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임상실험, 기금, 강제실시

에이즈 관련 기사들을 평소에 꼼꼼히 보지 못하고 몰아서 보게 된다. ㅡ.ㅡ;



#1. 임상실험

중국, 인도에서의 임상실험과 미국의 시설아동에 대한 임상실험과 관련된 기사들이 있었다. 중국에서 에이즈 신약 임상실험이 행해졌는데 실험 과정 중 오히려 HIV에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했단다. 채혈을 한 후 혈장을 다시 몸 속으로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혈액이 섞였다고 한다. 인도나 중국이나 빈곤층들을 대상으로 충분한 동의와 사전고지 없이 임상실험이 행해지고 있다. 미국의 시설아동들도 마찬가지. 대리보호자의 동의과정을 거친 아동은 반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시설에서는 에이즈 치료제를 구할 돈이 없어 마지못해 임상실험을 자처하기도 한단다.

어떤 사람도 충분한 동의를 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상실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에이즈와 관련해서는 너무 비싼 약값 때문에 '치료를 위해서' 임상실험을 신청하기도 한단다. 그러나 임상실험의 대상이 되는 약들은 기존의 치료제와 효과가 엄밀히 비교된 상태인 것도 아니다. 아직 효능이나 부작용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단계니 임상실험이지... ㅡ.ㅡ

초국적 제약회사들이 제3세계 국가들을 돌아다니면서 제멋대로 임상실험을 수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의약품 특허와 빈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제약회사들이 실험장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닐 듯하다. 자본은 인간의 몸 어느 한 구석도 그냥 버려두지 않는다.

 

#2. 브라질의 미국 기금 거부

미국에서 에이즈기금을 브라질에 주겠다는데 정부에서 거절했다. 미국이 '성매매를 비난하라'는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 브라질은 "도덕적 근본주의 강요말라"며 "“우리나라의 에이즈 예방 및 대처 프로그램은 성매매 여성과 마약 중독자, 동성애자 등의 단체와 함께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돈 가지고 장난치는 꼴은 이제 좀 그만보면 좋겠다.

 

#3. 브라질 강제실시 주목

브라질은 벌써 오래 전부터 무상으로 에이즈 치료제를 공급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감염률의 감소로 그 성과를 인정받아왔다. 그러나 초국적 제약회사의 의약품 가격을 감당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단다. 지금까지도 강제실시를 내걸고 의약품 가격의 인하를 따내왔는데 초국적 제약회사들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가보다.  현재 브라질에서 공급되는 치료제 15가지 중 절반 정도가 브라질에서 자체생산된다고 한다. 그런데도 에이즈 치료제 예산의 80%가 수입의약품에 지출된다고. 브라질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강제실시 의지를 밝히고 무상프로그램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며 서명운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인도특허법 개정과 마찬가지로 브라질의 강제실시정책은 의약품 접근권 투쟁에서 주목해야 할 것 중의 하나다. 에이즈프로그램의 책임자는 특허파괴만이 에이즈프로그램의 유지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단다. 브라질 정부가 좀더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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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9 16:42 2005/05/0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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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anjang_gongjang 2005/05/09 21:4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브라질에서 특허권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무시하고 백혈병 특허 의약품 강제실시를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여기서 또 강제실시를 시행한다는 말을 들으니 환영할 만한 일이네요.
    그런데 제3세계가 다 그렇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전지적으로 TRIPs 규정을 어기로 특허의약품에 대한 강제실시가 확대되는 계기로 작용되었으면 하네요.

  2. 미류 2005/05/09 22:0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브라질은 이미 강제실시를 하고 있는 주요국가 중의 하나였답니다. 간장 오타맨 말처럼 전지구적으로 특허보다는 공유를 우선시하는 사회가 오기를 바랍니다. ^^

  3. 바다소녀 2005/05/09 22:56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미류님 글 읽을때마다 감탄 & 반성 그런답니다.

  4. 감비 2005/05/10 09:16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에이즈 치료제라, 그 옛날의 AZT 하나 겨우 생각나네요. 이런저런 독성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특허라는 것이 IMF나 WTO같은 것처럼 다시금 섬뜩하게 다가오는 아침입니다. 그러나, 건강한 하루를!

  5. 노바리 2005/05/10 14:03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미류님, '강제실시'가 뭔가요...? "강제실시를 내걸고 의약품 가격의 인하를 따내왔는데"가 어떤 뜻인가요...? 궁금해요 *^^*;; 간략한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6. 미류 2005/05/10 20:4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바다소녀, 부끄럽사옵니다~ ^^;;

    감비, 그러게요. 특허가 사람을 잡네요. -.-;;

    노바리, 방가 ^^ 강제실시는 간단히 말하면 특허가 걸린 의약품에 대해 특허권자가 아닌 집단이 의약품을 생산해버리는 거랍니다. 그러니까 강제실시를 하겠다고 나서면 제약회사들은 그러지 마시고 저희가 그냥 약을 싸게 드리겠습니다 하고 나오는 거죠. 강제실시는 지적재산권협정에서도 '공공의 필요'가 있는 경우 용인하고 있는 조항이기도 합니다.

  7. 노바리 2005/05/11 01:52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아하, 그렇군요. 고마워요.
    그러니까 비싼 에이즈 약이나 거 뭐더라, 생산단가의 100배 이상 돈 붙여먹는 약.. 백혈병 약, 이런 거, 걍 강제실시해버리겠다, 이러고 나가야 하는 거군요. 제약회사에 맞장뜰 수 있는 정도의 회사나 정치권력이요. 그래야 빈민에게 싸게 공급할 수 있고...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