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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월권 논란 알면서도, 한덕수 ‘대통령몫 헌법재판관’ 기습 알박기

윤 최측근이자 내란 공범 의심받는 이완규 지명도 파장…민주당 법적 조치 예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4.08 ⓒ뉴시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을 두고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는 최소한의 현상 유지에 머물러야 한다는 게 중론임에도, 한 대행이 8년 전 전례도 스스로의 발언도 뒤집는 전횡을 일삼으면서다. 

더욱이 한 대행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내란 공범’으로 지목된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또 다른 내란행위”라는 비판도 거세게 일고 있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권한대행이 행사?
헌법학자들 “위헌·월권” 입 모아 지적


이날 한 대행은 국회가 선출한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오는 18일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한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이다.  

문제는 대통령 권한대행에 불과한 한 대행이 대통령에게 부여된 인사권을 행사할 권한이 있느냐는 점이다.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에는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3명씩 인선해,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 구성 권한을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과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 그리고 견제와 균형을 위해 사법부에 각각 부여한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적극적인 인사권도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정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권한대행은 소극적인 권한 행사에 그쳐야 한다는 게 주된 법 해석이다.

헌법학자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날 민중의소리에 “한 대행은 권한대행이지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 교수는 “헌법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은 현상 유지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고, 여기서 현상 유지란 대통령이 복귀할 경우나 차기 정부의 정책 수행에 부담이나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더욱이 헌법재판관은 임기가 보장돼 있기 때문에 차기 정부에서 해임을 할 수도 없다. 결국 이 상황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차기 정부의 인사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조치를 한 것이고,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제 50여일 사이에 새 정부가 들어선다”며 “만약 재판관 임명이 절실하다면 정치권에 합의를 먼저 구하는 절차를 밟으며 자신의 월권 행위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그런 것도 전혀 없이 독단적으로 임명한 것은 위헌이라고 봐야 한다”고 직격했다.

100여명의 헌법학자들이 구성한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회의’도 입장을 내고 “헌법분쟁에 관한 최종적 결정권을 가진 헌법재판관 임명과 같이 헌정질서에 중차대한 효과를 초래하는 창설적 결정권은 국민의 신임을 받은 새로운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 헌법정신에 부합하다”며 “권한대행의 월권적·위헌적 재판관 지명은 주권자 국민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 행사하려는 간접적 헌재 구성권과 새로이 선출될 대통령의 직접적 재판관 지명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은혁 임명 거부 땐 “대통령 고유권한 행사 자제가 헌법 정신”이라더니
3개월여 만에 말 바꾸고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한 한덕수


이미 8년 전 지금과 같은 논란 끝에 헌법재판관 지명을 포기한 사례도 존재한다.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대법원장 몫인 헌법재판관은 임명하면서도 대통령 몫이었던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당시 황 전 총리는 “권한대행으로서 헌법기관을 형성하는 직접적 인사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법학자들 의견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시기 대통령 탄핵심판 소추위원장이었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당시에는 “(대통령 몫인) 헌재소장은 대통령이 실질적인 임명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권한대행이 임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은 앞선 자신의 기존 입장을 뒤집는 것이기도 하다. 한 대행은 지난해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며 “대통령 권한대행은 나라가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전념하되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고 직접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만약 불가피하게 이러한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면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여야 합의가 먼저 이뤄지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 헌정사에서 단 한 번도 깨진 적 없는 관례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한 총리는 헌재가 마은혁 재판관 임명 거부는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뒤에도 형식적인 인사권도 행사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끌어 왔다. 그런데 돌연 3개월여 전 입장과 달리 국회와 협의하는 절차도 없이 대통령의 실질적인 인사권까지 행사했다. 

 

 

 

국회의장 “인사청문 요청 안 받을 것”
민주당 등 야당도 법적 대응 예고


당장 국회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위헌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헌법재판관이 임명되려면 국회의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청문회 개최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긴급 입장문을 내고 한 대행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국회는 인사청문회 요청을 접수받지 않겠다.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한 대행이 자기가 대통령이 된 것으로 착각한 것 같다”며 “토끼가 호랑이굴에 들어간다고 호랑이가 되는 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헌재의 구성은 선출된 대통령, 선출된 국회가 3인씩 임명하고 중립적인 대법원이 3인을 임명해 구성하는 것“이라며 ”한덕수 총리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다. 오바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이완규 법제처장의 경우 윤 전 대통령과 40년 지기이자, ‘내란 공범’으로 의심받는 인물이다. 이 처장은 비상계엄 이튿날 삼청동 안가에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과 회동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로부터 내란방조 및 증거인멸 혐의로 고발까지 됐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를 “내란 동조세력의 헌재 장악 시도”라고 규정하며, “권한쟁의 심판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이번 지명이 원천 무효임을 밝힐 것”이라고 예고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도 기자회견을 열고 “한덕수 씨는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랬더니 내란 행위만 대행하고 있다”며 “특히 이완규 처장은 내란 공범으로 의심받고 있는 사람이다. 누가 그를 헌법재판관으로 추천했나. 관저에서 버티는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인가. 아니면 다음 대선에 나가보려고 보수의 눈도장을 받으려는 몸부림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대행은 “국회는 법적 권한을 총동원해 한덕수 씨의 망동을 막아야 한다. 즉각 본회의를 열어 한덕수 씨를 탄핵할 것을 촉구한다”며 “권한쟁의 심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직권남용 고발 등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도 보도자료를 통해 “한 총리는 대통령 놀음 당장 중단하라”며 “한 총리가 이완규 법제처장을 지명한 것은 내란 세력을 헌재에 심고자 하는 또다른 내란 행위다. 한 총리는 내란세력의 헌법재판관 알박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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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안을 18일 만에 발의하자?…우원식의 헛발질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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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5.04.07 20:45

  • 수정 2025.04.07 21:58

  • 댓글 1

윤 파면 뒤 모처럼 평온하던 국민에 '개헌 폭탄'

내용상 부적절, 절차상으로도 불가능한 '오발탄'

조기 대선 6월 3일로 확정…앞으로 불과 56일

법정 공고 기간 최소 38일 빼면 남는 건 18일

권력구조 개편까지 여야 합의? 졸속 야합 불가

이재명 "내란 종식이 먼저, 대선 뒤 신속 개헌"

사전투표 불가능한 현행 국민투표법도 장애물

조국혁신당도 반대…"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개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4.6.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일요일 낮에 느닷없이 투척한 '개헌 폭탄'은 윤석열 파면 뒤 모처럼 평온한 휴식을 취하던 시민들에게 잠시 황당함과 짜증을 안겼을 뿐 '불발탄' 또는 '오발탄'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입법부 수장의 '대선·개헌 동시 투표론'은 비록 그 의도가 순수했다고 해도 내란 종식이라는 민주 진영의 최우선 당면 과제에 필요한 동력과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대선 프레임을 '헌정 파괴 세력 심판'이 아닌 '개헌 대 반개헌 대립'으로 물타기 할 수 있으며, 주권자인 국민의 숙의 절차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즉각적인 반대 및 시민사회의 거센 비판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내용상의 여러 문제를 따지기 이전에, 대통령 선거까지 남은 기간이 너무 촉박해 애초에 개헌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은 근본적인 한계라고 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에 따라 60일 안에 실시돼야 하는 조기 대선의 선거일은 8일 열리는 국무회의를 통해 오는 6월 3일로 확정될 예정이다. 8일을 기점으로 불과 56일 뒤에 대선이 치러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헌법과 국민투표법상 헌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개헌안을 마련하고 재적의원 과반수로 발의를 한다고 해도 국민투표에 부쳐지기까지는 최소 38일간의 공고 기간을 거쳐야 한다. 국회 의결 전 헌법 개정안 최소 공고 기간 20일과, 국민투표 전 국민투표안 및 투표일 최소 공고 기간 18일이 그것이다. 그래서 우원식 의장 본인도 6일 기자회견에서 "(국민투표까지) 최소한 38일이 필요하다. 개헌특위에서 내용을 논의해야 하니까 이에 맞춰 해보려면 특위를 빨리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헌법 개정안 제안 및 의결 결과 이송에도 최소 각 1일씩 2일이 소요되지만, 편의상 이 부분을 생략한다고 해도 38일은 무조건 필요하다.

그러면 6월 3일 대선일까지 총 56일 중에서 법정 소요 기간 38일을 빼면 남는 건 18일뿐이다. 겨우 2주 남짓한 기간에 여야가 개헌특위를 구성해 각당 입장이 첨예하게 충돌할 수밖에 없는 권력구조 개편까지 포함한 헌법 개정안을 채택‧발의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계산이다. 말 그대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여야가 졸속으로 추진한다면 이론적으로 가능할지 모르지만 민주당이 '내란 잔당' 취급하는 국민의힘과 그런 야합을 할 리 없고 시민들이 수용할 리도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4.7. 연합뉴스

무엇보다 개헌의 열쇠를 쥔 제1야당 사령탑이자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개헌은 필요하지만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는 요지로 우 의장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전에 말씀드렸다. 개헌,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5년 단임제라고 하는 이 기형적 제도 때문에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부터 레임덕이 시작된다. 재평가받을 기회도 없기 때문에 국정에 안정성이 없다"며 "그래서 4년 중임제로 바꾸자, 전 국민이 공감하지 않나? 또, 때만 되면 국민의힘도 하는 이야기가 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자, 몇 년째 말만 하고 있다. 이번에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문제는, 지금은 정말 내란 종식이 먼저다. 군사 쿠데타를 통해서 국가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는 대통령이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통째로 파괴했다. 국민들의 힘으로 간신히 복구하는 중"이라며 "지금 당장은 민주주의의 파괴를 막는 것이 훨씬 더 긴급하고 중요하다. 우선은 내란 종식에 좀 집중해 줬으면 좋겠다. 개헌으로 적당히 넘어가려는 생각을 국민의힘이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사전투표가 불가능한 현행 국민투표법이 장애물로 작용하는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현재 국민투표법상으로는 사전투표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대선과) 동시에 개헌을 하려면 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본투표일에만 (투표를) 할 수 있고, 사전투표하는 사람은 개헌 투표를 할 수가 없다. 그렇게 되면 (개헌에 필요한) 과반수가 안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그러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이것이 또 시한이 있다. 이번 주 안에 처리가 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60일 안에 대선과 동시에 개헌을 하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선을 다해 국민투표법 개정을 해 보도록 노력하겠다. 만약에 국민투표법이 신속하게 합의돼서 개정이 되고 시행이 된다면 개헌이 물리적으로는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여지는 열어놨다. 또 "개헌 문제를 가지고 일부 정치 세력이 기대하는 것처럼 논점을 흐리고, 내란의 문제를 개헌 문제로 덮으려고 하는 그런 시도를 하면 안 되겠다"면서 "그러나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게재하는 문제, 또 계엄 요건을 강화해서 함부로 친위 군사 쿠데타를 할 수 없게 하는 것, 이것은 국민의힘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前文) 수록과 계엄 요건 강화 정도는 국민투표법 개정을 통해 개헌이 가능하다면 이번 조기 대선일에 바로 처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같은 극히 제한적인 '원 포인트 개헌' 수준을 넘어 우 의장이 제안한 것처럼 '권력구조 개편'까지 이뤄내는 건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결국 6월 3일까지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니 일단 대선을 치르고 난 이후에 개헌을 최대한 빨리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4년 연임제 또는 중임제, 감사원의 국회 이관, 국무총리 추천제 도입, 결선투표제, 자치분권 강화, 국민의 기본권 강화, 이런 것들은 매우 논쟁의 여지가 커서 실제로 결과는 못 내면서 논쟁만 격화되는, 어쩌면 국론 분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며 "이런 복잡한 문제들은 각 대선 후보들이 국민에게 약속을 하고, 대선이 끝난 후에 최대한 신속하게 그 공약대로 개헌을 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지금은 개헌도 중요하고 더 나은 민주주의도 중요하지만 민주주의 파괴를 막는 것, 파괴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 내란 극복이 훨씬 더 중요한 과제라는 데 초점을 맞춰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민의힘 윤상현, 나경원, 김기현 의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최소한 방어권 보장 촉구 및 불공정성 규탄과 관련해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면담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2.17 [공동취재] 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의 다른 구성원들도 반대 의사를 뚜렷하게 나타냈다. 내란 동조 세력이 개헌론을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내각제 논의'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은 데다, 위헌 정당으로 해산돼야 마땅한 국민의힘과 한 테이블에서 개헌 협상을 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거부감이 매우 강하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내란 수괴 윤석열 탄핵 이후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무엇인가? 바로 단호하고도 철저한 내란 종식"이라며 "개헌은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기득권 세력이 자신들의 권력을 연장하고 주도권을 잡으려는 내각제, 이원집정부제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개헌 논의에 참여하려면 국민의힘의 내란 종식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은 개헌을 논의하기 전에 1호 당원인 내란 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즉각 출당 조치하라. 대선후보 공천은 꿈도 꾸지 말라. 내란 종식을 위한 내란 특검, 김건희·명태균 특검 통과에 동참하라"고 엄포를 놨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지금 개헌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 매우 부적절하고 기간도 60일 정도로 대단히 부족해 졸속으로 진행될 수 있다. 국민투표제로 봤을 때 어렵다"며 "대선에서는 사전투표와 본투표가 있는데 국민투표에서는 사전투표와 본투표를 할 수가 없다. 한 곳에서만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50% 넘기도 어렵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내란 종식"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개헌에 대해서는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으로 발전시키고 실제 집권 시 임기 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하더라도 방향은 내각제가 아니라 대통령 연임제, 또는 중임제가 해답"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개별 의원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채현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은 지금 조기 대선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놓여 있다. 60일 안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민주주의 회복과 국민 통합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오롯이 감당해내야 할 시간"이라며 "이 상황에서 개헌까지 병행하자는 제안은 현실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국민 정서상으로도 무리다. 두 달 내에 경선과 본선을 치르며 동시에 권력구조 개편까지 논의하고 국민적 합의까지 이루자는 것은 지나치게 조급한 선택이다.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새로운 민주정부가 출범한 이후, 2026년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를 추진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순서"라고 짚었다.

강득구 의원은 "우원식 의장님이 정말 뜬금없이 개헌을 주장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계엄 못지않은 충격이었다. 한 번 뱉은 말씀이니 지울 수는 없겠지만 지금이라도 스스로 거두어 달라"면서 "내란의 큰불은 껐지만 대한민국은 나라도 국민도 상처투성이다. 개헌보다 먼저 무너진 민주주의를 온전히 회복하고, 국정을 회복하고, 민생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지금 국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개헌이 아니라 심판이고 회복이다. 개헌 프레임에 휩쓸리면 심판도 회복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민형배 의원은 우 의장의 개헌 주장에 '단호하게' 반대하는 이유로 크게 네 가지를 꼽았다.

첫째, 물리적으로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1987년 개헌안 마련에 90일이 걸렸다. 여당과 야당, 국민적 합의 수준이 높았던 시기에 최소 석 달이 걸렸는데 정치권과 국민적 분열이 극대화한 지금 60일 동안 개헌안을 마련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만약 기어코 마련한다면 지금보다 좋은 헌법이기는커녕 더 나쁜 졸속 개헌안이 나올 수도 있다.

둘째, 정치적 선택과 집중이라는 점에서 우원식 의장의 제안은 잘못됐다. 지금은 내란 종식과 민주 정부 수립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이런 중차대한 과제에 개헌 논의를 얹어 버리면, 내란 종식과 민주 정부 수립의 역량이 분산된다. 더욱 걱정인 것은, 개헌 내용에 대한 의견 차에 따라 우리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다.

셋째, 지금 개헌 논의를 시작하는 건 내란 세력에게 도피처를 제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개헌안 마련은 모든 정당이 함께 모여 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현재 의석수만큼의 지분을 가지고 개헌 논의에 참여하게 된다. 내란당 해체는커녕 그들을 국가의 백년지대계에 정중히 참여시키는 꼴이다.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

넷째, 헌법의 주인이 국민이듯 개헌의 주인도 국민, 곧 주권자 시민이라야 한다. 지금 개헌을 한다는 것은 정치권이 제 맘대로 개헌안을 마련하고, 주권자에게는 찬반투표만 맡기겠다는 거다. 정치인보다 더 똑똑하고 더 열정적인 대한민국 국민이 이런 방식을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거꾸로 가야 한다. 주권자 시민들의 지혜와 열정에서 논의를 시작해 개헌안을 만들고,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그것을 다듬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개헌이 탄생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일인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윤석열 8대0 파면을 위한 끝장 대회' 참가자들이 거리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2025.4.4. 연합뉴스

원내 3당인 조국혁신당도 민주당과 비슷한 기조를 보였다.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우선 내란 종식과 내란 세력 일소가 우선돼야 한다. 조국혁신당은 반헌법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제안한 바 있다. 독립적인 기구로 반헌특위를 발족해 내란의 실상을 낱낱이 조사하고 내란 특검도 함께 실시해야 한다"며 "그런 연후에 국민이 안심할 수 있고 개헌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 개헌특위를 조기 대선 직후 띄울 것을 제안한다"며 "개헌 국민투표는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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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YD, 테슬라 앞질러

중국 BYD, 테슬라 앞질러

 

이인선 기자 | 기사입력 2025/04/0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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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비야디)가 테슬라를 추월해 실적을 내고 있다.

 

BYD의 1분기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 대비 58% 증가한 98만 6,098대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순수 전기차는 41만 6,388대(순수 전기차 기준 39% 증가)였다.

 

BYD는 2022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고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만 생산하고 있다.

 

반면, 순수 전기차만 생산하고 있는 미국 테슬라의 1분기 판매량은 월스트리트 증권가 등을 통해 34만~37만 7천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1분기 38만 7천 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테슬라가 시장 전망치를 달성했어도 BYD 판매량보다 4만 대 이상 뒤처지는 셈이다.

 

올해 테슬라 판매 전망치가 지난해보다 낮은 배경으로 유럽 각국에서 1~2월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이 꼽혔다.

 

실제 테슬라의 3월 프랑스와 스웨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6.83%와 63.9% 줄었다.

 

지난 3월 말 실적 발표에 따르면, BYD의 2024년 전체 매출은 7,771억 위안(약 156조 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이는 달러 기준 1천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테슬라가 977억 달러 매출을 기록한 것보다 많았다.

 

또 BYD는 올해 들어 주가가 약 45% 상승했지만 테슬라는 약 36% 하락했다.

 

BYD는 한 달 새 대대적인 신제품 출시와 기술 발표로 주목을 끌었다.

 

대부분 모델에 스마트 주행 기술을 추가 비용 없이 적용했으며, 5분 만에 400킬로미터 주행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기술도 공개했다.

 

BYD의 신형 블레이드 배터리(길고 얇은 형태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10C 충전 속도를 지원하며, 최대 1천 킬로와트의 충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10C는 배터리를 충전하고 방전할 때의 속도를 나타내는 ‘충·방전율(C-rate)’의 값으로, 10배 용량의 전류로 충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10C면 6분 만에 충전 또는 방전할 수 있다.

 

이는 테슬라 슈퍼차저(500킬로와트)의 두 배 수준이며,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고속 충전기(350킬로와트)를 크게 앞선다.

 

BYD는 올해 550만 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으며, 이 중 80만 대는 수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과 미국의 관세에도 불구하고 국제 시장 진출을 지속하겠다는 BYD의 의지를 보여준다.

 

BYD는 현재 미국에서 중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고율 관세와 스마트 주행 기술이 탑재된 전기차에 대한 금지 조치로 인해 승용차를 판매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제약 속에서도 BYD는 국제적 확장을 위한 현지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YD는 지난 3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유럽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대규모 공급망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380개 주요 부품 공급업체에서 500명 이상의 대표가 참석했다.

 

BYD는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피하기 위한 ‘유럽 내 생산’ 전략을 강조하며 현지 부품업체와의 협력 의지를 분명히 했다.

 

왕촨푸 BYD 회장은 3월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기차 100인 포럼’에서 “전기차의 후반전 변혁 속도는 매우 빠를 것이고, 대략 2~3년만 있으면 될 것”이라며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변화도 2년이면 됐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중국 신에너지 차량 기술과 제품, 산업망은 세계를 3~5년 선도하고 있고 중국 자동차기업들은 응당 이 ‘기회의 창’ 시기를 잘 붙잡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BYD 차량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BYD코리아는 4월 3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처음으로 공식 부스를 열고, 무려 8종의 주요 전기차 모델을 공개했다.

 

연합뉴스는 6일 「중국 BYD(비야디) 인기」라는 제목으로 BYD 스포츠카를 구경하는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한국경제는 이날 “실제로 이날 BYD 부스에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해 BYD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기대감을 가지고 온 사람도, 불신을 가지고 온 사람도 실제로 차량을 둘러보고 난 후에는 놀랍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라고 보도했다.

 

BYD가 1월 16일 한국 시장에 출시한 아토3의 국내 판매가는 기본 모델 3,150만 원, 플러스 모델 3,330만 원으로 경쟁차종인 기아 EV3(기본형 3,995만 원), 현대 코나 일렉트릭(4,142만 원)에 비해 8백만~1천만 원가량 낮게 책정됐다.

 

우리나라 정부·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아토3의 실 구매가는 2,900만 원대로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국산 전기차의 경우 각종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과 달리, 아토3은 플러스 모델이 모든 옵션이 장착돼 추가 비용 부담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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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파면’ 말로만 사과하고, 징계도 없어…이런데도 대선 나서는 국힘

‘위헌’ 비상계엄 문제는 덮어두고 대선 열차부터 탑승, 윤과 절연 목소리도 소수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무처당직자 조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5.4.7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뒤에도 국민의힘은 제대로 된 사과나 후속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조기대선 열차에 오르고 있다. 헌재의 선고 직후 사흘이나 지난 시점에도 당 지도부는 “사과드린다”, “책임지겠다”는 말만 반복할 뿐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과하는 것인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내란 동조·옹호로 일관한 국민의힘을 겨냥해 대선 후보를 내서는 안 된다는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지만, 당 지도부는 거리낌 없이 ‘대선 승리’까지 운운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집권 여당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엄중한 사태를 불러온 것에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헌재의 결정을 무겁게 수용하면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이후 대부분의 발언은 헌법재판소의 결정문 속 극히 일부분에 해당하는 야당에 대한 언급을 확대해석하며,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파상공세로 채워졌다. 심지어 권 원내대표는 “다가오는 조기 대선은 이재명과 민주당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이재명 세력의 폭주를 막아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사과를 하면서도 위헌으로 결론 난 비상계엄에 대한 언급은 철저히 피하고 있다. 이들이 하는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이유다.

탄핵 인용 선고가 나온 지난 4일에도 당 지도부는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국민의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나게(권성동 원내대표)” 된 부분을 사과했다.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민주주의를 짓밟은 점이나 비상계엄이 사회 전 분야에 미친 악영향, 무엇보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난 4개월을 광장에서 싸워야 했던 시민에 대한 사과는 전혀 없었다.

사과에 따른 후속 조치도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해 비상계엄 직후 추진됐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출당 조치는 비대위 출범 후 없던 일이 됐고, 대통령 파면 뒤에도 이 같은 분위기는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당 차원의 조치를 언급한 목소리는 극소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전히 조경태, 김상욱 의원 등 일부 의원만 윤 전 대통령의 출당 등 당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회의 후 기들과 만나 “저희 당의 주류적인 분위기는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며 “대통령과의 관계는 명시적으로 하는 것보다 물 흐르는 대로 갈 것이다. 여론과 지지자들의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보고 저희도 결단할 부분이 있으면 그때 가서 판단하는 것이고, 윤 전 대통령 본인 생각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권 비대위원장은 “해당 행위에 대해 아주 엄격하고 가혹하게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는데, 신 대변인은 ‘해당행위’의 예시로 “당의 공식 입장에 현저히 반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거나, 대선 과정에서 우리 후보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해 왔던 일부 의원들을 겨냥한 경고성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비상계엄 국면에서 ‘윤석열 호위무사’로 거듭난 윤상현 의원은 아예 ‘윤 전 대통령의 선택에 맡기자’는 주장을 폈다. 윤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에게 시간을 드리면 그분이 다 알아서 한다”며 “탈당하라 뭐 하라 그렇게 얘기하지 않는 게 우리가 모셨던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고 말했다.

극우단체 집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헌재 등을 때려 부수자’고 선동한 의원들에 대한 조치가 이뤄질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당 의원총회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의견을 밝혔던 의원들이 당론을 어겼다며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상욱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대통령이야말로 우리 당의 당헌에 정면으로 위배한 경우”라며 “당연히 징계가 이뤄져야 할 최우선 대상자”라고 꼬집었다. 조경태 의원 역시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헌·당규에 법률을 위반할 경우 제명 또는 탈당을 권유하게 돼 있는데 법률보다 상위에 있는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에 대해서는 좀 더 단호함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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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종식 먼저” 이재명에 중앙일보 “개헌이 진정한 내란 종식”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기 대선 개헌 투표 거절한 이재명 대표

조선일보 “대선 승리에 장애물 될까 개헌 반대하나, 입장 달라져”

경향신문 “당장 대선·개헌 병행 물리적으로 쉽지 않아, 비현실적”

지지층 결집 나선 尹, 조선 “상당수 국민 눈에 거북하게 보일 것”

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5.04.08 07:29

▲ 7일 당 최고위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 사진=민주당

조기 대선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하자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을 놓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조선일보·중앙일보는 이재명 대표의 결정을 비판하며 개헌 추진을 촉구했고 경향신문·한겨레는 60일도 남지 않은 ‘장미대선’에서 개헌을 추진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봤다. 한국일보는 개헌을 할 것이 아니라면 이 대표가 “극단적 대결 정치를 끝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은 민주주의의 파괴를 막는 것이 훨씬 더 긴급하고 중요하다”며 “개헌은 필요하지만,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투표법 개정으로 “5·18 광주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방안이나 계엄 요건을 강화해 함부로 군사 쿠데타를 할 수 없게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여지를 뒀다.

중앙 “무엇보다 개헌은 내란을 덮으려는 시도가 아니다”

조선일보는 8일자 6면 <수차례 개헌 제안한 이재명, 집권 가능성 커지자 “다음에”> 기사를 내고 이 대표의 입장이 지난 대선 때와 달라졌다고 비판했다. 8일 <李 대표, 대선 승리에 장애물 될까 개헌 반대하나> 사설에서도 “3년 전 대선 때 4년 중임제 개헌과 이를 위한 임기 1년 단축을 약속하며 개헌에 적극적이던 모습과 달라졌다”고 했다.

▲ 8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역대 개헌 논의를 보면 유력한 대선 주자들은 ‘개헌은 대선 이후에 논의하겠다’고 한 뒤, 당선되고 나면 자기 임기 중 개헌에 반대해왔다”며 “이 대표가 눈앞에 다가온 선거 승리에 개헌론이 장애물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고려를 하는 것이라면 그야말로 기우라고 할 수밖에 없다. 상당수 국민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개헌에 동의하는 것이 왜 대선 경쟁에 방해가 되겠나”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개헌이 진정한 ‘내란 종식’이다>에서 “이 대표의 동의가 없으면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이런 인식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 8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무엇보다 개헌은 내란을 덮으려는 시도가 아니다. 우원식 의장은 비상계엄 당일 국회 담장을 넘어들어가 계엄 해제를 위한 본회의를 개최한 인사다. 이런 사람이 왜 내란을 덮으려 하겠나”라며 “개헌은 후진적 권력 시스템을 개선해 국가 발전을 도모하려는 초당적 대계(大計)이지 특정 정파의 정략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지만, 이 대표와 민주당은 아직도 입만 열면 ‘내란 종식’을 얘기한다. 당 일각에선 국민의힘을 내란정당으로 몰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마치 민주당의 장기 집권이 내란 종식이란 뉘앙스”라고 지적했다.

이는 국민의힘을 놓고 <헌법 파괴범 옹호 정당은 개헌 말할 자격 없다> 사설을 낸 한겨레 논조와 엇갈린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국민의힘은 ‘헌법 파괴범’ 윤석열과 결별하기는커녕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길 바란다’는 그의 말을 전파하는 등, 옹호 행태를 버리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 당론도 사과하지 않고 있다. 헌법을 보호하지 못한 정당, 헌법 위반자를 옹호하는 정당이 헌법을 고치겠다고 큰소리치는 건 언어도단”이라고 했다.

▲ 8일자 한겨레 사설.

아울러 한겨레는 “개헌은 내용과 시기뿐 아니라, 국민적 공감대와 논의 주체의 정당성까지 두루 따져서 추진할 문제”라며 “헌법 개정을 속도전처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고 기간 등 절차를 압축하더라도 한달 안에는 헌법 개정안이 마련돼야 한다. 그 기간 내에 국민적 공감대를 거쳐 정치권이 합의안을 도출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경향신문도 8일 <개헌, 대선 공약과 로드맵 내놓고 구속력있게 논의하길> 사설에서 “당장 대선·개헌 병행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개헌 국민투표를 위해선 최소 38일간의 공고기간이 필요해 늦어도 이달 말까진 개헌안이 마련돼야 한다. 87년 개헌안 마련에도 두 달 넘게 걸린 것을 감안하면, 권력구조 개편과 분권적 개헌안을 그때까지 속전속결하기 쉽잖고 자칫 졸속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이재명, 개헌이 아니라면 극단적 대결 정치 끝낼 대안 뭔가> 사설에서 “물론 진정한 내란 종식은 12·3 비상계엄 선포의 실체적 진실이 명백히 밝혀지고 단죄가 이뤄져야만 가능하다”면서도 “내란 종식과 개헌을 선후 문제로 볼 일도 아니고 파괴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공통된 여정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선·개헌 동시투표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면, 이 대표는 극단적 대결 정치를 끝낼 대안이 뭔지 구체적 방법론과 로드맵을 제시하는 게 책임 있는 자세”라고 했다.

‘사저정치’ 尹에 조선 “당에도 도움 되지 않을 것”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후에도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를 내는 등 ‘사저 정치’를 할 가능성이 나오자 조선일보도 “상당수 국민 눈에 거북하게 보임은 물론 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8일 <野는 점령군 행세, 與는 네 탓 삿대질, 尹은 사저 정치>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국민의힘에 ‘정당 해산’을 주장하는 민주당이 “벌써 대선에서 승리한 양 점령군 행세를 하는 모습으로 비칠 것”이라고 비판한 뒤 “국민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기는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해당 행위에 ‘엄중 대응’을 밝힌 권영세 비대위원장을 언급하며 “그 이면에는 최근 김상욱 의원이 윤 전 대통령 파면 당일을 민주주의 기념일로 삼자고 주장하자, 친윤 측에서 징계를 요구하면서 불거진 당내 갈등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양측 모두 할 말이 있겠지만 지금 국민의힘이 다소간 이견도 포용하지 못하고 친윤(親尹)·비윤(非尹)으로 나뉘어 분열할 만큼 여유 있는 처지인가”라고 했다.

▲ 8일자 한국일보 6면 사진기사.

그러면서 “이런 국민의힘의 내분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윤 전 대통령 스스로 행동을 삼가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야기한 국정 혼란으로 국민은 이미 유무형의 수많은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그 때문에 대통령 탄핵심판을 거쳐 조기 대선까지 치르게 됐다. 이 모든 일을 초래한 윤 전 대통령이 사저 정치에 시동을 건 것처럼 비치는 것은 상당수 국민 눈에 거북하게 보임은 물론 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6면 <승복 대신 사저정치 시동… ‘위험한’ 尹의 행보> 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행보가 “8년 전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사하다”며 “하지만 파장을 감안하면 훨씬 더 위험한 상황이다. 파면 직후 구속된 박 전 대통령과 달리 윤 전 대통령은 당분간 불구속 상태라 행동반경이 넓다. 특히 일부 극렬 지지층이 확고한 데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국민의힘 당권을 쥐려는 보수 유력 주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호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 검찰 소환 초읽기… 동아 “수사 서둘러라”

이제는 ‘일반인’이 된 김건희 여사를 향한 검찰의 수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한겨레는 1면에 <‘공천개입 의혹’ 김건희, 검찰 소환 초읽기> 기사를 내고 “검찰이 김건희 여사 직접 조사 방침을 정하고 지난 2월부터 김 여사 쪽과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7일 확인됐다”며 “김 여사가 명씨와 나눈 텔레그램 등 메시지와 통화 녹음이 앞서 여러차례 공개된 만큼 검찰 내부에서도 김 여사에 대한 대면 조사는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관련기사

▲ 8일자 조선일보 3면 기사.

동아일보는 <명태균, 채 상병, 도이치… 尹에 막혀 지체된 의혹 수사 서둘라> 사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의혹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 의문을 가진 이들이 많다. 정치 일정과 무관하게 검찰과 공수처, 이들이 못하면 특검 수사를 통해서라도 묵은 의혹들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를 정치적 프레임으로 해석했다. 3면 <尹 재구속, 김건희 특검, 내란 공범 수사… ‘적폐청산 시즌2’ 예고>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내란 종식’ 앞세운 이재명” 부제목을 달면서 “이 대표와 민주당이 내건 내란 종식은, 정치 보복과 사정 광풍으로 나라를 뒤집었던 문재인 정권 적폐 청산 시즌 2가 될 것”이라는 국민의힘 관계자 인터뷰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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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오디션까지…윤석열 탄핵 최종변론 막전막후

[국회 법률대리인단 총괄 김진한 변호사 인터뷰 ①] "재판부뿐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서 설명하는 게 중요했다"

사회 박소희(sost) 사진이정민(gayon)

25.04.08 06:48최종 업데이트 25.04.08 07:03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사건'의 국회 측 법률대리인단 실무 총괄 김진한 변호사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정민

더 이상 대통령은 없다. 중대한 헌법 위반으로 국민의 신임을 배반해 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만 있다. 하지만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말은 호락호락 나오지 않았다. 국민들이 지켜낸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를 법의 언어로 통역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김진한 변호사(57·법무법인 클라스한결)는 국회 쪽 법률대리인단 실무 총괄을 맡아 그 통역 전반을 주도했다. 12년 간 헌법연구관으로 재직하고,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내다 뒤늦게 독일 유학까지 다녀오는 등 평생 헌법에 천착한 그에게 대통령 탄핵심판 참여는 소명처럼 다가왔다. 그만큼 '헌법을 지켜내야 한다'는 절박감도 컸다. 결과는 '8대 0,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모든 탄핵소추 사유가 받아들여졌다.

선고 후 주말을 지내고 7일(월)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 변호사는 "(선고 후) 푹 잤다"며 후련하다는 듯 웃었다. <오마이뉴스>는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대통령이 오염시킨 헌법을 그와 동료들이 어떻게 지켜내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속사정을 들었다. 탄핵심판 선고 후 첫 인터뷰였다.

"몰카로 알았던 계엄… '소명' 이겠거니 해서 법률대리인단 총괄 수락"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오후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경찰 병력이 여의도 국회를 에워싸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유성호

- 12월 3일 밤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집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무슨 프로그램인지는 기억 안 나는데, 전혀 상관없는 프로그램에 자막으로 '비상계엄 선포'라고 떠서 '몰래카메라인가?' 하던 중에 기자들로부터 계속 전화가 왔다. 그 다음에 채널을 돌려가며 상황을 보는데 TV조선에서 '국회에 국회의원들이 지금 못 들어가고 있다. 아마 비상계엄 포고령에서 정치 활동 금지라는 내용이 있어서 그에 따른 조치인 걸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마침 한 기자한테 전화가 와서 '이런 보도가 나가는데 명백한 오보다. 다른 기자들에게 이렇게 보도하면 안 된다고 알려달라. 국회는 비상계엄을 선포해도 절대 건드릴 수 없는 기관이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를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는 기관이 국회이고, 그러려면 국회의원들이 국회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를 막는 것 자체로 중대한 헌법 위반이다. 포고령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공유해달라'면서 밤을 보냈다."

- 그리고 12월 14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국회 쪽 법률대리인단이 됐다.

"제가 헌법전문가이고 헌법재판 사건도 제법 해서 연락 올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고, 그러면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만났더니 총괄을 맡아달라고 해서 고민했다. 제가 변호사 경력은 길지 않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이 커다란 사건의 대리인 구성을 법원장 출신이라든가 유명한 변호사로 하게 되면 중요한 헌법적 관점을 놓친 채 진행될 수 있다. 그러면 제가 중심을 잘 잡고 가라는 소명이겠거니 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맡았다.

그 다음 요청은 '팀을 구성해달라'였는데, 더 부담이었다. 일단 제가 좋아하고, 실력도 제일 좋고 믿을 수 있는 장순욱 변호사가 떠올랐다. 장 변호사는 판사 출신이고 변호사 경력도 많으니 증거조사 부분은 아예 맡겨도 됐다. 또 아주 성실한 사람들로 팀이 만들어졌다. 정말 팀워크가 좋았다. (탄핵심판 기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주 토요일 오전 9시에 모여서 3시간씩 회의를 했고 증거조사팀과 본안팀으로 나눠서 증거조사팀은 장 변호사, 본안팀은 저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영상 공개 없었다면 설득력 떨어졌을 것… 전 국민 다 봤다"

- 사실상 첫 기일이었던 2차 변론 PPT가 화제였다.

"전 국민이 다 보는 재판이라는 점을 계속 염두에 뒀다. 재판부 설득만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이 사안이 어떤 사안이고 대통령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국민 눈높이에서 잘 설명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여겼다. 쉽고, 중요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설명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헌정질서, 국헌문란 등을 굉장히 커다란 일로 이야기하지 않나. 정작 그게 무엇인지는 법률가한테 물어봐도 막연하다. 국헌문란이 중대한 범죄, 중대한 헌법 위반인 까닭은 단지 헌법이 최고법인데 위반해서, 국가기관을 침범해서가 아니다. 헌법은 우리를 지키는 시스템인데 이 시스템을 가장 해로운 방법으로 붕괴시키는 것이 국헌문란이고, 중대한 범죄이자 중대한 헌법 위반이다. 이걸 막지 않으면 또 다른 권력자가 비슷한 행위를 할 것이 너무나 명백하다. 다시 한번 우리와 자손들의 자유가 침범당한다. 지금 막지 않으면 큰일이다. 그것이 헌법의 기능이다. 이 설명을 하고 싶었다."

- 박근혜 사건과 다르게 이번에는 전체 변론이 유튜브로 공개됐다. 부담스럽진 않았나.

"그렇지는 않았다. 국민들이 혹시나 영상을 볼 기회가 있다면, 헌법을 좀더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교육자료가 됐으면 했다.

또 헌재가 전체 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면 이 헌법재판의 설득력은 상당히 떨어졌을 거다. 상대방(대리인단)도, 피청구인 스스로도, 자기가 갖고 있는 생각을 충분히 밝힐 기회를 줬고 영상이 국민 모두에게 전달되는 통로였다. 적법절차 원칙이 굉장히 중요했고, 헌법재판의 결론이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중요한 포인트였다는 점에서 (영상 공개는) 꼭 필요했다. 다만 변론준비절차는 양측이 재판을 어떻게 진행할지 협의하는 과정인데 그것까지 공개되니 저쪽에서 선동의 장으로 활용했다. 공개할 부분과 하지 않을 부분을 나누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맨날 우는 사람 아닌데…" 그가 울컥했던 이유

"(경고성 계엄은) 원래 논박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하지만 국민들이 보고 있기 때문에 방치할 수 없었다. 또 선거 부정은 쟁점이 아니었다. 그런데 가만 놔둘 수 없었다. 국민들이 점점 부정선거 주장에 끌려들어가고 있었다. 지식인들조차."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사건'의 국회 측 대리인단을 총괄한 김진한 변호사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났다.이정민

- 윤 대통령 쪽이 '경고성 계엄'을 운운하고 부정선거에 하이브리드전까지 말하는 모습은 재판관을 설득할 목적이 아닌 것 같았다. 그럼에도 상대방으로서 여기에 논박을 해야 했는데.

"(경고성 계엄은) 원래 논박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너무나 비헌법적인 이야기였고, 그 주장을 하는 사람들조차 너무 부끄럽지 않을까 생각하며 들었다. 하지만 국민들이 보고 있기 때문에 그냥 방치할 수 없었다. 언젠가 제가 헌법 위반의 중대성에 관한 PPT를 한 다음 어느 기자가 전화해서 '감사하다. 이번 PPT를 보고 역시 (윤 대통령은) 탄핵돼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더라. 그래서 '이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라면 전문성이 있는 분인데 왜 이제야 느꼈냐'고 물었더니 '저쪽에서 계속 저런 얘기를 하니까 헷갈린다'더라. 그러니 국민들은 얼마나 더 헷갈리겠나.

더군다나 헌법 전문가라는 분들이 글 쓰고 인터뷰하면서 '대통령이 그럴 수도 있지'라고 하는 상황이니까, 우리가 재판과정에서 국민들을 설득해야겠다는 생각에 경고성 계엄 이런 부분은 따로 떼어냈다. 진술보다는 효과적인 PPT로 했고, 저쪽이 하도 엉뚱한 비유를 들어서 공격하니 우리도 '맥베스가 왕을 칼로 찌르고 5분 있다가 다시 빼라고 해서 뺐는데 무슨 죄라고 하냐고 주장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또 선거 부정은 쟁점이 아니었다. 만약 선거 부정이 만연했다면 수사와 재판을 통해 교정되어야 하는데 군 병력을 선관위에 침입시킨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가만 놔둘 수 없었다. 국민들이 점점 부정선거 주장에 끌려들어가고 있었다. 지식인들조차. 본격적인 문제를 제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선거 부정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는 대통령이고 권력이다. 선관위야말로 선거를 지키기 위해서 만든 기관인데 지금 거꾸로 권력자가 선관위에 선거 부정 혐의를 뒤집어씌워서 민주주의를 파괴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관련 기사 : 직접 나와 '부정선거' 꺼낸 윤석열...국회측 "기이하고 무책임" https://omn.kr/2byhr).

효과가 있었는지, 당시 대통령 윤석열이 출석한 첫 기일이었는데 '제가 음모론을 제기하는 게 아니라 팩트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가보라고 했다'고 하고, 대리인단의 톤도 낮아지더라. 아마 선거 부정 주장이 본인에게도 유리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피청구인 스스로 볼륨을 조절한 것 같다. 그래도 계속 그 주장이 나와서 이원재 변호사가 증인신문을 제대로 준비해서 상대방을 공박했다."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제1경비단장이 2025년 2월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헌법재판소 제공

- '국회에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지시를 증언한 조성현 대령(수방사 1경비단장)에게 감사를 표했다. 재판 후 재차 소회를 밝히며 눈물도 보였더라.

"조성현 대령이 아니었다면, 그와 같은 군인들이 아니었다면 정말 위험했다. 부하를 지키고자 하는 지휘관의 마음, 시민들도 지켜야 하는 마음, 그런 마음들이 군인으로 평생 살아온 사람이 '명령을 지켜야 한다'는 갈등을 이겨내게 만들었다. 그 결단이 너무 고마웠다. 그들이 혹시나 잘못된 길로 갔다면 순식간에 상황이 뒤바뀌고 우리나라 헌법은 거기서 무너져버릴 수 있었다. 심한 갈등 속에서 그 판단을 해줘서 꼭 고맙다는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조 대령 이전에 이진우 전 사령관 증인신문을 보며 깊은 연민을 느꼈다. 동생 같은 사람이, 나라를 위해 평생 군 복무를 열심히 했던 사람이,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서 구속됐다. 또 증언을 들어보니까 나름 균형을 지키려고 애를 썼던 측면도 있더라. 그게 안타까워서, 헌법에 규정된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무시하고 명령을 내린 권력자들에게 여러 감회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불행한 군인'이란 표현을 썼다. 그런데 굉장히 반발하더라. 이 전 사령관도 처음에는 반성하는 입장이었고 수사기관에서도 그런 진술을 했는데, 구도가 출렁인다고 생각하니 입장을 바꾼 걸로 보였다.

반면 조 대령은 훨씬 더 당당하게 진실을 밝혔고, 처신도 너무나 용감해서 꼭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때는 울컥했다. 하지만 밖에 나왔을 때 눈물은, 사실 그날 바람이 많이 불고 날이 차서 글썽글썽한 거였다. 그런데 '눈물을 보였다'는 동영상이 나오면서 '울보 변호사'가 됐다."

- 선고 날 장순욱 변호사랑 포옹하면서는 안 울었나.

"그때는 안 울었다. 제가 맨날 우는 사람은 아닌데(웃음), MBTI 검사를 해보면 아마 F는 확실할 것 같다. 감정이 풍부하긴 하다."

화제의 최종변론, 사실은… "오디션 합시다"

"제일 자랑스러운 부분이 최종변론 기획이다. 제가 좀 혼날 각오를 하고 '다양하게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각각 원고를 읽고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키워달라고 했고 다들 고쳐줬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사건 국회 대리인단 총괄을 맡은 김진한 변호사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정민

- 최종변론도 화제였다. 민주공화국과 헌법의 가치와 원칙만이 아니라 군인 아들을 둔 아버지의 걱정, 아이들과 역사, '시인과 촌장'의 노랫말까지 언급했는데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하다.

"제일 자랑스러운 부분이 최종변론 기획이다. 우리는 항상 저쪽이 언제든, 어떻게든 소송을 파탄시켜 정당성을 떨어뜨리는 시도를 하리라고 우려했다. 그런데 변론 막바지에 문형배 재판관이 '다음 변론에서 중간 정리를 하면 좋겠다'고 하기에 '재판부는 상대방의 최종변론 거부를 미리 준비한 것'이라고 예측했고, '그렇다면 실질적인 최종변론으로 준비하자'고 계획해서 그동안 못했던 쟁점 주장 PPT를 하고 김이수 대표가 마지막 발표를 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저쪽에서 최종변론에 순순히 응하더라. 또 박근혜 탄핵사건에선 최종변론에 1시간을 줘서 우리는 거기에 맞추기로 계획했다. 그런데 저쪽이 '2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문형배 재판관이 '그러면 여기(국회 쪽)도 2시간 하세요' 했다. 고민이 시작됐다. '이미 최종변론을 했는데 같은 내용을 반복하면 국민들한테 예의도 아니고 아무런 설득력이 없다. 어떻게 채우지?'

그런데 저는 예전부터 대표 세 분(송두환, 김이수, 이광범)만 하면 너무 밋밋하겠다고 생각했다. 민주주의 문제, 헌법을 지키는 문제는 다음 세대한테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또 거리에서,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분들의 구성을 봐도 젊은 여성이 많다. 그들의 목소리를 담기에는 세 분 대표만으로는 상징성이 부족하다 싶어서 젊은 사람들을 넣고, 여성 변호사들도 같이 최종변론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변론) 시간이 탁 늘어나니까. 제가 좀 혼날 각오를 하고 '다양하게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 왜 혼날 각오까지 했나.

"불쾌할 수도 있지 않겠나. 하지만 다들 흔쾌히 동의해서 제가 '대표 세 분 제외하고 나머지는 오디션 합시다' 했다. 최종변론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각자 원고를 보내라고. 대표까지 총 17명인데 모두 다 사실은 참여하고 싶지 않겠나. 하지만 다 할 수 없으니까 이 사건에 대한 자신의 관점, 개인적인 이야기,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각각 써서 보내달라고 했다.

그런데 탄핵심판에 관해 이야기하라고 하면 다 비슷하다. 비상계엄이 느닷없이 있었고, 민주주의를 지켜야 하고, 헌법을 사랑한다고 끝난다. 이대로면 8명이 다 똑같은 얘기를 하는데 아무런 설득력이 없고 지루한 변론이 된다. 그런데 도착한 원고들에서 그런 방향이 느껴졌다. '또 중복되고 있구나.' 그래서 각각 원고를 읽고 제가 거기서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여태까지 하지 않았거나 설득력 있는 부분, 국민에게 감동 줄 부분을 지적하면서 키워달라고 했고 다들 고쳐줬다."

- 반면 대통령 쪽 대리인단에선 김계리 변호사의 '저는 계몽됐다'는 말이 주목받았다.

"그쪽 주장은 우익들, 어쩌면 극우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호소력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변론을 하고자 하는 의도였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변론을 하는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무너뜨리는 변론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윤리적으로도 옳지 않다. 저쪽 변론 중 일부는 그런 변론이었다. 선거 부정이라든지, 계몽령이라면서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려는 변론들은 헌법에 대한 국민들의 신념 자체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변론이다. 더군다나 온 국민이 보는 변론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런 변론을 해선 안 됐다."

[인터뷰 ②]"내란죄 철회 입구 넘는 순간… 이기겠구나"로 이어집니다.

국회측 변호인단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이 선고 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영민, 전형호, 이원재, 김현권, 성관정, 장순욱, 이광범, 김정민, 김이수, 김남준, 송두환, 서상범, 박혁, 김진한, 김선휴, 이금규, 권영빈 변호사.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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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후보 낼 자격 없다

[이충재의 인사이트] 내란 옹호하더니 윤석열 파면되자마자 '대선 승리' 태세 전환...탄핵으로 인한 보궐선거 귀책 사유 책임져야

25.04.07 06:29최종 업데이트 25.04.07 06:57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된 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남소연

헌재의 윤석열 파면 결정 후 내란에 동조한 국민의힘이 조기 대선에서 후보를 낼 자격이 있느냐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국민의힘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돼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귀책사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너무도 명백한 불법계엄과 그에 따른 탄핵에도 불구하고 윤석열과 집권여당이 정권재창출을 도와달라고 읍소하는 건 후안무치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국민의힘 당규에는 '선출직 공직자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인하여 재보궐 선거가 발생한 경우 당해 선거구의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의무 규정은 아니지만 그 만큼 정치적·도의적 책임이 크다는 점을 인정해 만들어진 조항입니다. 한동훈 전 대표도 비대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귀책으로 재보궐 선거가 이뤄지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지난 2일 치러진 보궐 선거에서 서울 구로구청장 후보를 공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도 전 구청장이 주식 백지신탁을 거부하고 무책임하게 사퇴하는 바람에 혈세를 들여 보궐선거를 치러야 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과 국민의힘 '대선 승리' 강조 , 국민에 대한 모독

윤석열 탄핵으로 치러지는 대선도 엄연히 보궐선거에 해당합니다. 윤석열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게 아니긴 하지만 헌법 및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통령의 궐위로 60일 이내에 치러지는 보궐선거로 규정돼 있습니다. 초유의 위헌·위법적 내란 행위로 자당 소속 대통령이 임기 3년 만에 파면된 만큼 집권여당의 귀책사유는 그대로 존재합니다. 자격 미달의 윤석열을 지난 대선에서 영입한 것도, 윤석열의 폭정을 견제하기는커녕 권력을 공동으로 향유한 당사자도 국민의힘입니다. 탄핵에 대한 책임을 지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지금까지 줄곧 윤석열 옹호에만 열을 올렸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야당은 비상계엄을 즉시 해제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지만,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며 계엄해제에 미온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윤석열이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로 풀려나자 국민의힘 의원 82명이 '탄핵심판 각하'를 헌재에 요구했는데, 사실상 당차원의 결의나 다름 없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전광훈이 주최하는 극우 집회에 참석해 강경발언을 쏟아냈고, 헌재 앞에서 '탄핵 기각'을 주장하며 릴레이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파면 후에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4일 헌재 파면 선고 후 한남동 대통령관저를 방문해 "그동안 수고가 많으셨다"며 위로했고, 윤석열은 "대선에서 꼭 승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험천만한 이재명 세력에게 맡길 수 없다. 대선은 절대로 물러설 수 없고 져선 안 되는 선거"라고도 했습니다. 윤석열이나 국민의힘이나 제대로 된 반성이나 사과는 없이 대선 승리 운운하는 행태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국민의힘이 '대선 승리'를 내세우는 것도 논리적으로 모순이라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그동안 '윤석열 복귀'를 주장해온 것이 일관성이 있으려면 자진해서 선거를 거부해야 앞뒤가 맞는다는 겁니다. 국민의힘이 줄곧 윤석열의 부정선거 주장에 사실상 동조해왔다는 점에서 조기 대선도 믿을 수 없으니 선거를 거부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이런 여론을 의식해 대선 후보를 내지 말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선 일부 중진 의원이 "우리는 폐족이 됐다. 이번 조기 대선에는 당 소속 후보를 출마시키지 말자"는 의견을 냈다고 합니다.

윤석열 파면으로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후보로 내세워 당선시킨 대통령 두명이 연이어 임기 중에 쫓겨나는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고 당을 해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내란 우두머리와 한배를 타고서 다시 대통령을 뽑아 달라는건 염치없는 일입니다. 정상적인 정치인이라면 그런 당의 대선 후보가 되겠다고 나서지도 않아야 맞습니다. 헌정 파괴 범죄를 비호하는 정당은 국민을 대의할 자격이 없습니다.

#윤석열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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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칼럼] 나의 내란 진압 소감

유시민 작가

saulhe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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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나

군사령관, 국힘당, 권한대행, 모두 손바닥 ‘王’의 사람들

언론까지 내놓고 내란 세력 편든 권력 엘리트들

변변치 않은 우리 안의 대단한 그 무엇이 그들 막았다

‘인간의 모든 자랑스러운 것의 근원’ 보여준 우리 국민

유시민 작가

대한민국 국민은 손바닥에 ‘王’자를 그린 채 생방송 토론에 나온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득표율 0.7퍼센트 포인트 차이였지만 국민 다수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은 바꿀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게 대통령이 된 윤석열이 심야에 느닷없는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무장 군인을 보내 국회의원을 체포하고 국회를 봉쇄하려 했다. 절대 권력을 장악하려고 벌인 친위 쿠데타였다. 그는 손바닥에 글자만 쓴 게 아니었다. 정말로 왕이 되려고 했다.

친위 쿠데타 가담하고 동조한 군경, 국힘, 총리, 판검사

특전사령관·수방사령관·경찰청장 등 국가의 합법적 강제력을 집행하는 군과 경찰의 최고위급 공무원들이 대통령의 위헌 위법한 지시를 이행했다. 국방부장관과 방첩사령관 등은 사전에 공모한 혐의가 짙다. 4월 4일 헌재의 파면 선고가 나온 순간까지 ‘집권당’이었던 국민의힘 국회의원 대다수가 계엄령 선포 행위를 옹호했다. 윤석열 탄핵에 반대했으며 탄핵을 기각하라고 헌법재판소에 요구했다. 헌법 파괴 행위를 지지하는 반체제 위헌 정당임을 공공연히 밝힌 것이다.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와 최상목은 국회가 선출한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끝까지 임명하지 않음으로써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어겼다. 한덕수는 지금도 매순간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있다. 그런 자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 심판 결정을 따르라고 국민을 훈계했다. 국회가 다시 탄핵하지 않는다면 6월 3일까지 권한대행 자리를 지킬 것이다. 헌법을 위반했지만 위반행위가 파면할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며 한덕수 탄핵을 기각함으로써, 헌법재판관들은 고위 공직자들에게 헌법을 적당한 선에서 위반해도 된다고 허락했다. 헌법의 효력을 사실상 정지시키고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허문 행위였다.

윤석열 추종자들은 구속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을 폭력으로 공격했다. 사상 초유의 법원 폭동이었다. 그런데도 지귀연 판사는 ‘마법의 산수’로 형사소송법 규정을 위반하면서 윤석열 구속 취소 판결을 내렸다. 검찰총장 심우정은 기다렸다는 듯 형사소송법 절차를 무시하고 윤석열을 풀어주었다. 그렇게 하고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한민국은 판사와 검사는 법을 어겨도 징계나 처벌을 받지 않는 나라임을 우리는 보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이 25일 마무리됐다. 지난해 12월 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서가 국회를 통과해 헌재에 접수된 뒤 73일만에, 횟수로는 11차례 변론이 진행됐다. 지난달 23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6명의 증인을 불러 17차례 증언을 들었다.첫 줄 왼쪽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둘째 줄 왼쪽부터 김현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장,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셋째 줄 왼쪽부터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백종욱 전 국가정보원 3차장,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조태용 국정원장.넷째 줄 왼쪽부터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 한덕수 국무총리, 조지호 경찰청장. 2025.2.25 [연합뉴스 자료·헌법재판소 제공]

헌법 짓밟고 국민 배신하는 한국 권력 엘리트의 ‘생얼’

지난 대선 때 윤석열의 권력 남용 성향과 폭력성을 정의감의 징표인 양 포장했던 대부분의 신문 방송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정치적 중립’을 명분 삼아 내란 옹호세력에게 탄핵 추진세력과 동등한 발언권을 주었다. 어떤 언론사는 내놓고 내란 세력을 편들었다. 자유로운 언론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제도인데도 대다수 언론사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데 관심이 없다. 독재정권이라도 자신의 이익만 해치지 않으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태세다.

정치적 독극물 또는 사회적 불량식품을 만들어내는 언론사가 너무 많다. 이런 현실은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미국 사회학자 밀즈(C. W. Mills)는 군사·정치·경제 분야에서 지배적인 지위에 있으면서 의사 결정권을 행사하는 사람들을 ‘권력 엘리트(power elite)’라고 했다. 대통령·국회의원·국무총리·장관·장군·경찰청장·헌법재판관·판사·검찰총장·언론인 등이 다 거기 속한다. 윤석열의 내란을 막아낸 계엄의 밤부터 헌법재판소가 파면을 결정한 탄핵의 아침까지 122일 동안 우리는 한국 권력 엘리트의 ‘생얼’을 보았다. 그들은 헌법을 존중하지 않는다. 국민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헌법을 짓밟고 국민을 배신한다. 대한민국은 살얼음판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민주공화국이다. 국민도 권력 엘리트도 다 변변찮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에 계엄령 선포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달려와 '계엄 반대'를 외치고 있다. 2024.12.4. 연합뉴스

변변치 않은 우리에게 있는 대단한 그 무엇

그런데도 대한민국은 여기까지 왔다. 일제 강점에서 벗어나자마자 국토와 국가가 남북으로 찢어졌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민족까지 갈라졌다. 독재와 부패가 판치는 세계 최빈국이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없는 폐허에서 출발해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고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는 세계의 모범이었고 지금은 영상예술과 대중음악으로 세계시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국민은 윤석열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을 정도로 변변찮았고, 권력 엘리트는 비루하게도 헌법보다 자기 이익을 앞세우는데, 어떻게 대한민국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변변치 않은 우리에게 대단한 그 무엇이 있어서다. 수많은 시민들이 계엄의 밤에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온 무장 군인들을 맨몸으로 막아섰다. 시민들만 대단했던 게 아니다. 어떤 지휘관은 자신의 부대가 한강을 건너지 못하게 했다. 어떤 경찰 간부는 계엄사의 정치인 체포조 파견 요청을 거절했다. 그랬기에 야당 국회의원들은 국회의 담을 넘어 본회의장에 들어갈 수 있었고 일부 여당 국회의원들과 함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신속하게 의결할 수 있었다.

헌법재판관들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 사실을 들어 ‘호소용 비상계엄’이었다는 윤석열의 궤변을 단호히 배척했다.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결의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었으므로, 이는 피청구인의 법 위반에 대한 중대성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때문’이 아니라 ‘덕분’이었다고 했다. 단순히 인과관계를 밝힌 것이 아니라 가치판단도 한 것이다.

헌법에 충성하고 국민 섬기려는 엘리트다운 엘리트들

그렇다, 우리한테는 대단한 면이 있다. 수십 만 시민들이 형형색색 응원봉을 들고 집결한 가운데 국회는 대통령 탄핵안을 처리했다. 검찰과 공수처와 경찰은 국방부 장관과 방첩사령관 등 내란 주요 임무 종사자들에 이어 수괴 윤석열을 구속 기소했다. 어떤 군인은 헌법재판소에서 내란의 실상을 있었던 그대로 증언했다. 어떤 판사는 야당 지도자 이재명에게 터무니없는 논리로 징역형을 선고했던 1심 판결을 뒤집어 완전 무죄를 선고했다. 시민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헌법재판소 근처에 모여 윤석열 파면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헌법재판관들은 완벽한 전원일치 평결로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할 수 있었다.

우두머리와 주요 임무 종사자들을 법에 따라 처벌하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공범과 잔당을 마저 찾아내 책임을 묻는 작업이 남아 있지만 내란의 불길이 되살아날 위험은 사실상 사라졌다. 대단하지 않은가. 한국의 권력 엘리트가 모두 시시하고 변변찮은 것은 아니었다. 사명감과 애국심과 결단력과 능력을 가진, 헌법에 충성하고 국민을 섬기려 하는 엘리트다운 엘리트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확인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일인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촛불집회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있다. 2024.12.14. 연합뉴스

온몸으로 친위 쿠데타 막은 국민들은 그렇게 더 멀리 나아갈 것

국민도 그렇다. 아무 국민이나 다 현직 대통령의 쿠데타를 막아내는 건 아니다. 친위 쿠데타가 실패한 경우는 세계 역사에 드물다. 우리 국민은 2022년 5월 잘못 판단해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았고 6월에는 여당에 지방선거 승리를 안겨주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자신이 한 선택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성찰했다. 대통령 직무 수행 지지율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윤석열에게 경고 신호를 보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 강력한 경고를 했는데도 민심을 무시하자 총선에서 역사상 없었던 참패를 안겨주었다.

그것이 마지막 경고였다. 윤석열은 그마저 무시하고 친위 쿠데타를 일으키자 시민들은 몸으로 국회를 지켜 계엄해제 요구 의결을 하게 했고 압도적 여론을 표출해 국회의 대통령 탄핵을 끌어냈다. 넉 달 동안 쉬지 않고 모여 행진하면서 헌재의 파면 결정을 압박했다. 우리들 각자는 변변치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용기를 내고 뜻과 힘을 모으면 대단한 일을 해낼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여기까지 왔고, 또 그렇게 해서 앞으로 더 멀리 나아갈 것이다.

꼭 전하고 싶은 말 “우리 국민은 스스로 자랑스러워 해도 좋다”

우리는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은 것과 같은 오류를 앞으로 또 저지를지 모른다. 그러나 그때도 이번처럼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을 것이다. 나 혼자 한 생각이 아니다. ‘내란성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1859년에 나온 『자유론(On Liberty)』을 읽고 또 읽었다. 존 스튜어트 밀은 거기에 마치 우리 국민에게 건네는 듯한 말을 써놓았다.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부터 파면까지, 화나고 아프고 어이없는 일들을 견디고 이겨낸 시민들에게, 계엄의 밤 국회에서 계엄군을 막아섰던 사람들에게, 남태령의 기적을 만든 젊은이들에게, 눈보라를 맞으며 헌법재판소 앞에서 밤을 지샜던 남녀노소에게, 무한히 큰 감사의 마음을 얹어 그 말을 전하고 싶다. 밀은 우리 국민들이 ‘인간의 모든 자랑스러운 것의 근원’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스스로 자랑스러워 해도 좋다는 것이다.

“인류가 발전시켜 온 생각과 일상 행동의 역사를 보면, 인간 정신의 어떤 특징 덕분에 우리의 삶은 더 나빠지지 않고 지금 상태로나마 유지될 수 있었다. 그것은 자신의 잘못을 고칠 수 있는 능력이다. 사람은 경험과 토론으로 자신의 과오를 바로잡을 수 있다. 지적(知的) 도덕적 존재인 인간의 자랑스러운 모든 것은 여기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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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란종식 이제 시작인데, 개헌이라니…국회의장, 지금 제정신인가?

  • 기자명 데스크
  •  
  •  승인 2025.04.06 19:18
  •  
  •  댓글 0
 
 

우원식 국회의장이 돌연 “이번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황당하다.

우 의장은 윤석열 파면으로 내란이 완전히 종식됐다고 생각하는가? 착각이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파면되고도 대국민 사과 한마디 없었다. 아직 대선 일정조차 공표되지 않았다. 파면된 내란수괴 윤석열은 감옥 대신 관저에 버티고 있다. 대놓고 위헌을 일삼는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다. 김용현을 비롯해 전쟁을 음모한 쿠데타 세력들은 감옥 안에서조차 반성의 기미가 없다. 전광훈 등 극우 내란동조자들은 헌재 판결을 부정하고 ‘국민저항권’ 운운하며 폭동을 조장한다.

더구나 윤상현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내란 자체를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란수괴 윤석열의 파면조차 부당하다며 아직도 내란을 공모하고 있다.

윤석열만 파면됐을 뿐 내란은 아직 종식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은 내란세력 척결이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개헌 논의라니. 당장 개헌특위에 국민의힘이 참여할텐데, 헌정질서를 무너트린 내란세력과 개헌을 논의한단 말인가?

우 의장은 윤석열이 국회에서 탄핵소추됐을 때, 국민의힘이 왜 갑자기 개헌 카드를 빼들었는지 정녕 모른단 말인가? 개헌 논의에 불을 붙혀 물타기를 통해 내란동조 사실을 가리고, 개헌 저지선을 무기로 시선을 분산시켜 국면 전환을 꾀하지 않았냐 말이다.

108석과 대통령 거부권을 가지고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급기야 주권자인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눈 자들이 바로 내란세력이다. 참다못한 주권자가 직접 나서 윤석열을 이제 겨우 파면했는데, 대선을 앞두고 이들과 개헌을 논의하겠다니. 우 의장의 정신상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개헌은 국민적 열망이다. 이번 기회에 87년 체제를 뛰어넘는 '자주·민주·평화·평등'이 더욱 강화된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헌법을 파괴한 내란세력과 하필 지금 개헌을 논한다니 될 말인가.

무엇보다 광장이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국민의힘과 개헌논의를 시작하는 순간 내란종식투쟁은 흐지부지되고, 광장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

 

광장과 야당이 분리되면 내란종식은 불가능하다.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자들이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는 현실에서 광장이 힘을 잃으면 내란종식은 고사하고, 정권교체도 불가능하다. 우 의장은 이점을 간과하고 있다. 국회에 틀어박혀 광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은 탓이다.

설마 우 의장이 계엄 해제도, 탄핵 가결도, 윤석열 파면도 국회가 혼자서 이룩한 성과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길 바란다.

우 의장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언급하며 “권력을 분산하고, 국민 통합으로 가기 위해 협치와 협력을 실효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광장과 우 의장이 얼마나 동떨어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 의장에게 묻는다.

대통령제가 민주주의를 파괴했는가? 아니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박근혜, 윤석열로 이어진 독재파쇼 도당이 민주주의를 파괴했는가? 누가, 어떤 민주시민이 지금 내란세력과 협치하고 협력하기를 바라는가?

요컨대 지금은 광장과 야당이 똘똘뭉쳐 내란세력 척결 투쟁에 총력을 기울일 때다. 오는 대선에서 내란종식을 최우선 중핵적 과제로 설정하고, 내란세력 척결 전선을 흩트리는 그 어떤 요소도 허용해선 안 된다.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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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서 지지자만 보는 尹…MBC “관저정치” KBS는 비판 없어

파면된 尹, 극렬 지지자 향한 메시지만...KBS 뉴스, 타 지상파 대비 ‘비판’ 덜어내

기자명노지민 기자

  • 입력 2025.04.06 23:05

  • 수정 2025.04.06 23:14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위헌·위법적 비상계엄(12·3 내란사태)으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사흘 째 관저에서 나가지 않은 채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며 극렬 지지자를 위한 메시지만 내고 있다. 국가기간방송사 KBS 뉴스에선 이에 대한 비판을 찾아보기 어렵다.

윤 전 대통령은 6일 탄핵 심판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청년 여러분께서 용기를 잃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며 “저는 대통령직에서는 내려왔지만,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또 “2월13일 저녁 청계광장을 가득 메웠던 여러분의 첫 함성을 기억한다”면서 “나라의 엄중한 위기 상황을 깨닫고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싸운 여러분의 여정은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2월13일은 일명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이라는 윤 전 대통령 지지 단체가 서울 청계광장에서 출범식을 열고 대통령 탄핵 반대에 더해 부정선거 음모론, 일부 법관에 대한 비난 등을 높인 날이다. 이 단체는 비상계엄이 국민 계몽을 위한 ‘계몽령’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국민 기본권을 억압하는 비상계엄을 선포해 파면된 전직 대통령이 본인이 파면된 결정에 대한 승복이나 사과 없이 강성 지지층 결집만 노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25년 4월6일 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이날 저녁 주요 지상파 3사 중 MBC, SBS는 윤 전 대통령의 관저 정치를 메인뉴스의 첫 번째 ‘톱(TOP) 리포트’로 다뤘다.

MBC ‘뉴스데스크’는 <윤석열 “여러분 곁 지키겠다”..퇴거는 않고 사실상 ‘관저 정치’> 리포트에서 “파면 당일에도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 못 해 죄송하다’고만 했던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한다거나, 반성과 사죄, 국민 통합의 표현은 지난 사흘 간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은 관저에서 퇴거할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파면 사흘째 저녁 청와대에서 나왔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리, 여전히 한남동 관저에 머무르면서 사실상 ‘관저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같은 야당 뿐 아니라 집권 여당 국민의힘 내에서도 “매우 부적절한 행동”(조경태 의원)이라는 쓴소리가 나왔다고 했다.

▲2025년 4월6일 SBS '8뉴스' 갈무리

SBS ‘8뉴스’는 <윤, 지지층에 “위대한 역사로”…민주당 “안위 위해 선동”> 리포트를 통해 “오늘 메시지는 앞으로 대선 과정에서 지지층의 결집을 기대하는 마음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민주당은 논평에서 윤 전 대통령을 향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불복하는 것이냐며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극렬 지지층을 선동해 폭주를 이어갈 셈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했다.

이어진 <승복 메시지 없었다… “여러분 곁 지킬 것” 정치적 노림수?> 보도에선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정당성을 우회적으로 주장하고 있으며, 자연인 신분으로 정치적 행보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해석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2025년 4월6일 JTBC '뉴스룸' 갈무리

이날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도 1~2번째 리포트로 윤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선고로부터 약 56시간 만에 삼성동 사저로 갔던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도 더 오랜 시간 관저에 머물며, ‘대선 승리’를 운운한다는 야당 비판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승복’ 대신 ‘지지층 결집’ 입장문만…윤 ‘메시지 정치’ 본격화하나> 제목의 두 번째 기사에선 ‘메시지 정치’에 나선 윤 전 대통령의 행보가 “국민 분열을 더 키우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관련기사

▲2025년 4월6일 KBS '뉴스9' 갈무리

반면 KBS ‘뉴스9’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조기 대선·개헌 국민투표 동시 시행 제안, 여야 정치권의 대선 체제 전환 관련 보도를 먼저 전했다. 4번째 순서의 <윤, 승복 대신 “늘 지지층 곁에”…이번주 사저 이동> 리포트는 윤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았다고 짚었으나, 현 행보에 대한 비판은 담지 않았다.

KBS는 “윤 전 대통령의 ‘책사’로 불렸던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선고 직전 승복과 통합을 촉구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며 “윤 전 대통령은 이번 주 중후반쯤 서울 서초동 사저로 이동할 전망이다. 경호처는 사저가 공동주택인 만큼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경호를 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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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식 칼럼] 윤석열 이후의 한반도, 어떻게 ‘리셋’할 것인가?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04/07 08:28
  • 수정일
    2025/04/07 08:2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수정 2025-04-07 07:50등록 2025-04-07 07:35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나란히 걷고 있다. 사진 출처: 백악관 누리집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장고 끝에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했다. 이로써 4개월 동안 지속되어온 계엄·내란·탄핵 사태는 종지부를 찍었고, 60일 안에 우리 국민은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새 정부가 국민과 함께 풀어야 할 숙제 가운데 하나는 한반도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는 지정학적 파고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있다. 특히 한국이 처한 지정학적 도전은 민주주의·민생·경제·기후변화 등 여러 위기와 고도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현명한 대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우선적인 관심사는 6년 가까이 단절된 북미대화 재개 여부 및 그 시점에 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월 31일(현지시간)에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의 김정은 위원장을 가리켜 “나는 그와 아주 좋은 관계이고 아마도 우리는 어느 시점에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선 후보 때부터 트럼프가 일관되게 발신해온 메시지이다. 그의 진정성을 확신할 수는 없겠지만, 대권의 꿈을 본격화한 1999년부터 조선과의 문제를 풀겠다고 밝혀온 그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또 김정은의 호응 여부도 예단할 수는 없지만, 그가 트럼프와의 재회를 십분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한국과 같은 동맹국은 ‘하급자’로 대하려고 하고 조선과 같은 적대국은 ‘동급자’로 대하려는 트럼프 2.0 시대의 한국 외교가 어느 때보다 도전에 직면한 까닭이다.

아마도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면 본격적으로 조선에 손짓을 할 것이다. 이 대목에선 북·미·러 사이의 삼각관계가 흥미롭게 전개될 수 있다. 트럼프가 다시, 그리고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외국 지도자가 김정은이다. 김정은이 가장 친한 외국 지도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다. 또 러-우 전쟁이 끝나는 즈음에 트럼프와 푸틴이 만날 것이다. 트럼프의 요청에 따라, 혹은 푸틴의 셈법에 따라 푸틴이 북미정상회담을 중재하는 데에 더 없이 좋은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시간적으로도 흥미로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트럼프는 3월 13일에 세계 3대 핵보유국들인 미국·러시아·중국의 핵군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인도와 파키스탄 등과 더불어 “김정은도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그들도 (논의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6일 후에는 트럼프와 푸틴이 두 시간 동안 전화통화를 가졌는데, 백악관은 “전략무기의 확산을 중단시킬 필요성을 논의했으며 가능한 한 광범위하게 이를 적용시키기 위해 다른 국가와 협력키로 했다”고 밝혔다. 맥락상 조선도 거론되었다는 뜻이다. 이틀 후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안보위원회 서기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을 만나 미러 접촉의 세부 사항과 푸틴의 친서를 전달했다. 주목할 점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조선 러시아 대사가 “조선이 미러 접촉 재개를 크게 반겼다”고 말한 것이다. 이는 러-우 전쟁이 종결되면 북러 관계가 이완되고 이를 우려한 조선이 미러 접촉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진단을 무색케 한다. 북러가 김정은의 방러 준비에 착수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히려 양국 관계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북러 관계는 ‘전략 동맹’으로 강화되고 있고, 미러 관계는 ‘리셋’되고 있으며,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관계를 “재구축”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리고 러-우 전쟁이 상반기 내에 휴전이나 종결되면,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또 하나의 퍼즐인 북미관계의 향방은 8월 한미연합훈련의 실시 여부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2019년 8월에 트럼프가 약속을 뒤집고 연합훈련을 강행한 것이 “사랑에 빠졌다”는 두 사람의 관계를 ‘실연’하게 만들었다면, 연합훈련의 유예는 ‘재회’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김정은과의 관계를 “재구축”해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말한 트럼프의 선택이 주목되는 까닭이다.

그런데 시기적으로 이는 한국의 차기 정부 출범과 조우하게 된다. 한국의 외교 관례에 비춰볼 때, 차기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상대는 트럼프가 될 공산이 크고 그 시기는 7월로 점쳐볼 수 있다. 엄중한 의제들이 많겠지만, 나는 한미정상회담이나 전화통화를 통해 ‘양 정상은 8월 한미연합훈련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는 발표가 나오길 소망한다. 연합훈련의 실시 여부가 다방면에 미칠 영향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연합훈련을 실시하면 한국은 당분간 ‘악순환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우선 조선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올해 내에 북미 간에 의미 있는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도 희미해질 것이다. 이렇게 안보 정세가 악화되면 한미 간의 여러 현안에 있어서도 한국이 불리한 위치에 내몰릴 수 있다. 한국의 대미 의존의 상승을 가져오게 되어 방위비 분담금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에 있어서 트럼프의 요구가 터무니없이 강해질 수 있다. 무역 문제에 있어서도 안보적 고려가 강하게 작용해 우리의 발언권이 약해질 것이다. 폭망한 남북관계에도, 갈수록 강해지는 북러 동맹에서 효과적인 대처가 어려워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차기 대통령과 트럼프와의 초기 소통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방위비 분담금과 관세 문제 등을 놓고 얼굴을 붉힐 수도 있지만, 트럼프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상호 만족할 수 있는 의제’를 만들어내야 한다. 트럼프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명해온 북미정상회담과 세계의 핵군축 및 미·중·러 군사비 삭감 문제가 이에 해당한다. 트럼프의 일방주의적 행태에 분개한 나머지 대다수 미국의 동맹국들은 이러한 트럼프의 발제에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이다. 이에 반해 한국 대통령이 이들 사안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 의사를 피력하면 트럼프와 긍정적인 케미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 출발점은 북미정상회담의 조건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8월 연합훈련을 유예하는 데에 맞춰져야 한다. 그래야만 다른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비핵화도 차기 정부가 심사숙고해야 중요한 문제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떤 표현이 나오느냐가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한반도”나 “북한”의 비핵화를 강조할수록 북핵은 강해지고 한국의 대미 안보 의존도 깊어진다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그래서 나는 트럼프의 세계 핵군축 추진 의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모든 핵보유국들이 핵군축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미·러, 혹은 미·중·러의 핵군축이 탄력을 받아 미국의 핵보유량이 줄어들면, 꽉 막힌 한반도 핵문제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이전까진 북미 상호 핵군축 주장이 턱도 없는 소리였지만, 트럼프는 ‘핵보유국들이 같이 줄이자’는 입장이기에 그러하다. 이에 따라 차기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집착하기보다는 북핵 문제를 세계 핵군축 논의에 담아내면서 ‘한반도(혹은 동북아) 비핵무기지대 창설’을 대안으로 추구할 필요가 있다.(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졸저 <달라진 김정은, 돌아온 트럼프> 참조>

폭망한 남북관계를 어떻게 ‘리셋’할 것인가도 차기 정부의 중대 과제이다. 일단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악용했던 윤석열이 파면되면서 최근까지 한반도를 짓눌렸던 전쟁 위기설은 크게 누그러질 것이다. 윤석열 집권기에 언제 무력충돌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남북관계가 악화되었던 것을 떠올려보면, 이 정도만 되어도 한시름 내려놓을 수 있다. 하지만 대화와 관계 개선 없는 안정화는 언제든 허물어질 수 있는 모래성과 같다. 그래서 설자리를 잃어버린 기존의 대북 정책을 두고 우왕좌왕하는 대신 한시라도 빨리 새로운 대북 정책을 토론하고 설계해야 한다.

남북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면, 핵심적인 기조와 전략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나는 ‘상호간 주권 존중과 평화 공존’을 제안한다. ‘북한’이라는 호칭에서부터 헌법의 영토조항과 국가보안법, 그리고 유사시 ‘미수복 지역’을 점령해 통일을 달성하겠다는 군사전략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은 유엔 회원국인 조선의 국가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조선도 “조선반도에 두 국가가 병존한다”면서도 한국을 미국의 “괴뢰”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이는 한국의 주권을 온전히 존중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 양측 모두 상대를 평시에는 적대·억제하고 전시에는 섬멸의 대상으로 삼고 있어 유엔 헌장에서 명시하고 있는 평화 공존과는 상반된 길을 걷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서로가 국가성을 인정하고 평화 공존을 도모할 수 있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조선이 들고 나온 ‘적대적 두 국가론’에서 두 국가론은 받고 적대는 떼어내는 ‘주권과 평화의 교환 전략’에 입각한 대북정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이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 된다. 윤석열 정부가 조선을 “주적”이라고 부르자 조선도 한국을 “제1의 주적”이라고 했고, 대북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를 방조하자 조선은 쓰레기 풍선을 보냈으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자 조선은 대남 괴음 방송으로 응수했다. 그런데 이들 조치는 하나같이 자제할 수 있는 일들이자, 상호간 적대성과 긴장을 완화하고 주권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더해 전쟁이 발발하거나 “북한급변사태” 발생시 조선을 무력으로 점령해 통일을 완수하겠다는 ‘전시 목표’를 내려놓는 것도 검토해봐야 한다. 아울러 공식 국호를 사용하고, 헌법의 영토 조항 및 국가보안법을 개정하는 문제도 국민적 공감대를 이뤄나가면서 차분히 검토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선택이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우리를 이롭고 하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서 우리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고 본다. 우리에게 이로운 까닭은 조선을 변화시키겠다며 쏟아부어온 역량을 우리 내부의 위기를 완화할 수 있는 데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와 김정은의 협상이 탄력을 받으면, 북미관계가 평화협정 체결과 국교수립으로까지 진행될 가능성도 품고 있다. 북미관계가 이런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그동안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조선과의 수교를 꺼려했던 여러 나라들도 조선의 문을 두드리게 될 것이다. 한국이 이러한 가능성에 능동적이고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조선의 국가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한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물론 이러한 전망은 북미관계의 다양한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북미정상회담 자체가 열리지 않을 수도 있고, 열리더라도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2017년과 흡사한 위기 상황이 조성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는 모두 우리에게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한국이 조선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평화적 두 국가론’으로 대처하면서 상호 주권 존중과 평화 공존의 토대를 넓혀가는 것은 북미관계의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대비하고 촉진하는 데에도,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방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장 겸 평화네트워크 대표 wooksi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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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윤석열이 대통령이 아닌 새날, 새나라...이제 시작이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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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5/04/06 09:07
  • 수정일
    2025/04/06 09:0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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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차 범시민대행진, 수만명 시민 빗속의 축제..."우리가 이겼다"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04.05 23:35
  •  
  •  수정 2025.04.06 00:07
  •  
  •  댓글 0
 
윤석열 파면 이후 첫 주말인 5일 오후 4시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수만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제18차 범시민대행진'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 파면 이후 첫 주말인 5일 오후 4시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수만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제18차 범시민대행진'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아직 조금은 쌀쌀하고 간간이 소나기가 퍼붓는 궂은 날씨였지만 시민들의 표정은 '그래도 괜찮아'라고 말하고 있다. 비를 맞으면서도 음악이 나오면 기꺼이 율동을 하며 분위기를 즐겼다.

드디어 어제(4.4)부터 윤석열이 대통령이 아닌 날이 시작되었기 때문일까? 

지난 넉달동안 중요한 고비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의지와 그렇게 다져진 연대의 힘으로 강력한 민주주의의 힘을 확인한 자신들이 그런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뿌듯함이 느껴진다.

눈물을 글썽이며 외치는 ''우리가 이겼다"는 구호와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쓰인 피켓, 춤추듯 넘실대는 깃발이 이날의 분위기를 그 자체로 말하고 있다.

모두가 시민의 승리, 민주주의의 승리를 말하고, 그러면서도 이제 시작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윤석열 파면 이후 첫 주말인 5일 오후 4시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수만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제18차 범시민대행진'이 진행됐다.

내란세력 완전청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내란세력 완전청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자유발언에 나선 시민 김동휘씨는 "민생파탄도 아랑곳 않고 전쟁을 불사하려는 내란당에 맞서 우리는 정말로 천진하게 8 대 0 전원일치의 파면을 이뤄냈다"며, "그것이 민주주의이고 정의이기 때문에, 그것이 진정한 회복의 길이기에 그렇다"고 감격을 표시했다.

"우리는 물러설 곳 없는 자리에서 오로지 우리의 연대로 기어이 한 걸음을 내딛었다.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다시 새롭게 쓰일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시민 박나혜씨는 전날 헌재의 윤석열 파면 선고에 대해 "아주 큰 힘이 된다. 앞으로 나아갈 첫 발을 내딛었으니 어느 정당의 해체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머릿속에는 가득 희망찬 생각이 들었다"고 하면서 "우리가 싸워 이겨 첫발을 내딛었다. 이제 뒤로 가지말고 앞으로 헤쳐나가자"고 다짐을 밝혔다.

박석운 비상행동 공동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석운 비상행동 공동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석운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대표발언을 통해 "윤석열 파면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극우 내란세력 재집권 저지를 위한 정권교체 △내란세력 청산과 사회대개혁 완수라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아스팔트 극우파에 포획당해서 적극적인 내란동조와 내란 선동을 일삼은 '국민의힘' 해산 △내란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한 검찰·경찰·군대·관료 카르텔 혁파는 단 하루도 미룰 수 없는 긴급한 과제라고 제시했다.

지난 2013년 11월 정부가 청구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에 대해 한달  뒤 헌법재판소가 해산 선고를 한 인용의견을 적용한다면 '국민의힘'은 열번도 넘게 해산시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신속한 내란종식을 적극적으로 방해한 한덕수, 최상목, 심우정에 대한 즉각적인 탄핵소추 △인권과 민주주의, 평화와 평등, 생명과 생태, 돌봄과 노동이 존중받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사회대개혁 완성 △특히 차별과 혐오에 시달리는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뿐만 아니라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철폐와 노동권 보장 등을 긴급한 과제로 꼽았다.

박 의장은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의 기습적 비상계엄 선포가 시민들의 저항과 국회의 신속한 계엄해제 의결로 저지(1단계) △12월 14일 국회앞에 200만명이 참가한 집중집회가 열린 가운데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2단계) △남태령과 한남동에서 집중행동을 벌여 윤석열 체포·구속·기소(3단계) △윤석열의 법률적 탈옥 등 위기에 맞선 비상행동 지도부와 시민들의 철야단식농성으로 반전을 일으켜 헌재재판관 '전원일치' 인용으로 파면결정(4단계)이 이루어졌다고 비상계엄 선포에서 파면에 이르기까지 123일간의 과정을 정리했다. 

특히 너무나 명백한 윤석열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헌재의 파면결정이 넉달씩이나 걸린 것은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파면은 국회의 탄핵소추 이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로 결정하도록 하는 근본적 제도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석열 탄핵심판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인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 탄핵심판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인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 탄핵심판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인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박은정(조국혁신당)·박선원(민주당) 등 소추위원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윤석열은 감옥으로, 내란정당 국민의힘은 역사속으로 보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내란의 반역자는 용서할 수 없다. 내란 엄호, 내란 선동, 내란 부역자는 결코 용서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기 '4.16 세월오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종기 '4.16 세월오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종기 '4.16 세월오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11주기를 앞두고 아직도 채 밝히지 못한 진상규명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면서 "위헌·위법한 내란의 진실을 권한을 남용해 감추지 못하도록 민주시민의 힘으로 내란기록물의 봉인시도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8년 전 박근혜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이 진상규명에 결정적 자료였던 박근혜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을 30년동안 공개가 제한되는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해 어려움을 겪었던 일을 지적한 것. 다행이 지난 1월 9일 대법원이 대통령기록물의 보호기간도 법률상 절차와 요건을 준수해야 한다고 판결해 행적파악의 가능성이 생겼다.

비상행동 사회대개혁 선언문 낭독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비상행동 사회대개혁 선언문 낭독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비상행동은 이날 △민주공화국 시민이 주인되는 세상 △정의로운 경제와 민생이 안정된 사회 △평화․주권․역사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 △기후 위기 너머 정의로운 생태사회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한 돌봄중심사회 △좋은 일자리와 보편적 노동권이 보장되는 사회 △생명・안전이 지켜지는 세상 △모두의 존엄과 공존을 위한 성평등․인권 사회 △언론·정보통신·문화의 공공성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 △식량주권과 먹거리가 보장되고 지역이 살아나는 세상 △교육과 청(소)년의 삶에 평등을 여는 세상 △내란의 완전한 종식과 헌정질서 회복을 비롯한 12개의 사회대개혁 과제를 담은 선언문을 낭독했다.

사회대개혁 선언문-탄핵 너머, 대선 너머, 사회대개혁으로 세상을 바꾸자!(전문)

어제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했다. 내란의 겨울이 끝나고, 민주주의 봄이 왔다. 윤석열의 느닷없는 계엄에 우리 '빛의 혁명군'들은 여의도에서 탄핵의 시동을 걸었고, 트랙터 전봉준투쟁단은 남태령에서 경 찰의 저지선을 뚫었다. 혹독한 눈보라가 몰아친 한남동에서 은박지 키세스 시민들은 윤석열을 구속시켰다. 그리고 광화문에서 우리는 모였고, 행진했다. 시민들은 거리에서, 광장에서 꼬박 밤을 새며 발언했고, 서로의 말을 경청했고, 응원했고, 연대했다. 우리는 한겨울 광장의 시민 목소리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갈무리했다. 광장의 시민들은 탄핵을 넘어 더 넓고 강화된 민주주의, 시민이자 노동자로서의 존엄, 생명·안전·평화를 보장 하고 기후정의를 이루는 세상을 꿈꿨다. 또한 떳떳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존중받는 세상을 갈망하였다. 우리는 이렇게 상상하고, 대화하고, 연결하며 12개 세상을 만들었다. 

1. 다시 민주공화국 시민이 주인되는 세상을 열자!   정치를 바꾸기 위해 정당설립의 문턱을 낮추고 여성을 비롯한 다양한 정치인이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결선투표제 도입과 비례성 강화가 필요하다. '검찰공화 국'의 병폐를 시정하기 위해 검찰 수사권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공수처의 수사 범위와 인력 강화하며, 권 력감시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더욱 보장해야 한다. 수도권에 편중된 권한을 분산하여 마을부터 중앙정부까지 자치권을 보장하고, '시민사회청'을 설치하여 시민들의 사회참여 권리를 보장하자

2. 정의로운 경제와 민생이 안정된 사회를 열자! 시민들 삶은 불평등과 양극화, 부의 편중, 집값 상승, 불공 정한 관행으로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정부가 민생 안정에 초점을 맞춘 적극적인 재정 기조로 전환하고, 재벌 대기업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경제적 약자 중심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임차인 권리 강화와 양질의 공공주택 공급이 필요하며, 민간 주도의 개발 사업도 공공성 중심으로 재편하자. 골목경제 활 성화와 자영업자, 중소상인 지원이 시급하며, 플랫폼기업 독점규제법을 제정하자

3. 평화․주권․역사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열자! 대북 전단살포, 접경지역 군사훈련 등 충돌 유도의 적대적 군사활동을 당장 멈추자. 종전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군 병력의 감축과 복무제도 개선으로 방위력을 현실화하자. 불평등한 한미관계의 해결하고 우리의 주권과 평화를 지키기는 균형외교로 전환하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과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의 즉각 이행,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권 리가 보장되는 '진실화해위원회법' 개정, 그리고 분단과 혐오정치의 국보법을 폐지하자. 외교·안보 정책 결정에 여성 참여 확대 및 시민참여 제도화, 평화통일교육 활성화로 지속가능한 평화의 기반을 만들자

4. 기후 위기 너머 정의로운 생태사회를 열자! 기후 위기의 피해는 불평등한 구조와 맞물려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된다. 기후 위기의 정의로운 해결은 온실가스 대부분을 배출하는 산업과 대기업들의 책임부터 물어야한다. 소득세와 법인세의 누진율 강화로 세수를 확보하고 공공서비스에 투자하자. 조속한 탈석탄과 탈핵으로 공공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신공항과 케이블카와 같은 생태학살을 중단하고, 4대강 재자연화를 추진하며, 땅과 바다의 생태계 보호구역을 확대해야 한다. 

5.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한 돌봄중심사회를 열자!  윤석열은 '약자 복지'라며 돌봄과 복지를 '권리'가 아닌 '시혜'로 만들었고, 의료민영화도 추진하고 있다. 성장하고, 노동하고, 아프고, 나이가 들어가는 생애주기에서 우리는 서로의 돌봄이 필요하고 이는 모두의 권리이다. 차별없는 돌봄을 위해 정부 지출은 반드시 확대하고, 건강보험과 공적연금 강화,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 등 제도 개혁이 시급하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폐지 하고, 장애인도 지역사회에 함께 살아가기 위해 집단수용 장애인거주시설과 장애등급제를 폐지해 탈시설권 리를 실현하자. 

6. 좋은 일자리와 보편적 노동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열자!  이 땅의 노동자들은 어디선가 고공농성 중이고, 파업 때문에 손해배상을 당하고, 고용불안과 산업재해, 임금체불로 고통속에 있다. 노동자이지만 누구는 노동법 바깥에서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평등하게 노동할 권리와 노조할 권리, 정치적 기본권 강화가 필요하다. 윤석열 파면 이후 노동에 기반한 평등공화국, 이윤보다 노동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여야 한다.

7. 생명・안전이 지켜지는 세상을 열자!  매년 2천 명이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일터에서 다치거 나 아픈 사람이 13만 명이다. 모두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하도록 생명안전기본법을 제정하자. 중대재해처벌법 에 중대시민 재해를 적용하고 공무원 처벌을 강화하자. 안전할 권리는 직종, 고용 형태, 규모와 무관하게 적 용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지 않도록 '작업중지권'을 폭넓게 보장하자. 생명 안전을 '생태계'와 '비인간 동 물'로 확장하고, 살처분 제도를 중단하고, 생명을 도구화하는 축제・의류・화장품・전쟁 등 산업을 전환하자.

8. 모두의 존엄과 공존을 위한 성평등․인권 사회를 열자!    윤석열의 퇴진을 넘어 인권과 성평등이 기본가치 가 되어야 한다. 18년간 미뤄진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국가 성평등 정책 전담부서를 강화하자. 동의 여부로 강간죄 구성 요건을 바꾸고, 친밀한 관계 여성폭력의 포괄 입법, 성착취 산업 해체, 성·재생산 권리보장으로 사회 전반의 성차별을 해소해야한다. 장애인도 1층이 있는 삶을 누리고 이동할 수 있으며, 장애・이주아동・결혼 이주여성의 교차적 차별을 해소하자. 누구나 상대의 성별과 관계없이 혼인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 구성권을 보장하자.

9. 언론·정보통신·문화의 공공성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를 열자!  공영방송을 시민 곁으로 되돌리자. 방통위와 방심위를 재구성하자. '미디어개혁특별위원회' 구성하여, 미디어의 공공성 강화, 시민의 미디어기본권과 정보주권, 혐오차별 배제를 위한 시민공론장을 열자. 유튜브나 페이스북에서 혐오와 폭력이 자라지 못 하도록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을 강화해야한다. 헌법의 '말하고 모일권리'가 보장되도록 집시법을 개정하고, 전국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을 지원하고, 불필요한 간섭을 못하게 하자.

10. 식량주권과 먹거리가 보장되고 지역이 살아나는 세상을 열자! 농업의 파괴로 밥상은 출처 불명의 해외농 산물이 점령했다. 식량주권 실현을 위해 농민권리 보장과 전 국민의 차별없는 먹거리기본권을 위해 정부와 국회는 농정대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농업・농촌・먹거리 문제를 해결을 위해 생태농업으로 전면적 전환, 농촌주민의 기본적 소득보장과 안전망을 구축하자. 자치와 협동 그리고 생산자・소비자・정부 간 협치농정은 더 미룰 수 없는 국가의 기본과제이다. 윤석열이 거부한 농업 4법은 다시 입법화하자.

11. 교육과 청(소)년의 삶에 평등을 여는 세상을 열자! 민주주의와 평등을 배워야 할 학교에서 반민주와 서 열, 차별의 질서가 판치고, 학생인권조례마저 없앴다. 그 틈새에 딥페이크 범죄나 성차별주의도 기승이다. 인 권과 민주주의는 줬다 뺏을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경쟁교육을 민주・평등・포용교육으로 당장 전환하자. 학 생인권법을 제정하고, 학생․교원의 정치기본권을 강화하며, 치솟는 대학등록금도 시급히 해결하자. 청년의 주 거와 일자리를 해결하자. 채용절차법 개정과 자립 지원은 청년의 불평등을 해결할 작은 시작이다. 

12. 내란의 완전한 종식과 헌정질서를 회복하자! 윤석열의 파면과 주요 종사자들의 처벌만으로는 불처벌의 부정의가 발생할 수 있다. 내란 행위뿐만 아니라 내란 이후 부적절한 권한의 행사, 전쟁 유발 등 헌법 파괴 행위들도 명백하게 책임을 규명하고 처벌해야 한다. 내란을 용인했던 시스템을 개선하고 그 진실을 기록하 여 다시는 내란이 없도록 완수될 때 비로소 내란은 종식된 것이다. 그리고 계엄 세력과 혐오와 폭력을 선동 하는 이들은 서로 다르지 않고, 사회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다. 우리는 훨씬 더 도덕적이고, 포용적이며, 민주 적이고 인권적인 태도와 실천으로 이들과의 내전을 끝낼 것이다.

우리는 다음 대통령이 누구든 광장의 시민들은 '권력의 주인'임을 잊지 않을 것이다. 정치를 감시하고, 권력 을 견제하고, 시민의 기본권을 확대하기 위하여 서로에게 묻고, 연결하고, 해결해 나갈 것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바꿔나가자! 이제는 탄핵을 넘어, 대선을 넘어, 사회대개혁의 대장정을 떠나자!

 

김현정 대외협력위원장(더불어민주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조국혁신당), 김재연 상임대표(진보당), 용혜인 대표(기본소득당), 한창민 대표(사회민주당), 정상천 사무총장(노동당), 이상현 대표(녹색당), 권영국 대표(정의당)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현정 대외협력위원장(더불어민주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조국혁신당), 김재연 상임대표(진보당), 용혜인 대표(기본소득당), 한창민 대표(사회민주당), 정상천 사무총장(노동당), 이상현 대표(녹색당), 권영국 대표(정의당)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현정 대외협력위원장(더불어민주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조국혁신당), 김재연 상임대표(진보당), 용혜인 대표(기본소득당), 한창민 대표(사회민주당), 정상천 사무총장(노동당), 이상현 대표(녹색당), 권영국 대표(정의당) 등은 대회 참가 시민들에게 감사와 축하 인사를 보내고 사회대개혁 과제 완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정 대외협력위원장은 "윤석열 파면선고는 위대한 국민의 승리"이며, "아직 종식되지 않은 내란을 끝내려면 헌법파괴세력의 재집권을 막고 헌정수호세력이 집권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선민 대표권한대행은 "반헌법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반드시 설치하겠다"고, 김재연 상임대표는 "내란세력의 100년 권력을 완전히 회수할 때"라고, 용혜인 대표는 "내란을 선동하고 심지어 옹호한 국민의힘은 다가올 대선에 후보를 낼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비상행동은 이날까지 124일간 누적 1,000만명의 시민들이 67차례의 집회 및 시위를 진행했으며,  총 60회에 걸쳐 약 145km에 달하는 거리를 시민들과 행진했다고 밝혔다.

행진 사회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무대에 올라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통계로 보는 '윤석열 파면 촉구' 비상행동 4개월 활동

124일 중 광장에서 보낸 67일, 연인원 1,000만명, 발언 1,000개, 시민행진 145km, 220여개 공연

1. 내란 사태~내란수괴 파면 123일

-12.3 내란 사태 발발 123일 만에 내란수괴 윤석열이 마침내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무장한 계엄군은 시민들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었지만, 시민들은 비폭력적·평화적 방식으로 맞섰다. 촛불과 여러 응원봉을 든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빛의 향연을 이루며, 민중가요와 K-팝이 함께 울려 퍼지며, 광장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내란세력은 한국 민주주의의 시계를 40년 전으로 되돌리려 했지만,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시민이 승리했다.


2. 124일간 67차례 집회시위, 시민행진 총 60회, 약 145km
-12.3 직후 오늘(4/5)까지 124일 동안 광화문 등 서울에서만 67차례 집회시위가 열렸다. 이틀에 한 번꼴로 시민들이 모여 내란수괴의 대통령직 파면을 요구한 것이다. 12.3 이후 탄핵소추안 가결(12/14)까지 11일간 매일 국회 앞 집회가 이어졌다. 매주 토요일 18차례 범시민대행진을 진행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생계와 본업을 뒤로 하고 무박 투쟁조차 마다하지 않았다. 농민의 트랙터 시위행진을 경찰이 막아 생긴 두 차례의 남태령 대첩(2024/12/21~22, 2025/3/25~26)은 분노한 시민들의 자발적 운집으로 무박 2일로 진행됐다. 한남동 관저에 숨어 적법한 체포 집행에 거부한 윤석열을 체포하기 위해서 '윤석열 즉각 체포 긴급행동'(1/2~1/5)을 진행하는 가운데 시민들이 2박3일(1/4~6) 투쟁하며 한남동 대첩을 승리로 이끌어냈다. 3월 8일, 법기술자들의 '날'이 아닌 '시간' 계산이라는 어처구니없는 구속기간 계산법으로 내란수괴 윤석열이 석방된 이후는 거의 매일같이 긴급집중행동 집회시위를 벌였다. 1차 긴급집중행동(3/8~3/15), 2차 긴급집중행동(3/16~3/22), 3차 긴급집중행동(3/24~3/29), 4차 긴급집중행동(3/31~4/4)을 진행한 끝에 헌재의 파면선고로 긴급집중행동은 마무리되었다. 특히 헌재 선고일 공지를 압박하기 위해 24시간 철야 집중행동(4/1~4/2), 끝장대회(4/3~4/4)를 진행했다. 아울러 메리퇴진 크리스마스(12/24), 내란종식 대보름 한마당(2/12) 등 특별한 날에도 광장에서 함께 했으며, 나이트워크(3/5, 3/6),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규탄 대회(12/20, 12/26) 등이 진행됐다. 국회, 광화문 동십자각, 광화문 서십자각은 물론 서울 곳곳에서 진행한 시민행진은 총 60회, 약 145km로 이는 서울에서 대전까지에 이르는 거리다. 


3. 천만의 시민, 천만의 발언, 천만의 예술인이 가득 채운 집회

-유독 한파가 잦았던 지난 겨울,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을 이끌어내기 위해 12.3 직후 오늘(4/5)까지 연인원 1,000만 시민이 광장에 나왔다.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한 1차 범시민대행진에는 100만 시민이, 한 차례 부결 후 치솟은 분노로 다시 모인 2차 범시민대행진에는 200만 시민이 운집했다. 또한 헌법재판소 선고 지연에 분노한 시민이 다시 대규모로 운집한 15, 16, 17차 범시민대행진에도 100만 시민이 집결했다. 토요일 범시민대행진에는 20~50만 시민이, 평일집회에도 수만의 시민이 함께했다. 각각의 집회는 다채로운 발언과 공연으로 진행됐다. 약 1,030개의 발언이 있었고 이 중 약 70%가 발언을 신청한 시민들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아울러 220여 개의 공연, 1,100명의 예술인들이 집회의 다채로움과 흥겨움을 더했다. 

-무엇보다 124일 동안 큰 사고 없이 비폭력적·민주적이면서 다채롭고 풍성한 집회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높은 인식과, '평등하고 평화로운 집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선언을 매번 다짐하며 집회를 시작한 모두의 노력의 결실다.  총 1,000여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1차 집회부터 지금까지 함께 했다. 특히 헌재의 선고 지연으로 분노가 치솟았던 13차, 15차 범시민대행진 당시에는 각각 약 28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안전한 집회를 위해 함께 해주었다. 소외됨 없는 평등 집회를 지향하며 수어통역사 연인원 166명이 거의 모든 집회에 빠짐없이 참여했다. 비상행동 의료지원단(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12월 7일부터 의료부스를 운영하며, 지역 각지에서 평일에는 20명, 주말에는 50~70명, 연인원으로 약 2,000명의 의료인이 참여했다. 환자들의 증상은 주로 경증이었지만, 철야 집회들에서는 심한 저체온과 전신의 온갖 통증과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다. 그들 중 다수가 쉬어야 한다는 의료진 권고를 따르지 않고 몸만 녹인 뒤 돌아가 끝까지 싸우겠다며 자리를 지켰다. 오늘의 일상과 민주주의는 이들의 헌신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인권침해감시단(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평일 10여 명, 시민대행진 50여 명, 연인원 1,000여 명의 변호사가 참여했다. 인권침해감시단은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극우세력의 집회방해 예방 및 대응 활동을 했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집회시위의 권리 보장을 위해 집회 금지(제한) 통고 집행정지 신청, 경찰의 집회장소 및 동선 통제 항의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푸드트럭, 난방트럭, 핫팩, 생수, 휴지, 월경용품, 각종 식음료, 각종 약품 등 필요한 물품을 시민들은 아낌없이 지원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집회, 철야농성을 진행하는 주변 상가, 종교시설, 주유소 등에서는 화장실, 쉼터 등을 제공해 주었다.  


4. 광장 너머에서 만난 150만 명의 시민 : 온오프라인, 각계각층, 전국 방방곡곡, 해외 각지

-윤석열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시민행동은 광장 집회 참여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에서 약 150만 명의 시민을 만났다.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와 내란죄 수사를 위한 특검법 제정 촉구에 관한 국회 청원'(2024/12/4 ~ 2025/1/3)에는 40만 287명이 참여했다. '윤석열 파면 촉구 헌법재판소 시민의견서'(2/17)에는 45,289명이 참여했다. '72시간 온라인 긴급 탄원 캠페인'(3/30~4/1)에는 100만 26명이 참여했다(오프라인 집계 미포함). 특히 단 3일 만에 100만 시민 참여는 전례 없는 일다. 이 밖에도 광장에서의 만남을 이어가는 '남태령 집담회'(2024/12/28) 70명, '광야에서 광장으로 - 나의 광장 출동기'(1/25) 60명, '광야에서 광장으로 - 나의 광장 획득기'(2/1) 65명 등 시민 공론장에서 200여 명의 시민을 만났다. 광장 곳곳에서 수천 명이 함께한 추모의 벽, 다회용 피켓 꾸미기, 최악의 내란공범 투표, 시민재판, 광장 갤러리, 국힘해체 N행시, 내란을 멈추는 한끼 동조단식·거리강연·책방 등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아울러 윤석열 파면 촉구와 연대의 마음을 적고 걸어두었던 색색의 2만 개 리본도 광장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였다.

-윤석열 즉각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의 힘은 광화문 한 곳뿐만이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주말은 물론 평일까지 셀 수 없이 이어졌다. 주말 집회만 있는 게 아니어서 취합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서울 67회, 부산 50회, 울산 52회, 제주 29회 등 전국의 100여곳 이상에서 현재(4/5 기준) 취합한 것만 1,800회 이상 진행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한국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시민행동이 이어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베를린, 보흠, 슈투트가르트, 뮌헨,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일본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미국 뉴욕, 워싱턴, LA, 아틀란타,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캐나다 토론토, 멕시코 멕시코시티, 호주 시드니, 멜버른, 뉴질랜드 오클랜드 등 해외 각지에서 집회, 피케팅, 캠페인 등이 진행됐다. 

-비상행동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별 활동도 이어졌다. '윤석열 파면 촉구 헌재 제출 의견서' 릴레이 제출 기자회견은 27차례, '윤석열 즉각 파면 촉구 릴레이 시국선언'(3/10~4/3)에는 시민사회민중단체, 여러 연대체, 종교인 등이 참여해 47차례나 진행됐다. 아울러 24개 시민사회단체는 출근길과 점심시간에 광화문역, 시청역, 혜화역, 홍대입구역, 합정역, 충무로역, 명동역 등 서울 곳곳에서 윤석열 8대0 파면 긴급 공동행동 피켓팅(4/1~4/3)을 진행했다. '8:0 집중실천의날'(4/3) 서울 시내 곳곳에서 윤석열 파면 방송차 지역선전전을 진행했다. 구로구, 영등포구, 노원구, 강남구, 강동구, 광진구,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 동대문구에서도 하루 종일 방송차량이 골목 골목을 순회했다. 


5. 사회대개혁 향해 : 11개 분야에서 118과제와 424개 세부과제, 그리고 1개의 특별과제

-사회대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3개월 동안 11개 분야에서 118개 과제와 424개 세부과제, 그리고 1개의 특별과제(내란의 완전한 종식과 헌정질서 회복)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는 비상행동 소속 1,700여 개 단체 대표로 127개 단체, 189명 전문가·활동가, 그리고 시민들이 참여했다. 또한 사회대개혁 온라인 시민공론장인 '천만의 연결'을 통해 10만 여명의 시민을 만났고 총 800여 건의 시민의견과 사회대개혁 정책제안을 받아 과제에 반영했다. 서울에서는 28개 테이블, 2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사회대개혁 대토론회(3/9)를 진행하여 사회대개혁을 위한 시민들의 열망을 모았고, 경남, 광주, 인천, 전남에서도 각 지역별 의제를 포함한 사회대개혁 토론회를 진행했다. '천만의 연결'을 통해 제안된 지역, 동네별 사회대개혁 대화 모임인 '천만의 대화'도 전국 곳곳에서 32개의 모임이 진행되었다. 사회대개혁특위는 시민들이 함께 만든 사회대개혁 과제를 각 정당에 전달하고, 대선 과정에서 이 요구들이 각 정당의 공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천만의 연결'과 정당 초청 토론회 등을 통해 각 정당들이 사회대개혁 과제를 얼마나 수용하고 이행해 나가는지 시민들과 유권자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계속해 나갈 예정다. 8년 전 박근혜 퇴진 이후 사회대개혁이 좌초되었던 촛불혁명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끝까지 감시하고 요구할 계획이다. 


6. 총 7건의 고소·고발, 1건의 헌법소원
-내란 및 외환 세력에 대한 사법적 조치도 이어갔다. 윤석열 등 내란죄 및 외환죄 혐의 고소·고발(12/17, 26), '체포방해' 경호처 박종준 처장·김성훈 차장 등 고발(1/3), 12.3 비상계엄 및 포고령 헌법소원 청구(1/7), '헌법재판관 미임명' 최상목과 국무위원 21명 직무유기 고발(3/6), 심우정 검찰총장 등 직권남용죄 고발(3/9), 트랙터 불법견인 등 박현수 서울청장 직무대리 등 고소(3/26),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유기 등 공수처 고발(4/1)로 총 7건의 고소·고발, 1건의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7. 마지막으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2024년 12월 14일 발족하여, 현재 전국 1,732개 단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140명 활동가들이 이 모든 활동을 함께 기획하고 집행하고 있다.

(출처-비상행동)

 

비상행동 자원봉사자들과 행진사회자들이 무대위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비상행동 행진사회자들이 무대위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비상행동 자원봉사자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비상행동 자원봉사자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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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수입품에 34% 추가 ‘보복 관세’로 맞불

중국, 미국 수입품에 34% 추가 ‘보복 관세’로 맞불

미국 군수기업 16곳에 제재 조치 단행... 희토류 수출도 통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신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로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 당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34% ‘맞불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4일 중국중앙TV(CCTV) 등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관세위원회는 오는 10일 낮 12시 1분을 기점으로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국무원은 성명을 통해 "미국 측의 방식은 중국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전형적인 패권 행위"라면서 "이는 미국 자신의 이익에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발전과 산업 공급망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국무원의 맞불 관세에 이어 중국 상무부도 미국 기업에 대한 보복 조치들과 핵심광물인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상무부는 미국 군수기업 16곳에 대한 이중용도 물품(군수용으로도 민간용으로도 쓸 수 있는 물품) 수출을 금지하는 제재 조치를 단행했다.

또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중국 해관총서(중국 세관 당국)는 검역 문제로 수수·가금육 관련 미국 기업 6곳 수출 자격 정지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은 미국의 상호관세 등 무역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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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주인이다' 초대형 깃발 들고 어김없이 나타난 남자

[사수만보] 기접놀이꾼 여현수

25.04.05 13:24최종 업데이트 25.04.05 13:24

사수만보는 '사진과 수필로 쓰는 만인보'의 줄임말입니다.[편집자말]

여현수가 용기를 들고 기접놀이를 하고 있다. 그는 윤석열의 내란 이래 광장을 지키고 있다.민병래

윤석열이 4일 11시 22분에 파면되었다. 윤석열의 불법 쿠테타가 단죄된 것이다. 돌아보면, 윤석열의 내란을 진압하면서 응원봉과 함께 돋보였던 게 깃발이다. 여의도와 광화문을 넘어 온누리에 저마다의 깃발이 오르고 그 물결이 펼쳐질 때 가슴은 뜨거워지고 함성은 우레가 되었다. 깃발의 축제! 힘이 솟구치고 진군은 거침없었다. 깃발의 대동제! 기개는 펄떡거리고 승리하리라는 믿음이 넘쳐났다. 응원봉이 밝힌 모든 불빛이 사랑스럽듯 깃발 하나하나가 참으로 소중했다.

광장에 우뚝 솟은 장군기는 특히 값졌다. 대장기가 앞장서면 행진은 용기백배하고 대장기가 뒤를 받치면 마음이 든든했다. 12월 3일 이래 장군기를 치켜올린 이는 바로 여현수였다.

그는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여의도와 광화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현수가 든 용기의 깃대 높이는 대략 6.5m,. 대나무로 만드는데 그가 담양에서 직접 골랐다. 이때 굵기가 중요하다. 손아귀에 들어갈 정도면 휘어질 수 있기에 손가락 한마디만큼이 삐져나오는 놈을 택한다. 깃대 끝에는 가슴 높이의 꿩작목이 올라가 있다. 꿩의 깃털로 만들고 하늘과 땅을 잇는다는 의미를 지녔다. 깃발은 예로부터 광목으로 제작했는데 여현수는 날림새를 좋게 하기 위해 가벼운 천을 택했다. 가로는 5m, 세로는 3m에 이르고 테두리를 에돌아 지네발이라고도 하는 빨간 깃수염을 달았다. 여현수가 직접 재봉질을 해 만들었다. 깃대와 깃발의 무게를 감당하려면 허리에 차는 기받이와 깃대 끄트머리에 동여매는 깃끈도 필요하다.

여현수가 든 용기에는 "국민이 주인이다"라는 문구가 뚜렷하다. 글귀를 쓰신 분은 정읍에서 '우리누리선비문화관'을 운영하는 서예가 김두경 선생, 여현수와는 스승과 제자 쯤 되는 사이다. 여현수가 용기의 흰바탕을 무엇으로 채울까 여쭈니 김두경은 '농기'가 농민의 염원을 담듯 광장의 염원을 담자며 "국민이 주인이다"를 제안했다. 김두경은 글씨의 형태도 오랫동안 고민하고 연습도 여러차례 한 다음 작은 붓으로 조심스레 덧칠해 완성했다. 여현수는 용기가 꼴을 갖추자 기뻤다. 이 깃발이 광장의 기운을 북돋우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대장기가 올라왔구나

올해 마흔넷인 여현수가 사는 곳은 전북 고창, 토요일이면 그는 아침 일찍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려 서울로 향한다. 그가 차를 세우는 곳은 시청역 인근, 주말이면 단속을 하지 않는 어느 후미진 골목이다. 서울까지 오가려면 기름값에 통행료 등 돈이 제법 들어간다. 뿐인가. 서울에 도착해 서두른다고 촌에서 하는 습관으로 불법 유턴하다가 과태료를 몇 번 맞았고 차 지붕에 8미터나 되는 장대를 달고 가니 교통경찰에게 여러 번 걸렸다. 또 광화문 뒷길에 어설프게 차를 세워두었다가 주차딱지까지 집으로 날아오게 했다. 비용도 아껴야 하고 아내의 불호령도 무서운 참에 무료 주차장을 찾아낸 셈이니 반가울밖에. 문제는 시청부터 광화문까지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대는 둘러매면 되지만 지나는 길에 극우의 집회와 부딪힐 땐 봉변을 당할까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여현수는 광화문을 마주하는 의정부지 역사유적터에 도착하면 용기를 내려 기를 펼친 다음 이리저리 몸을 푼다. 기를 잡은 지 벌써 10여 년 단련이 되었으나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의 사전집회부터 행진 후 늦은 밤에 마무리까지 함께하려면 몸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여현수가 준비를 마치고 용기를 들면 사방에서 탄성이 터진다. 드디어 대장기가 올라왔구나. 광장에 그득 찬 작은 깃발이 마치 어미새를 만난 듯 들썩인다. 12월 3일부터 벌써 4개월째에 이르니 낯익은 얼굴이 많다. 달려와 악수하고 물을 챙겨주고 요깃거리를 준다. 여현수는 고맙게 받아드나 닭이 모이쪼듯 입만 축인다. 왜냐하면 광장에 들어서면 깃발을 지닌 채 화장실을 오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도 안 마시고 끼니도 거른다. 일정이 끝난 후에도 저녁을 먹지 않는다. 갈 길이 먼데다 배가 두둑하면 자칫 졸음운전을 할까 겁이 나서다.

여현수는 집회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아오르면 깃끈을 부여잡고 서서히 깃발춤을 춘다. 파도를 타듯 기를 내리깔아 바닥을 쓸고 다시 세워 머리 높은 곳에서 너울너울 깃발의 물길을 연다. 깃발이 일으키는 물마루는 넘실대고 꿩장목은 금방이라도 차고 오르려 한다. 하늘로 날아 천지신령님에게 "국민이 주인이다"라는 민초의 염원을 아뢰고 북두칠성님에게는 평화와 민주를 간구할 양이다.

여현수는 행진이 시작되면 깃대를 어깨에 받쳐 어깨놀이, 이마에 올려 이마놀이, 손아귀 위로 곧추세워 고네받기를 한다. 물론 걸음새도 함께 따라간다. 휘모리 장단으로 묵직하게 한발한발 내딛다가 '아모르파티'나 '소원을 말해봐'가 울려퍼지면 굿거리장단의 빠른 발놀림으로 바꾼다. 징에 북에 장구가 어우러지면 그는 무릎을 높이 들어 앞으로 뒤로 오간다. 또 무릎을 낮추고 단전에 힘을 모아 깃발이 하늘로 뻗어나가게끔 동심원을 그린다. 용기는 깃발의 군무까지 받아안아 열길 공중에서 "윤석열을 파면하라"는 구호를 천둥소리로 만들고 "내란세력 타도하자"라는 외침을 이 땅 어디에든 퍼지라고 쾌속 구름에 실어보낸다. 용기만이, 여현수의 용기만이 할 수 있는 큰일일 테다.

▲깃발을 떠 받치는 여현수그는 윤석열의 내란이래 광장을 지키고 있다.민병래

연희꾼이 되다

여현수가 기접놀이에 빠져든 건, 2004년 전주풍남제에서 우연히 하루 동안 기수를 한 덕분이었다. 그의 단단한 몸놀림을 본 선배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하자고 청했다. 그 뒤로 여현수는 기접놀이보존회에 들어가 기량을 갈고 닦았다.

사실 여현수는 진즉부터 민속놀이에 관심이 많았다. 2000년에 군산의 호원대학 건축과에 들어간 그는 학교 풍물패 '뿌리'에 들어간다. 게서 꽹과리를 익히고 탈춤도 배웠다. 문제는 여현수가 2학년이 되고서였다. 선배들은 하나둘 동아리를 떠났고 신입생은 들어오는데 가르칠 기량은 못되었다. 그는 궁리 끝에 전주에 있는 강령탈춤전승회를 찾는다. 거기서 선생님들 심부름도 하고 먹고 자면서 기예를 익혔다. 그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 캠퍼스에서 학생운동은 자취를 감췄으나 묘하게도 지역에서 많은 투쟁이 있었다. 2003년에는 죽어가는 새만금을 지키자고 부안 해창갯벌에서 서울광화문까지 305km의 도보행진도 있었다. 그는 이런 싸움판을 쫓아다니며 자신이 지닌 탈춤이나 풍물의 기량으로 문화운동을 하겠다는 뜻을 세운다. 그렇게 20대를 싸움의 현장에서 연대의 현장에서 보냈다.

당연히 집안에서 반대가 심했다. 직장을 구하기도 바쁜 나이에 장구채를 흔들고 탈바가지만 뒤집어 쓴 여현수를 아버지 당신은 걱정했다. 여현수는 인천에 있는 대헌공고 건축과를 나왔다. 대학의 전공선택도 연장선상이었고 군대도 야전공병을 택해 제6공병여단에서 근무했다. 부전공으로 미싱기도 익혔다. 공고실습생일 때는 인천의 남동공단에서 프레스를 배웠다. 30~40대 아저씨들 틈에서 야근과 특근을 하며 부지런히 몸을 놀렸다.

아버지 당신은 그런 여현수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고생하더라도 자기 길을 잘 헤쳐가리라 믿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탈춤에 빠진 아들에게 실망이 쌓여갔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가 찾아왔을 때 당신이 하는 작은 가구 공장도 격랑에 휩쓸렸다. 이때 여현수는 전주 생활을 정리하고 아버지에게 달려와 밤 늦게까지 물건을 만들고 새벽에는 배달을 다니고 수금과 영업까지 도왔다. 아버지는 여현수를 다시 보게 된다. 허툴게 살지 않았고 앞으로 자기 앞가림을 충분히 할 수 있겠다고.

집안의 인정을 받고 나서 여현수는 팔을 걷어붙이고 연희꾼으로 나선다. 그가 특히 사랑한 악기는 장구, 선배들에게 기본을 철저히 익혔다. 아마 이 지구상에서 걷고 뛰고 춤추며 악기공연을 하는 무리는 풍물패밖에 없을 터. 장구는 채를 들어 가운데를 제대로 쳐야 맑고 경쾌한 소리가 나온다. 그래서 중심을 때리는 연습을 쉼없이 했다. 격렬하게 움직이며 하는 풍물놀이에서 타법이 흐트러지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노력 덕분에 그의 기량은 쑥쑥 늘었지만 장구의 세계에는 수많은 고수가 있었다. 민속놀이꾼으로 밥 벌어 먹는게 쉽지 않은데 어중간한 장구 실력으로는 더더욱 고민이 많던 차, 풍남제를 계기로 기접놀이를 접하고 기접놀이보존회에서 열심히 활동하며 고수가 되려 했다. 전라북도가 전주세계소리축제와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기접놀이를 대표민속으로 소개하니 전망도 밝아보였다.

하지만 여현수는 보존회에서 나오게 된다. 그는 2014년 세월호의 아픔을 접하면서 유족을 위로할 방법을 고민한다. 여현수는 지역 그림패의 도움을 받아 용기에 노란물감으로 세월호 배를 그려 집회 현장을 찾았다. 그의 방문에 유족은 큰 위로를 받았다. 박근혜를 탄핵하는 촛불 혁명 때도, 조국이 정치 검찰의 탄압을 받을 때도 여현수는 용기를 들어올렸다. 그런 자신이 혹여 보존회에 부담이 될까 슬그머니 나왔다. 덕분에 지금은 홀가분하게 광장에 나온다.

아내가 고마울 따름

고마운 건 아내의 성원이다. 아내는 공연판에서 만났다. 네 살 연상인 그는 디자이너로 살아가면서 농악을 익힌 사람, 같은 무대에 몇 번인가 서면서 공연 중에 몇 번 세차게 눈길이 부딪혔다. 먼저 말문을 연 건 여현수. 2016년에 결혼에 골인했으니 이제 어엿한 10년 차 부부다.

연희꾼이 전문 예술인이나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는 형편, 한번 공연 나가면 10만 원 이상을 받을 때도 있고 재능기부만 하고 와야할 때도 있다. 코로나로 3년 안팎 공연이 어려울 때는 손가락을 빨며 버텼다. 공연료만으로 생계가 어려우니 어느 때부턴가 여현수는 공연 물품을 직접 제작한다. 탈바가지며 만장이며 그의 손을 거진 소품이 하나둘이 아니다. 수입에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다. 여현수가 그동안 집회현장으로 가지고 나간 용기도 30~40종이 넘는다. 문구도 다양하다. 이 모두 직접 재봉질을 해 만들었다. 그렇게 알뜰히 살아왔으나 2024년 12월 3일부터, 세월호부터 치면 10여 년 동안 부지런히 서울을 들락거렸으니 이래저래 쪼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아내가 하는 잔소리는 "운전하면서 졸지 마라, 딱지 끊지 말라" 두 가지뿐이다. 감사할 따름이다.

▲광장의 어느 화가가 여현수에게 그려준 그림,화가는 이 그림을 엽서 크기로 인쇄해 여현수에게 선물하고 시민에게 나눠줬다.트위터 아이디는 @jeong__sd

용기와 함께 일어선 깃발의 대군

여현수의 용기는 언제까지 광화문을 지킬까? 모를 일이다. 윤석열이 파면됐지만 내란 세력, 반민주 세력을 쓸어내고 새 나라를 세우는 과정은 얼마나 길고 힘들 것인가? 어쩌면 반민특위가 쓰러진 날부터 아니 을사오적이 세상에 얼굴을 쳐 든 그날부터, 아니다 '척왜'와 '척양', '보국안민'의 농민기가 우금치를 넘지 못한 날부터 쌓인 역적과 모리배를 걷어내야 하니 그 여정은 고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현수의 용기와 함께 일어선 깃발의 대군이 있지 않은가, 여현수의 깃발이 보급을 위해 잠시 다리 쉼을 한다면 수많은 깃발이 교대를 자청할 터이다. 설령 여현수의 장군기가 부러지더라도 또 다른 깃발이 딛고 일어설 터이다. 윤석열이 파면됐지만 길게 보면 스쳐 지나가야 할 고갯마루일 뿐이다. 우금치에서 제주에서 북만주에서 쓰러졌던 해방의 깃발을 다시 들어 이 강토를 뒤덮고 어깨춤을 추며 해일을 일으켜야 한다. 그 길에 국회 앞의 분노가, 한남동의 은박 소녀가, 전봉준투쟁단이, 남태령의 함성이 함께할 터인데 무에 걱정할 일인가? 1년이든 백 년이든 뚜벅뚜벅 걸어가면 되지 않겠는가?

#여현수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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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시민들 폭우에도 "윤 없는 새로운 아침 시작됐다"

김민주 기자

minju@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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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파면 후 촛불행동-비상행동 대행진 개최

의원들 시민들에게 "민주주의 지켜줘 감사하다"

시민들은 "위대한 촛불이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이젠 내란 정당 국민의힘 해산하기 위해 투쟁"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5일 오후 4시 서울시 중구 시청역에서 '민주 정부건설 내란세력청산 134차 촛불대행진'을 개최했다. 이호작가. 2025.04.05

"우리는 혹독한 겨울 밤낮으로 싸워 검찰 독재와 친위 쿠데타를 진압했다. 절대로 윤석열·김건희와 그 잔당들이 설쳤던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저 무도한 내란 무리의 회귀를 다시는 용납할 수 없다. 내란 잔당에게 대선 승리를 주문하는 내란수괴를 보라. 우리는 국민에게 총을 겨눈 자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저들은 민주정치의 한쪽 날개가 아니다. 배려의 대상이 아니다. 법치와 민주주의를 총으로 사살하려고 한 민주공화국의 적이다." (배우 현서영 씨의 격문)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5일 오후 4시 서울시 중구 시청역에서 '민주 정부건설 내란세력청산 134차 촛불대행진'을 열고 "애국세력 총단결로 민주정부 건설하자!"고 외쳤다. 지난 4일 윤석열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이후 두번째 촛불문화제다. 개최 측 추산 5000명의 촛불 시민이 참여했다.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윤석열 파면으로 1박 2일 콘서트를 하기로 해서 이틀 연속하고 있다"며 "통돼지구이, 떡볶이 2000인분, 김밥 400줄이 준비됐다. 식사도 하고 촛불 대행진도 하자. 윤석열 파면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촛불 시민들은 전날 있었던 '윤석열 파면'의 감격을 잊지 못한 표정이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음에도 모두 활짝 웃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첫 발언자로 나서 촛불 시민들에게 미소 가득한 얼굴로 감사 인사를 했다. 그는 "이런 시민들과 함께 정치를 한다는 것에 정말 행복하다"며 "여러분 앞에서 많이 부족한 것을 느꼈다. 어떤 공직자가 여러분들 앞에 낯을 들 수 있으며 어떤 헌법재판관이 여러분을 외면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과 촛불행동 김민웅 대표가 134차 촛불 대행진에 참석했다. 이호작가. 2025.04.05

추 의원은 "지위가 높을수록 책임이 두꺼워야 한다"며 "애국 시민은 밤을 새며 파면을 기다렸는데 좋은 학교에 다니고 지위가 높은 공직자의 책임은 얄팍하기 그지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헌법의 주인공"이라고 전하며 촛불행동에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추 의원은 "이제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위대한 시민이 만들어 준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두 눈 부릅뜨겠다. 법무부 장관으로 있을 때부터 윤석열의 불법적 행위를 지적하고 말했다. 결국 그가 영구적인 독재 왕국을 만들기 위해 12·3 내란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파면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윤석열과 김건희가 벌인 범죄 행위를 밝히고 제2의 윤석열이 나타나지 않게 만들자. 개혁이 민생이며 정의다. 촛불행동이 개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 의원의 발언이 끝난 뒤 '노래패 우리나라'의 공연이 있었다. 이들은 "원래 노래 제목이 '촛불이 이긴다'인데 '촛불이 이겼다'로 개사해서 노래 부르겠다"며 노래를 시작했다. 촛불 시민은 신나는 노래 가사에 맞춰 따라 함께 노래불렀다.

123일 간의 대장정에 시민들의 소회는 남달랐다. 대학생 최수진 씨는 "길고 길었던 싸움에서 우리는 끝내 승리했다"며 "윤석열 집권 3년은 지옥이었다. 경제, 민생, 외교 등 모든 게 파탄났다. 비상식적인 내란은 너무 처참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위대한 촛불 시민들의 힘으로 윤석열이 파면됐다"며 "이제 내란 주범과 내란 가담자를 모두 수사하고 처벌해야 한다. 감히 국민에게 총을 겨눈 내란은 절대 용서받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촛불행동 김민웅 대표가 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있다. 이호작가. 2025.04.05

촛불행동과 함께했던 극단 '경험과상상'의 공연도 있었다. 이들은 "지난 3년간 촛불은 계속 전진했고 승리하는 기적의 역사를 만들었다"며 "쉬지 않을 것이다. 민주 정부 건설을 위한 항쟁의 역사를 만들어 가자. 이번에도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외쳤다.

윤석열은 정권 내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거부했다. 유가족들은 가족과 친구 등을 잃은 슬픔을 느낄 새도 없이 거리에 나와 '윤석열 파면'을 외쳐야 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는 윤석열의 파면을 '대한민국은 죽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조 씨는 "드디어 윤석열이 파면됐다"며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작년부터 촛불집회에 나오면서 한겨울 키세스 담요를 밤새 덮고 있다가 독감에 걸린 적도 있다. 이제는 이런 일이 미소로 스쳐 지나간다"고 말했다.

조 씨는 "윤석열은 파면 후 형사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10·29 이태원 참사와 채 해병 사망 책임을 추가해 사면없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아야 진정한 처벌"이라고 했다. 이어 "어제 파면 소식을 들은 뒤 집에 와서 아들이 이태원 참사에 입었던 찢긴 셔츠를 안고 통곡했다"며 "윤석열 정부는 아이들의 죽음 이후에도 희생자의 인권을 유린했다. 내가 윤석열을 감옥에 넣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라고 울분을 토했다.

촛불행동은 집회 막판 윤석열 파면 선고 영상을 틀었다. 촛불 시민들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말하는 순간 환호성을 질렀다. 바로 이어 백금렬 촛불밴드는 "민주 시민과 함께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대동 한마당'을 진행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오후 4시 서울시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18차 범시민 대행진'을 진행했다. 첫 발언을 한 비상행동 박석운 대표는 "늦게나마 헌재에서 윤석열 파면이 결정나서 다행"이라며 "이 모든 게 빛의 광장에서 국민 주권을 실현한 주권자 시민들 덕분"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박 대표는 "윤석열이 헌법을 위반했는지 판단하기 너무 단순한 상황이었다"며 "이런 상황에도 파면 결정이 지연된 것을 납득할 수 없다. 대통령에 대한 파면은 국회의 탄핵소추 이후 30일 이내 국민투표로 하는 등 근본적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갈 길이 많이 남았다"며 "정권교체, 내란 세력 청산, 사회대개혁 과제 완수라는 과제가 우리 앞에 남아있다. 내란 동조와 선전 선동한 국민의힘을 해산시키는 투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상행동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 역시 윤석열 파면에 기쁨을 만끽했다. 김동휘 씨는 "광장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새롭게 쓰일 것이다. 우리 모두 함께 투쟁해 나가자"고 말했다.

 

배우 현서영 씨가 촛불 대행진에서 격문을 읽고 있다. 2025.04.05. 이호작가

박나혜 씨는 "어제 문 재판관의 말을 듣고 눈물이 터졌다"며 "그다음 내용이 무엇인지 직감했다. 지금까지 함께한 민주 시민의 마음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 같았다. 집, 회사, 광장에서 함께했던 마음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회상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그는 "헌법의 적을 헌법으로 물리친 헌재와 민주주의의 적을 민주주의로 물리쳐 준 자랑스런 국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이것이 민심이고 헌법 정신이다. 이것을 증명해 준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제 윤석열은 감옥에서 내란정당 국민의힘은 역사 속에서 보내야 하지 않겠냐"며 "내란 선동과 내란 부역자는 결코 용서하면 안된다. 내란 정당은 대선에 참여하지 마라. 우리가 그들을 단죄하지 않으면 그들이 우리를 단죄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를 지킨 시민들은 이제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합하고 있다. 시민 진은선 씨는 "우리는 차별과 불평등을 뚫고 이 시대가 가진 불안을 이긴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새롭게 만든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제 차별과 혐오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주현 씨는 "지난 4달을 견뎌낸 우리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계엄 직후 집회에 나와 광장의 사람들과 함께했을 때 두려움이 사라졌다. 이젠 내란 세력 척결 등의 과정을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행동 심규협 사무국장은 123일 동안 집회를 준비하며 느낀 소감을 말했다. 그는 "윤석열이 파면되는 순간 그동안 함께 고생했던 사람들이 생각났다"며 "무대 뒷편에서 철야의 어려움을 이겨낸 스텝과 1000명의 자원봉사자, 비상행동 활동가, 문화 예술인 분들이 있어서 이 모든 일이 가능했다. 그리고 광장을 채워준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다음날인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승리의날 범시민대행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4.5. 연합뉴스

시민들은 "내란 정당 국민의힘은 해체하라"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구속하라" "우리가 내란을 끝장내자" "주권자 국민이 승리했다"고 구호를 외쳤다.

야 8당의 대표들은 모두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완벽한 내란 종식'을 다짐을 했다. 민주당 김현정 대외협력위원장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며 "민생, 경제, 평화, 연대가 회복되고 사회대개혁을 통해 대한민국을 완성하는 것이 진정한 내란 종식"이라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권한대행은 "국민이 이겼고 민주주의가 이겼다"며 "조국혁신당은 내란 전모를 파헤치고 공범을 끝까지 추적해 법과 역사 앞에 세우겠다"고 말했다. 진보당 김재현 대표는 "이제 내란 세력의 100년 권력을 완전히 회수할 때"라며 "남태령과 한강진 등에서 밤을 빛냈던 우리의 꿈들을 광장의 힘으로 다시 실현할 때"라고 말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는 "이제 국민적 통합으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할 때"라며 "내란을 선동하고 옹호하기까지 한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를 낼 자격이 있느냐. 절대 아니다. 국민통합은 묻어두고 가자는 것이 아닌, 민주주의를 위해 새로운 원칙을 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다음날인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승리의날 범시민대행진'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5.4.5. 연합뉴스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는 "광장의 힘을 우리는 확인했다"며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두 권력자를 내려오게 했다. 이제 어깨를 피고 당당히 오늘을 즐기자"고 전했다. 노동당 정상천 사무총장은 "윤석열이 없는 나라, 차별 금지법이 있는 나라, 노동이 존엄한 나라를 위한 대행진을 시작하자"고 했다.

녹색당 이상현 대표는 "윤석열이 없는 나라에서 새 아침을 맞았다"며 "잡았던 손을 꼭 쥐고 광장을 열자. 정의로운 전환을 맞이하자"고 다짐했다. 정의당 권영국 대표는 "4달 동안 우리는 광장에서 함께했다. 이제 파면을 넘어 차별없는 사회 대개혁의 대장정에 함께 나섭시다"고 전했다.

비상행동은 △124일간 67차례 집회시위 △시민 행진 총 60회 약 145km △매주 토요일 18차례 범시민 대행진 △두 차례 남태령 대첩 △긴급집중행동 집회시위 △24시간 철야 집중 행동 △끝장 대회 등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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