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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결혼식

오랜 친구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나는 그의 결혼식에 사회를 보았다.

 

그는 고등학교때 같은 반이었고 같은 대학을 진학했다. 1학년때는 잠시 동거했고, 순박하게 전교조 노래패 동아리 활동을 잘하고 있던 녀석을 꼬셔서 학생회에 발을 딛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녀석의 인생은 꼬였다. 소위 말하는 빨갱이로 그는 다시 태어났다. 그의 학생회 건설과정에서 정책을 맡았던 나는 그가 학생회장이 되는 학생회의 슬로건을 과감하게 '학생전사'라 이름붙였다. 그후 그는 진짜 전사가 되었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투쟁했다. 그는 어떻게 투쟁해야하는 지를 실천으로 보여준 훌륭한 동지였다.

 

졸업하고 운동의 판에서 잠시 벗어나 있던 그 친구는 전공을 살려 수학교사가 되었고 전교조 조합원으로 다시 운동에 복귀했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그가 결혼했다.

그의 결혼식에 사회를 보면서, 그 보다 6년이나 먼저 결혼해서 다섯살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있는 나는 묘한 감정이 울컥 솟았다.

 

마치 다 큰 아들녀석 장가보내는 아비의 마음이랄까.. 글쎄 울 아들이 다 커서 장가가면 아마 비슷한 감정이 생길까? 어쨌던 수십번 친구들의 결혼식 사회를 보았지만 왠지 모른 감동이 있었다.

 

결혼은 '동지적 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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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누는 폼으로(詩)

똥 누는 폼으로

 

                - 김남주 -

 

  앉아서 기다리는 자여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똥누는 폼으로
  새 세상이 오기를 기다리는 자여
  아리랑고개에다 물찌똥 싸놓고
  쉬파리 오기나 기다리는 자여

 

 

요즘 나는 매일 저 엉거주춤한 자세로 살아가고 있다.

도대체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지?

 

나는 꿈을 꿀 자격조차 있는 것인가?

 

 

내 안에 아직도 살아있는 김남주.

그는 언제나 날카로운 언어로 나를 질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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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를 분양함.

된장을 만들어서 판다.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고 100% 우리콩만을 사용하여 경쟁력을 높인다.

그 수익금은 근로빈곤층의 안정적인 사업을 위한 기초 자금으로 활용한다.

 

대강 내가 기획하고 작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의 큰 그림은 이러한데.. 아직 성과가 미미하다. 그래서 올해부터 추가되는 사업 아이템 하나는 장독대를 설치하기가 힘들고, 맞벌이에 쫒기는 가정을 위한 항아리 분양사업이다.

 

그다지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장담그는 것을 체험해보지 못한 젊은층들과 아이들, 그리고 제대로 된 숨쉬는 항아리를 구하기 힘든 요즘에 제대로 된 전통된장의 맛을 찾는 매니아들에게는 꽤나 먹힐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우리 농장에 자신들의 이름을 붙인 항아리를 맡겨두고 언제든지 원할때 퍼 갈 수 있도록 관리해 주는 것이다. 장담그는 법을 잘 모르는 회원들에게는 장 담그는 방법을 교육하고 직접 자신들의 장을 담글 수 있도록 한다.

 

이 사업 아이템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지 모르겠다.

 

나는 한푼이라도 더 벌어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하루빨리 자립, 자활 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 책임과 의무를 지고 있다.

 

요즘들어 '생산적 복지'라 불리우는 이런 제도가 나에게 강박관념으로, 무거운 짐으로 다가온다.

 

이번 겨울에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빈 독에 모두 회원들의 이름들을 붙일 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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