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 일찍 중국인 장쯔가 떠난다. 백번은 넘게 건빠이를 한 사이인 장쯔는 난닝으로가 류더취를 만난단다. 광저우에서 50명규모의 무역회사에 다닌다는데 그도 시간여유가 좀 있나보다. 좀 더 자다 일어나 나도 계림으로 가기 위해 배낭을 꾸렸다. 어제 만난 중국인 남녀와 사진을 찍었다. 쎄씬이 어디서 필름 사진기를 가져왔다. 숙소 앞에서도 사진을 찍었는데 쎄씬이 나보고 한 계단 내려가란다.

 

2.

계림가는 직행버스를 타고 버스정류장에 내렸다. 열차 황금노선인 계림-쿤밍간 열차표를 몇 일자를 끊느냐에 따라 계림에 머무는 시간이 결정될 것이다. 양숴에서 만난 한국 친구들이 추천한 역 맞은편 화만루를 찾았다. 건조한 건물사이루 꽃 간판이 보인다. 주변이 허름한 아파트 단지여서 화만루의 분위기는 더 깔끔해 보였다. 도미토리가 30원이고 욕실없는 싱글이 40원이다. 양숴에서 9인실에 오래 있었던터라 싱글이 탐이났다. 보여달라고 해서 본 첫번째 방은 창문이 없다. 노우 하고 그냥 도미토리를 생각하고 있는데 직원이 뭔가 확신에 찬 얼굴로 방 하나를 더 보란다. 크기는 같은 침대하나의 작은 방인데 창문이 있고 길다란 나무가 뚝 버티고 있다. 마음에 든다. 오케이하고 짐을 정리하고 나왔다.

 

3.

근처식당에서 뚝배기에 밥을 지어주는 백반을 먹고 기차역 매표소로 갔다. 한 2~30분을 가지고 있는 열차시간표와 전광판을 대조하며 노트에 편명 출발도착지 침대종류 날짜등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표기해서 줄을 섰다. 매표소 공간은 줄 선 사람들로 꽉 차있다. 원난성은 중국인들도 여행지로 가장 선호하는 곳이다. 좀 짧은 줄을 섰다 싶었는데 이 줄이 해체된다. 이게 왠 일인가? 별 수 없이 다른 줄의 뒤에가서 섰다. 사실 중국의 열차표 끊기가 그렇게 여럽다는데 겨울여행이라 그냥 별 무리없이 왔었는데 제대로 경험해 보고 있다.

 

4.

줄 선 중국인들의 거의 젊은이들이다. 표를 산 그들의 표정은 꼭 복권당첨금 탄 사람의 얼굴이다. 당연이 돈 주고 끊는 것임에도 이미 마음은 도착지에 있는 그런 얼굴이다. 내 앞쪽에 있는 한 커플은 이미 여행지에 와 있다. 설레임이야 말로 여행의 필요조건이리라. 줄은 줄어들고 나도 노트를 내밀었다. 내일 저녁 출발하는 상하이발 쿤밍행 열차는 없고 다음날 아침표가 있단다. 하오(좋다)고 하고 표를 받아 나왔다. 내 얼굴도 그랬을까?

 

5.

역 앞에서 한 중국인이 영어로 인사를 한다. 자긴 버스표를 판단다. 쿤밍가는 버스도 있단다. 시설이 좋단다. 나는 이미 표를 끊었기에 대화를 나누다 이만 간다고 하고 헤어졌는데 나중에 다음 여행카페에서 이런 글을 보았다. 계림역에서 영어 잘 쓰는 중국인 사기꾼이다. 처음엔 잘 해주다가 나중에 쿤밍가는 차라 해서 탔는데 마흔 몇 시간 동안 돌아가는 버스였다. 조심하라. 내가 만약 표를 못 끊었더라면 나도 그의 마수에 걸려들었을 것이다.

 

6.

시내 맞은 편으로 좀 걸었다. 제대로 된 대형 할인매장이 나온다. 중국 상품 구경하고 가격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다. 아이들이 먹은 과일제리 6봉지, 50%할인하는 과일야체주스 두병 한세트, 아체크랙커, 포테토칩, 깍뚜기포장한 것, 칭다오 맥주 한캔,휴대용 술병에 넣을 50도 짜리 고량주 한병을 샀다. 20원어치다. 실뭉치공을 농구대 비슷한 동그란 구멍에 세번다 집어넣으면 와인 한 병주는 행사에 줄을 서 던졌는데 손목 스냅이 말을 안 듣는다. 세번다 꽝이었다. 야체코너에서 각종 야체들 중국이름을 죽 훝었다.

 

7.

숙소에 들어와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근처식당에서 가장 만만한 마파두부와 냉오이무침인 우란나황과를 먹었다. 숙소에 들어와 인터넷을 하는데 갑자기 정전이 된다. 옆에있던 서양인 아줌마, 오 쉬트 한다. 물론 유머스럽게 했지만 열 번을 넘게 하니 별로다. 그동안 보아온 서양인중에 난 좀 더 우월하고 돈을 쓰러왔다는 태도를 풍기는 사람이 더러 있었다. 어디를 가도 다 마음 같지 않다.

 

 

* 050108 (토) 여행 44일차

 

(잠) 계림역 맞은편 화만루 5200원 (40원)

(식사) 점심 뚝배기 밥 650원 (5원)

          저녁 마파두부 1170원 (9원)

(이동) 양숴-계림 1690원 (13원)

(간식) 할인점 먹을 거리들 2600원 (20원)

(기타) 인터넷 시간당 5원 2340원 (18원)

 

....................................................총 13,550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1/15 15:02 2005/01/15 15:02

Trackback URL : http://blog.jinbo.net/aibi/trackback/48

« Previous : 1 : ... 253 : 254 : 255 : 256 : 257 : 258 : 259 : 260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