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1.

9시가 넘어 일어났더니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하루하루 쓰러질 것만 같더니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을 것을, 괜히 혼자 지쳐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베란다에서 내다보는 하늘은 파랗기만 하고 여전히 나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리고. 블로그에 뭐든 써볼 요량으로 로그인을 했다.

 



어제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국화차 나누다가, 그 중 한 선배에게서 '다향'이라는 향을 얻었다. 동생이 출근한 후에(오늘은 '빨간 날'인데, 부려먹어도 정도껏 해야지) 살짝 피워보았다. 아직 차의 향을 맡지는 못했지만 평온한 저녁을 위하여 종종 피우고 싶은데... 동생도 마음에 들어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

 

#3.

연대 앞에서 후배를 만나려고 건널목을 건너는데 대학 초년생으로 보이는 4명의 '여대생'들이 시계 예쁘다, 옷이랑 딱이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건넌다. 말그대로 "꺄르르" 하는 웃음소리가 먼저 길을 건너오는데 문득 '재잘거리다'라는 단어가 떠오르면서 내가 늙었나보다, 싶은 생각이 스친다. 아무리 생각해도 늙지 않았는데 대학생들을 보면서 '재잘거리다'라는 단어를 떠올리다니... 어휘력의 한계로 설명할 수밖에. 하지만 정말 재잘거리며 길을 건너더라.

 

#4.

역시나 늙어서인지, 예전에는 '영화'가 끌리지 않으면 굳이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지 않았었는데-사람들에게 이끌려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영화를 본 적이 있기도 하지만 --; - '보고싶은' 영화가 생긴다. 오로지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보게된 '슈퍼스타 감사용'이 그렇고 최민식이 나온다는 이유로 보려고 하는 '꽃피는 봄이 오면'이 그렇다. (나같은 사람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최민식의 추석선물' 같은 카피는 정말 마음에 안 든다.) 고향 가서 엄마, 아빠 손잡고 보러가려고. 이제 개봉관이 생긴 지도 몇 년 되었으니 '꽃피는 봄이 오면' 정도는 상영관이 있을 듯하다.

 

#5.

'보고싶은' 사람들이 많은데 '보고싶다'는 이야기를 할 수 가 없다. 보고싶은 이유도 제각각이고 보고싶다 말하기 힘든 이유도 제각각이기는 한데 왜 하필 요즘 들어 그런 사람들만 생각나는 것인지. ...가볍게 아주 가볍게 날아라. ...

 

#6.

집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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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7 12:54 2004/09/2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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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미 2004/09/27 17:09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그래...보고 싶다.
    사람도...
    영화도...
    가을도...
    너두...

  2. 미류 2004/09/27 17:41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지리산은 안녕하시더냐... 난 집에 왔다.
    연휴 끝나면 한번 보자. 지리산 바람 보여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