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이럴때 일 수록 더 힘내서..

한동안 무진장 절망스러웠던 적이 있다. 책에서 읽던 그 헌신적이고 계급적인 운동이 사라지고 명목상의 노동조합만이 남은 거 같아서.. 그리고 선배 운동가들의 헌신적 삶, 그런 삶이 버림받은 거 같아서, 안타까웠던 적이 있지.. 운동하는 사람일수록 원칙적이고 우직하게 살아가야 할 진데, 오히려 냄비처럼 달궈졌다 식었다 하고 여기 저기 옮겨다니는 모습 속에서, 그러면서도 조합활동 한다고 뭔가 운동이라도 아는 척하는 모습에.. 뒤로 난무한 사 교섭들과, 서로 챙겨 먹고 자리 채우기에 바쁜 모습들. 자리 뺏기지 않으려 다른 사람들 짓밟는 말도 안 되 상황... 과연 이런 공간의 운동적 의미가 뭐고, 이들이 과연 민주노조의 주체였던가.. 그 의미를 찾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사무금융연맹의 곽태원 위원장 등장 전후 그리고 등장 후 벌어진 사태를 통해 더 많은 절망감들을 내게 안겨 줬다. 그래서 사무처 활동가의 한계가 더욱 명확하게 다가왔었다. 아마 지금 민주노총과 금속 등의 사태를 보면서 그나마 내가 좀 의연할 수 있는 것은 이미 사무금융에서 본 것도 있고, 당한 것도 있어서 충분히 예상되는 시나리오들과 얘기들 때문이 아닐까.

1. 원래 행동대장들이 나선다 
특히 이렇게 사회적 교섭을 놓고 집중 조명된 상황에는 특히 그렇다. 그들의 구사대나 심어놓은 안테나들이 조직적으로 준비해 놓고도 상황이 발생하면 직접 나서기보다는 그들을 앞세운다. 그리고 의연하게 행사를 진행하려고 하는 척한다. 원래 행동대장들이 더 시끄러운 법이지... 사무에서도 곽태원이 나서기 보다는 김창희가 길길히 뛰고, 문선곤이 난리피고 그외 박조수(이제 너무 유명해진.. 정리해고 찬성발언했던 그 대의원, 요번 민노총 대대에서도 교섭 찬성 발언한 사람.. 본인 사업장 보험 모집인 노조는 다 버 팽개쳐 놓고는 무슨 비정규 문제를 거론하는지..) 및 증권 협의회 사람들이 그렇지 않았던가.. 애써 태연한척 안타까운 태도를 취한다. '이러한 폭력 사태를 봉합하겠다'고.... 연합뉴스의 사진 정말 수천마디의 말이 필요없는 사진이었다.

2. 다들 폭력적이라고 지적한다. 
사무에서도 그런적이 있다. 외환카드 해고자 투쟁을 하던 동지에게 해명 기회 조차 주지 않고 해고 시켜 놓았다. 점거에 들어가니 왜 폭력적으로 점거 들어왔냐 난리다. 상식이 없다느니, 너희 때문에 연맹 사업을 못하겠다느니 게시판이 난리가 났다. 점거 풀고 이야기 하잖다..그나마 그건 양반이고 점거 풀면 연맹위원장이 선처해 줄거라는 글도 있었다.점거 풀면 집열쇠 내주고 나가는 건데 어떻게 나갈 수 있냐... 그때도 다들 점거에 대해서만 난리들을 폈다. 다들 왜 점거 들어갔는지에 대해 거론하지 않는다. 특히 캥기는게 많은 경우는 더욱 초점을 흐리기 위해 폭력 행위만 물고 늘어진다..그리고 맹공격을 퍼 붓는다. 폭력 행위는 나쁘고 그 주체도 나쁘다고. 이런 전선 흐리기에 동조해서는 안된다. 그들의 전선에 휘둘려 버리면 갑자기 폭력 범법자가 되어 싸그리 낙인찍어 버린다.. 그들에게 동조할 필요가 없다. 


개인적으로 폭력에 대해 기준선을 정하고 이건 폭력이야, 아니야를 설명하기 참 까리하다. 폭력이라고 하는 행위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행위는 동일할 지라도 사회적이던 상황적이던 외부적 조건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이런 행위는 폭력이 아니라 정당방위 전술이라 생각한다. 죽으라 하는데 찍소리 말고 죽어야 하는 건가.. 찍소리도 내고, 소리도 지르고, 죽기 싫다 의견이라도 표해야 하는 거 아닌가..바로 그런 정당방위식 행동일 텐데.. 난 연좌시위 잘했다 생각한다. 안건 폐지 시키고, 온몸에 석유 끼얹고 불길로 뛰어드는 민주노총을 막기 위한 행동일진데.. 같이 못해 미안할 뿐이다. 사실 그 동영상을 보면서 씁쓸했던 것은 이런 상황에서도 철저히 연극하고 있는 이수호 위원장의 기만적인 모습과 그들의 수호대로 나선 선도적인 모습 그리고 토론을 통해 서로를 설득할 수 없다는 닫힌 현실에 대한 씁쓸함 이었다. 또한 들을 의지가 명확히 없는 집행부와 그것이 여실히 확인된 대의원 대회를 목격하면서 2월 총파업이나 비정규 투쟁의 정식화를 거론한다는 것도 참 씁쓸하다.

3. 마이크를 쥔 쪽은 현재의 집권 세력이다
근데 결국 마이크를 쥔 쪽은 현 집권 세력이다. 그리고 사무금융에서는 결국 그들이 우위권을 쥐고 나갔다. 탈퇴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집행부를 따라갈 수도 없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만 연속 벌어졌었다. 결국 사무에서 처럼, 이렇게 되지 않을까. 속된 말로 권력을 장악 한 건데.. 징계도 내리고, 반대파의 숨통도 조이고, 반대파들이 싫어 하는 짓들이나 발언들만 하고.. 그 반대세력(집권 친세력)을 조직해 행동대장으로 만들어 내고.. 그렇게 하기 위해 오히려 그들은 그들 팀대로 공고히 해 진다. 더욱 더 . 원래 전쟁이 나면 국민들이 민족의 이름으로 단결하는 것 처럼.. 

사무에서 있었던 상황과 사태들이 민주노총으로 확대되어 있을 뿐, 정말 똑같은 상황의 반복이다. 정말 기가막히게 비슷하다. 그래서 좀 미안하다. 거기서 활동할 때 좀 제대로 할 껄. 열심히 못해서 그 오염물이 곽태원을 타고 전 민주노총으로 확산되는 것 같아서..

 

그냥 드는 우려는.. 결국 이렇게 반대하고, 현장을 조직하고, 투쟁하던 사람들이 집권자들의 계속된 탄압에 결국 패배에 길들여지거나 그들의 방식에 익숙해지는 상황, 그리고 자포자기 하는 상황이 된다는 거다. 뒷담 까는 것을 주요 취미로 삼게 되거나, 그들은 원래 그래 라면서 그들의 행동에 익숙해지거나, 뭘 해야 할지 방향을 잃거나..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되지 않을 까 걱정이 되는 거다. 워낙 관록들이 있으니 좀 다를까 .. 아니 그렇지 않을 것 같다. 한동안 운동판에 검은 아우라가 드리울 것 같아 더 씁쓸해 진다. 다시 한번 사무금융의 상황이 전체 운동판으로 번지게 될 것이 예측 되면서도 그러지 않기를 우울하게 바랄 뿐이다.

사실 지난해 11월 29일 환노위에서 비정규 법안 연기 결정나기 직전까지 이수호 위원장과 강승규 수석을 비롯 민주노총 간부들은 파리한 얼굴로 환노위 회의실 주변을 어슬렁 거렸다. 말그대로 그들의 표정만 봐도 논의 상황이 어떤지 충분히 알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날 밖에는 하루 종일 집회가 진행되는 상황이었는데, 난 도대체 이들이 왜 국회에 와 있는지가 의문 스러웠었다. 만약 통과되면 이들이 어떻게 하겠다는 전술이라도 짜서 왔을까..정말 그들에게 매달린 꼴이란..

한 친구가 신물이 난다고 한다. 어제 민노총 대대와 금속 대대를 보며 미래가 없는 것 같다고..그렇지 그들을 보면 미래가 보이지 않지... 그렇지 그들을 보면 미래가 암울해 질 뿐이지. 그들을 보지말고, 육성해야할 현장 간부들을 보고, 자본의 움직임 속에 전선들을 키워 나가고.. 그래야 하겠지.. 하루 집회 끝난다고 투쟁이 끝나지는 않잖아. 운동은 큰 숨쉬고 평생을 바꿔가며 살아야 하는 것일 테니까.. 민주노총이 우리 운동의 전부는 아니지 않나?. 그냥 과정에서 만들어진 조직일 뿐이지..

 

내가 대의원이 아니라서가 권한은 없지만, 내가 설령 대의원이라 해도 뭘 제대로 할 수 있겠어. 묻혀 있는거지. 그렇지만 다른 대의원 들과 다른 활동가 들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적극적으로 고민할 순 있겠지. 그리고 그런 고민은 지금 내 자리, 내 현실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대의원이 되고 안되고 되고의 문제보다는 상황의 건강성과 대중을 어떻게 설득해 올 것인가가 핵심이지 않을까 싶다...현장의 간부를 봐야 겠지.. 우직하게.. 신영복 선생왈이 우직한자들의 우직한 삶이 세상을 바꾼다 하잖아.

 

다수의 보수언론과 개혁 언론들 덕분에 정규직, 대기업 민주노총 강경파 대의원들이 비정규 보호법안 논의를 위한 사회적 교섭 테이블, 참석을 강경하게 막고 있다고 악선전을 해내는 통인데 .. 우리의 당당함으로 사업을 해야 할 때가 지금이 아닌가 싶다. 더 큰 목소리로 '무늬만 바꾼 사회적 교섭은 안돼'라고 소리쳐야 할 때 인 듯. 그리고 자본은 오히려 '폭력'으로 몰아세우며 우리들의 입지가 좁아져, 찍소리도 못하길 바랄테니.. 그래야 그들이 정책을 펼치기 쉬울테니.. 이럴수록 시끄럽게 사업하고, 더 강하게 활동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겠지.. 신물 내지 말고, 그렇다고 길들여지지 말고..주눅들지 말고..

친구 동지 힘내고.. 나도 또 힘내야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