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프롤레타리아'트'여 안녕!

드디어 <프롤레타리아트여 안녕>이 번역되었다.

앙드레 고르의 주요 저작으로는 첫번째다.

 

프롤레타리아여 안녕 - 10점
앙드레 고르 지음, 이현웅 옮김/생각의나무

 

고르가 우리나라에서는 '도린의 남편'으로 더 유명한 사람이어서,

비전공자가 번역해주는 것만으로도...

그냥 한 명의 '팬'에 불과한 나로써는 그저 감지덕지할 뿐.

 

반가운 마음에 책을 사면서... '응? 왜 <프롤레타리아'트'여 안녕>이 아니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러려니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그런데...

 

나는 번역을 정말 모를 뿐더러,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번역이 다양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번역자의 의도를 존중하고 싶고,

한글표기가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겠지만...

이건 정말 잘 모르겠다.

 

아래는 첫머리에 나오는 두 개의 '옮긴이 주'다.

 

9p

'임금근로자'는 노동자와 사무직/서비스직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피고용인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서는 '노동자'와 구별하여, 사무직이나 서비스직의 피고용인을 가르킬 때는 '근로자'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 옮긴이

 

15p

프랑스어에서 '프롤레테르 prolétaire'는 생계수단이 노동력밖에 없기 때문에 생활수준이 매우 낮을 수밖에 없는 사람을 가리킨다. 넓은 의미에서는 마르크스가 말하는 '노동자', '근로자'와 비슷한 의미이고, 이 프롤레테르 계급이 '프롤레타리아 prolétariat'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프롤레테르'는 '프롤레타리아'를 형성하는 구성원 개인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프롤레테르'는 추상적 집단 혹은 마르크스의 사고의 산물로서의 집단인 프롤레타리아와 대조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개인적 존재로서의 노동자를 가르키는 경우가 많다. - 옮긴이

 

아마도 '프롤레테르'라는 번역어가 프랑스어 발음에 가까울 것이라고 믿는다.

프롤레타리아트 prolétariat의 마지막 t가 프랑스어에서는 발음이 잘 안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하지만 꼭 그렇게 해야 했을까?

'프롤레타리아'와 '프롤레타리아트'라는 일반적인 표기를...

'프롤레테르'와 '프롤레타리아'로 바꿀만한 의도가 정말 무엇일까?

 

번역자는 혹시...

'프롤레타리아트'라는 번역어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아닐까?

'근로자'와 '노동자'의 차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일까?

'노동자'는 사무직이나 서비스직이 아닌 다른 피고용자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안그래도 제목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 책이...

한국에서도 고생을 많이 한다 싶다.

 

번역자와 출판사가... 정말로...

프롤레타리아'트'에 대해서 안녕을 고해버렸다.

 

그래도 책은 계속 읽어봐야겠지. 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