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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원망 받을 일도 했다 (8) 2005/11/26

친구들 카페에 한 친구가 글을 올렸다.

이 친구는 20년도 넘은 일들을 기억도 잘 하고 있다.

살면서 남들 해꼬지하지 않으려 했고,

싫은 소리 들을 일 한거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원망 들을 만한 짓들도 꽤 했나 보다.

 

그런 것들은 팍팍 잊어 버려서 다행이지..

 



산오리를 원망함!!!
번호 : 37   글쓴이 : 한사람

때는 79년 6월이었던가?

박정희 아조씨의 부름으로 '문무대'란델 열흘 들어갔지.

빡빡 기는 피알아이+사격 훈련을 끝내던 날이었던가?

암튼 몰골은 거의 땟국물에 절어 도저히 사람이라고 얘기할 수 없는 그 날도

배는 채워야겠기에 잽싸게 저녁 냠냠한 뒤.

식기 비우러 잔밥통에 섰는데 뒤에서 웬 사내가

피다 만 담배를 피라며 주더만.

그게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저승사자의 밑밥인 줄 모르고

그 때까진 피지 않았던 '담배'의 맛을 알게 되어버렸어.

 

그렇게 그 저승사자를 위시한 일군의 '골초들'과 함께 연기를 벗 삼아

참 잘도 즐겼지.

근데 어느 날인가 모르게 나를 '맛'의 세계로 인도한 그 저승사자며

주위의 중늙은이 대열에 합류한 치들이 죄다 그것을 멀리하고 살더라 이거지.

 

그럼에도 난 여즉 이 맛을 즐기며 혼자 고집스레 끌어가는데

지난 해 연말 울집 딸이 '내년 한 해 시간을 드리니 제발 좀 끈어 주삼?' 하더만.

그러겠노라고 입에 발린 말로 그 위기의 순간을 벗어나긴 했는데

어제 울집 딸이 '압하! 이제 한 달 밖에 안 남았는데 정말 끊긴 하실 거예요?'

'....'

 

아~ 이제 물리칠 때가 되긴 했는데

 

어케 해야 하는지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을지

과연 하기는 할 수 있을지

정말 해야 하는지....

 

산오리

그 79년 문무대에서 날 인도한 뒤로

어케 너 혼자서만 오래 살겠다고

슬쩍 꽁무니를 뺏느뇨?

난 어쩌라고!!!

 

암튼 새해에도 담배를 끊지 못하면

'집을 나가달라'는 딸아이의 협박이 예사롭지 않은데

무슨 방법이 있을까?

 

한없이 원망스런 산오리 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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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6 21:15 2005/11/2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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