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해결의 첫단추로 보는 기사- 연합

<연합시론> 쌍용차 사태 해결의 첫 단추 끼웠다

(서울=연합뉴스) 쌍용차 노사가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에 합의했다. 이로써 2009년 8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난 무급휴직자 455명이 3년 반 만에 생산 현장에 복귀할 길이 열렸다. 노사 합의안에 의하면 오는 3월 1일 자로 무급휴직자 전원이 복직한다. 노사는 2월 초까지 실무 협의를 통해 복직 절차와 인력 배치 등 세부 사항을 결정하기로 했다. 무급휴직자 문제는 쌍용차 사태 해결을 가로막아온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였다. 따라서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 합의는 사회적 갈등의 대표적 사례로 꼽혀온 쌍용차 사태의 궁극적 해결을 향한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합의는 기나긴 노사 협상의 소중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타의로 일터를 떠나야 했던 동료의 복귀를 앞당기고자 기꺼이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키로 한 `남은 자'들의 배려 또한 값지다. 그런 만큼 이번 합의가 산업 현장에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으로 촉발된 모든 노사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고 상생과 공존공영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돼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쌍용차 사태의 시발점은 다름 아닌 2009년 초 `먹튀 논란'을 일으킨 중국 상하이차의 철수다. 사측은 경영난을 구실로 전체 직원의 37%에 이르는 2천646명을 구조조정하겠다고 했고, 노조는 옥쇄 파업으로 맞섰다. 파업은 77일만에 결국 경찰에 의해 무력 진압됐다. 쌍용차 사태는 큰 후유증을 남겼다. 갈등의 골이 깊게 패고, 상처는 덧났다. 정리해고와 희망퇴직, 무급휴직 등으로 기약 없이 정든 일터를 떠나야 했던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겪었을 고통의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지 않다. 불과 3년 반 사이에 2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건강 악화로 숨졌다. 극심한 생활고 속에서 우울증 등 갖가지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회사에 남은 사람들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였으리라 짐작된다.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 합의 소식이 전해진 쌍용차 공장은 평소보다 활기가 넘쳤다고 한다. 어깨에 졌던 무거운 짐이 조금은 가벼워진 듯한 느낌을 공유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화합 분위기가 쌍용차의 새로운 도약에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쌍용차 노사의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 합의는 사태 해결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정리해고자 159명과 희망퇴직자 1천904명의 복직 문제가 남아있어서다. 회사 측은 일감이 늘어나고 경영여건이 좋아지면 이들의 복직도 추진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언제 그런 날이 올지, 시기를 점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여겨진다. 이런 가운데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4-5년 안에 9천500억 원 정도를 쌍용차에 투자할 계획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마힌드라가 투자와 생산 기반 확충을 통한 일자리 확대 노력을 가속화해주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쌍용차 사태가 궁극적으로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바란다.

일각에서는 쌍용차 노사의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 합의를 두고 국정조사를 피하려는 꼼수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또 무급휴직자 복직 과정에서 자칫 노노 갈등의 소지가 없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협상에는 어차피 상대방이 있는 만큼 어느 한 쪽이 완벽한 승리를 거두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 합의는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꺼번에 원하는 모든 것을 얻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번 합의가 쌍용차 사태 해결의 초석이 되도록 진정성을 갖고 노력해주길 바란다. 사태 해결의 열쇠는 노사 양측이 함께 쥐고 있다. 특히 사측이 `갑'의 위치에 있는 만큼 책임도 더 무겁다는 인식과 함께 더욱 진취적인 자세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