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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10/16
    다음 여행의 목적지(14)
    지음
  2. 2007/10/16
    유럽의 우리집들(2)
    지음
  3. 2007/10/09
    유럽에서의 마지막 날(17)
    지음
  4. 2007/10/02
    Farewell to Andre Gorz(4)
    지음
  5. 2007/09/21
    이벤트 결과 중간 정리(1)
    지음
  6. 2007/09/08
    오르세의 고양이들(9)
    지음
  7. 2007/09/08
    Food for free(3)
    지음
  8. 2007/09/08
    여기는 파리. 귀국 일정.(4)
    지음
  9. 2007/09/08
    우선 대답부터..ㅠㅠ(3)
    지음
  10. 2007/08/23
    이제부터는 귀국길(22)
    지음

다음 여행의 목적지

라마단 기간을 마무리하는 최대의 명절 하리라야로 쿠알라룸푸르는 한산합니다.
친구들도 고향으로 많이 내려가서 늦게 올라오는 친구들은 얼굴도 못보고 이곳을 떠나겠군요.

17일 오전에 출발해서 쿠알라룸푸르 공항까지 약 70km의 고속도로!를 달려야 합니다.
18일 새벽 1시경에 비행기를 탑니다.
그리고 오전 8시 40분에는 다음 여행의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바로... 대한민국 서울이지요.

근 1년동안을 돌아다녔지만... 어딘가 한동안 머물다가 다시 자전거를 타고 떠나려고만 하면...
언제나 새로 여행을 시작하는 흥분에 잠을 이루기가 어렵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길은 괜찮을까... 너무 힘든 고개에서 지쳐버리지는 않을까... 아찔하게 달리는 차들에 지레 겁을 먹지는 않을까...
새로 만나게 될 땅과 도시는 어떤 곳일까... 몸뚱아리 누일 곳은 있을까... 뭘 먹을 수 있고 뭘 먹어야 할까...
어느 구석을 돌아다니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무엇을 하고 싶고 또 무엇을 해야 할까...
말이 통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서로의 말을 배우고 가르치고 그렇게 서로 소통할 수 있을까?

지도 한장 달랑 들고 맞닥뜨렸던 여느 도시들처럼, 서울도 낯설게만 느껴집니다.
아직 잠자리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일단은 고맙게도 그냥 재워주신다는 사람들 집을 전전하는 와중에, 바쁘게 집이든 절이든 장기간 머물 곳을 알아봐야죠.
무엇을 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책도 읽고, 인터넷도 쓰면서 정보를 모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며 계획을 잡아봐야죠.

우리의 여행이 여행이라기보다는 조금 색다른 또 하나의 삶이었던 것처럼...
새로 시작하는 삶 또한 조금 색다른 여행이 되었으면 합니다.
삶같은 여행, 여행같은 삶.

대한민국 서울.
우리같은 자전거 여행자에게 결코 만만한 도시는 아닙니다.
인구 천만이 넘는 공룡같은 도시.
집 임대료는 살인적으로 높고, 텐트 칠 빈 땅 하나 없는 도시.
자전거를 타고 몇시간을 달려도 빌딩 숲을 벗어나지 못하고 밭 한뙈기 찾아 보기 힘든 도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저렴한 먹거리,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채식 식당 하나 없는 도시.
자전거 메신저는 커녕 자전거 타고 시내를 돌아다느는 데만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도시.
그저 생활!하기 위해서 세계 최장 시간의 노동을 해야 하는 도시.

하지만 그동안의 여행/삶에서 쌓은 경험으로 잘 헤쳐나가 볼랍니다.
사는 데는 그리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
아무리 힘든 길에도 숨돌릴 곳은 있고, 오르막 뒤에는 내리막이, 내리막 뒤엔 오르막이 있기 마련이라는 것.
끝이 없어 보이는 먼 길도 그저 다음 한 번의 페달을 밟다보면 어느새 도착해 있다는 것.
목적지보다는 길을 즐겨야 지치지 않고 오래 달릴 수 있다는 것.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불쑥 나타나 도와줄 구세주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아주 많다는 것.
보고 싶고 보려고 애쓰면 보인다는 것...
이것들이 우리의 삶/여행에서 배운 것들(의 일부)입니다.

대한민국 서울.
기대가 됩니다.
무엇보다도 말과 말 이상의 무엇이 통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이 있거든요.
벌써부터 만나자는 사람들, 재워준다는 사람들이 넘쳐서 아주 행복합니다.

그리고 시간은 넉넉합니다.
이번 여행지에서는 좀 오~래 머물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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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우리집들

유럽에서의 191일동안 의 잠자리입니다.
어느 한 곳 사연이 없는 곳이 없습니다만, 일단은 간략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숙소 구분
교통
노숙 49 
캠프 21 
캠핑장 11 
스퀏
카라반
방문
친구 집 41 
새 친구 집 28 
24 
초대
총합계 191 

워낙 숙소가 다양해서 카테고리를 나누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지금 다시 구분을 해도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어쨌든.

'교통'은 기차, 배 등 교통수단에서 잔 날.
'노숙'은 말그대로 노숙한 날.
'캠핑장'은 상업적으로 캠핑할 자리를 대여하는 곳에서 잔 날.
'캠프'는 로스톡 Anti G8 캠프, Earth First 캠프, Climate Action 캠프 세 곳에서 텐트치고 잔 날.
'스퀏'은 빈집 들어가서 잔 날. 친구들이 스퀏한 곳에 얹혀 잔 것은 제외.
'카라반'은 누가 비어있는 캠핑카에서 자게 해 준 날.
'방문'은 무작정 쳐들어가서 자게 해달라고 한 날.
'새 친구 집'은 현지에서 알게 된 친구들 집에서 잔 날.
'웹'은 warmshowers.org hospitalityclub.org globalfreeloaders.com 등 웹을 통해서 연락해서 구한 곳에서 잔 날.
'초대'는 우연히 길에서 만난 사람이 재워 준 날.

'스퀏', '카라반', '교통'이 실내냐 실외냐가 애매하고, '새 친구 집'이나 '방문', '초대' 등은 마당에서 텐트를 치고 잔 날도 있기 때문에 역시 애매하지만.
굳이 실내와 실외를 구분하자면, 각각 97일과 94일
텐트에서 지낸 날들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더 길게 느껴졌는데, 실제로는 실내에서 잔 날이 약간 더 많았군요.

결국, 상업적인 숙소에서 잔 날은 딱 11일. 숙박비를 낸 날은 그 중에서도 하루를 빼고... 10일.
정확한 가격은 가계부를 봐야 하지만 대략 150유로. 20만원.
6개월이 좀 넘었으니까 한 달 월세가 3만원 정도네요.
사실 이것도 초반에 비가 많이 내릴 때 집중되어 있을 뿐, 마지막 석달은 한 푼을 안썼네요.

아래는 참고로 '노숙' 49일을 장소에 따라 구분해 봤습니다.

숙소 구분
공원 16 
길가 11 

강변
쉼터
빈땅
해변
기차역
놀이터

정원
호숫가

유럽에서 오래 살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
전에도 한 번 포스팅 한 것 같지만... 모두 다 우리집입니다.

물론, 모두 자신의 공간을 기꺼이 우리와 함께 공유해 준 고맙고 훌륭한 사람들과
잠시 스쳐가는 두 사람을 넉넉히 안아준 산과 들, 강과 바다...
그리고 난데없는 불청객으로 고생했을 풀과 꽃들, 달팽이와 곤충들 덕분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영국 기후행동캠프에서 한 유목민 가족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
한동안 머무르던 곳을 떠나면서, 원형 천막을 걷어내자...
천막 때문에 햇빛을 못 본 풀들 때문에 푸른 초원에 누런 동그라미가 생겼더군요.
그 누런 동그라미의 한 가운데서 온 가족이 함께 제사를 지내며 말했습니다.
"참 좋은 땅이었다."

같은 심정입니다.
참 좋은 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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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의 마지막 날

유럽에서 지금까지 달린 거리 6585km.
남은 거리 15km.

약 6시간 후 공항으로 달려갑니다.

안녕. 유럽.
좋은 땅이었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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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ewell to Andre Gorz

"사랑하는 아내여, 오늘 그대는 꼭 82세를 맞았소,
그러나 그대는 늘 아름답고 우아하며 사랑스럽소.
생각해 보니 우리가 같이 한지 어연 58년을 맞았구료.
그러나 나는 당신을 그 어느때 보다 사랑하오.
게다가 마치 처음으로 당신과 사랑에 빠진 것 같은 감정을 아주 최근에 느끼기도 했다오.
당신과 함께 나는 생의 활력을 또 다시 느끼고 당신을 내 가슴에 안을때만이 삶이 가득차게 느껴진다오."

"Soon you'll be 82. You've lost six centimetres in height, you weigh just forty-five kilos, and you're still beautiful, gracious, desirable. We've lived together for fifty-eight years now, and I love you more than ever. Just a short while ago I fell in love with you anew, and once again I carry in my breast this gnawing emptiness which alone the warmth of your body against mine can assuage."

앙드레 고르, [아내에게 쓰는 사랑의 편지(Letter to D)] 중 - 블로그, Fusions 에서 재인용


여행을 계획할 무렵, 프랑스에 가면 누굴 볼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 때 가장 먼저 생각났던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앙드레 고르였다.
물론 지네딘 지단을 만나는 것만큼이나 비현실적인 상상이었지만 말이다.

어느새 10년정도 지나버린 얘기지만, [에콜로지스트 선언]을 시작으로
한글로 번역된 그의 모든 글을 찾아 본 적이 있다.
도서관에서 원서를 빌려다 제본하고, 도서관에도 없는 책은 인터넷 서점 아마존을 통해서 구하기도 했다.
물론, 홍지의 [베르사이유의 장미]에 대한 열정과는 감히 비교도 안되는 것이겠지만 꽤나 열심이었던 셈이다.
사실상 '고르를 읽자'에 다름 아니었던 세미나를 열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노동시간 단축 세미나 커리큘럼]
(세상에 이 자료가 아직 있다니... 훌륭하다. 진보넷!)

후기 산업사회 및 정보화 시대의 흐름을 읽는 시각,
근본적인 좌파이자 동시에 생태주의자,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설득력 있는 문체,
무엇보다도 대안과 그 대안으로의 경로을 제시하는 구체적인 제안...
그의 사상에 대한 평가 이전에, 말하자면 왠지 나와 '잘 맞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불과 며칠 전에도 프랑스에서 프랑스 친구와의 대화에서도 앙드레 고르를 화제로 올리기도 했다.
요새는 뭐하고 지내는데 조용하냐고..,

그리고 오늘 기사에서 그 대답을 얻었다.

지난달 25일 앙드레 고르와 부인 도린은 파리 근교 트로와의 자택에서 한 친구에 의해 숨진채 발견되었다.
그들은 가까운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들에 둘러 쌓인채 나란히 누워 있었다고 한다.
고르는 평생 자신에게 영감을 준 도린이 암에 걸리자 83년 모든 지적활동을 그만두고 트로와로 옮겨가 아내와 조용히 살아왔다.
지난해에는 도린을 돌보면서 느낀 생각을 기록한 책 <아내에게 쓰는 사랑의 편지>를 내기도 했다.


관련 기사에서 발췌
http://afp.google.com/article/ALeqM5gjWhcNZrlESesEMdHb_hDiVUXltQ
http://www.signandsight.com/intodaysfeuilletons/1556.html
http://news.hankooki.com/lpage/people/200710/h2007100118274184800.htm

마지막으로 그의 글을 읽은지가 한 참 되었고,
호기롭게 모았던 원서는 제대로 읽지도 못했으면서도,
왜 고르는 더 많은 얘기를 하지 않는가?
왜 우리나라 학자들은 고르를 제대로 읽지도 못할 뿐더러, 하다못해 제대로된 단행본 한 권 번역하지 않는가?
라고 분통을 터뜨리는 동안...

그는 아내를 간병하고 있었다.
그리고 함께 두번째의 생으로 떠났다.

"우리는 한 사람이 죽었을 때 홀로 살아남기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종종 얘기하곤 했다.
우리에게 두번째의 생이 주어진다면, 또 다시 함께 살고 싶다고...."

Nous aimerions chacun ne pas survivre à la mort de l'autre. Nous nous sommes souvent dit que si, par impossible nous avions une seconde vie, nous voudrions la vivre ensemble.

-
앙드레 고르, [아내에게 쓰는 사랑의 편지(Letter to D)] 중 - Le Figaro 기사에서 재인용.
  (불어를 영어로 자동번역해서 다시 번역한 것이라 확실치는 않습니다.)


그는 그의 마지막 책에서 사랑에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사랑은 도피가 아니라 모순으로 가득찬 세상에 대해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의 사랑은, 곧 그의 '세상에 대한 도전'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항상 '현실적인 유토피아'를 꿈꾸던 고르, 고르다운 죽음이라 할 것인가?

먹먹하다.
돌아가서 못 읽었던 책이나 다시 읽으련다.
달리 추모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말레이시아에서 남는 시간에 읽으려고 가져갔다가 역시나 못 읽고 그대로 돌려 보냈던 원서 한 권도 고르의 "Capitalism, Socialism, Ecology"이었군! 쩝쩝. 괜히 미안해 지는군.




- 제일 앞의 인용문은 고르의 마지막 저작인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중 일부분인데...
번역하려고 한참을 애쓰다가 아래 블로그에서 더 좋은 번역를 발견해서 그냥 옮깁니다. 여전히 마지막 문장은 석연치 않습니다만...
어떤 신문 기사보다도 좋군요.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분인데 프랑스 정치에 관한 글 등 다른 글들도 아주 재밌군요.
Fusions, [철학자 고르즈의 사랑을 위한 죽음]

- 고르에 관한 더 많은 자료는 역시나, 위키피디어 [앙드레 고르]

- 고르는 그의 책 제목인 [노동자 계급이여 안녕 farewell to working class]으로 악명이 높기도 했다. 그를 언급하는 글들의 반 수 이상은 '세상에... 노동자 계급이여 안녕이라니!!!' 라며 공격하거나 조롱하는 것으로 그친다. 하지만 그들이 책 제목 이상을 봤을지는 정말 의심스럽다.

- [에콜로지스트 선언]에 나오는 유토피아에는 자전거가 달린다. 자전거가!

- 마침 컴퓨터에서  김광석의 노래가 들린다. 거 참.
"다시 못 올 그 먼 길을 어찌 혼자 가려하오....." -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 강풀의 만화 최근작 '그대를 사랑합니다'에 나오는 장군봉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죽음. 못 보신 분들은 한 번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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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결과 중간 정리

지음님의 [오르세의 고양이들] 에 관련된 글.

한 열흘을 달려서 지중해변의 니스Nice에 도착했습니다.
서울도 덥다는 것 같던데... 여기도 참 덥습니다.

6월초에 로스톡에서 무지 덥다가,
정작 7월, 8월은 네덜란드, 벨기에, 영국에서 늘 비와 싸우며 우중충하고 쌀쌀한 날씨때문에 고생했는데..
여기 오니까 다시 한 여름이네요.
좀 허옇게 됐던 피부가 다시 까매졌습니다.

자,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벤트 결과를 중간 정리해 보니까 이렇게 되는군요.

1.
2. 마네, <올렝피아> - rivermi
3. Pierre Auguste Renoir, Le garcon au chat [The Boy with the Cat] - 아르
4. Pierre Bonnard, Le chat blanc, 1894 - envia
5.
6. Edgar Degas - The Ballet Class - rivermi, 아르
7. 로트렉, - rivermi
8. Pierre Bonnard, La femme au chat, 1907 -envia
9.
10. Pierre Bonnard, L'apres-midi bourgeoise, 1900 - envia

아직 1번, 5번, 9번이 남아 있고, 7번은 아직 제목은 안나왔네요.
강아지는 6번으로 rivermi님이 맞추셨구요.

아무튼, rivermi님 3개, 아르님 2개, envia님 3개는 확정입니다.
모두 2~3개씩 맞춰주셨네요.
엽서 여러장 대신에 엽서와 무게, 부피, (가격)에 준하는 다른 걸로 준비할 수도 있으니...
생각나는게 있으면 덧글 달아주세요. ^^

그리고 샤... 당신은 당연히 하나 준비하지요. ^^

아직 남아 있는 그림들이 있으니... 누구든지 제가 귀국하기 전까지만 맞춰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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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의 고양이들

오르세 미술관에 있는 작품들 속에 나오는 고양이들입니다.
조명이 어둡고 플래쉬를 터트릴 수 없는 관계로 화질이 별로입니다만. 암튼.

쉐바야~~~~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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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9.


10.



여기서 깜짝 이벤트!!!

각각의 고양이가 나오는 원작의 작가와 작품의 이름을 맞추시는 분들께 스위스에서 엽서 한장씩 보내드리지요.
혹시 여건 상 보내지는 못한다고 해도 꼭 사서 가져가겠습니다.
각 작품 당 선착순 한명, 한 사람당 최고 3장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10번째 작품을 맞추는 분에게는 특별 선물을 추가로 준비하겠습니다.

아. 사실 고양이가 아닌 녀석이 하나 있는데... 이 녀석을 찾으시는 분께도 역시 엽서 한 장!
(이건 너무 쉬운가?)

헤헤. 작품/작가 이름 기억 못하겠다고 별 짓을 다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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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for free

프랑스 Dieppe-Paris 구간, 8월 31일 점심 식사 꺼리

Dieppe에서 출발하기 전에 장을 봤어야 했는데... 가다보면 있겠거니 하고 방심했다가 굶을 뻔했습니다.
이 구간에는 큰 도시가 없어서 별다른 시장이나 슈퍼가 없었거든요.
그러나... 그래도 먹을 건 많았습니다.

1. 케일


쌈밥집에 가면 볼 수 있는 케일.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이 케일이 길가에 종종 보이더군요.
자생하는 것인지, 주변 밭에서 탈출한 녀석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파는 것처럼 잎이 크고 둥그렇지는 않지만...
어렸을 때 집에서 키우던 걸 많이 봤던지라, 줄기와 꽃 그리고 강한 향으로 보아 분명한 케일이라는 걸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2. 질경이


우리나라에서도 말그대로 길가다 밟히는 녀석이죠.
오래된 잎은 너무 질겨서 여러 개 묶어서 제기차기할 때 쓰이는 녀석이지만... 연한 잎은 시금치 못지 않은 맛이 납니다.
유럽에서도 어디에서나 밟힙니다. 밟히면서도 결코 쉽게 죽지 않죠. 기특하게도.

3. 네틀(Nettle)


이 녀석에 대해서는 Earth First 캠프에서 배웠습니다.
거기에서 열린 수십가지 워크샵 중에서 'Food for Free'라는 워크샵이 있었는데...
말그대로 자유롭게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유럽의 대표적인 '잡초' 중에 하나인데요... 정말 어디에서나 군락을 이루며 무한정 자랍니다. 강인한 생명력!
게다가 줄기에는 억센 털이 있어서 맨살에 닿으면 따갑고 가렵기 때문에 영 비호감에 골치거리입니다.
그러나 의외로 먹을 수 있고 독특한 맛이 괜찮습니다. 심지어 철분 등의 미네랄이 엄청 많다고 합니다.
기후행동캠프에서도 비슷한 주제의 워크샵이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어떤 분이 이 네틀의 잎과 열매로 Nettle beer를 만들어서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4. 컴프리


컴프리 또한 가끔 쌈밥집에 나오기도 합니다.
유럽에서 자생 하더군요. 케일보다 훨씬 많습니다.
저도 먹어본지가 오래되서 긴가민가했는데... 앞서 말했던 워크샵 진행자에게 확인을 했죠. 컴프리 맞답니다.
근데... 저는 컴프리가 거의 약처럼 먹을 정도로 건강식품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친구는 너무 많이 먹지는 말라고 하더군요. 이유는 잘 모르지만 어디선가 들었다고.

5. 블랙베리, 사과 등.


유럽에 블랙베리는 널렸습니다.
기후행동캠프에서 마지막 행진 때는 사람들이 길가에서 블랙베리를 엄청 따다가 서로 나눠먹고(씻지도 않아요) 그래도 남으니까 으깨서 페이스페인팅 재료로 쓰더군요.
뭐 가끔 사과나무도 있고... 길가에 그냥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따먹지는 않는 것 같더군요.

6.
여기에 굴러다니는 감자.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데... 길가에 자꾸 감자가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구멍난 감자 포대를 싣고 달렸나 싶더군요.
성한 녀석들로만 챙겼는데도 무게 때문에 더 들고 못 갈만큼 주웠답니다.

그리고 물을 얻으러 어떤 시골 마을 집에 들렀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이 사시는 집이었는데... 영어가 전혀 안통했지만 물을 얻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고맙다고 크게 인사를 하고 돌아나오는 길에...
집 앞 정원에 꾸민 텃밭이 너무 이쁘길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더니만... 글쎄...



저렇게 잘 익은 토마토를 글쎄 3개나 따주셨습니다.


그리하여...
블랙베리는 간식으로 먹고,
감자와 질경이, 네틀로 된장찌게를 끓이고,
케일과 컴프리로 쌈싸먹으면서,
맛있는 밥을 먹고,
토마토로 후식까지...
완전 자연 건강 유기농 채식 free로 해결했다는.... 뿌듯한 이야기였습니다. ^^
(아... 쌀은 free가 아니었군요. 암튼,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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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파리. 귀국 일정.

지금은 파리에 있습니다.
런던 정남쪽 Newhaven에서, 파리에서 가장 가까운 해변인 Dieppe를 잇는 페리가 있어서 3일만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영국 이후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어서... 그저 긴 귀국길이 되겠거니 생각했었는데...
후배 하나 잘 둔 덕에 긴 여행을 강행군으로 마무리 하게되었습니다.
지금 신세를 지고 있는 이 친구가 디카프리오가 울고 갈 깜찍한 남자친구가 하나 있는데... 그 고향집에 놀러가게 된 것이지요.

결국, 파리에서 리옹, 아비뇽, 마르세유을 거쳐서 지중해에 있는 니스까지.
니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가서 알프스 바로 아래 토리노까지.
토리노에서부터 스위스 제네바까지 알프스를 자전거로 넘어... 갈 수 있는 실력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여기서는 기차를 타고 가야겠죠.
그래도 스위스에 알프스만 산이 아닌지라... 제네바에서 베른, 루째른을 거쳐 취리히까지 험난한 길을 달려야합니다.
일정에 여유가 없어서... 유명한 관광지라고 해도 주마간산으로 지나갈 가능성이 농후해보입니다. ㅠㅠ

이렇게 또 갑작스럽게 계획을 새로 잡고 떠나려니...다시 여행을 시작하는 기분이라서... 살짝 떨리는군요.
암튼, 무사히 취리히에 도착해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소식이 없으면 저 코스를 따라서 찾아 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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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대답부터..ㅠㅠ

지음님의 [이제부터는 귀국길] 에 관련된 글.

에고 덧글들이 많이 있었는데... 대답을 못했네요. ㅠㅠ
너무 늦어서 그냥 덧글에 달 수는 없고... 새로 포스팅합니다.


디디  2007/08/23  
아아아, 우아아아아, 웨웨에에에 ~( --)~ 반가움의 괴성을 마구 지르며 인디언 춤을.. ㅋㅋ 귀국길이라더니 한참 남았네. 아무튼 너무 보고싶다요! 얼렁 와서 내년 에코토피아 준비해야지! ㅋㅋ

=> 저도 무지 보고 싶어요오오오. 정말 내년 에코토피아에서는 저도 꼭 신나게 놀아볼랍니다. ㅋㅋ
지각생  2007/08/23  
ㅎㅎ 다시볼날이 정해졌으니 기쁘오. 기후행동캠프도 그렇고, 딴것도 재밌었겠다~

=>  너무 늦어졌지만... 자기도 재밌게 놀았으면서 뭘. ㅋㅋ  암튼 돌아가면 바로 사업 얘기해야지. 당신도 준비하고 있으쇼. ^^
채경★  2007/08/23  
오 지음~
=>  오 채경~ . 요새 좀 조용한 것 같던데... 잘 지내요?
레니
  2007/08/23  
부럽삼- 건강한 것 같아 다행이네요.

=>  고마우이. ^^  우리도 너무  건강해서 신기해하고 있다오. 철마다 한번씩 걸리던 감기도 한번 안걸리고... ㅋㅋ
달군  2007/08/23  
아아 +ㅗ+ 멋져럴. 9월이면 지음이 오는군아하면서 요즘 다들 이야기 했는데 (은근 다들 기다리는거지ㅋㅋ) 10월이네. 잘놀다오삼.
글에서 지음이랑 윤미의 활짝웃는 표정이 딱 떠오르네.

=>  기다린다는 거 보니..  다들 여전히 바쁘고, 배고픈 모양일세... 어여 돌아가야지.
紅知  2007/08/23  
와아~ 으하~ 까아~ 오는군화~ >▽<

=>  와아~ 으하~ 까아~ 홍지다.
쥬느  2007/08/23  
웨메, 어제 애기했었는데 방가운 포스팅! 지음과 윤미 무사히 귀국하길 바래요!

=>  사무국 게시판 봤어요...  새로운  길이 활짝 열리길 빌게요.
달팽  2007/08/23  
왜 안보이지 안보이지... 그러다 소식들었어요... 부럽슴다~~~~
암스테르담에 꼭 가보고싶군요...

=> 암스테르담에 가시면...  기차역 앞에 3층 짜리 자전거 주차장이 있어요... 장관이에요.
미갱  2007/08/23  
난 요즘 지음이 젤루 부럽드라~
그냥 지나치는 말루 자전거 여행을 꿈꾸는지 알았는데 그꿈을 현실로~~~
다음 자전거여행자들을 위해 잼나고 실감나는 여행기를 올려달라믄 무리데쓰?^^

=>  여행기는  물론 무리지만...  암튼 써보려구요. 맨체스터에서 지성이 사진보면서 누나 생각많이 났는데... 맨유 구단 샾에 지성이 이름달린 악세사리는 거의 없더라구요. 흑.
슈아  2007/08/24  
소식 반가워요~~~무소식이 희소식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끔 들어와서 걱정을 했다지요. 건강하시오~~~

=>  걱정씩이나... 고마워요.
나루  2007/08/24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주세요

=>  넵. 당근 그러겠사와요.
  2007/08/24  
쉐바랑 같이 있는 시간이 좀 더 길어졌군요...두근두근하고 있었는데.
얘 어떻게 보내니 ㅠㅠ

시스터는 맨날 쉐바 입에다가 뽀뽀하다가도(난 입에다간 안한다오;)
청소하다가 나오는 털뭉탱이랑, 발에 밟히는 모래만 보면
"쉐바야 , 집에 가야지~" 이런다우 ㅠㅠ
얼마전 ,쉐바는 생애 첫 구충을 했는데, 기생충은 없답니다.
몸은 길지만 날씬해요. 쉐바 보고 싶단 얘기는 한 줄도 없네요, 근데?!
=>  샤하고는 메일로 얘기했고... ^^
수진  2007/08/24  
올 봄부터 '나 옥수수 팔아서 영국 가고말테야!!!>.<' 하고 최교한테 땅땅 거렸는데..못갔어요. ㅠ.ㅠ (옥수수 판돈이 20만원밖에 안되서리~~)옛날 제 친구들이 이 기후캠프와 관련된 사람이 많아서두 더더욱 가고 싶었는데...아쉽다..한국 돌아오면 꼭 만나요.. 괴산에 와서 머물러도 좋아요^^.. 우왕~~ 시간 참 빠르다..^^

=>  오셨으면 참 좋았을텐데. 암튼 수진님 덕분에 좋은 구경 많이 했습니다요.  근데 수진님 욕심만큼 우리가 많은 걸 건졌어야 할텐데...  괴산에는 꼭 갈게요. 어차피 집도 절도 없는 신세... 가서 너무 죽친다고 뭐라하기 없기에요. ㅋㅋ 근데  너무 늦어서 가을걷이 다 끝나고 농한기에 가게되면 어쩌죠?
일농  2007/08/24  
오 랫만에 너희놈들 근황을 알게되니 안심도 되고 방갑구나. 10월이면 돌아 온다니 기다려 지는 구나. 아예 나간김에 싫것 다니다 오렴. 건강이 허락 된다면 말이다. 아빠도 너희 엄마와 함께 호노룰르와 LA, 센프란시스코를 다니다 왔단다. 너희 누나 언니 형들 덕에 말이다.
일농  2007/08/24  
돌 아와서는 미국 태국 대만 등에서 온 청소년과 지도자놈들에게 미국과 자본의 신화를 걷어치우게 하고, 더불어, 함께, 우리라고 하는 인류공동체 의식과 삶을 일깨우느라 바뻣다네. 그리고 9월 중순에 있을 청소년에게 희망을! 세계주의 공동체 연대를 위한 워크샵준비에 정신이 없네. 너희 놈들이 있으면 도움을 받을 텐데 말이다. 아빠 엄마 모두 건강허이. 걱정들일랑 걷어 치우고 너흐들 삶이나 개척하게....
=> 걱정시켜 드려서 죄송해요. 여전히 바쁘시군요. 돌아가면 저희가 도움될만한 일이 있나 같이 찾아봐요.
큰누나  2007/08/25  
세 상구경 많이하는것이 부럽다....다만 가족들과의 .....쩝!! 9월 16일 아버지 칠순.. 가까운 가족들과 만남을 갖기로 했는데 너의 부재를 다시한번 느끼게 되겠구나... 암튼 건강하고 제발 부탁이라구 수신자 부담이라도 괜찮으니 전화좀해라 이...............그 !!!(무지 화났다!!)
작은누나  2007/08/27  
야!!!! 2@#%(A! 이제사 글올리냐, 다들 애타 죽을 뻔했다. 너 찾으러 주영한국대사관에 전화할뻔했어. 아버지 칠순 생신날엔 좀 돌아와 주지. 결국 10월에 돌아오는 구만. 앞으로 큰누나에게 전화하든지 아님 블로그라도 자주 올려라. 꼭이다...

=>  어이 누나들... 대사관은 무슨... 오바야... 전화 자주 할 때는 뭐 시큰둥하더니만. ㅋㅋ 농담이고 미안. 아버지 생신에는 맞춰갈라고 했는데... 일이 그리 됐네. 돌아가면 죄값을 치를테니... 진정하시고  건강하시쇼.
작두  2007/08/27  
기다리고 있다 ㅎㅎㅎ

=>  웃기는. 마냥 기다리고 있으면 돌아가서 안 놀아 준다.  제대로 해라. ㅋㅋ
jred  2007/08/29  
ㅋㅋ
싱가폴은???
말레이시아에서 버스로 4시간!!!
우리 똥갱이 기어다닌다!!!!!!!!!!!!!!!!!!!!!!!!!!
이왕이면 들러 가시죠~^^

=>  싱가폴에서는 살만한가? 벌써 기어다니는구나... 엄마 닮아서 어여 쏘다니고 싶은 갑다. ㅋㅋ. 근데 싱가폴 갈 돈이 남아 있을라나 모르겄네... ㅋㅋ 가서 연락할게.
재윤  2007/08/30  
승택. 네이트에 들어갔더니 니 생일이라고 뜨는데. 브라이튼에서 생일을 맞고 있는건감? 이미 파리로 갔나? 암튼 축하한다!
그 리고 런던에서 반가웠다. 이 나라에서 일들도 잘 안되고 무척 짜증이 많이 나고 있었는데. 덕분에 워낙 맛있는 밥도 얻어먹고 부자들이 산다는 베이스워터에서도 자고. 참 즐거웠다. 아무쪼록 건강조심하고. 끝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시길. 화이팅이다. 글구. 나도 9월달에 혹 시간이 되면 파리를 잠깐 다녀올까 하는데. 혹시 일정이 맞으면 파리에서 또 봐도 나쁘지 않을 듯. 일정을 올려주시길!

=>  나도 까먹고 있었던 생일... 암튼 땡큐! 어떻게 집은 구했나 모르겠네... 잘 됐어야 할텐데...근데 일정은  곧 올리기는 할텐데... 파리를 떠나는 일정이어서 보기는 어렵겠다. 쏘뤼.
일농  2007/09/05  
이놈들아! 건강하냐?
지금 집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줄아냐? 너희 누나, 형이 제사상 차리느라 정신이 없구나. 너희들이 없어서.......채환이가 제법 보채는군. 이만.

=>  제사...  벌써 날짜가 그리 되었군요.  채환이도 많이 컸나보네요.  집안 풍경이 그려지네요. 다들 보고 싶다고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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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귀국길

소식이 너무 뜸했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무사히 잘 다니고 있습니다.

나름 열심히 달리고 바쁘게 돌아다닌 결과... 예정했던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지금은 런던에 있습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는 넓지 않아서 주요 도시를 대략 훑으면서 다녔습니다.

자전거 천국이라는 네덜란드 과연 명불허전이더군요.

자전거 여행자에게도 친절해서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초대를 받아 집에서 여러번 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벨기에 겐트에서 뚜르드프랑스 선수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선수당 대략 0.1초씩. ㅠㅠ

벨기에 우스탄데에서 영국들어가는 페리를 타려고 했는데... 자동차, 오토바이는 되지만 자전거는 탈 수 없다는 황당한 규정 때문에 프랑스까지 가야 했습니다.

 

도버에서 내려서 런던까지 이틀을 달리고...

런던에서는 런던에 오는 한국활동가들이 한 번씩은 묵고 간다는 Zoe네 집에서 며칠 머물다가...

다시 이틀을 더 달려서 Earth First Gathering이 열리는 노포크로 갔습니다.

조금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둘째 날에는 일일 주행 최고 기록 140km를 세우는 기염을 토하기도.

 

Earth First Gathering은 Earth First 라는 구호 아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5일간 같이 캠프를 하는 행사였습니다.

새만금에서 있었던 살살페스티발과 에코토피아 캠프와 대략 비슷한 모양새라고 할 수 있는데...

아마도 살살페스티발이 훨씬 더 재밌고 생생했을 것 같네요.

살살페스티발... 시간이 없어 블로그 글 몇 개만 봤을 뿐이지만... 참여하신 모든 분들... 모두 너무 예뻐주시는거 아닌가요? 정말 배아파서라도 일찍 들어가야지. 흠흠.

뭐 그렇지만 이 캠프도 무척 좋았습니다. 자세히 얘기하자면 너무 길고... 암튼 정말 잘 보고 배우고 놀고 쉬면서 지냈죠.

 

캠프 후에는 선배가 있는 리즈까지 5일을 달렸습니다.

그 중에 하루는 하루종일 비가 와서 하나도 못 달렸지만... 캠프에서 만난 친구들이 있는 Social Center 겸 Vegan Cafe에서 잘 쉴 수 있었습니다.

또 하루는 비 피할 건물도 마땅치 않은 시골길에서 갑작스런 비를 만나 아주 곤혹스러웠는데... 간이역 signaler (철길과 도로가 만나는 곳에서 기차가 올 때마다 차단기를 손수! 옮기시는 일을 하는 분들) 할아버지가 거둬주시는 바람에 전화위복이 되기도 했습니다.

 

비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영국은 올해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로 최고의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상관측이 300년 됐다더군요.--;) 우리는 날씨 좋네~~ 하고 다녔던 4월 독일은 이례적인 극심한 가뭄 상태였다고 하구요.

한국은 지금 무더위가 기승이라고 들었습니다만... 여기는 추워요. 작년 이맘 때는 불볕 더위였다는데 말이죠. 암튼 여기 사람들은 기후 변화를 몸소 경험하고 있어 그 위기감이 느껴지더군요.

 

암튼. 그래서 리즈에 도착해서는 선배 집에서 오랜만에 한국 음식과 술을 실컷 얻어 먹었구요.

앞서 캠프에서 만났던 친구들이 사는 주거조합 파티에 퓨전 비건 오가닉 파전을 만들어서 놀러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는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 온다는 또 다른 선배를 만나러 기차를 타고 글래스고를 가서 거기서 에딘버러까지 달렸습니다.

스코틀랜드가 잉글랜드 보다는 자전거 여행하기에는 훨씬 좋더군요. 좀 더 북쪽으로 갈 수록 매력이 있기에 더 가고 싶었지만... 일정상 참았습니다.

 

사실 잉글랜드 지역에서는 실망을 많이 한 편이었거든요.

대체로 차들의 속도가 더 빠르고, 난폭한 편이고... 그 자연스러운 결과이겠지만... 어떤 길에서는 1km가 멀다고 나타나는 토끼, 고슴도치, 크고 작은 새들, 심지어 사람보다도 더 큰 사슴의 시체들에 달리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당연히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자전거 루트는 자전거를 위한 길이라기 보다도, 도로에서 자전거를 배제시키기 위한 길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런던은 엄청난 대중교통비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종종 있지만, 유럽의 다른 도시들과는 달리 대부분 헬멧을 타고 차들 사이를 곡예하는 '선수'들입니다. 뭐 암튼 덕분에 오랜만에 서울에서와 같은 긴장감 넘치는 라이딩을 즐겨 보기도 했습니다만...

 

간단히 여정만 올리려고 했는데... 자꾸 얘기가 딴 길로... 암튼.

에딘버러에서는 선배들 덕에 프린지 페스티발 http://www.edfringe.com/ 구경을 잘 했습니다.

선배가 준비한 공연이 있어서 덕분에 하나 얻어 봤는데...

바로 이거... 스핀 오딧세이

비보이들 말로만 들었었는데... 훌륭합니다.

한달 동안 2000개의 공연이 열린다는 에딘버러 곳곳에서도 무대가 있는 곳마다 사람들을 열광시키더군요.

 

다시 리즈로 돌아와서는 바이크투어 팀을 만나서 기후행동캠프로 가려고 했는데...

여차저차해서 못 만나고 다시 우리끼리 런던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오랜만에 떼거리잔차질을 해보고 싶었는데... 흑.

암튼 그래도 맨체스터와 peak district 국립공원, 옥스포드 등을 거쳐 중간중간 구경하면서 오느라 생각만큼 심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앞서도 말했던 비가 가끔 문제였을 뿐.

 

그래서 어찌어찌 영국으로 오게 된 목적이기도 한... 기후행동캠프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 캠프에 대해서는 한국에 돌아가서 자료 정리하면서 이것저것 더 올리고 싶습니다만... 그냥 간단히...

캠프 자체는 영국에서 대단히 화제가 되어서 연일 방송과 뉴스에서 보도가 되었습니다.

 

잠깐 검색해보니, 오마이뉴스에서 비교적 자세하게 다룬 기사가 있군요.

"환경오염 주범, 항공기 운항을 줄여라"

 

암튼 캠프장의 분위기는 먼저 있었던 Earth First  캠프와 비슷했지만...

삼삼오오 이곳저곳에서 직접행동을 기획하고, 마지막 날 있는 집중행동의 날을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해서 훨씬 활발한 분위기였습니다.

일주일동안 이산화탄소 생산을 최소화하는 삶을 실천하는 캠프에서 살면서... 동시에 8개씩 하루에 4번씩 동시 다발적으로 다양한 세미나와 포럼, 워크샵 등등이 벌어졌습니다.

워낙 많은 것들이 있어서... 정말 아무런 지식과 경험이 없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관심과 의지만 있으면... 일주일동안 기후변화에 저항하는 활동가로서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활동 기획도 같이해서 실제로 행동 실천까지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기본적인 상식에서부터, 지구온난화로 인한 문제점, 이산화탄소 생산량을 줄이는 방법, 항공사의 문제점,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협약, 생태주의 운동에 대한 소개와 토론, 여러 단체와 여러 입장들 사이의 토론 등등의 이론적인 세미나는 물론,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방법들로서, 채식+유기농+지역+공정무역 먹거리에 대한 워크샵, 자전거 타기와 자전거 수리법, 태양에너지와 풍력에너지를 이용해서 집에서의 에너지 시스템을 바꾸는 방법, 비행기를 타지 않고 여행가기, 빈집 점거 방법, 돈 없이 사는 방법 등등에 관한 워크샵들...

실제 행동에 들어가기 위한, 집회 시위 과정에서의 법적 권리에 관한 교육, 연행되었을 때의 대처방법, 점거 농성하는 방법과 기구 사용법에 관한 교육, 플래카드를 비롯한 각종 선전물의 제작, 페이스페인팅 등등을 비롯한 꾸미기, 노래와 춤 가르쳐주기,  활동 과정에서의 물리적 정신적 상처에 대한 치유 과정까지...

 

여기서도 보수언론 등은 테러의 위험이니, 아나키스트들의 불순한 침투니 하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아주 평화롭고 재밌는 캠프였습니다.

시종일관 경찰에 둘러쌓여 있었고, 캠프장 안까지 경찰들이 순찰을 돌고, 시도 때도 없이 뜨고 지는 비행기 때문에 시끄러웠긴 했지만요.

사실 마지막 날 전체 행진 대열은 준비과정의 발랄함과 출발의 기대감에 비해서는 실망스러웠던 것이... 시종일관 전후좌우를 둘러친 경찰의 통제하에 움직여서 답답했습니다. 집이 헐리게 될 위기에 처한 주변 주민들의 호응은 열렬했는데... 접촉할 수가 없었다는... ㅠㅠ

 

얘기가 길어졌는데... 암튼 이제 다시 런던 시내입니다.

여기서 며칠 더 있다가... 이제는 귀국길입니다.

비행기 타는 스위스 취리히까지 가는데, 쉬엄쉬엄 가면 한달 넘게 걸린다는 게 문제지만 말이죠. ^^;;

어쨌든 파리까지는 가는데... 그 이후로의 여정은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귀국 비행기를 탄다는 것 말고는 말이지요.

 

캠프 때문에 일정이 늦어져서, 비행기표를 약간만 미루려고 했는데... 성수기가 겹치면서 너무 늦어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결국 확정(아마도...--;) 귀국 일정은... 10월 10일 취리히에서 말레이시아로, 10월 17일 말레이시아에서 인천으로 들어갑니다.

많이 늦어졌지만... 공항 앞에서 살면서 느낀대로... 이산화탄소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서 '확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버릴까?' 하는 충동을 실행하는 것에 비해서는 훨씬 일찍 들어가는 셈입니다. ^^;;;

 

무소식으로... 여러 사람 걱정하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쯤 떠돌이 삶을 해보니 별 두려운 게 없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는 오히려 여러분들 소식이 궁금하고 걱정될 때가 많습니다.

다들 건강하시고 즐겁고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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