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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역거부 소견서를 낭독하는 문상현씨 ⓒ 프로메테우스 양희석 |
제 000002호 현역병입영 통지서
성명 - 문상현
입영부대 - 102 보충대
입영일시 - 2005년 6월 7일 14:00
모이는 장소 - 강원 춘천시 신북읍 용산리
병역법 16조의 규정에 따라 현역병으로 입영할 것을 통지합니다.
문상현씨는 입영예정시각인 7일 오후 2시 국회 앞에서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군대를 가야할 그는 10여분간 병역거부이유서를 낭독한 뒤, 입영통지서를 찢었다. 청년인권연대 대표이자 사회당원인 그에게 새로운 수식어가 붙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문상현. 비종교적인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17번째 사람이다.
“병역거부는 이 세상의 평화를 바라는 이들의 선택”
문씨는 병역거부이유서를 통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나와 이 세상의 평화를 바라는 모든 이들을 위한 선택”이라며 “인간이 인간을 파괴하는 전쟁행위와 이를 수행하기 위한 무기 그리고 군대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군대 대신 대체복무제 도입을 요구했다. 문씨는 “총과 칼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안전과 복지를 확충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 도입으로 우리의 공동체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또 “총칼로 평화를 지킨다는 것은 모순이며, 학반도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들 뿐임을 믿고 미국의 일방적인 정책에 반대해야 한다”며 “평화 군축과 한반도 비핵화 선언으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회당, 병역법개정 징집제 폐지 주장
사회당 신석준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공공복지와 국가안보라는 냉전시대적 사고로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것은 헌법정신에 위배된다”며 “징병제 폐해를 인정하고 병역법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당은 당원 문상현씨의 병역거부를 지지하며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대체복무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병역법 개정과 징집제 폐지를 주장했다.
문상현씨과 청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인장애인교육모임 류경희씨는 “그가 병역을 거부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황당하고 이해하기 힘들었다”며 “개개인의 생각과 삶을 인정해야 하고 한사람의 삶이 더 소중하기 때문에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류씨는 “병역은 의무이지만 양심을 거부할 수 없어서라면 인정해 줘야 한다”며 대체복무제 도입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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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상현씨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하고 있다. ⓒ 프로메테우스 강서희 |
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실현과 대체복무제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최정민 공동집행위원장은 “병역거부자들은 저들마다 다른 소견을 가지고 있지만, 평화에 대한 마음은 모두 같다”며 “특정 계층의 병역비리와 다른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계속적으로 국회에서 병역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6월 임시국회에서도 논의될 예정이지만 아직 섣불리 병역법 개정에 대해 전망할 수 없다”며 “남북관계가 호전되고 있고 평화주의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병역법 개정을 사회적 임무일 것”이라고 밝혔다.
문상현씨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병역거부자 인권보호를 위해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8일 충북지방병무청 앞에서 지역기자회견을 갖는다. 15일과 16일에는 ‘양심점 병역거부자 상현과 함께하는 간담회 및 후원의 밤’이 서울과 청주에서 각각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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