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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불법체류자 Mama Illegal, 2011

트레일러

 

EIDF에서 팔레스타인 관련 영화를 하는가 찾다가 (없다!) 이 영화를 알고 보게 되었다. 집구석에서 티비 주도권이 내게 전혀 없지만 양해해 준 온가족께 감사드림 (티비 뭐 본다고 한 게 거의 처음이라 놔둔 듯-_-)

 

뭐라고 할 말이 없다...-_- 그런데 영화를 보는내내 뭔가 쓰고 싶었다. 영화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촬영이 되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오버랩되는 게 두 개 있었다. 아이들이 자라서 청소년이, 어른이 된다는 점에서 [아나의 아이들]이, 이민으로 변화하는 관계를 그린다는 점에서 [초속 5000 킬로미터]가 떠올랐다. 뭐 그거랑 비교가 하고 싶은 건 아니고... 후자는 좀 비교가 되었는데 비교라기보다 부당하게 초속 5천킬로미터를 까게 되는 듯...-_- 그보다 EU를?

 

몰도바는 실업률이 80%를 넘나드는, 인구의 3분의 1이 직장을 찾아 해외로 나가는 구공산권의, 루마니아와 접경한 나라이다. 몰도바에 대해 아는 건 일개도 없음. 힘들게 짐차에 혹은 기차 아랫부분에 타고 국경을 넘어가 EU 각지에서 엄마들은 청소노동자가 된다. 다른 여성이나 남성들의 노동은 모르겠고.. 이 영화에서는 자녀를 둔 세 엄마가 외국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소위 '불법체류노동자')로 일하면서 아이들과 남편을 그리워하고, 하지만 비자를 받지 못한 채로 귀국하면 다시 브로커에게 4천 유로 정도를 떼이기 때문에 비자가 나올 때까지 돌아가지 못 하는 채로, 그리고 비자를 받지 못하면 영영 돌아가지 않는 채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http://eidfblog.tistory.com/93

 

영화가 끝나고 나온 3분짜리 짧은 인터뷰에서 감독은 어떻게 영화를 찍게 되었고 무엇을 이야기하려 했는지 잘 이야기해 준다. 그것만 봐도 될 정도로 말 잘 함;; 영화를 보며 내내 불안하고 뭔가 쓰고 싶게 만들었던 점을 인터뷰에서 이야기하는데... 서유럽에서 일하는 아내들은 변화하고, 돌아와서 변하지 않은 남편을 이해할 수 없고, 남편은 변한 아내를 받아들이기 힘들고, 아내도 아이들이랑 서먹하고.. 헤어져있는 시간이 얼만데! 서로 처해 있는 상황이 얼마나 다른데! 감독은 이 영화가 "불법 이민은 가족과 가족의 관계를 파괴한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실로 그랬다.

 

누굴 비난할 수 있겠는가? 아이가 자라는 데에 함께 하지 못 하는 슬픔을... 그래도 너희들을 위해 떨어져서 일하러 온 거라며 나를 이해해달라고 계속 이야기하는 엄마들.. 두 가족은 엄마 없이 아빠랑 자식 셋이 힘들지만 열심히 살았는데, 돌아온 엄마들의 시선은 변해 있다. 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재회의 기쁨은 잠시이고, 미세하게, 혹은 전면적으로 드러나는 균열들, 불평들... 아 진짜 너무 안타까운데ㅔ

 

한 사람이 자살을 하는데. 누구도 비난할 수는 없는데. 진짜 너무 안타까워서. 너무 너무. 한국에 아침 방송 보면 가족 재화합시켜주는 거 많던데 몰도바도 이런 거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정말로. 우울증이 생길 것도 같고.. 아 갑갑하네. 나이를 먹을수록 아이들은 엄마를 원망하게 되고....

 

감독이 영화를 찍게 된 경위가 재미있었다.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자기 아이들을 돌보아주게 되었는데, 그 사람이 몰도바 사람이고, 고향에 아이들을 두고 일하러 왔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그의 사정을 알게 되면서 불법 이주민 문제에 관심을 갖고 영화를 찍게 된 것이다.

 

보면서 몰도바에 가보고 싶어졌다. 가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몰도바는 루마니어어를 사용한다는데 가서 이야기를 듣게 될 기회는 없겠군... -_- 구소련이라든가... 생각이 복잡하구나 아오.

 

아오. 아오 아오!!!!!!!!!!!!!!!!!!!!!! 아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이 영화 이제 티비에선 안 하지만 극장에서 함

 

아트하우스 모모 2012-08-21 19:00:00
아트하우스 모모 2012-08-22 13:00:00
 

 

+ 유럽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가입률은 얼마나 될까? 특히 국가별로 다르지만 대체로 이주 노조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고 들었는데, 이주노동자들이 얼마나 노조에 가입할까? 노조에서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체류 문제 관련 어떤 정책을 가지고 운동을 전개하고 있을까? 천천히 알아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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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 등록일
    2012/08/17 10:58
  • 수정일
    2012/08/17 10:58
  • 분류
    우울한일기

사람이 모여서 하는 일에 관계의 문제가 없을 수 없다. 그래도 적당히 서로 대충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들이 있지 않은가? 적당히 대충 넘어갈 수 없는 문제면 정식으로 문제제기하면 되는 거 아닌가? 다른 사람에게 뒷다마 까거나 지네끼리 궁시렁궁시렁 불만에 가득차 있으면서 겉으로는 괜찮다고 그러고. 괜찮다 그러면 진짜 괜찮은 줄 알지 '사실은 안 괜찮을 것이다'하고 생각해야 하냐고 관심법도 아니고 관심종자도 아니고

 

그 '적당히' '대충'의 기준이서로 다를텐데 안 맞으면 문제제기를 하라고. 피해자 시전하면서 뭐는 어쨌고 뭐는 저쨌고 해결하고 지나간 일을 또 꺼내면서 피해자 코스프레 쩌는데.

 

그런 걸 보는 나의 소견이란, 나는 너 혹은 너네한테 불만 없는 줄 아냐? 니가 했던 짓거리는 아무 문제도 아니냐? 하고 기분 나빴던 게 스물스물 떠오른다. 그러다가 문제가 장기화되면 잊었다고 생각했던, 대충 넘어갔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 둘 씩 떠오른다. 한 번도 그런 식으로 묶어서 불만으로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상대방이 피해자 놀이하는 걸 보면, 너만 피해 입었냐? 하고 화가 나면서 내가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피해'로 재구성된다. 니가 말하는 것 정도는, 너도 저지르는 것이고, 너나 모순되지 않게 행동하라. 뭐 그런 마음으로.

 

이런 걸 보면 인격적으로 성숙 문제는 제껴두고, 나 역시 괜찮아서 지나갔던 게 아니고, 적당히 대충이라고 덮어놨던 것 뿐이구나. 하고 짜잉나. 아직도 이것밖에 안 되는구나....

 

어쨌든 피해자 시전은 얼마나 비겁하고 손쉬운 방법이냐고. 연애할 때나 써먹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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