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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시와 나는..

삼성이 기업도시를 만든다고 한다. 아산 탕정에 건설한다. 개인적으로 그곳에 가본적은 없지만, 어떤 곳이 될지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고개를 돌리면 삼성 전광판이 보이고, 삼성 가전제품을 쓰고, 모두가 삼성이데올로기를 둘러쓴 삼성 가족이, 그러나 처참히 쓰다가 버려지고 퇴출당할 삼성 투성이의  삼성왕국이 세워질 것이다.

 

삼성은 충남 아산시 탕정면 갈산리, 명암리, 용두리 일대에 98만 6,533평 1조 4,675억원 투자해서 도로 20개 짓고, 초·중·고교, 공원 5개, 녹지 12곳 변전소, 가스공사시설 등을 짓겠다고 밝혔다.

 

이건희는 재계의 대통령이고 삼성은 일등기업이고, 삼성가족들이 와글와글 대는 삼성도시가 신문을 장식하는 마당에도 조합원을 감시하고, 산재로 몸도 마음도 병들어 버린 김명진씨의 영상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가 나게 만든다.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것, 모든 것이 망가졌다는 절절함에 목이 메인다. 하나씩 나아지고 쟁취하는 거야 생각을 다시 해도 거대 삼성과 싸워가는 노동자의 모습이 너무나 작다. 그렇게 자본과 싸워가는 과정의 전진이 참 더디고 느려서 내 생에 할수 있는 게 어디까질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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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이 땅들을 50% 강제수용권 부여해서 할 거다. 물론 정부도 기업도시특별법에 따라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국회의원들은 자본에게 법을 만들어서 사회적으로 합의됐다는 명분을 주고, 정부는 할 수 있는 권한을 공적으로 부여하고 자본은 여기저기 돈으로 엮으며 계속적으로 주머니를 채우기 위한 노력을 한다.



 

어차피 돈으로 엮인 관계 .. 언제 던가 전경련에서 재계의 사장단이 모여서 얘기를 했다. 기업의사회적 책임을 더 잘해보자고. 사회 공공지원을 많이 하는 회사들을 거론하며(아마 그때 삼성이 1위 였던 것 같은데)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나누기 위해 기업들이 고용도 늘이고 공익사업도 많이 하고 모범 기업들 따라서 한국 재벌 이미지좀 바꿔 보자고..

 

그리보니 지난달 무역수지도 20.5억 달러로 완전 흑자의 기록을 갱신했던데.. 시혜를 베푸는 일자리는 그나마도 비정규직. 장애인 의무고용도 지키지 안으면서 이미지 광고로 수천억을 쏟아 붓고, 평생의 고용은 없다. 적당히 일하다 골병들면 나와야 하고 임금피크제로 자신의 고용을 담보화 하거나 아니며 젋어짐 임원들 틈에서 버려질 때 조용히 나와야 한다. 오늘 아침에 있던 민주노총 비정규직 집회. 그 자리에 앉은 우리의 어깨가 참 무겁고, 투쟁을 외칠 수 있는 것과 내가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정부가 칭찬해 마다하지 않는 기업도시들의 성공사례들은 많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일본 도요타시(자동차산업 롤서스터, 도요타 협력 업체 밀집), 잘 알려진 미국 실리콘벨리(IT, 연구개발중심지, 인텔 등 핵심기업 포진), 그 외 핀란드 울루 (무선이동통신 주력, 노키아 등 250개 기업 입주), 스웨덴 시스타 사이언스시타(무선이동통신 주력), 프랑스 소피아 앙티폴리스(IT 바이오 환경 등 주력)등. 한동안 정부가 기업도시 밀고, 특구 밀때는 외국의 산학협동 기업도시들이 어찌나 많이 나왔다. 그 나라의 그 지역들은 어떨까. 그 지역의 노동자들은 어떻게 살까. 그들에게 있어서의 기업도시는 모두가 잘나가고 풍족하게 사는 그렇게 미래의 꿈같은 도시일까..

 

조세피난처란 곳이 있다고 한다. 사실 나는 브릿지 증권 관련해서 싸우기 전까지는 조세회피지역이란 곳이 있는지도 몰랐다. 특히 펀드들은 법인 지역을 그런 곳에 두고 세계 곳곳을 헤집고 다닌다는 것도. 자본은 국경을 넘되 민족과 국가라는 것이 구속력있게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25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 6월말 영국령 케이맨 제도, 버진아일랜드 등 세계 각지의 조세피난처에서 우리 나라 증시에 투자한 자금 규모가 보유주식 시가총액 기준으로 7조 1,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에 대한 국가별 투자규모에 4위를 차지하는 싱가포르에서 유입된 자금 규모는 7조 4,879억원으로 맞먹는 수준이다.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두는 회사들은 법인세를 내지 않고, 외국환관리법이나 투자한 국가에서 받아야 하는 규제들에서 자유로와서 탈세와 돈세탁을 위해 많이 활용되는 곳이다. 펀드들이 많이 활용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금융거래의 정보나 개인 자금 정도를 철저하게 비밀로 하기 때문에 자본 천국이며 본거지이다.

 

이런 조세피난처로는 케이맨군도, 버진아일랜드, 버뮤다, 바하마 등등 세계 곳곳에 있다고 하는데 우리 나라에도 하나의 시, 군, 도시 전체가 특구가 되어 이렇게 회피지역이나 법외지역이 될날도 멀지 않았다. 이미 통과된 특구법이나,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도시법 그리고 계속 확장 되고 있는 FTA와 DDA  그리고 교육, 에너지 등 모든 것에 대해 개방화 되고 벗겨지고 국가와 공공성의 장벽을 넘어 서고 있다.

 

한 손엔 위기감으로 인한 공포와 한 손엔 부담감과 책임감이 놓여지는 것 같다. 어차피 내가 살 세상이기에 더 악착같이 싸워야 하겠지.. 살아보지 않았아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그 위기의 세상에 뭐하나 제대로 가진 것 없는 우리네의 삶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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