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차별공동행동의 상상더하기 포럼 제목은

차별금지법 제정,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잘해보자는 거지

였다.

포럼을 마칠 때쯤, 새삼 그 제목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차별금지법을 잘 만들어보자는 것이 아니라, 차별금지법 제정을 잘해보자고 할 때,

중요한 건,

차별금지법을 최상의 안으로 만들고 강력한 권한을 가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금지''법'의 한계를 인식한 바탕에서 차별금지법을 만들어가는 운동이 한국사회에 반차별의 힘을 남기는 것,

이다.

"차별이 무엇인가"에 하나의 온전한 답을 찾으려고 서두르지 않고

"무엇이 차별인가"를 끊임없이 이야기하면서

거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해방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 또는 입법 대응이 되어야 할 듯.

그러니, 피해의 절절함으로 가득 채운 비장한 입법운동보다는

시비걸기나 약올리기 같은 느낌의 무엇을 고민해보면 좋을 듯하다.

차별금지법 자체를 다양한 맥락에서 성찰하는 건 계속 중요한 일일 듯하고,

해외 진출 한국 기업의 차별행위들에 대해서 차별금지법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차별금지법이 차별을 생산해내는 구조나 국가권력을 통제하기 위한 실마리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건 법안을 잘 만들기 위해서보다 반차별운동이 풍부해질 수 있는 과정이 될 듯.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볼 수 있을지까지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냥 이 정도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모은 것으로도 충분히 의미있지 않을까.

그리고 덧붙이면 반차별공동행동이 '차별'이라고 불리는 숱한 '무엇'들의 구체성에 조금 더 주목할 때인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쨌든, 고민들 많이 얻어온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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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9 10:54 2010/02/1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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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oya 2010/02/19 12:41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현장에서 인권으로.. 미류 고민은 맨날 훈늉해. ㅎㅎ

    • 미류 2010/02/20 17:23 고유주소 고치기

      ㅎㅎ 어제 오붓하게 술 마시는 거 봤어. 잠깐 들를라다가 너무 늦어서 그냥 지나쳤다오. 나는, 당신이 펼쳐놓는 고민의 아우라에 늘 놀라고 많이 배우는 걸! ^^

  2. zolt 2010/02/19 15:0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우리 미류 훈늉하시지ㅎㅎㅎ요즘 거의 사무실에서 있는데 어제 전화해서 술한잔 하자고 할려다가 말았다. 3월중에 한번 보세!

    • 미류 2010/02/20 17:25 고유주소 고치기

      우리 미류 계속 잘 키워주세요! ㅋㅋ 전화하지 그랬어~ 그럼 내가 거절해줬을 텐데!! ㅎ 나도 술한잔 하고 싶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