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수능 시험 보러 간다고

고사장까지 실어다 줬는데...친구 한놈 붙여서.

가는 도중에 라디오에서 수능 잘봐라 어쩌구 하는 문자 소개가 있자,

-아빠도 나한테 문자 보내라

=저거 100원 내야 하거든, 그리고 문자 방송에 나오면 시험보다 듣기나 하냐?

-그럼 저녁에 보내라

=그때는 어디서 들을건데?

-술집에서 술먹고 있을거야..

-그러지뭐....

(근데, 문자 못보냈다.시험 끝나고 보내면 뭐하냐?)

 

저녁에 회사에서 1박2일 워크샾 갔는데, 시험 본 동명군이 궁금해서

아내에게 전화했다.

-동명이 왔어?

=좀전에 왔네.

-시험 잘 봤대?

=조졌다고 하던데

-실력대로 나왔겠지뭐.

=답안 맞춰볼 기분이 안날 정도로 못봤다니까, 물어보지도 마셈.

-아, 네.. 알았어요.

 

그런다고 직접 안물어 볼수가 없자나.. 직접 확인해야지.

동명군에게 전화했다.

- 야 시험 잘 봤냐?

=조졌어.

-네가 조졌으면 다 마찬가지 아닐까.

=그야 모르지..

-하튼 고생했다. 이제 열심히 놀아라.

=놀 기분도 아닌데..

-그래도 실컫 놀아야 재수를 하든지 어쩌든지 하지.

=끔찍하다..

 

할머니가 동명이 시험잘 봤냐고 물어봤더니.

=망쳤어요, 기대하지도 마세요

그랬단다.

 

조지고, 망치고....

걱정스럽다 동명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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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4 18:04 2008/11/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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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친구의 블로그에 쓴 글을 보고선 약간 거슬리는 듯해서,

(산오리는 산오리를 '노인네'로 칭했다고 봤는데,

 본인은 '어르신'이라고 표현했다는데, 지워져서 확인할 길이 없다.

  어르신이든, 노인네든 사전에 찾아 보니까 별반 다르지 않은 말이다.

  남의 아버지를 표현한 게 아니니까 '노인, 연장자'로 표현한 것이고,

  그렇게 쓰인게 맞을 것이다.)

그리고 기회있으면 얘기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주절거려 보는건데...

 

산오리가 회사안에서나 밖에서나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산오리보다 나이 많은 사람은 없다.

없지는 않다.. 진보신당에서 한두분 정도 있을 거 같다.

나이가 많은 분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은, 그들로부터 사랑받지(?)는 못하더라도

그들의 마음에 별로 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산오리가 연단자(이런말은 없지만 연장자의 반대로 그냥 써보면)로서 연장자의 마음에 든다면,

연장자가 산오리를 가끔 보자고 하기도 하고,  밥이나 술이라도 한잔 사 줄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런게 전혀(거의) 없는 걸로 봐서는 연장자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기도 하고,

애써서 산오리가 연장자를 챙겨주지 않아서 이기도 하기때문이다.

그렇게 된 건 산오리가 연장자인척 하는 사람들에게나 선배들에게 좋게 대하지 않고,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일수도 있겠다.

 

산오리가 연장자에게 좋은소리 안하고, 불편하게 만들다 보니까,

당연히 연단자로부터도 좋은 소리 듣거나 편한 대우를 받고 싶지 않다.

산오리가 연장자에게 하는 것처럼, 연단자도 산오리한테 그렇게 해 주길 바란다.

잘 해 주거나 깍듯한 예의를 갖추거나, 하기 보다는 좀 불편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다. 집에 가서 돌이켜 보면 기분나쁘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반말도 하고, 또 제대로 못하거나 안하는 것에 대해 욕이라도 해 가면서 질책해 주는 연단자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지 않더라도 최소한 기존의 질서가 정한 '연장자 대우'는 좀 피하고 친구 정도로 대해주기를 기대한다,

 

회사에서도 이제는 연장자 축에 들다 보니까, 연단자들이 슬슬 피하기 시작한다. 30대에 20대의 친구들에게 농담을 거침없이 던지고 했었는데, 이제 그것도 할수가 없다. 농담의 질이 문제가 아니라, 되돌아 오는 눈치가 '나이 50이나 먹은 넘이 철없이 구는구나' 이런 것이다. 그러니 억지로라도 저멀리서 30도로 허리굽혀 깍듯이 인사하는 연단자의 인사를 거북스럽게 받아야 하고, 그냥 뒷자리에 있는 팀원과 앉은 자리에서 한두가지 질문과 대답만 하면 될것을 연단자인 팀원이 돌아서 연장자 앞에까지 달려오는걸  보고 있어야 한다.

이런게 거북스럽고 싫은데, 기존의 연장자와 연단자 사이의 의식규정이 쉽게 바뀌지 않는 모양이다.

 

집에서도 그렇다..우리 아버지는 성질급하면서도 남의 눈치는 보고, 자식들이나 가족들에 대해서는 엄청 무섭게 몰아 부친다. 나이 50 되도록 아버지한테 제대로 거절이나 거부도 못해보는 장남 산오리이기에 그놈의 연장자와 연단자의 가족관계에 있어서 자격이나 의식 규정에 신물이 난다. 그래서 대충 대충 규정하고, 무시해 보고 살아 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내에게도 자식들에게도 그저 친구처럼 지내는게 좋겠다는 생각이고, 세월이 지나면서 그들에게 가능한 연장자와 연단자의 의식 규정을 강요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뭔 소리를 하구 싶어서 이러고 있나??)

 

하튼 머리 희끗해지는 나이 50의 아저씨 겉모습을 규정하는 게 '어르신'이거나 '노인네'로 표현되는 것이 굳이 싫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나이라는 겉모습을 가지고 놀림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싫다. 선천적인 장애를 가진 사람을 놀리는 거랑 다를바 없지 않을까...(이건 좀 오바이구나..) 어쨌든 친구로 만나는 연장자와 연단자는 그들의 생각으로 행동으로 함께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 연장자라는 것 때문에 마구 꼬리내리고 제대로 된 생각과 행동을 나타내지 못하는 연단자의 그 젊음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1박2일 워크숍을 가야 하는데, 결재 못받고 처리 못한게 있어서 사람들은 먼저 떠나고,

남아서 이러고 있네....

 

 

 

어ː르신
【명사】 어르신네.
¶ 자네 ∼께서는 안녕하신가/ 마을 ∼들을 모시고 잔치를 열다.

 

어르신네 
①  『남의  아버지』  your  [his, etc.] (esteemed) father.  ② 『노인․연장자』 an esteemed elder; sir.
┈┈• ∼ 께서 집에 계시냐 Is your father at home? ①
┈┈• ∼께서는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Sir, what do you think of the man? ②

 

노ː인―네
(老人―)【명사】 늙은이.
¶ ∼ 취급을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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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3 14:33 2008/11/1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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