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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 [過飮, crapulence]

나는 어제 소주를 세잔 마셨다. 과음했다. 겨우 세잔이 과음이냐고 묻겠지만 나의 몸이 알코올을 받아들이는 한계는 소주 딱 두잔이다. 

 

소주를 세잔 마시는 일은 거의 없는 일이다. 분명히 과음했다.

 

어젯 밤에는 공부방 '다음세대를 위한 친구'의 스텝들과 회식이었다. 스텝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흑돼지를 사서 공부방에서 구웠고 신나게 먹다가 친구 하나가 이제 한창 제철인 과메기를 들고 오는 바람에 흑돼지는 찬밥신세가 되었다.

 

*과메기 : 겨울철 청어나 꽁치를 바닷바람에 냉동과 해동을 반복하여 건조시킨 것.

 

역시 안주가 맛있으니 술도 많이 먹게된다. 푸핫핫 세잔 먹고 취했다.

 

생각보다 진전되지 못한 우리 공부방 사업과 제대로 따라주지 못하는 아이들의 풍물 수업을 걱정하면서 빈병이 자꾸만 쌓여갔다. 결국 2차까지 열대여섯병의 소주를 비우는 동안 나는 자그만치 세잔의 소주를 비웠다.

 

 

나는 어젯밤 최선을 다해 마셨다.

 

'술마시고 싶을 땐 한번쯤은 목숨을 내걸고 마셔보거라.' 라는 민중가요의 한 구절을 떠올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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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에 대한 변명

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비만이다.

스스로 심각하게 느낀 적은 없지만 요즘은 행동이 약간 불편해진 것을 보면 체중이 늘어가는 것에 대한 경계심을 느낀다. 

무슨 변명이 있겠는가?

운동부족과 제 몸 하나 어떻게 못하는 게으름 때문인 것을.



요즘 나의 비만에는 육아와 가사노동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의 식사를 챙겨주는 것이 내 몫이 되고부터 예전처럼 한끼 대충 떼우고 넘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 어린이집에서 부실하게 먹고오는 아이를 위해 제대로 된 밥상을 차려야하고 혹시라도 아들녀석이 음식을 남기게 되면 그것이 버리는 것이 아까워 먹어치우다 보니 과식하게 된다. 그리고 설겆이며, 청소며 집안일을 하다보면 금방 피곤해지고 움직이는 것이 싫어지는 것이다.

 

과식과 운동부족은 비만의 지름길이다.

 

육아와 가사노동은 비만의 적이다(?)

써놓고 보니 많이 구차하다. ㅠ.ㅠ

 

아이가 남기는 밥은 어떻게 처리하면 가장 좋을까?

 

버리자니 힘들게 농사짓는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먹어치우자니 비만에 대한 부담이 크고... 아이가 다 먹어주면 제일 좋지만 맘 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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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게이션 유감

밴드 '뜨거운 감자'의 김C

그가 썼다는  '날아다니는 김C의 휴지통비우기'란 책에서 읽은 한 구절이 생각났다.

그는 와이프를 색시라 부른다. 그의 색시가 어느날 함께 차를 타고가다가 네비게이션의 안내 목소리가 왜 여자 밖에 없냐고 짜증을 내더란다. 김C 는 이것도 일종의 성차별이라고 남자 목소리버젼의 네비게이션도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말동안 친구의 차를 얻어타고 결혼식을 다녀오면서 정말 그 생각을 했다.

 

번갈아 운전하던 선배가 길을 잘못 알려준 네비게이션에게.. 그리고 쓸데없이 안내 멘트를 반복하는 그 기계에 던진 욕은 '조용해라 이뇬아!' 였다.

 

헐~! 워낙에 욕을 입에 달고 다니는 선배라서 이해는 했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하찮은 기계따위에도 성차별이 숨어있다. 여성운전자를 위해 바리톤 톤의 남성 멘트를 입력하는 배려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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