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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오염, 사상의 오염 / 읽을 책들

  • 등록일
    2013/03/26 02:38
  • 수정일
    2013/03/26 02:38
  • 분류
    마우스일기

한국에 잠깐 노니러 오신 일본 활동가 무나씨에게 일본 운동에서는 요즘 '연대'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는 이야길 들었다. 예를 들어 실질적으로 팔레스타인과 관련된 어떤 구체적인 행동도 하지 않는 집단이, 팔레스타인에 연대한다며 연대라는 말을 전유해서, 실제로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그룹들은 연대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풀어서 '우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현실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 등등 이렇게 길게 풀어서 말한다고.

 

말이 오염된다는 게 어떤 건지 알아서, 나도 한국에서는 연대라는 말이 그렇게 오염되진 않았지만, 좌파라는 말은 아무나 다 갖다 써서 난 그 말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근데 예전에는 이렇게 단어를 빼앗기면 안 된다고, 오염된 말을 폐기할 것이 아니라 다시 써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도 이젠 다 귀찮아서 다 집어치는 듯.

 

단어를 사용할 때 신중해져야 하고... 그런 것보다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데. 모르는 게 얼마나 많은지 정말 어디 가서 입 열기가 솔직히 두렵다. 갈수록 지껄이고 나면 후회된다. 나야말로 내 말들의 빈틈을 매우 잘 알고 있는데, 그 빈틈을 언제 메워 -_-;;

 

읽고 싶은 책이 너무너무 많고, 읽어야 할 책도 너무 많은데, 어쩜 이렇게 책을 적게 읽는지. 막상 책을 읽으면 매우 좋아하는데, 짬이 나면 그냥 페북이나 트윗을 들여다보고 있다. 암튼 결혼 전에 읽어야 할 책을 뽑자면

 

  1. 팔레스타인 현대사 - 앞부분을 수도 없이 여러 번 읽고 이제야 다 읽음. 아직 남았다;; 팔레스타인에 대해 좀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봤음 좋겠다. 나중에 쓰자...<
  2. 아랍인의 역사 - 이것도 수도 없이 앞부분을 읽어 댐... -_- 이것도 많이 읽었다.
  3. 젠더와 민족 - 이 책으로 팔연대에서 세미나 하자고 제안했는데, 막상 책을 주기로 한 구멍이라는 친구가 책을 주지 않아서 못 읽었는데, 얼마 전 팔연대 발표일에 번역자가 뙇 오심 근데 막...ㅜㅜ 이 책 갖고 내가 세미나 하자고 했다고 다른 친구가 날 소개했는데 나는 이 책을 안 읽었고... 아직 받지도 못 했고.. 그래서 막 마치 읽은 사람인 양 괜히 저자가 유대인 아니냐는 소리나 지껄임 -_-;; 냐옹은 이 책을 다 읽었다고 한다. 내가 이 책을 특히나 읽으려드는 건, 내가 팔레스타인 여성 문제에 대해 '부끄럽지만' 잘 모른다, 고 말하고 다니면서 요 몇 년간 여성 문제에 대해 공부해 본 일이 없고, 그것은 바로 내가 사실은 여성 문제에 대해 잘 모르는 걸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다는 걸 뜻한다고, 깨닫고 나서이다. 깨닫고 나니 이제야 부끄러워졌다. 암튼 그러니까 빨리 읽어<
  4. 포스트식민주의 또는 트리컨티넨탈리즘 - [영화와 혁명] 수업 듣기 전에 무연이 추천해 줘서 읽었는데 매우 너무 재밌었다. 이것도 앞에 많이 읽었는데... 대출 반납 시한을 넘겨서 다 못 읽고 반납... ㄱ-;;; 새로 사서 본다면... 또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겠지... 후우...-_-
  5. 트리컨티넨탈리즘과 역사 - 위 책 읽기 전에 먼저 읽으라고 구멍이 추천해 준 책
  6. 일본의 검은 안개 (상, 하) - 내가 이걸 읽어야 사회파 야오이 집필에 들어갈 수 있다니깐... 아오...
  7. 웬디발삼이 보내 준 야오이들 - 좋아하는 작가들만 받자마자 다 읽고 안 좋아하는 작가들이 남았다. 보내주신 거니까 빨랑 읽어야지...
  8. 적군파 - 이걸 읽고, 와카마츠 코지님의 [연합 적군]을 다시 보고 글을 쓰자... 그리고나서 야마모토 나오키의 만화 [레드]를 번역하자< 이거 전에 진보블로그에서 누가 번역하겠다고 일 페이지 번역해 주시고는 사라지심 ㅜㅜ
  9. 민족주의 사상과 식민지 세계 - 내가 무식하다고 깨닫는 게, 민족주의를 얼마나 무식한 이데올로기라고 무식하게 폄훼해 왔던가? 물론 이제 와서 내가 민족주의를 검토하고 민족주의자가 될리는 만무한데 -_-;; 알지도 못 하면서 너무 쉽게 기각해왔다는 걸 알고.. 식민성(?)에 대해 내가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됐긔. 알게 된지 꽤 됐는데 아직도 모르긔 ㄱ-;
  10. 계몽의 변증법 -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이거야말로 앞에 도대체 몇 번을 읽었냐 게다가 이거는 많이 읽은 적도 없다. 근데 항상 읽을 때마다 햄복한데...ㅜㅜㅜㅜㅜㅜㅜ 벤야민도 읽고 싶고 아악

 

이마아아안큼을 결혼 전에 읽겠다 'ㅅ' 사실 영화랑 관련된 책도 읽고 싶으나 안 될 듯여. 왜 결혼 전에 읽느냐면 결혼하고나면 읽을 책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ㅅ' 그러니까 그냥 기한을 스스로에게 정해주는 것 뿐. 그러나 업무 관련 책도 봐야 해서 어차피 다 못 봐 내가 알지 나 자신을 제일 잘 알아 후후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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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떠날 마나르

한국에서 유학하던 팔레스타인인 마나르가 곧 떠난다.

언제 떠날지 모르겠다. 작년부터 계속 만나자고만 하다가 지난주에 약속을 잡았는데, 교수가 주말에도 일을 시켜서 약속이 취소됐다. 미친 교수... 마나르는 한국으로 유학 온 것을 몹시 후회하였다.

 

프랑스에서 석사할 때는 반년인지 일년인지, 일단 무조건 프랑스 언어와 문화부터 배워야 했고, 그 뒤에 전공을 공부했다고. 근데 한국에는 오자마자 바로 일시켰고, 한국어/문화 같은 건 전혀. 그래서 한글 글자는 대충 알던데 말은 전혀 못 한다.

 

언어라는 게 참 아쉽구나.

 

나로서도 마나르를 자주 만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언어에 대한 부담감이었다. 영어로 소통해야 하는데, 대화하다보면 답답하고..

 

또 한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한국어로 이루어져서, 비한국어 사용자들과 함께 할 여지가 겁나 좁다. 예를 들어, 어떤 국제활동가를 만나기 위해서, 우리는 왠만하면 영어 잘 하는 사람 있을 때 만나려고 한다. 지금도 한 명을 한없이 미루고 심지어는 잊고 있었음..;;;; 지금 생각났다 -ㅁ-;;;

 

암튼 근데 마나르는 프랑스에서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활동가들과 같이 활동도 하고 그랬다는데. 우리랑은 간담회나 초큼 하고 아주 가끔씩 소통하는 거 외에는 딱히 함께 활동했다고 하기 힘들다. 그도 그럴 것이 매주 혹은 격주로 열리는 정기 모임의 회의를 한국어 모르는 사람과 진행할 수는 없다..!!

 

아랍어를 진작 배웠으면 좋았을 걸... 그르게ㅜㅡ

 

마나르한테 불어도 배웠었는데. 마나르가 너무 바빠서 관뒀따..; 둘이 시간 맞추기가 너무 힘들어서. 아휴.. 아랍어를 배우지 그랬어..... 그러게...;;

 

아 근데 원래 하려던 말 까먹었어.... 안 돼겠다 자야긔

모짜렐라 치즈 사왔는데 >ㅆ< 못먹고 자네 아침에 인나서 먹어야지 와구와구

 

아 딴 얘긴데 에스페란토어에 관심 없었는데, 아프리카에 가서 에스페란토어로 소통하는 거 보고 흥미가 동한다. 나는 실용적 언어보다 아름다운 언어에 매력을 느끼고, 어려운 언어가 나쁘다고 혹은 대체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뭐 말하자면 불어를 좋아한다는 거다 ㅎㅎ 내가 뭐 꼭 불어를 하겠다는 건 아니고...; 읽을 줄만 알면 충분해 그 발음..!!!! 황홀해 @_@ 아랍어 발음도 느므 좋은 것이 아주 그냥 커억!! 아인!! 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아프리카에 꼭 가보고 싶은데... 아 그러고보니 어차피 에스페란토어를 배워도 거기서 그 언어를 쓰는 사람이 많지 않으면 어차피... 뭐... 운동 열심히들 하시니까... 뭐...<

 

아 이런 쓸데없는 포스트.... 썼으니까 올린다;;;;; 뭐 얘기하려고 했지?? 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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