천로 전태일재단 2층 공연장에서 열린 통일뉴스 월례강좌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로씨야련방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북러조약)에 대해 군사동맹에 주목하는 일반적 해석과는 달리 경제협력, 특히 북한 노동력 송출 문제에 눈길을 돌렸다.

박종수 상임대표는 모스크바 체류 당시 ‘12만 북 노동자 송출 합의’ 내막을 미리 알아냈다고 말하고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 같은 대도시는 한 3~400백만 명이 항시 부족하다”며 “북한 노동력이 최고다. 근면하지, 어디 이탈할 가능성 없지, 그러니까 러시아 입장에서도 좋은 거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북한은 노동력이라는 게 군 병력과 겸용으로 이중용도”라며 정식 ‘노동 비자’로 합법적인 송출이 이루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전후 복구 작업에 10년 이상이 걸리는데 가장 우수한 노동력이 바로 북한 노동력”이라고 말했다.

또한 “빨리 우리도 전후 복구에 참여할 준비를 해야 된다”며 “대러 제재 1402개 품목 빨리 해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미 제재 해제에 착수했고, 유럽국가들도 따라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또한 “북한 핵의 모든 것은 다 러시아가 지원해 준 거다”며 “원래는 평화적으로 원자력 발전을 위해서 지원을 해 줬는데, 소련이 해체되는 그 와중에 이걸 핵무기로 전환해 버린 거다”고 말하고 “제가 2009년에 모스크바 대사관에서 명예퇴직을 했는데, 그때까지 영변 핵 발전소에 러시아 전문가들이 파견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러시아 지역외교 순위서 미국과 유럽은 완전히 뒤로 밀려

러시아통인 박종수 상임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면서 채택된「러시아연방 대외정책개념」에 주목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러시아통인 박종수 상임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면서 채택된「러시아연방 대외정책개념」에 주목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구 레닌그라드 대학)에서 박사를 받고 주러시아대사관에서 공사를 지낸 박 대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구 KGB(국가보안위원회) 출신과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출신 인맥을 두 축으로, 표토르 대제가 내세웠던 ‘강한 러시아 건설’(부국강병)을 목표 삼아,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유라시아 주의’를 표방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러시아는 강력한 중앙집권 시스템과 러시아 정교를 기반으로 한 ‘신정 정치’에 토대한 ‘국가 자본주의’라고 규정했다.

특히 대외정책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면서 2023년 3월 31일부로 76개 항의 「러시아연방 대외정책개념」을 다시 채택해 이전과는 완전히 확 바뀌었다”며 “지역외교정책 순위를 기존의 미국‧유럽 등 서방 중심에서 근외, 북극, 유라시아 및 글로벌 사우스로 대폭 수정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러시아연방 대외정책개념」에 명시된 지역외교정책 우선순위는 근외(중앙아시아), 북극, 유라시아 대륙(중국‧인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이슬람 세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연안지역, 유럽 지역, 미국과 앵글로색슨 국가들, 남극 순으로 명기됐다. 미국과 유럽국가들이 뒤로 밀리고 ‘북극’이 앞자리를 차지한 대목이 확연히 눈에 들어온다.

또한 새로운 대외정책개념에는 ‘핵 강대국 사이에 충돌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적시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핵사용 조건을 완화하면서 제3차 대전 가능성을 노골화한 대목도 가볍게 지나칠 대목은 아니라고 봤다.

박 대표는 우리로서는 기존 「러연방 대외정책개념」(2000.6)에는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러시아의 등등한 참여 보장과 등거리 관계 유지’를 천명했지만 이번에는 한반도에 대해 일체 언급이 없다고 짚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방탄차량 ‘아우루스’를 선물한 사례를 들며 “북미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트럼프조차도 푸틴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며 “푸틴만 잘 잡으면 바로 우리가 남북 관계도 개선할 수 있는데, 만약 그걸 잘못하면 완전히 우리는 패싱 당한다”고 경고했다.

“북극‧북방 시대를 주도하는, ‘홍익 외교’해야”

특히 문재인 정부 말기에 북방경제협력위원장으로서 추진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중지됐던 북중러 접경지역을 평화지대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지금은 한국이 빠진 상태에서 북중러가 추진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했다.

박종수 상임대표는 강좌 참석자들의 질문들에 답하기도 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박종수 상임대표는 강좌 참석자들의 질문들에 답하기도 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박 대표는 “두만강 자동차 전용 도로가 지금 건설 중에 있고, 내년이면 완공이 될 것”이라며 “지금 완전히 거기는 불야성이다”고 분위기를 전하고 “제가 북방경제협력위에서 다뤘던 두만강 개발 계획, 핫산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한 러시아가 지경학적 관점에서 시베리아 극동 개발에 나서고 있고, 옛 동토였던 이곳은 이제 가장 살기 좋은 지역으로 바뀌고 있다며 “연해주 그 넓고 비옥한 땅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농사지어서 팔고 6차 산업으로 만들 수 있다”고 제시했다. ‘6차 산업’은 ‘1차사업×2차산업×3차산업=6차산업화’라는 신개념이다.

박 대표는 “이재명 정부에서 해야 될 것은 북극‧북방 시대를 주도하는, 우리가 꿈꾸고 있는 ‘홍익 외교’를 해야 된다”며 “왜 가능하냐? 우리는 한 번도 제국주의를 해 본 나라가 아니다”라고 근거를 들었다. 홍익 외교는 “말 그대로 주변국 모두가 유익이 되는 외교”라는 것이다.

통일뉴스 월례강좌는 평화3000이 후원하고 있으며, 오는 7월 월례강좌는 ‘이전과 다른 중동으로의 초대’를 주제로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가 7월 8일 오후 6시 전태일재단 공연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문의는 02) 627-0182,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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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김성태, 해외 도피 중 권성동 통해 검찰과 소통"

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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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

  • 입력 2025.06.30 00:00

  • 수정 2025.06.30 08:28

  • 댓글 1

KH그룹 부회장 출신 조아무개 씨 녹취 추가 공개

"대북송금 의혹 초기엔 장제원, 권성동 투 트랙"

"특수부 출신 전관 변호사 등 통해 검찰과 소통"

"초기에 회유 안됐지만 주변 털자 김성태도 협조"

"제수씨 다 신용불량 만들고 이러다 죽겠다 싶어"

특수통 변호사들 "가짜뉴스…권성동에게 물어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2025.6.30.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국외 도피하던 중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통해 검찰과 소통했다는 주장이 담긴 녹취가 확인됐다. '이재명 죽이기'를 위해 사건 초기부터 정치권과 검찰이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관계자들은 녹취에 드러난 주장과 의혹을 부인하거나 답변을 회피했다.

29일 시민언론 <민들레>와 <뉴탐사>가 입수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와 KH그룹 부회장 출신 조아무개 씨가 나눈 대화 녹취에 따르면, 조 씨는 '(2023년 1월 국내 송환 전) 권성동이 검찰 측이랑 (모의)해서 해외에 있는 김성태 회장이랑 소통을 했느냐'는 김 변호사의 질문을 받고 "(소통)했다"고 답했다.

조 씨는 쌍방울그룹과 함께 대북송금 사건에 깊숙이 관여한 KH그룹의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이다.

조 씨는 김 전 회장의 국내 송환 당시 소통한 '검찰 라인'에 대해선 "김형남 (수원지검) 형사 6부장 위에 특수부 최재○ 라인과 김경수 고검장 라인으로 알고 있다"며, 두 사람 모두 사법연수원 17기 동기 사이라고 말했다.

해당 녹취에서 지목한 '최재○'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를 수사하고, 이명박 BBK 주가조작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박근혜 정권에서 민정수석을 지내기도 했다.

'김경수 고검장'은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대검 중수부장, 대구고검장 등을 지낸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3.1.17. 연합뉴스 자료사진

두 사람 모두 특수통 출신 전관 변호사로, 공교롭게 권 의원과 사법연수원 17기 동기 사이기도 하다.

김 전 회장이 권 의원을 통해 검찰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이들 특수통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들이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또는 권 의원이 김 전 회장을 회유하고 압박하는 과정에서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들의 이름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사건 초기엔 장제원, 권성동 투트랙"

"김성태, 죽겠다 싶으니까 진술 바꿔"

다만 조 씨는 대북송금 사건 초기에 "'투 트랙'(Two track, 두 가지 경로)이었다"며 "장제원은 최재○이고, 권성동은 김경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제원, 최재○이 (권성동보다) 먼저 해외에 있는 것(김성태)을 송환해 와버렸다"고 했다. 조 씨 주장대로라면 장 전 의원 쪽이 김 전 회장의 송환에서 선수를 친 셈이다.

조 씨는 '권성동은 (장제원에게) 뒤통수를 맞은 거네요'라는 김 변호사의 말에 "(뒤통수) 맞은 거죠"라고 맞장구를 치며 "(당시) 자기들끼리 알력이 있었다. 내가 진짜 '찐찐찐 친윤이다'하는…"이라고 덧붙였다.

2023년 1월 17일 김 전 회장이 국내로 송환은 됐지만, 급하게 이뤄지다보니 당시엔 협의도 완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은 송환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모른다"고 말하며, 오히려 검찰에 불리한 진술을 했다. 김 전 회장의 진술은 그 뒤에 갑자기 바뀐다.

 

14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적십자회관에서 열린 부산 포럼에서 장제원 국회의원이 특강을 하고 있다. 2023.12.14. 연합뉴스

조 씨의 주장에 따르면 검찰과의 '협의'는 2~3개월 정도 뒤 이뤄졌다. 조 씨는 검찰과 김 전 회장이 협의하기까지 "한 2개월, 3개월까지도 안 됐다. 4월경도 안 됐다"고 말했다.

조 씨는 "그때 왜 얘(김성태)가 (검찰에) 넘어갔냐. 원래라면 안 넘어갈 거였다. 왜냐하면 얘가 의리가 있었다. 뭐든지 다 지키려고 그랬고"라며 "그런데 회사가 문제가 됐다. 주변에 10명이 넘는 우리 식구들을 (검찰이) 싹 다 잡아갔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회장) 친동생도 구속시켰다. 방용철(부회장)도, 양선길(사촌), 박○○, 엄○○ 다 구속됐다. 그러다 보니까 회사가 엉망이 되고, 제수씨들은 국세청 동원해서 다 신용불량자 만들어버리고 그러니까 얘가 이제 이러다 죽겠다 싶으니까 (검찰과) 맞장구 치고 나간 것"이라고 했다.

조 씨는 검찰이 요구한 사항은 "이화영이를 잡아, 제대로 잡자, 그러면 이재명이 자동으로 잡힌다, 이런 스토리 테마였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작년까지도 KH그룹 관계자 만나

조 씨는 현재 다른 사건으로 구치소에 수감 중이지만, 그가 권 의원과 관련해 한 진술들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조 씨는 쌍방울그룹과 순환출자 등으로 얽혀 사실상 경제 공동체로 여겨지는 KH그룹 핵심 관계자로, KH그룹 배상윤 회장의 구명을 위해 대통령실과 당시 여권 인사들을 접촉하며 로비스트처럼 움직인 정황이 여러 군데에서 확인된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왼쪽)과 KH그룹 부회장 조아무개 씨가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에서 만난 모습. 2025.6.30. 시민언론 뉴탐사 보도 갈무리

조 씨는 지난해 7월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에서 실제 권 의원과 만났고, 당시 사진이 최근 <매불쇼>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같은 달 권 의원과 조 씨가 나눈 통화 녹취에서는 권 의원이 KH그룹 배상윤 회장에게 이재명 대통령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을 하도록 하고, 금전을 요구한 정황이 담겨 있기도 하다.

"가짜뉴스…권성동에게 물어봐라"

다만 이러한 정황에도 대북송금 사건 초기 쌍방울그룹 김 전 회장 등에 대한 회유와 관련해 언급된 인물들은 모두 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거나 답변을 회피했다.

김경수 전 대검 중수부장은 <뉴탐사>와의 통화에서 김 전 회장 쪽과 접촉한 여부를 묻자 "내가 뭐라고 얘기할 내용이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전 부장은 "권성동이는 친구니까 가끔 안부전화도 하고 이런저런 대화도 하고 있다"면서도,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서는 "권성동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 수사기확관은 <뉴탐사>의 문자 질의에 "제가 모르는 사람들이라 어떤 내용인지 모르겠으나 가짜뉴스"라며 "그런 일이 있으면 성을 갈겠다"고 했다. 쌍방울이나 KH그룹 인사들과 접촉한 사실에 대해서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권 의원은 <민들레>와 <뉴탐사>가 여러 차례 전화를 시도하고 텔레그램 메신저 등으로 문자를 남겼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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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훈부 지원 단체가 학생들에게 ‘뉴라이트 역사관’ 주입

이승만 미화 도서 읽게 하고 ‘극우 스피치 대회’

리박스쿨 ‘협력단체’…윤 정부서 보조금 세 배 증가

나경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 ‘축전 영상’ 보내 응원

위준영기자

수정 2025-06-30 07:26등록 2025-06-30 06:00

‘제11차 이승만포럼, 대한민국 인재양성 스피치 대회’에서 발표하는 초등학교 3학년 학생. 한겨레 영상 갈무리

국가보훈부의 관리·감독 아래 운영되는 비영리 민간 단체인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가 지난 4년간 해마다 초등~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승만을 우상화하고 독재를 미화하는 행사를 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체는 학생들에게 ‘뉴라이트 역사관’을 교육해 파문을 일으킨 리박스쿨이 “협력 단체”로 밝힌 단체 중 한 곳이었다.

“이승만은 대한민국의 가장 위대한 대통령입니다. 우리나라를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생일은 1948년 8월15일입니다.”, “공산주의는 지금도 우리 사회에 침투해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2023년 8월19일 부산에서 열린 ‘제11차 이승만 포럼, 대한민국 인재양성 스피치대회’에서 초등학생들이 발표한 내용이다. 사전 공모를 통해 1차 선별된 참가자들의 본선 행사였는데, 유년·초등·중등·고등·대학장년부 등 총 40여명이 참여했다. 행사는 지정 도서를 읽고 감상평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한겨레가 이 행사 홍보물을 통해 확인한 지정 도서는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이야기’ ‘하나님의 기적, 대한민국 건국’ 등 전부 이승만을 미화하는 내용의 책들이었다.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는 행사 공동주최 단체 세 곳 중 하나로 참여해 사업회 명의로 된 최상위 상인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장상’을 수여하는 등 행사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확인됐다.

한국교육평가원장을 지낸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는 한겨레에 “이승만은 장기 집권을 꾀하기 위해 부정선거를 획책했고 4·19항쟁으로 하야한 대통령”이라며 “이런 이승만이 집권한 1948년 8월15일을 건국절로 교육하고 그를 국부라고 하는 것은 임시정부 법통을 잇는 우리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고, 심각한 역사 왜곡”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이어 “이런 역사관이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교육되고 그 아이들이 목소리를 내는 순간 우리 사회는 엄청난 분열과 갈등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는 리박스쿨 누리집에 “협력 단체”로 소개된 곳 중 하나다. 부정선거론 주장 단체를 이끌고 있는 황교안 전 총리 등이 이 단체의 회장을 지냈는데, 황 전 총리 직전 회장은 신철식씨였다. 신씨는 2021년 4월부터 약 8개월간 이 단체 회장과 ‘우남네트워크’라는 뉴라이트 연합 단체의 상임고문직을 겸했는데, 리박스쿨의 손효숙 대표 또한 이곳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아울러 최근 드러난 리박스쿨의 댓글 조작 조직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 손가락 군대) 단장 최아무개씨도 우남네트워크에서 활동했다. 최씨는 지난해 ‘이승만 포럼, 대한민국 인재양성 스피치대회’가 열렸을 때 연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리박스쿨의 손 대표가 ‘동고동락 관계’라고 소개한 대한국민교원조합(대한교조)의 조아무개 상임위원장이 해당 스피치대회의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이 스피치 대회는 2021년 이후 매년 진행됐으며, 2023년에는 최재형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에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축사를 보냈다. 정부의 지원도 이어졌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3년간 국가보훈부가 사업회에 지급한 보조금은 8200만원이었다. 윤 정부 출범 직전 3년간 지급한 보조금이 2400여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급증한 액수다. 이 단체가 국가보훈부 소관 비영리 민간 단체로 등록된 것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이다.

해당 행사에 축전을 보낸 최재형 당시 국민의힘 의원. 한겨레 영상 갈무리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관계자는 한겨레에 “우리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자 했으나 여의치 않던 와중에 마침 부산 지역 민간 단체인 자유의 숲에서 먼저 제안한 행사”라며 “우리 사업회 명의의 상을 주고 싶다고 해서 이름만 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철식 전임 회장은 재임 기간에도 우남네트워크 등 개별 활동을 자주 해 사업회 내부에서도 말이 많았고, 안 좋게 보는 시선도 있었다”며 “사업회는 우남네트워크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리박스쿨 손 대표와의 관계 역시 “전에 본 적은 있으나 얼굴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의 사이”라고 부인했으며, “협력 단체 기재도 리박스쿨에서 일방적으로 한 것인데 어찌 됐든 이승만을 선양하는 일을 하겠다고 하니 대승적인 차원에서 넘어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해명과 달리 이 스피치 행사에 사업회의 김아무개 부화장과 김아무개 이사가 시상자로도 참여했으며, ‘자유의숲’과 문아무개 사업회 사무총장은 2023년 10월 ‘월간 독립정신 역사정신바로세움 포럼’에도 함께 참여했다.

위준영 피디 marco042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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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치인 법무장관·검사 민정수석, 속도감 있는 개혁 의도”

[아침신문 솎아보기] 29일 이재명 정부 6개 부처 내각 인선 실시

현역 의원 대거 기용, 중앙일보 “직무전념성 제약·이해충돌 소지도”

법무·민정 인선, 조선일보 “정성호·봉욱 라인 사법 근본 생각하길”

경향 “어깃장 15시간” 동아 “尹, 이런 피의자 만났으면 뭐라 했겠나”

기자명윤유경 기자

  • 입력 2025.06.30 07:38

  • 수정 2025.06.30 07:39

▲ 이재명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9일 6개 부처의 내각 인선을 실시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에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을, 법무부·행정안전부 장관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성호·윤호중 의원을 내정했다. 대통령실 민정수석엔 봉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임명했다. 30일 주요 신문들은 1면에서 인선 소식을 다뤘다. 법무·민정 라인 인선을 두고 동아일보는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라고 평가했고, 경향신문도 “속도감 있는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이) 경제 상황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시스템을 회복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여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면서 이 같은 인선을 발표했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는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이 내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는 김정관 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각각 내정했다. 장관급 인사인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에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위촉했다.

법무·민정 라인 인선을 두고 경향신문은 “이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검찰·경찰·사법 개혁을 진두지휘할 자리에 중량감 있는 여당 중진 의원과 검찰 출신 인사를 배치했다”며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 이해도가 높고 전문성 있는 인사를 전진 배치해 속도감 있는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동아일보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법 개혁을, 행안부 장관은 검찰 개혁에 따라 수사권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경찰을 관할한다”며 “검찰 개혁을 이끌 투톱에 친명(친이재명)계 좌장과 경선 캠프 좌장이었던 5선 중진 의원을 전진 배치해 반드시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중앙일보는 “재야 법조인 출신 정 의원과 비법조인인 윤 의원이 검찰개혁 핵심인 수사·기소 분리에 총대를 메고 이를 봉욱 민정수석이 뒷받침하는 그림”이라고 해석했다.

기재부 장관과 산자부 장관 인선을 두고 경향신문은 “추가경정예산안 통과와 집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 데다 미국발 상호관세 유예 시한(7월9일)이 임박했다는 점 등이 경제부처 장관 내정을 서두른 배경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다만 경향신문은 “6·27 가계대출 규제 등 초고강도 대책의 여파가 있는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응할 국토교통부 장관 인선에는 고심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인선 자체가 부동산시장에 특정 신호를 줄 수 있어 인사 검증에 좀 더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앙일보는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이어 구윤철·김정관 후보자까지 기획재정부 출신을 앉혔다는 건 정책 조율과 안정적인 경제 운용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며 “통상 위기에 경기 침체, 금융 불안까지 겹친 상황에서 일단은 당면 과제인 ‘경제성장’ 자체에 더 무게를 둔 인사”라고 평가했다.

▲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동아일보는 산자부 장관 지명을 두고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산업부장관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두산 출신을 발탁한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확실한 선 긋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기재부 장관 지명을 두고는 “구 후보자가 ‘인공지능(AI) 전도사’를 자처해 온 만큼 이 정부가 브랜드로 내건 ‘진짜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도 나왔다”며 “공백 두 달 만에 경제 수장의 자리가 채워지면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과 더불어 조직 개편에도 속도가 날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보건복지부 장관 인선과 관련해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은 공직 경험이 풍부한 공중보건 전문가”라며 “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 코로나19때 방역을 진두지휘했다. 코로나 전사의 화려한 복귀란 평가”라고 했다. 다만 우려도 있다. 한겨레는 “보건복지부 소관 업무 중 ‘공중보건’에만 정 후보자가 주로 전문성을 쌓았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자칫 복지정책과 일반 보건정책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역대 복지부 장관 55명 중 보건 전문가인 의사 출신 장관은 5명에 그친다”고 했다.

이번 인사로 이재명 정부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현직 국회의원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포함해 총 8명이 됐다. 현역 의원을 대거 기용한 것을 두고 경향신문은 “당정 협력 관계를 강화해 여러 개혁 정책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려는 뜻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많다”며 “지난해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만큼 초기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전현직 의원들은 수차례 선거에서 1차적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외부 인사보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며 “장관으로서 체급을 키운 뒤 일부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관련해 조선일보는 “여당 중진 의원들이 내각에 대거 포진할 경우 긴밀한 당정 소통으로 국정 수행에 속도가 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정부에 대한 여당의 견제 기능은 약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고 했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중앙일보는 기사 <총리·장관 지명자 44%가 현역 의원 ‘배지장관 전성시대’>에서 의원-장관 겸직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전했다. 헌법학자인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은 중앙일보에 “국회의원 하나 하기도 바쁜데 장관까지 겸직하면 물리적으로 의정활동을 할 수 있겠나. 사실상 입법부에 공백이 생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실제 현직 국회의원이 행정각료를 겸직하게 되면 법안 대표발의 건수가 14.5건 감소하는 등 국민의 대표자로서의 직무전념성에 제약이 발생한다는 2019년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또한 중앙일보는 “이해충돌의 소지도 있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12월10일 본회의에선 당시 국회의원을 겸직하던 유은혜 교육부, 김현미 국토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진영 행안부 장관 등이 여야 간 이견이 큰 예산안과 쟁점 법안 표결 때 의원석에 돌아와 전자투표기의 ‘찬성’ 버튼을 눌렀다. 여야 간 의석수 차이가 크지 않은 탓에 벌어진 촌극이었지만, 결국 자신이 장관으로 있는 부처의 한 해 예산을 스스로 확정한 셈”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정성호·봉욱 라인 사법 근본 생각하길”

이번 내각 인선을 두고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정치인’ 법무장관, ‘검사’ 민정수석, ‘교수’ 비서관의 틀로 사법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이 대통령 구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를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의 구체적 방안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검찰청을 분리해 기소·공소 유지를 전담하는 기소청 혹은 공소청을 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강화하고, 검찰·경찰의 수사 인력·권한을 재편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이 출범할 것이란 구상이 유력하게 거론된다”며 “이 대통령은 또 사법개혁 방안으로 대법관 증원, 법관평가제도 개선, 검사 징계 파면제도 도입 등을 공약했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사법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그 목표와 방향은 명확해야 하고, 속도만큼이나 제도적 완결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국민들의 지지를 통해 개혁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정성호·봉욱 라인 사법 근본 생각하길>에서 “이번 인사로 이 대통령의 검찰 개혁 방향이 달라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하지만 이를 주도하는 자리에 강경 인사가 아니라 합리적으로 평가되는 인물을 배치했다는 사실만으로 긍정적인 신호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지금 보복성 입법들은 개혁이 아니라 수사기관 간 과잉 경쟁을 부채질하고 수사권을 정치에 종속시키는 악법”이라며 “검찰 개혁은 수사권을 정치권력에서 독립시키고 수사기관 간 균형과 견제를 통해 인권을 보호하는 사법의 근본 원칙에서 방향과 내용이 재설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한겨레는 경제 라인 인사 관련 사설을 냈다. 한겨레는 “경제라인 인사를 보면 이 대통령이 관료 출신들을 선호한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며 관료를 잘 쓰면 성과를 내는 데 효과적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한다”며 “이 대통령이 재정·금융 출신 관료들을 지칭하는 이른바 ‘모피아’들도 잘 다뤄 공약으로 내세운 ‘진짜 성장’이라는 성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한겨레는 “우려되는 것은 모피아는 전반적으로 보수적 성향이 강하며, 서로를 끌고 밀어주는 기득권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라며 “이재명 정부에서도 모피아가 득세함에 따라 불평등 완화와 구조개편 등 근본적인 개혁 과제를 소홀히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동아일보 “尹, 이런 피의자 만났으면 뭐라 했겠나” 경향신문 “어깃장 15시간”

내란 특별검사팀이 지난 28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특검에 출석하며 형식적인 사과도 하지 않았다. 특검이 30일 다시 출석하라고 통보하자 윤 전 대통령 측은 늦춰달라고 요구하는 등 신경전을 이어갔다. 윤 전 대통령이 특검에 머무른 시간은 약 15시간이었지만, 실질적인 피의자 신문은 다섯 시간 정도에 그쳤다.

이날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견된 경찰 수사관의 신문을 거부해 조사가 중단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관련법상 ‘검사’가 조사해야 하고, 박창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은 윤 전 대통령 ‘불법체포’에 관여한 사건 당사자라는 주장이다. 특검과 경찰은 허위사실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박 과장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것은 맞지만 윤 전 대통령이 아니라 김성훈 당시 경호처 차장 등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목적으로 갔다는 것이다. 박지영 특검보는 “허위사실로 수사를 방해하는 건 선을 넘는 행위”라며 “변호인단 중 허위사실을 유포해 수사를 방해한 사람을 상대로 수사 착수 및 변협 징계 통보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경향신문은 “지각 출석, 비공개 출석, ‘지하주차장 이용’ 같은 몰염치한 특혜 요구도 모자라 조사 담당자를 입맛대로 선택하겠다는 게 내란 피의자가 할 소리인가”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윤석열과 대리인들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억지·허위 주장을 내세워 특검의 정당한 법 집행을 방해”했다며 “전직 대통령 박근혜·이명박도 검찰 출석 때 했던 대국민 사과 한마디 없이, 온갖 수사 특혜만 요구하는 내란 수괴 윤석열의 망상과 뻔뻔함에 말문이 막힌다”고 했다.

▲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동아일보 역시 “출석 전부터 ‘비공개가 아니면 응할 수 없다’며 억지를 부리더니, 조사받는 도중에 피의자가 조사 담당자 교체를 요구하는 황당한 일까지 벌인 것”이라며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의 ‘조사 거부’에 대해서도 “궤변”이라며 “오히려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게 불법이고, 이를 지시한 자신이 가해자가 아닌가. 이런 이유로 조사 담당자를 바꿔 달라는 것은 일반인들은 상상조차 못 할 일이다. 윤 전 대통령이 검사 시절 이런 피의자를 만났으면 뭐라고 했겠나”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경찰 간부의 대통령 신문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은 기싸움 성격이 짙다”며 “중요한 것은 사건의 실체를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규명하는 일”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30일 재조사를 통보한 특검 요구를 거부하고 내달 3일 이후로 출석 기일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검은 7월1일 출석하도록 하루 늦춰줬다. 경향신문은 “끝까지 법치를 흔드는 법꾸라지 행태를 멈추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법 위에 군림하려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들어줄 필요도, 이유도 없다”며 “조은석 특검은 ‘특별대우 없다. 끌려다니지 않겠다’며 ‘법불아귀’(법은 권력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를 공언한 대로 단호하게 수사 속도를 높여야 한다. 위법 증거 확인 시 즉각 재구속하기 바란다. 윤석열은 내란 피의자라는 현실을 자각하고 특검 조사에 적극 협조하는 것만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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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도 “언제까지 조사 방식이나 날짜 같은 곁가지를 물고 늘어지도록 놔둘 순 없다”며 “앞으로도 수사를 거부하거나 조사받는 시늉만 한다면 특검은 주저 없이 단호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관련 사설에서 윤 전 대통령을 향해 “법원의 체포영장 심사에서 내란 특검팀의 소환에 당당하게 응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약속을 뒤집거나 국민 상식에 맞지 않는 법 기술로 조사를 회피하는 행동은 용납하기 힘들다”며 “내란 특검팀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며 사건의 실체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는 것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에 대한 당연한 의무”라고 했다. 다만 중앙일보는 “특검이 피의자의 눈치를 보며 끌려다닐 이유도 없지만, 소모적 대립이나 자존심 싸움 등으로 시간을 끌 이유도 없다”며 “철저한 실체 규명이란 원칙에 충실할 수 있다면 구체적인 조사 방법에는 다소 유연성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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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김앤장' 출신을 민정수석에... 이 대통령은 왜?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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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5/06/30 07:58
  • 수정일
    2025/06/30 07:58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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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신임 민정수석비서관에 봉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임명했다. ⓒ 연합뉴스

민정수석은 반드시 검사 출신이어야 하나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2개 대통령실 수석과 6개 부처 장관을 임명 또는 지명함으로써 새 정부 인사의 얼개를 거의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봉욱 변호사를 민정수석으로 임명함에 따라 두 가지 점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첫째, 봉 수석은 대검 차장검사를 마지막으로 그만둔 검사 출신이다. 낙마한 오광수 전 민정수석에 이어 또 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민정수석은 검찰을 잘 아는 검사 출신이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소신이 엿보인다.

이날 강훈식 비서실장은 봉욱 수석에 대해 "법무부 인권국장과 대검찰청 차장을 역임한 분이고, 겸손하고 온화한 성격으로 검찰 내외부에 신망이 두터우며 정책 기획 역량이 탁월하다는 평"이라며 "검찰 개혁 등 핵심 과제에서 강한 추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강 실장 말대로 검찰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업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전임 오 수석과 마찬가지로 그 개혁을 이끌어야 할 민정수석을 하필 검찰 출신에게 맡겨야 하냐는 것은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다만 오 지명자가 특수통이었던 반면 봉 지명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첨단범죄수사과장, 기획과장, 공안기획관 등을 거친 대표적 '기획통' 검사인 점은 조금 다르다.

그가 대형 로펌 출신인 점도 걸린다. 봉 지명자는 문재인 정권이던 지난 2019년 6월 검찰총장 최종 후보 4인에 들어갔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 낙점되자 바로 옷을 벗고 변호사로 개업했다. 이후 2021년에는 대법관 후보로도 올랐지만 낙점되지 못했다.

그리고 2022년 10월부터 대형로펌 김앤장 변호사로 일해왔다. 김앤장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대형로펌이면서 다수의 사법 카르텔 논란에도 배후로 지목돼왔다. 역시 이재명 정권이 사법 기득권 세력과 적당히 타협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면에서, 법무부 장관에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이자 38년 지기로 잘 알려져있는 정성호 의원을 지명한 것은 봉 수석에 대한 논란을 누그러뜨리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검찰·사법 개혁의 키를 검찰 출신 민정수석과 비검찰 출신 법무장관에게 쥐어줘 상호 견제하도록 한 모양새다.

정은경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5월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정민

정은경 기사회생... 오유경 식약처장, 윤석열 정부 인사 2번째 '유임'

한편, 코로나19 사태 때 질병관리청장을 맡아 차분한 대응으로 국민적 신뢰를 얻은 정은경 후보자는 일찌감치 딱 맞는 보건복지부 장관감으로 지목됐으나 배우자가 코로나 수혜주를 매입했던 것으로 알려져 낙마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으나 일단 기사회생했다.

코로나19 대응 최일선 지휘자의 배우자가 만약 진단키트나 마스크 제조사 같은 주식을 사들여 큰 이익을 봤다면 이해충돌에 해당할 수밖에 없다.

이날 강 비서실장은 논란이 해소됐냐는 기자의 질문에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소명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청문회를 지켜보시면 많은 부분에 국민들이 납득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또 한 명의 인물은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다.

그는 지방국립대인 충남대학교 건축공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도쿄공업대학 대학원에서 건축환경계획 박사 과정을 마친 뒤 모교에서 총장까지 지냈다.

강 실장은 이 후보자에 대해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의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위원장을 맡았다"며 "미래 인재 육성과 국가 교육 균형 발전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주요 관심사인 지역 균형 발전과 지방대학 활성화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차관급 이상 간부로는 두 번째로 유임된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주목되는 인사다. 오 처장은 지난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의 첫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 취임했다.

과거에 어떤 이력이 있든 지금 일을 잘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주저 없이 발탁하는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인사 스타일이 다시 한번 발휘된 것이다.

#봉욱#정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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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의 주역, 다시 광장에···최저임금 인상·노조법 개정 및 내란 청산 촉구

  • 김준 기자
  •  
  •  승인 2025.06.2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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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과제 산적···민주노총이 앞장서야”
계엄반대 파업도 불법, 노조법 개정 촉구
이 대통령 윤석열 반노동 기조 전환해야
민주노총, 7월 총파업 주간 예고

정권 교체의 주역이 다시 광장에 섰다. 광장의 힘으로 정권이 교체된 뒤, 숭례문 앞이 다시 한 번 노동자들의 함성으로 뒤덮인 거다. 2만 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노동기본권 쟁취’ 등을 외치며 집회를 마친 뒤, 대통령 집무실과 국정기획위원회를 향해 양방향으로 행진을 진행했다.

28일 숭례문 앞에서 열린 ‘저임금 인상과 노동기본권 쟁취 요구 결의대회’.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대규모 결의대회였다. 민주노총은 이날 대회에서 “윤석열을 파면시킨 것은 다름 아닌 광장에 선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투쟁이었다”고 강조하며 “새 정부는 노동자들을 받들고 봉사하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28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최저임금인상, 노동기본권 쟁취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조합원들이 28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최저임금인상, 노동기본권 쟁취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이날 집회는 최저임금 인상과 노조법 2·3조 개정 요구, 반노동 정책 폐기가 주요 쟁점이었다. 그러나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외에도 산적한 과제를 풀어내며, 민주노총의 투쟁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합원들에게 역설했다.

무대에 오른 양경수 위원장은 정부에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면서도 내란 청산 완수 또한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이 망가뜨려 놓은 우리 사회를, 윤석열이 공격하고 훼손하고자 했던 노동의 존엄을 우리는 지켜냈다”고 자축하면서도 “이제는 광장에서 시민들을 앞장섰던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대폭 인상 투쟁에도 힘차게 앞장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윤석열이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청산을 완수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며 “이것을 돌파하고 쟁취하는 힘은 우리의 투쟁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촛불 정부를 자임했지만 우리 사회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며 “그들에게 기대하고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투쟁으로 관철해야 세상은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원 금속노조 부위원장과 김영훈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장은 민주당의 숙제인 노조법 2·3조 개정을 촉구했다. 20여 년 넘게 논의된 법안이며, 문재인 정부 때 통과되지 못했다가, 윤석열에 의해 번번이 폐기된 법안이다. 이들은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이 법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허 부위원장은 “우리나라 노동자 두명 중 한명은 비정규직, 기간제,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들”이라며 “노동자의 절반이 헌법이 보장한 노조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석열의 계엄에 맞선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불법인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이 땅의 민주주의 수호와 사회 불평등해소 등에 대하여서도 정당한 쟁의권을 가지고 우리의 주장을 펼 수 있어야 한다”며 노조법 3조 개정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 지회장은 지난 2일 원청 지시로 기계를 가공하다 숨진, 고 김충현 노동자의 죽음을 언급했다. 그는 “다단계 하청 구조와 위험의 외주화는 수많은 노동자의 생명을 앗아갔다”며 “이재명 정부는 노동이 존중되고 노동기본권이 보장되는 국정기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7월 16일과 19일, 총파업 대회를 예고했다. 7월 16일부터 24일까지를 총파업 주간으로 지정해, 전국 사업장 집중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가 촛불과 노동자의 힘으로 들어선 만큼,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했다.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파면 투쟁에 앞장선 이들의 요구를 귀담아들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8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최저임금인상, 노동기본권 쟁취 결의대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 뉴시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8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최저임금인상, 노동기본권 쟁취 결의대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있다. ⓒ 뉴시스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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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조사 거부에 MBC 앵커 “이런 전직 대통령 없었다”

윤 전 대통령 조사 거부 이유 부적절하다고 짚은 MBC SBS JTBC

TV조선 KBS는 “특검과 윤 전 대통령 양측 충돌” 부각해 보도

기자명금준경 기자

  • 입력 2025.06.29 06:25

▲ 28일 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특검 조사 거부 사유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방송 메인뉴스에서 잇따랐다.

지난 28일 MBC ‘뉴스데스크’ 김경호 앵커는 첫 리포트 앵커멘트를 통해 “내란특검의 출석통보에 비공개로 해달라며 특혜를 요구해온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오늘 포토라인에 섰다”며 “이번엔 성실히 조사를 받나 했지만, 오후 들어 한동안 조사자 교체를 요구하며 조사를 거부해 파행이 벌어졌다”고 했다. 조사 파행 원인이 윤 전 대통령에게 있다는 내용이다.

윤 전 대통령은 조사 담당자인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이 자신에 대한 체포를 지휘했으며, 윤 전 대통령 측이 고발한 인물이라며 교체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뉴스데스크’ 첫 리포트에서 기자는 “시간을 끌며 수사를 무력화하는 이른바 법기술을 동원해온 윤 전 대통령”이라고 했다.

이날 김경호 앵커는 클로징멘트를 통해 “지금까지 이런 전직 대통령은 없었다”며 “현직일 땐 위헌적인 계엄령으로 국민을 극도의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더니, 파면당한 이후엔 무책임한 법기술로 또다시 분노와 스트레스를 자아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실규명도, 책임추궁도,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했다.

▲ 28일 JTBC '뉴스룸' 갈무리.

JTBC ‘뉴스룸’의 안나경 앵커는 같은 날 <윤석열 측 ‘황당 이유’로 조사 거부> 리포트 앵커멘트를 통해 “‘당당히 조사받겠다’고 말해온 윤 전 대통령 측 오늘도 본질과 멀어 보이는 이유를 대면서 한 때 조사를 거부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의 조사 거부 이유가 부적절하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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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SBS ‘8뉴스’는 법조전문기자 대담을 통해 문제를 짚었다. 윤 전 대통령의 조사자 교체 요구가 정당한지 묻는 질문에 기자는 “통상적으로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담당 검사 등을 고소·고발하는 일이 빈번하다며 “고발장이 제출될 때마다 담당자를 바꿔야 한다면, 피의자는 고발장 제출만으로 조사자를 바꿀 수 있게 되는 셈이고, 대부분 사건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같은 날 TV조선과 KBS는 윤 전 대통령의 조사 거부 이유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담기보단 양측의 ‘충돌’로 다뤘다. TV조선 ‘뉴스7’은 관련 리포트 앵커멘트에서 “출석 방식에 이어 이번엔 조사 주체를 놓고 양측은 또 한번 강하게 대립했다. 신경전 또한 점입가경”이라고 했다. KBS ‘뉴스9’은 “출석 방식에 이어 오늘(28일)은 조사 주체를 놓고 양측이 또 충돌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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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장 윤석열 구속영장을 청구하라”…146차 촛불대행진 열려

 
이영석 기자 | 기사입력 2025/06/28 [21:15]
  •  
 

  © 문경환 기자

 

윤석열이 내란 특검에 불려 갔지만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28일, 촛불행동이 주최한 ‘내란청산! 사회대개혁! 146차 촛불대행진’이 오후 6시 교대역 9번 출구 앞에서 열렸다.

 

‘윤석열 김건희를 구속하라! 국힘당을 해산하라!’라는 부제로 열린 이날 촛불대행진에 연인원 3,2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촛불시민이 함께했다.

 

촛불시민들은 윤석열과 내란세력을 향해 분노의 함성과 구호를 외쳤다.

 

“내란수괴 윤석열 김건희를 구속하라!”

“내로남불 내란정당 국힘당을 해산하라!”

“국힘당과 한통속 정치검찰 해체하라!”

“법비에게 철퇴를! 내란특별재판소 설치하라!”

 

  © 문경환 기자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기조 발언에서 “내란 특검은 오늘 당장 윤석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증거가 명백한데도 혐의를 부인하고 수사를 방해하는 내란범을 방치하는 것도 직무 유기”라며 “국민을 우롱하고 법을 농락하는 윤석열과 김건희를 잡아넣는 것이 내란 청산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계속해 “국민이 윤석열을 파면시키고 새로운 정부를 세웠지만 내란세력들은 아직 그대로 버티고 있다. 내란세력들을 철저히 청산하기 위한 싸움을 더 강력하게 벌여야 한다”라며 ▲국힘당 정계 퇴출 ▲정치검찰 해체 ▲내란 특별재판소 설치 등을 주장했다.

 

또 “국민이 정치에서 손을 떼면 적폐들이 살아나고 민주정부가 고립된다. 국민이 정치의 주인, 나라의 주인으로서 정부와 정치를 보호하고 압박하고 견인해야 한다”라며 “민의의 전당이 되는 촛불광장을 더 키워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김은희 용산촛불행동 대표는 미국의 국방비 인상 압박을 두고 “내정간섭이자 경제 침탈 행위”, “전쟁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미국의 강도 같은 요구를 절대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제 강화도에서 미국인 6명이 쌀, 달러, 성경이 담긴 페트병 1,300개를 바다에 띄우려다 경찰에 적발되었다. 이재명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엄단하겠다고 하니 미국이 직접 나선 것”이라며 “윤석열은 파면되었지만 전쟁 위기는 계속 지속시키겠다는 속셈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김경호 변호사는 “조은석 특검은 반드시 박세현 특수본(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이 뭉갠 반란 수사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박세현이 뭉갠 내란 목적 살인죄와 외환죄를 수사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윤석열 반란 수괴와 쿠데타 일당을 제압해서 정의가 숨 쉬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자”라고 당부했다.

 

▲ 왼쪽부터 권오혁 공동대표, 김은희 대표, 김경호 변호사.  © 문경환 기자

 

본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교대역, 강남역을 거쳐 CGV강남 앞까지 행진했다.

 

한편 이날 촛불대행진 본대회는 촛불행동 명예최고대표인 조일권 선생 2주기 추모로 시작됐다.

 

췌장암 말기 투병 중에도 촛불자봉단 활동에 참여하며 촛불국민의 정신을 몸소 보여준 조일권 선생의 기일을 맞아 참가자들이 선생을 기렸다.

 

이봉안 마포은평서대문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추모시를 낭독했다.

 

“이제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발자국이

길을 만들고

 

선생님의 시가

노래가 되고

 

선생님의 영혼이

횃불이 되었다는 것을

 

그 횃불이

광장을 사르고

꿈을 이루었습니다

선생님과 우리의 꿈을...

 

그 꿈을 다시는 잃지 않도록

강인한 의지, 굳건한 정신 불꽃 심지가 되어

선생님의 길을 따르겠습니다”

(추모시 「조일권」 중)

 

▲ 이봉안 공동대표.  © 문경환 기자

 

박하늘 촛불자원봉사단 안전1부팀장은 추모사에서 “자신의 암보다 사회의 병을 먼저 뿌리 뽑아야 한다는 굳은 신념으로 자원봉사단의 조끼를 입고 촛불광장에서 우리와 함께하셨던 고 조일권 선생님”을 떠올리며 “분명 선생님은 몸은 힘들었지만 이곳 촛불광장에서 우리 촛불동지들과 함께하며 행복하셨을 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는 단지 추모의 자리가 아니다. 새로운 다짐의 자리”라며 “내란세력의 철저한 청산, 사회대개혁의 완성을 위해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 박하늘 안전1부팀장과 촛불자원봉사단원들.  © 문경환 기자

 

▲ 촛불시민합창단이 「조일권의 노래」를 부르며 추모 공연을 했다.  © 문경환 기자

 

▲ 가수 서혁신 씨가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민심이 천심이다」, 「개구쟁이」를 불렀다.  © 문경환 기자

 

▲ 촛불백일장 산문 부문 우수작을 발표, 시상했다.  © 문경환 기자

 

  © 문경환 기자

 

  © 문경환 기자

 

  © 문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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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환 기자

 

  © 문경환 기자

 

  © 문경환 기자

 

▲ 상징의식으로 내란범들의 얼굴이 담긴 대형 현수막을 찢었다.  © 문경환 기자

 

▲ 극단 ‘경험과상상’이 「촛불행동의 노래」, 「국민주권 찬가」, 「자! 힘을 합치자!」를 불렀다.  © 문경환 기자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박명훈 기자

 

▲ 행진 후 진행된 정리집회에서 배우 정도훈 씨가 「깜빵에 보내자」(「여행을 떠나요」 개사), 「찐주권자야」(「찐이야」 개사)를 불렀다.  © 박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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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첫 특검 조사 불과 5시간…"법꾸라지 구속이 답"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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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

  • 입력 2025.06.28 23:20

  • 수정 2025.06.29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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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30일 2차 소환…횟수 제한 없이 부르겠다"

윤, '체포 저지' 조사 돌연 거부 3시간여 버티기

'경찰 총경' 신문 건너뛰는 조건으로 협조 생색

역시 총경 담당인 비화폰 삭제 조사도 무산시켜

검사들이 계엄 국무회의 의결 및 외환 혐의 질문

저녁 9시 50분 종료…윤, 오전 조서엔 서명 거부

조서 검토 뒤 새벽 귀가…실제 신문은 총 5시간

민주 "윤석열은 구속만이 답…강제 수사 나서야"

피의자 신분으로 내란 특검 조사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5.6.29 [공동취재] 연합뉴스

윤석열이 28일 내란 특검의 오후 조사를 터무니없는 이유로 거부하다가 3시간여 만에 다시 받아들였다. 특검이 변호인단의 수사 방해 행위가 선을 넘었다고 경고하며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 재청구까지 시사하자 조사 거부 명분이었던 '경찰 총경'의 신문(訊問)은 건너뛰는 조건으로 일단 꼬리를 내린 모양새다. 첫 대면 조사가 어렵사리 종료되긴 했지만 끊임없이 법기술을 동원해 불리한 상황을 모면하려는 윤석열에겐 구속만이 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이날 오후 윤석열의 거부로 '체포 저지' 혐의에 대한 조사는 중단했다고 밝혔다. 박지영 특검보는 언론 브리핑에서 "체포 방해 관련 부분에 대한 조사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조사를 거부해서 결국 재개하지 못했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했다"며 "피의자 신문 조서가 2회로 넘어갔다. 조사량이 많은 점, 수사 효율성 등을 고려해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가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의결 및 외환 혐의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오전에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이 주도했던 신문은 윤석열 측의 반발로 더 이상 이뤄지지 못했고 검사들이 담당하는 다음 단계 조사로 바로 넘어갔다는 얘기다. 앞서 내란 특검팀은 지난 1월 3일 공수처의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윤석열이 경호처에 지시해 집행을 저지했던 혐의를 오전 10시 14분부터 1시간가량 조사했다. 하지만 윤석열 측이 돌연 조사자 교체를 요구하며 답변을 거부하고 점심시간 뒤엔 아예 대기실에 머문 채 버티자 조사를 중단했다. 역시 박 총경이 담당인 비화폰 삭제 혐의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지 못했다. 이후 특검팀이 부장검사들이 질문자인 다른 혐의 조사로 넘어가면서 윤석열 측도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지난 1월 3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나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을 태운 차량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다. 2025.1.3 연합뉴스

박 특검보는 "오후 4시 45분쯤 (국무회의 의결 및 외환 혐의에 관해) 조사가 재개됐다. 오늘 중 조사를 마치긴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윤 전 대통령이 (심야 조사에)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밤 12시를 넘기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의 건강과 수사 집중도를 고려해 무리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조사하지 못한 부분은 곧바로 추가 소환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변호인들의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수사 방해에 대해선 내란 특검법에 조항이 명시돼 있고 처벌 조항도 있어서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은 오후 7시 25분까지 조사받다가 경호처가 직접 식당에서 수령한 음식으로 저녁 식사를 한 뒤 다시 8시 25분부터 9시 50분까지 신문에 응했다. 영상녹화엔 동의하지 않았지만 진술 거부권은 사용하지 않은 채 검찰 측 질문에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석열에 대한 호칭을 '대통령님'으로 했고 조사 문답 내용이 담긴 조서에는 '피의자'로 기재했다. 박 특검보는 윤석열이 오전에 작성된 신문조서에 서명·날인을 하진 않았다면서도 "(조사가 이뤄진)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여러 가지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석열은 피의자 신문 종료 뒤에도 3시간에 걸쳐 조서를 여러 차례 읽어보고 본인 답변을 군데군데 수정하고 나서야 29일 오전 0시 59분쯤 청사를 빠져나와 귀가했다. 윤석열이 이날 특검 사무실에 머무른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약 15시간이었지만 신문을 거부한 시간과 휴식 및 식사 시간, 조서 열람 시간 등을 제외하면 실제 조사를 받은 시간은 총 5시간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내란 특검은 윤석열에게 오는 30일 오전 9시에 다시 출석하라고 통지했다. 2차 소환에서도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다 마무리 될 때까지 횟수 제한을 두지 않고 부르기로 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내란 특검 조사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왼쪽 뒤편에 김홍일 변호사가 보인다. 2025.6.29 [공동취재] 연합뉴스

특검팀은 이날 불발된 체포 저지 및 비화폰 삭제 혐의 조사에 대해선 2차 소환 때도 경찰 담당을 유지해 박 총경에게 맡긴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변호인단의 김홍일·송진호·채명성·윤갑근 변호사가 허위 사실 유포로 수사를 방해했다며 이들을 대한변협에 징계 통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윤석열 측이 또 다시 박 총경이 신문한다는 등의 이유로 도발하지 않도록 확실히 잡도리를 해두겠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편 윤석열의 조사 거부 행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결국 법꾸라지 윤석열은 진실 규명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구속만 피하고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서 출석한 것"이라며 "불법 계엄과 내란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협조하려는 최소한의 염치와 양심조차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구속만이 답이다. 국민을 우롱하고 법을 우습게 여기는 내란 수괴 윤석열에게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며 "진실을 밝히고 법과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특검은 즉각 강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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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불길 잡는다"…정부, 갭투자 원천차단

이태경 편집위원(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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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25.06.28 05:40

  • 수정 2025.06.2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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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불장에 사상 처음 주담대 상한 6억으로 제한

처분조건부 1주택자의 경우 6개월 이내 처분해야

전세대출 보증·생초자 대출도 축소, 사각지대 없애

가계대출 총량관리로 하반기 10조 이상 줄일 계획

통화· 대출·세제·공급 등 아우르는 로드맵 마련해야

이른바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불타오르는 서울 아파트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이재명 정부가 대출관리 대책으로는 가장 강력하다고 해도 무방할 대책을 내놓았다. 수도권 및 규제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 상한이 6억 원으로 제한되고, 수도권 다주택자 주담대는 금지되며, 수도권 주택을 구입하며 주담대를 받은 경우 6개월 이내 전입의무가 부과된다. 또한 전세대출 보증이 축소되고 생초자에 대한 대출도 줄어든다. 아울러 정부는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고 정책대출도 축소하기로 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폭등이 주로 대출에 의한 것이었음을 감안할 때 '6.27 가계대출 관리방안'은 확실히 시장심리를 진정시키는데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차제에 이재명 정부는 금융·세제·공급 등을 아우르는 종합 로드맵을 마련해 부동산 문제 해결의 신기원을 열어야 한다.

소득·주택값 관계없이 주담대 상한 6억으로 제한

금융위원회는 27일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긴급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어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0.43% 올라 6년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패닉 바잉' 양상이 나타나자 역대 가장 강력한 대출 억제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당국은 수도권·규제지역 주택구입목적 주담대의 최대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는 '초강수'를 뒀다. 정부가 소득이나 주택가격과 상관없이 주담대 총액에 한도를 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는 "고가주택 구입에 과도한 대출을 활용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연봉 2억 원 차주가 20억 원 집을 구입 시(금리 4.0%·만기 30년 분할상환 가정) 종전에는 주담대로 13억 9600만 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번 대출 규제 아래에서는 6억 원밖에 받을 수 없다. 한도가 7억 9600만 원(-57%) 깎이는 셈이다. 그에 비해 같은 조건으로 연봉 1억 원인 차주가 10억 원짜리 집을 구입할 경우 대출 한도는 6억 9800만 원에서 6억 원으로 1억 원가량(-14.1%)만 감소한다. 한편 연봉 6천만 원(수도권 중위소득)인 차주가 10억 원 주택을 살 경우에는 대출 한도는 4억1900만 원으로 종전과 다름이 없다.

주담대 6억 원 상한설정은 이른바 '고액 영끌'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마포·용산·성동 등에 집을 구매하려는 차주들을 정조준한 대책으로 보인다. 통상 강남 3구와 마용성은 서울 집값을 견인하는 기관차 역할을 해 왔다.

 

금융위원회 권대영 사무처장이 13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2024.5.13. 연합뉴스

다주택자 등에 대해서도 고강도 대출 관리에 들어가

그간 은행들이 월별·분기별 한도에 맞춰 자율적으로 운영한 다주택자 및 갭투자 대출 제한 조치들도 규정화했다.

수도권·규제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가 추가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0%가 적용된다. 즉 대출이 완전히 막히는 것이다. 또한 1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 추가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다만 처분 조건을 지키면 규제지역 LTV 50%, 비규제지역 LTV 70%가 적용되는데, 그 조건이 2년 내 처분에서 6개월 내 처분으로 엄격해졌다. 갭투자에 쓰이는 조건부 전세대출 공급도 금지한다.

한편 은행별로 달랐던 주담대 만기는 30년으로 일률화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우회를 방지한다.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제한하고, 신용대출을 활용한 주택 구입을 방지하기 위해 한도를 차주의 연소득 이내로 묶는다. 금융권 대출은 실거주 목적에만 활용할 수 있도록 주택 구입시 주담대를 받은 경우 6개월 이내 전입 의무를 부과한다. 이는 정책대출(보금자리론)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러한 대출 제한 조치는 수도권·규제 지역에 한해 시행하기로 하면서 지방 부동산 대응과 차별화했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영끌'이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전체 가계 빚(부채)이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진은 21일 서울 한 은행 지점 앞에 게시된 담보대출 광고. 2025.5.21 연합뉴스

생초자와 전세대출 보증도 축소해

이번 가계대출관리방안에는 생애 최초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에도 LTV를 줄이고, 정책대출 최대한도도 축소 조정하는 등 '규제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들도 여럿 포함됐다. 수도권·규제지역 내 생애 최초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디딤돌·보금자리론 포함) LTV는 기존 80%에서 70%로 축소된다. 정책대출 중 비중이 큰 주택기금 디딤돌(구입)·버팀목(전세) 대출은 한도를 대상별로 최대 1억원 축소 조정한다. 또한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현재 90%에서 80%로 더 낮춘다. 생초자 대출과 전세대출이 투기에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보고 이를 축소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하반기에만 가계대출 총량을 10조 원 이상 줄이기로 해

한편 금융당국은 전 금융권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기존 계획 대비 50% 수준으로 감축한다. 이를 통해 하반기에만 10조 원 이상의 가계대출을 줄이게 된다. 아울러 최근 집값 급등의 원흉으로 지목된 정책금융도 축소된다. 디딤돌대출·버팀목·보금자리론 등 정책대출 공급을 연간 공급 계획 대비 25% 줄이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대출 수요가 쏠리는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오는 28일부터 즉시 적용한다.

 

5대 시중은행 본점의 로고, 위에서부터 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연합뉴스

통화·대출·세제·공급 망라한 종합 로드랩 마련해 부동산공화국 작별해야

최근의 ‘한강벨트’소재 아파트 가격 폭등은 다분히 대출을 통한 유동성의 힘이 컸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된 초고강도 대출 관리 대책이 서울 불장을 진정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만약 급한 불을 끈 것으로 확인된다면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공화국과 작별할 담대한 로드맵 마련해 작성해야 한다. 부동산공화국과 헤어지기 위해서는 통화, 대출, 세제, 공급 등이 모두 망라된 종합 로드맵의 구축이 긴절하다.

부동산공화국과 헤어질 결심만 확고하다면 이를 실행하기 위한 로드맵 마련이 그리 어려운 건 아닐 수 있다. 예컨대 또 하나의 정부처럼 행세하며 실물경제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유동성 남발만 감행하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 전세대출·정책대출 등으로 DSR 적용 확대,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해 금융의 부동산 과잉유입 원천차단,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완화로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과감한 국토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통해 실효적 공급대책 마련 등을 실시해야 한다.

만약 건국 이래 대한민국을 악령처럼 괴롭히고 있는 부동산공화국과 작별할 결심을 하고 이를 실행해 옮긴다면, 이재명 정부의 업적은 죽백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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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세력'의 확장을 막는 방법…'자유민주주의'와 '건국절'을 허하라

[박세열 칼럼] 극우 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 빼앗아 전유하기

이번 대선 과정에서 별로 주목받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월 14일 부산 유세에서 "(국민의힘은) 헌정질서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모두 파괴한 정당"이라고 말한다. 이재명이 "자유민주적"을 언급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이재명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이자 국민대통합위원장인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공개석상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토대로 한 자유와 평등이 조화되는 실용주의적 정책으로 나가야만 국민 통합이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 아니 문제 삼을 이유도 없다. 자유민주주의와 그 발화자는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요컨대 이재명은 윤석열과 윤석열 내란을 옹호하는 세력들이 오염시켜온 말 하나를 슬쩍 훔쳐낸 거였다. 여기에서 야금야금 영토를 넓혀가는 극우 세력 확장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다뤄야 할지 힌트가 살짝 엿보인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 자유민주정(주의)는 이렇게 규정된다.

 

 

"민주적 정부 구조로서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보호되며, 정치적 권력 작용이 법의 지배에 의해 제한되는 것"

 

자유민주주의가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된 것은 이 말이 사용된 맥락 때문이다. 극우 세력의 '자유민주주의'는 탄생부터 대항 개념이었다. 적을 설정하고 그들을 박멸하기 위한 것으로, '공산주의', '인민민주주의'의 대체 개념으로 수용됐다. 반독재 투쟁을 '빨갱이'로 몰고자 사용된 기만적인 언어기 때문에 그들이 읊어대는 '자유민주주의'에는 전체주의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그래서 진보진영에선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이 오염됐다고 봤다.

 

 

그럴수록 '자유민주주의'는 극우 세력의 전가의 보도가 됐다. 자유민주주의는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절대 선'으로 설정하고 '그 외 모든 세력'은 박멸해야 할 것들로 봤다. 자유민주주의를 민주주의로 고쳐 쓰는 것은 북한의 계략이고,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절대 악'의 이미지를 씌웠다. 민주화 세력 탄압에 쓰였던 이 말은 세월이 흘러 극우 세력의 정치 투쟁 소재로 자리잡는다.

 

그들은 오늘도 열심히 '반 대한민국 세력'이라는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매질을 하고 있다. 이 허수아비 때리기는 곧잘 통했고, 청년 극우 세력의 자양분이 되어 '민주당은 공산당', '문재인은 간첩'과 같은 허무맹랑한 사상 체계 밖의 세상을 통으로 부정한다.

 

'언어의 소유권'에 대해 꽤 관심을 가져왔다. 이를테면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을 두고 얼마나 싸웠던가. 역사 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 표현을 쓰는 것에 대한 논란은 꽤 오래됐는데, 지난해 윤석열 정부 하에서는 교과서 9종 모두에 '자유민주주의'가 명기됐다. 극우 세력은 이를 '좌파에 한방 먹인 자유민주주의의 위대한 승리'로 여기는 것 같았다.

 

극우 세력은 '자유민주주의'를 무기로 사상전에 나섰다. 리박스쿨의 강령이라 봐도 손색이 없는 '언론 자유 없이 자유민주주의 없다'는 제목의 2018년도 문건은 이른바 '우파 사상 개발'과 '여론 확산 계획'을 열거하고 있다. "우파 전략과 논리를 개발", "유튜브 활용", "각 사회단체로 확장", "작가·기자·연예인 발굴" 등의 전략을 담은 이 문건은 옛 독재 정권 사상 투쟁의 21세기 버전이다. 그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전유하고 배타적으로 독점 소유하면서 상대 진영을 비난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북한은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전유해 체제 정당성을 대내외에 과시하지만, 우린 그 '민주주의'가 반쪽자리 껍데기임을 알고 있다. 그와 쌍둥이같은 사례가 정통성 부족을 상쇄하려 극우세력이 점유한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이다. '우리에게 자유와 민주주의는 아직 이르다'면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했던 박정희가 자유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세력들의 '우상'이 된 것도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말이다. 전두환이 '정의'를 내세운 것처럼 극우 세력은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워 스스로 '반자유민주주의자'임을 은폐해 왔다. 그리고 '국민저항권' 같은 말을 훔쳐와 왜곡해 언어의 영토를 넓히고 있다.

 

'보수'의 영역에 전략적으로 침범한 이재명은 이 상황을 역으로 이용했다. 윤석열이 자유 민주주의를 말할 때, 이재명이 자유 민주주의를 말할 때, 같은 말이라도 그 맥락과 뉘앙스는 달라진다. 우리는 윤석열과 이재명이 어떻게 다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보 진영의 상징으로 떠오른 이재명은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을 굳이 배척할 이유가 없었다. 자유민주주의는 더이상 민주당에서 금기어일 필요가 없다. 극우 세력이 가져간 '자유민주주의'를 역으로 전유(轉有)하면 된다.

 

극우 세력을 비판한다고 해서 그들이 약화되지 않는다. 오히려 유용한 전략은 극우 세력에 의해 점유된 가치들을 하나하나 빼앗는 것이 아닐까.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민주당이 자유민주주의라는 말을 보다 더 자유롭게 사용하길 바란다. '자유민주주의'에 정명을 찾아주고 본래의 의미를 조명해 역(逆)전유할 필요가 있다.

 

극우 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 빼앗아 전유하기

 

'건국절' 논란에서 '건국절'이라는 말을 훔쳐오는 건 어떤가. 건국절 논란이 문제가 되는 거기에 부여된 '함의' 때문이다. 이승만 추종 세력이나 극우 뉴라이트 세력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고 1948년 건국을 주장한다면, 건국절이라는 말을 역으로 전유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아이디어라고 본다. 이를테면 1919년 4월 11일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건국절'이란 이름으로 공식화하는 것이다.

 

보수 진영에서도 그러한 사례들이 있다. 대표적인 게 빨간색을 전유한 박근혜의 새누리당이다. '좌파'의 상징 빨간색을 보수정당의 상징으로 파격 도입한 박근혜는 자신의 이미지를 '중도'로 끌어오는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전형적인 이미지 전유의 예다. 물론 그 빨간색은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과 그걸 비호한 국민의힘의 상징색으로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중이라, 애초에 도입했을 때 기대한 효과는 한참 퇴색한 상황이다. 사람들은 이제 '빨간색'을 '내란 수괴 윤석열'과 등치시킨다. 모르긴 몰라도 국민의힘이 재창당 수준의 정치 기획을 벌인다면 상징색을 바꾸지 않을까 싶다.

 

'애국'도 마찬가지다. '애국'은 원래 80년대, 90년대 대학가 학생 운동권에서도 널리 쓰이던 말이다. 베트남 호치민이 혁명을 준비하며 쓴 이름이 '아이쿡'(애국)이었다. 과거 애국은 유럽을 비롯해 혁명을 경험한 국가가 내세운 대표적인 가치 중 하나였다. 지금은 극우 세력이 전유해 가져다 쓰면서 배타적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태극기(태극기란 말도 얼마나 오염되었는가) 집회 참석자들은 스스로를 '애국 시민'이라 부른다. '애국'의 가치도 리버럴 진영이나 진보 진영에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다시 가져다 쓸 만한 말이다.

 

'언어 전유'와 '이미지 전유'는 극우세력의 확장 동력에 힘을 빼 줄 수 있을 것이다. 배제와 혐오를 일삼는 이들에게 '자유민주주의'니, '애국'이니, '태극기'니 하는 말의 독점 사용권을 주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극우의 세력 확장을 약화시키기 위해선 그들이 훔쳐간 단어들에 '정명'을 돌려주고, 역으로 전유해 새로운 가치를 입혀 재탄생시키는 방식을 고려해 볼 만 하다. 하나의 운동처럼 이어져도 좋겠다.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에 나선 한 시민이 윤석열 얼굴이 들어간 배지를 차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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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민주당 지자체장엔 "이러면 곤란" 국힘 지자체장엔 "잘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에서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6.2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2조 원을 내놓으라' 이런 식은 곤란하다."

지난 25일 광주광역시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를 향해 날을 세웠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땅만 만들면 기업들이 들어온다는 전제를 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준비 부족을 꼬집었다.

허공을 향한 질타가 아니었다. 눈 앞에 앉은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를 직격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끝내, 이 대통령은 두 사람으로부터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이 대통령,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 수차례 얘기했지만 돌아오는 쳇바퀴 대답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25 ⓒ 연합뉴스

330만 광주·전남 시민을 대표하는 두 지자체장은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요청하며 지역 발전의 그림을 펼쳤지만, 색채도, 방향도 흐릿했다. 강 시장은 AI(인공지능)와 모빌리티 산업이 융합된 '직주락' 신산업단지를 소개했다. 해당 산단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2조 원의 인프라 개발비를 중앙정부가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어떻게 지원해 달라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며 사업의 당위성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지금 당장 가능한 실효적인 방안을 요구했다. "장밋빛 그림을 그려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건 좋은데, 실현 가능한 대안이 되어야 한다", "산단 부지만 만들면 기업이 입주한다는 전제를 하는 것 같다"고 누차 강조했지만, 강 시장은 결국 산단에 입주할 기업이 있다고만 되풀이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태양광 발전 규제의 근거가 되는 전력 계통 포화 문제에 대해 전문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지사님은 조사 안 해보셨나"라고 묻자, "우리 능력이 안 돼서..."라며 말을 흐렸다. 전력 계통 연결 문제, 송전망 투자, 계통 계획 변경과 같은 핵심 의제를 앞에 두고도 제대로 된 기초자료 하나 마련하지 못한 채 대통령을 만난 것이다.

이어 김 지사는 외국 기업이 전력확보가 안 돼서 전남에 입주를 철회했다며 한전이 기존의 전력 계통 계획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그건 돈 문제예요? 규제 문제예요?"라고 묻자 "한전 측은 기존 계획을 바꾸기 어렵다고 한다"라며 한전의 방침만을 되풀이했다.

이 대통령이 전력 계통 계획을 바꾸기 힘든 이유로 재차 재정과 규제 중 어느 쪽 문제냐고 물으며 "계획을 바꾸면 되지 않나, (한전은) 왜 안 바꿔줍니까"라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건 "계획 변경이 굉장이 어렵다고 하더라"는 같은 대답의 반복이었다. 결국 이 대통령은 본인 질문에 대한 답을 듣지 못했다.

'국가산단이 폼 난다'는 수준이면 도와주고 싶다가도 마음 접는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에서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6.2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는 지역 발전이 어려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구체적인 전략과 설계 없이 손 내미는 행태를 정당화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지적처럼 "어떻게 지원해달라는지, 무엇이 급한지"를 정리해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무능에 가깝다.

실제로 광주와 전남은 지난 수년간 산업단지 조성과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을 외쳤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평이 갈린다. "산단 개발만 해 놓으면 기업들이 입주하나, 제 생각에는 아니다"라는 이 대통령에 김 지사는 "전남의 산단 분양률이 98%"라고만 답했다. 이 대통령이 듣고 싶었던 건 단순히 분양률을 넘어 그 산단들이 실제 지역 경제에 미친 파급 효과, 고용 창출력, 지속가능성 등에 대한 자체 평가 결과였을 테다.

그 정도의 준비도 없이 이 대통령이 "산단 만드는 건 도시공사나 전남도에서 승인해도 되지 않나"라고 지적하자 "지방산단으로 만들 수도 있다. 그런데 국가산단으로 만들어야 폼이 난다고들 한다"라고 답하는 수준으로는 대통령이 도움을 주고 싶다가도 마음을 접게 만들 수밖에 없다.

"제가 뭐 기대가 너무 컸는지 모르겠는데"

가장 뼈아픈 말은 대통령의 이 한마디였다. 지역을 살릴 해법을 기대하며 간담회를 연 대통령은 실망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당위성만 설파하고 대안은 없는 자리, 중앙정부에 두루뭉술한 내용만 요구하며 명확한 수치는 말하지 않는 태도에 대통령은 거듭 "뭘 하면 광주나 전남이 먹고 살 수 있는지 그 얘기를 해보시라"고 재촉했다.

그럼에도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는 "우리는 이러저러한 계획을 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구체적인 재정 추계, 민간 투자 유치 전략, 중앙정부 협의 계획, 지역 주민 동의 확보 방식 등은 없었다.

또한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광주·전남 7대 공약을 말하며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특히 광주의 경우 이 대통령은 'AI 국가 시범도시 조성'과 '대한민국 대표 모빌리티 도시 조성'을 공약한 바 있다. 'AI·모빌리티 신산단'을 만들겠다는 강 시장의 계획과 정확히 일치함에도 강 시장은 이런 부분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만난 김에 뽕을 뽑으시려고" 김두겸 울산시장과 비교돼... '장밋빛 그림'에 멈추지 않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6.20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한편 지난 20일 이 대통령을 만난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은 "AI를 산업에 가장 많이 활용하는 곳이 울산"이라며 AI 산업 관련해 중앙정부가 울산에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이 "지금 광주에서 AI 특화도시한다고 연구하던데..."라고 광주를 언급하자 "그래봤자 사용하는 건 울산"이라며 "판매 수용처가 있는 울산에 (AI)산업의 밸류체인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제조AI는 확실히 울산이 강점이 있다"며 수긍했다.

이외에도 김 시장이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구축 연구지원'과 '산림청을 산림부로 승격' 그리고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지원' 등을 건의하자 이 대통령은 "만난 김에 아주 뽕을 뽑으시려고... 잘하십니다"라고 웃음을 보였다. 이 대통령이 국제정원박람회의 예산 규모를 물으며 관심을 보이자, 김 시장이 곧바로 "7천억 원 정도 소요되는데 이중 국비는 현재 8백억 원밖에 책정이 안 됐다"고 답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대통령이 야당 소속 김 시장에는 웃음을 보이고 칭찬까지 건넨 반면, 같은 당 소속인 강 시장과 김 지사에게는 야박하게 군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지역에 대해 명확하고 구체적인 요구안을 제시한 지차제장과 그렇지 못한 지자체장 중 전자에게 호의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건 누구나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정부는 중앙정부보다 더 빨라야 한다. 현실을 가장 먼저 감지하고, 주민과 가장 자주 만나며, 가장 구체적인 대안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지역민의 여론, 기업 유치 프로세스, 법적 규제 및 제약, 예산 구조 등을 면밀히 분석해 제시하는 것, 그것이 준비된 지자체의 책임이다.

광주·전남 지방정부는, 이제라도 구체적인 전략과 대안을 갖고 중앙정부와 다시 마주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대통령의 말대로 장밋빛 그림은 또다시 허공에 흩어질 뿐이다.

#이재명#강기정#김영록#김두겸#광주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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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한과 갈등 해결할 것”

  •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5.06.28 07:52
  •  
  •  수정 2025.06.28 09:39
  •  
  •  댓글 1
 
2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 갈무리-백악관 유튜브]
2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 갈무리-백악관 유튜브]

“나는 그와 매우 잘 지냈고 갈등(conflict)이 있다면 우리는 북한과 그 갈등을 해결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르완다와 콩고민주공화국 외교장관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평화협정을 맺는 자리에서 ‘김정은에게 친서를 보내려 했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대답했다.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였고 나는 정말로 그와 아주 잘 지냈다. 그러므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볼 것”이라며 “어떤 사람들은 잠재적 갈등이 있다고 말하는 데 만약 그런 게 있다면 우리는 잘 해낼 것이다. 그것은 우리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통해 ‘트럼프 친서’를 보내려 했으나 북한 측이 수령을 거부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21일부터 사흘 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21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진행했다. 다만 결정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의 중요연설이 있었다고 했으나 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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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의 불똥은 한국 경제 어디로 튈 것인가

백일 전 울산과학대 교수·경제학

ibaek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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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무기 생산업자들 이익 연결되는 국방비 증액 요구

백일 전 울산과학대 교수·경제학

2023년 가자지구 전쟁이 개시된 지 3년여,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으로 시작된 중동전쟁이 돌연 멈췄다. 트럼프의 미국이 개입하여 이란 핵시설을 폭격(06.21)하며, 항복을 종용하다 휴전. 약속 대련이란 소문이 무성한데, 이란의 최고지도자 참수 작전 운운하다가 황당하다. 애들 장난도 아니고. 지하 수십 미터를 파괴한다는 고성능 폭탄 벙커버스터는 휴전용 퍼포먼스였나? 이쯤 되면 세계를 기만한 해프닝에 다름없다.

무슨 일인지 복기가 필요하다. 실제 전쟁은 장기냐 단기냐에 따라서 유불리가 갈린다. 오랜 중동전쟁사를 보면 전쟁이 단기간에 끝난 적은 없어, 아마도 그대로 진행되었으면 전력의 유불리에 상관없이 장기전으로 갈 것이 유력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처럼 늪에 빠져 전력을 소모할 가능성이 크다. 핵폭탄급 위력이라는 벙커버스터의 실체는 뭘까. 군사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해보면 벙커버스터 1발 무게는 13.6톤, 가격은 400만 달러쯤, 수십 미터 지하를 파괴한다는 어마무시한 소문에도 불구하고 발사체 운반의 문제, 지형(특히 산악일 경우)에 따른 오차 발생, 중력 낙하 폭탄의 부정확성 등의 이유로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포르도(핵시설) 폭격의 피해 정도가 잘 확인되지 않는 이유다.

 

미국의 이란 공습 직후인 6월 23일에 찍은 이스파한의 핵시설 위성사진. 연합뉴스

미국 이스라엘의 승산없는 전쟁, 누구 좋으라고 하는 건가

지상전으로 확대되지 않으면 공중전 능력만으로 이란을 항복시킬 수 없다. 지상전 가능성도 사실 높지 않다. 국경을 마주하지 않는 이란과 이스라엘 간 거리는 1600km, 인구수는 10배, 영토 면적은 80배, 산악지형, 병력은 60만 명 대 15만 명 4배 차, GDP는 4800억 달러 대 4000억 달러로 엇비슷하며, 중동 주둔 미군 지상병력은 약 4만 명, 즉 정규 지상전은 미군의 참전과 무장력 우위까지 감안해도 단기 승산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승산이 모호하다면 장기전, 승산은 현지 사정에 익숙한 이란 쪽으로 기운다. 군사비 부담은 점점 더 커질 것이고, 무리한 선제 폭격으로 국제 여론 흐름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도대체 이 전쟁은 누구 좋으라고, 뭐 때문에 하는가.

근 100여 년간 남북분단이 해결되지 않고 때만 되면 전쟁 위협 운운하는 한반도 입장에서 보면, 중동전은 남의 일 같지 않다. 이 전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뭔가. 미치광이 트럼프가 개입하였으니 엉뚱하게 불똥이 튀는 건 아닌가?

우려하던 그 불똥이 튀었다. NATO와 마찬가지로 국방비를 GDP 대비 2.8%(2025년 66조 원)에서 5%(△51조 원, 총 117조 원)로 증액, 미국 돈으로 350억 달러를 더 내놓으란다. 그래서 그걸 내면 한반도 전쟁 위협이 뚝 멈추기라도 하는가. 아니라면 군비를 강화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대만에서 중국 혹은 한반도에서 북한을 건드려서 세 번째 전쟁, 즉 신냉전을 신열전으로 바꾸고 싶은가. 중미 갈등이 하루 이틀 거론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직접적인 군사적 무력 충돌로 치달은 적은 없는데 동북아에서의 전쟁이란 설마 지나친 상상에 지나지 않겠지?

 

파키스탄 페샤와르에서 시민들이 미국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이란인들에 대한 연대시위를 하고 있다. 2025. 6. 23. EPA 연합뉴스

이란 공격으로 노리는 트럼프의 딴 주머니

동북아까지 3개의 전쟁은 없다고 하면, 결국 중동으로 제한된 지역전 확전이다. 그러나 확전은 세계 최대 국가채무 40조 달러를 짊어진 나라, 미국의 능력을 넘어선다. 언제부턴가 미국은 직접 참전을 삼가고 전쟁을 틈타 경제 실익을 챙기는 쪽으로 돌아섰다. 이번에도 전쟁 위험을 고조시키고 상대방의 잠정 위협을 각인시킨 후 갹출(방위비 공동분담)하는 방식이다. 전쟁은 돈을 쓰든, 벌든 결국 실익이 누구한테로 들어가느냐의 문제다. 네타냐후는 전쟁 확대로 자기 정권의 수명 연장을 도모하는 전쟁광들의 국수주의를 재건하고, 미국은 핵위협 제거를 명분 삼지만,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되지 않은 이라크 침공 사례로 보면 이란 핵시설의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위협의 확장, 큰 그림 만들기, 딴 주머니를 노리는 속셈이 보인다.

2024년 미국 국방전략위원회의 미 국방전략검토보고서(NDS), 거기에는 그간 거론되지 않았던 ‘이란’이란 나라 이름이 드디어 등장한다. 즉 중국 러시아 북한과 이란이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단기적 대규모 전쟁 가능성을 지적하며 총력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대비책으로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인 갈등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비하는 다중 전역 군사 구조(Multiple Theater Force Construct)를 달성하기 위한 가령 미일 합동사령부를 제안한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시절 한반도 역사상 단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한일 군사협력 또는 한미일 동맹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던 것은 아마도 이런 보고서의 영향일 것이다.

그런데 이 장면은 어디서 본 듯한 오래된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독일과 일본 군비를 GDP 대비 5%, 각각 2천억 달러,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으로 올린다는 시나리오. 이건 마치 다중이라는 이름으로 2차대전 동맹국, 전범 독일과 일본의 재무장을 허용한다는 소리가 아닌가. GDP 4800억 달러, 미국의 1/80에 못 미치는 경제 약국, 이란을 끼워서 전범들의 재무장이라니 너무 막 나가는 것 아닌가. 세상은 별일 다 있으니 이 보고서가 이런 시나리오를 한 번쯤 상상한다고 해서 그네들 입장을 뭐라고 하지는 못한다.

그 뒤에 역시 석유자본의 이익이 숨어있는 것 아닌가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작전을 전격 감행할 다른 직접적인 이유가 또 있을 것 같은데, 우리가 중동 하면 알기 쉽게 떠오르는 경제적 실익을 상징하는 단어는 석유 또는 에너지 아닌가. 석유 값, 그와 연관된 석유자본의 문제라면 앞뒤가 꿰인다. 다음은 양대 전쟁이 발생했던 2022년 이후 최근 6월까지 3년간 석유값 변동 추이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중동발 석유 공급 차질로 유가와 운임 상승이 우려되는 22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앞 유가정보판에 가격이 표시돼 있다. 이번 주 국내 주유소 휘발유ㆍ경유의 주간 평균 가격은 6주 만에 상승 전환됐으며, 국제 유가 또한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에 따른 중동 지정학 리스크 상승 등이 반영돼 올랐다. 2025.6.22 연합뉴스

 

두바이유 가격추이(2022-2025년)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양대 전쟁 발발기인 2022년 배럴당 100달러 대로 고공행진하던 석유 값은 2023년-2024년 87달러 전후, 트럼프 집권과 더불어 종전 회담이 거론되는 2025년 들어서는 급락하여 손익분기점 선인 3년 내 최저치 60달러, 이란전쟁으로 확전 후 급반등해서 75달러 선, 전쟁이 장기화되면 다시 100달러 선을 넘는 것은 잠깐이다. 중동전 확전의 배후에 석유 에너지가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또 있을까? 이란의 주요 석유항이 폐쇄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유가가 급등한다는 것을 이해관계자들이 모를 리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 확전으로 러시아산 가스 수송이 봉쇄되자, 미국산 셰일가스의 대유럽 수출이 사상 최고를 이루었던 것처럼 전쟁은 세계의 시민들을 궁핍하게 하지만 에너지 산업과 그 이해관계자들의 배를 불린다. 석유값이 오르면 2025년 0%대 성장이 예측되는 한국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전 세계 유류의 34%가 운행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당연히 옆 통로 수에즈운하 봉쇄 기간이 연장될 것이고, 해운이 남아프리카로 우회하기 때문에 물류 기간이 더 길어지고 유럽행 해상수송비가 폭등하면, 수출입 물동량이 큰 산업이 포진한 한국은 또다시 어려움을 겪는다. 벌써부터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가 150% 인상이니 하는 판에 유일한 해운동맹 국적선사인 HMM의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반대 급부의 소식도 들리지만, 선사를 마냥 증선할 수 없는 것은 이번처럼 불확실성 발생시 과잉선박 유휴화 부담이 걱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같은 휴전과 석유값 하강이 연계된다. 어찌 된 일인가. 만족스럽지 않겠지만 석유값 최저선을 넘겨 아쉬운 대로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선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해석해야 하지 싶다. 이 정도면 급휴전은 막대한 전쟁 비용 회피용으로 사전 기획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의 국방비는 연 465억 달러(2024년), GDP의 10% 수준으로 상승하였으며, 방어돔 유지비 하루 5억 달러(7천억 원)~10억 달러(1조 8천억 원), 요격용 미사일 1발 당 350만 달러로 보도된 바, 대 이란 확전시 GDP 대비 15~20% 전비 상승을 버틸 만큼 이스라엘 사정이 좋은 것은 아니다. 3년 전쟁만에 탄약이 바닥이라는 소문처럼 궁지에 몰렸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국방비는 연 9055억 달러, 코앞의 1조 달러를 넘어서면 사상 최대치 GDP대비 4% 선, 연 이자만 500억 달러,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한편 이란의 유명한 자폭 드론은 탄도미사일의 1/1000, 대략 1발당 2천∼3천 달러, 비교할 필요조차 없이 저렴하다. 이 정도 차이라면 장기전시 어느 쪽에 승산있을 지는 겪지 않아도 계산이 선다. 물론 이란이라고 지구전, 확전이 좋을 리 없다. 그래서 배꼽을 맞춘 휴전이고 종전을 위한 약속 대련이다. 대신에 휴전과 함께 증권 수치는 오르고 이 모든 사전 금융정보를 좌우하는 정책 결정은 마이다스의 손 트럼프에 달려있다.

 

다우존스 3개월(2025, 3-6월) 추이

트럼프도 돈 벌고 미국 무기 생산업자들도 끼어들고

트럼프는 공공연하게 자신의 금융투자 소식을 전하는 바, 최근 몇 개월간 21억 달러(2조7천 억원 가량)를 벌어들였단다. 4월 급등락은 관세 도발과 유예 번복, 6월 이란공습 도발과 돌연 휴전, 그 급등락의 금융정보가 한 사람에게 쏠려있다면 이걸 투자라고 해야 하나, 투기의혹이라고 해야 하나. 세계가 한 사람의 장사꾼에 의해 농락당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좋은 소리 못하고 나쁜 소식만 열거하니 답답하다. 남의 나라 전쟁이니 탈출구가 잘 눈에 띌 리가 없다. 그나마 몇 수십년 전의 베트남 또는 이라크 참전, 얼마 전의 윤석열 정부 때 말 많던 우크라이나 군수지원 같은 소리가 또 나올까 걱정이다. 그 베트남과 지금은 동남아시아 최고 수준의 교역 관계여서 까맣게 잊혀진 듯 하지만, 참전의 아픔은 아직도 50년째 양국 모두에게 부담으로 남아 많은 사람을 숙연하게 한다.

트럼프의 전쟁 발빼기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란 전쟁의 불씨가 완전 사그라든 것으로 볼 수 없다. 돌연 공습재개 소식도 낯설지 않아 당분간 유가가 최저선 이상에서 유지된다면 석유상들의 급한 불은 해소된 것으로 본다. 다만 약속 대련, 전쟁 소강 후, 진영의 분리는 더 분명해질 것이다. 미국-이란 관계는 당분간 소원할 것이며, 핵시설 폭격을 공식화한 사정상 미국은 으름장을 놓을지언정 공개적인 대 이란 추가 핵사찰을 공언하기 어렵고, 이란은 대놓고 말하지는 않아도 핵개발을 고민할 것이다. 대대적 충돌의 위험은 수면 밑으로 잠시 내려갔을 뿐이다. 불씨가 살아있는 한 양대 전쟁이 질러놓은 불, NATO 일본 한국 등에 대한 GDP 대비 5% 방위비 상향 공언은 유효하다. 비용 분담의 수용 여부를 떠나서 얼마라도 인용된다면, 그 상당 부분은 전력 현대화의 핵심 공중전 병기, 전투기와 미사일 방어체계, 결국 동맹국 주요 공군전력의 공통점으로서 미국산으로 설계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선택은 불가하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2025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딕 스호프 네덜란드 수상. 2025. 6. 25 UPI 연합뉴스 2025. 6. 25

NATO 수렁에서 발 뺀 새 정부 선택은 아주 잘한 것

1차 대전 당시 독일 무기상 헤링겐은 ‘유사시 필요 무기 생산 능력을 유지하려면 평화시에 무기상들에게 수출의 자유와 철저한 장사꾼이 되도록 두어야 하고 청렴윤리를 강요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진술한 일화로 유명하다. 록히드나 보잉은 좋겠다. 그들은 양심도 필요 없고 돈을 벌 수 있다면 로비와 향응은 물론 전쟁시 얼마가 죽든 개의치 않는다. 2025년 5월 현재 미국의 제1 수출품목은 항공기 및 부품, 464억 달러, 2024년 대비 6.5% 증가, 관세전쟁 속에서도 사상 최대치다. 소름이 돋는다.

이란의 운명을 걱정하기엔 확실한 전쟁 정보가 너무 적다. 그러나 전쟁 수습과정에서 이란은 이스라엘과 미국 이외 국가, 가령 중국 인도 파키스탄 러시아 등 직간접적으로 이란을 지지한 세칭 BRICs국가들과 교역 확대를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 이란은 석유 에너지 및 자원 강국이고, 미국을 포함한 NATO, 혹은 G7국이 아니더라도 막대한 석유에너지를 교역할 다수의 우호세력을 확보한 거나 마찬가지여서 복구는 급속하고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한때 에너지와 자연자원, 공산품 등에서 밀접한 교역관계를 형성했고 축구로도 가까웠던 이란과 우리의 관계는 어쩔 것인가. 실용주의 칭호를 두른 새 정부는 향후 중동정세에 대해서 어떤 의견을 갖출지 매우 궁금한데, NATO 회의 불참 소식이 들린다. 곤란한 시점에서 트럼프가 NATO에 오면 무슨 소리 할지 뻔한데, 회원국도 아닌 옵저버로서 이 수렁에 한발 담그면 물귀신을 걱정해야 한다. 발을 뺀 건 적절한 선택이다. 기죽지 말자,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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