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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 예비군 훈련 2박 3일을 다녀왔습니다.
정말 짜증나는 일이지요.
그래도 그나마 스스로를 위안시켰던 일들이 있었으니...
1. 지문날인 거부
입소할 때 총기를 지급하면서 보통 오른손엄지 지문을 찍으라고 하지요.
저도 지문날인반대연대에 있으면서도 재작년까지는 보통 '지장' 찍는다는 게 지문날인인지 몰라서 그냥 찍었었더랬지요. ㅠㅠ;;;;
'선배님! 안됩니다'라고 하는 현역 애한테... '괜.찮.아!'라고 하고 그냥 서명했죠.
2. 대체 신분증 사용
며칠전에 새로 발급받은 여권을 내밀었더니만...
'선배님! 신분증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현역 애한테... '신.분.증!'이라고 말하고 던져줬죠.
3. 사격 훈련 거부
작년엔 총기 사고 직후라 다른 예비군들이 '쏘지 말라고 해요. 사고나요.'라고 해서 편히 넘어갔었는데... --;
이번엔 교관한테 '총 쏘기 싫은데요.'라고 말했더니만 귀찮은 질문들이 줄줄이 따라 붙는다.
'왜 쏘기 싫다는 거야?' '종교적인 이유야?' '현역 때는 쐈을 거 아냐?'...
대충 '무기만지기 싫어요' '아니요' '그래도 싫어요'라고 무성의하게 대꾸했다.
교관의 질문 중 나를 당황하게 했던 것 하나. '총은 받았잖아?'
엇. 예비군 훈련 때 총을 아예 안 받을 수도 있나???
4. 채식
이건 올해 처음 겪는 일이었지요.
저야 다소 유연하면서도 기회주의적인 채식주의자라... --;;; 그나마 먹을만 했습니다만,
완고한 원칙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정말 힘들겠더군요.
국 하나 반찬 세가지 중에... 국에는 보통 고기의 흔적이 보이고, 메인반찬은 항상 고기가 들어갑니다.
고기가 들어간 반찬이나 국은 '안먹어!'라고 하고 아예 받지 않았습니다.
한 번은 돈까스에 쇠고기카레가 나와서...김치밖에 먹을 게 없더이다. 좌절하고 있다가 쇠고기카레에 쇠고기가 별로 안보이길래... 그냥 먹었다는...ㅠㅠ
그래도 식판 배식의 장점을 살려서 7끼 식사 중에 버린 음식은 하나도 없었다오. ^^V
그리고 마지막 설문조사에서 건의사항에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단을 마련하라!!!'라고 쓰고 나왔죠.
5. 책읽기 & 자기
모자란 잠 푹 자고... 책도 두 권이나 봤네요.
근래에 책을 이렇게 열심히 본 적이 있었던가? ^^;;;
ps.
그런데... 현역 군인에게 반말한 건... 나중에 좀 미안하더군요. 만약에 반말을 쓸 수 없었다면, 그렇게 쉽고 당당하게 거부의사를 밝히지 못했을 것 같긴 하지만요. 계급과 군번에 따른 서열화에는 응당 반대해야 겠지요. 다음에는 반말도 하지 말아야겠어요. 아. 교관한테는 반말을 해볼까요?
pps.
쓰고나니...
[생활속의 진보] 에 트랙팩을 날려도 괜찮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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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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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팩에 또 이상한거.. 막 달라붙고 있어요.재밌게 읽고 삘받아서 저도 포스팅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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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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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총 줄 때 지문날인하게 한 적이 없었는 것 같는데...2. 면허증은 잘 받던데...
3. 총 쏘는 거 재밌어서 열심히 쐈는데...
4. 도시락만 열나 사 먹었는데... 물론 고기고 채소고 다 먹고...
5. 열심히 졸았는데... ㅋㅋ
PS. 현역병한테 반말 안 했는데...
PPS. 예비군 훈련 언제 끝냈는지 기억도 안 나는데...
예비군 훈련 참 짜증이죠. 국가 돈 써가며 그딴거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동대장들(결국 예비역) 먹고 살리기 위해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요.
그리고, 군복만 입혀 놓으면 왜 다들 말년 병장으로 다시 돌아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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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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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걸기... 하하 꼼꼼한 덧글에 감사. ^^1. 지문은교장마다 좀 다를 수는 있는데, 제가 가는데는 아주 당연한 것처럼 요구하더라구요. 다들 줄서서 찍고... ㅠㅠ
2. 보통 잘 받는 편인데... 여권 가져오는 사람은 거의 100명에 1명 될까 말까해서... 현역병들이 잘 모르는 거 같더라구요.
저도 현역병한테 반말 안 했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다 반말하는데다가... 현역병들이 워낙 깍듯하게 '선배님, 선배님'하는 바람에 그만 익숙해져 버렸다는....
예비훈 훈련의 존재 이유와 투명인간 망토같은 군복의 신비... 정말 미스테리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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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nP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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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줄 때 지문날인이든 도장을 찍든 그런 거 각 부대에서 임의로 하는 거에요. 실제 규정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총이야 몇정을 지급했던지, 다시 원래대로 맞춰놓기만 하면 그만.부가 정보
지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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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셨삼. 생각은 있어도 들어가자마자 귀차니즘이 몰려왔을텐데.. 저도 내년에는 그렇게 하겠삼 :)부가 정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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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 규정은 있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a지각생... 머 생각보다 귀찮을 건 없더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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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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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자주청년에게 바침동영상-보기
http://www.pandora.tv/my.aksekzone/2672202
동영상 -다운로드
http://clubbox.co.kr/2sky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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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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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통일... 네? 뭐라구요?부가 정보
지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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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이 진보적자주청년이래요 :)부가 정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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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생... 칭찬...이겠죠? ^^;;;부가 정보
동소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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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메일링도 왠만한거다가입해서 비슷한거 뿌렷던데.ㅋ82통일님인지는모르겠지만.ㅋ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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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대에서 주로 하던 일이 총기 관리 하던 거라서, 그게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는 알거든요.ㅋ부가 정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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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 아. 글쿤요.. ㅋㅋ부가 정보
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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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부턴, 선생님! 하고 부르짖을때 괜찮삼. 이라고 말해줘요.히히부가 정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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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신같은 후배 둔 적 없는데요." 라고 말할까요? ㅋ부가 정보
T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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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지문날인 한적 없는데. 그냥 사인으로^^부가 정보
o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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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 chin nom부가 정보
진경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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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흘... 나중에 진경이에게 멋진 지음 삼촌 얘기를 해줘야겠다. 생활속에서 거부하기가 더 어려워요.ㅠ.ㅠ 저도 지장 몇번 찍었어요.(아 괴로와) 왜그렇게 국가권력은 내 손가락을 원하는지들. 게다가 가족이 더 힘들게 했어요. 우리 친정 엄마는 아직까지도 주민등록증 없느냐고 틈틈히 물어보신다는...그나저나 order... 네? 뭐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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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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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 아마 선택하라고 했으면 대부분 사인으로 할텐데 말야... 그냥 찍으라고 하니까 별 생각 없으면 그냥 다 찍는 거 같아. 쩝order... ㅋㅋㅋ
진경맘... 진경이는 엄마 아빠 얘기만 들어도 충분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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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힙스터리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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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올여름 동원훈련 1년차를 다녀왔습니다. 현역때 동원업무를 해서 그런지, 반말을 못하겠더군요. 군번이나 생년월일에 의한 서열화에 너무 길들여져 있는 것이 한국의 군대문화죠. 저는 26세 현역입병해서 03년 군번이라 솔직히 예비군으로서는 둘다 서열화의 바닥입니다. ^^&부가 정보
oais7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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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글 읽고 한마디 하고 싶어서 아이디 만든 사람입니다.다른 항목은 몰라도 사격거부라.. 예비군훈련의 본질을 거부하는 행위군요. 만약에 전쟁이 나고 동원령이 떨어진다면 어떻게 하실련지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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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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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is7koo/ 지음은 전쟁터에서 전우?에게 전쟁 반대 설득을 할 사람이죠..ㅋ 전쟁터는 싸우기 위해라기 보단 설득하기 위해 ㅋㅋ부가 정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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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is7koo... 아이디 만드신거 축하드려요. 덧글은 아이디 안 만들어도 다실 수 있는데... ^^맞습니다. 예비군훈련의 본질을 거부하는 겁니다. 전쟁을 거부하는 거죠. 전쟁이 나면... 일단 무서워서 도망갈 것 같군요. (쥬느.. 나는 당신생각처럼 그렇게 용감하지 않아.ㅋㅋ) 그러다 아군이든 적군이든 군에게 잡히면 할 수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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