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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7

백승욱 선생님이 일전에 이메일로 보내왔던 서평이 『경제와 사회』에 공식 게재되었다.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501811

 

「사상사 부재의 한국 현실에 대한 성찰의 요구」라는 제목의 서평은 『사상의 분단: 아시아를 방법으로 박현채를 다시 읽다』에 대해 세 가지 공백을 제시한다. 개괄하자면, 80년대 말 '피디' 운동의 복잡성, 권역적 유산으로서 '중국혁명', 마르크스주의라는 세 가지 공백이다. 이 서평에 대해서는 직접적 응답이나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데, 세 가지 공백은 오히려 내용과 형식을 포함한 '비공백'의 전제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세 가지 공백 또는 우회는 '사상의 분단'을 논의하기 위한 출발점이었다.

 

보다 흥미로운 것은 이 세 가지 공백과 비공백의 대비를 통해 운동과 이론의 관계, 남한적 중국인식, 마르크스주의적 보편성의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테제식으로 정리하자면, 일종의 과도하게 정치화된 이론운동이 종종 현실운동을 이론적 한계의 알리바이로 삼는 문제, 중국을 방법이 아닌 목적으로 삼는 중국인식, 그리고 이 둘과 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마르크스주의적 지식생산방식의 문제가 중장기적 논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지식론적 문제설정하에서 특히 박현채와 관련해서는 사실상 국가독점자본주의분석과 신자유주의/금융화분석의 관계가 핵심이 될 것이다. 이는 서평에서 제시된 '경제사'에 관한 역사적 종별성 인식의 문제와 관련된다. 물론 박현채의 사상에서 이 논의의 더 큰 배경은 모택동 사상에서 비롯되면서도 포스트 혁명적 분단 상황에 대한 인식을 반영한 사회성격과 사회구성체의 구별, 민족경제론의 본래적 영역과 부차적 영역의 구별이다. 이 배경을 전제로 해야 박현채의 민족경제론이 초기부터 왜 모리스 돕, 大塚久雄의 논의를 가져오는지 해명이 된다. 그리고 이 논의는 궁극적으로 21세기 남한 현실에 대한 종말론적 인식 또는 메시아주의적 비판을 넘어서기 위한 사상자원의 형성을 목적으로 한다.

 

물론 이후 내가 이 작업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주어질 지는 알 수 없고, 꼭 내가 해야 하는 일도 아닐 것이다. 당장은 조건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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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7

출발점, 과정은 다르더라도 연구자들이 최종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곳은 바로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일 것이다. 지역학으로서 '중국학' 또는 '중국연구'에 대한 비판은 溝口 선생의 작업에서 이미 정리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남한의 '중국학'은 여전히 '중국'을 방법으로 삼지 못하고 있는데, 외형상 유사한 시도로 보이는 경우에도 결국 최종적 결론은 '중국'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보편성의 조망 하의 '남한'이 '방법'이 되어 중국에 대해 답을 내리는 방식이다. 이는 남한에는 있고, 중국에는 없는 무엇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확실히 삼민주의를 위시한 중국 근현대사상사에 '민중론'은 부재하다. 그러나 중국을 방법으로 삼는다는 것은 '민중론'을 보편화하여 '민생주의'를 외재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민생주의'가 권역적 차원에서 가진 어떤 것에 주목하여 남한 '민중론'에 권역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지성사적 성찰이 가능해져야 한다. 

물론 기존의 중국연구에 큰 기대를 걸 수는 없다. 사실 중국연구의 문제라기 보다는 권역적 국제주의 사상계 및 남한의 민간 사상계 자체의 생태계가 붕괴된데 근본적 원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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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想的分斷:陳映真與朴玄埰

【出版】思想的分斷:陳映真與朴玄埰

2019-06-28

出版時間 | 2019-06

作者 | 延光錫

出版社 | 台灣社會研究雜誌社

ISBN 13 | 9789869086073

書籍簡介 |

《思想的分斷:陳映真與朴玄埰》是一本在亞際文化研究的歷史脈絡中所進行的實驗作。此書從區域的視角出發,將分享殖民、分斷、冷戰和後冷戰的歷史經驗的南韓和台灣,視作相互參照的對象,並通過台灣的陳映真(1937-2016)和南韓的朴玄埰(1934-1995)的相互觀看,試圖打開超克現成知識體系的階序和分割之新的討論空間。尤其,在此書摸索與去殖民/去帝國的多元世界相配的知識實踐道路的過程中,毛澤東思想、竹內好的「作為方法的亞洲」、溝口雄三的「作為方法的中國」以及陳光興的「去帝國」成為支撐此實驗的核心思想資源。換句話說,若沒有20多年亞際文化研究的歷史所形成和深化的相互參照網絡以及歷史思想資源的累積,那麼此實驗根本無法進行。不過,對於1990年代末後冷戰局勢下,面對知識生產模式的轉型需求而起步的亞際文化研究,此書亦是一個檢驗其20年的成果和侷限的試金石。


推薦 | 

作者以南韓的朴玄埰與台灣陳映真在相似的冷戰史背景下,從知識、思想與戰後史間的斷裂,指出即走上後殖民對現代性想像的必然路徑,並用他們的思想作為填補與斷裂之間的「歷史中間物」,作者更穿透這樣的填補物辯證出對東亞新殖民主義的再認識,當然也是對亞洲戰後民主化的虛構性提出重重一擊。──王墨林

延光錫身上有的能耐/武功是其他人很難有的,他自己知道自己是韓國人,可是不只是。他可以在「民族」之間、之外遊走,在語言、地域之間遊走(錢新祖稱之為「出入異文化」),他與前輩朴玄埰、陳映真的關係是複雜的,一方面他承繼了他們民族主義為基盤的國際主義,一方面他在情感知識方法上從民族主義(甚至於國際主義)解放出來,能夠長出更為「客觀」的分析能力與視野,這是我以為他的工作潛在的爆發力之所在。──陳光興

《思想的分斷》是第一本有系統地嘗試分析、比較台韓左翼經驗的著作。光錫的分析以陳映真與朴玄埰為切入點,不僅僅理解他們的世代與時代,更能夠進一步思索改造社會的知識與行動之間存在著什麼關係?並為我們這個時代的思想課題拉起了一個十字座標型的連結:橫向比較兩個歷史人物與他們的學思、實踐與時代,縱向地聯繫他們曾經走過、而我們現在繼承下來的歷史。──陳信行
 


作者簡介 |

延光錫(1977-)
1977,南韓中部農村出生
2004,韓國外國語大學中文系畢業
2004-2007,從事國際海運物流
2007-2009,台灣世新大學社會發展研究所碩士
2009-2016,台灣交通大學社會與文化研究所博士
曾任韓國聖公會大學東亞研究所研究員兼講師、美國哥倫比亞大學人類學系訪問學者、韓國北韓研究大學研究教授、現為交通大學文化研究國際中心博士後研究員。


目錄 |

【推薦序】──回望一個相信新世界的年代/陳信行
韓文版序

敘說
思想性巫祭

戲台
走進區域性參照
歷史掛帥與區域性參照研究
    知識的矛盾
    殖民之後的知識
    知識與去殖民的困境
    東亞區域參照點與歷史掛帥
反思當代的殖民性:以朴玄埰為線索
    第一線索:一九八○年五.一八與民眾主體性的困惑
    第二線索:一九六○年四.一九與「民主」的悖論
    「奴隸的特色」:殖民性的持續和演變

奉請
當代歷史中間物──陳映真(一九三七-二○一六)與朴玄埰(一九三四-一九九五)
作為參照點的台灣:陳映真
    歷史意識:早期文學
    如何克服愛的不可能性?──早期和中期的文學
    分斷、內戰、民眾
    相互參照所呈現的歷史特定性
作為歷史中間物的朴玄埰
    戰後實踐型知識分子的困惑
    歷史中間物的原型體驗:以「未完成的回憶錄」為中心
如何歷史化一九八○年代?

灌浴
一九八○年代與後冷戰轉型的悖論──「社會性質論戰」
為何反思南韓社會性質論戰?
光州五.一八與「民眾論」的悖論
    一九八○年「光州慘案」與思想運動的主體性問題
    「主體」的「民眾」之興起與去歷史化
民眾論的再歷史化與朴玄埰的民眾論
陳映真的南韓情結與社會性質論
    第三世界認識下的韓國情
    台灣社會性質論
    「思想的貧困」與「思想的斷裂」
朴玄埰的社會形態論和社會性質論
    一九八○年代思想課題與朴玄埰的位置
    「目的性的論戰/意外的波瀾」
    朴玄埰的孤獨:短暫的「開放」與「斷裂」的深化
反思「貧困」和「斷裂」的相互內在化
    互相參照的認識與後冷戰的悖論
    「貧困」和「斷裂」

奉送
新殖民/分斷體制下思想繼承
殖民主義現代性與知識的所有
新殖民性認識與思想繼承的矛盾:朴玄埰與白樂晴的爭論
    文學與經濟的關係
    分斷體制與第三世界
    「新殖民/分斷體制」與去殖民的困境
被忘卻的遺產:《民族經濟論的基礎理論》與新殖民/分斷體制
    歷史與理論
    結構與諸範疇
民族經濟論」與新殖民/分斷體制

拆台
重新開啟思想解放空間
朴玄埰的困惑:具有開放性的可能性
東亞去殖民主義:亞洲作為方法
回顧《思想的分斷:陳映真與朴玄埰》

後記

【讀後】──延光錫的工作意味著什麼?/陳光興

附錄
朴玄埰與陳映真年譜
參考書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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