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속에서,
바람속에서..
산은 나무들은 겨울준비에 열중이었다.
구름 속에서,
바람속에서..
산은 나무들은 겨울준비에 열중이었다.
한심한 스머프...님의 [막바지 가을에서 생긴 일, 두가지..] 에 관련된 글.
처음간 모악산, 금산사, 귀신사였다.
산행시작부터 비가 그쳐서 다행이었지만,
구름 속에서 걸었기에 드넓은 평야를 보지 못해 아쉬웠다.
역사와 산 사람들은...
지난 금욜 동문회 오라고 문자는 계속 오는데,
무시하고 집으로 가서 좀 늘어졌다.
그러다가 일찍부터 잠들었는데,
문득 잠결에
마루에서 아내와 동네 아줌마의 말소리가 들린다.
'이 아줌마들은 왜 이밤에 와서 웬 수다야?'
그렇게 생각하고는 또 잠들었다.
토욜 아침에 화장실엘 갔는데,
욕조에 가득 배추가 소금물에 절여져 있다.
밤에 수다를 떤것이 아니라 배추를 절이느라 그랬나 보다.
아내는 갑자기 회사에서 배추가 생겨서 김장을 담그기로 했다면서
오늘 해야 할 일이 많아서 걱정이라고 한다.
남편 집에 있으니까 할일 있으면 시키라고 했더니,
세가지를 지시하고선 아내는 출근했다.
'무우를 썰어서 채 썰어 놓고, 10시쯤에 절인배추 한번 뒤집고, 마루에 청소기 한번 돌릴것.'
느긋하게 무우 씻어서 채를 썰기 시작했는데,
채칼이 덧대는 게 하나 있어서 채의 굵기가 다르게 나왔다.
'굵은 채로 썰어? 얇은 채로 썰어?'
아내에게 전화했더니, 자기도 잘 모르겠다면서 젓가락 굵기만큼 나오게 하란다.
덧대는걸 대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덧대는걸 대고도 썰어보고, 빼고도 썰어보는데, 도무지 모르겠다.
덧대는 걸 빼고 굵은 채로 썰기로 했다.(그게 빨리 끝내는 데도 도움이 되지)
오후에 돌아온 아내는 기어이 한마디 했다.
"당신은 그 정도의 눈썰미도 없냐? 이렇게 채가 굵어서 어떻게 하라구..?"
같이 김장 담그러 온 동네 아줌마들이 그나마 산오리 역성을 들어준다.
"동희 엄마, 김장 무우채는 굵어도 괜찮아..."
시키는 대로 무우채도 썰고, 청소기도 한번 돌리고 났더니
동희가 학교에서 돌아와서 밥 챙겨서 먹었다.
그랬더니 전화가 왔다.
절인 배추 뒤집었냐고 해서 그랬다고 했더니,
그 배추 좀 씻어 놓으란다.
몇번을 씻어야 하냐고 했더니, 세번을 씻으란다.
사실 산오리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김장담그는데 한 역할은
김장독 묻기 위해 땅 파거나, 배추 나르거나, 끝나고 나서 시레기 정리 하거나...
그런정도였다. 그래서 김장하는 날을 잡으면 항상 아내는,
" 며칠날 김장 하니까 당신은 집을 좀 나가 있어줘." 했다.
아줌마들 모여서 김장하는데, 남자 하나 있어서 불편하다는 거였다.
배추를 씻는 건 또 어떻게 씻어야 하나? 그냥 물에 휘휘 저으면 되는 건가?
아니면 수돗물을 배추 속속들이 뿌리면서 씻어야 하나?
대충 한번 휘휘 젓고 두번째는 제법 속을 뒤집어 가면서 씻고 있는데,
동네 아줌마 한 사람이 왔다.
아는 아줌마이긴 하지만, 서먹서먹....
"아줌마! 씻고 있던 배추 좀 씻어 주시죠, 저는 점심 먹은 설거지를 할게요."
"예 그러세요"
배추 씻는거 동네 아줌마에게 떠넘기고 설거지 후다닥 해치우고..
그러고 났더니, 동네 아줌마 더 오고, 아내도 배추 절여서 씻은걸
두어 포대기 더 가지고 나타났다. 회사에서 준 배추는 그기서 절여 씻었다고.
양념감으로 사온 대파, 쪽파, 갓 등을 씻었다. 그것도 세번씩..
아줌마들 마루에서 양념 다듬고 만들었고..
다 씻고 나서는 사라져야 할 때가 되었다.
양념 만들어서 배추속에 넣는 건 아줌마들의 몫이었으니까...
사라진다고 하고 목욕탕에 가서는 늘어지게 있다가 집에 갔더니.
집이 깨끗하다. 그리고 아무도 없다.
한참 지나서 아내는 왔는데 다른 집 아줌마 김장 하는데 도와 주러 갔다왔단다.
그리고는 지나가는 말로 '시레기 엮어서 계단에라도 걸어야 하는데..." 한다.
그건 원래 내 몫이기는 한데 그냥 귀찮아서 가만 있었더니,
한참을 지나니까 아내가 뒷베란다에서 시레기를 두줄 엮어서는 들고 나온다.
그리고는 하는 말.
"우리 집에는 남자가 필요 없다니깐... "
평소보다 진일보한 김장담그기 도우미 노릇을 했건만,....
그렇게 30포기의 김장 담그기가 끝났다.
오늘이 수요일..
월욜 아침부터 시작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회의..회의..회의
내부감사 받기...
내년 사업게획 자료 작성..
이사람 저사람에 붙들려 얘기 하기(듣기)...
노동조합 게시판 보면서 열받기..
저녁에는 야근(월)
또 다른 저녁에는 회의와 술자리(화)
안바쁘게 살려 하는데,
바쁘기도 하네...
갑자기 정신없이..
연말이 되어 가나 보다.
많이도 찍으셨네용~ 나두 사진기 가져갈껄~ ㅡㅡ
모악산 단풍 이쁘네요..
머프/ 요즘 들어 산에 갔다 와도 왜 느낀 점이나 할 말이 없을까요? 그나마 사진이라도 올릴 수 있어서 다행이죠.
애벌레 / 사진보다 훨 이뻤어요
더 이상 피가 뜨겁지 않을 만큼 늙어 버리면 할 말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감동도 없어지고. 오리형 피는 저 보다 뜨거우신 것 같은데요.. ㅋㅋ --;;
바다소녀 / 식은 피를 데우려면 등에 뜨거운 구들장을 업고 있는 것이 최선이라오. 그리고 배에는 뜨거운 물주머니라도 안고 있으면 더 좋을 듯하오.
오랫동안 간진한 빛바랜 사진 같아요. 특이..하당.
모악산은 제가 누구누구하고 같이 갈려고 아껴둔 산이었어요. 결국 못 가고 영국으로 와 버렸네요. 사진 잘 봤어요. 박샘,영희씨.스머프,윤주씨..좋았겠당..산 고프다.가도 가도 들판밖에 없어요. 스머프님 반가워요. 산오리도 이제서야 찾아 왓어요. 여기서 안부를
슈아/귀신사 대웅전은 보수중이었어요..
tomoon/그 누구누구가 나쁜사람들이군요.. 월녀씨 없어서 이곳 산행도 심심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