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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1/04
    "무지는 뻔뻔함의 토양"
    티코
  2. 2005/06/13
    "사회당원의 병역거부" 선언
    티코

"무지는 뻔뻔함의 토양"

소년에게,

   네 개 선거구에서 열린 10·26 재선거가 한나라당의 전승으로 끝났습니다. 한나라당은 노무현대통령의 대연정 논란을 통해서도, 강정구 교수의 ‘통일전쟁’ 발언 소동을 통해서도 이득을 본 듯합니다.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강정구 교수 발언과 관련된 논란 속에서 국가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는데, 그것이 긍정적 효과를 보았다고 믿기 때문에 앞으로도 거듭 제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년은 부디 잊지 말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국가정체성은 반공이 아니라 헌법 제1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듯이 ‘민주공화국’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역설이 관철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신독재체제로 민주주의를 압살한 사람의 후광을 업고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민주주의를 기본정신으로 갖는 우리나라의 국가정체성을 거론하는 역설을 보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 ‘적반하장’이라고 말합니다. “무지는 죄악인가?” 연전에 프랑스 대학입학자격고사 철학시험에 나왔던 논제 중의 하나인데, 무지는 그 자체로 죄악이 아닐 수 있어도 뻔뻔함의 토양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만 ‘국가정체성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구하기’에 나선 게 아닙니다. 조중동도 대한민국 구하기에 나섰습니다. 동아일보는 “대한민국 자살을 강요하는 숭김파의 ‘체제 물타기’ 공세는 멈출 조짐이 아니다”라고 열 올렸고, 중앙일보는 “적화는 됐고 통일만 남았나”라는 제목의 시평을 실었습니다. 대한민국이 곧 공산화될 듯한 위기감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동아와 중앙은 역시 조선일보에 미치지 못합니다. 조선일보는 10월18일치 류근일 칼럼 “‘대한민국 세력’의 불가피한 선택”을 통하여 “가만히 앉은 채 당하느냐, 혼신의 힘으로 결사항전을 하느냐가 ‘대한민국 세력’에 닥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못 비장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곧 총이라도 들고 뛰쳐나갈 듯합니다. 그 총구가 어디를 겨냥할지, 즉 ‘결사항전’의 대상이 누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런데 이런 글이 실리는 신문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신문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1948년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나라의 정체성을 규정했다면, 그 날 이후 대한민국의 공교육의 일차적 소명은 민주공화국의 구성원을 길러내는데 있습니다. 공교육 과정을 통하여 사회구성원 모두 민주적 시민의식과 공공성의 가치를 갖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소년은 지금 학교에서 그런 교육을 받고 있나요? 불행하게도 그런 교육을 받은 사회구성원이 없었고 지금도 거의 없습니다. 우리 학교는 오랜 동안 어린 사회구성원들에게 반공, 안보 의식을 갖게 함으로써 민주공화국의 기본 정신을 배반하도록 해왔습니다. 그 결과 사회구성원들은 우리나라의 국가정체성을 민주공화국이 아닌 반공이나 안보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국가정체성에 관한 역설이 관철되는 이유입니다.

   소년은 국가정체성을 배반한 세력이 국가정체성을 제기하는 역설과, 그런 역설이 관철되도록 앞장선 세력들의 뻔뻔함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뻔뻔함은 대중의 무지 위에 피어나는 독버섯입니다. 글은 기록으로 영원히 남는 것인데, 신문 칼럼이나 시평을 쓰는 사람들이 그런 글을 쓰는 용감성은 사익 추구의 추동력을 빼면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광신자들이 열성을 부리는 이유가 광신 그 자체에 있다면, 사익을 추구하기 세력이 열성을 보이는 것 또한 사익 추구 그 자체에 있습니다.

   “광신자들이 열성을 부리는 것이 수치스런 일이라면, 지혜로운 사람들이 열의를 보이지 않는 것 또한 수치스런 일이다.” 볼테르의 말을 빌려 다음 말로 이번 주 수요편지를 마칩니다.

   “사익추구 집단이 열성을 부리는 것이 수치스런 일이라면, 공익과 사회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열의를 보이지 않는 것 또한 수치스런 일이다.”

   남대문이나 서울시청 건물이 작아 보인 것은 ‘성장의 그늘’처럼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한겨레 제2창간 독자배가추진단장 홍세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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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당원의 병역거부" 선언

병역거부라는 사회적 금기에 정면 도전한 문상현씨..비록 정치적 입장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어쨋든 이 부분에 대해 적극 지지..

솔직히 군대 이거 해체해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고요?? 고놈들은 반란 예비집단일뿐입니다. 누군가 또 쿠데타를 일으키면 그들이 언제 어디서 당신에게 총질을 할지.. 누가 압니까?? 진짜 군인들의 맹목적 충성 진짜 소름끼칩니다. 불의에 당당하게 저항할줄 모르는 그들. 그저 제 목숨 부지할려고 아무때나 발길질 총질해대는 그들. 이제 그만입니다.

 

사회당원 문상현씨 병역거부 선언

“병역거부, 평화를 바라는 이들의 선택”
강서희 기자 메일보내기

△ 병역거부 소견서를 낭독하는 문상현씨
ⓒ 프로메테우스 양희석

제 000002호 현역병입영 통지서
성명 - 문상현
입영부대 - 102 보충대
입영일시 - 2005년 6월 7일 14:00
모이는 장소 - 강원 춘천시 신북읍 용산리
병역법 16조의 규정에 따라 현역병으로 입영할 것을 통지합니다.

문상현씨는 입영예정시각인 7일 오후 2시 국회 앞에서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군대를 가야할 그는 10여분간 병역거부이유서를 낭독한 뒤, 입영통지서를 찢었다. 청년인권연대 대표이자 사회당원인 그에게 새로운 수식어가 붙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문상현. 비종교적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17번째 사람이다.

“병역거부는 이 세상의 평화를 바라는 이들의 선택”

문씨는 병역거부이유서를 통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나와 이 세상의 평화를 바라는 모든 이들을 위한 선택”이라며 “인간이 인간을 파괴하는 전쟁행위와 이를 수행하기 위한 무기 그리고 군대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군대 대신 대체복무제 도입을 요구했다. 문씨는 “총과 칼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안전과 복지를 확충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 도입으로 우리의 공동체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또 “총칼로 평화를 지킨다는 것은 모순이며, 학반도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들 뿐임을 믿고 미국의 일방적인 정책에 반대해야 한다”며 “평화 군축과 한반도 비핵화 선언으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회당, 병역법개정 징집제 폐지 주장

사회당 신석준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공공복지와 국가안보라는 냉전시대적 사고로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것은 헌법정신에 위배된다”며 “징병제 폐해를 인정하고 병역법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당은 당원 문상현씨의 병역거부를 지지하며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대체복무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병역법 개정과 징집제 폐지를 주장했다.

문상현씨과 청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인장애인교육모임 류경희씨는 “그가 병역을 거부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황당하고 이해하기 힘들었다”며 “개개인의 생각과 삶을 인정해야 하고 한사람의 삶이 더 소중하기 때문에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류씨는 “병역은 의무이지만 양심을 거부할 수 없어서라면 인정해 줘야 한다”며 대체복무제 도입을 강조했다.

△ 문상현씨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하고 있다.
ⓒ 프로메테우스 강서희
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실현과 대체복무제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최정민 공동집행위원장은 “병역거부자들은 저들마다 다른 소견을 가지고 있지만, 평화에 대한 마음은 모두 같다”며 “특정 계층의 병역비리와 다른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계속적으로 국회에서 병역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6월 임시국회에서도 논의될 예정이지만 아직 섣불리 병역법 개정에 대해 전망할 수 없다”며 “남북관계가 호전되고 있고 평화주의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병역법 개정을 사회적 임무일 것”이라고 밝혔다.

문상현씨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병역거부자 인권보호를 위해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8일 충북지방병무청 앞에서 지역기자회견을 갖는다. 15일과 16일에는 ‘양심점 병역거부자 상현과 함께하는 간담회 및 후원의 밤’이 서울과 청주에서 각각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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