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류님의 [엄마, 집, 나 (숙제3-2)] 와 관련된 글. 인터뷰할 때 '전통'을 염두에 두면서.
#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전통적'이라고 생각하는 법칙에 따르면, 신랑 측이 부동산을 가져오고(외부), 신부 측이 가구 등 살림살이(내부)를 가져온다. (215)
# 한편 대개의 경우 결혼한 자녀나 독립해 정착하는 자녀가 주택을 마련할 때 부모의 재정적 지원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 ..."부모님께서 첫 번째 전세금 2,500만 원을 주셨어요.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서 언제나 저축을 합니다. 저는 많은 것을 받았고 그 점에 감사드려요. 처음에는 그것이 거의 짐스러웠죠. '이 빚을 다 어떻게 갚나' 하고요. 물론 그건 무상으로 도와주신 거지만 부모님이 안 계셨으면 아파트에 살지 못했을 거예요" ...
응답자들은 이 무상의 도움을 '갚을 수 없는 빚'으로 생각한다. 이들 중 많은 사람이 이 문제를 부모에 대한 감사와 효도라는 주제로 바꿔 말했다. 한 젊은 응답자는 "부모님이 주신 걸 다 못 갚아요. 그러니까 부모님은 자식한테 하고 나는 내 자식한테 하고 ...... 이렇게 계속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어서 나이가 좀 더 많은 응답자는 부모의 입장을 이야기했다. "한국 사람들은 효도를 잘 해요. 부모는 자식한테 많이 주시고...... 인제 나이가 들어서 자기가 해 준 만큼 받으려고 해요."
이러한 생각은 이른바 유교주의 사회가 어쩌면 드러내지 않고 싶어하는 효도의 경제적인 양상을 드러낸다. 자녀들이 부모에게 신세를 졌다고 느끼게 하는 이 빚은 정신적인 동시에 물질적인 것이다. ...더구나 여기에는 한국 퇴직제도의 특성도 관련되어 있다. ... 결국 프랑스의 퇴직연금제와 같은 사회보장제도가 취약한 한국 사회는 퇴직자들로 하여금 개인 저축이나 자녀들의 물질적인 도움에 의존하게 만든다. (21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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