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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 학교의 폭력

1학년 생애 첫 학교 방학을 마친 아들 녀석이 학교에 다시 가는 것이 어지간히 스트레스였나 보다. 어린이집 다닐때 보였던 분리불안 증세를 다시 보였다.

 

엄마와 떨어져 학교가기 싫다는 녀석을 엄마가 잘 달래서 학교로 보냈다고 한다. 

출근해 있는데 아이 엄마의 다급한 전화가 왔다. 

 

아들 녀석이 교문 앞에서 울고 있다고 다른 학부모로부터 전화가 왔다는 것이다. 분리불안 스트레스로 그러나 싶어 걱정했더니 아니랜다.

 

학교 갈 때 약간 울고 간 아들이 등교할때 정문에서 일렬로 세워 놓고 시행하는 발열검사에서 체크되어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단다.

 

놀란 아들이 어쩔줄몰라 계속 우는데도 선생님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으니 다른 학부모가 전화번호를 물어 집으로 전화를 했나 보다.

 

집과 거리가 멀어 학원 차를 타고 등교하는 아들녀석이 갑자기 학교에서 아무도 없는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니 막막했나 보다.

 

놀란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가 병원에서 검사해서 열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었다고 한다.

 

얘기를 듣고 엄청 화가 났다. 학교에 전화해서 교감선생이라는 사람에게 항의했다.

 

신종플루 예방도 중요하지만 먼저 학부모에게 전화해서 아이를 챙기는게  더 중요한 것 아니냐구..

아무것도 모르는 1학년 꼬맹이를  집까지 돌아갈 차도 없는 거리로 내모는 학교가 어디있냐구, 그리고 무조건 열이 조금 있다고 자초지종도 묻지 않고 학교에서 쫒아내면 어떡하냐구..

 

교육청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단다. 일일이 학부모에게 전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죄송하단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에 대한 '폭력'이다. 열이 조금 난다고 아무런 정밀 검사나 후속 조치도 없이 교실에서 쫒겨나야 한다면 학부모가 기댈 곳은 결국 '사교육' 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 그렇지 않아도 학교 등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또 남겨 주고 말았다.

 

친구들이 웃으며 등교하는 개학 첫날에 교문앞에서 이유도 모른채 등교거부를 당해야 했던 아이의 심정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아빠와 함께 뉴스를 즐겨보는 아이가 선생님의 말한마디에 자기가 죽을병에 걸린 줄 알고 놀랬을 것을 생각하니 또 맘이 짠하다.

 

 이놈의 MB 정부에서 제멋대로 줄세우고 재단하고 낙인찍어 조지는 폭력 외에는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는 현실이 그저 서글프다. 제도의 폭력에 벌써부터 쓴 맛을 본 아들에게 맞서 투쟁하는 방법을 가르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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