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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 예배 참가기

장인어른의 기일이었다.

처가에는 기독교의 방식으로 추도 예배를 지낸다. 집안에는 목회자의 길을 준비하는 전도사도 계시고 집사님도 여럿 계신다. 결정적으로 나의 아내도 얼마전 집사가 되었다.

 

비록 고인을 위해 음식을 차리고 향을 피우고 하진 않지만 생전 고인이 좋아하셨던 음식을 정성껏 준비하고 온 가족이 모여 예배를 드렸다. 거기서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은 나를 포함한 딱 세사람... 기도하고 찬송하는 내내 나는 어이없게도 나 아닌 이교도 두 분의 모습을 열심히 관찰했다.(아내가 이걸 알면 화낼까?)

 

집단적 종교행위의 포스는 역시 대단하다. 독실한 불교신자임을 자처하는 한 분은 찬송을 따라 흥얼흥얼하셨고, 나와 같이 무신론자임이 분명하신 다른 한분은 열심히 딴짓만 하셨다.

 

과학적 유물론자임을 자처하는 나는 가족관계 상에서의 서열상 한참 밑에 있는 관계로 조용히 자중만 하고 있었다.

 

고인을 기리는 방법 중에 추도 예배는 나름 간편하고 합리적인 방법인 것 같다. 다 모여서 음식을 나눠먹는 것에 있어서는... 단지 그 하나님에게 하소연하는 단계만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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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다.

지독한 몸살을 앓았다.

지난 주말 동안은 침대에서 거의 일어나지 못했다.

비몽사몽 가끔 헛소리를 할 정도로 많이 아팠나 보다.

그래도 용케 병원 안가고 비타민가루와 알약 몇개로 버티면서 월요일에는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지독하게 아팠던 며칠동안 나는 문득 이렇게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그러면서 내가 살아오면서 잘못했고 후회스러웠던 일들이 정말 영화를 보는 것처럼 지나갔다.

 

 

한번쯤 지독하게 앓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꼬박 24시간정도 만에 침대에서 일어났을때 새로운 나와 조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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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연습

이 바쁜 시기에 조정래의  '인간연습'이란 소설을 후딱 읽어 해치웠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몰락한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여러가지 해석 중에서 이런 대목이 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시민단체가 존재하고 활발하게 활동했더라면 사회주의는 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넋두리...

웃기는 발상이다. 과연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이 당의 타락을 견제할 시민단체의 활동이 없었기 때문일까?

 

참 조정래 답지않게 가볍고도 무례한 소설이다. 개운치 않은 여운과 찝찝함이 남는 책이다.

사회주의를 이처럼 책임감 없이 다룬 글이 또 있을까? 아쉬움과 허탈함이 남는 책으로 기억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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