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영어회화를 배운답시고 학원을 다닌다. 뒤늦게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나름대로는, 국제연대를 위해서라고 생각하면서 다니고 있다.

아침에 조금 일찍 가서 강사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주말에 뭐했냐고 묻자 여의도 국회앞에서 집회가 있어서 다녀왔다고 했다. 무슨 집회냐고 묻는데 그때부터 말이 더듬거리기 시작하면서 어찌나 버벅댔던지. 아는 단어가 별로 없어서, 병원들이 이윤을 취하는 것이 법적으로는금지되어있는데 정부에서 그것을 합법적으로 인정하려고 한다, 그래서 항의했다. 뭐, 이런 이야기를 했다. 대뜸, 그러면 이윤을 얻지 않아야 하는 거냐 아니면 모두 동등한 이윤을 얻어야 한다는 거냐, 물었다. 아~ 둘 다 아닌 것 같은데, 마음이야 이윤없기를 바라지만 지금 주장하고 있는 것이 그런 것은 아닌데 도저히 말로 할 수가 없어 어,어, 하다가 건강보험 이야기로 넘어갔다. 한국은 전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지만 혜택이 별로 많지 않다고 했다. 강사도 끄덕이면서, 한국은 보험료 내고 병원가서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미국은 보험료 내면 병원가서 돈 안낸다, 그랬다. 나는, 그렇지만 미국은 돈많은 사람들은 보험가입해서 혜택받지만 돈없는 사람들은 보험에 가입조차 못한다, 그랬더니 강사가 미국에서도 빈곤층에 대해서는 국가가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는 얘기했다. 그래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인구가 미국인구의 15%이고 등등등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다른 수강생들이 들어와서 그냥 수업이 시작되었다.

미국에서 자란 사람이라 더 잘 알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실이 많듯이 그도 모르는 사실이 많을 것이다.

쨌든.

내 영어실력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의료시장개방을 저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말로 쉽게 풀어내기가 쉽지 않다. 민간의료보험이나 영리법인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것도 전문용어가 너무 많이 등장한다. 사유화, 공공성, 이런 것들도 쉽지는 않은 말들이다. 그렇다고 그냥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참, 뻔한 이야기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병원이 적당히 돈벌이를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아니, 불만이 없다기보다는, 그럴 수도 있지, 정도의 반응을 보인다. 모두의 문제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걸... 어떻게... 잘 이야기해볼 수 있을까...

 

토요일 최인순 집행위원장님이 발언 참 잘하셨는데...

 

동물원이 부른, 글쎄, 그걸 어떻게 말하나, 생각났는데 음악을 올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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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0 16:43 2004/09/2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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