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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15
    다문화사회, 그 서글픔(4)

다문화사회, 그 서글픔

얼마전 친구가 파리를 다녀왔다. 생각보다 도시가 너무 혼잡하고 지저분해서 실망했다고 하는데 놀란 점 중에 하나가 이주노동자, 특히 아프리카 출신 노동자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독일도 택시 노동자들은 터키 출신으로 알고 있다. 책 이름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파리의 어느 공장노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그들은 노동자라는 정체성보다는 이민자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소외된 자들 중에서도 소외된 자들이다.

 

현재 한국에서 이주민을 수입하는 방식은 크게 노동력과 신부 수입이다. 노동력은 다시 연수생과 불법체류자로 나뉘며 결론적으로 합법적인 신분의 노동력은 거의 존재하지 않다시피 하고 있다. 정부는 주기적인 강제추방으로 이들을 솎아내어 이들의 정착을 막고있다. 한국에 3년, 혹은 5년 이상 체류한 노동자에 한해서 합법적인 비자를 발급했을 경우 본국에서 가족을 데려오거나 한국인과 결혼하여 정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정부는 이를 우려할 것이다. 그러나 여성 이주노동자의 경우 한국인과 결혼하면 주민등록증이 발급되며 한국에 정착할 수 있다. 한국에 수입되는 신부들도 한국인과 결혼하기 때문에 이들이 낳은 자녀는 한국인이 되고 이들의 2세는 한국인과 결혼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숫적으로 봤을때 한세대가 지나면 혈통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보는 것이 좋다. 한국은 많은 수의 국민이 해외로 이민을 가고 있으며 그에 따라 정부는 이민자들이 정착국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길 바라면서 정작 본국에서 본국 경제를 위해 희생하고 본국의 국민과 결혼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대하고 있다.

 

다문화사회라는 말은 어쩌면 듣기 좋은 허울 좋은 말일지도 모른다. 이동하는 사람들은 이동의 자유가 부여된 상류층과 삶의 터전에서 밀려나 어딘가로 떠나야하는 사람들이다. 중간에는 대다수의 어디에도 가지 못하는 붙박이인생들이 있다. 우리는 이제 아무도 원치 않는 일을 대신 해 줄 사람들이 여기에 와 있다. 일본에서는 유흥가의 '삐끼'들도 아랍노동자들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제 도처에서 이주노동자들과 만날 것이다. 한국여성과 결혼할 수 없는 남성을 위해 빈곤한 세계의 여성은 계속 수입될 것이다. 필요해서 수입했다면 최소한 이들을 위한 대책은 세우는게 도리라고 하겠다. 그들은 오늘도 한국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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