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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일반이사회가 개최된다.

WTO 일반이사회가 27일 부터 29일까지 3일간 제네바에서 진행된다.

제네바 현지에는 민중동맹이 꾸려져 600여명이 활동가들이 포럼도 하고 캠패인도 한다고 한다. 뭐.. 아직 그럴듯 한 소식은 없다. 오늘 기자회견을 가면서 내게 정해진 기자회견 장소들에서 언제나 이렇게 반복되는 얘기들을 하면서 우리가 꾸는 꿈이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자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칸쿤 회의가 결렬된 것은 이경해 열사를 비롯해 멕시코의 농민단체등 민중의 거센 저항도 있었지만 WTO 회원국들간에 '정말 협상 할 수 없는 사안들'의 접점과 대립점 때문이었다고.

 

WTO는 World Trade Organization 세계무역기구이다. WTO의 모체인 GATT(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이후 세계무역질서의 조정자 역할을 하고 있다. WTO는 2004년 현재 회원국이 148개국이고, 이 회원국들의 무역량은 세계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WTO에 끼지 않으면 세계적인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는 주장은 엄살이 아닌 자본이 정렬해 놓은 뛰어넘기 힘든 현실의 상황이다. 그들의 조직은 공고하나, 이해관계가 언제나 대립되고, 이제 좀더 강화된 형태의 새판을 짜려 하고 있다. 

 

이런 그림에 FTA 나 대륙별 경제 연합들이나 서로관의 무역 관계를 설정하는 관계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거부해야 한다 생각하고, 대안적인 무역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언제나 민중 정권을 세워야 하고, 일국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여러 나라여야 한다는 조건을 함께 고민하게 만든다. 그리고 한국 노동사회 운동진영의 실력과 일련의 사건들도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왠지모를 씁쓸함도 들게 한다.

 

WTO 탄생은 위기에 처한 자본의 생존 전략이라고 했다. 동구권의 붕괴에 따른 냉전의 소멸과 새로운 시장의 확대, 세계자본주의의 생산의 포화정도, 개도국들의 성장 등 GATT무역의 관세만 갖고 논하기에는 무한의 상품시장이 확대된 그들의 사고와 IMF, WB라는 기구들의 선봉적 역할도 한 일익을 담당했다. 그리고 민주노총이 출범하던 95년 WTO도 탄생했다.

 

그들의 질서에서 WTO는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다. 한 나라의 예산에 버금가는 벌금을 요구하며 소송을 벌이기도 하고, 구조조정을 위한 공적 자금 지원도 이들에게는 특혜로 간주된다. WTO 권력의 상징인 분쟁해결기구(Dispute Settlement Body)는 분쟁 발생 시, 사건 해결을 위해 패널을 구성할 권한과 패널의 결정과 항소의 결과를 받아들이거나 거절할 전권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 권고와 판정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조사하고, 권고와 판정을 받은 국가가 제대로 의무를 이행하고 있지 않을 경우 보복조치를 승인할 수 있다. 그럼 보복조치가 국제적 용인 하에 가능해 진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의 기본적 생활과 안전을 영위한다는 헌법의 기본 정신을 버리며 기업과 자본에 권리와 의무를 양도하고 있다. 무력한 국가, 정부가 할일은 이제 없을 지도 모른다.. 최근 X 파일 사건도 거시기 한데..그들을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해야 하는 것인가..


캐나다 메카넥스는 캘리포니아 주가 식수오염을 일으키는 가솔린 첨가제인 MTBE를 금지시키자 캘리포니아주를 NAFTA에 제소했으며, 5억 달러 배상을 요구했다. 글라미스 골드 역시 캘리포니아주가 원주민 전통 장례장을 보존하기 위해 글라미스 광업 활동을 규제하자 배상을 요구했다. 아티구아바르부다는 미국 유타 주가 인터넷 도박을 불법화 하자 WTO에 유타를 제소했다. WTO는 인터넷 도박 금지 조치가 오락 서비스에 대한 외국인 차별이라며 유죄판결을 내렸다.

 

막강 WTO도 합의안을 폭력적으로 도출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그러니 그렇게 질질 싸며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지. 이제 노동조합의 실무교섭인 WTO 일반이사회가 시작된다. 조합에서는 임단투 시기를 앞두고 요구안을 만들고, 장소및 일정, 교섭 대상 등 안건에 대한 사전 협의를 한다. 그리고 실무교섭을 통해 요구안을 공개하고, 서로간의 의견을 조율하며 협상을 진행한다. 쟁점이 부각될 수록 최종 합의는 대표교섭에서 결정되고 곁가지를 치는 실무교섭은 협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 그런 실무교섭 격인 일반이사회가 제네바에서 진행된다. 12월 홍콩 각료회의라는 대표교섭을 앞두고..

 

최근에 G8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참세상의 동영상을 보면서, 그리고 여기 저기서 긁어 오는 메일과 홍콩 투쟁을 준비한다며 방문한 홍콩민중동맹 활동가들이나, 비아깜페시나 활동가들을 보면서 세계적으로 이렇게나 동지들이 많구나를 새삼 느낀다. 또한 그들이 우리에게 거는 기대에 어깨가 무겁기도 하다. 물론 나의 짧은 영어에도 무기력해 지기도 하고..

 

많은 것들이 술렁이는 시기. 타인을 탓하고 더운 날씨를 탓하고 .. 욕심 부리는 만큼 풀리지 않는 상황을 탓하는 내 모습에 '너 너무 덜자랐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따라가기 기사가아니 조직적이고 담론을 형성하는 기사를 위해 WTO에 대한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 겠다. 자본과 국가는 이제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그들의 생존을 모색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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