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약속이 없는 날은 좀 수상스럽다. 저녁이나 같이 먹자는 예전의 한 위원장과 저녁을 먹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당 지역위원회 정경화 부위원장이다.
"플랜트노조 조합원들 7백명이 잡혀 갔대요!"
"헉..."
"유기수 위원장도 잡혀 갔다는데, 서울경찰청 앞에서 항의집회하는데, 같이 갈 시간이..."
"지금 저녁 먹고 있고, 술도 몇잔 마셨는데.."
"그래도 가시죠, 아무도 갈 사람이 없고..."
"그럴게요.."
지역위원회 사무실에 가사 깃발과 깃대 챙겨서 전철타고서는 원당역에서 정경화 부위원장 만나서 경찰청 앞으로 가니 9시... 장소를 서울경찰청 앞으로 잘못 알려주는 바람에 한참이나 헤메다 온 박석삼 선배를 만나서 함께 쭈그리고 앉았더니 1차 집회는 끝나고...
집회하고, 밤새워 투쟁하겠다면서 플랜트 노조원들이 먹을 것이라고 만들었다는 주먹밥을 나눠 주었는데, 저녁 먹었지만, 한 주먹 먹었다. 주먹밥 주인들은 경찰서 유치장에 갇히고, 대신 밖에 있는 사람들이 우걱우걱 먹고 있다니...
10시가 되어서 다시 투쟁문화제란 이름으로 집회가 시작되었고, 집회에서의 연설이나 노래는 어디가나 별로 다르지 않는 비슷한 메뉴로 진행되고...
참가자들 2-3백명쯤 되는데, 밤새워서 동지들 나올때까지 열심히 투쟁하자는 구호가 계속된다.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하여 한마디씩 하는 사람들은 노무현을 향한 욕이 거의 수준급에 달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드는 생각은 '저렇게 욕하면서, 개돼지만도 못하다는 노무현이나 그의 졸개들과 계속해서 무슨 대화나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지?' 뿐이었다.
11시가 넘어서자 졸리기 시작하고, 당연히 허리도 아프고 온몸이 뒤틀리고... 12시가 넘어서 낼 출근도 해야 하니까 집으로 가자고 부추겨서 우리 셋은 일산으로 되돌아 왔다.
장기간 파업을 벌이고, 전쟁 같은 투쟁을 벌이는 그들에게 나는 멀리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리고 회사에 다니면서 내 밥벌이가 급하다는 이유로 한 것이, 그리고 할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들 6백명이 경찰서로 잡혀가고 나서 고작 경찰청 앞에 가서 쭈그리고 앉아서 집회에 참석하는게 고작이다. 그마저도 춥다고, 힘들다고 하면서 하룻밤을 견디지 못하고 일찍 집으로 오고....
듣거나 보면 열이 솟고, 답답함이 가슴 가득하다.
그래서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자꾸 닫고 싶은 것일까?
내 번호 삭제하세요. 입력하지 않아도 그냥 마음으로부터 떠오르는 번호자나요...^^;;
내 번호도 삭제 하세요. 아무리 삭제해도 내 번호는 산오리의 기억장치에 남아 있을거라는 '자신감'이...으하하하~
제건 핸드폰에 저장시켜 두셔야 할 것 같애요.
어떻게 제 것까지 외우겠어요. ㅋㅋ
난 누구게~요?
나, 나2 / 산오리의 기억력을 과대평가하시는데요, 집 전화번호나 겨우 외우고 있는 수준이에요.삭제하거나 메모한 종이를 버렸다 하면 영원히 전화 못해요..ㅋㅋ
나3 / 외우진 못하지만,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어요. 누군지 알면 전화라도 한번 하겠구먼...
제번호는 추가시켜주세요. 히히 (그런데 번호 모르시죠?)
산오리님 그렇게 재미없는 대답이?
근데 재미없어서 더 재밌다.
나3는 저였어요. ^^
알엠 / 마저요, 전화번호 몰라요... 알려주세요,문자라도 보낼게요..
바다소녀 / 전화할게요..ㅋㅋ
전화 왜 해요?
근데 전화가 안 왔어요. 흑흑.
산오리 전화 받고 싶다..ㅡㅡ;;
바다소녀 / ^^
나2 / 어제도 전화 했는데, 안받더만요...ㅋ
전화해주는 애인도 있고. 좋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