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텐더

2007/04/12 08:33

 1. 치킨텐더 아주머니.

 

 

 학교에는 비싸기만 하고 맛은 그저그런 패스트푸드식 양식당이있다.

  

허나 학교를 오래다니다 보니 소비수준만 높아지고  평범한 밥이 물릴때가 있어서 가끔 거길간다.

 

거기 카운터에는 신경질적으로  억지로  친절해야한다고 안간힘을 쓰는듯한 표정의 새초롬한

 

점장이있다.

 

그녀는 평소에는 억지로 미소를 짓느라 힘들어보이고 의욕없이 일하지만

  

사람들이 만일 그 시간대에 안되는 음식을 주문하면

 

    " 손님 ......는 지금 안되고 11시부터 되요! "

 

    하고 거절할때는 정말 그 목소리가 자신감있고 힘차다.

 

    어제는 치킨텐더를 시켰는데 다행히도 그녀가 나를 거절하지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그 신경질적인 하이톤의 어조로 주방아주머니를 불러서

 

   " 이모~ 치킨 텐더 내줘~!"   했다.

 

      내가 음식나오는 앞에가서 기다리는데, 갑자기 생각이 바뀌어서

 

    " 죄송하지만, 포장으로 해주세요" 

 

    라고 그 '이모' 라고 불리는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그랬더니 그 아주머니가 치킨텐더를 주섬주섬 던킨도너츠 봉투에 담았다.

 

    근데 그 아주머니가 나에게 고개를 숙여 귓속말 하는 포즈를 취했다.

 

   그리고  신경질 점장의 눈치를 보면서

 

    " 하나 더담았어~^^!  "

 

    하는 것이었다.

 

   

 

   가게를 나와서 생각해보았다. 그녀는 나에게 왜 위험(?)을 무릅쓰고 치킨텐더를 한조각 더주었을까?

 

     그녀와 나는 이전에 말도 한번 해본적 없고 처음보는 사이인데.

 

    그리고 내가 그녀에게 잘한것도 없는데.

 

     내 인상이나,  짧은 말이었지만 말하는 태도같은 것이 마음에 들었을까?

 

    아님 이유없이 '그냥'?

 

  

     ......그리고 그녀가 담아준 4+1 개의 치킨텐더는 매우 맛있었다.

 

 

   2.  결혼

 

 친구C가 결혼을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작년에 결혼할지도 모른다고 했었는데, 그 애인과 헤어졌다 다시만나서 결혼을 다시 고려해보기로 한것이다. 

 상대는 나이가 좀 많이 있고, C가 방황의 시기일때 멘토+ 짝사랑의 대상이었는데 C에게 무지 큰 상처를 주고 그 남자는 미국으로 갔다가 5년만에 돌아와서 새롭게 애인이라는 형태로 다시 만나게 된 것이었다.

 

 그 남자는 결혼을 많이 하고 싶어하고 안정되고 싶어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 상대로 C가 적절하다고

 얘기한다고 했다. 

 

 C도 인생도 잘 안풀리고 집에서 떠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러니까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없는건 아니지만 또 한편 결혼으로 인하여 자신이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말살되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둘이 썩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다. 옛날처럼 그 남자에 대한 동경과 연정이 불타오를만큼 C는 이제 순진하지 않고, 그리고 그 남자도  C를 사랑이라는 태도로 대하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일단 그 남자가 옛날에, 애인이 있는데도 멘토라는 권력관계로  C와 잠자리도 하고 애매모호한 태도와 독설로 상처와 괴롭힘을 주었던 것으로 보아 결혼후에 뒤에서 다른 사람을 사귀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C에게

 

 ' 네가  '비독점적 다자간 애정관계' 를 맺을 것으로 그 사람과 합의 볼 자신이 있는 것 아니면, 그 사람이 결혼까지 할 정도로 관계에 대해서 신뢰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인지 좀더 두고 지켜봐라'  

 

   라고 얘기했다.  그랬더니 그녀도 그래야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녀는 관계에 있어서는 일대일 애정관계를 맺고 싶어하고, 그렇게 프리한 사람이 아니다.

 

   근데 사실 C는 결혼해서 안정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C의 무한할것만 같은 방황의 세월을 생각해보면 말이다.  기왕이면 그 사람,  나쁜사람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결혼하게 되면 부케는 내가 받고 싶다고 했다.

 

 .................................

 

  또다른 친구 A는 28살때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 그녀주변에 애정공세자 투성이인데, 그녀는 결혼이 가능할만한 상대를 사귀고 싶다고 한다.

 

  아직 연애도 한번 안해봤으면서 뭐그리 결혼을 일찍하고 싶은지.

 

  물론 직장생활이 힘들어서 안정을 찾고 싶고 결혼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처지니까

 

 그럴수도 있지만.  나같은 경우는 아무리 결혼할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28살때 결혼하고 싶

 

 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28살때 능력을 갖추게 될 턱이 없지만)

 

 인생에서 하고 싶은것도 없고,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없나?

 

 게다가 직장에 들어가게 된 이후로, 할말 안할말 매우 가려서 하고 쓸데없는 추상적인 화제(?)

 

에서는 멀어져 버린 그녀를 보면서 당분간 만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소한 것에 있어서도 신념이 없는 사람들, 변해가는 모습들이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에 안드는 것도 안드는 것이지만,  참 재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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