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억울하다

* 이 글은 간장 오타맨...님의 [겨울추위는 결코 반갑지 않다.] 에 관련된 글입니다.

고등학교까지 다니는 동안 교과서에 담긴 내용에 대해 크게 의문을 품어보지 못했다. 서울 올라온 후 배워온 것들에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하나는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좋은 나라"라는 거다.



지붕 덮인 곳에서 잘 수만 있어도 세상 사람의 3/4보다는 잘 사는 거라지만 굳이 노숙인들을 떠올리지 않아도 나는 추운 게 싫다. 눈도 마뜩찮다. 특히 서울 도심의 눈은 싫다.

사계절이 뚜렷하다고만 알려줘도 될 것을, 왜 좋다고 가르치는 거야?

동남아시아의 국가들에서는, 북유럽의 국가들에서는 아이들에게 기후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더랬다. 반구의 중간쯤에 걸쳐있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차피 여러 환경에 맞는 문명이 발전하고 서로 어울리며 살아가는 거다. 타고난 좋은 기후환경이라는 거, 따지고 보면 '그'동네 사람들의 생각 아닐까?

그런가보다 하고 20년 넘게 살아온 내가 싫다.

 

그래서 춥기만 해도 될 것을, 늘 억울하기까지 하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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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2 19:49 2005/02/0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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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anjang_gongjang 2005/02/02 21:19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이제 시작되어야 할 것 같아요.
    미류 살색이라는 문구가 사라졌듯이... 기후가 살기좋음으로 표기되지 않는 것도 사라지겠죠. 이것뿐이겠습니다.
    일상에 놓치는 소소한 것들이 하나둘 바로 잡혀야죠...
    한번 눈뜨고 무엇들이 있나 찾아봐야 겠어요...^^

  2. 미류 2005/02/03 14:41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찾으면 알려줘요~ ^^
    문화적 다양성도 그렇지만 민족과 국가에 대한 사랑을 고취시키기 위해 그런 것들이 배치된다는 게 못마땅해요. 우리나라 좋은나라 ㅡ.ㅡ

  3. suworld 2005/02/03 21:2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좋은나라... 세뇌가 될 만큼 들은 얘기죠... 하지만 정말 그런지는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아무래도 이제서야 정신을 좀 차리는 듯...

  4. 미류 2005/02/04 14:44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그죠?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고 가르치면서 이라크에 파병하고 삼천리 금수강산이 어쩌구 하면서 바다 헤집고 산에 구멍뚫고. 그런 교육을 하는 공간이니, 교과서에 인권이네 뭐네 나와도 학교 비정규직의 문제를 인식조차 못하는 것이 당연한지도. ㅡ.ㅡ; 그래도 님이 들기 시작한 촛불로 조금씩 바뀔 꺼라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