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조국을 사랑한 죄. 96년...이젠 보내드리자

42년 6월. 생존 비전향 세계 최장기수, 안학섭 선생 송환 촉구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07.18 16:58
  •  
  •  수정 2025.07.18 16:59
  •  
  •  댓글 1
 
 
 
 
안학섭선생송환추진단(공동단장 이적 민통선평화교회 담임목사, 한명희 전 민중민주당 대표)이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생존비전향 세계최장기수 안학섭선생 송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안학섭선생송환추진단(공동단장 이적 민통선평화교회 담임목사, 한명희 전 민중민주당 대표)이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생존비전향 세계최장기수 안학섭선생 송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생존 비전향 세계 최장기수'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아흔여섯해를 살아 온 안학섭 선생의 병세가 위중하다.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 증세가 최근 급격히 악화되던 중 지난 15일 혼절하여 응급실로 실려갔다가 지금은 일반 병실로 옮겼으나 불상사에 대비해 24시간 간병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고령에 따른 여러 질환이 겹쳐있고 1년에 한번씩 폐에서 물을 빼던 것이 이제는 일주일에 한번씩 처치를 하지 않으면 숨 쉬기가 어려울 정도로 하루 하루가 기적이다.

18일 오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안학섭선생송환추진단(공동단장 이적 민통선평화교회 담임목사, 한명희 전 민중민주당 대표)이 '생존비전향 세계최장기수 안학섭선생 송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적  민통선평화교회 담임목사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적  민통선평화교회 담임목사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강화도 민통선평화교회에서 10여 년간 안 선생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이적 목사는 "조국을 사랑한 그 죄 하나 때문에 43년 감옥살이를 하고 출소해서도 여전히 창살없는 감옥에서 살아야 했던 가혹한 운명은 이제 그만 막을 내려야 한다"며 그의 송환을 강력히 촉구했다.

1930년 4월 강화군 하점면 부근리에서 태어나 24살 되던 1953년 4월 무장유격대로 참전했다가 체포되어 국방경비법 제32조(적에 대한 구원 방조 등)와 제33조(간첩) 위반으로 무기형을 선고받았다. 끝없이 이어진 잔혹한 사상전향공작에 꺾이지 않고 1995년 8.15광복절 특사로 나올때까지 42년 6개월의 세월을 이겨냈다.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제3항의 합의에 따라 그해 9월 2일 63명의 비전향장기수와 함께 북으로 송환될 수 있었으나 '미군이 나갈때까지 남에서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 목사는 "안 선생은 제네바협정, 전쟁포로협정 118조에 따라 전쟁이 끝나면 언제든지 돌려보내야 하는 대상자이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그를 돌려보내지도 않았고 포로 대우도 하지 않았으며, 감옥에 가둬놓고 고문하고 전향을 강요했다"고 하면서 이제 이재명 정부가 나서서 그의 송환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환을 '구걸'하지 않았고 제3국으로 가는 것도 거부했으며, 당당하게 판문점을 넘어 가겠다는 본인의 뜻을 존중하여 남북 당국은 안 선생을 보내주고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적 목사와 한명희 전 대표가 안학섭 선생의 조속한 송환을 촉구하는 요청서를 정부 당국에 전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적 목사와 한명희 전 대표가 안학섭 선생의 조속한 송환을 촉구하는 요청서를 정부 당국에 전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명희 전 대표는 "안 선생이 조금 더 건강할 때 그토록 꿈에도 못잊는 조국의 품으로, 먼저 간 동지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조국 강토에서 여생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쟁포로의 인권과 송환권리를 명문화하고 적대행위의 종식과 함께 모든 포로의 자동적인 송환을 규정한 국제법에 비추어보더라도 안 선생에게 가해진 강제전향이나 장기억류는 제네바협정 위반"이라고 하면서 "어려울 것도 머뭇거릴 이유도 없다. 이재명 정부는 생존 비전향 최장기수인 안학섭 선생의 빠른 송환을 위해 모든 힘을 기울여 달라"고 요구했다.

송환추진단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는 즉각 안학섭 선생의 북송문제를 인도적 차원에서 검토하고 가장 빠르게 실질적인 협의에 나설 것 △안학섭 선생을 전쟁포로로서 제네바협약에 의거해 제3국이 아닌 판문점을 통한 송환을 추진할 것 △유엔인권기구와 국제사회는 분단이 만든 인권의 사각지대에 대해 책임있는 목소리를 내줄 것을 당부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특검, '계엄당일 윤석열과 통화한 국힘 의원' 정조준…"무슨 내용 통화였나?"

  • 기자명 김준 기자
  •  
  •  승인 2025.07.18 18:26
  •  
  •  댓글 0
 
 

혁신은커녕 견고해지는 내란 정당 의혹
2017년에도 여당 활용한 계엄 해제 방해
내란 특검, 계엄 방해 의혹 들여다 본다

'윤석열 내란과의 결별'을 선언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활동은 지도부의 몰매를 맞고 좌초 위기에 놓였다. 윤석열을 비호했던 전한길 강사는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당 대표 출마까지 시사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내란당 굴레를 벗지 못한 가운데, 내란 특검은 비상계엄 해제를 방해한 인물들을 확인하기 위해 TF팀을 꾸린 것으로 확인됐다. 

광화문 광장 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집중행동’ 매일집회 셋째 날 ⓒ 김준 기자
광화문 광장 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집중행동’ 매일집회 셋째 날 ⓒ 김준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는 지난 16일 인사청문회에서 내란당 해산청구와 관련해 “1호 당원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정당에 대한 영향력이 사실상 크다는 것을 전제한 것"이라며 "내란수사 과정에서 관련 여부가 밝혀져야 된다”고 말했다. “사실관계가 확정되면 잘 판단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특검 수사 방향에 따라 국민의힘에 대한 위헌정당해산신청 청구 가능성도 열어뒀다.

현재 내란 특검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이 계엄 당일 윤석열과 통화한 배경을 들여다보고 있다. 15일에도 국회 사무총장을 불러 당시 상황을 자세히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7년 계엄을 준비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기무사 문건을 보면 ‘여당을 통해서 계엄의 필요성 및 최단 기간 내 해제 등 약속을 통해 계엄 해제 의결에 참여하지 않도록 유도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추 의원이 의도적으로 의총 장소를 계속 변경해 계엄해제를 방해했단 의혹을 받는 이유다.

추 의원은 계엄 해제 표결에 당시 의원총회 장소를 세 번이나 변경했다. 윤석열과 통화한 시간은 23시 22분. 10분 뒤 추 의원은 의총 장소를 변경했다. 30분이 더 지난 후 또다시 의총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변경했다. 

 

국회에 있다가 표결 때는 사라진 의원도 있다. 같은 당 신동욱 의원이다. 그는 본회의장에서 급하게 통화를 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표결 때는 사라졌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추경호 원내대표에게 전화로 본회의장으로 오라고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계엄 당시 윤석열과 통화했다. 나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미리 얘기 못 했다는 말을 했다”고 통화 내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엄 당일에는 “민주당 지지자들 때문에 들어갈 수 없었다”며 국회로 들어오지도 않았다.

계엄이 해제된 이후에도 윤석열은 김재원, 인요한 의원과 통화했는데 이때는 민주당이 윤석열 탄핵 소추를 시도하려던 시기다. 계엄해제 방해시도가 무산되고 탄핵 소추 표결에 참여하지 말 것을 주문했을 가능성도 있다.

특검팀은 내란 방조 의혹 등이 제기된 국민의힘 의원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을 위해 전담인력을 지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란 방조 혐의로 고위공직수사처에 고발된 추 의원과 나 의원 사건을 이첩받으며, 김재원 인요한 등 계엄 당일 윤석열과 통화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한 수사도 속력이 날 것으로 보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내란의 밤, 윤석열에게 국회 상황 보고한 인물은?

기자명

  •  한경준 기자
  •  
  •  승인 2025.07.17 16:10
  •  
  •  댓글 0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1차 표결일인 12월 7일 오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나오는 동안 진보당 의원들과 관계자들이 탄핵 동참을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1차 표결일인 12월 7일 오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나오는 동안 진보당 의원들과 관계자들이 탄핵 동참을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뉴시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은 군 지휘부에 “국회 문을 부수고 진입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윤석열이 "아직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한 사실을 증언했다. 정족수가 채워지기 전에 국회를 장악해 계엄해제 결의안이 통과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렇다면 국회 본회의장 상황을 윤석열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준 사람은 누구인가?

12월 3일 내란의 밤, 국민의힘에는 비상 계엄해제를 막기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국회 안에 있었으나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고, 많은 의원들이 당사에 머물렀다. 또 다른 일부는 국회에 진입하려는 시늉만 했다.

이는 2017년 기무사가 계엄문건에서 여당 의원들을 불참시켜 계엄해제 표결을 막으려 했던 계획을 떠오르게 한다.

▲ 박근혜 정부 당시 작성된 계엄문건. 계엄해제 시도를 차단하는 방법을 메뉴얼로 정리하고 있다.
▲ 박근혜 정부 당시 작성된 계엄문건. 계엄해제 시도를 차단하는 방법을 메뉴얼로 정리하고 있다.

그날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18명이었다. 이들은 계엄해제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일부 의원은 이후 내란을 옹호하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주진우 의원은 비상계엄에 대해 “야당의 폭주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라는 표현으로 정당성을 주장했다. 장동혁 의원은 “이번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며 미화했다.

반면 국회에 있었으면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도 있다. 추경호, 신동욱, 김대식, 김희정, 송언석, 임이자, 정희용, 조지연 등 최소 8명은 표결 당시 국회 내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동욱과 김대식은 본회의장 안에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추경호는 비상 계엄 선포 이후 의원 총회 장소를 국회와 당사로 번갈아 공지하며 비상 계엄해제 표결을 방해했다. 이들은 표결에 참여할 수 있었음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24년 12월 3~4일, 추경호 통화 타임라인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2024년 12월 3~4일, 추경호 통화 타임라인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7월 16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2024년 12월 4일, 우원식-추경호 통화내용 개요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추경호의 의도적인 행동은 더욱 구체적이다. 비상 계엄 선포 후 23시 3분, 추경호는 비상 의총을 하자며 국회로 모이라고 공지했다. 23시 9분, 의총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변경했다. 23시 22분, 윤석열이 추경호와 통화했고, 23시 26분에는 나경원과 통화했다. 이후 윤석열이 인요한에게도 전화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23시 30분, 윤석열은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국회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 체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추경호는 이후에도 의총 장소를 당사에서 국회로, 국회에서 당사로 변경했다.

 

12월 4일 00시 29분, 추경호는 1시 30분에 본회의를 열겠다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통화에 “시간이 빠듯하다”며 개의 연기를 요청했다. 0시 38분, 우원식 국회의장이 “본회의 개의를 1시로 앞당기겠다”고 말하자, 추경호는 “너무 급하다”라며 또다시 연기를 요청했다. 당시는 계엄군이 국회에 침입한지 이미 1시간 지난 시간이었다.

이와 별개로, 50여 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이 아닌 중앙당사에 모였다. 김정재 의원은 4일 0시 30분경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당사에 50여 명이 있다”고 말했다. 여러 의원들이 추경호의 지시에 따라 당사로 모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출입이 통제되어 들어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국회 출입이 완전히 불가한 것은 아니었다. 신분증을 제시하거나 담을 넘어 국회에 출입한 의원들이 대다수였다. 일부 의원들은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에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오지 말라고 지시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여러 정황이 윤석열이 실시간으로 국회 정족수를 파악하고 “국회 문을 부수라”고 지시할 수 있었던 배경에 국민의힘 내부에서 계엄 유지에 협조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행동이 존재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이는 단순한 방조나 회피를 넘어, 국민의힘이 내란 공모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12월 3일, 국민의힘이 내란에 어떻게 동조했는지 철저하게 밝혀내야 한다.

 한경준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단독] 윤 골프연습장, 하청이 공사비 더 받아…‘자금 출처가 뇌물죄 핵심’

골프연습장 공사 ‘경호처→현대건설→포르테라인’

21그램 관저 불법 증축처럼 계약 없이 공사 시작

김남일기자

수정 2025-07-18 05:01등록 2025-07-18 05:01

ㅎ건설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골프연습장 도면. 2022년 6월7일 작성된 도면은 사업명을 ‘한남동 골프연습장’(빨간 사각형)으로 기재했다. 윤건영 의원실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 뇌물 혐의 수사 대상인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골프연습장은 관저 불법 증축과 마찬가지로 계약서 없이 공사가 먼저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공사를 현대건설은 외부 업체에 통째 일괄하도급을 줬고, 이 업체가 재하청을 하는 과정에서 원청 계약 금액보다 공사비가 늘어난 사실도 드러났다. 늘어난 공사비를 누가 댔는지가 뇌물죄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관저 골프연습장 공사에 참여한 업체들로부터 도면 등을 제출받아 공개했다. 중견 설계·시공업체인 포르테라인은 윤 의원실에 “현대건설 요청으로 2022년 6월6일~7월8일 관저 옥외 휴게시설 공사를 했다. ㅎ건설 등 20~30개 업체에 다시 하청을 줬고, 골프연습용 슬로프 등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포르테라인은 지난해 11월 한겨레에 “관저 관련 업무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포르테라인에서 골조 공사 재하청을 받은 ㅎ건설은 윤 의원실에 골프연습장 도면 등을 제출했다. 2022년 6월7일 작성된 6장짜리 도면의 사업명은 ‘한남동 골프연습장’이었다. ㅎ건설 쪽은 윤 의원실에 “통상적인 하도급 방식으로 ‘포르테라인’으로부터 작업 지시를 받아 2022년 6월16~17일 에이치(H)빔 공사를 했다. 공사 비용은 1600만원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경호처는 2022년 7월7일 현대건설과 ‘경비시설 및 초소 조성 공사’ 명목으로 1억3천만원짜리 계약서를 쓰고 이 시설물을 지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계약 내용은 이 가운데 8천만원만 골프연습장 공사비였다는 사실이 한겨레 보도로 드러났다. 사후에 짜맞춰졌다는 의혹을 사는 계약서인데, 이를 기준으로 해도 공사는 계약 한달 전에 먼저 시작된 것이다.

최근 감사원 재감사에서는 골프연습장 재하청 과정에서 이익을 남기는 대신 오히려 공사비가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2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공사 자금을 두고선 현대건설이 대납했거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경호처 비자금이 출처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포르테라인은 뇌물 혐의 규명의 열쇠인 전체 계약·공사 금액에 대해 “영업상 비밀”이라며 밝히지 않았다고 윤 의원실은 전했다. 한겨레는 이날 김건희씨 관련 여부 등을 물었으나 포르테라인은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청와대 시절부터 경호처 공사를 도맡으며 ‘보안’의 중요성을 잘 아는 현대건설이 외부 업체에 일괄하도급을 준 것을 두고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이지 않다”고 했다. 원청이 전체 공사를 하청(일괄하도급)하는 것은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이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김남일 기자

홍시맛이 났는데 어찌 홍시라고 생각했냐 하시면 그냥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라 말합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주가조작’ 삼부토건 이일준·이응근 구속…조성옥은 영장 기각

 

삼부토건 자료사진 ⓒ뉴시스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이일준 회장과 이용근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조성옥 전 회장은 영장이 기각됐고 이기훈 부회장은 영장 심사에 불출석했다.

이정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오전 2시 10분께  이 회장과 이 전 대표에게 “도망할 염려 및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 전 회장에 대해서는 “이 사건 사기적 부정거래 범행에 대한 구체적인 역할 및 가담 내용, 그 실행 행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점, 이로 인해 피의자에게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점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삼부토건의 실세로 꼽히며 웰바이오텍 회장을 겸하고 있는 이 부회장은 전날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무단으로 불출석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도주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에 대해서는 결과를 내놓지는 않았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14일 4명에 대해 주가조작을 통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들이 2023년 5∼6월께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수주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띄운 후 보유 주식을 매도해 369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핵심 피의자 신병을 확보함으로써 주가조작과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와의 관련을 밝히는 수사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씨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주가 조작에 어떻게 연루됐는지가 주요 수사 대상이다. 그는 삼부토건 주가 급등 직전 해병대 예비역들이 모인 ‘멋진 해병’이라는 단체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언급한 인물이다.

“ 남소연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하루 311㎜ 비 쏟아진 광주... 하천 범람 우려에 주민 대피, 지하철 운행 차질 등 피해 속출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07/18 07:07
  • 수정일
    2025/07/18 07:0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호우 특보가 발효된 17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 인근 광주천이 범람 위기를 맞고 있다. ⓒ 독자 제공

17일 광주광역시 북구 신안교 주변 폭우 상황. ⓒ 독자제공

[기사 보강 : 17일 오후 6시 50분]

광주광역시 도심에 17일 하루 300㎜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기상청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큰 비로 인해 광주 도심을 흐르는 하천 곳곳이 범람 위기 상태에 놓여 일부 지역에선 주민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또한 도심 도로와 외곽 고속도로 일부는 차량 통행이 통제됐으며, 통제되지 않은 도로 상당수도 침수된 터라 퇴근길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17일 새벽 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광주 서구 풍암동 311.5㎜, 동구 조선대 295㎜, 광주 남구 노대동 289㎜의 비가 내렸다.

이날 광주의 경우 지난 2005년 7월 17일 기록한 일(日·24시간) 기준, 역대 2위 강우량(242.7㎜를)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기상청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폭우가 계속되고 있다.

계속되는 비로 인해 역대 7월 강우량 1위 값인 1989년 7월 25일 기록(335.6㎜) 또한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짧은 시간 기습적으로 쏟아진 비로 인해 시내 도로와 상가·건물 곳곳이 침수되고 도로 통제도 잇따르고 있다.

고속도로 등 도로 곳곳 통제... 퇴근길 차량 정체 극심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동광주IC~서광주IC 양방향이 통제돼 차량이 우회하고 있다.

광주 도시철도의 경우 역사 침수 등으로 인해 상무역 등 일부 구간은 무정차 통과하는 등 운행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또한 소태천 등 도심 하천 범람 우려로 광주 동구 소태·용산·운림동과 북구 화암동 저지대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이날 오후 5시까지 광주시에는 총 348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도로 침수 141건, 도로장애 4건, 건물 침수 78건, 인명 구조 3건, 기타 122건이다.

또한 광주시는 각종 피해를 막기 위해 지하차도 5곳, 하천 출입로 336곳, 야영장 7곳 등 위험지역 470곳의 출입을 차단한 상태다. 여기엔 홍수 경보가 내려진 평동대교, 송산대교, 운남대교(모두 광산구) 통행 통제도 포함됐다.

▲시간당 80㎜ 넘게 쏟아진 광주 '물바다' 독자 제공

▲[현장] 시간당 80.0mm 폭우 들이부었다... '극한호우'에 '물바다' 광주 오마이뉴스

전남에는 이날 오후 5시까지 하루 동안 나주 금천 266.5㎜, 곡성 옥과 238㎜, 담양 봉산 207.5㎜ 등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주택 침수 66건, 도로 장애 74건, 배수 지원 4건, 기타 11건 등 총 158건의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또한 하천 범람, 산사태 우려 등으로 인해 나주와 담양, 곡성, 함평, 영광에서 149세대 262명이 사전 대피했다.

한편 예상 강우량을 뛰어넘는 폭우가 쏟아지자 기상청은 강우량 전망치를 대폭 끌어올렸다.

기상청 "19일까지 최대 400㎜ 큰 비 오는 곳도"

광주지방기상청은 17일 오후 4시40분 내놓은 단기전망에서 "광주·전남에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200~300㎜의 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오는 19일까지 광주·전남에 최대 400㎜ 이상 많은 비가 오는 지역도 있겠다고 밝혔다.

당초 기상청은 이날 오전 8시 10분 예보에선 17일 광주와 전남에 20~80㎜의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다만 전남 북부서해안지역의 경우 100㎜ 이상의 비가 올 수 있다고 했었다.

[관련기사]

기상청 "광주·전남 19일까지 사흘간 최대 400㎜ 큰비" https://omn.kr/2eljr

#광주폭우#광주큰비#호우경보#폭우#물난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미국 요구 도대체 납득할 수 없다...국민 믿고 원칙있는 대미협상에 나서라"



유럽연합과 일본,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등 미국에 보복관세 대응을 검토하는 나라들과 협력하는 접근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국민적 여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방위비분담금 문제는 미국에 명분이 없다. 이미 협상이 끝난 사안인데다 채 쓰지도 않은 돈이 2조원 정도 남아있는데 100억 달러를 더 내라고 하는 건 국민적 설득이 전혀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유지비는 주한미군지위협정(한미 소파)에 따라 미국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특별협정(SMA)을 통해 예외적으로 한국이 일부 비용을 분담하기로 한 것.

그 항목 역시 △주한미군 고용 한국인 근로자 임금 △군사시설 건설비 △탄약 장비 수송 정비 등 군수지원으로 국한되어 있는데, 미처 쓰지 못한 1조 5천억원이 주한미군의 계좌에 남아있는 상태에서 지난해 SMA를 통해 우리 정부가 2030년까지 매년 약 1조 5,800억원의 주둔비 부담을 하기로 합의하고 국회 비준까지 이미 종료된 사안이다.

100억 달러 추가 요구는 한미연합군사훈련시 미군 비용,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비용, 전략적 유연성 계획에 따른 주한미군 6개월 순화배치 소요 비용 등을 한국에 요구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우리 국민의 요구나 이해와 상충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방위비분담금 문제는 국회 심의를 통과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미국이 한국의 국내법적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고 통상문제와 연계하는, 이른바 패키지딜을 진행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주권자인 우리 국민이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명분으로 그들의 일방적 요구를 결기있게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이사장은 미국이 겪고 있는 변화를 깊이있게 들여다 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본토방어에 주력하며 세계 분쟁지역에 군사적개입하지 않는 미국 △더 이상 동맹국과 협력국의 방위를 책임지지 않으면서 충성을 요구하는 미국 △단순히 보호주의 무역관세나 비관세장벽을 활용하는 고립주의에 그치지 않고 국가가 제조업을 부흥시키려는 신중상주의를 추구하는 미국이 그것이다.

우리는 변화하는 미국의 진실을 더 깊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기자회견 말미에 함세웅 신부는 "성서의 핵심적인 가르침은 '네'라고 할 것은 '네'라고, '아니로'라고 할 것은 '아니로'라고만 하라. 그밖의 모든 것은 다 거짓이고 잘못된 것이다"라며, 국민 모두가 단호하게 "미국의 요구를 반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라리 미군없이 우리나라는 우리가 지키겠다"는 것이 우리의 선언이라고 역설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친원전' 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우려

이원영 원전위험공익정보센터(PRCDN) 운영위원

mindlenews01@mindlenews.com

다른 기사 보기

재생에너지 중심 이재명 정부 방향에 어긋나

원전(핵발전소)은 ‘화장실 없는 아파트’나 다름없다. 전기 생산은 일부에 지나지 않고, 양산하는 것은 핵폐기물이다. 거의 영구적으로 위험상태로 놓이는 방사능쓰레기를 대대로 후손에게 부담지우는 존재다. 그러기에 독일은 ‘윤리’에 어긋난다고 해서 탈원전을 결행한 것이다. 일찍이 시민사회가 성숙해온 독일다운 결행이다. 시민사회 성숙으로 치면 독일 못지않은 덴마크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위스 같은 나라들도 탈원전을 선언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나라들이 원전을 가동하고 있다. 그런 그들의 상황을 살펴보면 공통된 특징이 있으니, 그것은 핵연료봉 공급이 몇몇 회사들에 의해 독점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회사들은 이름은 다르지만 국제금융자본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들이다. 백년 전 쯤부터 국제금융자본은 우라늄 광산을 독점하더니 이제는 핵연료봉 공급회사들을 지배하면서 지구촌의 수백 개 원전에 핵연료봉을 공급하고 있다. 가격도 투명하지 않다. 영업비밀이라는 명목하에 엄청난 돈이 흘러다니고 있는 것이다.

‘돈은 핵연료 공급자가 만지고, 그걸 사용하는 국가는 핵쓰레기를 뒤집어 쓰는’ 행태가 지구촌에 만연한 것이다. 한국의 원전마피아도 그 그늘에 있다. 우리의 후진적인 언론뿐 아니라, 에너지부문 산업부 관료들도 의혹의 대상이다. 한국의 다른 많은 분야가 세계 선두를 향해가고 있는데도 유독 에너지전환만 뒤진 것은 이 관료들의 책임이 아닐 수 없다.

 

체코의 신규 원전 예정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대우건설 제공] 연합뉴스

이런 터에 새 정부는 지난 29일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두산에너빌리티의 김정관 사장을 후보자로 지명하였다. 김정관 후보자는 체코원전수주를 설계한 당사자로 의심받고 있다.

원래 원전 수출은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4년전 홍콩 부근의 타이산 원전 사고 때 이 기종을 수출한 프랑스가 아연 긴장에 빠졌다. 책임문제가 대두된 것이다. 수출은 프랑스 사기업이 했지만 기업의 수명이 다하면 부대 책임은 국가에게 돌아가는 이치다.

체코원전계약도 마찬가지다. 장기적으로 적자 위험성이 매우 높으며, 리스크는 공기업(한수원)과 국민이 지고, 발생하는 이익은 민간기업(두산 등)이 가져가는 무책임한 사업구조다. 이들은 이번 입찰시 다음과 같은 무리를 감행한 혐의가 있다. 첫째, 공사 기간과 예산을 넘기면 손해를 보는 위험한 고정 가격 계약(온타임 위딘버짓), 둘째, 부품과 인력의 60%를 체코 현지에서 조달해야 하는 조건, 셋째,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 낮은 입찰가격을 제시하여 낮은 수익률 조건 등이다. ‘계약성사라는 칭송은 자신이 챙기고 책임은 후일로 미루는’ 악덕이 발휘된 것이다. 원전업계 특유의 관습이다. 그는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0년 전 일이 생각난다. 월성1호기 수명 연장을 둘러싸고 당시 지식경제부의 조석 차관이 '재주'를 부렸다. "우리 원자력계 일하는 방식 있지 않겠습니까? 허가 나는 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돈부터 집어넣지 않습니까? 허가 안 내주면 우리 7천 억 날린다고 그래야죠." 노후원전의 수명연장이 어려워지자 국제기준을 무시하고 편법을 쓴 것이다. 원전업계와 결탁된 소위 관료마피아들이 대놓고 범죄를 저지른 사례다.

이런 기정사실화 전략이 대통령 선거 전후 혼잡한 시기를 틈타 전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책임지지 않는 관료에 의해 계약이 ‘급격히’ 진행된 후, 첫 국무회의 자리에서 새 대통령은 체코원전 계약의 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한 채 이를 보고받는 자리에 놓이게 되었다. 관행상 대통령에의 보고는 암묵적인 승인이나 다름없다. 그러기에 원래 보고 전에 충분한 사전검토가 있어야 하는 법이다. 그런 과정 없이 매스컴의 보도를 활용하는 듯한, ‘치밀하게 설계된 전격적인 보고행위’가 아닐 수 없다.

기재부 관료 출신인 김정관 후보자의 과거 의혹도 있다. 2년 전 신한울 3, 4호기 선금(6조 원 중 절반)을 수주한 두산의 마케팅 책임자로서, 전례가 없는 선금 지급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의혹도 있다. 이번 체코 원전 수주에서도 두산은 주요 기자재 납품업체로서 수혜를 입고 있다. 그가 장관이 되면, 이후 두산과의 추가 계약, 정책 지원, 구조 설계 등에 대한 비판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여 민간기업에 대한 전형적인 정경유착형 정책적 특혜 제공을 감추는 공적 방패 역할이 가능해진다.

장관은 국민이 권한을 위임하는 자리나 마찬가지다. 그런 자리에 이런 자가 임명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체코원전이 잘못될 경우 책임을 지는 자인 한수원은 국영회사다. 돈은 회사가 벌지만 책임은 국가가 져야 하는 사안이다. 새 대통령은 지금 원전마피아의 책동의 한 가운데에 놓여 있다.

본래 산업부는 ‘산업 전반의 균형 발전, 에너지 자원 전략, 산업기술 혁신 정책과 산업통상을 다루는’, 정부의 중앙 부처이다. 국가 경제성장의 엔진을 담당하는 부서인 것이다. 이런 자리에 원전관계자를 후보로 임명하겠다는 것은 이상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정책을 추구하는 이재명 정부의 방향과 어긋난다. 향후 세계경제는 RE100체제다. 에너지전환이 생존과 직결되는 그런 일을 하는 부서다. 원전은 정면으로 이에 배치된다.

필자는 오로지 한 가지 가능성만을 염두에 둔다. 이재명 대통령이, 차후 산업부의 에너지부문을 기후에너지부로 통합전환할 것을 염두에 두고 그 직전까지 체코원전 수주 문제를 책임지고 결말을 지으라고 김정관 후보자에게 주문하는 것이다. 원전 수주를 포기하는 방안까지 포함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국가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책임지고 조치하라는 심려원모의 가능성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김정관 후보자의 채택은 있을 수 없는 카드다.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건희' 묻자 기자 밀치고 다급히 떠난 양평군수, 김선교 의원도 묵묵부답

국민의힘 소속 전진선 양평군수와 김선교 의원(경기 여주시양평군) 15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서종파출소 개청식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처음 제안하신 분이 누구신가요?

"..."

- 김건희나 대통령실 측이랑 종점 변경 관련해서 소통사항 있었나요?

"..."

- 강상면 땅이 김건희 일가 땅인 거 언제부터 아셨나요?

"..."

'양평고속도로', '김건희' 단어가 나오자 전진선 양평군수는 부리나케 발걸음을 옮긴 뒤 차에 올랐다. 양평을 지역구로 둔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현장] '김건희 고속도로' 묻자 기자 밀치고 줄행랑친 양평군수 권우성

▲[현장] 김건희 때문에 '출금'당한 국회의원이 파출소 개소식에... (이게 맞나??) 권우성

두 사람은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이 수사 중인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이들은 "종점 변경 과정에서 김건희와 소통한 적이 있냐"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에 어떠한 답도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특히 전 군수는 질문하는 기자를 직접 밀치면서까지 답을 피했다.

질문 듣고는 황급히 승차, 보좌진 향해 기자 막으라는 손짓도

국민의힘 소속 전진선 양평군수와 김선교 의원(경기 여주시양평군) 15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물맑은양평체육관에서 열린 ‘제8회 양평군수배 어르신 한궁대회’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전 군수와 김 의원은 15일 오전 9시께 물맑은양평체육관에서 열린 '제8회 양평군수배 어르신 한궁대회'에 동시 참석했다. 행사 시작 후 단상에 올라 축사를 한 전 군수는 동석한 김 의원을 언급하며 "김선교 국회의원과 함께 우리 양평군을 좀 더 잘 사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전 군수는 축사를 마친 뒤 김 의원을 포함한 내빈들과 인사를 나누더니 곧장 체육관 뒤쪽 출입구로 향했다.

출입구를 빠져나오며 기자와 마주친 전 군수는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당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전 군수는 질문하는 기자를 향해 손바닥을 펴세우며 멈추라는 듯 손짓하더니, 뒤따라 빠져나오던 노인의 손을 붙잡고는 "잠깐만요. 어르신하고 얘기 좀 하게"라고 말했다. 기자가 "특검팀에서 수사 중인데 소환 예정이 있나"라는 질문을 던졌지만 전 군수는 등을 돌리고는 노인과 함께 서성이며 기자를 피했다. 곁에 있던 양평군 직원도 "잠시만요"라며 질문을 제지했다.

노인과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 않은 전 군수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현장을 떠났다. 체육관을 빠져나가는 길에 "국토교통부 압수수색이 진행중인데 양평군 입장은 어떠냐", "원희룡 전 장관이나 김선교 의원에게 종점 변경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냐"고 재차 질문했지만, 전 군수는 황급히 빠른 걸음으로 의전 차량에 탑승했다. 이 과정에서 전 군수는 양손을 뒤쪽으로 휘저으며 기자를 막으라는 듯 보좌진에게 손짓했으며, 기자를 직접 밀치기도 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선교 의원(경기 여주시양평군)과 전진선 양평군수가 15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서종파출소 개청식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직후 오전 10시께 이어진 서종파출소 개소식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행사에 함께 참석한 전 군수와 김 의원 모두 기자를 피했다. 전 군수는 행사 전 기자가 접촉해 입을 떼자마자 "행사 중이다. 나중에"라 말했으며 전 군수 곁에 있던 양평군 직원 한 명은 기자의 팔을 잡아끌며 전 군수로부터 기자를 떨어뜨려 놓기도 했다.

열 걸음가량 떨어진 행사장 뒤쪽으로 직접 기자를 데리고 간 해당 직원은 "행사 중인데 지금 와서 이렇게 하시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기자가 "행사가 끝나면 인터뷰하는 것이냐"고 반복해 물었으나, 직원은 "(행사) 끝나고도 일정이 바쁘다. 인터뷰 날짜를 따로 잡으라", "비서실 통해서 업무를 협조하라"며 답을 피했다.

국민의힘 소속 전진선 양평군수가 15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서종파출소 개청식에 참석한 뒤 떠나고 있다. ⓒ 권우성

파출소 행사를 마친 뒤에도 전 군수는 기자를 밀치며 답을 피했다. 오전 10시 39분께 서종파출소를 빠져나오던 전 군수에게 기자는 "종점 변경을 누가 처음 제안했냐", "김건희나 대통령실 측과 종점 변경 관해서 소통이 있었냐", "강상명 땅이 김건희 일가 땅인 걸 언제부터 알았냐"는 질문을 던졌지만 역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보좌를 받으며 의전 차량으로 향하던 전 군수는 팔을 들어 질문하는 기자를 반복해서 떼어내더니 빠르게 차에 탔다.

직후 뒤따라 나오던 김 의원에게도 접촉했지만 김 의원 역시 묵묵부답이었다. 기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지만 김 의원은 입을 열지 않았다.

-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련해 출국금지 됐는데 입장이 무엇인가요?

"..."

- 종점 변경안 제안할 때 김건희나 대통령실 측과 소통한 적 있나요? 아니면 원희룡 장관과 소통한 사항 있으실까요?

"..."

- 김건희 일가가 강상면 일대 땅 소유하는 거 언제부터 알고 계셨나요?

"..."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경기 여주시양평군)이 15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서종파출소 개청식에 참석한 뒤 떠나고 있다. ⓒ 권우성

"연관 없다면서 양평군이 왜 행동대장 역할?"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은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한 사업이 2023년 돌연 변경되면서 불거졌다. 변경 전 양서면이었던 고속도로 종점이 김건희 일가의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바뀌면서 큰 비판을 받았다. 전 군수와 김 의원은 사업 변경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고속도로 특혜 의혹 제기로 제명까지 당했다가 소송까지 해 복귀한 여현정 양평군의원은 15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2022년 7월 전진선 군수가 취임하고, 김선교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보임하고,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에 엮였던 공무원이 도시건설국장으로 승진하며 (양서면 원안으로 확정된) 분위기가 바뀌었다"라며 "(윤석열과) 연관이 없다면 왜 양평군이 행동대장 노릇을 하며 종점 변경에 앞장섰나"라고 꼬집었다.

<오마이뉴스>는 16일 "A국장(양평군 도시건설국장)을 왜 승진시켰는지"를 비롯해 행사 현장에서 전 군수가 답하지 않은 특혜 의혹 관련 질문들을 재차 전화와 문자로 질의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양평군 비서실 관계자로부터만 "질문지를 정식으로 보내주면 검토 후 취재 요청에 응하겠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김 의원 역시 "종점 변경에 개입했나", "윤석열·김건희와 어떤 사이인가"라는 문자 질의에 답하지 않고 기자의 전화 역시 피했다.

국민의힘 소속 전진선 양평군수와 김선교 의원(경기 여주시양평군) 15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서종파출소 개청식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14일 국토교통부·용역업체를 압수수색하고 15일 관계자를 소환했다. 김 의원은 특검팀에 의해 출국금지된 상태다. 양평군청은 해당 사건이 특검에 이첩되기 전인 지난 5월 경찰 수사 단계에서 국토교통부와 함께 압수수색된 바 있다. 또한 특검팀은 원 전 장관과 김 의원, 양평군 고위 공무원 3명을 포함해 김건희 모친 최은순씨와 오빠 김진우씨 등 양평고속도로 및 공흥지구 개발 특혜 연루자들을 출국금지했다.

#양평고속도로#김건희#김건희특검#양평고속도로특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영훈 "취임 즉시 노란봉투법 입법 위한 당정협의"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07/17 09:12
  • 수정일
    2025/07/17 09:1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반면,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형동 의원은 손배소를 제한하는 노조법 3조 개정에 대해선 "사용자의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우리나라에 없다", 원청의 사업자 책임을 강화하는 노조법 2조 개정에 대해선 "법체계상 과연 맞나"라며 의문을 표했다.

AI 활용 설정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의원들은 노동시간 단축, 정년 연장, 체불임금 등 다른 노동정책에 대한 후보자의 생각을 물었다. 김 후보자는 노동시간 단축 방안에 대해 "우선 연차휴가가 있음에도 제대로 못 쓰는 현실이 많다"며 "자유롭게 연차를 쓰게 하는 일부터 시작해 기초 노동질서 단속에 노동부가 좀 더 힘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주 4.5일제에 대해선 "가능한 것부터 시범사업을 하고 지원"하겠다며, 노동시간과 관련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년 연장에 대해서는 "공적연금 지급 시기와 퇴직 시기를 일치시켜야 한다"며 "반드시 올해 내에 진행돼야 되고 다만 '선호하는 직업에 취직할 기회가 더 작아지지 않겠냐'는 청년의 요구도 잘 살펴 사회적 대화를 추진해야 된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또 체불임금 해결을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검토"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임금체불 근절을 위한 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폭염 대책을 묻는 말에 그는 "최소한 300명 수준의 근로감독관을 적시에 투입해 118년만의 폭염에 대비"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사업주의 의무와 노동자의 권리가 합쳐질 때 산재 예방의 길이 열린다"며 "오남용되지 않도록" 유의하며 작업중지권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노동자 고공농성,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논란, 세종호텔·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자 고공농성 등 현안 관련 질의도 이어졌다.

김 후보자는 강 후보자 관련 논란에 대해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명 난 사건에 대해서는 근절해야 된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고공농성 문제에 대해서는 "장관으로 취임한다면 문제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최용락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삼남 이야기] 비트코인, 음모론, 그리고 극우화

코인 투자가 극우화로 이어지는 이유

임장표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편집자주

‘이삼남’은 ‘이삼십대 남성’의 줄임말입니다. 새로 시작하는 ‘이삼남 이야기’는 2030세대 젊은 남성 필진들이 번갈아 쓰는 칼럼입니다. 청년 이슈와 온라인 여론 등을 주제로 한 달에 두 번 게재 예정입니다. 혐오와 갈라치기, 무관심과 오해를 넘어 건전한 공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오늘날 비트코인은 단순한 디지털 화폐일 뿐 아니라 극우화의 기제로 되었다. 정치학자 데이비드 골럼비아는 자신의 저서 『The Politics of Bitcoin』에서 “블록체인은 기술이 아니라 정치 프로그램”이라고 규정한다. 다시 말해, 비트코인은 중앙은행과 정부 규제를 불신하는 세력이 자신의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선택한 도구라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미국 극우·자유지상주의 담론과 맞물리며, “정부 없는 돈”이라는 구호를 만들어냈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음모론적 사고방식이다. 미국의 ‘연준 음모론’은 “연방준비제도가 무제한으로 돈을 찍어 서민의 부를 빼앗는다”는 주장을 핵심으로 삼는다. 이 주장은 정부를 ‘도둑’으로, 중앙은행을 ‘만악의 근원’으로 묘사한다.

한국에서도 미국과 유사한 ‘비트코인 극우’들이 등장하고 있다. 2017년 말부터 2021년 초까지 이어진 ‘코인 광풍’ 속에서 국내 온라인 공간에는 신조어 ‘코인충’이 등장했다. 인터넷 등지에서는 이들 ‘코인충’을 “암호화폐에 무지하지만 한탕주의에 빠진 집단”으로 정의한다. 이들은 “정부 규제는 폭압”이라는 주장을 반복하고, 시세가 떨어지면 “정부가 살려내라”고 외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 골럼비아가 지적한 미국 극우 담론과 유사한 구조가 그대로 재현된 셈이다.

2017년 암호화폐 규제 규탄 집회 웹자보 ⓒ필자 제공

이들의 사고방식을 좀 더 구체적으로 따져보자. 이들의 사고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논리적 기제로 작동하는 건 바로 정부 혹은 국가에 대한 음모론이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극우’들은 중앙은행이 인플레를 의도적으로 조장한다면서, “달러는 휴지 조각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기획재정부가 원화를 망쳤다” “한국은행이 돈을 풀어 집값이 올랐다”는 식으로 표현이 현지화될 뿐이다. 내용이 달라 보여도 ‘국가가 화폐 가치를 훼손한다’는 원형은 동일하다. 그런 맥락에서 비트코인은 ‘정의로운 대안’으로 포장된다. 공급량이 2천1백만 개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걱정이 없다”는 말이 뒤따른다. 그러나 골럼비아는 이 주장이 경제학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공급이 고정돼도 가격은 투기와 수요 변화로 요동칠 수 있고, 실제로 2018년과 2022년 암호화폐 시장은 값이 80% 이상 폭락하는 경험을 했다.

두 번째 주요 논리적 기제는 ‘자유 대 폭압’ 구도다. 미국 ‘비트코인 극우'들은 “세금은 도둑질, 규제는 독재”라고 주장한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주장을 그대로 수입해 들여와 “가상자산 과세는 청년 등골 빼먹기” “금융위는 사회주의 집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21년 금융위원장이 “가상자산은 내재가치가 없다”고 언급했을 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하루 만에 10만 명 이상이 몰려들어 ‘발언 철회’와 ‘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이는 ‘정부=악’이라는 도식이 어떻게 대중 행동으로 이어지는지 잘 보여준다.

세 번째로, 이들 ‘코인 극우’들은 ‘한탕주의와 피해망상’에 빠져있다. 소위 ‘코인충'들은 “저점 매수, 고점 매도면 월급은 필요 없다”며 노동을 경시한다. 동시에 가격이 조금만 떨어져도 “정부 때문에 폭락했다”며 국가를 탓한다. 골럼비아가 지적한 미국 사례에서도 “시장 실패는 정부 책임, 시장 성공은 혁명”이라는 논리가 반복된다. 이처럼 비트코인을 둘러싼 음모론은 개인의 투자 실패를 외부 탓으로 돌리는 심리적 안전장치를 제공한다.

이러한 흐름이 한국에 빠르게 퍼진 배경은 무엇일까. 첫째, 경제 불안이 크다. 취업난과 부동산 급등으로 청년층은 ‘법정화폐로는 자산 증식이 어렵다’고 체감한다. 둘째, 기술 낙관주의다. 24시간 스마트폰으로 거래할 수 있다는 편리함은 “코드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강화한다. 셋째, 알고리즘으로 돌아가는 플랫폼 구조다. 자극적 급등 예측이나 정부 음모론 영상이 조회 수를 끌면, 추천 기능은 더 극단적인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불만과 투기 심리가 서로 증폭된다.

결과적으로 암호화폐는 한국 극우 온라인 문화의 새로운 도구가 되었다. 개인투자에 대한 신화, 극단적 개인이기주의, 국가와 사회에 대한 불신으로 현상하는 반사회성, 이 모든 것이 결합되어 암호화폐를 극우화의 매개가 되게 한다. 자신은 ‘코인 투자’를 통해 돈을 벌 수 있고, 남들 위에 올라설 수 있는데, 정부 규제가 이를 막는다고 생각하니, 투자에 대한 규제를 반대하고, 정부의 시장 개입을 반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코인 커뮤니티에서는 비트코인 이야기와 함께 ‘큰 정부 비판’ ‘반(反)페미니즘’ ‘반(反)중국’ 구호가 한데 엉킨다. 이처럼 정치·문화적 불만이 투기 열풍과 결합되면, 합리적 규제 논의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골럼비아가 “비트코인의 가장 큰 위험은 가격이 아니라 정치적 과열”이라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암호화폐 규제 논의나 가격 변동에 색깔론을 들이대는 주장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흔하다. ⓒ필자 제공

이제 결론적으로 이러한 극우화 흐름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정부와 한국은행은 통화·재정 데이터를 꾸준히 공개하고 규제 근거를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야 한다. 투명한 정보는 음모론이 뿌리내릴 공간을 좁힌다.

둘째, 학교와 언론은 디지털 금융과 블록체인 기본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탈정부가 곧 자유”라는 단순 구호를 비판적으로 읽을 힘을 길러야 극단적 담론이 약화된다.

셋째, 플랫폼 사업자는 근거 없는 급등 조장 영상이나 펌프·덤프 방에 경고 라벨을 붙이고 알고리즘 노출을 제한해야 한다. 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투자자 보호 장치다.

넷째, 정치권은 코인 과세나 소득 공제를 논의할 때 청년층이 체감할 수 있는 주거·노동 개선책을 병행해야 한다. 실질적 경제 불안을 해결하지 못하면 음모론은 계속 다른 모습으로 확대재생산될 것이다.

투명한 정보, 비판적 교육, 책임 있는 플랫폼, 그리고 포용적 경제 정책이 함께 작동할 때 비트코인을 둘러싼 극우화 흐름을 실질적으로 제어할 수 있을 것이다.

“ 임장표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광장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민주노총 3대 요구 총파업

  •  김준 기자
  •  
  •  승인 2025.07.16 17:57
  •  
  •  댓글 0
 
 

민주노총, 전국 총파업 대회 개최
“기다릴 여유 없어, 새 정부 답해야”
김영훈, 노조법 개정 필요성 강조

20250716 민주노총 전국동시다발 총파업대회 (수도권) ⓒ 민주노총
20250716 민주노총 전국동시다발 총파업대회 (수도권) ⓒ 민주노총

민주노총이 윤석열 파면 후 첫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에게 윤석열 정권 파면은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뤄낸 값진 성과라고 강조하며 ▲노조법2·3조 즉각 개정 ▲잔존하는 윤석열 반노동 정책 완전 폐기 ▲대정부 교섭 쟁취를 목표로 내걸었다.

민주노총은 16일 전국 총파업 대회를 개최했다. 서울 국회의사당뿐만 아니라, 충북도청, 광주·포항·부산·울산시청 등 전국 다발적으로 열린 집회에 8만여 명의 조합원이 참가했다.

동시에 총연맹은 ‘우리는 역사적 전환점 위에 서서 새로운 투쟁을 선언한다’는 성명을 내고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이 진정으로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첫발을 내딛는다”고 선포했다. 촛불 정부를 자임하며 기대를 한껏 받았던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의 후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들은 해당 성명에서 “윤석열 정권은 반노동 정책으로 노동자들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민주주의를 퇴행시켰다. 그때마다 가장 먼저 거리로 나섰던 것은 바로 우리 노동자들이었다”고 강조하며 노조법 개정, 반노동 정책 폐기, 대정부 교섭권 이 세 가지를 강조했다. 

총파업 대회에 발언자로 나선 조합원들도 이 기조에 힘을 보탰다. 서비스연맹 가전통신서비스노조 코디코닥지부 김순옥 지부장은 “12월 3일 내란의 밤, 우리는 가장 먼저 국회로 달려가 깃발을 꽂았다. 그 싸움 끝에 소년공 출신 인권변호사가 대통령이 됐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그럼에도 수많은 노동자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말하며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노조법 2조와 3조의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강조했다.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서울본부 김정환 문체부지부장은 “2018년, 용역에서 공무직으로 전환되었지만 기재부 예산 통제로 기본급이 최저임금도 안 돼 이직을 고민하는 일자리가 됐다”고 현실을 고발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최근 정부 중 두 번째로 낮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 대책도 보이지 않는다”며 “국민주권은 대통령의 선포가 아니라 노동자 국민들이 그 권한을 온전히 가질 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20250716 민주노총 전국동시다발 총파업대회 (수도권) ⓒ 민주노총
20250716 민주노총 전국동시다발 총파업대회 (수도권) ⓒ 민주노총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지켜보자는 말도 있지만, 우리는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우리는 이미 벼랑 끝에 선 지 오래됐다”고 역설했다. 

그는 “오늘부터 진행되는 총파업 투쟁으로 새로운 정부에게는 광장이 멈추지 않았음을, 노동자들의 요구가 똑똑히 전달되도록 싸워나가자”고 말하며 “감옥 간 윤석열뿐만 아니라 내란세력을 완전히 청산하고 새로운 세상을 우리의 투쟁으로 만들어 가자”고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전 민주노총 위원장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의 인사청문회가 개최됐다. 여기서 김 후보는 노조법 2·3조 개정이 헌법과 충돌한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반박하며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노란봉투법은 대화 자체가 불법이 도고 천문학적인 손해배상과 극한 투쟁의 악순환을 끊는 대화 촉진법이고 격차 해소법이라 생각한다”며 “원하청 교섭을 통해 하청노동자 처우와 협력업체 생산성이 동반 개선된다면 원청의 최종 생산물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50716 민주노총 전국동시다발 총파업대회 (수도권) ⓒ 민주노총
20250716 민주노총 전국동시다발 총파업대회 (수도권) ⓒ 민주노총
 김준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박정훈 대령, 16일 오후 채 상병 특검 출석한다…수사외압 전반 증언할 듯

전날 낸 입장문서는 “멀지 않아 모든 진실 드러나고, 책임자들 법적 책임질 것”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지난 1월 9일 서울 용산구 군사법원에서 열린 채상병 순직 사건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 선고 공판 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2025.01.09. ⓒ뉴시스

 
채 상병 순직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16일 오후 수사외압 의혹을 일관되게 증언해 온 박정훈 대령을 참고인으로 부른다.

특검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박정훈 대령이 오늘 오후 1시 30분 참고인으로 특검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최근 수사외압 의혹의 발단이 된 이른바 ‘VIP 격노설’과 관련된 이들을 잇달아 소환해 왔다. ‘VIP 격노설’이란 지난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수사단의 초동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하면서 사건의 경찰 이첩이 보류되는 등 각종 수사외압이 이뤄졌다는 의혹이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과 이충면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등은 최근 특검에 잇따라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특검팀은 상관의 지시에도 수사 기록을 이첩했다는 등의 이유로 재판에 넘겨진 박 대령의 항명 사건을 지난 9일 항소 취하했다. 이로써 무죄가 확정된 박 대령은 11일부로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복직했다.

박 대령은 전날 변호인단과 군인권센터에 보낸 입장문에서 “제자리를 찾았다”며 “이 모든 것이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 그리고 기도 덕분이다.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령은 “오는 7월 19일은 채 상병이 사망한 지 2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금까지도 왜 죽었는지, 누가 그 죽음에 책임이 있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답답하고 채 상병 부모님께 죄송할 따름”이라며 “다행히 채 상병 특검에서 하나씩 사실을 밝혀나가고 있어 멀지 않아 모든 진실이 드러나고 책임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두 번 다시 채 상병 같은 억울한 죽음이 없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박 대령은 “저는 이제 다시 군인으로서 제자리로 돌아가 주어진 직분에 충실하겠다”며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충성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국힘 ‘尹 어게인’ 행사 참석에 조선일보 “민심에 침 뱉는 행위”

[아침신문 솎아보기] 특검, 윤 전 대통령 강제 구인 실패…중앙일보 “구차한 버티기”

한·미 협상 농축산물 수입 확대 논의에 경향신문 “농민은 희생만 해야 하나”

연이은 인사 청문회, 조선일보 “자격 미달 후보자 속출”

기자명정민경 기자

  • 입력 2025.07.16 07:38

  • 수정 2025.07.16 07:58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5일 내란 특검 2차 조사를 마치고 조은석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구속 수감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5일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2차 강제구인 지휘에도 조사를 거부했다. 16일 주요 일간지들은 특검 수사에 불응한 윤석열 전 대통령 소식과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의 전방위 압수수색 소식을 주요하게 다뤘다.

지난 10일 특수공무집행 방해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조은석 내란특검팀의 조사 요구에 계속 응하지 않고 있다. 내란특검팀은 14, 15일 서울구치소 측에 수감된 윤 전 대통령을 서울고검에 있는 특검 조사실로 인치하라고 지휘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해 무산됐다.

한겨레는 16일자 1면에 <특검 조사 불응 법 위에 윤석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배치, “내란 사태로 특검까지 출범했지만 여전히 법 위에 군림하려는 윤 전 대통령의 행태를 두고 법조계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며 검사 출신 변호사, 검사 등의 비판의 목소리를 담았다.

중앙일보는 3면 기사 <특검, 윤 두 번째 강제구인 실패…구속 기간 연장없이 기소 관측도>에서 “윤 전 대통령 구속 후 6일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법조계에서는 추가 조사나 구속 기간 연장 없이 기소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도 구속 이후 조사에 불응하자 검찰은 조사를 생략하고 기소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도 3면 <윤석열 강제구인 또 ‘불발’…내란 특검, 이번주 기소도 검토> 기사에서 특검이 바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동아일보도 관련 기사를 4면에 배치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사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조사 불응, 구차한 버티기일 뿐>에서 “이렇게 계속 특검 조사에 불응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윤 전 대통령의 행태는 과거 검찰총장 시절 강조해 온 ‘법 앞의 평등’이라는 원칙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서도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미루고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해명을 해 왔다”며 “대체 언제까지 자기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책임을 회피할 것인가. 전직 대통령답게 결자해지의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고 전했다.

▲16일 중앙일보 사설.

한편 국민의힘이 계엄과 탄핵, 또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과 대선 패배를 겪은 뒤 대대적인 혁신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혁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날 국민일보는 사설 <친윤계도 혁신에 동참해야 당 정상화 앞당겨질 것>에서, 조선일보는 <국힘 지도부 ‘尹 어게인’ 참석, 민심 외면도 정도가 있다>에서 이같은 현상을 비판했다.

국민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요즘 당 구성원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혁신과는 거리가 멀어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혁신이 아니라 오히려 혁신을 방해하는 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다”며 “친윤계가 더는 혁신에 저항하지 말고, 오히려 더 앞장서서 쇄신에 나설 때 당이 더 빨리 정상화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16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14일 ‘윤석열 어게인’ 행사에 참석한 것을 두고 “당 지도부는 ‘의원 주최 행사에 지도부가 참석하는 게 원칙’이라고 했지만, 그것도 행사 나름”이라며 “민심을 외면하는 정도가 아니라 민심에 침을 뱉는 행위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힘은 지금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가장 큰 책임이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그들에게 맹종한 구주류에 있다는 것을 온 국민이 안다”며 “ ‘윤 어게인’ 행사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를 결집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국힘의 문제는 결국 이들 구주류의 문제”라고 전했다.

한·미 협상 농축산물 수입 확대 논의에 경향신문 “농민은 희생만 해야 하나”

오는 8월1일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한·미 간 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민감한 농축산물 수입 확대 등을 요구한 데 대해 통상 당국이 일부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고 이에 농축산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통상 당국에 따르면 미국은 협상에서 에너지·농산물 등 자국 상품 구매 확대 및 각종 ‘비관세 장벽’ 문제 해결 등을 집중적으로 요구했다.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허용, 쌀 구입 확대, 감자 등 유전자변형작물(LMO) 수입 허용, 사과 등 과일의 검역 완화가 주요 요구 사안으로 알려졌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와 관련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민감한 부분은 지키되 그렇지 않은 부분은 협상의 전체 큰 틀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8년 광우병 사태 후 지금까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금지해 왔다.

▲16일 국민일보 1면.

관련 사안을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중앙일보가 1면에 다뤘고 대다수 일간지가 사설도 내놓았다. 다음은 한·미간 협상에서 농산물 개방에 관련한 사설 제목이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는 관련 사설을 내놓지 않았다.

경향신문 <대미 협상카드 된 농산물 개방, 농민은 희생만 해야 하나>

국민일보 <美, 농축산물 수입 요구… 국민 납득할 협상안 만들어야>

동아일보 <美 쇠고기 추가 개방 검토… 대내 조율과 설득 서둘 때>

서울신문 <美 농축산물 개방 압박… 전략적 결단하되 국민 설득을>

세계일보 <美 소고기·쌀 수입 압력, 국익 따져 냉정히 결단해야>

한국일보 <농축업 불똥 한미 관세협상, 일방 피해 없는 대책 서둘러야>

경향신문은 농업을 협상의 수단으로만 여겨서는 안된다는 입장에 섰다.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지금도 위기감 큰 농민과 농업이 언제까지 통상 협상의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 건지 우려스럽다”며 “협상 테이블이 본격화되기에 앞서 통상 책임자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는 건 성급하다. 농산물 개방에 완강하던 농정당국까지 소고기와 사과 등 일부를 내주는 방향을 용인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니, 정부가 너무 쉽게 농업을 포기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16일 경향신문 사설.

그 외 신문들도 의견 조율이 쉽지는 않겠지만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한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최종 협상안이 정해지기 전인데도, 일부 농민단체들은 한국인의 먹거리 안전이 위협받고, 농가 피해가 급증할 것이라며 벌써 ‘제2의 광우병 촛불’을 거론하고 있다. 사과 농가가 많은 지역의 지방자치단체 의회는 ‘회복 불가능한 피해가 올 것’이라며 반대했다. 이해 당사자들에 대한 의견 조율이 만만치 않을 거란 의미”라며 “정치·사회적 파장이 큰 만큼 농축산물을 협상카드로 내놓는 결정은 마지막까지 신중해야 한다. 그렇다고 경제의 미래가 걸린 협상에서 수입 개방이란 전략적 선택을 마냥 피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서울신문은 사설에서 “소고기 월령 제한 해제를 관세 협상의 카드로 고려하고 있다면 과연 어느 선까지 가능할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국민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며 “전략적 결단에 따라 당장 피해를 입게 될 농가를 신속히 지원하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세계일보 역시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협상 상황을 투명하게 밝히고 의견 수렴절차도 제대로 밟아야 한다”며 “협상 타결에 따른 이익과 손해를 고르게 분담하고 피해 농가를 두텁게 지원하는 정교한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 전했다.

한국일보는 “농민의 가장 거센 저항이 예상되는 분야는 사과다. 국내 과일 재배면적의 23%를 차지할 만큼 관련 농가가 많아, 정부는 1993년 이후 병충해 가능성을 내세워 수입을 사실상 막아왔다”고 전했다. 다만 “얼마 남지 않은 협상 시한 내에 농민을 설득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농업 추가 개방을 거부하기도 어렵다”며 “미국 수출품에 25% 관세가 부과될 때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이상 감소하는 충격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라 전했다.

▲16일 한국일보 사설.

연이은 인사 청문회, 조선일보 “자격 미달 후보자 속출”

이재명 정부 첫 내각의 인사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인사 청문회에 대한 평가가 신문의 주요면과 사설로 다뤄졌다. 조선일보는 16일 사설 <자격 미달 후보자 속출해도 전원 임명 강행할 건가>에서 이진숙 교육부총리 후보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권오을 보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의혹과 의문은 쌓여가는데 청문회는 무자료와 무증인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본격화하면서 국민 눈높이 미달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16일 조선일보 사설.

이재명 정부 초대 통일·국방 장관 후보자들이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여러 사설이 나왔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9·19 합의는) 바로 복원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낮은 단계부터 서서히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대한민국의 주적’이라는 명제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북한은 위협이다”라고 했고, 대통령실과의 사전 조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통일부 명칭 변경 구상도 꺼냈다.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 <‘9·19 군사합의’ 복원하자는 안보 장관들, 평화의 출구 열길>에서 “(북한에)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며 “작은 실천을 주고받다 보면 대화와 신뢰의 문이 다시 열리고,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반면 동아일보 <“한미훈련 연기해 대화 유도”… 일방적 대북 유화책 안 된다>, 서울신문 <北은 “교전국”이라는데, “北은 적 아니다”라면…>, 세계일보 <천안함 폭침이 MB정부 탓이라는 통일장관 후보자> 등의 사설은 정부가 바뀌면서 대북정책 기조가 빠르게 바뀌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정 후보자 답변에선 그간 급격한 정책 변화가 가져온 악영향과 실패에 대한 성찰은 보이지 않았다”며 “정부의 오락가락 대북정책은 번번이 북한에 이용당하곤 했다. 한미 양국이 경쟁하듯 유화책을 내놓으면 북한도 새로운 ‘대화 쇼’에 나설 수도 있다. 하지만 거기 숨겨진 의도부터 제대로 읽어야 한다. 남북관계 개선 노력은 필요하지만 그것은 무리한 널뛰기가 아닌 상호적 관계 조정이어야 한다. 일방적 유화책은 무모한 강경책 못지않게 위험하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서울신문 역시 이날 사설에서 “정부가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대북관(觀)에 국민은 혼란스럽다”며 “다수의 국민이 흔쾌히 수용하기 어려운 주적 개념의 변화나 부처 명칭 변경은 신중하게 접근하기 바란다. 통일부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추진한다’는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부처로 남아야 한다”고 전했다.

세계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그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이명박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이 일부 원인을 제공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라는 점을 고려해도 북한의 도발을 우리 정부 책임으로 돌리는 건 지나치다”며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정권 성향에 따라 오락가락하면 북한은 우리를 우습게 볼 것이고 국제사회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원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막힌 일... 눈물 나는 24명 '최후진술'

정의를 이야기하면 그래도 들어주는 세상이라고 아직 믿고 있다. 사람들은 내게 순진하다고들 하지만, 순진한 사람들이 잘 사는 사회야말로 정의로운 사회가 아닐까? 법은 기득권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겉으로는 약자를 위한다고 표방하는 것이 또한 법이기에 부조리한 세상을 포기하지 않고 법으로써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간다. 그 과정에서 마주한 세상의 모습을 이곳에 전한다.

아카데미의 친구들은 지난 14일 마지막 공판 후 철거된 아카데미 극장 부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아카데미의 친구들

24명의 예술인들과 시민들이 피고인이 되어 법정에 섰다. 고발인은 원주시장이다. 검사의 공소장 죄명은 '업무방해'. 피해자는 공사 관련 업체들이다. 예술인들이 공사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예술인들과 시민들이 공사를 방해했다니, 무슨 일인 걸까? 또 주목할 부분은 공소장에 있는 피해자인 업체들은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히고 있는 점이다. 심지어 처벌하지 말아달라고 탄원하기도 했다. 오로지 원주시만이 이들의 처벌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카데미 극장을 철거하려는 시장, 대체 왜?

사건의 시작은 원강수 원주시장이 취임 이후 원주에 있는 단관극장인 아카데미 극장을 철거하겠다고 하면서부터다. 지역의 예술인과 시민들은 극장 지키기에 나섰고, 전국의 영화인들도 극장 보존에 목소리를 보탰는데, 그 결과가 현재와 같이 범죄자로 몰려 법정에 선 모습이다.

아카데미 극장은 1963년 원주 원도심에 개관하여 한국에서 원형을 간직한 가장 오래된 단관 극장이었다. 멀티플렉스의 성행으로 원주 내 다른 단관극장은 모두 없어지고 아카데미 극장만이 유일하게 남았는데, 이곳 역시 2021년에 철거 논의가 시작되었다.

1983년 당시 강원도 원주시 평원동 아카데미극장 외관 ⓒ 아친연대 제공

그런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3주만에 1억여 원을 모금하고, 전국 54개 영화문화단체에서 보존에 대한 지지 성명을 내는 등 극장보존 의견이 다수가 되었다. 그렇게 철거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되었고 원주시(당시 원주시장 원창묵)는 32여억원을 들여 아카데미극장을 매입했다. 이후 아카데미 극장 보존사업은 문체부의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으로 선정되어 국도비 39억 원을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이 모든 일은 시민들의 자발적 운동으로 만들어낸 성과였다. 시민들은 2016년경부터 재생사례 연구와 전문가 포럼, 영화, 연극, 공연, 인문학 강좌 등의 다양한 재생실험 등을 하며 극장 보존운동을 했다. 그야말로 시민들에 의해 운영되는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 지역의 커먼즈(공유지)로 자리매김했다.

이렇게 시가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던 아카데미 극장 보존 사업은 2023년 6월 현 원강수 취임 이후 물거품이 되었다. 원강수 시장은 돌연 아카데미 극장 철거를 결정하고 이를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32억여 원을 들여 극장을 매입하고 국도비 39억 원까지 확보했는데, 이를 모두 포기하고 철거비 6억 5천만 원을 추가로 지출하여 갑자기 철거를 한다고 하니 시민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렇게 아카데미 극장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모임인 '아카데미의 친구들'은 극장 철거 반대 운동에 나서게 되었다.

원강수 시장은 극장 보존에 관하여 시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는데, 이에 아카데미의 친구들은 그렇다면 함께 이에 대해 토론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원주시 주민참여 조례에 따라 정식으로 시정 토론을 요구했고, 조례상 원주시는 이에 응해야 하는데, 원주시는 끝까지 응하지 않았다.

반면, 아카데미 극장 보존의 목소리와 정당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었다. 한국영화학회, 한국사회학회, 역사문제연구소, 한국극예술학회, 한국건축역사학회 등 28개의 학술단체는 아카데미 극장이 희소성 높은 근대문화자산임을 강조하며 문화 철거 계획 즉시 중단을 요구했고,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확보, 보전, 관리 활동을 하는 비영리 민간단체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역시 극장 보존을 호소했다.

전국 대학교수, 강사, 연구자들, 영화문화단체들도 비민주적인 철거 강행을 비판했다. 공공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상자료원도 아카데미극장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실제로 문화재청장은 원주시에 등록문화재 지정 신청을 하라고 두 번이나 이야기했다.

그러나 원주시는 '귀틀막'이었다. 심지어 철거 공사에 앞서 법령상 거쳐야 하는 심의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법을 외면하는 시장 앞에 시민들이 할 수 있는 것

강원도 원주시는 지역 시민과 영화인들의 아카데미 극장 보존을 요구하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3년 10월 극장을 강제 철거했다. ⓒ 유성호

이제 정말 공사가 시작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공사에 앞서 내부 자료들을 옮긴다고 했는데, 극장 안에 있는 자료들은 모두 그 자체로 역사자료임에도 원주시는 이 자료들을 어디로 옮겨 어떻게 보관할 것인지조차 시민들에게 제대로 공유하지 않았다. 역사자료 반출이 예상되는 날, 20여 명의 시민들은 급히 극장 앞에 모였다. 그러자 원주시는 100여 명의 남성 공무원들을 현장에 투입시켜 시민들을 물리력으로 몰아붙였다. 시민들의 집회가 예상되는 또 다른 어느 날에는 경비용역을 불러 시민들의 극장 진입을 차단했다. 원주시 공무원은 법정에서 약 2천만 원을 들여 경비용역업체를 불렀다고 진술했다.

건물 외벽 철거가 예상되는 날에는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 이은 명필름 대표, 안병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등 전국에서 영화인들이 아카데미 극장으로 모였다. 공사 차량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보자는 마음으로 다 같이 팔짱을 끼고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러나 30분 만에 모두 경찰서로 연행되었다. 절박한 일부 예술인 등은 옥상에 올라가 철거를 몸으로 막아보려 하기도 했으나, 마찬가지로 모두 연행되었으며 극장은 철거됐다.

조례에 따라 토론하자는 요구조차 들어주지 않고, 공사에 앞서 지켜야 할 법령상 사항도 무시하는 상황에서 시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몸으로 막는 것밖에 없었다. 특히 극장 철거는 비가역적인 것으로서 그 자체를 막지 않으면 그 이후에는 회복할 방안이 없다는 점에서 당시 예술인들과 시민들의 항의 행동은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었다.

공사 관련 업체들도 이러한 점을 이해하기에 이들에 대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한 업체의 대표자는 자신도 원주시민으로서 아카데미 극장이 무너지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으며, 이에 저항한 시민들이 처벌을 받게 된다면 자신이 너무나 큰 마음의 빚을 지게 된다고 이들을 처벌하지 말아달라고 탄원했다.

이처럼 원주시만이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를 통한 갈등 해결이 아닌 고발을 통한 억압을 택한 원강수 시장은 과연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에 대해 묵직한 울림 준 시민들의 최후진술

2023년 11월 12일 강원 원주시 서원대로 일원에서 '아카데미의 친구들 범시민연대'가 아카데미극장 위법 철거 반대 2차 시민대행진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은 '업무방해'와 '특수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피고인이 된 24명에게 징역형 또는 벌금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우리('아카데미의 친구들'측 변호인들)는 무죄를 주장한다. 대법원은 이미 공적 사안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 것에 대해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쉽사리 인정하면 공적 관심사에 대한 민주적 담론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원주시 행정의 위법성을 밝히고, 시민들은 그저 구호를 외치고 팔짱을 끼고 서 있는 등의 지극히 평화롭고 소극적인 방식이었던 점(시민들은 욕설과 같은 폭언을 행한 적도, 물리력을 행사한 적도, 물건을 손괴한 적도 없다), 무엇보다 실제 철거가 예정된 공사 시간에 모두 이루어져 업무방해의 결과도 없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 공판기일었던 지난 14일 춘천지법 원주지원에서 피고인이 된 24명 예술인과 시민들의 최후진술이 있었다. 사람이 많아 최후진술만 1시간 넘게 진행됐다. 지역의 창작자로, 원주의 오랜 시민으로, 영화인으로 각자 제각각 자신에게 갖는 아카데미 극장의 의미, 자신들이 왜 극장 앞에 모여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야기했다. 극장과 지역 공동체 문화를 지키려는 순수한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어느새 법정은 훌쩍거리는 소리로 가득 찼고, 나 역시 변호인석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민주주의, 지역문화와 예술 다양성에 대해 묵직한 울림을 주는 진술이자, 변호인들의 법적인 변론보다 훨씬 뛰어난 자체 변론이었다. 아래 그 일부를 소개한다.

"저는 아카데미 친구들을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에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이들은 여러 노력 끝에 극장을 문화재로 지정권고까지 이끌어왔고, 극장을 불법적으로 철거하려는 것에 맞서 경제적 어려움도 그리고 일부 부정적인 시선도 감당하며 원주시의 부당함에 움츠러들지 않고 극장을 지키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런 노력이 서울에 있는 저를 이곳까지 오게 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아카데미극장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었습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하고, 함께 가꾸며 문화적 가치를 키워온 상징적인 공간이었습니다. 저 역시 이 소중한 장소가 일방적으로 철거되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32년간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스스로 자립하는 삶' '가치 있는 온전한 삶' '혼자만의 성공하는 삶이 아닌 더불어 함께 잘사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성장을 지지하고, 함께 곁을 지켜주는 사람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공간을 통해 역사적 가치와 미래문화유산으로의 가능성을 알고, 시민들의 참여로 그 공간을 지키고 되살리려는 젊은이들의 마음이 참 소중하여, 그 곁에서 함께하게 된 것입니다."

"아카데미극장은 누군가에겐 이미 문화재였고, 누군가에겐 흉물과도 같은 폐건물이었습니다. 결국은 가치관의 차이였습니다. 그러나 이 가치관, 아카데미극장을 바라보는 견해는 좁혀질 기회도 없이 극장과 함께 사라져 버렸습니다. 바로 이 점이 극장이 헐린 것보다 아쉬운 지점입니다. 시민들의 여론을 충분히 모은 후 내린 결정이 극장 철거였다면, 이처럼 허무하진 않을 것입니다. 이 상실감을 쥐여주는 행정을 막기 위해 시민들은 목소리를 내고, 대화를 위해 옥상에도 오른 것입니다."

"비민주적인 행태를 그저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런 행태 속에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은 극장 앞에 서 있는 것일 뿐이었습니다. 이것이 죄가 된다면 지역의 민주주의가, 나아가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통탄할 일이 될 것입니다."

"과연 소통하려 하지 않고 무리한 행정에 대한 시정은 불가한 것이 되는 것인지 어떠한 폭력이나 위력적인 행사가 없었음에도 수갑을 채우는 일은 정말 괜찮은 것인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 시위의 자유가 무력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게 됩니다."

건물을 부수는 시장, 시민들은 이를 저지하고자 했을 뿐

시장이 시민들을 고발하며 이토록 강경한 태도를 취하다니, 혹시 이 예술인들이 서부지법 폭동들처럼 건물을 부수고 난동을 부리는 등의 극단적인 행동을 한 걸까 싶지만, 이처럼 실상은 정반대였다.

이전에 이어져 온 정책 방향을 돌연 뒤엎고 건물을 부쉈던 것은 원강수 시장이다. 시민들은 이를 시정하기 위해 민주시민으로서 해야 할 행동을 했을 뿐이다.

최근 아카데미의 친구들은 영국의 켄 로치 감독으로부터 연대의 편지를 받기도 했다.

"타인의 노동을 착취해 부를 축적하는 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모든 기회를 틈타 돈을 벌려 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모두에게 필요한 건물들을 기꺼이 파괴하기도 하죠. 정말 긴 싸움입니다, 그렇지요. 우리가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유일한 사실은, 한 번의 전투에서 졌더라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지역문화 파괴, 시민공간 축소의 움직임은 언제든 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 싸움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야 하는 이유이다. 아카데미 극장은 무너졌지만, 아카데미의 친구들은 무너지지 않도록 부디 재판부가 이들의 손을 잡아주기를 바란다.

켄로치 감독이 연대의 마음을 담아 아카데미의 친구들에 편지를 보냈다. ⓒ 아카데미의 친구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소리 변호사는 '아카데미의 친구들'측 변호인입니다.

#아카데미극장#지역공동체#커먼즈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