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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처음 갔던 게 2003년 2월이었던 것 같다. 국가와 학교에 '학자금 대출'이라는 사기를 치고 대출을 받아 휴학을 해버리고 그 돈을 들고 중국으로 왔었기에 그만큼 각오가 대단했었다. 그런데 그 돈도 부족해서 정식 등록은 못하고 비자와 주거 등의 문제를 처리해주는 사이비 학원에서 수업을 들으며 틈틈히 과외를 받았다. 보통 학교에 정식 수속을 하면 하루에 네 시간 이상 듣는데, 나는 학원에서 겨우 두 시간 수업 듣고 나머지 시간은 혼자 돌아다니며 놀거나 과외를 받거나 했다. 발품 팔며 배운 중국어였다. 그래도 그 때는 젊고 건강해서 잘 먹지 못하고, 조금 피곤해도 충분히 버틸만했다. 물론 그당시 경제위기가 조장했던 비장한 정신상태도 일조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천진 도착해서 말 한마디 제대로 내뱉지 못하던 내가, 중급반 억지로 들어가서 눈치밥 먹던 내가, 세 달 정도 지나서는 작문 칭찬도 자주 받고 말도 꽤 제법 잘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세달 만에 다른 친구들 보다 먼저 고급반으로 월반하기도 했다. 지금도 보관하고 있는 그 당시 작문 연습을 꺼내 보면 흐뭇해지곤 한다. 그때 사귀었던 중국인 여자친구도 기억난다. 반 년이 지나 가을에 복학을 하고 겨울 방학에 다시 단기로 천진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설날 전날 밤 술집에서 천진을 떠나며 헤어졌던 그 여자아이를 마주치기도 했다. 천진에 있는 투다리였던 것 같다.
그러고 졸업, 취직, 회사생활... 2007년 1월 회사를 그만두고 이러저런 준비 끝에 대만 유학이 확정된 후 6월 신강자치구로 여행을 간다. 북경에 들러 친구와 선배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러고는 곧 7월말 대만으로 왔고, 지금이 2011년이니 중국 가 본지 대략 3년 반의 시간이 된 셈이다. 그 사이 석사도 마치고 박사 코스웍도 끝나간다.
오는 4월 상해로 단기 방문을 가게 된다. 게다가 상해는 처음이다. 문득 중국에 갔었던 기억이 떠올라 몇자 적어 보았다.
대만에서 중국 비자를 대행해주는 여행사를 찾아보았다.
http://www.sttvisa.com/chinavisa.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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藝術人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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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비자가 4500ntd이면 약 18만원에 달하는데 수수료가 너무 비싼 것 같다. 여권을 한국에 보내서 받아오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허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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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007년 유학 준비할때, 그리고 베이징에서 여기저기 같이 찾아다닌 것도 기억이 난다. 상해에 성철 형이 있어. 복단대에 있거든, 요즘 많이 외로워하던데 가게 되면 종종 피지우라도 한잔 같이 하라구. 잘하면 11월달에 아주 잠깐 대만에 갈지도 모르겠어. 타이베이는 아니고 까오슝으로,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여튼 조만간 또 연락하마..그리고 지난번에 메일 보냈던 '중국의 굴기' 책 대만에서 구해지나?藝術人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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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굴기'는 깜빡했네요. 지난 학기 리포트도 아직 쓰고 있는데, 마침 왕휘선생님이 와서 이것저것 거드느라... 암튼 그 책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은 아닌 것 같아요. 여기 검색사이트에 거의 검색이 안되네요. 도대만 모든 도서관을 검색해봤는데도 없어요. 아마 서점에 가서 따로 신청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좀 더 알아보고 연락드리지요. 혹시 모르니 다른 루트도 알아보세요. 홍콩에 있는 친구한테 부탁해보는게 좀 빠를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이홍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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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만이다. 예술인생.. 허난시도 들어와있었네.예술인생 글 읽으니, 내 젊은 날도 생각나 괜스레 울컥했네.
중국연구자들은 중국을 떠돌았던 기억이 하나 둘은 다 있는 것 같으이.
어쩌면 그 기억들이 쌓여서 여기까지 와 있는지 모르겠고..
하루하루가 얼마나 달달한 시간이었는지.. 나이 먹어서야 안다.
상하이에서 좋은 성과 있기를 기원한다.
藝術人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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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에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한국 갔을 때 한번 뵈려고 했었는데, 번번히 무산되었네요.
제가 지방학생이라서..ㅋ
근데, 앞으로는 좀 더 바빠질까 걱정도 되고 그러네요.
그래도 여름에는 남석형이랑 다 같이 한잔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