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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올님, 논쟁이 길어지는군요. 님도 답답하시겠지만 저도 답답합니다. 청올님은 계속 집회인과 정부의 논리의 유사성을 주장하고 계시고 저는 집회인의 폭력과 정부의 폭력을 비교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논쟁이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올 연말까지 이 논쟁이 계속되지 않을까 두렵네요. T.T
"용산참사에서 지배계급이라 하신 정부가 모든 정당화한 수단을 갖추고 정당화하고 있다고 하셨지만 그 정당화가 잘못되었다고, 부당하다고, 공권력에 의한 살인이었다고,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고 싸우고 있습니다.
물 론 그 싸움이 당장 그들이 가진 수단에 비해 실질적인 힘이 미약한 건 사실이지만 그런 세상에서 (그런 수단들을) 못 가진 사람들이 온갖 방법을 고민하고 같이 나누면서 서로 영향을 받고 (생각이 그런 지배계급에 지배받던 사람들도 성찰과 대화를 통해 생각이 바뀌기도 하고) 비판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그것이 운동이 아닙니까? "
저는 정부가 자신의 폭력을 정당화할 모든 수단을 갖고 있고, 집회인들에게는 그럴 수단이 없다는 그 차이를 지적했을 뿐입니다.
"집회하던 사람들이 노숙인에게 그렇게 하고 끝까지 '스스로 정당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것도 '저자가 먼저 폭력을 저질렀고 자기는 어쩔 수 없었다' '집회의 효율성을 위해서' 등등 정당화 논리가 정부에서 하는 것을 흉내낸다 싶을 만큼 닮았다는 점에서, 저는 같다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청올님은 정부와 집회인들이 똑같이 자신들의 폭력을 정당화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점만이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폭력은 관계속에서 사고해야 하고, 단순히 자신들의 폭력을 정당화했다는 점에서 동일하게 비판할 수 없음을 지적했습니다. 더욱이 정부는 자신들이 폭력을 저질렀으며, 그것이 어쩔 수 없었다고 정당화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들은 철거민들이 폭력을 저질렀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글 쓴 저는 실제로 그들이 무엇을 가지고 있느냐를 가지고 그들이 '정부만큼 유리하다'고 한 적은 없으며 심지어 '정부보다 더 폭력적'이라고 한 적은 더더욱 없습니다('그들이 더 폭력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피지배계급이 늘 더 폭력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말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어서 덧붙임)."
제가 청올님이 그런 주장을 했다고 한 적이 없지 않습니까. 계급지배를 무시하고 폭력을 논의하게 되면 피지배계급이 더 폭력적이 된다는 이상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니까 폭력을 관계속에서(누가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저지르는가) 사고하자는 얘기였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인터넷에서 온갖 비판을 당하'고 있다는 표현은 무슨 말씀이지요? 블로그에서의 이 논쟁 정도가 '그들'을 부당하게/지나치게 몰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지요. 과도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올님이 글을 올리고 나서 그들은 비판을 당했습니다. 덧글을 읽어보시면 아시잖아요. 저는 그 사실을 지적한 것 뿐이고 그것이 부당하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비판을 받아야합니다. 노숙인에 대한 폭력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다만 그들의 폭력을 정부의 폭력과 비교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저는 주장했습니다.
"역시 신문과 뉴스라는 영향력을 가진 정부가 나발대는 것만큼 '그들'이 자기 정당화를 위해 가진 것이 없다고 해서 그 폭력과 정당화의 논리마저 희석할 수는 없는 것이죠. '그들이 그랬다'는 고발보다는 나 자신을 포함하여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고 저지르는 폭력을 돌아볼 계기가 되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거고요. "
집회인들에게 정부처럼 자신들의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해서 그들의 폭력이나 정당화가 희석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국가폭력과는 다르다는 것을 지적한 것입니다. 저는 계속 이 것을 지적했지 그들을 두둔하지 않았습니다.
"폭력이 당하는 입장에서 같다는 말도 시위 진압에 동원된 경찰도 맞으면 아프다는 것과 바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홀로 떨어진 경찰이 사람들에게 증오/화풀이로 몰매를 맞는 상황이 아니라면요(이런 경우 그 노숙인을 팽개친 것과 비슷한 경우라고 저는 생각하니). 저는 오히려 맞은 노숙인 입장에서 때린 자가 누구냐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한 것인데(저는 차라리 공권력으로부터 맞은 것보다 그 공권력을 비판하겠다고 집회 하던 사람으로부터 그렇게 당한 것이 더 배신감과 치욕스러움이 크면 컸지 덜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집회 하던 사람들에게는 그만큼 '지배 계급'의 막돼먹음은 없을 거란 기대가 있었을지 모르니까요), '그렇게 얘기하면 경찰도 맞으면 똑같이 아픈데' 하는 말이야말로 중간에 삭제된 부분이 크다고 봅니다. "
폭력은 당하는 입장에서는 똑같다는 말은 제가 한 것이 아닙니다. 다른 분이 하신 것입니다. 그 분이 이 폭력은 국가폭력이고 저 폭력은 사적폭력이고 구분할 의미가 없다고 하시면서 폭력은 당하는 입장에서는 다 똑같다고 하셨습니다. 청올님은 제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그걸 좀 헤아려주시면서 글을 좀 써주세요. T.T 당연히 정의와 평화를 위해 헐벗고 굶주리면서도 피켓만들어서 집회하신는 분들이 폭력경찰들처럼 약자를 함부로 대하면 안된다고 저도 당근 생각해요. T.T
"블로그의 글을 보고 아무도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하지 않았지만 용산 참사를 일으킨 정부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사람도 당연히 없었습니다. 이런 얘긴 할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왜 아무도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한 사람이 없다는 것만이 중요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신문과 뉴스가 떠들 만큼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아니기 때문에 정당화하는 사람도 적은 것이기도 하고요. 가령 용산 문제에서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언론과 같은 입장들이 블로그에 있다면 정당화도 충분히 있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보통 일반인들은 교통신호만 위반해도 벌금뭅니다. 옆집에서 남자가 처자식 두들겨 패면 저런 죽일 놈 하면서 욕합니다. 사람들도 뭐가 옳고 그른지 다 알아요. 집회하러 나온 사람들이 집회 좀 방해했다고 노숙인을 들고가서 내팽개치면 다 욕해요. 하지만 철거민들은 용역한테 온갖 행패 다 당해도 나 몰라라 하고 노동자들은 구사대한테 온갖 폭력 다 당해도 관심도 안 가지고 정부와 자본의 입장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요. 저는 그 점을 지적한 거에요. T.T
"'그들'은 자신이 가진 자원을 가지고 폭력을 저질렀고 자신들이 가진 자원을 동원하여 정당화를 했어요. 그 자원들이 정부라는 지배계급이 가진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지 모르지만, 폭력의 피해자인 노숙인 입장에서는 그들과 노숙인 사이에 피지배계급과 지배계급의 차이보다 '못하다''덜하다''적다'고 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만큼 엄연한 차별과 폭력과 정당화가 있었습니다. 계급을 뒷받침하는 것이 무엇이고 폭력 중에는 좀 더한 폭력도 있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이 그 당장 당한 폭력 앞에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기존의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을 분리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그것이 폭력의 피해자들(좀 덜한 계급을 가진 자로부터 폭력을 당한 자와 지배계급으로부터의 폭력을 당한 자) 간에도 필연적으로 계급의 차이를 낳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
청올님과 다른 모든 분들이 무어라 말씀하시든 저는, 지배-피지배 관계를 떠난 폭력논의를 거부합니다. 저는 그냥 차라리 욕먹으면서 폭력주의자가 되겠습니다.
"공권력의 비판이 당연히 추가로, 구조적으로, 비판받아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까지 삭제하면서 비교한 것은 아닙니다. 다시 말하지만 왜 자꾸 비교의 여집합 부분의 이야기로 공집합 부분을 희석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님과 저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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