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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해진 검찰 개혁 "민주공화국 살리기 위한 필수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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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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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03.0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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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긴급 집중행동 첫날에만 10만 명
깃발·발언에 담긴 검찰 향한 분노
심우정 사퇴 안 하면 탄핵안 발의
“검찰 개혁, 이제 선택 아닌 필수”

9일,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집중행동 매일집회 첫날' ⓒ 김준 기자
9일,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집중행동 매일집회 첫날' ⓒ 김준 기자

이제 검찰 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요구가 됐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의 긴급 비상행동 주간 첫날부터 많은 시민이 몰렸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깃발과 발언을 통해 검찰을 향한 분노를 쏟아냈다. 

비상행동이 윤석열 파면 선고까지 매일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선언한 첫 집회가 9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분개한 시민들이 계속 몰려들어 경찰은 예정된 차선 외에도 추가로 더 개방해야 했다. 그만큼 검찰을 향한 분노는 대단했다.

‘법 벌레 광견’, ‘검찰은 기어 다녀라’ 등 참석자들이 들고 온 깃발에도 검찰을 향한 적개심이 그대로 드러났다. 발언대에 올라선 시민들도 저마다의 분노를 표출하며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설마 대한민국이 망하겠어?” 라고 생각했다던 한 시민은 “내란 수괴 윤석열이 석방된 어제,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대한민국 검찰 수준이 바닥을 기어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성토했다. 

그는 “이대로 가다간 진짜 나라가 망할 것 같다”며 “윤석열과 검찰, 국민의 힘 무리들은 자기들이 깨부시려고 하는 헌법, 민주주의 체계와 국민들이 없으면 자신들도 존재하지 못한다는 걸 인지조차 못 할 정도로 아둔하다”고 일갈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는 학생은 “분명 내란을 일으킨 죄인인데, 구속이 취소된 것은 이제 막 고등학교에서 나와 사회로 들어온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법대로 집행했다고 하는데, 구속취소는 윤석열이 권력 있는 자이기 때문에 그를 따르는 극우 세력들로 인해 성립된 것이 아니냐”고도 꼬집었다. 

9일,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집중행동 매일집회 첫날' ⓒ 김준 기자
9일,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집중행동 매일집회 첫날' 왼쪽 박범계 민주당 의원, 오른쪽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 김준 기자

일반 시민들 외에 야당 의원들도 발언대에 올라 힘을 보탰다. 야당은 오늘, 심 총장의 탄핵소추안 발의를 예고했다. 윤석열 파면 위원단의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번 구속취소에 대해 ‘검찰이 유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난데없는 검사장 회의를 열어서 촌각을 다투는 구속 기소 시한을 넘기기 위해서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을 유도한 장본인이 누구냐”고 따지며 “저는 심 총장이 직권 남용의 내란 세력 공범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응원봉으로 내란을 막아내신 국민의 뜻을 제대로 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사과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검찰 개혁은 이제 선택 사항이 아닌,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한 필수 사항”이라고 말하며 “검찰의 수사관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차 의원은 “야당과 함께 심 총장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를 향해서도 “더 이상 늦추지 말고 바로 선고 기일을 지정해 이번 주중으로 내란 수괴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9일,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집중행동 매일집회 첫날' 발언하는 진영종 참여연대 공동대표 ⓒ 김준 기자
9일,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집중행동 매일집회 첫날' 발언하는 진영종 참여연대 공동대표 ⓒ 김준 기자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진영종 참여연대 공동대표가 마지막으로 발언대에 올랐다. 그는 구치소에서 나온 윤석열이 김치찌개를 먹었다는 소식에 대해 “그래 먹어라, 곧 먹지 못하게 될 테니까”라며 다시 구치소에 들어가게 될 것을 예고했다.

그는 “분노한 시민들이 똘똘 뭉쳤다”면서도 “분노로 끝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분노가 새로운 각오로 발전해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설명했다. “첫째는 윤석열 파면, 둘째는 윤석열 구속, 세 번째는 확실한 내력 세력 심판”이라고 말하며 “수괴뿐만이 아니라 내란에 동조했던 그 많은 자를 모두 그 진상을 낱낱이 밝혀서 벌을 줘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9일,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집중행동 매일집회 첫날' ⓒ 김준 기자
9일,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집중행동 매일집회 첫날' ⓒ 김준 기자
9일,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집중행동 매일집회 첫날' ⓒ 김준 기자
9일,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집중행동 매일집회 첫날' ⓒ 김준 기자
9일,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집중행동 매일집회 첫날' ⓒ 김준 기자
9일,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집중행동 매일집회 첫날'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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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검찰총장이 수상하다

[이충재의 인사이트] 즉시항고 포기로 '내란 우두머리' 석방...비화폰·명태균 수사 힘빼기, 윤석열 부부 비호

25.03.10 05:50최종 업데이트 25.03.10 06:46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9월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내란 수괴 우두머리 윤석열이 끝내 풀려나면서 '친윤 검찰' 수뇌부에 대한 책임론이 분출되는 양상입니다. 법원의 윤석열 구속 취소 결정에 빌미를 제공한데다 검찰이 당연히 해야 할 즉시항고 포기를 주도한 게 심우정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지휘부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내란 국면 고비마다 드리운 검찰의 수상쩍은 행보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검찰 수뇌부의 내란 관련 여부와 석연찮은 수사 과정도 향후 내란 특검을 통해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검찰의 가장 이해할 수 없는 행태는 즉시항고 포기 이유입니다. 심우정 등 대검 수뇌부는 2012년 구속집행정지에 대한 검찰의 즉시항고권을 위헌이라고 본 헌재 결정을 따랐다는 입장으로 전해집니다. 구속집행정지 즉시항고가 위헌이니 비슷한 제도인 '구속취소'도 마찬가지라고 여긴 겁니다. 하지만 이런 판단은 이전의 검찰 입장과는 배치됩니다. 헌재 위헌판단 이후 국회가 '구속집행정지'뿐 아니라 '구속취소' 즉시항고권도 함께 삭제하는 내용의 법개정을 추진하자 법무부와 검찰은 두 사안은 상황이 다르다며 반대했습니다. 이때문에 구속취소에 대한 즉시항고 규정은 형사소송법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엄연히 합법적인 규정인데 판단을 받지 않고 포기하는 것은 자기부정이라는 비판이 따릅니다.

법원의 윤석열 구속취소 판결에는 검찰 수뇌부의 안이한 태도가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지난 1월 23일 공수처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윤석열 직접 수사를 고집하며 구속기간 연장을 두 차례 신청했지만 모두 불허됐습니다. 1차신청이 불허됐을 당시 수사팀 내부에선 "그대로 기소해도 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심우정은 갑자기 전국 검사장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기소를 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 시간을 허비하는 판단을 내린 겁니다. 법조계에선 현직 대통령의 내란혐의를 수사하는 중대사건인만큼 보수적으로 판단해 수사절차를 엄격히 지켰으면 이번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앞서 검찰 수사팀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사권 논란이 불거진 공수처에 사건을 이첩하기로한 것도 심우정입니다. 당시 갑작스런 사건 이첩에 수사팀은 강력히 반발했고, 심우정은 이첩 결정 설명을 위해 전국 검사장들에게 서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심우정은 공수처의 이첩 요청에 법률적 논란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공수처는 대통령에 대한 기소권이 없는데다, 내란죄 직접수사에 대한 권한이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설득력이 없습니다. 결국 이번 법원의 구속취소 판결은 심우정의 판단 잘못이 단초를 제공한 셈입니다.

비상계엄 연루 의혹 끊이지 않았던 검찰 수뇌부

심우정 등 검찰 수뇌부는 내란 수사 초기부터 비상계엄 연루 의혹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계엄령 해제 직후 김용현을 향한 경찰의 강제수사가 임박하자 심우정이 직접 나서 김용현의 신병을 경찰이 아닌 검찰에서 확보하려 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검찰이 비상계엄의 스모킹건인 '비화폰'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고, 최근엔 비상계엄 당일 대검 간부의 방첩사 통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비상계엄 국무회의에서 윤석열이 주요 장관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한 점으로 미뤄 심우정 등 검찰 수뇌부에 모종의 역할을 맡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옵니다.

내란 수사뿐 아니라 윤석열 부부의 아킬레스건인 '명태균 게이트'에 대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도 심우정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당초 윤석열의 공천개입 녹음파일이 공개돼 파문이 커지는데도 서울중앙지검이 아닌 창원지검에 맡겨 사건을 축소하려한 것은 심우정 '작품'입니다. 창원지검이 명태균 '황금폰' 등을 포렌식해 찾아낸 명백한 김건희 공천 개입 증거를 수사보고서로 작성해 상부에 보고했지만 검찰 수뇌부는 수 개월 동안 숨겼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심우정은 뒤늦게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맡도록 했지만 김건희는 사정권에서 제외한 채 변죽만 울리는 양상입니다.

심우정 임명 당시 법조계에선 "윤석열의 마음에 쏙 드는 꼭두가시"라는 평이 많았습니다. '특수통'이 아닌 법무·검찰 행정에 정통한 '기획통'으로 윤석열을 보호할 정무감각이 탁월하다는 게 발탁 이유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심우정은 지난해 10월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려 야권으로부터 탄핵 대상에 올랐지만 막판에 제외됐습니다. 검찰이 조직 보호를 위해 윤석열을 희생할 거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심우정 등 친윤 수뇌부는 여전히 윤석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검찰'의 그림자는 짙고도 깊습니다.

#심우정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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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과 국정원장의 12.4 미국 출장

국정원장의 12.4 미국행 티켓예약이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이유
 
신상철 | 2025-03-09 12:51:47  
 


 

12.3 비상계엄과 국정원장의 12.4 미국 출장
국정원장의 12.4 미국행 티켓예약이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이유


12.3 내란에 대한 진실을 규명함에 있어 조태용 국정원장이 전혀 다른 각도에서의 또 다른 열쇠(Key)를 쥐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첫째, 조 원장은 비상계엄세력에 적극 가담한 것 같지도 않고, 둘째, 병력동원에 적극 참여하지도 않았으며, 셋째, 사전 모의에서 (부분적으로 동의한 흔적은 있지만) 적극 동조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도대체 조태용 국정원장은 그 중요한 자리에 있으면서 어떤 역할을 했을까에 대한 속시원한 해답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거꾸로 한 번 물어보자. 국정원의 적극적인 도움과 협조없이 비상계엄 실행이 가능할까? 국가정보원은 과거의 안전기획부다. 그 이전에는 중앙정보부였고. 가히 국내외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정보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꿰뚫어 볼 수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정보기관이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거다. 국정원의 적극적인 개입 정황이 잡히지 않는다. 국정원장이 계엄 당일 대통령실로부터 전화를 받고 달려가긴 했지만, 개별 지시를 받은 것도 없고 계엄 지시 문건도 없다.(받은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받은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은 있지만 구체적 지시내용도 없다. 게다가 국정원 2인자인 1차장이 내부자 폭로를 해버렸다.

국회측 변호인(왼쪽)과 조태용 국정원장 @MBC 뉴스 갈무리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변호인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추가 변론을 갖기로 결정하고,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다시 증인으로 소환하였다. 홍 전 차장은 헌재 증인석에 두 번 서는 유일한 증인이 되었다. 서로 날카롭게 대립각을 이루고 있기에 국정원 1인자와 2인자의 증언이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뼈속까지 외교관, 조태용 국정원장

조태용 국정원장은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서울대학교 정치학 전공, 1980년 외무고시 합격 후 본격 외교관의 길을 걸었다. 이후 주미대사관 1등서기관, 외무부 북미2과장, 북미1과장, 북미국장, 외교통상부 제1차관 의전장 등 핵심 요직을 거친 '미국통'이다.

조태용 원장은 참여정부 시절 2005년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로 참여하며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2011년 주호주 대사, 박근혜 정부에서는 2013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이후 외교부 제1차관과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을 역임했다. 21대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비례대표로 뱃지를 달면서 정치권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 6월 주미대사로 임명되면서 비례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2023년 3월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돼 명실공히 윤 정부의 외교·안보·대미·북핵 사령탑이 된다. 2024년 1월 공석중이던 국가정보원장에 올라 현재에 이른다.

블랙요원 출신 정보통, 홍장원 1차장

조 원장이 외교통인 반면, 홍장원 1차장은 골수 정보통이다. 1987년 육사 졸업, 소위 임관 후 중위 진급과 동시에 특전사 707특임단에 선발되어 중대장을 맡았고 대위 전역 후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에 특채된다. 육사 대표화랑임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내에서 가장 험하고 기피 대상인 대북공작국에 지원했고, 이후 수십년 간 ‘블랙요원’으로 요원 경력을 쌓았다.

안기부 및 국정원 재직시 주 영국 대사관 정무공사, 국정원 비서실장, 대북특보 등을 지냈고 미국 보스턴대 대학원 국제관계학 석사, 영국 런던대 대학원 전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윤 정부 출범 후 2023년 국정원장과 1차장이 동시에 경질되자 후임 1차장으로 임명되었고, 2024년 1월 조태용 국정원장이 부임하기 전까지 국정원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국정원 역대 원장들이 모두 홍장원을 중용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책임감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 차장의 부친은 황해도에서 월남해 6.25전쟁에 해군제독으로, 어머니는 간호장교로 참전한 분들이다. 그는 지난 1월 22일 국회 내란국조특위에 출석해 계엄 당일 윤 대통령 측이 시도한 작업들은 북한(평양)에서나 실제 벌어지는 일이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진실게임 : 조태용 국정원장 vs 홍장원 1차장

(1) 홍장원 1차장의 주장(폭로)

2024년 12월 6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계엄 선포 직후인 3일 오후 10시 53분쯤 윤석열 대통령이 전화를 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령부를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우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홍 전 차장은 곧 육사 후배인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대통령으로부터 방첩사를 도우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하니, 여인형 사령관이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었다고 폭로했다.

(2) 윤석열 피청구인 및 조태용 국정원장의 주장

● 피청구인의 주장 : “그런 말 한 사실 없고, 격려 전화를 한 것”
● 국정원장의 주장 : “홍장원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

(3) 쟁점

홍장원 1차장의 폭로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홍 차장에게 전화를 한 것은 조태용 국정원장이 해외에 있는 줄 알고 한 것이고, 별 특별한 내용없는 격려전화였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쟁점이다.

조태용 국정원장과 홍장원 전 1차장의 대립 @연합뉴스 갈무리

2024. 12. 3. 사건의 재구성

(1) 20:00 - 윤 대통령,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전화

윤석열 대통령이 헌재심판에서 홍장원 차장에게는 격려만 했다며, 홍 차장의 발언내용을 부정한 것에 대해 국회쪽 변호인단은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집요하게 심문했다.

[청구인측 변호인] 증인(조태용 국정원장)의 경찰 조서를 보면 증인은 20:00 대통령으로부터 보안폰으로 전화를 받습니다. (윤)어디세요? (조)여기 있습니다. (윤)미국안가셨어요? (조)내일 떠납니다. 방금 미국대사와 송별만찬을 했습니다. (윤)알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요, 피청구인(윤대통령)은 20:00경에 증인과 통화를 하고도 증인이 해외에 있는 줄 알고 홍장원 차장에게 전화를 했다고 하는데 증인의 진술과 다릅니다. 증인과 피청구인 중 누구의 말이 맞습니까?

[조태용 국정원장] 제가 “여깁니다”라고 대답을 해서 저는 여기 있으니까 여기라고 대답을 한 건데 대통령께서는 미국으로 오해하실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인] 본인의 조서를 한 번 보세요. (조: 보고 있습니다.) (조)공관에 있습니다. 미국 대사 송별만찬을 했습니다. (윤)미국 안가셨어요? (조)내일갑니다. 이런 문답이 있었다는데 이걸 잘못 알아들을 여지가 있습니까?

[조원장] 경찰조사와 검찰조사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아까 보여주셨던 걸 보면 제가 여깁니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변호인] 네, 검찰조서도 한 번 보시죠. 경찰 조사받은 날과 검찰 조사받은 날이 하루차이였죠? (조: 그렇습니다) 그런데 다르게 대답할 여지가 있습니까?

[조원장] 저는 대통령께서 잘못 생각한다고 생각을 못하니까. ‘여깁니다’라고 대답하는 거나, ‘공관에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거나 똑같죠. 그래서 그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변호인] 자, 검찰조서에도 증인이 20:00경에 만찬자리가 끝나고 전화를 받았고 “공관에 있습니다”라는 말씀을 하셨고 대통령이 “미국 안가셨어요?”라고 질문을 했고, “제가 내일 갑니다.”라고 문답을 하셨다고 진술을 하셨습니다. 경찰 진술과 검찰 진술이 동일합니다.

[조원장] 맞습니다. 저는 그렇게 말씀드린 걸로 기억합니다. 들은대로 설명 한거고요. 근데 인제 그날은 경황이 없는 날들 아니겠습니까. 대통령님께서 여기다. 그냥 미국이라고 생각하시면 뒷부분은 깊게 안들으실 수도 있다. 그렇게.. 제 생각입니다.

[변호인] 5분 뒤에 강의구 부속실장이 전화가 오죠. (조: 네) 대통령실로 들어오라고. (조: 네) 근데, 대통령이 5분 전에는 증인이 미국에 있는 줄 알고 전화를 끊었다면, 5분 뒤에 강의구 부속실장이 들어오라고 전화를 한 건 어떻게 설명이 가능하죠?

[조원장] 대통령께서 장관들 모두 직접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그런데 저한테는 통화를 하셨는데 들어오라고 말씀을 안하셨어요. 그러고 부속실장이 전화를 한 걸 보니까 조금 갭이 있었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데 왜그런가 하면 국정원장은 해외를 갔다온 다음에도 보안을 지켜서 비밀로 남습니다. 제가 대통령님 외에는 누구한테도 미국으로 출장간다고 보고드린 바가 없습니다.

[변호인] 갭이라는게 그러면.. (조: 부속실장이 잘못 알았을 수도 있죠) 잘못한 것이 아니고 제대로 안거죠. 증인이 국내에 있는 줄 알고 전화를 했고, (조: 제 말꼬리 잡으시는 것 같습니다.) 아뇨아뇨, 대통령은 지금 증인이 국내에 없는 줄 알고 전화를 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조원장] 저는 제 기억대로 ‘여깁니다’ 설명하고 미국 내일간다고 말씀드렸고, 대통령께서 장관들을 다 불러들이시는데 (저한테는) 바로 들어오라고 말씀안하셨거든요. 부속실에서 연락이 와서 들어와서 보니... 저로선 알기가 좀 어렵습니다만은...

[변호사] 네, 알겠습니다.

(2) 20:50 - 조태용 국정원장 대통령실에 도착

윤 대통령이 계엄전에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계엄과 관련하여 지침이나 지시를 내린 것이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윤 대통령은 다 얘기했다고 하고 조 원장은 들은 것이 없다고 한다.

[청구인측 변호인] 20시50분경에 대통령실에 도착하셨죠. (조: 네) 21:00경에 조태열 외교부장관과 들어가셨을 때 한덕수 국무총리, 김용현 국방부장관, 법무부장관, 행안부장관, 통일부장관이 원탁형태의 탁자에 앉아 있었죠. (조: 그렇습니다.) A4용지 못봤고, 비상계엄문건 못봤고, 개별지시메모도 없었고, 김용현이 나눠주는 것도 못봤고... 그런데 피청구인(윤석열)은 2월4일 심판정에서 피청구인이 국정원장인 증인에게 계엄사무에 관해 다 얘기했다 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증인은 피청구인으로부터 계엄사무에 대해서 아무 설명을 못들었다고 하는데 이건 또 누구의 말이 맞습니까?

[조태용 국정원장] 그래서 제가 아까 설명드린 것처럼 계엄발표를 하고 다시 돌아오셔서 저까지 포함해서 국무위원들 계셨는데 그때 각 부처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하자 그정도 취지의 말씀이 있었고 어느 부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다고 언론에서 봤습니다만, 저는 그게 없었습니다.

[변호인] 여기 위딩 그대로 함 보시죠. 이미 관련된 문제는 원장하고 다 얘기를 했기 때문에..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조원장] 그날 밤 1:1로 대통령님과 얘기한 게 없습니다.

(3) 22:53 – 윤 대통령이 홍장원 1차장에게 전화

윤 대통령은 22:53 홍장원 1차장에게 전화를 한다. 정형두 재판관은 “통화시간이 1분 24초였다. 꽤 긴 시간”이라고 했다. 윤대통령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는 것이 홍 차장의 주장이다.

[홍장원 1차장] 윤석열 대통령은 봤지? 비상계엄 발표하는 거 봤지?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령부를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우라고 지시했고 이에 육사 후배인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대통령으로부터 방첩사를 도우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하니 여인형 사령관이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었다

(4) 22:55 – 윤 대통령이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전화

조 국정원장은 22:45경 대통령실을 나와 국정원으로 가는 중 22:55경 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한다.

정형두 재판관은 조 원장에게 물었다. 윤 대통령이 홍장원 1차장과 1분 24초 통화를 하고 난 직후 바로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전화를 했다며 “그 갭이 30초 밖에 안된다”고 지적하자 조 원장은 “통화시간은 짧았다”고 답변한다.

[조 국정원장] 통화기록은 22:55~22:57이라고 저도 봤는데 통화는 30초가 안되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짧았습니다. 사실은..

[정형두 재판관] 제 말은 뭐냐면, 대통령이 홍장원 차장한테 굉장히 많은 지시를 했는데 그러구 나서 바로 국정원장에게 전화를 해가지고서는 참 한가한 얘기를 한 거예요. 미국 출장 어떻게 하실래요? 그게 좀 이해가 가지 않거든요?

[조 원장] 그래서 저는 대통령께서 53분에 홍차장에게 그런 얘기를 한 것에 대해 확신이 안갑니다.

불과 2분 간격으로 윤 대통령은 홍장원 1차장과 조태용 국정원장 두 사람과 통화를 했다. 그런데 조태용 원장은 미국 출장 외에 아무런 얘기를 나눈 사실이 없다고 하고, 홍장원 1차장이 밝힌 대화의 내용은 윤 대통령이 그런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부정하는 기가막힌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누가 옳고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까?

이 지점에서 유추해 볼 때, 홍장원 차장이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은 거짓말을 하고 있고, 조 원장 역시 대화의 상당 부분을 감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좀 더 살펴 보자.

(5) 23:30 – 국정원 : 국정원장, 1·2·3차장, 기조실장 회의

조태용 국정원장이 국정원으로 돌아온 후 정무직 회의를 연다. 이때 홍장원 1차장은 조 원장에게 “원장님은 비상계엄 언제 아셨냐?”고 묻자, 조 원장은 “뭘 그런 걸 물어보냐?”고 답한다.

[변호인] 그날 밤 23:30 증인은 1, 2, 3차장, 기조실장 등 정무직들과 함께 비상계엄에 관한 긴급회의를 약 10분~15분 정도 하셨죠? (조: 네.) 2차장은 계엄이 선포되면 합동수사본부가 차려지고 국정원이 지원하도록 되어 있다. 이런 말도 하셨죠? (조: 네.) 증인은 합동수사본부라는 말을 들었을 때, 누군가를 조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셨죠?

[조원장] 전 국민이 계엄이 되면 방첩사에서 합동수사본부가 생기고 모든 정보기관이 협조해야 한다는 것은 알 거 같구요,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변호인] 증인은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정무직 회의할 때 홍장원 1차장이 증인에게 “원장님, 이거 언제 아셨나요?”라고 물었고 증인은 “뭘 그런 걸 물어봐요”라고 대답했다고 진술하셨죠? (조: 네, 맞습니다.) 만약 증인이 비상계엄을 사전에 몰랐다면 “저는 몰랐습니다. 비상계엄 직전에 알았습니다.”라고 대답해야 할텐데 언제 알았는지 대답하지 않고 물어보지 말라는 식으로 대답한 이유가 뭔가요?

[조원장] 차장이, 제 하급잔데 하급자가 첫 마디로 이거 언제 알았냐고 물어보는게 제가 보기에 썩 적절치 않아서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대답해 주지 않은 것입니다.

[변호인] 증인은 다른 정무직 분들에게 대통령실에 갔다는 말씀도 안하셨죠 (조: 네, 안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말씀안하고 숨긴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조원장] 숨긴 건 아니고 경황이 없어서 얘길 못했는데, 금방 제가 갔다는게 나왔기 때문에 숨긴다고 숨길 수 있는 일은 아니고 숨길 의도는 없었습니다. 얘기 안한 거는 맞습니다.

( 국정원장과 1.2.3차장, 기조실장 모두 TV로 국회 의결을 모니터링 )

조태용 국정원장은 거짓말을 하는데 그리 능숙한 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사전에 몰랐다”고 딱 잡아뗐다면 거짓말일 텐데, “뭘 그런 걸 물어보느냐?”는 말에 많은 것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태용 국정원장은 청구인측 변호인이 비상계엄 사실을 언제 처음 알았느냐고 질문했을 때, “대통령실에 도착해서 대통령님하고 다른 분들 계실 때 처음 알았다”고 답변했는데, 이것은 거짓말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조 원장은 2024년 3월 안가 회동에서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6) 정무직 회의 마친 후 – 홍장원 1차장이 국정원장과 독대

정무직 회의를 마친 후 홍장원 1차장이 국정원장실로 가서 조 원장과 독대를 한다. 홍 차장은, “대통령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방첩사 도와주라고 하더라. 정무직 회의 때 원장님 안색을 살펴봤는데 원장님 생각이 많으신 것 같다. 오늘 밤부터 방첩사가 이재명 한동훈을 잡으러 다닐 것 같다.”라고 하니 조 원장은 “내일 아침 이야기 하시죠.”라고 답변한다.

[조원장] 홍장원 차장이 독대를 하자고 왔을 때 뭔가 중요한 얘기가 있을 거라고... 그런데 그렇게 말해선 안된다. 보고를 하려면.. 대통령 전화가 왔다. 방첩사 도우라고 하더라..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그래야 한다... 그리고 방첩사를 도우라는 얘기는 예전부터 많이 듣던 얘기다.. (중략 : 방첩사 관련 얘기들..) 새삼스럽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홍장원 1차장이 국정원장실로 가서 독대를 한 것은 불과 1시간 전 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로 받은 지시와 관련하여 국정원장과 의논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홍 차장은 그 사실을 23:30 정무직 회의에서는 오픈하지 않았다. 따라서 국정원장과의 독대에서 처음 얘기를 꺼낸 것이다.

한편으로 홍장원 1차장은 만약 자신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지시사항과 같은 내용을 국정원장도 지시를 받았다면 정무직 회의 때 국정원장이 지침을 내리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국정원장이 그에 대해 아무 말도 없으니 그 부분을 확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찾아가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다. 그런데 국정원장의 반응은 전혀 달랐고,“내일 아침에 이야기 하시죠”였다.

국정원장의 헌재 증언을 보면, “방첩사를 도우라는 얘기는 예전부터 많이 듣던 얘기”라면서 그 부분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을 한다. 그런데 그 얘기는 너무 일상적인, 말하자면 평화롭던 시절의 얘기여서 비상계엄이 터진 상황과는 괴리감이 큰 얘기다. 그 말은, 국정원장이 엉뚱한 증언을 하고 있다는 걸 의미하며, 대통령의 지시내용을 사전에 충분히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여기까지가 12.3 비상계엄 당일 국정원을 중심으로 발생한 사건의 재구성이다. 그러면 그 외 분석을 도와주는 정황을 살펴본다.

(7) 2024년 3월말 – 안가 회동 : 신원식 국방장관 경질의 단초

2024년 3월 말 안가회동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날 회동의 정황이 비상계엄 전체의 모습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원식 안보실장(전 국방장관)의 헌재 증언은 다음과 같다.

정형두 헌법재판관(왼쪽)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전 국방부장관)

 

[정형두 헌재 재판관] 2024년 3월 말, 대통령 안가 만찬 모임이 열렸죠? 누구누구 참석했나요?

[신원식] 윤 대통령과 김용현 경호처장, 여인형 방첩사령관, 조태용 국정원장과 제가(신원식 국방장관) 참석했습니다.

[재판관] 삼청동 안가인가요?

[신원식] 청와대 근처인데, 그때 처음 가봤습니다.

[재판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한 조치에 대해 언급을 했죠?

[신원식] 네

[재판관] 그거에 대해서 증인은 반대하셨다고 했죠?

[신원식] 네, 저를 보고 그렇게 하신 것 같아서 저는 군을 책임진 국방부장관으로서 그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재판관] 그때 그 자리에 있었던 김용현, 조태용, 여인형은 그 말을 듣고 다른 얘기 안했나요?

[신원식] 네, 그때 저와 국정원장의 다른 의견표명 외에 대통령께서 다른 주제로 전환을 하셨습니다. 그 외 두 분은 말씀할 기회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재판관] 조태용 국정원장은 찬성했나요, 반대했나요?

[신원식] 조태용 국정원장은 다른 의견을 냈던 거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만찬 이후 신원식, 김용현, 여인형 세 사람은 국방장관 공간으로 간다. 신원식이 “가는 길이니까 우리 집에 가서 차나 한 잔 하자”고 했단다. 그런데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대통령 하신 말씀이 화제에 올랐고 신원식은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은 아무리 술자리라도 사람들에게 하는 게 좋지 않겠다”라고 두 사람에게 당부를 했다고 한다.

[재판관] “증인이 대통령께서 혹시라도 그런 생각을 갖지 않도록 해야 된다. 나는 국방부장관으로서 절대 반대한다. 반드시 내 뜻을 전해 달라.”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 맞습니까?

[신원식] 네, 그 조치를 저를 보고 하셨는데, 사실은 제가 거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성립될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그런 생각을 아예 안하실라고 그러면 제 입장이 중요하겠다라는 생각하에서 조금 예의에 벗어나지만 제가 경호처장한테 제 뜻을 대통령님께 전해달라고 얘기했습니다.

신원식 안보실장(前 국방장관)의 헌재 증언은 매우 중요한 많은 사실들을 담고 있다.

첫째, 비상계엄 최초 담합자는 윤석열+김용현+여인형 3인방이며 2024년 3월말 삼청동 안가 회동은 신원식이 그날 처음으로 안가회동에 참석했다. 이런 사실로 비춰볼 때 삼청동 안가 회동은 신원식 국방장관과 조태용 국정원장을 설득하여 비상계엄 동참세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모임으로 보인다. 그런데 신원식과 조태용이 동의하지 않았다.

둘째, 안가만찬 후 신원식 국방장관을 따라 김용현과 여인형이 국방장관 공관으로 따라갔던 것은 국방장관을 끌어들이지 않고서는 비상계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김용현과 여인형이 (윤석열의 암묵적 지시 하에) 신원식을 재차 설득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동의하면 같이 가고 반대하면 경질해야 한다.)

셋째, 조태용 국정원장이 안가 회동 후 3인 모임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은 조 원장이 국정원장이 된지 불과 2달 밖에 되지 않은 상태여서 사실상 국정원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시점이기도 하고, 국정원장의 경우 매주 대통령 정보보고가 있기 때문에 설득이나 회유는 윤 대통령에게 맡겨놨을 가능성이 컸을 것으로 판단한다.

결국 3월 안가 회동 후 6개월 뒤인 2024. 8. 13일자로 신원식 국방장관은 경질되어 국가안보실장 자리로 옮기고, 김용현 경호처장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9월 6일 국방부장관이 된다. 신원식 국방장관은 자신이 경질될 수밖에 없는 이유와 함께, 김용현 경호처장이 국방장관에 기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비상계엄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신원식을 국방장관직에서 물러나게 하면서도 그를 안보실장 자리에 묶어 둠으로써 최대한 보안을 유지하려 했음을 엿볼 수 있다.

(8) 국정원장 정례보고 - 조태용 국정원장의 대통령 정보보고

[변호인] 증인은 주1회 피청구인에게 정보보고를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보통 몇 분정도 보고를 하셨습니까?

[조원장]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만, 아주 간단히 할 때는 2,30분만에 끝나는 경우도 있으나 한 시간을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정원장이 주1회 대통령에게 정보보고를 하면서 20분~1시간 정도 한다는 것은 상당히 자주 많은 대화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 대통령의 성격상 조태용 원장에 대해 매우 집요하게 설득하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국가의 상항이 어떻고, 야당이 어떻고, 반국가세력이 어떻고, 북한에서 날아오는 풍선이 어떻고 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설교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조태용 원장이 선뜻 동의하지 않으니 미칠 지경이었을 거다.

조태용 국정원장은 뼈속부터 외교관이다. 외교라인의 대부 반기문의 별명은 ‘기름장어’다. 장어만 해도 미끄러워 손에 잘 잡히지 않는데, 기름까지 발랐으니 말해 무엇하랴. 조 원장은 국정원의 정치중립 의무, 국제외교관계, 무엇보다 대미외교통으로서 한미관계에 미칠 영향 등등을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 성질 돋구지 않으면서 강력한 거부가 아닌 차분하고도 완곡하게 동의하기 어려움을 설득하려 했을 것이다.

2024. 12. 4 - 조태용 국정원장의 미국 출장 계획

오늘 글의 핵심부분이다. 조태용 국정원장은 12. 4 미국으로 출장 갈 계획이었다. 무슨 출장이었을까? 국장원장의 미국 출장계획이 12.3 비상계엄일 다음 날로 잡혀 있었다?

국정원은 엄연히 중대 권력기관이고, 비상계엄은 국가중대사다. 비상계엄이 하루아침에 기분에 따라 뚝딱 던질 수 있는 카드가 아닌 이상, 비상계엄 예정일은 사전에 확정되어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런데 비상계엄 다음 날 국정원장이 미국출장을 계획해 놓았다? 이해가 되나?

일단, 날짜관계는 잠깐 미루고, 비상계엄과 국정원장의 역할만 놓고 생각해 보자. 국정원의 협조를 전폭적으로 구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계엄세력이 국정원을 계엄핵심세력에서 조금 비켜두되 소극적 역할로 묶어두려 했을 가능성, 즉 국정원장은 계엄세력이 권력장악에 성공한다면 미국을 설득할 목적으로 미국에 가 있어야 할 필요성이라고 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계엄세력은 사전에 미국과 교신도 없었고 통보도 없이 감행을 계획했기에 어떻게든 미국을 설득할 수단이 필요했을 터다. 그렇다면 정통외교관료로 미국통이고 윤 정부 출범 후 초대 미국대사와 안보실장, 국정원장을 두루 맡았던 조태용 국정원장이 가장 적임자였을 터다. 조태용 국정원장 또한 계엄세력에 적극 가담하긴 부담스럽지만, 사후 수습의 역할마저 마다하긴 어려웠을 터이니 말이다.

만약 그러한 추론이 가능하다면, 국정원장은 비상계엄일 전에 미국에 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출장일이 12월 4일이었다면 비상계엄 예정일은 12월4일 혹은 그 이후에 계획되어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국정원장이 스케줄을 바꿀 겨를도 없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면 그것은 비상계엄 실행일이 12월 3일로 갑작스럽게 당겨졌다고 보아야 한다. 

그것이 갑작스럽게 대두된 주술적인 택일이었든,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000일이 되는 날짜에 맞추기 위해서였든 다급하게 12월 3일로 앞당겨졌을 가능성 말이다.

어쩌면 하루 전날인 12월 2일 명태균의 변호사가 소위 황금폰을 검찰이나 민주당에 넘길 수 있다고 기자회견을 한 탓에, 혹은 민주당의 검사3인 탄핵에 열폭한 윤석열이 황급히 당겼을 가능성 등,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국정원장이 일찌감치 12월 4일 미국행 비행기 티켓을 일찌감치 예약해 두고 있었다는 사실이 갖는 의미는 분명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윤 대통령, 홍장원 1차장에게 왜 전화했을까?

조태용 국정원장은 어쩌면 윤석열 정부내에서 가장 윤 대통령이 대하기 조심스러운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김용현 국방장관은 윤 대통령 1년 선배이긴 하지만 고등학교 선배다. 그래서 막 대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법대는 아니지만 서울대 3년 선배다. 1년 가까이 여러 차례의 설득에도 적극 동의하지 않으니 소극적인 범위 내에서 협조를 구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것이 불안한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정원을 어떻게든 계엄세력 내에 두어야 한다는 조바심은 1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Mission을 주는 방법을 택하였고 그것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함으로써 거부할 수 없는 압력으로 느끼게 했다. 22:30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은 22:53 국정원장에 앞서 국정원 1차장에게 먼저 전화를 했고,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했다. 결과적으로 그것이 계엄세력의 발목을 잡는 결정적인 패착이 된 셈이다

영부인과의 문자 – 조태용,“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조태용 국정원장은 비상계엄 전날 김건희로부터 문자를 받는다. 조 원장은 계엄 전날엔 답신을 하지 않았고, 계엄 당일 답신을 했다. 어떤 내용이 오고 갔을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라는 의미는 가끔은 문자를 주고 받았다는 뜻이다.

계엄날짜 변경 추론과 연결지어 본다면, 누군가는 국정원장 미국 방문 스케줄이 흐뜨러진 것에 대해 통보해주긴 해야 한다. 그 통보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 그리고 계엄선포를 앞둔 두 부부 모두에게 마뜩치 않은 존재로 여겨진 조 국정원장의 마음을 다잡기 위한 문자를 보냈고 조원장은 장고 끝에 다음 날 아침 NCND의 답신을 보내지 않았을까 추론해 본다.

새로운 태풍의 눈, 자승과 용산의 관계

이번 사태와 관련 증인석에 두 번 서는 유일한 증인이 되었던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일체의 흔들림이 없었다. 뼈속부터 정보요원인 홍장원 1차장은 재외 대사관에서 직함도 없이 현장 블랙요원으로 30년 근무했다고 한다. 홍콩 시장통에서 반바지에 '쓰레빠'를 신고 다니며 은밀히 임무를 수행했다고도 한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80년대 707에서 중대장으로 복무할 당시 부하들 중엔 1980년 광주에 다녀온 대원들도 있었고 그는 그 대원들이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한다. 계엄 당시 국회로 출동했던 후배 707대원들을 다시 과거의 악몽 속으로 몰아넣지 않기 위해 그는 일생일대의 중대한 결심을 해야 했다.

홍장원 1차장이 추가로 던진 화두, 조계종 자승 전 총무원장 사망 당시 국정원 요원 7~80명 투입을 용산이 지시했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렸다. 머지않아 사건으로 증폭될 ‘빙산의 일각’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맺는 말

조태용 국정원장은 결국 12월 4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12.3 내란의 진실을 추적하는 데에 국정원장의 12.4 미국행 비행기 예약일이 언제인지 따져보는 것도 중요한 단초가운데 하나라 생각한다.

이상과 같이 조태용 국정원장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그는 적극 가담자는 아니다. 따라서 그를 계엄 핵심세력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그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곳곳에 누락된 진실의 흔적이 보인다.

헌재 증언에서도 마찬가지다. 그의 증언들 대부분 무척 한가하고 평상적인 얘기들로 가득차 있다. ‘방첩사를 도우라는 얘기’는 늘상 듣던 얘기라며 장황하게 설명하는 부분이 대표적이다. 그는 적극적으로 진실을 은폐하고 있고 엉뚱한 방향으로 호도하고 있다.

조태용 국정원장 그가 ‘비상계엄 진실규명의 또 다른 축’이라고 보는 이유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1003&table=pcc_772&uid=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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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행동주간 선포 “광장의 크기가 윤석열 파면·재구속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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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5.03.09 15:23
  •  
  •  댓글 0
 
 

윤석열 파면 재구속 촉구 긴급 비상행동 선포
광화문서 파면 결정 때까지 철야 단식 농성 돌입
긴급 비상행동 계획, “파면 선고까지 광장 사수”
검찰도 내란 공범… 심우정 검찰총장 사퇴하라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 서십자각 앞에서 ‘윤석열 파면 촉구 비상행동 주간 선포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 서십자각 앞에서 ‘윤석열 파면 촉구 비상행동 주간 선포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이 9일 서울 광화문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파면 촉구 긴급 비상행동’을 선포했다. 이들은 내란수괴 윤석열의 구속 취소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 인용과 재구속을 촉구했다.

특히 “검찰마저 내란에 동조한 조건에서 믿을 곳은 오로지 광장뿐”이라며 “파면을 촉구하는 광장의 크기가 윤석열 파면과 재구속 여부를 결정한다”라고 광장 결집을 호소했다.

“헌법 파괴 행위, 즉각 파면해야”

비상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등 내란 행위는 명백한 헌법 파괴 행위”라며,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이 무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함으로써 내란 공범임을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승훈 공동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비상행동 공동의장들의 발언과 비상행동 계획 발표, 기자회견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박석운 공동의장은 “윤석열 석방이 헌재의 파면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우려하면서 “즉각 파면만이 정국의 혼란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검찰도 공범… 심우정 검찰총장 사퇴하라”

비상행동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도 문제지만, 검찰이 항고를 포기한 것은 더 큰 문제라며 출석을 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검찰은 윤석열의 하수인이 되어 헌법과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며 “법원은 윤석열을 신속히 재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 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9일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대표들이 심우정 검찰총장을 직권남용죄로 고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9일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대표들이 심우정 검찰총장을 직권남용죄로 고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켓을 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석방 지휘를 내린 심 검찰총장에 대해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짓을 저질렀다”며 “심 총장에 대해 즉시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심 총장은 즉각 사퇴하라”며 “사퇴하지 않으면 탄핵 포함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상행동은 “내란세력의 준동이 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라며 “내란 세력 청산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시민들과 연대하여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긴급 비상행동 계획… “파면 선고까지 광장 사수”

비상행동은 이날부터 1주일간(3월 9일~3월 15일) ‘긴급 비상행동 주간’으로 선포하고 다양한 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주요 계획은 다음과 같다.

▲비상행동 공동의장 철야 단식농성 (3월 8일부터 광화문 농성장에서 진행)

▲윤석열 파면 촉구 매일 집회 (3월 9일~14일, 매일 오후 7시 광화문 광장)

▲내란세력 청산을 위한 정당 연석회의 (3월 10일 예정)

▲비상행동 전국대표자 비상총회 (3월 11일, 향린교회)

▲윤석열 파면 촉구 전국 동시다발 1인 시위 (3월 12일부터 진행)

▲3월 15일, 전국 집중 15차 범시민 대행진 개최

비상행동은 “윤석열이 파면될 때까지 시민들과 함께 광장을 지킬 것”이라며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윤석열이 파면될 때까지 우리는 광장을 지킬 것이다 

어제 8일, 내란수괴 윤석열이 제발로 서울구치소를 걸어나왔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총부리를 시민들에게 향한 모습을 모든 사람이 화면을 통해 똑똑히 보았고, 군대가 헌법기관인 국회와 선관위를 짓밟는 장면을 생중계로 보았습니다. 내란의 증거가 차고 넘치며 겹겹이 쌓여 있는데,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법원이 피의자의 구속을 취소하는 몹시 이례적인 일이 발생하더니, 윤석열의 하수인을 자임하는 검찰은 윤석열을 풀어주었습니다. 법원이 제시한 구속취소의 이유는 법 문언에도 반하는 것이며 왜 유독 피고인 윤석열의 경우에만 선례와 다르게 판단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구속취소 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고 사회적 혼란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법원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즉시항고를 통해 구속취소를 막고 상급심에서 오류를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심우정 검찰총장은 수사팀의 반발에도 결국 항고를 포기하고 윤석열을 석방했습니다. 10년도 더 지난 다른 사안의 헌법재판소 결정을 끌고 와서 불복을 포기한 심우정 검찰총장은, 스스로 내란공범임을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법원과 검찰의 합작으로 헌법은 훼손되었고, 민주주의는 파괴되었으며, 법치는 무너졌습니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서울구치소를 나오며 오직 자신의 지지자를 향한 메시지만을 냈습니다. 위헌적인 비상계엄에 항거하고 민주주의의 회복을 바라며 지금도 광장에 있는 수많은 시민들을 윤석열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습니다. 

저희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민주파괴, 헌법훼손, 법치붕괴의 모습을 더 이상 가만히 지켜볼 수 없기에 굳은 마음으로 철야 단식 농성에 나섰습니다. 

우리 시민들은 위기 때마다 광장을 메우며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12월 3일 내란의 밤에 가장 먼저 군인들의 국회 진입을 막아냈고, 12월 14일 여의도를 가득메운 200만의 인파 앞에 마침내 국회는 윤석열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습니다. 한덕수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남발했을 때, 농민들과 시민들은 남태령에 모여 영하 14도의 추운밤을 이겨내며 투쟁했고,  경찰을 뚫고 한남동까지 행진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또한, 윤석열이 경호처를 사병처럼 부리며 체포영장 집행을 가로막고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려 할 때 노동자가 앞장서고 시민들이 결합하여 한남동을 사수했고, 결국 윤석열을 체포하여 서울구치소에 가두는 성과를 이끌어냈습니다. 

12. 3. 내란 이후 시민들은 모든 위기의 순간마다 주권자로서 더 큰 힘으로 광장에 모여 민주주의를 회복해 왔습니다. 이제  다시 헌법과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싸움을 시작해야 합니다. 윤석열의 즉각 파면과 내란 세력의 완전한 청산을 위해,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다시 광장에 모여 주실 것을 호소 드립니다. 

오늘부터 매일 저녁 7시 이곳 광화문 광장에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즉각파면을 요구하는 시민대행진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12일 부터는 각 거점에서의 동시다발 1인 시위도 진행합니다.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윤석열 재구속과 파면, 내란세력 청산을 위해서는 이에 동의하는 세력의 총 결집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각 정당에게도 요청합니다. 내란세력 청산을 위해 비상행동과의 연석회의를 제안 드립니다. 가능한 빠른시일 안에 시민사회,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어 내란종식을 위해 진지한 논의를 이어갔으면 합니다. 

우리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함께 모인 시민들의 힘으로 머지 않아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을 파면시킬 것입니다.  나아가 윤석열을 다시 구속하고 내란 세력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윤석열과 내란세력을 청산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사회대개혁을 이룩할 것입니다. 그때까지 광장을 지킵시다.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검찰도 공범이다. 심우정 검찰총장 사퇴하라

내란수괴 윤석열의 하수인 검찰을 규탄한다

법원은 윤석열을 신속하게 재구속하라 

헌재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시민의 힘으로 내란세력 청산하자

2025년 3월 9일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강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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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석방 아닌데…윤석열 지지자들 ‘축제 분위기’ [포토]

김영원기자

수정 2025-03-08 21:37등록 2025-03-08 21:29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들머리에서 윤 대통령 석방을 기다리며 춤을 추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로 돌아갔다.

전날 법원이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임에 따라 검찰은 장고 끝에 석방을 지휘했다. 윤 대통령은 구치소 들머리에서 경호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인사하며 걷다가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이날 오전부터 윤 대통령을 기다렸던 지지자들은 환호하고 북을 치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경호처는 윤 대통령의 석방 여부가 불확실하던 오후 일찍부터 지지자들의 소지품을 검사하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을 바라보며 걸어가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곧바로 한남동 관저로 돌아간 윤 대통령을 반기듯, 지지자들은 집회를 열어 환한 웃음을 지으며 깃발을 흔들고 노래했다. 이날 저녁 대통령 관저 들머리는 경찰과 경호처 직원들의 경계가 강화된 모습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에게 손인사하며 걸어 나오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을 바라보며 걸어 나오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을 바라보며 걷는 가운데 그 옆을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지키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국민의힘 김기현(왼쪽 셋째) 등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된 8일 오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걸어가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8일 저녁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들머리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8일 저녁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들머리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8일 저녁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들머리에 경찰과 경호처 등 관계자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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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간에 목숨 걸었다는데, 침묵하는 조선일보

[기자수첩]

기자명정철운 기자

  • 입력 2025.03.08 23:51

▲조선일보와 김건희 여사.

2월26일 “조선일보 폐간에 난 목숨 걸었어”라는 김건희 여사 육성이 공개되고 10일이 지났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월27일 논평에서 “특정 언론사를 겨냥해 폐간을 언급한 것은 언론의 독립성과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이자, 권력을 이용해 비판적인 언론을 억압하려는 권력 남용”이라며 “폐기시켜야 하는 것은 특정 언론사가 아니라 김건희와 윤석열의 언론관”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2월28일 사설에서 “아마 정치인이나 공직자가 이런 얘기를 했다면 자리를 내놨어야 할 것이다. 사적 대화였다고는 하나 대통령의 부인이 어떻게 ‘폐간’을 입에 올리나”라고 개탄한 뒤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계획까지 오버랩되면서 대통령 부부가 대체 어떤 언론관을 갖고 있었던 건지 혀를 차게 된다”고 했다.

이렇듯 조선일보 경쟁사에서 김 여사 비판 사설을 쓰고, 조선일보에 매우 비판적인 야당에서조차 김 여사의 시대착오적 언론관을 비판했음에도, 정작 당사자인 조선일보는 침묵하고 있다. 이 침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간 김 여사 비판에서만큼은 거침없었던 조선일보가 돌연 김 여사가 두려워 입을 닫고 있을 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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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의 침묵도 이해하기 어렵다. ‘V0’설까지 돌며 윤석열정부 권력 실세로 불리는 영부인이 폐간을 언급했는데, 기자협회 차원이든 노동조합 차원이든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을 수 있나. 조선일보 기자들은 김 여사 발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는 걸까. 아니면 무시해도 된다고 보는 걸까. 조선일보는 아직까지 김 여사 발언에 대한 기사 한 건도 쓰지 않았다. 세상에 자기 신문사를 없애버리겠다고 말했는데 잠자코 있는 신문사가 어디 있나. 여기까지 오면 조선일보가 김 여사와 각을 세울 경우 조선일보에 발생할 리스크가 있어 입을 다물고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명태균씨가 용산 대통령실에 USB를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던 조선일보 김아무개 기자는 과거 법조 출입 때부터 윤석열 검찰총장과 매우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기자와 조선일보는 ‘명태균 USB’를 확보한 뒤 그저 명태균의 보도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을까. 김 여사는 단지 ‘명태균 USB’를 조선일보가 입수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폐간을 다짐할 정도로 화가 났을까. 조선일보가 ‘명태균 USB’를 입수한 10월 중순 무렵부터 김 여사가 “조선일보 폐간”을 언급한 12월 말까지 양쪽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만약 어떤 일이 있었다면 조선일보는 그것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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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봄은 온다" 윤 석방에 분노 30만 시민 광장에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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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5/03/09 09:40
  • 수정일
    2025/03/09 09:4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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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 내란

  • 입력 2025.03.08 23:30

  • 수정 2025.03.09 05:08

  • 댓글 0

촛불문화제-야5당 집회-범시민대회 열려

야당·시민들 "윤석열을 영원히 구속하라"

"윤 석방 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 규탄!"

야5당 "꽃샘추위 막아도 봄은 오고 있어"

"시민들과 함께 손잡고 '빛의 혁명' 완수"

시민대표들, 무기한 철야 단식농성 돌입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와 야5당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내란의 밤처럼 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밤잠을 설치셨을 것 같습니다." "또 다시 잠 못이루는 밤이었습니다."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한 직후 열린 8일의 첫 주말 집회에서 만난 시민들은 지난해 12월 3일 '내란의 밤'을 떠올렸다. 윤 대통령을 체포한 지난 1월 15일(구속영장 발부는 1월 19일)까지 불면의 밤을 보냈던 시민들은 7일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이은 이날의 석방 소식에 또다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광장에 나와 법원과 검찰의 행태에 분노하며 내란종식 결의를 다졌다.

시민들은 외쳤다.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검찰은 즉시 항고하라" "윤석열을 영원히 구속하라" "심우정 검찰총장은 사퇴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 5당 대표들은 집회 현장에서 "내란이 종식될때까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등 전국 곳곳의 광장에 나온 시민들이 분노의 항의집회를 열고 있던 오후 6시쯤 과천의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한남동 관저로 돌아갔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저들의 세상은 다시 오지 않는다"

검찰이 윤 대통령의 석방을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던 8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동 사거리에서는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주최 '130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10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은 안국역에서 경북궁 동십자각 인근까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리를 가득 메웠다.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이날의 집회를 여는 발언에서 "어제 법원이 구속기간 만료된 후에 억지 논리로 윤석열 구속취소 판결을 내렸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석방지휘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면서 "검찰은 윤석열을 구속 기소했던 스스로를 부정하는 자기 부정상태로 들어가고 있다", "내란수괴의 호위병, 정치검찰 해체하라"고 외쳤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이 윤석열 대역죄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권 공동대표는 "지금 검찰과 사법부에 있는 내란공범들이 윤석열을 복귀시키고 법기술을 총동원하는 농간을 부리는데, 우리 국민들은 이자들의 행보를 하나하나 지켜보고 따박따박 철저히 계산할 것"이라며 "저들의 세상은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 정부를 건설하는 것이 내란 종식이고 윤석열 파면을 완성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잡은 손 절대 놓지 말고 단결하고 단결해서 끝까지 싸워가자"고 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번 구속취소 결정은 법원에서 진행되는 내란죄 판단이라, 헌재에서 진행되는 탄핵 결정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아야 한다"며 "오히려 신속한 파면 결정을 내릴 이유가 더 생긴 것이다. 국론분열과 극심한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헌재는 신속하게 파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이 의원은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해도 그의 죄가 사라지진 않는다. 12월 3일 헌법을 짓밞은 사실도 없어지지 않는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들은 윤석열 내란 수괴가 법을 교묘하게 빠져나갈까봐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저는 내란을 저지른 자는 사면복권 감형, 심신미약 가석방, 보석 등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함성과 박수로 호응했다.

이 의원은 그들에게 다짐했다. "윤 내란수괴가 빠져나갈 구멍을 막아내겠다. 법과 정의가 흔들리지 않도록 만들겠다."

시민들도 잇따라 발언대에 올랐다. 김수형 서울시립대 학생은 시립대 학내에서 극우집회가 열려 학생들이 막은 사건 소식을 전하면서 "내란세력의 준동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했다. 그는 "어제 구속취소도 내란세력에 힘을 실어준 일이라 온국민이 분노하는 것 아니겠는가"라면서 우리는 이들에게 숨 쉴 틈조차 주지 말고 완전히 소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지금 당장 파면하라"고 외쳤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서 김수형 서울시립대 학생이 발언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윤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을 사찰하던 신원불상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노은결 소령의 아내도 연단에 올랐다. 그는 "여야, 좌우, 이념 관계없이 우리 가족이 겪은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하여 법적 제재가 가해지도록 해달라"며 "윤석열 계엄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윤석열을 빠르게 파면하고, 내란 동조자들은 철저히 처벌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대윤 국민주권당 홍보위원장은 포천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와 관련, "폭탄 떨어진 곳이 휴전선에서 불과 30킬로미터(㎞) 거리다. 만약 폭탄 떨어진 곳이 북쪽이었다면 어떻게 됐겠나. 전쟁났을 게 뻔한 거 아니냐"며 "윤석열은 작년에 무인기를 북한에 보내 자극하고 충돌이 일어나면 그걸 핑계로 계엄을 하려고 했다. 그때 윤석열과 함께 전쟁을 공모한 자들이 완전히 청산됐느냐. 내란이 완전히 진압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식으로 훈련을 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서 박대윤 국민주권당 홍보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그는 "설마 했는데 계엄이 터졌다. 설마 했는데 전쟁을 일으키려 했다. 설마 했는데 이제는 윤석열이 감옥에서 나오려 한다"며 "아직까지도 설마설마하면서 전쟁 위기를 그냥 넘겨야 하는가.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날 단 1퍼센트(%) 우려라도 있다면 이를 마땅히 제거해야하는거 아니냐"고 했다.

이어진 촛불문화제에서는 현대자동차노동조합 노래패 '작은노래'와 가톨릭 시국미사 연합밴드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등이 문화 공연을 펼쳐 시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꽃샘추위가 막아도 봄은 오고 있다"

안국동 사거리에서 촛불문화제가 끝난 뒤, 바로 같은 자리에서 오후 3시 30분부터 '야5당 공동 내란종식·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5당 집회에는 15만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과 당원이 참가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이) 헌법재판소가 변론 종결한 윤 탄핵 사건에 영향을 끼칠까 걱정한다고 들었다"며 "조금도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은 구속됐지만 단 한 차례도 제대로 피의자 신문을 받아보지 못했다"며 "당연히 헌재에 피의자 신문조서 제출도 안됐는데 무슨 영향을 받겠는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박근혜 탄핵 때 박근혜 헌법 재판소 결정문에 단 한 줄 '검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뇌물수수와 강요죄로 기소하였다'라는 거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며 "지금 이뤄지는 구속취소니 석방지휘니 분단위로 일단위로 계산하느니 하는 이 모든 것이 윤석열 파면 결정에 0.1그램(g)도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각 당 대표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어제 윤석열 구속취소 이후 우리는 잠들지 못했다. 국민 여러분, 이 자리에 어떤 마음으로 왔을지 충분히 그 마음이 느껴진다. 기가 차고 화가 난다"며 "검찰의 실수든 고의든 동의하지 않는다. 내란수괴가 풀려난 일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 절대 일어나서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파면을 시작으로 수많은 국정농단과 시장교란행위를 철저히 밝혀내고 법적 단절을 해야 한다"고 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조금 전, 대검 수뇌부가 즉시 항고를 포기하고 윤석열에 대한 석방지휘를 지시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쿠데타를 일으키고, 그 결과 파면을 앞두고 있음에도, 여전히 검사 선배 윤석열을 버리지 못하겠다는 검찰의 눈물겨운 충정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말했다. "3년 내내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호위무사를 자처해 왔던 정치검찰이 김건희와 명태균에 대한 수사에서 그러했듯 이번에도 의도적 무능을 연기하며 국민을 기만한 것은 아닌지 밝혀내야 한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12월 3일 밤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윤석열과 내란세력이 다시 활개치는 상상만으로도 크나큰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내란수괴가 죽기 전에 감옥문을 나올 수 있단 말인가. 믿을 수 없는 소식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법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은 동체 상식과 지성의 힘이고, 그 힘을 만드는 주체는 국민"이라며 "계엄포고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선 시민들, 바로 이 자리에 계시는 여러분께서 그 지성의 힘을 발휘해주실 걸 믿는다"고 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국민들은 또다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온 국민이 시달리고 있다. 내란성 두통, 내란성 불면, 내란성 우울. 온국민이 내란으로 울화병에 걸렸다"면서 "이건 의사가 치료할 수 있는 병이 아니다. 처방은 딱 하나다. 윤석열 파면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다음 주 토요일에도 윤석열이 대통령인 나라에서 여러분, 살고 싶으십니까? 마지막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면서, "울려퍼질 주문(主文)을 같이 한번 외쳐보자"고 했다. 시민들은 김 대행의 선창에 맞춰 외쳤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하라!)"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야 5당 대표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2025.3.8. 이호 작가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대신해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발언했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윤석열 구속영장 청구 당시) 심우정 본인이 막판에 검사장 회의 개최해서 시간을 끌어서 이렇게 된 것 아닌가"라며 "석방 지휘를 결정한다면 심우정 본인의 자기탄핵이 될 것이고, 김건희 집안 마약 사건 연루를 덮어주고 검찰총장을 상으로 받았다는 그 풍문을 확인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절대로 용납하지 않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윤석열은 파면될 것이다. 국민 여론은 명백하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파면 여론이 높고 중도층 파면 여론도 명확하다. 그러나 지금은 긴장하고 긴장하고 또 긴장해야 할 때"라며 "모든 끝에는 깔딱고개가 있다. 지금이 그 마지막 고개의 시작이다. 우리가 지금 할 일은 헌재 결정을 방해하고 협박하는 극우세력으로부터 헌재를 지켜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감을 갖고 치열하게 빛의 혁명, 마지막 고개를 함께 넘어가자"고 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야 5당 대표들이 '윤석열 파면' 문구를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2025.3.8. 이호 작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야5당 대표는 집회 말미에 무대에 올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낭독을 통해 "제아무리 강한 꽃샘추위가 봄을 막아서도 봄은 이미 우리에게 오고 있듯이 내란수괴 윤석열과 내란세력의 발악이 성공한듯 보여도 헌법의 심판, 국민의 심판, 역사의 심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결국 국민이 승리할 것이고 정의가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위대한 우리 국민은 12월 3일 밤 장갑차와 총칼도 맨손으로 막아냈다. 12월 14일 탄핵열차를 국회로 헌재로 향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오색빛이 넘실거리는 이곳 광장에서 저들의 군사반란을 완전히 진압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 있는 야5당 대표자들은 위대한 국민과 함께 손잡고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 내란이 종식될 때까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참가한 야5댕 대표들과 국회의원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야5당 대표는 "국민과 함께 우리의 손으로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 낼 것을 엄중히 선언합니다"라고 한 목소리로 다짐했다.

이날 야5당 범국민대회에는 대중가요 가수 이은미가 무대에 섰다. 이은미는 '녹턴' '가슴이 뛴다' '애인 있어요' 등을 불렀다. 두 번째 곡 '가슴이 뛴다'를 부를 때는 무대에 내려와 시민들 사이에서 열창을 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이은미는 노래를 부르며 시민들과 손을 마주 잡았다. 유행가 '애인 있어요'를 부를 때는 시민들이 다함께 따라 부르기도 했다.

촛불문화제와 야5당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안국동 사거리 집회에 이어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회' 행진해 합류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가수 이은미가 공연을 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윤석열 다시 구속하고 파면하자"

촛불문화제와 야5당 범국민대회에 이어 오후 5시부터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회'에는 30만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해 "윤석열을 영원히 구속하라" "윤석열을 파면하라" "검찰은 즉시 항고하라" "구속취소 거부한다" "석방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호림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여는 발언을 통해 "차고넘치는 증거 앞에서도 혐의를 부정하고 거짓말로 일관하며 헌재 변론조차 선동의 장으로 악용한 자의 구속취소에 항고를 포기하고 석방하겠다니, 심우정 검찰총장은 진정 내란공범으로 시대의 죄인이 되고자 하는가"라면서 "비상행동은 심 총장과 지휘부의 즉각사퇴를 촉구하며, 특수본이 대검의 부당한 지휘에 따르지 않고 즉시 항고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8일 서울 안국동 사거리에서 '야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5.3.8. 연합뉴스

 

이 공동의장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검찰까지 국가기관에 남은 내란의 공범, 윤석열 하수인들이 민주공화국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다. 반공 이데올로기와 여성과 성소수자, 이주민에 대한 혐오로 자라난 극우의 결집과 폭력이 계속된다"며 "지금의 사회적 혼란을 해결하는 확실한 방법은 헌재의 신속한 파면 결정이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 파면한다"고 외쳤다. 시민들도 "파면한다"고 따라 외쳤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최새얀 변호사는 연단에 올라 "이번 구속취소 결정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기존과 달리 일수가 아닌 시간으로 계산했고 원래 뺐던 체포 적부심 시간을 포함해서 구속기간이 만료됐다고 했다. 법원이 완전히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며 "이번 결정이 더 분노하게 만드는 이유는 공권력 탄압으로 구속된 노동자, 시민들의 권리로 보장받아야 할 것을 헌정질서를 파괴한 윤석열의 권리로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8일 서울 안국동 사거리에서 '야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5.3.8. 연합뉴스

 

최 변호사는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며 "분명한 것은 구속취소가 됐다고 윤석열 죄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여전히 파면되고 처벌받아야 할 국가폭력 헌법파괴 범죄자"라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말한다. 이번 구속취소와 탄핵심판은 어떠한 상관도 없다''며 "헌재가 해야 할 일은 이번 구속취소 결정으로 동요할 게 아니라 혼란에 빠지는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즉각 파면하는 것이다. 그 자가 다시 관저로 숨지 못하게, 권력의 비호를 받으면서 법의 심판을 우롱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쿠팡으로 인해 2년째 해고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최효 씨는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3월 7일 법원은 윤석열 구속을 취소했다. 법은 투쟁하는 노동자 시민에게 한없이 냉혹하고 기독권 이익을 보호할 때 한없이 관대하다는 사실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쿠팡에는 일용직 노동자 대상으로 퇴직금과 주요 수당 체불임금이 발생하고 있다. 일용직 노동자처럼 매일매일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은 부재하다"며 "내란범 윤석열에게는 없는 법리도 만들어 구속 종료를 결정하고 신속하게 항고를 포기하여 석방의 길을 열어주는 공권력과 너무 대비된다"고 했다. 그는 "일용직을 보호하는 법은 없고, 윤석열 석방시키기 위해 없는 법을 만들어내는 이 나라가 법치주의 국가가 맞느냐"고 했다.

 

8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마친 시민과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5.3.8. 연합뉴스

 

용인대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김가온 씨는 "모두 내란의 밤 공포를 느끼며 온몸으로 민주주의 지켜냈다. 내란에 실패한 후 탄핵안이 가결되고 장고 끝에 현직 대통령이 처음으로 체포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렇게 고생한 우리가 윤석열 그냥 풀어줄 수 있겠냐"며 "윤석열 즉시 항고해 세상이 더렵혀지지 않게 윤석열을 영원히 봉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집회 도중 윤석열 석방 소식이 들려오면서, 시민들의 규탄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비상행동 상황실에서 일하고 있는 활동가 '밍갱'은 "어떻게 이렇게 매번 화를 치미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지금의 탄핵 국면은) 우리들이 언 손을 불어가며 응원봉 쥐며 깃발 흔들고, 누군가는 광장을 만들고 모이며 치열하게 싸운 결과 아닌가"라며 "내란범 석방이라니 말도 안 된다. 내란범에게 어울리는 건 감옥뿐"이라고 했다. 그는 "검찰은 내란범 석방을 누구 맘대로 결정하느냐"면서 "심우정 검찰총장 규탄한다! 검찰 지휘부는 사퇴하라!"라고 외쳤다.

 

8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마친 시민과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5.3.8. 연합뉴스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연단에 올라 무기한 단식 투쟁을 선포했다. 의장단은 "오늘 비상행동 공동의장들은 시민분들과 함께 행진을 마치고 윤석열이 파면되는 그때까지 경복궁역 4번출구 서십자각터에서 무기한 철야 단식농성에 돌입한다"면서 "민주주의 후퇴를, 헌법의 파괴를, 법치주의 후퇴를 도저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다. 우리는 2024년 12월 3일밤 국회에 달려왔던 그 마음으로, 여의도에 모였던 그 결기로 다시 한번 헌법과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싸움을 시작하고자 한다"며 외쳤다. "도처에 숨어 있는 내란잔당들이 또다시 민주주의와 헌법질서를 파괴할 수 없도록 다시 광장에 모이자. 윤석열을 다시 구속하고, 파면하고, 내란잔당들을 모두 몰아낼 때까지 끝까지 광장을 지키자!"

이날 집회에서는 가수 정밀아와 박준, 밴드 잠비나이 등도 문화 공연을 펼쳤다. 시민들은 본 집회를 마친 뒤, 종로 일대를 행진하고 다시 광화문 앞으로 돌아와 늦은 밤까지 노래와 발언 등을 하며 농성을 이어갔다. 해산한 뒤에도 일부 시민들은 서십자각에서 진행되는 무기한 철야단식 농성을 응원했다.

 

8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마친 시민과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5.3.8. 연합뉴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시민집회가 진행 중이던 오후 5시 48분쯤 경기 과천 서울구치소에서 걸어 나와 지지자를 향해 인사한 뒤 약 30분 뒤인 오후 6시 16분쯤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감사 인사를 했고,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 12·3 내란

  • 입력 2025.03.08 23:30

  • 수정 2025.03.09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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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문화제-야5당 집회-범시민대회 열려

야당·시민들 "윤석열을 영원히 구속하라"

"윤 석방 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 규탄!"

야5당 "꽃샘추위 막아도 봄은 오고 있어"

"시민들과 함께 손잡고 '빛의 혁명' 완수"

시민대표들, 무기한 철야 단식농성 돌입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와 야5당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내란의 밤처럼 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밤잠을 설치셨을 것 같습니다." "또 다시 잠 못이루는 밤이었습니다."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한 직후 열린 8일의 첫 주말 집회에서 만난 시민들은 지난해 12월 3일 '내란의 밤'을 떠올렸다. 윤 대통령을 체포한 지난 1월 15일(구속영장 발부는 1월 19일)까지 불면의 밤을 보냈던 시민들은 7일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이은 이날의 석방 소식에 또다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광장에 나와 법원과 검찰의 행태에 분노하며 내란종식 결의를 다졌다.

시민들은 외쳤다.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검찰은 즉시 항고하라" "윤석열을 영원히 구속하라" "심우정 검찰총장은 사퇴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 5당 대표들은 집회 현장에서 "내란이 종식될때까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등 전국 곳곳의 광장에 나온 시민들이 분노의 항의집회를 열고 있던 오후 6시쯤 과천의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한남동 관저로 돌아갔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저들의 세상은 다시 오지 않는다"

검찰이 윤 대통령의 석방을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던 8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동 사거리에서는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주최 '130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10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은 안국역에서 경북궁 동십자각 인근까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리를 가득 메웠다.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이날의 집회를 여는 발언에서 "어제 법원이 구속기간 만료된 후에 억지 논리로 윤석열 구속취소 판결을 내렸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석방지휘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면서 "검찰은 윤석열을 구속 기소했던 스스로를 부정하는 자기 부정상태로 들어가고 있다", "내란수괴의 호위병, 정치검찰 해체하라"고 외쳤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이 윤석열 대역죄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권 공동대표는 "지금 검찰과 사법부에 있는 내란공범들이 윤석열을 복귀시키고 법기술을 총동원하는 농간을 부리는데, 우리 국민들은 이자들의 행보를 하나하나 지켜보고 따박따박 철저히 계산할 것"이라며 "저들의 세상은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 정부를 건설하는 것이 내란 종식이고 윤석열 파면을 완성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잡은 손 절대 놓지 말고 단결하고 단결해서 끝까지 싸워가자"고 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번 구속취소 결정은 법원에서 진행되는 내란죄 판단이라, 헌재에서 진행되는 탄핵 결정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아야 한다"며 "오히려 신속한 파면 결정을 내릴 이유가 더 생긴 것이다. 국론분열과 극심한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헌재는 신속하게 파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이 의원은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해도 그의 죄가 사라지진 않는다. 12월 3일 헌법을 짓밞은 사실도 없어지지 않는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들은 윤석열 내란 수괴가 법을 교묘하게 빠져나갈까봐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저는 내란을 저지른 자는 사면복권 감형, 심신미약 가석방, 보석 등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함성과 박수로 호응했다.

이 의원은 그들에게 다짐했다. "윤 내란수괴가 빠져나갈 구멍을 막아내겠다. 법과 정의가 흔들리지 않도록 만들겠다."

시민들도 잇따라 발언대에 올랐다. 김수형 서울시립대 학생은 시립대 학내에서 극우집회가 열려 학생들이 막은 사건 소식을 전하면서 "내란세력의 준동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했다. 그는 "어제 구속취소도 내란세력에 힘을 실어준 일이라 온국민이 분노하는 것 아니겠는가"라면서 우리는 이들에게 숨 쉴 틈조차 주지 말고 완전히 소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지금 당장 파면하라"고 외쳤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서 김수형 서울시립대 학생이 발언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윤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을 사찰하던 신원불상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노은결 소령의 아내도 연단에 올랐다. 그는 "여야, 좌우, 이념 관계없이 우리 가족이 겪은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하여 법적 제재가 가해지도록 해달라"며 "윤석열 계엄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윤석열을 빠르게 파면하고, 내란 동조자들은 철저히 처벌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대윤 국민주권당 홍보위원장은 포천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와 관련, "폭탄 떨어진 곳이 휴전선에서 불과 30킬로미터(㎞) 거리다. 만약 폭탄 떨어진 곳이 북쪽이었다면 어떻게 됐겠나. 전쟁났을 게 뻔한 거 아니냐"며 "윤석열은 작년에 무인기를 북한에 보내 자극하고 충돌이 일어나면 그걸 핑계로 계엄을 하려고 했다. 그때 윤석열과 함께 전쟁을 공모한 자들이 완전히 청산됐느냐. 내란이 완전히 진압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식으로 훈련을 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8일 오후 서올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열린 촛불행동 촛불문화제에서 박대윤 국민주권당 홍보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그는 "설마 했는데 계엄이 터졌다. 설마 했는데 전쟁을 일으키려 했다. 설마 했는데 이제는 윤석열이 감옥에서 나오려 한다"며 "아직까지도 설마설마하면서 전쟁 위기를 그냥 넘겨야 하는가.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날 단 1퍼센트(%) 우려라도 있다면 이를 마땅히 제거해야하는거 아니냐"고 했다.

이어진 촛불문화제에서는 현대자동차노동조합 노래패 '작은노래'와 가톨릭 시국미사 연합밴드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등이 문화 공연을 펼쳐 시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꽃샘추위가 막아도 봄은 오고 있다"

안국동 사거리에서 촛불문화제가 끝난 뒤, 바로 같은 자리에서 오후 3시 30분부터 '야5당 공동 내란종식·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5당 집회에는 15만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과 당원이 참가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국민들이) 헌법재판소가 변론 종결한 윤 탄핵 사건에 영향을 끼칠까 걱정한다고 들었다"며 "조금도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은 구속됐지만 단 한 차례도 제대로 피의자 신문을 받아보지 못했다"며 "당연히 헌재에 피의자 신문조서 제출도 안됐는데 무슨 영향을 받겠는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박근혜 탄핵 때 박근혜 헌법 재판소 결정문에 단 한 줄 '검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뇌물수수와 강요죄로 기소하였다'라는 거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며 "지금 이뤄지는 구속취소니 석방지휘니 분단위로 일단위로 계산하느니 하는 이 모든 것이 윤석열 파면 결정에 0.1그램(g)도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각 당 대표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어제 윤석열 구속취소 이후 우리는 잠들지 못했다. 국민 여러분, 이 자리에 어떤 마음으로 왔을지 충분히 그 마음이 느껴진다. 기가 차고 화가 난다"며 "검찰의 실수든 고의든 동의하지 않는다. 내란수괴가 풀려난 일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 절대 일어나서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파면을 시작으로 수많은 국정농단과 시장교란행위를 철저히 밝혀내고 법적 단절을 해야 한다"고 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조금 전, 대검 수뇌부가 즉시 항고를 포기하고 윤석열에 대한 석방지휘를 지시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쿠데타를 일으키고, 그 결과 파면을 앞두고 있음에도, 여전히 검사 선배 윤석열을 버리지 못하겠다는 검찰의 눈물겨운 충정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말했다. "3년 내내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호위무사를 자처해 왔던 정치검찰이 김건희와 명태균에 대한 수사에서 그러했듯 이번에도 의도적 무능을 연기하며 국민을 기만한 것은 아닌지 밝혀내야 한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12월 3일 밤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윤석열과 내란세력이 다시 활개치는 상상만으로도 크나큰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내란수괴가 죽기 전에 감옥문을 나올 수 있단 말인가. 믿을 수 없는 소식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법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은 동체 상식과 지성의 힘이고, 그 힘을 만드는 주체는 국민"이라며 "계엄포고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선 시민들, 바로 이 자리에 계시는 여러분께서 그 지성의 힘을 발휘해주실 걸 믿는다"고 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국민들은 또다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온 국민이 시달리고 있다. 내란성 두통, 내란성 불면, 내란성 우울. 온국민이 내란으로 울화병에 걸렸다"면서 "이건 의사가 치료할 수 있는 병이 아니다. 처방은 딱 하나다. 윤석열 파면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다음 주 토요일에도 윤석열이 대통령인 나라에서 여러분, 살고 싶으십니까? 마지막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면서, "울려퍼질 주문(主文)을 같이 한번 외쳐보자"고 했다. 시민들은 김 대행의 선창에 맞춰 외쳤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하라!)"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야 5당 대표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2025.3.8. 이호 작가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대신해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발언했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윤석열 구속영장 청구 당시) 심우정 본인이 막판에 검사장 회의 개최해서 시간을 끌어서 이렇게 된 것 아닌가"라며 "석방 지휘를 결정한다면 심우정 본인의 자기탄핵이 될 것이고, 김건희 집안 마약 사건 연루를 덮어주고 검찰총장을 상으로 받았다는 그 풍문을 확인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절대로 용납하지 않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윤석열은 파면될 것이다. 국민 여론은 명백하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파면 여론이 높고 중도층 파면 여론도 명확하다. 그러나 지금은 긴장하고 긴장하고 또 긴장해야 할 때"라며 "모든 끝에는 깔딱고개가 있다. 지금이 그 마지막 고개의 시작이다. 우리가 지금 할 일은 헌재 결정을 방해하고 협박하는 극우세력으로부터 헌재를 지켜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감을 갖고 치열하게 빛의 혁명, 마지막 고개를 함께 넘어가자"고 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야 5당 대표들이 '윤석열 파면' 문구를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2025.3.8. 이호 작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야5당 대표는 집회 말미에 무대에 올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낭독을 통해 "제아무리 강한 꽃샘추위가 봄을 막아서도 봄은 이미 우리에게 오고 있듯이 내란수괴 윤석열과 내란세력의 발악이 성공한듯 보여도 헌법의 심판, 국민의 심판, 역사의 심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결국 국민이 승리할 것이고 정의가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위대한 우리 국민은 12월 3일 밤 장갑차와 총칼도 맨손으로 막아냈다. 12월 14일 탄핵열차를 국회로 헌재로 향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오색빛이 넘실거리는 이곳 광장에서 저들의 군사반란을 완전히 진압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 있는 야5당 대표자들은 위대한 국민과 함께 손잡고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다. 내란이 종식될 때까지 국민의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참가한 야5댕 대표들과 국회의원들의 모습. 2025.3.8. 이호 작가

 

야5당 대표는 "국민과 함께 우리의 손으로 빼앗긴 주권을 되찾아 낼 것을 엄중히 선언합니다"라고 한 목소리로 다짐했다.

이날 야5당 범국민대회에는 대중가요 가수 이은미가 무대에 섰다. 이은미는 '녹턴' '가슴이 뛴다' '애인 있어요' 등을 불렀다. 두 번째 곡 '가슴이 뛴다'를 부를 때는 무대에 내려와 시민들 사이에서 열창을 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이은미는 노래를 부르며 시민들과 손을 마주 잡았다. 유행가 '애인 있어요'를 부를 때는 시민들이 다함께 따라 부르기도 했다.

촛불문화제와 야5당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안국동 사거리 집회에 이어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회' 행진해 합류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부터 경복궁 동십자각까지 대로에서 열린 야5당 범국민대회에서 가수 이은미가 공연을 하고 있다. 2025.3.8. 이호 작가

 

"윤석열 다시 구속하고 파면하자"

촛불문화제와 야5당 범국민대회에 이어 오후 5시부터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회'에는 30만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해 "윤석열을 영원히 구속하라" "윤석열을 파면하라" "검찰은 즉시 항고하라" "구속취소 거부한다" "석방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호림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여는 발언을 통해 "차고넘치는 증거 앞에서도 혐의를 부정하고 거짓말로 일관하며 헌재 변론조차 선동의 장으로 악용한 자의 구속취소에 항고를 포기하고 석방하겠다니, 심우정 검찰총장은 진정 내란공범으로 시대의 죄인이 되고자 하는가"라면서 "비상행동은 심 총장과 지휘부의 즉각사퇴를 촉구하며, 특수본이 대검의 부당한 지휘에 따르지 않고 즉시 항고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8일 서울 안국동 사거리에서 '야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5.3.8. 연합뉴스

 

이 공동의장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검찰까지 국가기관에 남은 내란의 공범, 윤석열 하수인들이 민주공화국의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다. 반공 이데올로기와 여성과 성소수자, 이주민에 대한 혐오로 자라난 극우의 결집과 폭력이 계속된다"며 "지금의 사회적 혼란을 해결하는 확실한 방법은 헌재의 신속한 파면 결정이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 파면한다"고 외쳤다. 시민들도 "파면한다"고 따라 외쳤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최새얀 변호사는 연단에 올라 "이번 구속취소 결정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다. 기존과 달리 일수가 아닌 시간으로 계산했고 원래 뺐던 체포 적부심 시간을 포함해서 구속기간이 만료됐다고 했다. 법원이 완전히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며 "이번 결정이 더 분노하게 만드는 이유는 공권력 탄압으로 구속된 노동자, 시민들의 권리로 보장받아야 할 것을 헌정질서를 파괴한 윤석열의 권리로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8일 서울 안국동 사거리에서 '야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5.3.8. 연합뉴스

 

최 변호사는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며 "분명한 것은 구속취소가 됐다고 윤석열 죄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여전히 파면되고 처벌받아야 할 국가폭력 헌법파괴 범죄자"라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말한다. 이번 구속취소와 탄핵심판은 어떠한 상관도 없다''며 "헌재가 해야 할 일은 이번 구속취소 결정으로 동요할 게 아니라 혼란에 빠지는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즉각 파면하는 것이다. 그 자가 다시 관저로 숨지 못하게, 권력의 비호를 받으면서 법의 심판을 우롱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쿠팡으로 인해 2년째 해고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최효 씨는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3월 7일 법원은 윤석열 구속을 취소했다. 법은 투쟁하는 노동자 시민에게 한없이 냉혹하고 기독권 이익을 보호할 때 한없이 관대하다는 사실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쿠팡에는 일용직 노동자 대상으로 퇴직금과 주요 수당 체불임금이 발생하고 있다. 일용직 노동자처럼 매일매일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은 부재하다"며 "내란범 윤석열에게는 없는 법리도 만들어 구속 종료를 결정하고 신속하게 항고를 포기하여 석방의 길을 열어주는 공권력과 너무 대비된다"고 했다. 그는 "일용직을 보호하는 법은 없고, 윤석열 석방시키기 위해 없는 법을 만들어내는 이 나라가 법치주의 국가가 맞느냐"고 했다.

 

8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마친 시민과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5.3.8. 연합뉴스

 

용인대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김가온 씨는 "모두 내란의 밤 공포를 느끼며 온몸으로 민주주의 지켜냈다. 내란에 실패한 후 탄핵안이 가결되고 장고 끝에 현직 대통령이 처음으로 체포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렇게 고생한 우리가 윤석열 그냥 풀어줄 수 있겠냐"며 "윤석열 즉시 항고해 세상이 더렵혀지지 않게 윤석열을 영원히 봉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집회 도중 윤석열 석방 소식이 들려오면서, 시민들의 규탄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비상행동 상황실에서 일하고 있는 활동가 '밍갱'은 "어떻게 이렇게 매번 화를 치미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지금의 탄핵 국면은) 우리들이 언 손을 불어가며 응원봉 쥐며 깃발 흔들고, 누군가는 광장을 만들고 모이며 치열하게 싸운 결과 아닌가"라며 "내란범 석방이라니 말도 안 된다. 내란범에게 어울리는 건 감옥뿐"이라고 했다. 그는 "검찰은 내란범 석방을 누구 맘대로 결정하느냐"면서 "심우정 검찰총장 규탄한다! 검찰 지휘부는 사퇴하라!"라고 외쳤다.

 

8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마친 시민과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5.3.8. 연합뉴스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연단에 올라 무기한 단식 투쟁을 선포했다. 의장단은 "오늘 비상행동 공동의장들은 시민분들과 함께 행진을 마치고 윤석열이 파면되는 그때까지 경복궁역 4번출구 서십자각터에서 무기한 철야 단식농성에 돌입한다"면서 "민주주의 후퇴를, 헌법의 파괴를, 법치주의 후퇴를 도저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다. 우리는 2024년 12월 3일밤 국회에 달려왔던 그 마음으로, 여의도에 모였던 그 결기로 다시 한번 헌법과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싸움을 시작하고자 한다"며 외쳤다. "도처에 숨어 있는 내란잔당들이 또다시 민주주의와 헌법질서를 파괴할 수 없도록 다시 광장에 모이자. 윤석열을 다시 구속하고, 파면하고, 내란잔당들을 모두 몰아낼 때까지 끝까지 광장을 지키자!"

이날 집회에서는 가수 정밀아와 박준, 밴드 잠비나이 등도 문화 공연을 펼쳤다. 시민들은 본 집회를 마친 뒤, 종로 일대를 행진하고 다시 광화문 앞으로 돌아와 늦은 밤까지 노래와 발언 등을 하며 농성을 이어갔다. 해산한 뒤에도 일부 시민들은 서십자각에서 진행되는 무기한 철야단식 농성을 응원했다.

 

8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마친 시민과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2025.3.8. 연합뉴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시민집회가 진행 중이던 오후 5시 48분쯤 경기 과천 서울구치소에서 걸어 나와 지지자를 향해 인사한 뒤 약 30분 뒤인 오후 6시 16분쯤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감사 인사를 했고,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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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항고 하나 안 하나... 검찰 18시간째 "검토중"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청구 인용, 검찰의 선택은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인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검찰이 석방 지휘를 하면 윤 대통령은 풀려난다. 반면 7일 안에 즉시항고를 하면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는다. ⓒ 연합뉴스

[기사 보강 : 8일 오전 8시 20분]

검찰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8일 오전 8시 현재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를 결정한 지 18시간이 지났지만, 검찰 입장은 계속 "검토 중"이다.

검찰의 즉시항고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지만 검찰은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검찰이 즉시항고에 나서면, 서울고등법원이 판단을 내릴 때까지 윤 대통령 석방이 미뤄진다. 법률상 즉시항고는 7일 이내에 제기할 수 있다.

7일 오후 2시께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부의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이 알려진 지 약 7시간 뒤인 오후 8시 49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측는 취재진에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과 관련해 현재 검토 중이고 결정이 되면 풀할 예정입니다.

전화를 못 받아서 죄송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로부터 약 1시간 뒤인 오후 9시 59분에 밝힌 입장도 같았다.

아직 검토 중이고 결정된 바 없습니다. 결정이 되면 풀할 예정입니다.

새벽 4시 32분 밝힌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 취재진에게 '일단 귀가해도 된다'고 말했다. 더 길어질 거란 뜻이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계속 여러가지를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아직 대기 중이신 분들은 일단 귀가하셔도 될 것 같다고 합니다. 결정되면 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기계적으로 신속하게 '불복' 입장을 밝혔건만

즉시항고 여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검찰의 신중한 모습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르다. 검찰 조직은 자신들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법원 판결이나 결정에, 신속하게 불복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 19일 서울고등법원은 탈북어민 북송사건 항소심에서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게 징역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판결문을 상세히 검토한 후 항소하여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판결 선고 후 검찰의 불복 입장이 나오기까지 4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특히, 검찰 비상계엄 특수본은 윤 대통령 구속 연장 허가를 둘러싼 법원과의 갈등 때에도 신속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움직였다.

검찰 특수본은 지난 1월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구속기간 연장 허가를 신청했는데, 이튿날인 24일 법원은 이를 불허했다. 검찰 특수본은 당일 오후 10시 10분 법원의 불허 결정과 그 사유를 취재진에게 알린 뒤 4시간도 되지 않은 25일 오전 2시 구속기간 연장 허가를 재신청했다고 밝혔다. 늦은 밤인데도 검찰의 불복 움직임은 기민하고 명확했다.

즉시항고 안 하고 즉시 받아들이면, 전국 구속자 전수조사 해야 할 판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인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검찰이 석방 지휘를 하면 윤 대통령은 풀려난다. 반면 7일 안에 즉시항고를 하면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는다. ⓒ 연합뉴스

이번 법원의 결정은 단순히 윤 대통령 사안을 넘어 전체 사법체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근본적이어서 검찰로서는 즉시항고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이날 법원은 검찰이 윤 대통령 구속 기간을 잘못 계산했다고 했다. 검찰 주장과 달리 구속기간을 산정할 때는 날짜가 아닌 시간 단위로 하고, 체포적부심사 기간은 구속기간에서 뺄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검찰의 계산 방식이 기존 관례였고, 법원의 결정이 관례를 깨는 새로운 방식이라는 점이다. 즉, 기존 방식대로 구속기소된 피고인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따라서 검찰이 즉시항고와 재항고를 통해 대법원 판단까지 받지 않고 바로 받아들인다면, 당장 내일부터 전국의 체포-구속기소된 수감자들은 자신의 체포적부심사일과 시간단위 구속기간을 계산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차성안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SNS를 통해 "검찰이 즉시항고를 안 하는 경우 똑같은 상황에 있는 피고인들을 전수조사해 구속취소를 청구해 풀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검찰이 즉시항고를 안 한다면, 나는 음모론에서 검찰을 더 이상 방어해 줄 수 없다"며 "(윤 대통령 측과)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야'라는 의심을 나도 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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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대통령구속취소#즉시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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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집회 "검찰은 항고로 민주주의 수호하라"

기자명

  •  김준 기자
  •  
  •  승인 2025.03.07 22:04
  •  
  •  댓글 0
 
 

법원의 윤 구속취소 결정 규탄대회
야당, “법원 판단은 극소수의 견해”
쌍수 들고 환영한다는 여당 잠룡들

7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 ⓒ 김준 기자
7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 ⓒ 김준 기자

법원이 윤석열 구속취소를 결정했다. 이에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긴급 규탄대회를 열고 검찰의 항고를 촉구했다. 갑작스럽게 열린 집회임에도 만 명이 넘는 시민이 참석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지귀연 부장판사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이 구속 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기소됐다는 이유로 구속을 취소했다. 윤석열 탄핵을 반대하는 극우 집회 측이 화교 출신이란 비난을 쏟았던 판사다.

지법은 ‘체포 적부심 기간을 구속 기간에 산입해야 하고, 구속 기간 계산 시에 일 단위가 아니라 시간 단위로 엄격하게 계산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구속취소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여태 검찰은 날로 계산했고 시간으로 계산한 적 없다”며 “이번 지법의 판단대로면 지금까지 모든 구속 수사가 위법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 법원의 판단은 매우 극소수의 견해로 보여진다”고 설명하며 “검찰이 항고해서 서울고등법원으로 넘어가면 반드시 뒤집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법이 구속취소를 결정하자, 국민의힘 측은 환영의 입장을 표하며 윤석열의 범죄 혐의가 없었다는 식의 논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여당은 ‘윤석열 구속을 정치적 수사’라고 규정하며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행여나 검찰에서 이의가 없기를 바란다”며 헌법재판소를 향해서도 “오직 헌법 가치에 입각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대권 잠룡으로 떠오르는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시장, 홍준표 시장, 한동훈 전 대표도 모두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구속취소 결정에 검찰 측이 7일 이내 항고하지 않으면 윤석열은 석방된다. 이에 만 명의 시민이 경복궁에 모여 검찰의 항고를 촉구했다. 예상하지 못한 많은 참석자가 모이면서 경찰은 차선 하나를 더 내줘야 했다.

7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 ⓒ 김준 기자
7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 ⓒ 김준 기자

시민 발언에 나선 시민들은 모두 입을 모아, 검찰의 빠른 항고를 촉구했다. 25학번 동국대에 다닌다는 새내기 대학생은 “검찰이 즉시 항고해서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윤석열을 어떻게 구속시켰냐”며 “남태령에서, 한강진에서, 또 여의도에서, 광화문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친위 쿠데타에 대하여 전면적인 저항을 통해 얻어낸 결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검찰과 법원이 또한 헌법재판소가 할 일은 명확하다”며 “검찰은 내란 수배 윤석열 씨에 대하여 즉각 즉시 항고로 무너진 법치를 되살리라”고 촉구했다.

탄핵 국면에서 윤석열 체포를 촉구하며 트랙터를 몰고 서울로 상경했던 전봉준 투쟁단과 한국여성단체연합도 발언대에 섰다.

하원오 전봉준 투쟁단 총대장과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는 “구속이 절차상 이유로 취소되었지만 윤석열에게 범죄의 혐의가 없다거나 수사기관의 권한이 권한에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니”라며 “윤석열 측과 국민의힘 등 죄가 없는 것이 확인되었다는 식의 아전인수식 거진 선봉을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또한, 검찰에게 “윤석열 석방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줄이고 여전히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의 우려가 인정되는 만큼 즉시 항고할 것”을 촉구하며 “법원 역시 즉시 항고 후 빠른 결정을 통해 스스로 초래한 혼란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7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 ⓒ 김준 기자
7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 ⓒ 김준 기자
7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 ⓒ 김준 기자
7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 ⓒ 김준 기자
7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 ⓒ 김준 기자
7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 ⓒ 김준 기자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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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정국 '최악의 장면', 윤석열 석방은 법원의 '자해극'

 [박세열 칼럼] 법치주의 협박범 윤석열에, 법원 스스로 날개를 달아준 꼴

헌법재판소 윤석열 탄핵 심판 과정에서 최악의 장면 중 하나는 조지호 경찰청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을 때다. 조 청장은 혈액암으로 투병중이다. 3년 정도 살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사람을 상대로 윤석열 측 변호인은 "수사를 받을 때 섬망 증세가 있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섬망은 뇌기능 악화로 인한 주의력 저하, 언어력 저하 등 인지 기능 전반의 장애, 정신병적 장애 등을 말한다.

 

조 청장은 12.3 비상계엄 당일에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국회에 들어가는 국회의원들 다 잡아 체포해, 불법이야"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진술한 인물이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자 명단'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 명단은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들었다는 명단과 거의 같다.

 

투병 중에 양심 선언을 한 핵심 명령 수령자를 환각에 시달리는 '정신질환 환자'로 몰아가려 한 게 윤석열 일당의 전략이다. 아무리 사실관계를 다투는 법정이라지만 윤석열이라는 인간의 밑바닥을 엿본 느낌이 들어 섬뜩했다. 윤석열은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상대의 인격이라든지, 사정따위는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냉혈한이다.

본인이 최종 검수한 문건조차 부인하고, 자신의 명을 따른 부하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심지어 정신질환자로 몰아가는 윤석열의 목표는 단 한가지다. 스스로 벌인 최악의 범죄가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의 정당한 통치 행위로 예외성을 인정받고자 하는 것이다. 이 끝없는 소송에서 벗어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 혼자 일상을 회복해 성군의 자리로 왕정복고하는 것을 꿈꾸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카프카의 소설 속 심판의 요제프K가 되어 출구 없는 법정을 헤매고 호수에 비친 달 그림자에 쫓기고 있다는 걸 믿는 실존주의적 망상에 빠져 있다.

 

사실 윤석열은 하나의 거대한 부조리의 표상 같은 인물로 우리에게 교훈점을 준다. 윤석열이란 법비의 잔기술에 세상의 법이 농락당하고 있음에도 손을 쓸 수 없는 현실은, 윤리적 당위의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를 부조리한 현실의 시궁창으로 내동댕이친다. 그리하여 비로소 우리는 이 세상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며 좌절해 가는 것이다.

 

 

브레히트의 희곡 <예외와 관습>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석유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여정에 오른 상인은 길잡이(중간자)와 쿨리(짐꾼)을 고용한다. 길이 바쁜데 상인은 길잡이가 쿨리를 관대하게 다루고 있는 게 불만이다. 길잡이는 쿨리를 부려야 할 관습을 잊고 쿨리와 친해진다. 혹독한 사막을 건너는 과정에서 상인은 길잡이와 쿨리가 공모해 자신을 해치지 않을까 두려워 쿨리를 가혹하게 다루지 않는다는 이유로 길잡이를 해고한다. 당연하게도 상인과 쿨리는 사막 한 복판에서 길을 잃게 되는데, 상인은 오히려 쿨리에게 더욱 가혹하게 굴며 매질을 하고 그의 수통을 빼앗아버린다. 물이 떨어져가는 상황, 상인은 자신이 살기 위해 쿨리로부터 수통을 숨긴다. 하지만 쿨리는 심한 갈증을 느끼는 상인을 보면서, 길잡이가 자신을 위해 몰래 챙겨 준 여분의 수통 꺼내 상인에게 건네려 한다. 상인은 쿨리가 돌맹이를 들어 자신을 해치려 하는 줄 알고 권총 꺼내 쿨리를 죽인다.

 

이 극의 핵심은 재판정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쿨리의 아내가 상인을 살인죄로 고소해 벌어지는 재판을 보면서 관객은 상인이 유죄라는 걸 확신한다. 쿨리가 건네려 한 게 돌맹이가 아니라 수통이라는 게 밝혀진 이 명백한 상황에서 재판은 엉뚱하게 진행된다. 판사가 상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자 관객은 혼란에 휩싸인다. 판사는 "물을 나누어 마실 때 손해를 보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 오로지 이성적인 행위"라면서 "수통으로 상인을 때려죽일 의도였다"고 보는 게 관습적으로 타당하다고 판결한다. 쿨리는 노예여야 하고 노예는 공격적일 수밖에 없으며 인간성이 존재할리 없는 사람이다. 상인은 그런 관습에 충실했다는 게 무죄의 이유다. 그러자 브레히트는 코러스의 입을 빌려 극에 난입한다.

 

"저들이 만든 체제에서 인간성은 예외입니다. (...) 사람에게 마실 것을 주는데, 늑대가 마시는구나."

 

현대 사회 법치의 아이러니를 표현한 이 극은, 관객의 상식적 기대를 벗어난 흐름으로 교훈을 주는 브레히트의 서사극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꼴은 하나의 거대한 교훈극이다. 민주주의의 역사가 세워놓은 법치가, 형법상 최악의 민주주의 파괴 범죄를 저지르고 법정에 서 있는 윤석열에게 관대하게 작용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이 체제는 윤석열과 같은 '법비'에게 휘둘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그 추종자들은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권력 유지에 필요한 가짜 서사를 만들어 불리한 진실을 죽여버렸다. 윤석열은 야당이 반국가 세력이고 그들이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선거를 교란시켜 북한과 중국 공산당에게 나라를 넘겨줄 것이라는 극우적 '관습'을 신봉하면서, 목마른 자에게 수통을 건네려는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민의의 전당을 무참하게 짓밟았다. 사람에게 마실 것을 건네니, 늑대가 그 물을 마시는 꼴이다.

 

국가의 기간인 헌법을 팽개치고 국회 침탈을 노려 내란의 죄를 범한 자에게, 법원이 발부한 체포 영장에 저항하고 사법 기관의 집행을 방해한 자에게, 지지자의 법원 난입 폭동을 선동하고 지금도 폭력 시위를 부추기고 있는 자에게, 법원은 관습을 인정하고 그를 석방했다. 사법 체계 질서 자체를 무시하고 짓밟고 조롱했음에도 법원은 공수처와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절차상 불비점을 집요하게 파고든 윤석열의 손을 들어줬고, 윤석열을 기소한 검찰의 정당성을 흔들어댈 명분을 극우 세력에게 던져주고 있다. 현직 대통령 최초의 '내란 현행범' 혐의라는 사안의 중대성과 특수성을 따질 판사의 '재량권'은 어디로 갔나? 그 재량권은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법정의 '재심 걱정'에서만 작용하는 건가?

 

법원은 그를 석방함으로서 그에게 증거인멸의 기회와 함께 더 많은 거짓말을 꾸미고, 더 많은 지지자들을 선동해 법원을 협박할 용기를 줬다. 윤석열 석방, 내란 정국에서 최악의 장면 중 하나가 또 탄생했다.

 

우리는 상식을 조롱하는 법을 무시하는 힘있는 자에게 관대한 세상을 풍자한 100년 전 브레히트의 서사극이 여전히 통용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하여 이 거대한 교훈극은 우리를 계몽으로 이끈다. 윤석열을 보면서, 법원을 보면서 나는 비로소 계몽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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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조선일보 폐간”에 조선일보 해직기자 “실행되길 바란다”

[영상] 조선투위 50년, 아직 사과받지 못했다

기자명금준경, 윤수현 기자

  • 입력 2025.03.07 22:24

  • 수정 2025.03.07 22:25

▲ 성한표 조선투위 위원장(왼쪽). 사진=금준경 기자

백발이 된 조선일보 해직기자들이 조선일보 앞을 찾았다.

지난 6일 오전 서울 중구 조선일보 사옥 앞, 성한표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조선투위) 위원장은 “50년 전 궐기할 때 (우리는) 젊은 기자들이었다. 저는 그때 33살이었다”며 “우리는 기대한다. 조선일보의 중추세력을 이루고 있는 30대 젊은 기자들에게 기대한다. 언젠가는 폭발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가져본다”고 했다. 그는 “50년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눈감을 때 까지도 그 폭발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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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신홍범 조선투위 위원은 조선일보가 ‘내란’을 옹호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건희가 조선일보 폐간에 목숨을 걸었다고 했다. 목숨을 걸었다는 건 보통 결의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 결의가 실행되길 바란다”고 했다.

1975년 3월 박정희 독재정권에 순응했던 조선일보에서 저항하던 기자들은 쫓겨났다. 당시 해고된 32명의 기자들은 끝내 돌아가지 못했고, 아직도 사과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자세한 발언은 영상을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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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골든 돔’, 한국을 미 본토 방어에 이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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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창준 객원기자
  •  
  •  승인 2025.03.07 00:39
  •  
  •  댓글 0
 
 
ⓒhttps://armyrecognition.com/
ⓒhttps://armyrecognition.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3월 4일, 양원 합동 연설에서 ‘골든 돔(Golden Dome)’이라는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는 ‘골든 돔’을 미국 본토를 보호하는 최첨단 미사일 방어망으로 규정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 미사일, 순항미사일까지 방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방어 시스템 구축이 아니라, 미 본토 방어를 우선하는 전략(Home Defense First)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한국과 같은 동맹국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골든 돔’, 미국 본토 방어 우선주의의 현실화

기존 미국의 미사일 방어 전략은 미본토 방어와 더불어 해외 주둔 미군과 동맹국 보호를 중요한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골든 돔’은 본질적으로 미국 본토를 최우선으로 방어하는 전략이다. 이 전략이 현실화되면, 미국은 동맹국들을 단순한 협력 파트너가 아닌 미 본토 방어 체계의 일부로 포함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이미 1월 27일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을 위한 아이언 돔(The Iron Dome for America)을 공식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이 구상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2월 25일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 구상을 ‘골든 돔’ 구상으로 명명했고, 트럼프의 이번 연설로 이 명칭이 공식화된 것이다. 트럼프가 취임식 때 “미국의 황금시대, 지금 시작된다”는 트럼프의 취임사에 모조를 맞춰 ‘골든 돔’으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트럼프의 양원 연설이 있기 10여 일 전인 2월 24일 우주군 참모총장인 챈스 설츠먼(Chance Saltzman)은 우주군이 ‘골든 돔’ 구상에서 “중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고, 2월 25일 미 우주군은 ‘골든 돔’ 전문팀을 구성했다. 

우주군이 역할이 강조되는 이유는 ‘골든 돔’이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비행하는 해발고도 100km 이상의 우주공간을 담당하는 우주군이 ‘골든 돔’ 사업에서 중심 역할을 한다는 것은 ‘골든 돔’이 미본토 방어를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된 트럼프의 양원 연설에서 국방 분야의 내용은 ‘골든 돔’ 구상이 유일하다. 그만큼 트럼프의 국방전략은 미본토 방어에 집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골든 돔’ 구상은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 전략의 국방 버전 즉 미본토방어 우선주의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주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골든 돔’은 극초음속 미사일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적 위성과 우주기반 요격 시스템을 요구한다. 또한 ‘골든 돔’이 미본토 전역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동맹국간 미본토방어 통합을 필요로 한다. 이런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 바로 미 우주군이다. 

우주군은 2019년에 창설되었고, 2022년에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에, 2024년에 주일미군사령부에 배치되어 있다. 우주군의 작전 지역 그리고 ‘골든 돔’이 집중하는 지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즉 중국과 조선의 극초음속미사일과 ICBM이 주된 대상이 되는 것이다. 

우주군이 ‘골든 돔’에서 중심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은, 주한미우주군(US Space Forces Korea)과 주일미우주군(US Space Forces Japan)도 이 방어 체계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단순히 한반도 방어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한·미 연합 방위 체계가 미국 본토 방어망의 일부로 기능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폴라리스 해머 훈련, 미 본토 방어 전략의 연장선인가?

 

골든 돔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직전인 2025년 1월, 주한미우주군이 주도한 ‘폴라리스 해머(Polaris Hammer)’ 훈련이 오산 공군기지에서 실시되었다. 이는 미 우주군이 한반도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한 첫 번째 공식 훈련이었다.

이 훈련의 공식적인 목적은 ‘한반도 지역의 우주 작전 지원’이었다. 하지만 미 본토 방어 전략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에서 수집된 미사일 탐지·추적 정보가 미국 본토 방어에 활용될 가능성, 한미 연합군이 미본토 방어 작전의 일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국이 미본토 방어망의 전초기지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폴라리스 해머 훈련은 2025년 안에 두 차례 더 실시될 예정이다. 이는 단발적인 훈련이 아니라, 주한미우주군이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임을 의미하며, 결국 한국이 미 본토 방어 전략의 일부로 편입될 가능성을 높인다.

한국, 미국 본토 방어 전략에 종속될 위험성

트럼프 행정부의 ‘골든 돔’ 구상은 미국의 방어 전략을 ‘동맹국 방어’에서 ‘미 본토 방어 최우선’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기존 한미동맹의 틀을 유지하려 한다면 결국 미 본토 방어망의 일부로 기능하게 될 위험이 있다.

현재 한미동맹의 프레임은 ‘동맹 강화 = 한국 안보 강화’라는 논리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전략이 본토 방어 중심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이 논리가 여전히 유효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한미동맹이 강화된다면, 한국은 미국 본토 방어 전략의 하위 체계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미동맹의 신화에서 벗어나야 할 때

한미동맹은 오랜 시간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라는 구호 아래 유지되어 왔다. 트럼프의 ‘골든 돔’ 구상은 ‘어디까지 같이 가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지금과 같이 한미동맹 강화 일변도로 나아간다면, 한국은 미국의 본토 방어망에 편입될 것이며, 이는 한국의 안보를 치명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

한국이 한미동맹을 맹목적으로 따를 것이 아니라, ‘한국의 안보주권, 평화주권을 지킬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의 안보가 ‘미국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이익에 맞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한미동맹이 ‘한국의 안보’를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미국 본토 방어’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는가? 이제 한국 사회는 이 질문에 답을 할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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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펜으로 찌르고, 귀 때리고…28세 이주노동자 숨진 축산장에서 일어난 일

이주단체들 "비극 재발 막기 위해 철저한 수사·재발방지대책 마련해야"

28세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 뜰시 분머걸 씨가 지난달 22일 자신이 일하던 돼지 축산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졌다. 고인의 동료들은 분머걸 씨가 팀장과 농장주의 괴롭힘으로 힘들어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에 이주·노동단체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행정당국의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22일 새벽 분머걸 씨는 자신이 일하던 전남 영암군의 한 돼지 축산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입국한 지 6개월 만이었다. 축산장에는 20명의 이주노동자가 일하고 있었고, 그 중 19명이 분머걸 씨와 같은 네팔인이었다.

 

광주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 등 이주·노동단체들이 동료들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파악한 바에 따르면, 농장주는 네팔 이주노동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네팔 출신 노동자를 팀장으로 지명했고, 분머걸 씨는 농장주와 팀장의 폭언, 폭행 등으로 우울해했다.

다른 이주노동자들도 분머걸 씨와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 폭행은 주로 건물 내 CCVT가 없는 장소에서 농장주에 의해 이뤄졌는데, 볼펜으로 찌르고 두 손으로 귀를 때리는 등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장주가 일부 노동자에게 '엎드려뻗쳐' 등을 시킨 뒤 이를 찍은 영상을 다른 노동자에게 보여주며 '일 제대로 안 하면, 너희도 이렇게 된다'고 한 일도 있었으며, '본국으로 돌려보내겠다'는 협박도 일상적으로 행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생활환경도 열악한 데다 노동시간, 임금 등 근무조건도 나빴다. 이주노동자들은 돼지 3000마리 이상을 기르는 공장식 축사 건물 3층에서 농장주와 팀장의 감시를 받으며 걸음걸이를 맞추는 등 '군대식'으로 생활했는데, 해당 공간에는 분뇨 냄새가 가득했다. 이주노동자들은 이같은 공간에서 하루 8시간 근무가 끝난 뒤에도 수시로 잔업을 했음에도 가산수당은 받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월급도 180만 원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노동자들은 외부인을 만나 자신들이 당하고 있는 일을 털어놓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축사가 민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던 데다, 방역을 이유로 외출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분머걸 씨가 일했던 축산장에서 지난 한 해 동안 그만 둔 노동자의 수가 28명에 이르는 것으로 이주단체들은 파악하고 있다. 지금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도 "그동안 팀장의 폭언, 폭행에 너무나도 힘들었다"며 "이제 다른 공장으로 옮기고 싶다"고 호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분머걸 씨가 일했던 축산장. ⓒ광주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

 

▲이주·노동단체와 만나고 있는 분머걸 씨의 동료들. ⓒ광주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

 

 

이주·노동단체들은 지난달 28일에 이어 6일에도 전남 무안 전라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머걸 씨 사망사건에 대한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와 전남도 차원의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전남지역 특성상 농축산 및 어업에 종사는 이주노동자들은 폐쇄적인 노동환경, 통역 문제 등으로 이중삼중의 어려움 속에 괴롭힘을 당해도 혼자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 이번 사망사건을 통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비극적 사고가 재발하지 않게 철저한 실태조사와 이주노동자 노동인권보호가 필요하다"며 전남도에 △이주노동자·사업주 노동인권교육 강화 △인권침해·폭행 등으로 고통받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쉼터 즉각 설치 △이주노동자 노동환경 및 인권실태 조사 실시 등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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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심의위 “김성훈 경호차장 구속영장 청구해야”…검찰 잇단 반려에 제동

경찰 특수단 “구속영장 신청 정당성 인정”, 검찰 “결정 존중”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지난 1월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 차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저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 2025.01.17. ⓒ뉴시스
검찰이 잇따라 반려한 대통령경호처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6일 나왔다.

서울고검 영장심의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비공개 심의를 열고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기각 처분의 적정성을 심사한 결과, 출석 위원 9명 중 6명의 찬성으로 구속영장 청구가 적정하다는 의견을 의결했다. 영장심의위는 법조계, 학계, 언론계 등 검찰 외부 인사 후보군 20~50명 가운데 위원장을 제외한 9명을 무작위로 추첨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주도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김 차장에 대해 3차례, 이 본부장에 대해 2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번번이 반려했다. 

특히 김 차장의 경우 경호처 직원들에게 비화폰 단말기 데이터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한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까지 확인되면서 증거인멸의 우려가 커졌지만, 검찰은 혐의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으며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검찰의 구속영장 기각 처분이 적정한지 판단해달라며 서울고검에 영장심의위원회를 신청했는데, 영장심의위는 경찰의 손을 들어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이날 영장심의위 결정과 관련해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이 정당했다는 것을 인정받은 만큼 향후 구체적인 수사 계획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부지검 관계자도 “영장심의위 결정을 존중해 후속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검찰이 영장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관련 규정에선 영장심의위원회 논의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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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한미군사연합 ‘프리덤실드’ 개시

6일 포천서 한미 연합 실사격훈련 중 사고..민가에 폭탄 떨어져 7명 부상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5.03.06 11:22
  •  
  •  수정 2025.03.06 13:08
  •  
  •  댓글 0
 
6일 오전 브리핑하는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 [사진 갈무리-SBS 유튜브]
6일 오전 브리핑하는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 [사진 갈무리-SBS 유튜브]

“한국과 미국은 3월 10일부터 20일까지 연합방위태세 확립을 위한 2025년 FS(Freedom Shield, 자유의 방패)연습을 시작한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이 6일 오전 국방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하규 대변인은 또한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과 공군작전사령부, 한미연합사단은 오늘 경기도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FS연습과 연계한 첫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훈련을 실시하며 김명수 합참의장이 훈련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또한 “한·미 공군은 10일부터 21일까지 2025년 FS연습 간 야외실기동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은 별도 보도자료를 통해 “러-북  군사협력과 각종 무력분쟁 분석을 통해 도출된 북한군의 전략 및 전술, 전력 변화 등 현실적인 위협을 시나리오에 반영하여 한미 동맹의 연합방위태세와 대응능력을 제고 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어 “연습 시나리오와 연계한 지·해·공, 사이버, 우주 등 전 영역에 걸쳐 연합야외기동훈련을 확대 시행하며, 동맹의 상호운용성을 향상시키고 강화된 연합억제능력을 현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가 병력과 장비, 야외기동훈련 종류나 규모 등은 알리지 않았다.  

합참은 “이번 연습에는 유엔사 회원국들도 참가 할 예정이며, 중립국감독위원회는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관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 여진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실시되는 군사연습에 대한 안팎의 우려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전 포천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 실사격훈련 중 오폭사고가 발생했다. 공군 전투기 KF-16에서 ‘비정상’ 투하된 폭탄이 사격장 바깥에 떨어져 주택과 교회를 부수고 민간인 7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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