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개봉할 때의 포스터는 이게 아니었던 것 같은데
네이버에 가보니 이런 포스터가 있었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진다는 피노키오 동화를 빌려왔겠지.
하지만 영화는 동화와 다르게 거짓말이 진실보다 위대하다고 말한다, 고 포스터는 말하고 있다.
한다길래 찾아갔다.
아들이 어머니를 위해 거짓말을 한다, 는 정도의 기억을 가지고 갔다.
거짓말.
아버지는 서독의 여자를 좋아해서 망명한다.
어머니(크리스티네)는 동독에 남아 열성 공산당원이 된다.
아들(알렉스)은 반정부시위에 참여한다.
연행되는 알렉스를 발견한 크리스티네가 쓰러져 병원에 있는 동안
베를린 장벽은 허물어지고
동독은 코카콜라와 실업의 사회가 되어가지만
크리스티네가 다시 쓰러지지 않기를 바라는 알렉스는
뉴스를 조작/제작하여 크리스티네에게 동독은 건재하다는 소식을 전한다.
거짓말이 끊임없이 이어지지만 아무도 그것을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 거짓말은 따뜻하면서도 날카롭고 눈물겹지만 웃음을 던진다.
그러나 영화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선의의 거짓말' 류의 도덕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도 아니고
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사랑도 아니다.
알렉스에게 크리스티네는 어머니이기보다는 하나의 꿈이었다.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에의 희망.
크리스티네를 '믿기' 위해 알렉스의 '거짓말'은 시작된다.
길을 가면서 알렉스는 어머니의 거짓말을 만나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하는 정부를 과연 누가 '열렬히' 지지할 수 있겠는가-
동독 정부의 거짓말을 만나게 되고
-모든 인민이 행복하다는-
서독 정부의 거짓말을 만나게 된다.
-모든 국민이 자유롭고 평등하다는-
그리고 그보다 더한 거짓말들을 거쳐
-코카콜라가 동독에서 최초로 발명되었는데 자본주의 국가들이 강탈해갔다거나,
신나치당의 억압을 못이겨 수많은 서독의 난민들이 동독으로 넘어왔다거나,
하는-
결국 자신만의 진실을 찾게 된다.
아니, 현실에 대고 무엇이 진실이냐는 질문을 던질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현실의 사회주의를 쫓아갈 수도, 부정할 수도 없는 긴장을 온몸으로 걸어가며
진실만이거나 거짓만일 수 없는 꿈을... 찾는다. 아니, 만든다.
촉촉한 영화였다.
덕분에 모처럼 나는 평온한 밤을 맞았다.
모든 진실(내 안의?)은 거짓으로 현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
진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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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a 2004/09/10 13:49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음 혹시 이 영화 봤어요?
나한테는 정말 할말 많은 영화인데-_-;
어떤이에겐 애잔한 향수를 떠올리게 하고
포근함을 느끼게 하는 것도 같은데...
사회주의를 폐기처분해야 할 과거 유물로 고정시켜버린
정말 보수적인 영화라고 읽혀졌어.
영화 전반에 깔고 있는 정서도 너무 오버스럽고.
혹 미류가 좋아하는 영화믄 어떡하지 -.-?
aumilieu 2004/09/11 13:32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영화 보고나서 쓴 건데... 밑에 접어놓은 글을 안 읽었나 보군. --;
나는, 사회주의를 일방적으로 과거 유물로 고정시키지 않은 것 같아서 오히려 긍정적인 느낌이었는데... 오버스러운 것도 우리를 좀더 여유롭게 만들어주는 것 아니었나 싶고, 현실의 사회주의를 돌아보는 데 있어서...
혹 내가 좋아하는 영화믄? 나랑 안 놀아줄꺼야? --;
좋아하는 영화까지는 아니야. 며칠전에 본 게 전부...
siwa의 영화평이 궁금하네. 할말 많다는데 ^^; 써조써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