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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때였던가... 그러니까 94년 봄..? 우리 학교는 원래 여고가 폐교 되면서 그 곳에 들어선 새 학교였는데, 그래서 학교 앞 서점 이름은 여전히 '여고서점'이었다. 나중에 내가 졸업한 뒤 우리 학교는 이사를 가고 여고는 다시 부활되었다. '여고서점'은 아마 여전히 잘 있을 것이다. 그 '여고서점'에서 우리는 학습지도 사고, 서점 주인 아주머니와 학습지 상담도 하곤 했었다.
그러면서 어느날 저녁 또 그냥 그렇게 서점에 들렸다. 저녁을 먹고 잠깐 들리기도 했고, 자습하기 싫을 때 서점에서 이런 저런 책을 보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가 학습지였는지 청소년 교양문화잡지였는지 모르겠는데, 김광석의 인터뷰를 보았다. 술잔을 앞에 두고 담배를 피우는 김광석의 사진이 인상 깊었고, 특히 기억이 남았던 대목은 가장 존경 하는 가수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김민기'라고 대답한 부분이었다. 김광석 4집이 나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였던 것 같은데, 그의 노래를 들으며 그의 차분함과 우울함, 그리고 진지함 그런 것들에 내 나름의 방식으로 공감을 하던 차에 이 인터뷰를 보게 되었던 것 같다. 아마 김민기를 잘 몰랐을 텐데, 김광석 덕분에 김민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노래에 있어서 동물원/김광석에서 갑자기 김민기로의 거꾸러 거슬러 올라간 것이다. 암튼, 아마 그래서 운동권 노래를 그 내용과 상관없이 고등학교 때 약간 듣게 된 것 같다. 아직도 잘 이해되지 않는 것은 당시 우리 집에는 조금 낡은 노찾사 테잎이 있었다는 것이다. 아버지 아니면 누나였을 것이다. 나중에 재수하기 전에 잠시 다녔던 학교에서 노래패 활동을 아주 잠깐 했었던 것도 그런 배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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