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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개념 2mb급 지방경찰

전통 보수의 작은 도시의 경찰이다 보니 경험이 없어 그런지 시위에 대처하는 방식도 거의 2mb급 무개념이다.

 

우리도 드뎌 촛불문화제로만 끝낼 게 아니다 싶어 거리로 진출했다.

 

그런데, 아놔~!

저 무개념 경찰들이 시민들이 진출하는 '인도'를 막고 있는게 아닌가?

 

 

  - 저 자식들 얼마나 경주시민을 우습게 봤으면 남들 다하는 헬맷도 안쓰고 운동화 신고 나왔을까?

 

암튼.. 그날 등장한 우리 시민들의 구호는 "집에 쫌 가자." 였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저 무개념 경찰들이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를 막고 서있으니, 대부분 저길을 지나가야 하는 시민들이 집에 못가고 고립된 상황.. 결국 녀석들이 시민들의 도로 점거를 조장했다. 인도가 막히자, 시민들이 하나둘 차도로 내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엔 차도로 그냥 지나가는 걸 안막더니, 사람들이 대거 차도로 내려오자 이자식들이 차도를 막아선다. 순식간에 전경들로 인해 차도가 막혔다. 여기저기 집회판 많이 다녀봤지만 이런 어이없는 상황은 첨이다.

 

경찰들의 무식한 대처로 인해 평화적으로 인도 행진을 하고자 했던 시민들이 모두 차도로 내려와 대치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집에 쫌 가자." 를 외치는 시민들과 어리버리 경찰과 한판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와중에 경찰에 밀린 후배하나가 허리를 다쳐 응급실에 실려가고...(다행히 근육이 조금 놀랐을 뿐 별탈은 없었다.)

 

분노한 시민들이 계속 항의를 하자 결국 길을 열어주는 경찰들.. 진짜 어리버리하다. 열나게 따지니까 그냥 길을 비켜준다. 그럴걸 왜 막냐구?

 

결국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진출한 시민들이 번화가 사거리에서 차도에는 한명도 내려오지 않고 인도 네 곳을 점거하고 평화적 마무리 집회를 했다.

 

어리버리 경창들..

우리 시민들은 가만히만 놔두면 이렇게 평화롭게 하고 싶은 얘기만 하고 헤어지는 데, 괜히 건드려서 싸움을 만들고 있다.

 

시민들이 서서히 열받기 시작했다. 이 무덤의 도시에서도 분노들이 조직되고 표출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전선은 조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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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지역 2차 촛불 문화제

체게바라님의 [지역의 촛불문화제] 에 관련된 글.
5월 24일 토요일로 예정되었던 촛불 문화제가 비로 인해 25일 일요일로 연기되었다.

급하게 내린 결정이라 제대로 대시민 선전도 못했다. 그저 집행부 단위로만 급하게  일정 변경이 공지되었다.

더구나 우리 행사가 예정되어 있는 장소 바로 옆에서 청소년 문화제를 열고 연예인 공연이 잡히는 등 악재가 겹치는 바람에 2차 촛불 문화제는 정말 큰 기대 없이 나왔다. 그저 50명이라도 모여서 촛불을 이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아이에게도 이 문화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아이엄마와 참석하도록 했다. 아이는 그날 일기에서 오늘 촛불 축제에 다녀왔다고 기록했다. 아이에게 이 행사는 그저 축제인 듯 하다.

 

 


지역 풍물패의 비나리 공연. 난 비나리란 것을 이날 처음 들었는데, 개사를 해서 광우병 관련 된 이야기로 노랫말을 만들어 들려주셨다. 정말 흥겹고 신나는 무대였다.

 

문화공연 아이템이 부족한 지방 소도시의 현실에서, 결국 우리는 후배들을 반협박(?)해서 노래공연을 만들었다. 기꺼이 나와 정성껏 노래를 불러준 후배들이 자랑스럽다. 민중노래패 '그날이 오면'

 

아무래도 청소년이 좋아할 공연이 꼭 필요할 것 같아 어렵게 섭외한 댄스팀 'You Loss'  점점 공연팀 섭외가 어려워진다.

 

울산에서 현장 몸짓패 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녀석을 어렵게 끌어 올렸다. 기쁜마은으로 공연해준 친구 범헌이와 다른 동지들이 너무 고맙다. 차비도 못챙겨줬는데...  울산의 현장 몸짓패 '춤추는 도깨비 무리'의 공연

 

 

여러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500명 가까이 모였다.

 

서울에서는 집회도중 연행되는 사건도 벌어지고, 어디에선가 분신 속보도 들려왔다. 우리 지역에서 문화제로 이어가고 있는 행사를 좀 더 공세적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느꼈다.

행사 뒷풀이에서 조금 정리했지만 다음 문화제에서는 좀 더 수위를 높여 문화제를 넘어서는 공세를 준비하자는 논의들이 오고 갔다.

 

점점 힘들어진다. 문화제를 준비하는 것도..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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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촛불문화제

보수의 극을 달리고 있는 이 작은 도시에서 촛불문화제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우린 아무래도 판을 잘 못 읽었다.

처음에 이 문화제를 기획하며, 우린 참여인원 목표를 200명으로 잡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초를 500개 준비했다.

그런데 중간에 초가 모자라 두번이나 사러 갔다. 정확하진 않지만 이날 모인 인원은 대략 1,000명쯤.

 

대박이다.

 

서울에서야 몇 만명 쯤 우습게 모인다고 하지만, 문화제나 집회나 하면 애써 동원하지 않으면 기껏 오십명 쯤 모여 조촐하게 하는 것이 전부였던 우리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반응이 좋지 않으면 그냥 이번 한번으로 끝내려 했던 촛불 문화제는 이제 매주 토요일 열리게 되었다.

 

우리에게도 이런 기적같은 일이 벌어질지 정말 몰랐다. 2mb가 삽질을 제대로 하긴 했나 보다.

 

어디선가 나타난 초등생 한명이 젖소 옷을 빌려달래더니 저 피켓을 들고 행사장 주변을 인라인을 타며 끊임없이 돌아주었다. 훌륭한 선전 일꾼이다.

 

다른 초등학생 한명은 피켓을 달래서 본인의 차량(?)에 장착한채 선전을 계속 해 주었다.  저들의 훈늉한 선전 덕에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집회 1호 참가자. 사무실에 같이 일하는 형인데,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드는데 부끄러운 경상도 사람들이라 자리에 앉지 않길래 우리가 먼저 앉아서 자리잡자고 해서 강제 동원(?)해서 앉혔다. 형은 날씨가 추웠는데 저 옷 때문에 따뜻했다고 좋아했다.

 

아이가 아픈데도 친정에 맡겨놓고 기꺼이 집회에 참석한 울 와이프와 공부방 예진이..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고 빈 피켓에 이것저것 쓰고 싶은 말들을 쓴다.

 

오호~! 모인다. 예정된 시간 7시가 넘어가자 어디서 나타나셨는지 사람들이 모인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주부부터 한우를 직접 키우신다는 농민들, 삼삼오오 손잡고 나온 학생들 까지.. 정말 모인다.

 

준비한 초가 동이나고 부랴부랴 추가로 사온 초도 동이나고, 운동하러 나온 주변의 주민들도 같이 참석하고 이렇게 대략 1,0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촛불로 하나가 된다.

 

지역의 학생들로 구성된 B-boy 팀의 공연.. 인기 폭발이다.

 

청소년 문화행사에 참여했다가 즉석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요청해서 끼를 발산하고 있는 여고생 댄싱동아리 '아이리스' 사전 섭외된 공연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훌륭한 공연을 해 주었다.

 

지역의 장애어린이집 교사 노래패의 노래공연

 

지역 풍물패 '얼지기' 풍물 공연..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내심 불안했던 우리에게 이날 시민들의 반응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미숙한 공연에도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고 행사 후 말끔하게 청소하고 사용한 초들을 모아 고스란히 돌려주는 그들에게서, 나는 희망을 본다. 

 

촛불은 이제 매주 모일 것이다.

 

될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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