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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2/08
    때때로,(7)
    ninita
  2. 2006/02/01
    운동 시작.(8)
    ninita
  3. 2006/01/29
    미 앤 유 앤 에브리원 / 미란다 줄라이
    ninita
  4. 2006/01/29
    스테이션 에이전트 / 톰 맥카시
    ninita
  5. 2006/01/28
    피로(2)
    ninita
  6. 2006/01/25
    아홉가지 이야기 / J.D.샐린저
    ninita
  7. 2006/01/25
    B&W(1)
    ninita
  8. 2006/01/22
    28th....(3)
    ninita
  9. 2006/01/22
    브로큰 플라워 / 짐 자무시
    ninita
  10. 2006/01/22
    goodbye / Tracy Chapman(2)
    ninita

때때로,

어떤 '안녕'은 왜 '안녕'이어야만 하는지 의심스럽다. 적당한 거리와 호감의 표시이기도 하지만, 무심함의 성의없는 표현이기도 하다. 난 세상이 무섭다. T.T

 

오랜만에 잠 안 오는 울렁이는 밤을 견뎌내려니 머리 속이 헝크러지는군. 어쩌면, 절망의 시기에 또하나의 절망이 된 점에 대해 미안한 마음과 변명 같은 것들이 한 편으로 떠오르고.

 

왼쪽에는 쇼프로를, 오른쪽에는 바둑을 보며 트레드밀을 열심히 걷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표정으로 앉아있는 유시민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난 처음에 그가 유시민인 줄도 몰랐다!)

뒷편에서는 상체가 터져나갈 듯한 한 무리의 남자들이, 하얀 스커트가 달라붙은 여자의 엉덩이를 클로즈업 한 색즉시공의 한 장면을 일제히 쳐다보는 걸 보면서, 나는 내셔널 지오그래피에서 불곰 한 쌍이 교미하는 걸 보면서 살짝 얼굴을 붉히다가,

나는 왜 크지 않는가, 오후부터 계속되는 질문에 또다시 전두엽이 시큰해지고...

 

운동은 잡생각을 없애주어 좋다는 사람들의 말이 맞다는 걸 알게 됐다. 적어도 운동하는 동안엔 숫자만 센다. 더러는 과연 나에게도 근육이란 게 생길까, 라는 의문을 가져보기도... 아무튼 일주일에 5일 운동, 오늘로써 성공. 운동하러 가느라 집으로 들어가는 동선을 약간 수정했는데 의외로 신선했다. 며칠만 더 신선함을 잃지 말길. 더 바라지는 않을 터이니.

그런데 운동을 하니 하루가 너무 짧고, 집에서 책 읽을 여유가 없다. 아직 몸에 익지 않아서 더 피곤한 거겠지만, 이래 가지고선 백년 동안의 고독을 백년 동안 읽게 생겼다. 부엔디아 대령의 전체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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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시작.

일단 한 달 끊었다. 뭘 어떻게 할 지 잡다하게 고민만 많다가 뭐든 시작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서, 코앞에 있는 헬스클럽에 드디어 등록! (아빠의 복지카드가 내 복지를 또 한 번 책임졌다. 그나마도 올해가 마지막이다.)

 

유산소 운동 30분에 근력 운동 몇 가지. 첫날이라 하라는 대로 다 따라했더니 팔이 후들후들 떨린다. 내일부터는 유산소 운동 30분 하고, 나머지는 반씩만 해야지. 어쨌든 운동하고 나서, 밥 두 공기 먹고, 그저께 만들어 둔 요플레까지 한 사발 먹었다. 요샌 잠도 잘 자니까, 드디어 건강해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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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앤 유 앤 에브리원 / 미란다 줄라이

원제가 me and you and everyone we know다.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건 무엇일까.

모두들 어딘가 부족하고, 서툴지만, 사랑받기 원하고, 소중한 존재임을 인정받고 싶어해요. 어쩔 수 없이, 그건 관계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소통을 해야만 가능한 일이예요. 그런데 그 관계가, 소통이, 내가 하잘 것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지. 일렁이는 눈빛을 교환하는 일이 부끄러워 그저 서로 다른 방향만 보며, 일생을 걸었던 리처드와 크리스틴. 반갑게 차에 올라탄 크리스틴을 리처드는 어떻게 했지? 그 둘은 잘 된 걸까? 어린 로비가 가장 온전한 인간으로 보일 뿐이야. 나도 그저 해질녘에 동전 하나를 가지고 시간을 죽이고 싶어. 그 시간이 나를 죽이고.

 

봉지 속에 담긴 금붕어는, 영화 속의 인물들 뿐만 아니라 그들을 바라보는 극장 속의 관객들마저 긴장하게 만들었다. 어쩐지 매그놀리아의 오프닝을 보는 느낌이었는데, 은유로 이루어진 직설적인 대화들이 참 불편했다. 이후로도 계속... 만약 내가 책을 읽고 있었다면, 어딘가에 옮겨적을 만큼 좋아했을 대화들일텐데.. 눈 앞에서 누가 떠들고 있으니까 그렇게 싫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이 못된 성질머리. 그런데 실제로.. 영화가 점점 싫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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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션 에이전트 / 톰 맥카시




우리가 친구가 될 줄 어떻게 알았을까..

핀과.. 올리비아와.. 조도 그랬다.

 

번잡한 사람들의 시선이 살아오는 내내 피곤했을 핀의 유일한 위안은 책과 기차였고.... 아이를 잃고 혼자 숨어 사는 올리비아에게 보통 사람들과의 소통이란, 그것이 아무리 선의에서 비롯하였더라도, 편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리고 조. 수다스럽고 유쾌한 이탈리아 청년. 편찮은 아버지를 대신하여 커피와 핫도그를 팔며 한시도 손에서 핸드폰을 떼어놓지 않는...

 

그렇게 그들은 다르거나, .. 차라리 결여를 친구로 여기거나... 물론 조는 논외. ^^

애초에 세상과의 소통이 불가능한 공간을 선택했다는 것부터.....

핀이나 올리비아는 친구를 만들 생각이 없었다...

 

역사에 살게 된 핀과 역앞에서 핫도그를 파는 조와 조의 핫도그트럭에서 커피를 사마시는 올리비아. 그들은 서서히 연결되기 시작하여, 때로는 귀찮음을 견뎌내면서, 서로를 채워주는 관계가 되어간다. 왜 역에 사냐는 질문에 '조랑 같이 살고 싶어서'라고 말하는 핀의 변화는 얼마나 뭉클한가. 책을 읽기 시작하는 조, 핀을 위해 책을 빌려다주는 올리비아, 핀의 철로 산책에 함께 하는 조, 기차 찍을 카메라를 선물하는 올리비아, 기차를 찍는 핀과 조, 그 필름을 함께 보는 핀과 조와 올리비아.

 

우정은 대체로 공기와 같고, 더러는 감동이었다가, 때때로 곤혹스러움이 된다. 참 어울리지 않던 셋이 친구가 되고, 그러다가 몇몇 사건들로 - 애초의 다름으로부터 기인하는 - 인해 소원해졌다가, 다시, 나란히 모여 앉는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모여 앉았을 때 관계의 깊이란 그 전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

 

그 셋이 친구란 설정이 참 좋았다. 핀과 올리비아의 상처가 언뜻언뜻 드러나기만 하는 것도 좋았는데, 극의 중반 이후 그들 각자의 아픔이 전면에 드러나면서 관계에 균열이 일고... 하는 것이 그닥.... 각자의 이야기는 설핏 떠오르기만 하고, 그들의 현재가 중심에 있기를 바랬는데.. 핀의 분노와 극의 맥락은 이해하지만, 술집에서 그가 폭발하고마는 장면은 연출도 별로였고 연기는 부담되고 참 싫었다.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게 참 부담스럽고 피곤하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별 생각없이 하다가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하기도 한다. 자꾸 조건이 생기고 뭔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고 뭘 어떻게 해도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고마는 일들이 생긴다. 내가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좋겠건만, 불행히도 나는 관계에 미숙한 사람이다. 요즘 같아선 하루하루가 살얼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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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아무도 원하지 않았던 순간들이 흐르고 나면,

온몸에 피로만 고요히 남는다.

 

나는 이유를 물어야 했고, 그는 그 물음에 답해야 했다.

그랬다면 달라졌을까?

 

올해도 어김없이 상처들로 시작한다.

주고받고 주고받고, 그것만은 평등하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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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가지 이야기 / J.D.샐린저

이게 도대체 무슨 얘기야? 이건 무슨 뜻이지? 그래서 뭐라는 거야?

 

묻기 시작하면, 즐거움은 사라진다. 그래서 나는 인물의 생김새나 성격, 사물에 대한 묘사를 눈여겨 읽기 시작했다. 장황한 묘사 속의 언어들.

 

"장난스런 이름 하며 전체적으로 예쁘지 않은 것은 별도로 하고, 그녀는 영원히 기억할 만하며 터무니없이 민감하고 좁다란 얼굴을 가졌다는 점에서 끝내주게 매력적인 여자였다"라거나, "그의 두 눈은 그저 거론할 수 있을 정도로만, 그것도 한참 심각하게 생각하다가, 더 곧바르고 더 깊고 더 짙은 갈색이거나 아니면 더 큼직하게 자리잡은 눈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만 사시였다."라는 식의....

 

천재소년 테디는 말한다. "나는 풀이 푸르다는 것까지도 말하지 않을 거예요. 색깔은 단지 이름에 불과해요. 그러니까 내 말은, 만일 아저씨가 아이들에게 풀이 푸르다고 말한다면, 그건 아이들에게 풀을 그냥 딱 그만큼만, 그리고 모르긴해도 그 보다 훨씬 나은 방식으로 보는 대신에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 아저씨의 방식으로 - 보도록 기대하게 만든다는 거예요. .. 나는 아이들이 사물을 바라보는 아주 진실한 방식을 갖고 시작하길 바래요. 사과를 먹는 모든 사람들이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대로 말고요. 그게 내가 말하고 싶은 거예요."

 

샐린저의 이상한 묘사와 몇몇 단편에서 느껴지던 이상한 매력은, 샐린저 자신의... 세상을 보는 진실한 방식이었고, 거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덧. 최승자 시인이 번역했다. 물론 이 책을 선택한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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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팀 버튼, vincent, 1982, 5'53"

 


요리스 이벤스, regen, 192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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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 서정. 내가 사랑하는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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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th....

며칠 째 감기를 앓고 있다. 걱정을 했더랬다. 이번에도 못 가려나...... 다행히도 나의 스물여덟을 알리는 아침에는 눈이 잘 떠졌고, 열은 견딜 수 있을 만큼만 나고 있었다. 벼르고 벼르던 중남미 문화원으로....

 

오전 11시. 충무로역. 구파발 방면 5-2.

꿈까지 꿨다. 5-2까지 이어지지 않던 지하철 몸체. 애가 닳아 찾아간 역사, 실제로 지하철은 5-2에도 미끈하게 멈춰섰고, 즐거워진 나는 쉴새없이 재잘거렸다.

구파발 역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고양시장에 내려서 또 조금은 헤매다가 찾아들어간 곳. 에스라성경대학교대학원과 고양향교, 중남미문화원이 늘어선 공간은 약간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벽에 가려 가늠할 수 없었던 안쪽 공간은 생각 외로 넓으면서도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다. 중남미 대사 생활을 몇십 년간 하면서 모은 개인소장품으로 꾸몄다는 문화원에는 아무래도 주인장의 취향이 상당히 반영되었겠으나..... 조각들이 참 맘에 들었다.. 미술관을 메우고 있던 작품들도 그렇고, 박물관은 들어서면서부터 탄성을 내질렀다.. 가운데가 높고 그리로 빛이 들어오는 원형의 공간.. 정면으로 난 커다란 통유리창 밖으로 잔디밭의 철제조각들이 보이는 풍광하며.... 저열한 미의 기준들과는 거리가 먼 덩어리 큰 여인들이 아름다웠고, 지친 표정 속에 삶이 드러나는... 하지만 경이롭게도 살.아.가.고 있는.... 토착민을 묘사한 듯한 그림과 조각, 강한 색채가 마음에 들었다.. 역시, 꼭, 떠나봐야겠다는 생각.

대학로 스페인음식점을 알아낸 터라 문화원의 점심 예약은 하지 않았는데, 맛나게 식사하는 이들을 보니 조금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서 마신 코코아는 퍽 진한 것이 좋았고, 친구가 택한 멕시코차(계피향..이 나는 듯한)도 생소하지만 괜찮은 듯했다...

 

알바이신을 찾았다. 혜화로터리에서 과학고 방면으로 조금 올라가다가 영화의 거리 비디오가게 골목으로 꺾으면 혜화떡집 옆에 있다. 아주 작은, 불 들어오는 간판도 없어서 헤매기 쉬운 스페인음식점. 사진 찍는 정세영 작가가 운영한다. 최근에 알바이신의 고양이들이라는 사진집도 냈는데, 꽤나 아기자기한 그림-사진-글책이다. 원래 먹으려던 메뉴는 안 한 지 오래라, 결국 선택의 여지 없이 빠에야 - 스페인식 해물볶음밥이라고 하면 될 듯 - 를 먹었다. 느끼했지만, 아주아주 맛있었다. 식당도, 음식도, 주인장도 마음에 들었지만, 출판사 직원인 듯한 단체손님(이라고 해 봤자 넷일 뿐이지만)들이 담배를 피우는 바람에 마이클 프랭스로 시작된 그 집 음악을 여유있게 즐길 수는 없었다.

 

그리고서는.... 공짜커피도 마시고 책구경도 할 겸 한 달만에 이음아트를 찾았다. 이제는 아저씨가 얼굴을 알아본다. 어이구, 오셨어요... 커피 한 잔 하세요... 하는 친근한 인상. 이음아트에 대해서는 포스트를 새로....

 

하루 즐겁게 놀았더니 일요일 하루는 바로 넉다운이다. 감기 나으면 꼭 운동 시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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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플라워 / 짐 자무시


표정의 영화. 그들의 표정이 즐거웠다. 그들에겐 과거가 있었고, 과거는 표정으로 설명될 뿐 구체적인 상상은 불가능하다. 그것이 시종 나를 흡입한 요소가 되었다. 애초에 그 분홍색 편지는 '우나기'에서의 편지와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들은 처음부터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돈 주앙과 돈 존스턴과 돈 존슨, 존스턴과 윈스턴, 윈스턴과 윈스턴 같이 말장난에 불과한 것. 하지만 나를 움직이게 하는 내 인생의 맥거핀 같은 것. 오랜만의 감기, 좀 긍정적으로 앓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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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 / Tracy Chapman

 

It’s all in the play
Someone speaks the line
It’s all in the one word
That stops and steals the time
Goodbye
Goodbye
Good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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