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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0/15
    조급증 2
    너나나나
  2. 2006/10/15
    조급증(2)
    너나나나

조급증 2

미루가 뭐든지 입으로 빨게 된 건

꽤 오래된 일입니다.

 

게다가 요새

새롭게 선보인 동작이 있습니다.

 

딸랑이를 손에 쥐어주면

좀 서툴기는 하지만

위아래로 흔듭니다.

 

이야, 그거 참 신기합니다.

정말 매일매일이 다르게 발전하는게 놀랍습니다.

 

며칠 전 일입니다.

 

손톱 깎아주는 데만 신경 쓰다가

미루 발톱이 하염없이 자랐습니다.

그리고 그 중 왼쪽 엄지발톱이 어디에 걸렸는지

획 뒤집어져 있었습니다.

 

"어머..이거 봐...상구~이것 좀 봐..얼마나 아팠을까..."

"에구에구, 미루 정말 많이 아팠겠다.."

 

발톱의 반이 뒤집어졌으니

정말 많이 아팠겠다 싶었습니다.

 

미루는 낑낑 거리면서

주선생님한테 손을 내밀었습니다.

 

"얘 봐...나 한테 위로해달라고 하나 봐..손을 내밀어..

응~미루야, 여기..엄마 손 잡어..."

 

미루는 정말로 슬픈 눈을 하고

주선생님 손을 잡더니

자기쪽으로 끌어당깁니다.

 

그 모습이 너무 가련했습니다.

 

처음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흥분'의 감정만 있는데

 

클수록, '기쁨', '놀라움' 같은 것들이 생깁니다.

 

이제 미루는 거기서 더 나아가

'슬픔'아니면 '위로받고 싶음'의 감정이 생긴 것입니다.

 

주선생님의 손을 잡아 끄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미루가 비록 애기지만,

얼마나 아팠으면 저럴까 싶어 마음이 쓰렸습니다.

 

진심으로 미루에게

'위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미루는 주선생님 손을 자기쪽으로

다 끌고 가더니

 

입으로 막 핥았습니다.

 

그럼, 그렇지.

미루는 오직 빠는 것만 관심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안아줘도 항상 버팅기던 미루가

제 품에 푹 안기고 머리를 어깨에 기댔습니다.

 

"이야~현숙아 미루봐봐...인제 제대로 안기네.."

 

저는 그게 그렇게 신나서

주선생님을 불렀습니다.

 

동시에 제 어깨가 축축해졌습니다.

역시 미루의 관심사는 한가지입니다.

 

미루의 발전에 관심이 많은 주선생님,

이번에는 이유식을 대비해서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컵을 미루 손에 들려주었습니다.

 

딸랑이를 위아래로 흔들어서

그렇게 소리를 잘 내는 걸 보면

 

미루 팔의 소근육들이

꽤 발달해 있는 것으로 봐도 됩니다.

 

그렇다면 이제

컵을 들어서 물을 마시는 동작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습니다.

 

미루는 너무나 능숙하게

일단 한 손으로 컵의 손잡이를 쥐었습니다.

 

주선생님 눈을 빛내며

미루를 쳐다봤습니다.

 

미루는 주선생님의 기대에 부응하리라

마음 먹은 듯

컵을 더욱 꼬옥 쥐더니

 

위아래로 흔들었습니다.

 

 

역시 너무 빠른 발전을 기대했나봅니다.

 

컵을 쥐어준 건 주선생님 혼자서

미루한테 한 일입니다.

 

저는 나중에 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 어디까지나 그냥 놔두면 알아서 큰다는 주장입니다.

 

사실 주선생님도 그렇긴 한데,

그래도 이것 저것 시켜보는 게 재밌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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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증

아이들마다 다

자신만의 속도가 있다고 맨날 말해놓고

요새 주선생님과 제가 약간씩 조급증을 보입니다.

 

미루는 아직도

뒤집기를 안 한 상태입니다.

6개월 이내에만 하면 되니까 괜찮습니다.

 

그런데 운동시킬 겸 뒤집어 놓으면

엎드린 상태에서 팔다리를 막 움직이면서

꼭 앞으로 기어갈 것 같은 모습입니다.

 

"자~잡어~! 잡어~!"

 

식탁에 앉아 있다가

주선생님이 미루한테 뭘 자꾸 잡으라고 해서

쳐다봤습니다.

 

주선생님이 미루를 엎어뜨려 놓고

한참 앞쪽에 딸랑이를 놓고 외칩니다.

 

"잡어~기어와서 잡아봐~!!"

 

미루가 반응이 없자

이건 별론가? 하더니

애벌레 인형을 갖다 놓습니다.

 

역시 반응이 없습니다.

 

사람이 사람한테 

기어와서 뭘 잡으라니까

어딘지 좀 이상합니다.

 

전체적으로

머리가 아주 좋고

붙임성도 좋으며

사람들한테 도움이 많이 되는

그런 훌륭한 

네발 동물 훈련장 분위기였습니다.

 

 

"상구~ 목을 완전히 가누는 애는

누운 상태에서 팔을 잡아당기면

목이 뒤로 안 처지고 따라 올라온대..."

 

주선생님,

책에서 본 내용을 저한테 얘기해주더니

어느새 미루 양팔을 위로 당기고 있습니다.

 

미루 목이 처집니다.

 

"어?"

 

다시 당깁니다.

역시 처집니다.

 

"이상하네..목이 처지면 안되는데..."

 

주선생님 갑자기 고민에 빠졌습니다.

 

"병원..갈까?"

"미루 목 가누잖아..그리고 어른도 그런 상황에서 목 안 처지기 힘들겠다.."

"그래도...책에는 목 처지면 안된다고 써 있는데.."

"아이고, 됐어~ 목만 잘 가누는구만.."

 

다음날 주선생님은

약간 잠을 설친 듯한 얼굴로 일어나서

저한테 간밤에 있었던 일을 얘기해줬습니다.

 

"잘려고 누웠는데...걱정되서 잠이 안 오는거야.."

"뭐가 걱정돼?"
"미루 목..."

"아이고 그거 괜찮다니까.."

"그래도...너무 걱정이 되서..."

"그래서?"

 

그래서 주선생님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서

책이라도 찾아볼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잤답니다.

 

"자다 일어나서 따로 뭘 찾아본 건 아니고?"

"응..."

 

너무너무 심각하게 걱정됐으면

한참 자다가도 일어났을텐데

그냥 잔 것 보면 확실히, 심각하게 걱정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조급한 마음을 버려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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