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3일)은 동명이가 고등학교 배정받는 날이었다.

그동안 '학교배정 발표는 며칠날 나냐?'고 물어보면서

그날이 3일 이라는 걸 알면서도 또 물어보곤 했다.

 

어제 아침밥상에서 아내는

"동명아, 학교 어디로 배정받았는지, 전화나 문자로 보내랴!"

고 몇번이나 얘기했고, 동명이는 그러겠다고 했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느라고, 동명이 학교 배정은 깜박 잊고 지냈다.

저녁에 일찍 집에 왔더니, 아내가

"동희아빠, 동명이 백마고 됐어" 한다.

"어? 그래, 잘 되었네.."

그얘기 듣고서야 산오리도 하루종일 그 생각이 안났다는 걸

깨닫고 약간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자식 고등학교 어디로 배정받았는지는 알아봐야 했는데...'

 

아내는 나가고, 한참 있다가 동희가 종일 야자 하고 들어왔길래,

얘는 당연히 모를 거 같아서,

"야, 동희야! 동명이 백마고 배정됐다는데.."

"어, 알어.."

"어떻게?"

"아까, 낮에 엄마가 문자 보냈어.."

"그냐?,,,"

 

그러고 나니 은근히 속이 뒤틀린다.

'돌멩이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아빠한테, 남편한테, 학교 어디로 되었다고

 전화하거나 문자 한번 보내주면 안되나? 산오리가 아무리 '나홀로 가족'으로

'따' 당하고 있다지만, 좀 심한거 아냐?'

 

아내가 한잔 하고 들어왔길래 물었다.

"동명이 학교 배정 받은 거 동희한테 문자 보냈다면서..."

"어..."

"그럼 남편한테도 좀 보내지 그랬냐?"

"당신이야 동명이하고 친하니까 당연히 동명이랑 문자질이라도 한줄 알았지.."

"..........."

 

뭐냐 이거.. 초등학생 친구들간에 무슨 편가르기도 아니고....

 

맨날 놀러 다니느라 바쁜 동명이는 그 밤에 집에 들어오는 걸 보지 못하고,

먼저 잠들었고,

아침 밥상에서 동명이한테 물었다.

 

"야, 돌멩아! 너는 백마고 되었다는걸 아빠한테는 왜 안알려 줬냐?"

"아빠는 알려달라고 말하지 않았잖아."

"..........."

 

당일 아침에 '아빠한테도 문자 보내라'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자식은 엄마한테만 문자를 보낸 모양이다.

 

어쨌거나, 1지망으로 지원한 학교에 배정받았다는 것으로 아내도, 동명이도 좋아라 한다.

집에서 먼 곳으로 배정받으면 등하교에 힘들테니까.

어차피 공부야 이미 담쌓은 놈이기에 그 학교가 좋냐 나쁘냐늘 따지는건 의미가 없겠지만,

아내는 다른 엄마들이 '동명이는 재수도 좋게 1지망으로 가게 되었다'고 부러워 하는 것도

좋아서 연신 싱글벙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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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4 20:21 2006/02/0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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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밥 이야기...

from 단순한 삶!!! 2006/02/02 12:58

산오리님의 [짬밥 좀 같이 먹자!!], [ 보름간의 사육]에 관련된 글.

연말연시에다가, 설연휴까지 있었고,

이런저런 핑계 김에 짬밥 먹는 걸 소홀히 하고 있었는데,

오늘 모처럼 구내식당에 짬밥 먹으러 갔다.

 

가는 도중에 한 동료가 말했다.

"구내식당 돈 뜯어먹던 친구들 잡혀 들어가고 나서 밥이 좋아졌다던데..."

"그래요?"

 



먹어 보니까 크게 달라진 건 없는 듯하다.

그래도 동료들은

"양념이 많이 들었네.."

"조기라도 한마리 더 있네.." 라면서 한마디씩 한다.

 

시설안전기술공단에서 구내식당을 관리해 왔는데,

그동안에도 이런저런 소문이 많이 있었다.

공단 직원들이 돈을 받았다느니, 공단 관리직원들은

아예 밥값을 내지 않고, 공짜로 먹는다느니... 이런말들이..

 

지난해 여름쯤엔가, 구내식당에서 밥값을 2800원에서 3200원으로

올리겠다는 통보가 연구원게시판에 붙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서는 슬그머니 그 게시물도 사라지고,

밥값도 그대로 받고 있었다.

그래서 우래 연구원 총무팀장한테 물어봤더니,

"밥값 올리겠다고 해서, 지금도 직원들이 짬밥 품질이 엉망이라고 불만이 많은데,

  올리겠다는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고, 그리고 이런저런것들을 개선하고 나서

  다시 협의하자" 고 했더니, 그건 못하겠다면서 울상을 짓더란다.

그러면서, 공단직원들이 밥을 공짜로 먹는데, 이게 꽤 된다는 얘기를 하더란다.

(이때도 차마 공단직원들한테 돈까지 받쳤다는 얘기는 못했겠지)

 

벼룩이 간을 내먹지 그래, 그 알짜한 권력을 이용해서 구내식당 짬밥을 공짜로

먹는 인간들이 있다는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그러고는 지난달 말쯤에 시설공단 직원 몇이 검찰에 구속되었다는 소리를

주위에서 주워 들었다.(신문, 방송을 안보니까 옆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산다)

그래서 뉴스를 검색해 봤더니 이런 뉴스가 있는 것이라..<아래 뉴스 뜯어온거 보시고>

 

근데, 이 뉴스에 나오는 비서실장 오모씨와 총무과장 박모씨가 2003년도 시설공단 파업할때 산오리와 진하다면 진한 인연이 있는 사람들인거라.. 

박모씨는 노조 부지부장인지 무슨 부장인지 하튼 간부를 했고, 오모씨는 파업당시에 저 강화도까지 가서 감금교섭(?)을 할때 사측의 교섭위원이었던거라...

노조 간부였던 사람이 이런 일에 이름이 오르는 것에 기분이 엄청 나쁘고, 같이 교섭하면서 사측의 교섭위원이지만, 그래도 인간적으로 괜찮은 사람이라 판단했던 것도 오판이라는게 밝혀지고 나니 허망하다...

 

그래도 짬밥은 계속 먹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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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사옥 신축 미끼로 거액 받은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직원들 적발

공단 사옥 신축업체 선정을 미끼로 건설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한국 시설 안전공단 직원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방철수, 주임검사 도진호)는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 비서실장 오모(50)씨와 총무과장 박모(38)씨등 공단직원 3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공단직원에게 돈을 준 D건설 대표이사 김모(51)씨와 브로커 이모(40)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김모(54)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오실장등은 지난 2003년 2월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모 식당에서 D건설 대표이사 김모(구속)씨로부터 공단사옥 신축공사를 맡게 해달라는 부탁등과 함께 1억 5천만원을 받는 등 3개 업체로부터 5차례에 걸쳐 6억 4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건설 대표 김씨는 사옥 신축 공사가 무산되자 구속 된 박모 과장을 협박해 4억원을 받아 낸 혐의도 받고 있다.

공단 총무과 직원 장모(34)씨는 지난 2003년부터 최근까지 납품업체로부터 40여차례에 걸쳐 33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범행은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1천300여평의 부지에다가 사옥을 신축하려다가 정부의 공기업 지방이전 정책으로 인해 신축계획이 무산되면서 드러났습니다.

한편, 한국시설안전기술관리공단은 지난 1995년 성수대교 붕괴 후 설립된 기관으로 교량과 터널등 대 규모 시설의 안전점검을 독점적으로 해 왔다.

CBS사회부 이완복 기자 leeh1025@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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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2 12:58 2006/02/0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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