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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 걸 , 파파 걸

난 마마걸 파파걸 인거 같다..

엄마 아빠 틈에서는 뭐 그리 온순한 양일수가 없다. 가끔 일이 맘대로 안될때 투정을 부리지만.. 전화도 자주 하고.. 워낙 좋으신 분들이시니..그리고 솔직히 자식들을 좀 과보호 하는 경향도 있고.. 그래서 .. 그냥 .. 온순해 지는 거지..

 

병가를 내고 집에서 쉬고 있으면서 이들의 좋은 모습을 많이 본다..

참.. 좋은 집에서 태어났구나 싶게..정말 사이도 좋고.. 신뢰도 있고..

저 낙관과 노력으로 이렇게 사는구나 싶어서..부럽기도 했다...

그에 비해 내가 참 얕은 사람이구나.. 하는 것도..

 

가습기를 새로 샀다. 엄마 아빠는 그냥 빨래 널고 살다가 내가 아프다니 가습기를 냉큼 사오더라..집에 가습기는 24시간 내내 켜져 있다...음이온도 나온다..

집에서의 내 생활은 정말 내 맘대로다.. 도서관 가고 싶으면 엄마가 데려다 주고.. 오고싶으면 아빠가 데리고 온다.. TV보고 싶은 코너는 내가 결정한다.. 반찬도 내가 결정한다.. 우하하.. 이 얼마나 대단한 권력인가..중요한 것은 24시간 내내 둘중에 한분은 늘 나와 함께 한다는 거다.. 감시 같긴 하지만.. 그리 불편하진 않다..

 

옛날 어린 시절에 아빠 말로는 후두염을 앓았다고 한다.. 응급실에 갔는데.. 좀 상태가 심각했었다고.. 그래서 내가 기침할때 마다 심장이 오그라 드는 것 같다고.. 결핵 걸린거 아니냐고.. 병원에 가자고 해서 병원에 갔고.. 이것 저것 알수 없는 병명들을 듣고..이것 저것 약들을 챙겨와서 잘도 챙겨 먹고있다..하루 종일 보신 식단에..참 편한데도 편하지가 않다..이 기회에 공기 좋은 집으로 들어오라 하는데.. 참.. 난감한 상황이다..

 

슈렉에서 장화신은 고양이가 눈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는 눈길 같다.. 매정하게 못 끊고 "상황봐서"라고 말을 하는데.. 영.. 유혹의 손길이 쎄다..

 

핸드폰은 꺼 놨다.. 전화 받고 신경 쓰고 생각하면 별로 도움이 안될 것 같아서.. 근데.. 집 주변에 워낙 아는 사람이 없어 놔서 그런지... 정말 아는 사람이 없어서 말할 기회가 별로 없다.. 엄마, 아빠 오빠 한테 한마디씩 하고 나면.. 이러다 말하는 법을 잃어 버리지 않을까 싶게..핸펀과 인터넷을 닫는 순간 철저히 아무도 모르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낯선 사람에게는 다르게 포장된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 통쾌하게 과거를 다 버리고..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람으로 정말 착하게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망상이 생기기도 한다...

 

암튼.. 몸만 생각하고.. 주는대로 챙겨 먹고.. 건강해 지기로 했다.. 염려증이라 생각했더니 실제 증상이더라.. 우쒸.. 어떻게 이럴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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