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6/10/30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10/30
    우울한 하루 2(7)
    너나나나
  2. 2006/10/30
    주선생님 일하러 가다
    너나나나

우울한 하루 2

주선생님이 교육을 가고

미루는 한 시간 쯤 자다가 깼습니다.

 

평소 같으면 11시쯤 깨는 애가

7시에 깼습니다.

 

8시 30분에 다시 재웠습니다.

 

1시간 30분 동안 온갖 짓을 다 해서 재우긴 했는데

몸도 고달프고, 마음은 막 우울해지려고 합니다.

 

그래도, 얼마 전에

정말 최고로 우울했던 적에 비하면

오늘은 별 거 아닙니다.

 

그 날은 아침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꼬박 저 혼자서 미루를 봤습니다.

 

생긴 것과 다르게

제 성격은 지랄 같고

몸은 부실하기 이를 데 없어서

 

완전히 녹초가 됐습니다.

 

냉동실에 머리를 쳐박고

울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대신 7시도 되기 전에

거실 바닥에 드러누워서 잤습니다.

 

아무리 육아휴직이지만

하루에 한두시간은 책도 좀 읽고

세상 돌아가는 것도 파악하고 그래야 하는데

 

생각만 그렇게 하고, 매번 잘 안되는 게 너무 짜증이 났습니다.

 

하물며, 공원에서 만난 동네 초등학생 애들도

긴박한 정세에 대한 자기 입장이 있었습니다.

 

"야~! 북한이 핵실험 했잖아...그것 땜에 죽겠어.."

"왜?"

"하루 종일 그거 뉴스하고 뭐하고 한다고, 오늘 짱구 안했다니까..."

"어제도 안 했어..어제는 반기문이 UN사무총장 됐다고 무슨 특집 프로 땜에 짱구 안 하더라.."

 

근데 전 그냥 미루 키우는 데 정신이 없습니다.

육아휴직 하면서 각오하긴 했는데, 쉽지 않습니다.

 

거실에 누워서,

주선생님한테, "나 힘들다~!!"는 시위를 하려고 했습니다. 

근데, 자버렸습니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집 거실은 반은 바닥이 따뜻하고

반은 보일러가 안 들어와서 차갑습니다.

 

따뜻한데서 자다가 땀이 나면

차가운 바닥으로 옮기는 식으로 하면서 잤습니다.

잘만 했습니다.

 

저녁 12시. 

몸을 벌떡 일으켰습니다.

침대에 가서 잤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둘이라서

매번 이러진 않습니다.

 

아이 혼자 키우는 다른 사람들은

7시부터 거실 바닥에 드러 누울 수도 없을테고

이 우울함을 대체 어떻게 푸는 지 궁금합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주선생님 일하러 가다

주선생님은 독립다큐멘터리 감독이라서

누가 사무실 나가서 일해라 마라 하지 않습니다.

 

그냥 자기가 나가서 일하면 됩니다.

 

근데, 이 놈의 일이 일단 시작하면

마구 몸을 굴려야 되는 일이라

충분한 산후조리가 필요했습니다.

 

 

1. 한참 전에

 

3달을 좀 넘게 집에 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상구~내가 아까 장 보러 갔다 오다가 생각했는데.."

 

계속 이러고 살아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래서 다시 일을 시작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마을 버스에서 내려 오는 길에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제 앞에서

정말 큰 소리로 노래를 부릅니다.

 

"오늘 밤만은 그댈 위해서

분홍의 립스틱을 지우겠어요~~"

 

폴짝 폴짝 뛰고

몸은 좌우로 흔들면서

내용은 별로 좋지도 않은 노래를

가사를 계속 틀려가면서 부릅니다.

 

이럴 때 몸동작은

한때 한국사회를 주름잡던 대스타

이주일씨를 꼭 닮았습니다.

 

"근데 있잖아..

나는 왜 항상 가사가 생각 안 나지~?"

 

계속 가사가 기억 안 나서

립스틱만 3번 지웠답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후

주선생님은 드디어 출근을 했습니다.

 

 

2. 오늘

 

오늘은 주선생님이

다큐멘터리 강좌를 하는 날입니다.

 

며칠 전부터 한번 잘 해볼라고

무지하게 준비를 열심히 했습니다.

 

오늘 낮에도 사무실에서 마지막 마무리 준비를 하고

오후 3시 30분쯤 집에 왔습니다.

 

그리고, 4시에 저녁을 먹었습니다.

미루 목욕시키고 젖 먹일려면 서둘러야 합니다.

 

오랜만에 하는 교육에

힘 딸리지 말라고

저는 특별히 그 동안 냉동실 깊은 곳에

고이 얼려두었던 등심을 꺼내서 구워줬습니다.

 

미루 나올려고 진통 시작했을 때도

힘 딸리지 말라고 먹었던 등심입니다.

 

이제 미루 목욕시키고 재우면 모든 준비는 끝입니다.

 

이렇게 마음 급한 날이면

미루는 꼭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합니다.

 

목욕을 거의 시켰을 무렵이었습니다.

"상구...똥 떴어..."

 

욕조 속에서 미루가 똥을 쌌습니다.

"하여튼, 이런 날에는 꼭 이래요..."

 

젖도 잘 안 먹었습니다.

 

5시 40분에는 출발해야 하는데

주선생님은 미루랑 30분을 옥신각신했습니다.

쉬운 게 없습니다. 

 

거의 잠들락 말락 하는 미루 옆에

제가 살짝 누웠습니다. 완전히 잠들 때까지 누워있을 작정입니다.

 

주선생님은 발밑에서

"화이팅~"을 외칩니다.

 

전, 입모양만으로 "조심해서 잘 갔다와~"라고 말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